◈ 전주하면 맨처음 찾게되는 명소 바로 <전주한옥마을> 입니다. 입구에 커다란 돌로 세워진 이름이 명확하지요. 예상보다 관광하고 보아야할 거리가 꽤 됩니다. 슬리퍼 신으면 발 다 까져요.

오늘은 전북 전주에 있는 전주 한옥마을을 들려본 소감을 써보려고 합니다. 예전부터 가봐야겠다고 생각은 많았지만 정작 실행에 옮기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기필코 들리게 되었네요. 어딘가로 떠나는 것도 여러 가지를 재다보면 이 핑계 저 핑계로 인해 발이 잘 안 떨어지지요. 

 

무작정 간다하고 꼭 필요한 짐만 챙긴 다음에 바로 차 시동을 걸어야 갈 수 있겠더군요. 날씨가 쓰나미 정도의 폭우가 아니어도 비올 확률 60~70퍼센트만 돼도 일단 가는 거지요. 실제로 가는 동안 비가 오락가락 하긴 합니다.

 

전주에 가까워지는데 비가 차창을 때리면 저의 마음도 많이 아프지요. 속으로는 제발 오지마라를 계속 외쳐대면서 하늘에 기도를 올립니다. 한옥마을 근처에 다 왔는데 오른쪽에 길게 늘어선 줄이 아무래도 주차장 가는 길 같은데 벌써부터 줄 서기를 해야 한다니 왠지 귀찮아서 더 직진을 했는데요. 

 

◈ 한옥마을 첫번째 방문지 <소리문화관> 입니다. 명창 소리꾼 오정숙 여사의 생전 활동하신 모습들이지요. 젊었을때의 사진도 상당히 세련되게 나와 있더군요.

형광색 야광복을 입으신 아주머니 왈 약 2킬로를 더가면 주차장이 있다고 합니다. 아마 무료 같은데요. 가만 생각하니 그 거리를 다시 걸어와야 될 거면 너무 짜증이 확 올라오더라고요. 역시 우리나라 주차문제는 어딜 가나 골치가 아프군요. 가다가 유턴을 해서 쭉 늘어선 줄 서기에 합류하기로 했지요. 

 


뭐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아서 그나마 좀 다행이었습니다. 주차장도 한옥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위층에 주차를 했는데 나중에 보니 약 세 시간 정도 주차에 6,500원이 나왔네요. 흠. 세시간 이상 있었으니 그러려니 했습니다. 먼 곳도 아니고 한옥마을 중심가에 주차했으니까요. 

 

한옥마을 안내도를 살펴보니 방문할 곳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무슨 무슨 관이라고 하는 곳들이 많았고요.이 많은 곳들을 다 방문하는 것도 무리일 거 같고 게다가 날씨도 상당히 더웠습니다. 도착도 거의 낮 2시를 넘어서 했기 때문에 주차료와 타는 듯한 태양과의 싸움도 해야 했지요. 

 

◈ 시간되면 떠나는 기나긴 행렬. 각종 타악기로 뭇 관광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모습입니다. 지금같이 더운날에는 좀 시원한 복장으로 개편하면 안될까요. 더워요. 더워.

일단은 관람객들이 참 많네요. 외국인들도 보이고 특히 한복 입은 여인들이 곳곳에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곤 하지요. 일단 무작정 거리를 걷기로 했고요. 오토바이 타는 폭주족(?)들도 심심찮게 출몰합니다. 물론 이곳에서 대여하는 바이크인데요. 한 시간에 15,000원 합니다. 물론 1인승일 때이고요. 

 

타보고는 싶었지만 걷는 게 더 낫겠지요? 모든 건물들이 죄다 한옥의 지붕들로 이루어져서 마치 조선시대에 와있는 느낌은 드네요. 가다 보니 <소리문화관>이 있네요. 내부에 전통 판소리를 하셨던 오정숙 여사의 활동 모습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는데 가끔 명절 때 TV에서 본 기억이 떠오르네요. <전주김치 문화관>도 있고요. 무슨 타악기 연주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보니, 조선시대 전통 복장을 하고 행차하는 퍼포먼스가 벌어진 거군요.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복장을 각각 하고 창을 든 부류, 연주를 하는 부류가 있어요. 

 

◈ 어진박물관을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태조어진입니다. 머리에 쓴건 익선관, 몸에 두른건 청룡포, 허리엔 각대, 발에는 흑화를 신었고 바로 이 모습이 평상시 집무 볼 때의 모습이라네요. 

시간 되면 거리를 행진하는 가 봅니다. 혼란스러운 사거리에서 둘러보니 <VR STATION>이라고 하는 삼층 건물의 간판도 있습니다. 가상현실 체험관 아닐까요? 형형색색의 우산을 펼쳐놓은 건물구조가 이목을 끌기에 아주 효과적이네요. 좌측으로 담장이 끝도 없이 이어진 길이 보이는데요.


담장 너머에 뭔가 있을듯해서 입구 쪽을 향해서 걸어가 봅니다. 바로 <어진박물관>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입장료 3천 원을 받고 있네요. 들어가면 왕들의 어진(초상화,모사) 들을 볼 수 있고 <경기전>도 같이 볼  수 있다고 하네요. 경기전은 바로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셔둔 곳이지요. 

 

입장을 하자 아주 넓은 공터가 보이고 왼쪽에는 대나무 숲길과 울창한 나무들이 있어서 태양빛을 피하면서 산책할 수 있겠더군요. 어진박물관 1층에는 태조 이성계의 사진들이 커다랗게 전시가 돼있네요. 지하에도 있는데,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파란색 옷과 허리의 빨간색 벨트가 인상적입니다. 

 

◈ 어진박물관 지하에 있는 태조 어진 전주 봉안 행렬의 모습이지요. 오른쪽은 가마이고 왼쪽은 의자이네요. 

조선시대의 왕들의 초상화는 그 묘사 기법이 상당히 세밀하지요. 마치 실제 그분의 얼굴이 살아 움직일 듯한 표현력이 생동감이 넘칩니다. 화가의 노고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겠네요. 또한 각종 행차할 때 쓰인 가마와 행렬의 모습을 캐릭터 인형들로 만들어서 전시해 놓았습니다. 

 

 

경기전 뒤쪽에는 전주 이 씨의 시조 사당인 <조경묘>가 위치해 있지요. 우리 같은 한국사람들은 솔직히 전시물들을 많이 봤던 것들이라 쓰윽 보고 넘어가는데, 외국인들은 상당히 신기한 듯, 한 작품을 봐도 오랫동안 보고 있어서 좀 색다르네요. 

 

경기전도 결국에는 각종 절기와 기념일에 제례를 지내는 곳이 잖습니까? 그 당시 백성들도 본인들 살기도 어려웠을 텐데 유교 전통에 따라 일 년에도 많은 날들을 제례를 치르려면 얼마나 손이 많이 갔을지 짐작이 가네요. 

 

◈ 어진박물관 입구의 전경이지요. 한복입고 정문에서 사진들 많이 찍으십니다. 1층엔 태조의 어진만 있고 지하에 다른 왕들의 어진들도 많이 전시되어있지요.

일년에 두 번 다가오는 명절에 제사상 차리는 것도 어려워들 하는데 저 시대에는 꼼짝없이 허투루 하지도 못했을 거 아닙니까. 돌아가신 조상분들의 넋을 기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살아계실 때 더 잘해드리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너무 많은 제사가 현시대의 며느리들에게 큰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것도 문제이지요. 천주교나 기독교는 제사를 안 지낸다니 참 부럽기도 합니다. 한 나라의 전통의식이라는 것을 한 순간에 바꿀 수도 없는 것이고 제사 자체가 후대인들의 정성이라고 생각해야 그나마 마음이 편할 것 같네요. 

 

어진박물관 지하는 좀 더운 것 같은데 에어컨 좀 세게 틀어주셨으면 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소개해 드리고 다음 편에 또 이어가겠습니다. 

 

◈ 어진박물관과 경기전 주변의 모습입니다. 길게 뻗은 담장과 함께 시원한 경치를 보여주네요. 저 끝까지 마구 걷고 싶군요. 저멀리 색깔도 고운 전동성당이 보이네요. 건축물이 알록달록해서 사진찍기 너무 좋아요.

 

 

전주한옥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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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박물관

전북 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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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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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거스트를 항상 뒤에서 지원하고 응원해주는 누나. 누나가 쓰는 음악장비를 숙제 다한뒤 써도 된다고 하지요. 하지만, 이런 친절한 누나와의 좋은 시절도 오래가지 못하지요. 누님은 혹시 이라크전에 파병이라도? 옷이.

 

안녕하세요 행복한 줄 긋기입니다. 요즘에는 한참 넷플릭스의 영상들에 빠져있어서 리뷰도 조금 더 많이 쓰게 되네요. 넷플릭스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추세가 최근 들어서 전 세계적으로 더욱 많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가입자가 이미 1억 5천만 명을 넘었다고 하니까요. 

 

그만큼 영상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는 얘기이지요. 이번에 보게된 오리지널 영화는 바로 비트(Beats)입니다. 음악에서 나오는 비트지요. 박자나 템포 뭐 이런 느낌이지요? 특히, 힙합이나 랩 계열을 연상시키는 영화입니다. 

 

포스터에서도 커다란 헤드폰을 끼고 있는 모습이 어쩐지 8,90년대의 풍경도 언뜻 비칩니다. 지금도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은 명품 헤드폰을 껴야 좋은 음질을 감상할 수 있다고 얘기하지요. 심지어 몇백만 원을 호가하는 앰프라든가 오디오 시스템들은 그저 이어폰으로만 듣는 제게는 왠 사치냐하는 느낌도 있는데요. 

 

좋은 메인 앰프는 몇천만원도 넘기도 하지요. 그 옛날 한국의 명품 오디오 인켈이 있었지요. 당시 오디오하면 인켈이었는데 지금은 먼 추억의 브랜드로 많이 잊혀 있네요. 여하튼 이번 영화는 이런 음악에 재능 있는 흑인 오거스트라는 청년의 얘기입니다. 약간의 스포가 있음을 유념해주시고요. 

 

♠ 오거스트의 비상한 작곡능력에 관심을 보이는 로메로. 베이스 음을 듣고 2분이면 제작이 가능하다고? 이거 대물을 만났구만.

비트도 철저히 흑인배우 위주의 캐스팅을 했더군요. 넷플릭스에 흑인들의 출연 비중이 점차 늘어감을 보면서 그들의 입김이 점점 세지는 건가 하는 느낌도 사실 받는데요. 백인만 영웅이 되는 우월주의에서 벗어나 이렇게 여러 인종들의 신선한 연기를 보는 것도 꽤 재미있는 요소이기도합니다. 

 

오거스트는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는 어머니와 친누나와 사는 17세 고등학생인데요. 친누나는 자기방에 음악에 취미가 있는지 각종 음악 편집 도구들이 즐비합니다. 오거스트는 가끔 용돈벌이를 하는데 좋지 못한 패거리 녀석들과 피치 못하게 어울리게도 되지요. 

 

 

밥 먹을 시간이 돼도 안 들어와서 누나가 찾으러 갔는데, 같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오던 중 빌어먹을 어떤 녀석이 쏜 총에 맞고 누나는 죽고 오거스트는 가슴에 큰 상처를 입게 되지요. 음악을 위주로 하는 음악 영화도 일단 최초엔 누가 죽어야만 얘기가 더 잘 진행되는 건지. 

 

이 사건 이후로 오거스트는 학교도 안 가고 집에만 틀어박혀서 누나가 했던 음악만 하게 됩니다. 그때의 충격으로 가끔 혼절을 하거나 심하게 온몸을 떨면서 구토를 하기도 하고요. 마치 일본의 오타쿠나 자폐아의 성향까지 보이면서 방구석에서 자기만의 세계에 푹 갇혀버린 것이지요. 

 

♠ 오거스트이 짝사랑 나이야가 지나가자 몰래 쳐다만보려는데. 뒤에서 힘껏 외치고 도망가는 로메로. 이런 뻘쭘한 사태는 모두 다 겪어보셨지요?

 

오거스트가 다녔던 학교에는 로메로라는 경비원이 있는데 이분은 학교 여자교장 선생님과 부부 사이이지만 이혼하기 직전의 상태입니다. 로메로는 전직 힙합 가수의 매니저로써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더랬죠. 하지만 현실은 월급도 밀려서 받는 처지입니다. 

 

학생들이 등교하는 숫자가 자꾸 줄어들면 시에서 지원하는 금액이 줄어들므로, 교장은 선생들에게 학생집을 직접 방문해서 출석을 요청하도록 지시하죠. 물론 우리의 로메로 경비원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월급 받고 카드값 메꾸려면 해야겠죠. 

 

로메로와 일노트사라는 음악 기획사의 사장의 턱수염은 그야말로 특이한데요. 진짜 저렇게 하고 다니는 사람도 있겠지만, 영화를 위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 붙인 것 같은데 참 기묘합니다. 캐릭터의 강한 인상을 위해서 독특한 수염까지 신경 쓴 것은 가히 박수를 쳐주고 싶네요. 

 

일노트 사장이 입고 있는 바지가 한국의 옛날 위장 개구리복이네요. 역시 친근합니다. 넷플릭스에 한국의 소재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번 것도 신의 한 수 아닐는지요. 군인 개구리복 바지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는 현상. 생각만 해도 피식 웃음이 나네요. 

 

♠ 일노트사장에게 은근히 협박을 가하는 로메로. 무명이었을때 끼워줘서 이렇게 잘 산게 다 내 덕이었잖아! 사장의 브이자형 수염과 개구리복이 격하게 인상적입니다. 

 

로메로는 오거스트의 집 방문시 그의 방에서 들려온 음악소리에 비범함을 느끼고 이 녀석을 자기가 한번 키워보려고 접근을 시도하지요. 경비일보다는 오거스트 집에 있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지요. 실제로 오거스트가 짝사랑하는 나이야라는 애한테 바치는(?) 노래를 뮤직 페스티벌에서 소개하기까지 하지요. 

 

로메로는 한때 자기가 잘 나갔을때의 영광을 다시 한번 되찾기 위해서 오거스트를 어떻게든 성공(?)시키려고 무진 애를 씁니다. 집안에만 처박혀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서 너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고 그 기회를 잡으라고 계속 주입하기도 하지요. 

 

 

밤늦게 돌아다니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시키는 오거스트 어머니의 규칙도 어기게 되지요. 뮤직 페스트벌에 오거스트와 나이야까지 참가시키려고 교장의 좋은 차를 빌려서 우버 택시기사인 척 위장을 한 거지요. 밤늦게 집에 와보니 엄마는 아들이 없어진 줄 알고 경찰에 신고한 상태. 

 

급기야 로메로는 엄마와 티격태격 몸싸움까지 하다가 경찰에 잡혀가게 됩니다. 음악선생 및 매니저 노릇이 정말 만만하지가 않지요. 스토리상 이렇게 싱겁게 일이 잘 풀리는 건가? 하고 의심을 하게 되는데요. 천재 아티스트가 결국은 여자 친구도 생기고 노래가 히트 쳐서 잘 먹고 잘살게 되는 그런 전형적인 이야기라면 흠. 많이 재미가 없겠지요. 

 

♠ 간신히 따낸 계약서를 라이터로 지지고 계신 로메로 음악선생. 새집으로 이사갈 꿈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버리네요. 이건 노예계약이야 노예계약이라구 !!

 

일노트 사장과 결국은 계약서를 쓰는 상황. 그런데 로메로는 계약서를 라이터로 불태워 버리는데요. 노예계약서라는 거지요. 노래가 히트하면 저작권료는 하나도 못 받는 거라면서요. 오! 나름 생각이 있는 매니저인가 보네? 했는데요. 

 

화가 난 기획사 사장은 로메로가 과거 돈 문제로 구설수가 있었고, 현재도 이미 4만 불을 받아 챙겼으며, 자신을 프로듀서로 넣어 달라면서 계약금액을 더 올리는 수법을 썼다고 폭로합니다. 이에 급실망하여 오거스트는 그날 집에 안 들어오고 계약은 깨지는데요. 

 

 

로메로도 술김에 이미 교장 부인의 이혼합의서에 서명까지 한 상황. 화면은 이제, 오거스트가 학교에 등교하고 나이야에게 다가가서 뭐라고 말하려고 하면서 자막이 올라가네요. 요전에 음악실에서 녹음하는 장면이 잠깐 보이는데 다시 로메로와 음악을 만들기로 한 건지 살짝 의문이 들어요. 

 

그렇게 하기로 한거겠죠? 그래야 해피엔딩이잖아요. 마지막 나이야에게 하려는 말이 I love you가 아닐까요. 입모양이 "I" 발음을 하려는 것 같아 보였어요. 영화 전체에 흐르는 힙합 음악들은 상당히 귀에 쏙쏙 잘 들어옵니다. 주제가 격으로 계속 흐르는 음악도 상당히 듣기에 좋습니다. 

 

♠ 다시 학교로 돌아온 오거스트. 나이야에게 다가가서 도대체 뭐라고 말했을까요? 나이야의 코걸이와 귀가 늘어질 듯한 귀걸이가 중동을 연상시키네요. 한국에서도 저렇게 등교하면 어떨는지. 아마도 등짝스매싱이.

로메로가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 멋모르는 아이를 자꾸 꼬셔서 이용한다는 면도 보이고, 하지만 우물 안 개구리식으로 세상을 등진채 방구석에만 처박힌 태도를 고쳐주려는 선한 본심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이제 17살이면 뭐든 해볼 수 있는 나이이죠. 

 

본인이 잘하고 영감이 있다면 음악만 계속 해봐도 될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친누나의 죽음과 어머니에 대한 부담감이 본인의 잘못 때문이라는 격한 죄책감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나야겠지요. 어떤 한 사건 때문에 그것에 사로잡혀서 더 낫고 진취적인 생각을 못하고 눈물과 후회로 세월만 탓하며 보낼 수는 없지 않을까요.

 

그 나이에 음악에 성공해서 대저택에 살면서, 달러에 불붙이며 담배를 뻑뻑 피워대는 모습보다는, 고등학교에 다시 등교하고 짝사랑 나이야를 찾아가는 결론이 오히려 더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실력과 영감이 어디 가겠습니까? 학교에서 친구들과 사귀면서도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철없는 천재 자폐아와 성공의 재기를 꿈꿨던 경비원과의 생활밀착형 스토리 잘 보았습니다. 힙합 음악이 더 없이 좋아지네요. 

 

 

비트 | Netflix 공식 사이트

시카고의 사우스사이드에 사는 힙합 천재 오거스트. 심한 충격을 받은 후, 바깥세상과 완전히 단절하고 산다. 음악에만 몰두한 그에게 뜻밖의 인물이 다가와 손을 내민다.

www.netflix.com

(사진=넷플릭스)

♣ 방음이 철저히 된 방에 납치된 스텔라. 가면을 쓰고 서로를 철저히 숨기는 범인들. 빨간색 옷이 마치 <종이의 집>을 연상케 하네요.

 

오늘도 넷플릭스의 <스텔라를 납치했다>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1시간 반정도의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고요. 독일에서 만든 영화이고 스릴러와 서스펜스를 갖춘 느낌입니다. 출연자를 봤는데 딱 세명이네요. 여자 주인공 스텔라와 이 여자를 납치한 납치범 두명. 

 

정말이지 제작비가 도대체 얼마나 들었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정말 깔끔하게 유명하지 않은 세명의 연기자를 데려다가 시원하게 찍었네요. 당연히 공포와 호러는 아니고 교도소 동기가 백만장자의 딸을 납치하는 범죄 스릴러물입니다. 

 

리뷰 들어가기전에 먼저 스포가 있사오니 유념해주시기 바랍니다. 처음 얼마동안은 대사가 전혀 없습니다. 무슨 무성영화인줄 깜짝 놀랐지요. 사내 두명이 방하나를 열심히 꾸미고 있지요. 침대도 제작하고 마트같은데서 둘둘 말은 장판인지 비닐인지 여튼 그런 것들을 사가지고 와서 벽에다가 대고 못을 박고 유리창에 칸막이를 치고 문짝을 만들고 자물쇠도 답니다. 

 

마치 아파트 인테리어나 시공하는 다큐멘터리 같아서 느낌이 희한했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방에다가 방음 스펀지를 죄다 붙이는 거였지요. 바로 사람 하나를 납치해서 가두기 위한 예비 준비자세였던 것이지요. 역시 독일 사람들은 뭘 하나 하더라도 참 계획성있게 하는구나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퍼뜩 스쳐갑니다. 

 

♣ 교도소 동기이지만 빅은 왠지 톰을 조금씩 의심을 하지요. 배 안고프다고 하니까 억지로 먹게 해버리는 비인간적인 빅.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 될 수 없잖아요. 

대사가 슬슬 시작되면서 길가던 한 여자를 몰래 뒤쫓아가서 납치를 하지요. 곧바로 인테리어 공사를 깨끗이 해둔 장소에다가 여자를 눕히고 침대 윗쪽의 양쪽 손을 수갑으로 채웁니다. 물론 두발도 끈으로 묶어버리지요. 입던 옷도 싹 갈아 입히고서 빨간색 작업복 같은 옷으로 입히고 재갈을 물리고 머리도 못보도록 천으로 뒤집어 씌우지요. 

 

그야말로 전형적인 납치범의 모범을 보여주는 거지요. 바로 이 여자 이름은 스텔라이고 아버지가 백만장자입니다. 딸을 이용해 몸값을 뜯어내려는 속셈입니다. 이런 철두철미한 계획을 세운 두 남자는 교도소 동기인 빅과 톰입니다. 

 

 

교도소에서 납치녀를 물색하던 중 톰이 스텔라를 신문에서 봤다고 제안해서 이렇게 붙잡아 두게 된것이지요. 방안에다가 잡아만 두어서는 안되겠지요. 컴컴한 곳에서 말도 못하고 눈도 가린채 재갈까지 물렸다면 중간 중간 확인을 해야만 하지요. 어떤 사고나 발작이 생길지 알 수없는 노릇이지요. 

 

극한의 상황에서는 인간이 느끼는 강도에 따라서 위급한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도 줘야하고 먹을 것도 줘야하고 생리적인 해결도 해야 되지요. 그래서 손가락 신호로 한 개를 펴면 소변, 두개를 펴면 더 큰것을 말하도록 하는데요. 빅이 일보러 나간 동안 스텔라는 소변을 보고 싶다고 싸인을 보냅니다. 

 

♣ 스텔라에게 스프를 먹여주는 빅. 톰은 뒤에서 바닥에 떨어진 탄피를 발견하고는 빅이 모르게 줏어야 되는데 말이지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큰거를 봐야 한다고 하지요. 큰 통을 갔다 대령시킨 톰. 남자가 보고 있는데 어떻게 여자가 큰 것을 볼 수 있나요. 일 볼동안 잠깐 뒤로 돌아달라고 부탁하는 스텔라. 그 순간 옆차기로 톰을 가격. 권총까지 뺏어서 옥신각신 하다가 벽에다가 총까지 발사되는 상황. 

 

가까스로 총을 되찾고 스텔라를 다시 붙잡아 두고 위기를 모면하지요. 알고보니 톰은 스텔라와 사겼던 남자친구였지요. 게다가 스텔라는 임신 4개월이라고 까지 실토하는데요. 믿지 못하는 톰. 외출했다 돌아온 빅은 왠지 분위기가 이상함을 느끼지요. 


스텔라를 살펴보는데 뒤에 있던 톰이 바닥에 탄피가 떨어져 있음을 발견. 완전 쫄기 시작. 어찌 어찌 탄피를 간신히 주워서 화장실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려도 내려가질 않는 탄피. 빅이 알아챌까봐 입안에 숨기기까지 하여 간신히 모면하지요. 

 

빅이 자기와 스텔라의 관계를 알까봐 요리조리 피해가는 심리적 장면들이 상당히 쫄깃함을 선사합니다. 두번째로 빅이 다시 밖으로 일보러 갔을때 또다시 스텔라의 찝적거림이 시작되는데요. 스프를 먹은게 잘못됐는데 오바이트를 하는 스텔라. 

 

♣ 톰과 스텔라의 관계를 눈치챈 빅. 있지도 않은 돈을 찾으라고 강요하면서 결국은 톰을 처단하려고 하는데요. 

급기야 톰이 도와주다가 급 애정씬으로 변하려던 찰나, 오히려 스텔라 대신 침대에 수갑을 차게 된 톰. 전세가 역전된 셈이지요. 그야말로 우리의 LG밧데리 문구가 선명한 휴대폰으로 구조요청을 보내는 스텔라. 톰 발끝에 떨어진 열쇠를 서로 주우려다가 옆차기를 맞고 기절모드로 바뀐 가여운 스텔라.

 

다시 외근 갔다가 들어온 의심많으신 우리 빅형님은 더욱 의심레벨이 최고조가 된 상태이지요. 스텔라 옆구리에 떨어진 핸드폰을 발견하고서 결국은 톰을 믿지 못하기로 확정하지요. 돈을 받기위해서 스텔라를 마취시키고 또다른 장소로 이동해서 묶어놓고, 돈이 묻힌 장소로 가서 톰에게 직접 가서 가져오라고 시키지요.

 


하지만 그것은 거짓말. 둘사이의 관계를 눈치챈 빅을 피해 도망가는 톰을 총으로 쏘는 빅. 그런데 톰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지요. 은행에서 돈다발을 찾고, 결국 스텔라를 제거하기 위해서 독약 주사기를 놓으려는 찰나. 총맞은 톰이 어쩐일인지 갑자기 나타나서 빅을 막대기로 가격하지요. 

 

톰을 저승으로 보내려는 찰나, 우리의 스텔라가 오른 다리 태껸식 가격으로 그 쌩쌩하던 빅이 넘어지면서 권총을 하필 톰한테 떨어뜨리네요. 냉큼 집어서 빅을 탕. 두남자 돌아가시고 스텔라는 돈가방을 갖고 유유히 차를 모는 마지막 장면. 

 

♣ 어딜가나 주사기는 왜 이렇게 마지막 장면에서 꼭 등장할까요. 영양제라면 언제라도 놔주세요. 나 대신 네가 맞으면 안되겠니? 

 

라스트 결투가 너무나 어이없이 해결되는 허탈함과 헛웃음. 뭐 저예산으로 세명이서 지지고 볶아버린 볶음밥이 되어버렸는데요. 나름 서로가 서로를 속이려는 극한 상황의 묘사는 스릴이 있었습니다. 조그마한 아이디어들의 반짝임이라고 할까요. 

 

유명배우나 블록버스터가 아니라면 번뜩이는 아이디어밖에는 살아남을 수가 없을 겁니다. 넷플릭스에 독일영화들이 좀 있는데 이번 작품도 서스펜스를 조금 느껴보실거면 한번 추천드려 봅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영화이기에 가성비가 괜찮다고 생각이 듭니다. 

 

어느 라디오방송을 들으니 영화에서 가성비로는 호러,공포영화가 짱이라고 하네요.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지요. 특히 아쿠아맨을 제작했던 제임스완 감독의 호러영화가 그런 쪽입니다. 쏘우시리즈나 인씨디어스 말이지요. 지금까지 제작된 영화 중 수익1위는 <블레어위치>라고 합니다. 

 

제작비 2천만원에 수익이 2500억 이상을 벌었다지요. 바로 톡톡튀는 아이디어. 그것이 바로 돈입니다. <스텔라를 납치했다>도 그런 류의 스릴있는 독일영화이네요. 오랜만에 신선했습니다. 

 

 

스텔라를 납치했다 | Netflix 공식 사이트

대낮의 길 한복판에서 백만장자의 딸이 납치된다. 몸값을 노린 평범한 납치극, 하지만 스텔라는 고분고분한 인질이 아니었다. 살아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스텔라 때문에 두 납치범의 완벽했던 계획에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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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 못깨어나는 쿠시를 엘리베이터에서 탈출시키려는 간호사 폴. 경관은 감시를 안하고 게임을 감시하고 계시군요.

안녕하세요. 이번에 감상한 넷플릭스 영화는 포인트블랭크(Point Blank)입니다. 7월12일날 올라온 따끈한 버전이고요. 어벤져스의 팔콘역인 앤서니 마키가 주인공인데 남자 간호사 "폴"역으로 나옵니다. 덩치 크신 분이 간호사라니 좀 뜬금없기는 합니다. 약간의 스포가 있으니 참고해주시고요. 

 

그에 맞서는 악당 "쿠시"역으로 프랭크 그릴로가 연기합니다. 이 분은 50중반의 나이인데도 체력관리를 아주 잘하셔서 어찌보면 보디빌더인지 착각할 정도의 몸매를 가지고 있네요. 백인인데도 핸섬하지요. 우리의 팔콘 형님 폴은 곧 출산을 앞둔 와이프와 떡두꺼비 같은 아들의 탄생을 기다리면서 병원에서 열심히 근무하고 있는 중이지요. 

 

 

그런데 악당(but, 부패경찰을 혼내주는 좋은 악당) 그릴로 형님이 어느 집에서 총격이 있은 후 부상당한채 누군가에게 쫓기면서 영화가 시작되지요. 결국 혼수상태로 병원에 실려갔는데 하필 폴이 근무하는 병원이죠. 누군가 폴에게 전화로 그릴로 형님을 병원에서 빼내 줄 것과 그 전에 임신한 아내를 납치해 놓고선 서로 교환을 하자고 협박합니다. 

 

이 때부터 임산부의 고난이 시작되는데요. 아무리 영화지만 곧 진통이 시작될 임산부를 액션영화에서 납치도 당하고 액션도 하면서 아기까지 출산하는 것은 너무 힘들어 보였습니다. 한국같으면 벌써 방송 경고먹지 않았을까요. 여튼 저기는 미국이니까 뭐 가능한가 보죠. 

 

◈ 세차장안에서 싸운 다음에는 정말 깨끗해질까요? 앞쪽의 노란색 PT크루저의 할머니는 뭣도 모르고 이들에게 팁을 주기까지 하지요.

 

어쩔 수없이 이상한 경우에 휘말린 폴은 부상당한 백인악당에게 진통제와 모르핀까지 주사해 받쳐가면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탈출 시키는데요. 물론, 옆에 감시하는 경관을 제거하기 위해서 심장박동기로 경관을 제거하는 꼼수를 쓰다니. 그건 그런데 쓰라고 만든게 아닌데 말이죠. 

 

환자를 깨우는게 아니라 경관을 재워버리네요. 이렇게 백인악당과 폴은 서로가 원치는 않지만 살기 위해서 같이 도망을 치지요. 폴의 임신한 아내는 백인악당의 동생인 마테오가 다른 곳에서 붙잡아 두고 있는 상태입니다. 처음엔 마약반이 쫓다가 강력반에서 이들을 쫓게 되지요. 

 

바로 강력반의 여자경관이 부패경찰의 심벌로 등장합니다. 악당 쿠시는 동생 마테오가 10년형을 받자 부패경찰의 증거가 녹화된 드라이브와 맞교환하는 거래를 하려고 검사집을 방문했었으나 이미 검사는 죽어있었지요. 부패경찰이 자기들의 비리를 감추기위해 미리 손을 쓴것이고 쿠시가 죽인 것처럼 누명을 쓰게 된겁니다. 

 

중간 중간에 자동차 추격씬이 있는데요. 여타 영화들처럼 탄성을 지를 정도는 아니더군요. 어찌보면 평범하게 경찰들을 따돌리는 장면으로 마감을 하지요. 워낙 두 주인공들이 유머나 위트보다는 몸으로 하는 액션위주라서 깨알같은 웃음은 많이 등장하지 않네요. 

 

◈ 빅D 와 그 조무래기들과 협상하는 쿠시와 폴. 악당들의 필수품 바로 금목걸이지요. 보스 캐릭터 할 사람이 정말 없었던걸까요.

차 세차장 안에서의 격투씬은 생전 처음 봐서 좀 특이하다 할 수 있겠네요. 빙빙 돌아가는 솔 같은 걸 보니 미국이나 한국이나 세차하는 방법은 똑같나 봅니다. 이렇게 이러저리 원치 않는 동행을 하다보니 뒤를 쫓는 강력반 형사들이 그 윗선까지 부패한 것이 악당보다 더 나쁜 경찰임을 폴도 알게 되지요. 

 

여자경관은 본인의 정체가 들통이 나자 멋모르는 동료경찰도 스스럼없이 제거하는 악랄함을 보여주지요. 이 역할 맡은 분이 그런 캐릭터에 상당히 근접한 모습을 갖고 있네요. "빅D" 라고 하는 흑인 힙합 스타일의 마약조직책 인 듯한 패거리들이 등장하지요. 

 

 

이들에게 빚을 진 쿠시는 자진해서 그들의 소굴로 들어가서 그들의 도움을 받게 되지요. 이 패거리들은 악당이라기 보다는 동네 양아치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 듯 합니다. 보스가 덩치도 작고 목에는 금목걸이로 잔뜩 힘은 줬는데 보스의 느낌보다는 폴과 쿠시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한 보조출연자 같다고 할까요. 

 

여튼 느낌은 그렇습니다. 임신한 아내가 잡혀있는 경찰서 근처에 일부러 차에 화염병을 탑재후 폭발시켜서 주의를 끌게 만들지요. 그 틈을 노려서 경찰복과 의사로 위장해 들어가서 드라이브를 찾고 부패한 여자경관을 한방 먹입니다. 

 

◈ 사악한 비리경찰 여자 경관을 드디어 잡은 쿠시. 나도 악당이지만 정의의 이름으로 경찰악당을 심판하리라. 드라이브 내놓시오. 

 

그 혼란한 틈에서도 임신한 아내는 혼자서 도망을 치고 팔의 결박까지 풀다가 덩치 큰 형사와 몸싸움까지 벌이는 불굴의 액션까지 보여주지요. 임산부를 너무 힘들게 하는 장면입니다. 급기야 남편 폴이 와서 격하게 싸우다가 간호사의 필살기인 바로 "주사기로 목찌르고 물약 몽땅 주사하기"로 승리를 쟁취하지요. 

 

드라이브를 기자에게 공개하면서 쿠시는 악당에서 부패경찰을 처단한 좋은악당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화려한 CG나 탄성을 지를만한 액션은 없습니다만, 나름대로 있을 건 죄다 갖추어 놓은 깔끔 담백한 무비라고 할 수 있겠네요. 

 

킬링타임용이라는게 바로 이런 것 같기도 합니다. 앤서니 마키는 넷플릭스 영화에 많이 나오는 편이네요. 넷플의 공무원급이라고 해야할지. 잠깐 머리식힐 정도의 무비를 원하신다면 <포인트블랭크>로 한잔 주욱 들이키시지요. 

 

 

포인트 블랭크 | Netflix 공식 사이트

병원에 실려 온 살인 용의자를 빼낸 간호사. 납치된 만삭의 아내를 구하려면 싫든 좋든 그가 필요하다. 싸움은 시작됐고, 상대는 부패 경찰. 시간이 없다. 서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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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 1992년 초판, 2008년 56쇄.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하루키의 단편은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신선한 상상력과 충격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1. 도서관에서 있었던 기이한 이야기


오랜만에 하루키의 오래된 단편 걸작선을 집어 들게 되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소설가이다 보니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독자층이 많은 작가이지요.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자로도 몇 번이나 거론되기도 했었지만 수상은 하질 못해서 다소 안타깝기도 합니다. 

 

그는 주로 장편의 소설들을 근래에 많이 써왔는데 단편으로된 소설들도 많이 썼네요. 솔직히 이번에 책을 골라보다가 알게 된 거지만요. 그래서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 걸작선>이라는 책은 출간된 지 무척 오래된 도서입니다. 겉표지에서부터 이미 고전적인 디자인이 팍팍 느껴지는데요. 

 

 

첫 장을 넘겼을 때 하루키의 거의 젊었을 때의 컬러사진은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매우 친근감 있게 생겼네요. 옆동네에 사는 예비역 형님 같기도 하고요. 뭉툭한 코와 두꺼운 아랫입술, 묵직하게 머금은 입 주변 모양새는 실로 무뚝뚝함의 표본을 보는 듯 합니다. 

 

◆ 카페사장을 하다가 갑자기 잘 할 것 같아서 작가로 전향한 소신가. 규칙적인 생활 패턴이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원동력일 것입니다.  

겉모습과는 다르게도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이신데에 존경과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데요. 지금은 상당히 푸근한 스타일로 노년의 완숙함이 묻어나지요. 많은 작품 중에서 <도서관에서 있었던 기이한 이야기>라는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는데요. 

 

과연 유명작가가 도서관에서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겪었을지 궁금함을 참을 수가 없었지요. 이야기의 느낌은 환상과 공포감이 약간 가미된 SF소설 같다고 할까요. 위트와 유머적인 대화도 간간이 터지기도 하고요. 마치 꿈속에서 일어난 일을 기술해 놓은 듯한 내용이지요.


작가의 상상력이 크게 한몫을 한 그런 작품입니다. 주인공은 집근처의 국립도서관에서 책을 반납하고 다시 빌리기 위해서 대출 여부를 묻는데요. 책 내용은 "오스만 제국의 세금 징수 정책"에 대한 도서입니다. 내용도 참 상상을 뛰어넘는 듯 엉뚱하지요. 

 

◆ 많은 단편글들도 독자들에게 많은 상상거리를 제공합니다. 도서관의 이야기는 가히 호러영화를 방불케 하는 충격을 주지요.

 

대출을 담당하고 있는 노인은 관련된 책 세권이 있다며 도서관 지하실로 주인공을 인도합니다. 미로같이 어둡고 컴컴한 곳을 지나 마침내 감방 같은 곳에다 가둬놓고 세 권을 다 외우라고 하지요. 며칠의 기한을 주고 그때까지 외우지 못하면 뇌의 척수를 빨아먹는다고 협박하는 괴상한 노인. 

 

급기야 호러, 공포영화에나 나올법한 장면이 연출되네요. 머리에 양의 탈을 뒤집어 쓴 "양사내"라는 인물이 있는데 노인에게 버드 나뭇가지로 학대를 받으면서 주인공을 도망 못 가게 관리하게 되지요. 이야기가 점점 만화책에나 등장할 듯한데요. 

 

감방에 갇힌 동안 삼시세끼 먹을 것을 챙겨오는 아름다운 소녀도 등장하지요. 시간 내에 집에 안 가면 어머니한테 혼이 나고, 기르고 있는 찌르레기가 걱정이 된다면서 주인공은 하소연을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소녀와 말이 통하고 양사내의 도움으로 초승달이 뜨는 날 밤에 도망을 칩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저많은 작품중에서 과연 다 읽은 책이 얼마나 되는지.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감상했으면 합니다. 

도서관 가까이 다 왔을무렵 이미 낌새를 눈치챈 노인이 검은 개와 함께 입구를 딱 지키고 있지요. 검은 개가 찌르레기를 입으로 씹어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찌르레기가 점점 커지더니 개의 입을 찢고서 사자만 하게 커졌네요. 

 

이런 틈에 가까스로 도서관 밖으로 양사내와 탈출을 했는데 주인공 혼자만 덩그러니 놓였습니다. 아무 일 없었던 듯 집으로 돌아온 주인공. 요즘 넷플릭스에서 기묘한 이야기 시즌3가 한창 유행인데 하루키의 기이한 이야기는 그에 버금가는 이야기 같습니다. 

 

 

몇십 년 전에 하루키는 이미 SF, 호러 이야기를 이토록 잘 만들었었네요. 가위에 눌린 한 편의 꿈과 같은 얘기를 거리낌 없이 서술했습니다. 상당히 허무하지만, 짧은 단편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스토리입니다. 젊었을 때의 작가의 상상력이 이토록 환상적이라는 데에 또 한 번 놀랐네요. 

 

◆ 어느땐가부터 장편은 사다만 놓고 쉽게 읽지를 못합니다. 짧은 단편이 오히려 더 좋네요. 짧게 함축된 내용이 간결하고 깔끔합니다.. 

오래간만에 집중하면서 기이함을 경험하게 해 준 짧은 단편이었습니다. 


2. 택시를 탄 남자


두번째 작품은 <택시를 탄 남자>인데요. 이 또한 제목이 뭔가 심오한 사연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오지요. 일본에서 화랑을 하는 여자가 겪은 일을 회상하는 얘기인데요. 기이한 이야기처럼 뜬금없는 황당한 얘기와는 전혀 대조적이라 조금은 실망을 했습니다. 

 

기자인 주인공이 잡지에 낼 기사를 찾다가 화랑의 여사장님의 사연을 듣게 되는 설정이지요. 여사장이 미국에서 유학할 때 미술 바이어 일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택시를 탄 남자>라는 그림을 소장하게 되었지요. 그 그림에서 그녀는 진한 애착과 연민을 오랫동안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다시 귀국할때에 그녀가 소장했던 모든 그림을 다 불태우게 됩니다. 그렇게 잊혔나 했지만 그리스의 아테네를 여행하는 도중 그 그림 속의 주인공이 실제로 탄 택시에 함께 동승을 하게 되지요. 그 남자는 헤어지면서 그리스어로 "카로 택시지"(즐거운 여행을!)라고 건넵니다. 

 

◆ 현대의 우버를 탄 택시타는 남자는 아닐까요? 고전적 소설의 소재가 되려면 클래식한 택시가 제격이겠지요. 우버를 탄 남자는 어떨지.

이 말에 그녀는 "나의 인생에서 많은 부분이 이미 상실하고 말았지만, 그것은 한 부분만 끝난것이고 지금부터는 무엇인가를 거기에서 얻을 수가 있을 것이다"라고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서 심지어는 교훈도 얘기하는데요. 

 

"사람은 무엇을 지워버릴 수는 없으며, 지워져 사라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라고 말합니다. 다소 짧은 에피소드인데 조금은 밋밋하게 끝을 내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이 애착하던 소품에 대한 추억과 생각지 못한 경우에 다시 그 추억을 맞이한 순간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얘기하려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이토록 작은 물건이라지만 뜻깊은 의미가 있을 수 있음을 간접적이나마 느낄 수 있었네요. 공포만화 같은 내용에 비해서 이처럼 잔잔하게 가슴에 여며오는 회상적인 이야기를 오고가는 하루키의 색다른 작품들을 감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듯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걸작선

일상의 여백을 가벼움의 미학으로 터치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 문학의 정수를 모은 책. 중국행 화물선, 뉴욕탄광의 비밀, 빵가게 재습격, 택시를 탄 남자, 레더호젠 등 20여편의 작품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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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도서<무라카미 하루키 단편걸작선>, 픽사베이)

♠ 입구에서 바라본 애니메이션 박물관 정문입니다. 갖가지 앙증맍은 캐릭터 인형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서 보기에도 흐믓하지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강원도 춘천에 있는 애니메이션 박물관토이 로봇관을 방문했던 리뷰를 작성해보려 합니다. 애니메이션 관련 전시관은 기존에 부천에 있는 곳은 한번 다녀왔었지요. 그곳도 나름 괜찮은 곳이었는데 춘천에도 로봇 관련 전시장이 있는 건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춘천은 아름다운 호반을 끼고있는 경치와 닭갈비, 소양강댐 등으로만 유명한 줄 알았거든요. 얼른 이 곳을 방문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찾아가는 길은 그야말로 북한강을 끼고 멋진 풍경을 보면서 드라이브하기에 딱 좋은 코스였습니다. 

 

곳곳이 절경이라 경치를 보면서 운전하느라 눈과 발이 바빠지지요. 도착한 박물관은 주차장도 상당히 넓고 탁 트인 시야가 가슴이 뻥 뚫릴 정도로 시원합니다. 주차료는 없습니다만 입장료가 11,200원입니다. 가격은 약간 비싼 편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 박물관의 최고 맏형인 대형 로버트태권브이의 위용입니다. 금방이라도 천장을 뚫고 발진할 것 같은 믿음직한 모습이지요. 

물론 옆의 로봇전시관까지 모두 포함한 거라고는 하지만 말이죠. 몇백 원까지 나오는 요금은 처음인 듯합니다. 입장하자마자 알타미라 동굴벽화에 있는 움직이는 멧돼지 형상이 보입니다. 다리가 여덟 개라 특이하지요. 애니메이션이라는 말은 "영혼" 또는 "생명"을 의미하는 라틴어 아니마(Anima)에서 유래되었다 하네요. 

 

어렸을 때의 만화방들의 모습도 보이고요. 홍길동 극장 간판이 커다랗게 달려있네요. 이곳의 전시물 중 제일 큰 바로 로버트 태권브이의 초대형 형상이 우뚝 서 있습니다. 크기에 놀라서 그 옛날 태권브이의 주제가를 줄기차게 부르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관람객들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네요. 

 

 

북한 애니메이션 코너에는 황소인지 악마인지 뿔달리고 이빨을 드러낸 캐릭터 인형들이 놓여있습니다. 한국의 우뢰매나 용가리 같은 분위기가 조금 풍기는 것 같아요. 북한 애니의 작품은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내용은 어떨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2층에는 각 나라별 만화 작품과 캐릭터들이 전시가 돼있어요.

 

♠ 에반게리온의 캐릭터 인형입니다. 왼쪽의 로봇 에바는 다이어트를 너무 심하게 한 것 아닌가요? 한대치면 부러지겠네요.

애니 하면 역시 일본이 잘 만들지요. 요즘 넷플릭스에서도 공개가 된 에반게리온의 캐릭터 인형엔 눈길이 많이 가게 되네요. 작품의 내용에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고 상당히 난해했던 기억이 듭니다. 감독의 심오한 철학이라고 해야 할지 역시 마니아도 많이 거느린 영화이지요. 

 

저도 한번 봐서는 무슨 소리인지 감이 잘 안 오는데 다시 한번 집중해서 봐야겠습니다. 어린이들이 역시나 제일 좋아하는 곳이네요. 많은 인파는 아니지만 곳곳에 자녀들과 같이 온 식구들이 대부분입니다. 내부의 시설도 시설이지만 바깥 뒤쪽의 공원 같은 잔디밭이 거닐기에 참 좋습니다. 

 

저 멀리 춘천시내 쪽이 보이고 강과 함께 탁 트인 시야가 시원합니다. 공원에 설치된 조형물들도 이색적인데요. 사람의 해골 모습을 한 커다란 철로 된 조각품이 두 개나 있어요. 혹시 밤에는 좀 으스스하지 않을까요. 물론 혼자 거닐지는 않겠지요? 

 

♠ 모든 캐릭터들이 다 친숙한데 이 조형물은 왠지 꿈에 나올 것 같아 친근하기가 어려울 듯 하네요. 이것도 로봇인가요.

광장에는 자전거도 대여하고 미래 전투형 로봇같이 타고 움직이는 것들도 보이네요. 마치 매트릭스에서 주인공이 조종하는 로봇이 연상되기도 하는데요. 스타크래프트에서 나오는 로봇 같기도 하고요. 여하튼 어린이들이 잘도 조종합니다. 어른이 타도 무척 재밌을 듯합니다. 

 

솔직히 저도 타고 싶었지만 꾹 참고 구경만 했지요. 옆 건물 토이로봇관은 움직이는 로봇들을 직접 조종해보는 체험관입니다. 미로를 찾아가는 자동차도 있고요. 축구하는 로봇도 조종해 볼 수 있습니다. 댄스를 추는 5인조 로봇도 있는데 이건 시간이 돼야 관람을 할 수 있네요. 

 

 

"로봇은 상상력이다"라는 말이 많이 와 닿습니다. 로봇을 뜻하는 말도 안드로이드, 휴머노이드, 사이보그 이렇게 비슷한 거 같으면서도 각각 뜻이 조금씩 틀린 말들이더군요. 안드로이드는 사람과 같아 보이는 인조인간, 겉모양만 사람과 닮은 것은 휴머노이드, 인공장기를 단 사람이란 뜻의 사이보그.

 

♠ 토이로봇관에서는 무선 리모콘으로 아이들이 직접 조작해 볼 수 있죠. 그런데 축구는 11명이 하는 거 아닌가요. 주장만 뛰게 된건지.

아무튼 이렇게 구분이 된다니 이해가 가고 재미있네요. 로봇의 진화되는 단계의 전시물에서는 역시 건담을 빼놓을 수가 없죠. 외관에서 풍기는 멋스러움은 건담이 최고인 것 같네요. 꼭대기 층으로 가면 커피숍이 있는데 전망이 상당히 좋고 좌석도 많습니다. 

 

마징가제트와 철인 28호의 커다란 모습이 들어서자마자 반겨주지요. 커피숍과 연결된 옥외로 나가면 대형 아톰 모형이 팔짱을 끼고 서 있습니다. 어딜 가나 만화 캐릭터들이 곳곳에서 출몰하니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지요. 

 

건물 주변과 앞쪽 광장에도 많은 캐릭터 인형들이 곳곳에 있어서 보는 즐거움도 있고 카메라에 담기가 바쁩니다. 각종 완구와 액세서리 파는 곳도 있는데 가격이 다소 비싼 게 흠입니다. 인터넷과 비교했을 때 역시 많이 차이가 나네요. 하지만 눈요기는 잘했습니다.

 

♠ 커피숍 야외 옥상 전시관의 부끄러운 아톰의 모습. 팔짱을 낀 거겠죠? 아니면 부끄러워서 가린거 같기도 하고요. 아톰이 여자였나?

이 먼 곳까지 방문했는데 인터넷보다 더 싸게 팔면 잘 팔리지 않을까요? 정녕 그렇게는 안 되는 건지 말입니다. 박물관과 로봇관 두 곳을 다 관람하려면 어른은 14,000원, 어린이는 12,000원이네요. 그런데 20% 할인이 적용되어서 11,200원, 9,600원 이렇게 되네요. 정상가는 뭐고 할인가는 뭔지. 

 

할인하는 기간이 따로 있는 것 같진 않은데 말이죠. 다가올 미래에는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들이 점점 등장할 텐데 과연 이곳의 박물관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로봇들만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터미네이터와 같은 그런 암울한 세상을 지배하는 로봇은 말고요. 

 

만화와 로봇을 테마로 조성된 이 곳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 잘 관람했습니다. 

 

 

애니메이션박물관

강원 춘천시 서면 박사로 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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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넷플릭스 드라마 <마지막 차르> 러시아인데 대사는 영어로 말하네요. 준비 안된 약관의 니콜라이2세. 걷잡을 수 없는 러시아 역사속의 안타까운 희생양이 될 것인가.

안녕하세요 오늘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인 <마지막 차르>를 소개하려 합니다. 최근에 올라온 드라마이고 시즌1 총 6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어요. 예고편에서는 군함들의 포격과 폭발씬들이 눈길을 많이 사로잡게 하는데요. 

 

역사물인데 러시아쪽의 얘기라서 좀 졸리거나 식상하지 않을까 의심이 간 건 사실입니다. 26살의 나이에 니콜라이 2세는 얼떨결에 차르가 되는데요. 앞선 차르도 40대의 나이에 숨을 거두게 된 것이니 1800년대 후반에는 인간의 수명이 길지가 않아서 그런 것이지요.

 

지금 40대면 한참 가족을 위해서 돈 버느라 본인의 수명을 생각할 겨를이 없을 시기인데 말이지요. 여하튼 이렇게 갑작스레 준비도 아직 안된 상태에서 러시아의 황제가 되다니 집안의 영광이면서 또한 엄청난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겠네요. 

 

그의 부인은 특이하게도 독일 여자입니다. 차후 독소전쟁도 일어나는데 민중이나 내부 왕실로부터 의심의 눈초리를 당하기도 하지요. 이 황실의 부부에게는 딸이 네 명이나 있는데 아들이 없어서 전전긍긍하지요. 많은 노력과 바람으로 간신히 아들을 낳았는데 안타깝게도 혈우병이라는 병을 달고 태어납니다.

 

▲ 묘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묘승 라스코프. 신비한 치유력으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버리는데. 그의 힘은 러시아의 왕가까지 미치게 됩니다. 

이렇게 러시아의 왕실가에서는 피치 못할 고민들을 안고 가게 되는데요. 반면 농촌의 어느 부락에서는 덩치 좋고 박력 있는 라스코프라는 사람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말을 훔친 혐의로 마을에서 추방을 당하게 되지요. 홀로 여행을 하다가 무언가 깨달음을 얻고는 묘한 승려가 되는데요.


한국의 승려 같지 않고 머리도 길고 수염도 엄청 길어서 이상한 마력을 지닌 중세 수도사의 모습을 풍깁니다. 게다가 심적으로 지친 일반인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그들의 말을 들어주면서 치료해 주는 데에 신기술을 보이곤 합니다. 점점 그를 따르는 대중들이 늘어가지요. 

 

 

이 묘승은 엄청난 술꾼에다가 정력가입니다. 죄를 져야만 죄를 치료할 수 있다는 묘한 이론과 함께 자신을 따르는 여 추종자들을 치료 목적으로 수시로 관계를 가지게 되지요. 이렇게 불법과 악행을 저질러도 그의 카리스마와 요상한 끌림에 모두들 넋이 나가게 됩니다. 

 

이 드라마도 청불이라서 심지어 남자의 심벌까지도 잠깐 보이니 참고하시고요. 드라마의 진행은 현재의 역사가들이 해설하는 장면이 간간히 나오고, 다시 드라마의 장면이 나오다가 실제 역사의 다큐멘터리 영상들이 보이는 구조로 진행됩니다. 

 

▲ 차르 왕가의 식구들은 프랑스어 가정교사와 첫 대면을 갖게 되죠. 막내 꼬마 여자애가 훗날 기억상실증에 걸리는데, 그녀의 마지막 진술을 과연 듣게 될지 궁금합니다.   

 

다큐와 드라마와 해설이 곁들여져서 나름 신선했습니다. 니콜라이 2세가 통치하는 동안 그의 곁에 있는 숙부는 정치적인 결정 때마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 자꾸만 잘못된 판단을 하도록 유도하지요. 바로 갑질 정치라고나 할까요. 조선시대 때처럼 어린 세자를 앞에 내세우고 뒤에서 조종을 하는 그런 양상이지요. 

 

대관식을 할 때에도 많은 민중들이 몰려들어 일부 난간이 무너지는 바람에 수백 명이 압사까지 당하고 소란이 벌어지기까지 하지요. 이런 혼란한 상황을 무마하려고 군대를 이용해 무력으로 배고픈 민중들을 처치합니다. 철저히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고 그들의 목소리와는 정반대의 정치를 일삼는 황실가는 끊임없는 잡음으로 골머리를 썩게 됩니다. 

 

외부의 환경이 변하고 있고 시대가 바뀌어 가는데 소심한 차르는 본인의 왕권과 집안의 유지를 위해서 주변의 권고도 아랑곳하지 않는 독재적 권력을 유지하지요. 이렇게 러시아는 몰락의 길을 향해 서서히 가라앉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황실 부부의 마지막 딸이라고 주장하는 정신이상자가 자신의 기억을 되찾아가도록 당시 황실의 보좌관이 그 실마리를 풀어가는 여정이 핵심입니다. 황후의 자매들과의 만남과 증언을 통하고 옛날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그녀의 기억을 되살려보려고 계속 노력하게 되지요. 

 

▲ 혈우병에 걸린 차기 왕세자를 잘 치료해주는 라스코프. 그의 마력에 눈이 멀어버린 황후. 이들의 만남은 러시아의 정국에 추문만을 남기게 되는데 선장을 잃어버린 러시아는 과연 어디로 향하게 될까요.

 

이 드라마는 실제의 실화를 바탕으로 재미있게 엮어낸 역사 다큐멘터리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묘승 라스푸틴의 행동들이 처음에는 신비롭고 지혜롭게 보였으나 회를 거듭할수록 본인의 욕구만을 위한 거짓된 위선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빨리 처단을 했으면 하는 기분이 간절해지지요. 

 

정말로 그의 악행들이 소문이 나고 황후와도 안 좋게 비치니 황실의 반대파 들에 의해서 결국 숙청을 당하게 됩니다. 아들의 혈우병을 유일하게 고칠 수 있다고 믿었던 황실 부부는 그의 운명을 안타깝게 여깁니다. 니콜라이는 정치에 대한 올바른 조언을 무시하고 전쟁의 최전선으로 도피 아닌 도피를 하지요. 

 

 

결국 황후가 국정을 책임지게 되는데 그녀는 정치인들과는 오히려 멀리하고 고립된 국정 생활을 계속합니다. 황실 부부 모두는 제대로 준비가 안된 채 국정을 맡은 것도 문제이고, 가족의 안위만을 위해서 묘승의 허수아비 노릇만 한 셈입니다. 

 

니콜라이가 그렇다고 전쟁에서 수완을 발휘해서 승리로 이끈 적도 없지요. 그야말로 무능 그 자체의 상태인 거지요. 어머니를 비롯한 주위의 충정 어린 충고에도 무슨 이유인지 귀를 닫아버리는 옹고집을 발휘합니다. 이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났던 역사적인 사건이라는 것이 오히려 영화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입니다. 

 

▲ 와인에 독약을 타서 먹여도 마치 영양제를 복용한 듯 끄떡없는 라스코프. 사람인가 괴물인가. 러시아 황실을 들었다 놨다하는 요상한 인물.

러시아의 민중들은 혹한과 배고픔으로 혁명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레닌에 의해서 노동자들이 지배하는 세계를 주장하는 볼셰비키 혁명이 바로 코앞에 닥쳐오게 되지요. 안팎으로 수세에 몰린 차르 황실 부부와 그 가족들은 이제 이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서 과연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요. 

 

그 종지부는 넷플 <마지막 차르>에서 확인할 수가 있을 겁니다. 상세한 해설과 깔끔한 화면 구성이 괜찮았던 드라마이고 러시아의 역사도 되짚어 볼 수 있는 좋은 영상입니다. 저도 <마지막 차르>의 마지막이 궁금해지네요. 그럼 좋은 감상 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 차르 | Netflix 공식 사이트

다가오는 전쟁의 위협, 그리고 혁명의 기운. 세상은 급변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차르 니콜라이 2세는 그 파도에 저항하려 한다. 권력을 지키고자, 헛되이 몸부림친다.

www.netflix.com

(사진=넷플릭스)

♠ 치악산 구룡사 입구에 보이는 안내도입니다. 정면의 그림이 한폭의 수채화로 되어 있네요. 다른 사찰과는 많이 다르네요.

안녕하세요. 행복한 줄 긋기입니다. 오늘의 포스팅 제목은 바로 강원도 원주의 8경 중에서 제1경으로 불리는 유서 깊은 사찰인 치악산의 구룡사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사찰의 주차장까지 가는 길은 많은 과속방지턱이 존재하지요. 

 

좀 느긋하게 주변의 경치를 보면서 가려하면 뒤에서 언뜻 출몰하는 차량들이 보이지요. 혼자만의 드라이브를 느끼기에는 역시나 방해가 되는데요. 뒤에서 바로 받을 것처럼 바싹 쫓아오는 대형차들을 보면 마음이 급해져서 액셀을 더 세게 밟게 됩니다. 

 

그렇게 급하면 제발 먼저 앞질러 가면 안될런지. 저의 관람을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 풍경에 취하다가 속도를 줄여야 할 곳에서 덜커덩하면서 방지턱을 세차게 넘을 때면 아차 하는 후회도 몇 번씩 경험하게 되지요. 구룡사를 가는 길은 구불구불 드라이브하기에도 최적인 그런 경치를 보여줍니다. 

 

♠ 구룡사 바로 초입의 모습이지요. 왼쪽으로 더 넓은 공간이 있고요.  보호수가 너무나 보기좋게 자라있습니다. 

푸른 나무로 된 가림막으로 둘러싸인 터널을 통과하는 느낌처럼 말이죠. 날이 너무나 화창하고 따가운 햇빛이 내리쬐는 무더운 날씨라서 자동차에서 내뿜는 그 열기가 마치 사우나의 온도를 방불케 합니다. 주차장이 그렇게 크지는 않은지라 한 바퀴를 돌아보다가 적당한 곳에 냉큼 끼워 넣었지요. 

 

 

주변에 몇몇 음식점과 매점들이 있어서 아주머니들이 들어오기를 학수고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주차료는 없지만 입장료는 2500원을 받고 있습니다. 매표소에서 약 15분 정도면 도착가능하다는 매표소 아저씨의 말씀. 이 정도면 느긋하게 천천히 걸어도 될 듯합니다. 

 

다른 사찰들은 한시간 이상에 경사도 높은 곳을 걸어가야 하는 고난의 연속들이 많았지요. 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납니다. 거리는 약 1.1킬로로 가뿐하지요. 첫 번째 다리를 건너는데 용의 머리를 한 형상이 다리 끝에 놓여 있네요. 사찰의 이름대로 용을 배치해 놓았나 봅니다. 

 

♠ 오른쪽이 사천왕문이고 복전함이 있는 돌불상입니다. 계단을 올라가 보광루를 거쳐 대웅전을 들어가게 되지요.

갈림길이 보이는데요. 오른쪽은 그대로 올라가는 길이고 왼쪽은 금강 소나무 숲길입니다. 데크길로 되어있어서 소나무의 향기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죠. 어떤 분들은 신발을 벗어 손에들고 맨발로 걸어가기도 하네요. 


여자분들 굽이 높은 신발로 걷기보다 오히려 맨발이 더 편할 수 있겠습니다. 올라가는 중간에는 부도탑이라는 팻말이 보이는 데요. 스님의 유골이나 사리를 모시는 조형물입니다. 영어로 Stupa 라고 표기돼 있네요. 금방 도착을 하게 되네요. 입구에 있는 커다란 보호수도 보입니다. 

 

 

여러 갈래로 뻗어있는 나무의 가지와 그 크기에 입이 떡 벌어집니다. 여태 보아왔던 사찰들의 규모보다 이 곳 구룡사의 규모는 가히 초대형이라고 느껴집니다. 넓은 마당의 공간이 확트여 있어서 아주 시원스러운 경관을 보여주지요. 

 

♠ 구룡사 제일 높은 곳에서 바라본 뒤편입니다. 치악산과 구름이 맞닿아 있어서 멋진 풍경을 연출하지요.

구룡사는 치악선 능선 아래의 급경사지에 동쪽방향으로 배치를 한 모습입니다. 대웅전으로 가기 위해 출입에는 사천왕문이 있고 다시 보광루를 통로로 삼아 가게 되는 누하진입방식의 건축물이지요. 이는 경사진 지형에 있는 사찰들에서 많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 설치된 연등들은 특이하게도 모두 흰색으로 달려있네요. 여타 다른 곳의 울긋불긋한 곳과는 좀 틀리네요. 색깔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일 높은 곳에 설치된 건축물에 올라서 아래를 내려보니 하늘의 구름과 치악산과 구룡사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합니다. 

 

구름이 낮게 깔려 있으니 그 그림자가 산에 드리워져 있지요. 이런 곳에 살면 아마도 근심걱정이 없어서 있던 병도 싹 나을 것만 같습니다. 입구에는 복전함과 함께 부처의 돌로 된 조형물이 놓여있어서 지나가는 관광객들도 합장을 하곤 합니다. 

 

♠ 대웅전안의 흰색 연등이 배치된 모습입니다. 너무나 조용하고 사색하면서 거닐기에 아주 좋은 곳이지요. 


다시 숲속으로 가는 산책로에는 커다란 쇠줄로 이어진 다리가 보이는데요. 약간 출렁다리처럼 흔들림이 있고 바로 아래쪽으로 비취색 빛깔의 계곡물이 보입니다. 이 더운 날씨에 아무도 없으면 바로 풍덩하고 들어가면 얼마나 시원할까요. 혼자이신 아주머니 관광객도 한참을 다리에서 내려다보시네요.

 

경치에 넋을 잃으신 거겠지요. 다리가 시작되는 입구 쪽에는 아예 돗자리를 깔고 아주머니 네 분이 더위를 피해 그늘을 차지하고 있네요. 친구분들과의 수다는 더없이 즐겁겠네요. 입구에는 매점도 있는데요.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바로 비비빅 하드를 하나 사서 의자에 앉아 먹으니 정말 꿀맛입니다. 

 

오고 가는 관람객들도 저마다 한 손에 비비빅과 메로나를 쥐고서 더위를 잠시 잊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보호수 아래의 그늘진 의자에 옹기종기 모여서 쉬고 있는데, 빈 의자에 스마트폰 한대가 놓여있네요. 어느 어머니께서 또 정신없이 놓고 하산했나 봅니다. 

 

♠ 매점을 거쳐서 바로 나오는 다리인데요. 아래에는 시원한 계곡물이 있고 다리를 건너면 산책로가 나옵니다.

너무 경치에 취하느라 핸드폰도 놓고 가시다니 안타깝지요. 여행 시에는 전화기와 지갑은 항상 잘 챙겨야겠습니다. 모처럼의 행복한 여행이 분실물 찾느라 맘고생하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요. 내려가는 길에는 금강 소나무숲길의 데크길 쪽으로 숲 속의 향기에 취하고 눈도 즐겁게 호강하면서 하산하였습니다.

 

구룡사는 가성비가 아주 좋은 원주 1경이 맞네요.

 

♠ 데크길로 만들어진 소나무 숲길은 울창한 산림을 감상하면서 걷기에 딱좋은 코스입니다. 

 

구룡사

강원 원주시 소초면 구룡사로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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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초중고의 학생들은 외모에 개성이 없어요. 남학생은 덥수룩한 머리, 여학생은 앞머리내림, 똑같은 립글로스 누가 누군지 구분이 힘듭니다.

이번 도서는 작가 고정욱 씨가 지은 소설 <까칠한 재석이가 달라졌다>입니다. 고정욱 작가는 어렸을 적에 소아마비를 앓아서 1급 지체장애인이지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생활하고 있습니다. 성균관대 문학박사이신데 주로 청소년 소설을 써오고 있지요. 

 

그동안 내놓은 작품이 몇백권에다가 수백만 부가 팔렸다고 합니다. 일반 정상인도 힘든 일인데 몸이 불편한 가운데에도 이토록 경이로운 기록을 만들어낸 데에 경탄을 금치 못합니다. 아마 우리나라 작가들 중에서 발행부수로도 손가락에 꼽힐 정도이지요. 

 

이렇듯 작가에 대해서 어느정도 인지가 있었던지라 이번 도서를 한번 읽어 보았는데요. 까칠한 재석이라는 이름으로도 책이 여러 종류가 됩니다. 달라졌다. 사라졌다. 돌아왔다. 열받았다 라고 시리즈로 책을 내었더군요. 진정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까칠한 시리즈도 그간 많이들 독자들에게 오르내렸던 작품이지요. 처음에는 "소설쓰기의 괴로움"이라는 차례가 흥미를 끌었습니다. 청소년 소설에서 소설 쓰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 의아했기 때문이죠. 책이 일반 책 크기보다는 다소 작기 때문에 읽는 속도는 빠를 수밖에 없습니다. 

 

▲ 사람은 누구에게나 개성이 있습니다. 개성을 살려서 자신의 삶을 가꿀때 진정 그 사람의 존재는 아름다워지는 것이지요.

몇몇 챕터만 읽기로 했었는데 다음 챕터의 내용이 궁금해져서 끝까지 읽게 되었네요. 청소년 소설인데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습니다. 한달음에 쭉 읽기가 편안하네요. 이 책의 앞면과 차례 쪽의 그림들은 박태준이라는 웹툰 작가의 그림입니다.


<외모 지상주의>라고 하는 실제로 당시에 인기가 있었던 웹툰이네요. 또한 작가 박태준의 외모가 훈훈했던 것도 화제가 되었고요. 재밌는 웹툰이 그린사람도 미남형이라니 더없이 잘 팔릴 이유인 거지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번 도서의 주제가 외모와 연관된 것이라는 겁니다. 

 

 

흔히 TV에서 방영되는 학원물을 기본으로 깔고있고 남주인공 황재석이 그의 주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일단의 소소한 사건을 해결하는 구조이지요. SNS의 물결에 힘입어 항시 주변인들의 일상을 수시로 볼 수 있는 환경에 처해 있다 보니 각종 모욕적인 댓글에 심한 상처감을 받게 됩니다. 

 

올려진 사진에서 일종의 조작되고 변형된 예쁜 모습을 보면서 일반인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쉽게 느끼게 됩니다. 인간 본연의 잠재적인 질투심은 심하면 각종 범죄의 원인을 제공하게도 되지요. 이렇듯 외모만 괜찮으면 모든 것이 용서되고 최고가 되는 현시대를 여지없이 비판합니다. 

 

▲ 박태준 웹툰 작가의 <외모 지상주의>는 청소년의 깊은 관심을 끌고 있지요. 외모에 대한 이번 책의 표지그림도 그의 작품입니다.

아름다움이란 얼굴이 전부가 아니라 각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과 마음의 자세가 휠씬 중요한 것이지요. 내용 중 미남 웹툰 작가 박태준은 머리핀을 파는 일을 했는데, 머리핀을 남자가 팔면 하루에 열개 정도인데, 여장을 하고서 팔면 백개를 팔았다고 합니다. 


고객들의 마음이 바로 그런겁니다. 외모가 더 나은 사람이 취급하는 쪽에 더 이끌린다는 것이죠.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과 같습니다. 어쩔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인가 봅니다. 또한, 여자들이 착용하는 브래지어도 착용한 사람이 안 한 사람보다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고 합니다. 

 

이것도 건강보다는 보이는 외모를 더 중시한다는 사례인거지요. 실제 암에 더 걸린다는 확실한 증거는 다소 미비해졌지만 말입니다. 이 책의 남자 주인공인 재석은 키도 크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고교생입니다. 소설 쓰기에 빠져서 작품을 쓰고 있지만 진도가 잘 안 나갑니다. 

 

남녀 주인공을 미남미녀로 해서 콘셉을 대충 구상해놓고 주변인들에게 작품에 대해 조언을 구하지요. 학교 선생님이나 고등학교 10년선배인 웹툰 작가 박태준에게도 찾아가서 조언도 듣습니다. 학교 선생님은 꼭 미남미녀로 하지 말고 얼굴보다는 개성 강한 캐릭터기존에 없는 독특한 이야기를 쓰라고 합니다. 

 

▲ 단순한 외적 아름다움은 주변 사람들에게 시기와 질투를 일으키고, 결국 인간의 추악한 욕망만 건드리게 됩니다. 

재석에겐 보담이라는 여친이 있는데, 한 학년 후배인 채린이 재석을 좋아한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하지요. 채린의 엄마는 미스코리아에 나갈 정도로 미인인 데다 엄마와 함께 찍은 모습들을 SNS에 올렸는데 어느 순간 악플이 달리기 시작합니다.


학원을 마친 후 채린이 누군가에게 끌려간 것을 본 재석의 여친 보담은, 채린을 구하려다 오히려 부상을 당하지요. 채린을 좋아했던 우석이 더 이상 자기를 좋아하지 않다고 느끼자 수경이라는 아이를 통해 악플을 달게 하고 린치를 가하도록 사주한 것이지요. 

 

 

이런 사건의 범인인 우석과 수경을 찾아서 재석과 그의 절친 민성이 그들을 일망타진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석은 훔친 택시로 들이받아 재석의 다리를 부러뜨리죠. 팔이 부러진 채린이 재석을 병문안 와서 선물로 노트북을 전달합니다. 

 

린치의 원인 제공자인 수경의 오빠가 준오형이고 그는 재석이 그동안 잘 알고 지낸 친한형이었다는데에 놀라게 되고, 수경을 대신해 사죄를 하러 온 준오형을 용서해 주고 합의금도 받지 않기로 합니다. 자기가 그토록 좋아했던 사람에 대한 증오는 그 결과가 더욱 무섭습니다. 

 

▲ 유명 연예인들이 아름다우니까 행실이나 생각도 아름다울 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면 심한 배신감을 느끼게 되지요. 그들의 아름다움은 조작된 것입니다.

사랑과 증오는 서로 뗄수없는 관계이지요. 우석은 자기보다 잘난 것도 없는 재석이 모든 것을 가진 데에 대해 심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낍니다. 외모, 키, 여자 친구, 돈, 학교에서의 권력 등. 우석은 고교를 중퇴하고 나이트클럽의 삐끼 생활을 하는 자신의 비참함을 재석과 비교함으로써 그 울분을 결국 폭력으로 표출하고 만 것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자신을 누군가와 항시 비교하지요. 거기에서 본인의 초라함을 한사코 되뇌이면서 불평을 합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은 말하고 있지요. 학원폭력, 외모 지상주의, 여자와 남자의 심리에 대해서 일견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겉표지만 보면 학원에서 벌어지는 허무맹랑한 만화와 같을 것 같지만, 나름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재밌는 책이라고 보여지네요. 물론 외모가 중요한 세상이지만, 각자가 가진 재능들이 더 아름다운 것이고 자기 본연의 주관을 가질 것을 얘기합니다. 

 

예쁜 탤런트나 가수들의 포토샵으로 조작된 가식적인 모습에 현혹되지 말고, 순간순간의 행복을 느끼면서 돈보다는 매 시간의 중요성을 느낄 것도 말하고 있습니다. 만화 같지 않게 생각거리를 많이 주는 좋은 내용의 책이었습니다. 학원폭력과 왕따, 외모 우선, SNS의 병폐에 대해서 느끼고 싶으시면 일독을 권합니다. 

 

 

까칠한 재석이가 달라졌다

베스트셀러 작가 고정욱이 《까칠한 재석이가 달라졌다》(애플북스)로 다시 돌아왔다. 학생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는 통통 튀는 매력의 캐릭터, 청소년들의 고민이 현실감 있게 담겨서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게 ‘까칠한 재석이’가 독자들에게 장수 시리즈로 지속될 수 있는 이유는 고정욱 작가가 매해 300회 이상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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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륵산 미륵보살을 보기위해 시작하는 지점인 미륵산 매점입니다. 주인장님의 친절한 컨설팅으로 산행을 성공적으로 마쳤지요.

 

안녕하세요 행복한 줄 긋기입니다. 근래에는 강원도 원주에서의 방문 기억들을 떠올려보는 시간들을 가져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바로 미륵산의 미륵불이라는 곳을 가게 된 경로를 한번 짚어볼 까 합니다. 워낙 산행을 좋아하거나 산사람은 아니기에 프로산악러처럼 날다람쥐 뛰듯이 하지는 못하지만 말이지요. 

 

나름대로 쌩고생을 하면서 기어이 올라가 보는 체험 자체가 의미가 큰 것이겠지요. 미륵산은 경남 통영에도 같은 이름의 산이 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거기서 다시 몇 분정도만 데크길을 따라 가면 해상 국립공원의 아찔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지요. 

 

같은 이름의 산이 한반도의 반대편에 또 있군요. 일단, 이전에 다른 사찰들은 그리 어렵지 않게 뒷동산 마실가듯이 걸으면서 만끽했던 경험이 있다 보니 그 정도 수준이겠거니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와 정 반대였네요. 미륵산 올라가는 초입구에 미륵산 매점이 있어서 시작은 상당히 원활합니다. 

 

◆ 산행을 바로 시작하면 이렇게 미륵불상의 최종 모습을 보여주니 꼭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최종 목표 확인 !

컨테이너 막사 형태로 아담하게 지어진 매점인데 바깥에 이미 차 두대 정도가 주차되어 있지요. 저 말고도 이미 이 곳을 올라가시는 분들이 계시는구나 생각하니 일단 마음이 놓입니다. 아무도 없는 산을 홀로 산행한다 것이 좀처럼 익숙하기 어려운 극한의 고통인 것은 체험상 느끼니까 말입니다. 

 

저도 좁지만 한군데 공간이 비어있는 곳에 주차를 해놓고 보니 어느새 시간이 느지막한 오후를 달리고 있네요. 부지런히 쫓아다닌다고 해도 결국은 항시 시간에 얽매이고 맙니다. 우리의 지도 박사인 구글 지도를 켜고서 내 위치를 보면서 올라가려니 앞쪽에 미륵불의 형상 포스터를 붙여놓은 조그마한 오두막 같은 집이 반겨주고 있습니다. 

 

 

바로 위에는 경순왕 경천묘라고 하는 문화재 유산터도 웅장하게 보입니다. 신라 56대 마지막왕인 경순왕을 기리고자 지어진 터인데 높은 곳에 지었다 하여 고자암 또는 고잠이라고도 불린답니다. 방문한 날은 왠지 문을 열어 놓지 않아서 내부까지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오르는 길 쪽에서 카메라에 담아볼 수는 있습니다.

 

◆ 경순왕 경천묘의 정문 모습입니다. 아마도 월요일은 대부분의 공공유적지는 쉬는 것으로 압니다. 구름하고 잘 어울리네요.

 
산행을 하는 초입에 미륵산과 관련된 지형도를 안내하고 있는데 그다지 거리상으로는 멀지는 않게 보입니다. 앞쪽으로 가다보니 왼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는 말뚝 표지판이 비스듬하게 가리키고 있는데요. 오른쪽과 중간 길도 있어 보여 가보니 오른쪽 길은 더 이상 길이 없이 흙으로 덮인 막다른 길이고요.

 

표지판이 있는 왼쪽으로 지도를 보면서 올라가다 보니 희한하게도 황산사쪽으로 가는 것 같은데도 길은 점점 험해지는 겁니다. 이러다가 산속 미아가 될 듯하여 다시 되돌아와서 지도를 봐도 예상한 곳으로 가는 것이 아닌 게 느껴지네요. 

 

결국 미륵산 매점으로 결국은 다시 와서 매점 아주머니에게 자세하게 물어보니 올라가는 길이 사람들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겁니다. 너무 원칙적인 말씀을 하시네요. 물론 제가 좀 헤매는 것이지만요. 

 

◆ 경천묘의 뒷모습을 보니 더욱 풍경이 아름답네요. 늦은 오후라서 산속의 나무에 그늘이 드리우기 시작합니다.


지도상으로는 매점 바로 주변이 황산사로 나오기까지 하는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서 말이지요. 매점 사장님 왈 지금 이곳이 황산사의 옛터이기 때문이라는 말씀은 점점 더 헷갈렸지만 이 상황에서 지도를 접고 중앙의 산길로 무작정 직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시간상 이미 반은 올라갔어야 되는데 다시 매점에서 빙빙 돌고 있으니 조바심이 퍼뜩 드네요. 주인 아주머님도 몇몇 분들이 이미 올라갔고 아주머님 남편분도 올라갔기 때문에 안심하고 가보라는 말씀. 여하튼 이곳에서 사시니까 철석같이 믿고 다시 올라가는데 선글라스 끼신 분이 막 여유 있게 하산하셨으니 바로 이분이 매점 주인아저씨이시죠. 

 

산속은 다소 컴컴하던데 썬글라스까지 착용하신 전문 산악인의 모습. 바로 저기 보이는 게 미륵불이니 죽 올라가면 된다는 희망적인 컨설팅과 함께 다 쓰신 막대기 지팡이를 저에게 인계하시는 센스. 뭐라도 나오면 이거로 때려잡아라. 사기가 급상승하여 전투적 자세로 돌변하여 힘차게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 미륵불상의 중간지점에 쉬어가라고 보여주는 주포리 삼층석탑. 물한모금에 땀 한번 식히면서 보시면 딱 좋습니다.


걷다보니 점점 어두워지는 산속의 그늘은 암울한 마음을 고양시키지요. 이제 시작인데 마음은 벌써 하산을 하고 있는 반전의 상황입니다. 정말 이 길이 맞는지를 수십 번씩 되뇌며 얼른 미륵불이 나타나기만을 빌면서 사소한 부스럭거림에 귀가 쫑긋 세워집니다. 

 

다행히 부부 두 분이 내려오시면서 멋쩍은 인사와 함께 저는 지옥의 구렁텅이로 향하지요. 이제는 어떤 인기척도 없는 상황. 산길이 있기는 한데 왜 이리 점점 험해지는 건지 이건 동네 마실로 생각했다가 에베레스트 등산을 하게 생겼네요. 

 

 

호흡이 점점 거칠어지고 땀으로 뒤범벅이 되던 찰나, 반갑게도 어르신 네 분 이서 이 시간에 혼자 올라오는 것에 적잖이 위로의 말씀을 건네네요. 네 저도 지금 울고 싶은 심정입니다. 안녕히 내려가세요. 그냥 어르신과 같이 하산하고 싶더군요.

 

◆ 미륵불상을 올려다본 모습인데요. 기암괴석에 경사도가 있어서 다리가 후둘후둘 합니다. 안전은 베테랑이 없습니다 !

땀이 흘러내려 안경을 적셔서 어르신이 잘 안보일 정도이니 이건 극한의 사우나실 보다도 더합니다. 데크로 만든 층계들의 경사도가 이건 완전히 기어서 올라갈 정도라서 할 말을 잃어버리네요. 이런 길은 도대체 어느 분이 만드신 건지 거룩하게 느껴집니다. 

 

다리의 후둘거림과 스릴감은 설악산 울산바위의 강도를 몇 배 능가할 정도가 되네요. 아무도 없는 산에 혼자라고 생각하니 공포 게이지는 점점 상승합니다. 중간에 황산사 사찰이 있을 텐데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는 상황. 

 

중간에 무언가 쌓아놓고 포장으로 둘러놓은 커다란 물건들은 용도가 뭘까요. 중간에 마주친 주포리 삼층석탑은 신라 경애왕때 지어진 황산사 터에 흩어진 것을 다시 지은 것이라고 하네요. 가다 보면 끝은 있겠지 하고 갔건만 결국엔 미륵불상에 도착을 하고 마네요.

 

◆ 정상 미륵불의 유래를 보여주는 안내판. 이 글을 보기위해서 흘린 땀. 세월의 풍파로 많이 훼손됐지만 그 위엄만큼은 웅장합니다.

그야말로 그 데크로 만든 전망대에 그냥 누워버립니다. 체력이 완전 방전이 된 상태라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미륵불을 보니 감개무량해서 만감이 교차하네요. 주위의 배치된 기암괴석과 나무들의 풍경들이 아찔합니다.

 

돈을 시주하는 복전함도 있고 다시 더 위쪽으로 향하게 로프가 주욱 달려있는데 그 곳까지는 일단 제치고 이렇게 인자하신 미륵의 인상을 보는 것으로 대만족 하네요. 주포리 미륵불은 고려시대 만들어진 마애불상으로 높이가 10미터인데 비바람에 마모가 많이 된 건지 형상이 그렇게 뚜렷하지는 않아요. 

 

강원도에서도 이렇게 암벽에 새긴 불상의 사례는 상당히 드물다고 합니다. 중간에 어르신분들이 산행이 힘들어도 아마 올라가면 대만족하실 거라고 하셨는데 과연 계속 이 짓을 왜 하는지 되뇌면서도 막상 정복을 하고 보니 그래도 잘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 오늘의 주인공인 마법의 지팡이. 이 지팡이가 없었다면 오늘의 산행은 실패했을지도. 다른 분들을 위해 이 곳에 허하노라.

바로 이런 맛에 등산들을 하는 것 같습니다. 매점 아저씨의 마법의 지팡이가 산행에 많이 도움되기는 처음입니다. 아주 잘 사용했습니다. 오늘산행은 지팡이의 승리네요.

 

 

주포리삼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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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천묘

강원 원주시 귀래면 미륵산길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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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사

강원 원주시 귀래면 미륵산길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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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포리미륵불

주포리미륵불 여행,명소 기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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