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악산 국립공원의 영원사 코스 입구에 있는 탐방 안내도입니다. 시간상 영원산성과 상원사까지는 무리이고 50분 거리의 영원사를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되지요.

강원도 원주시에서 가볼만한 곳을 주욱 살펴보니 상원사와 영원산성이라는 곳이 눈에 띄게 되었습니다. 시간을 보니 이미 앞전에 원주 국립박물관을 세세히 훑다 보니 시간이 좀 빡빡하게 느껴지긴 합니다. 이미 해가 중천을 지나 뉘엿뉘엿 서쪽을 향해서 이동을 하고 있는 상태였지요.

 

사는 곳을 떠나 타지방을 여행하다 보니 제한된 시간내에서 최대한 많은 곳을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은 항시 여행자의 마음을 옥죄게 만들지요. 이런 쫓기는 듯한 여행은 솔직히 아니다고 느끼면서도 더 많은 곳을 보고자 하는 행동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종합 안내지도를 펴보고 영원산성을 찍고서 열심히 내달리게 됐지요. 이름부터가 "영원"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이 더욱 끌렸다고나 할까요. 저기 가면 영원히 살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얼토당토않은 상상과 함께 말입니다. 차를 몰고 가다 보니 갔던 곳을 다시 가는 그런 느낌도 드네요. 

 

두서없이, 정처없이 그저 끌리는 곳과 제일 가까운 곳을 우선순위로 방문하려니 왔던 길도 다시 한번 역으로 가는 불상사가 생기네요. 아까운 기름값이 자꾸 떠오릅니다. 산속으로 많이 들어가야 하는지 다소 좁은 시멘트길을 한참을 가게 되네요. 

 

▲ 영원사 가는 길. 약간 오르막길을 보니 한숨이 먼저 나오지요. 왼쪽에 영원사를 알리는 대문이라고 해야 할까요. 근데 왜 사찰은 안보이나요.

2차선도로는 아닌지라 반대편에서 차들이 오게 돼서 잠시 옆으로 정차했다가 다시 출발하기도 하고요. 산성이면 어느 정도 주차시설도 있는 그런 곳이리라 생각했는데 자꾸만 산골짜기 같은 곳으로 마구 데려가는 느낌에 오싹합니다. 밤이 아니라 참 다행입니다. 

 

더 이상 차는 갈 수 없는 곳인지 바리케이트가 쳐져있고 바로 옆에 조그만 주차장과 함께 안내원이 보이는데요. 일단 주차요금을 보니 세상에! 소형차가 5천 원이라는 사실. 지금까지 어디를 다녀봐도 2천 원 이상을 받은 곳은 없었는데 이건 도대체 황금으로 된 길을 깔은 것도 아닌데 어째서 5천 원까지 받는지 놀라고 말았습니다.

 

 
이런 오지 같은 데에 있으니까 그런 걸까요. 약간의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영원산성을 갈 수 있는지 물어보니 지금 시간으로는 많이 늦을 것 같고 단순히 걷기 정도만 할 수 있는 성곽이라는 겁니다. 게다가 상원사도 있는데 이 곳도 그보다 훨씬 더 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너무 늦게 온 탓도 있는 것 같고요. 오후 4시가 넘어가니 그곳까지 왕복으로 갔다 오기에는 날이 어두워질 수 있을 것 같더군요. 게다가 누구와 동행하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산행을 하는 건데 괜히 목숨까지 걸 필요는 없을 것 같았지요. 

 

▲ 딱 50분 정도에 기적같이 나타난 영원사 대웅전의 모습. 너무나 한적하고 조용해서 발자국 소리가 경내에 쩌렁쩌렁 울려 퍼집니다. 

그래서 지도를 보니 영원사라는 사찰이 있는데 2.4킬로에 편도 50분 정도라서 이 정도면 갔다 올 수는 있을 것 같았지요. 영원산성과 상원사는 아쉽지만 포기하고 영원사만 방문하는 걸로 급변경을 하였습니다. 원주의 명소 중에 영원사는 목록에 없었지만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 시점에서 이미 주차료 5천 원을 내고 주차를 한 이상 환불하고 돌아가기에도 참 애매한 상황인 거지요. 아마 다른 분 같으면 당당히 환불받고 바이바이 했겠지만, 이놈의 결정력 부족과 과감함이 미비한 탓에 울며 겨자 먹기로 가보기로 합니다. 

 

과연 어떻게 한 것이 현명한 결정이었는지는 훗날 역사가 증명하겠지요? 영원사까지는 대체적으로 평탄하고 완만한 경사의 길로 보입니다. 이미 몇몇 등산객들이 하산을 해서 출구로 나가고 있네요. 주변을 보니 지금 등산을 하려는 사람은 전혀 보이지가 않습니다.

 

아! 이런 고독하고 분위기 오싹한 산행을 또 해야 하는 건가 생각하니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는 않네요. 알고 보니 이곳은 치악산 국립공원 내에 있는 금대분소라는 곳입니다. 입구에 가족단위의 캠핑객들이 모여서 시끌벅적하게 노닐고 있군요. 

 

▲ 대웅전 왼쪽에 종과 비석과 안내판과 좀 작은 건물. 종 왼쪽에 시원한 약수물(?)이 졸졸. 흐르는 땀을 식힐 수 있는 유일한 식수원입니다. 

산세와 계곡의 흐르는 물을 보니 캠핑하기에는 정말 좋은 장소입니다. 어린이들도 좋아라 마구 뛰어다니고요. 하지만 여기 있는 홀로 나그네는 마치 지옥에라도 끌려들어 가는 듯한 마음으로 그 첫발을 내디디려 하니, 얘들아 나 좀 붙잡아 주면 안 되겠니? 

 

제발 날씨만 화사하게 쨍쨍 내리쬐라고 하늘에다가 요구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어봅니다. 이름 모를 새소리와 초록나무에 둘러싸인 산행길은 스타트가 일단 좋네요. 오가는 이가 하나도 없이 고요한 산길에 조금은 빠른 걸음을 재촉합니다. 

 

 

조그만 다리도 지나고 약간 오르막길도 오르다 보니 차들이 몇 대 주차되어 있기도 합니다. 점점 산속으로 들어가는데 조명이 점점 어두워지네요. 역시 예언한 대로 산속의 날씨는 예측불가이지요. 뒤로 빽해서 되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몇 번 해보면서 이놈의 영원사는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건지 조바심이 납니다. 

 

슬슬 땀도 차오고 모자챙 때문에 시야가 가리니 더 공포스러운 분위기라 뒤로 돌려 써보기도 합니다. 다행히 어둠의 저편에서 등산객 두 명이 하산 중이니 그나마 반갑네요. 스마트폰 구글 지도를 보면서 가는데도 목표지점까지 파란 동그라미가 왜 빨리 닿지 않는 건지 원망스럽네요. 

 

▲ 바로 절 뒤쪽 산위에 4킬로미터에 걸친 영원산성이 펼쳐져 있다네요. 고지가 바로 코앞인데 영원사로 만족해야 하는 나그네의 마음은 아프네요.

뛸까 하다가 체면이 있지 그래도 걷기로 하지요. 간신히 머리 위쪽으로 사찰이 희끗 보여서 마음이 놓입니다. 상당한 오르막길을 오르니 그야말로 영원사의 대웅전이 나타나네요. 주위에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고 다행히 대웅전 바깥에 신발 하나 있어서 여자분 한 명을 보니 급 안심입니다. 

 

산속은 어두운데 넓은 마당에서 보니 태양이 너무나 강렬하고 5시인데 대낮같이 밝네요. 좀 더 일찍 와서 상원사를 가볼걸 하는 후회가 밀려듭니다. 지금 상원사를 가라고 하면 도저히 못 가겠네요. 하루 종일 먹은 것도 없어서 그야말로 기진맥진 상태입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좀 먹고 다녀야겠더군요. 사찰에 차 두대가 모두 큰 타이어의 외제차인 거 같은데 이런 곳까지 오려면 경차는 못 오니까 저런 차를 타는 거겠지요? 커다란 종도 있고 옆에 식수도 있고 너무나 조용합니다. 

 

급 어두워질지도 모르니 얼른 하산으로 모드를 바꿔서 열심히 내려가기로 합니다. 영원사를 막 벗어나는 초입에 여자 두 분이 열심히 대화중이시네요. 누구나 만나면 이젠 반갑고 안심이 됩니다. 한분은 이곳 사찰에 계신 분 같고 또 한분은 등산객이신지 바로 인사와 함께 하산하시는군요.

 

▲ 신라 문무왕 16년에 의상이 영원산성의 수호사찰로 만든 영원사입니다. 뒤쪽의 푸른 산세와 대웅전의 풍경이 너무나 이채롭습니다. 

사찰의 고양이 인지 사람이 접근해도 온화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저도 앞에 하산하시는 분을 쫓아서 열심히 뒤에서 총총 내려갑니다. 내려갈수록 날이 점점 밝아지는 신기한 현상. 산속의 조명시스템은 왜 이리 여행객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걸까요. 

 

이렇게 꿩 대신 닭이라고 영원히 머물 것만 같았던 영원사를 급 방문하고 무사히 목숨(?)을 건지고 귀환한 본인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아! 이제 오늘의 첫 끼니를 때우러 식당을 검색해 봐야겠네요. 평생 처음 멋모르고 와본 치악산의 풍경은 가히 명산이라고 얘기하면 입만 더 아픈 수준이었습니다. 

 

▲ 주차장쪽에서 바라본 치악산 금대분소 야영장입구. 에코 힐링 캠핑장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산좋고 물좋은 명당자리입니다. 

 

영원사

강원 원주시 판부면 영원산성길 685

map.kakao.com

 

◈ 러시아가 땅속 깊숙한 곳에 비밀리에 설치한 지하요새. 삼엄한 경비지만 우리의 더스틴과 알바생들이 교묘하게 침투하지요.

지금의 넷플릭스를 유명하게 했던 일등공신의 미드 드라마가 바로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이지요. 드디어 그 세 번째 시즌3편이 공개가 되었습니다. 약간의 스포가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총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었고 대략 50분씩 이상씩 분량이 됩니다.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오후5시 정도가 되어야 했었지요. 개봉 몇 달 전부터 상당히 홍보를 많이 한 탓인지라 영등포에 관련 건물과 전시장도 마련되었었지요. 시즌 1,2편 모두에서 아역들이 워낙 개성들이 있고 뇌리에 남는 연기들을 해서 또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었습니다. 

 

특히나 여주인공인 일레븐역인 밀리 바비 브라운의 앳된 모습과 짧게 깎은 머리로 코피를 흘리면서 초능력을 발휘하는 장면들이 상당히 인상이 깊었지요. 그 후로 이번에 다시 돌아오게 됐는데요. 세월이 좀 흘러서인지 앳된 모습들이 조금은 많이 빠지고 청소년에 다가간 인상들이 역력합니다. 

 

◈ 얼떨결에 러시아의 무전 내용을 듣게된 더스틴. 4개언어를 하는 로빈은 알바보다는 러시아어로 된 전문의 암호해독에 골몰합니다.

일레븐은 요번에는 머리를 일자 가르마를 탄 전형적인 파마머리를 계속 고수했네요. 예고편에서도 보였듯이 이번에는 스타코트 쇼핑몰과 수영장과 지하요새, 놀이동산이 주배경으로 추가가 되었네요. 괴물의 모습은 다리가 여러 개 달리고 못생긴 얼굴을 한 전형적인 에이리언 같은 인상으로 CG가 흠잡을 데 없이 표현이 잘됐네요. 

 

 

판타지물은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CG가 제대로 받쳐줘야 볼맛이 나지요. 아이들의 대화 속에서 가끔씩 터지는 피식하게 하는 유머도 자주 등장해서 재미를 더합니다. 한바탕 액션을 한 후에 친구 간의 그리고 남녀 간의 깨알 같은 사랑싸움과 다시 서로 간에 용서하고 속마음을 터놓는 장면들을 곳곳에 배치해 놓았죠.


일레븐을 좋아하는 마이크와의 밀당이 그렇고, 경찰서장 호퍼와 조이스의 관계도 그렇죠. 낸시와 조나단의 관계, 스티브와 로빈이 모두 그런 밀당으로 인한 언쟁과 용서의 장면들을 연출하지요. 로빈은 시즌3에서 새로 등장하고, 스티브와 같은 고등학교 친구이고 활발한 성격으로 지하요새에서 맹활약을 펼칩니다.

 

◈ 괴물의 첫 숙주가 된 빌리와 헤더. 일레븐과 맥스는 의심차 방문하지만 증거를 못찾고 폭풍우를 맞으며 되돌아 가지요.

실제로 로빈은 스티브를 좋아한게 아니더군요. 이번에는 괴물 크리쳐뿐만 아니라 마치 좀비를 연상시키는 감염자들이 등장하는데요. 병원에서 낸시와 조나단을 쫓는 역할이지요. 두 분은 낸시가 근무하는 호킨스 포스트 잡지사의 사장과 간부들입니다. 

 

이들도 괴물의 숙주가 되어서 인간을 사냥하는 데요. 죽음을 당하면 몸이 젤리형태의 액체로 변하면서 대장 괴물에 다시 합체가 됩니다. CG의 승리라고 볼 수 있지요. 변신하는 과정이 전혀 어색함이 없습니다. 이야기에는 러시아를 집어넣었는데요. 

 

역시 미국에 맞서는 악당 조직으로 러시아의 비밀군대를 등장시킵니다. 바로 쇼핑몰 아래의 깊고 깊은 곳에 지하요새를 설치하고 그 곳에서 비밀리에 실험을 하고 있지요. 가상의 세계로 통하는 문을 여는 열쇠인 원자로와 같은 장치에서 레이저를 쏘아대면서 말이지요. 

 

◈ 경찰서장 호퍼는 누군가와 접촉하는 호킨스 시장을 의심하며 완력을 휘두르지요. 쇼핑몰 입점으로 생겨난 실업자엔 안중도 없는 비열한 시장.

이런 식으로 호킨스 마을의 전력을 도둑질해서 쓰다 보니 마을 전체가 가끔씩 정전사태를 빚곤 하지요. 윌은 또다시 뒷목에서 잦은 소름으로 서늘함을 느끼는 것이 괴물 마인드 플레이어가 죽지 않고 다시 나타났음을 때때로 인지하지요. 

 

앞이빨 빠진 더스틴은 산꼭대기에서 묘령의 수지라는 여자와 무선통신을 한다며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고 있었지요. 무선통신 중에 러시아어로 된 전문을 우연히 녹음을 했는데 이는 바로 러시아 지하요새에서 보내는 암호였지요. 

 

이를 쇼핑몰 아이스크림가게에서 알바하는 스티브와 로빈의 추리력에 의해서 해독을 하게 됩니다. 수영장에서 감시자로 일하는 빌리는 수영장 사모님과의 데이트를 가던 도중 괴물의 첫 숙주 희생양이 되지요. 같이 일하는 동료 여자 헤더 또한 감염시켜 버립니다.

 

◈ 새로 등장한 감초역할 여자꼬마. 후레쉬 달린 헬멧을 쓰고 환풍구를 종횡무진 누비며 지하요새 침투의 단초를 제공하지요.


지하요새의 좁은 환풍구를 통해 잠입을 시도할 때 새로운 10살짜리 흑인 여자 꼬마가 등장하는데요. 일을 해주는 대가로 평생 아이스크림을 공짜로 먹게 해달라고 거래를 하지요. 자본주의 운운하면서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하는 유쾌한 캐릭터로 연기를 맛깔나게 잘합니다. 

 

 

엘리베이터 위에서 스티브가 쉬하는 장면도 웃기고요. 경찰서장과 조이스를 뒤쫓는 러시아의 암살자도 상당히 터프합니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뒤쫓는 경찰을 은근히 닮았네요. 아마도 비슷한 외모풍의 배우를  쓴 듯하네요. 

 

지하에서 붙잡힌 스티브와 로빈은 취조를 당하면서 실토를 하도록 주사를 맞게 되는데 그 영향으로 마치 술취하고 넋 나간 미친 사람 같은 연기들을 제대로 해내고 있습니다. 두 미친 남녀의 웃지 못할 연기도 볼만합니다. 

 

◈ 빌리의 과거의 기억속으로 들어간 일레븐. 그에게는 부모로부터의 강압적 학대로 인한 아픈 상처가 깊이 새겨져 있음을 알게 되지요.


괴물을 물리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적지않은 폭죽을 사용하고 있네요. 흑인 아역 주인공 루카스의 제안으로 폭죽에 불을 붙여서 그야말로 화공법을 씁니다. 폭죽에 죽을 괴물은 아니지만요. 일레븐의 초능력도 몇 번 사용하여 괴물을 물리치는데, 장딴지를 물려서 괴물의 일부가 파고 들어갔지요. 

 

장단지 속의 괴물을 빼내는 장면은 오금이 좀 저립니다. 두 눈을 검은 천으로 가리고 빌리의 어렸을 적 아버지에게 학대받던 장면들을 보면서 그의 아픈 마음의 상처와 내면을 알게 되지요. 그렇게 괴물에 먹힐 뻔할 때 빌리의 마음을 차분히 돌리면서 일레븐은 구사일생되고 빌리 자신이 괴물의 희생양이 돼버리지요.

 

지하요새를 폭파시키려면 그 암호가 플랭크 상수인데 그 암호는 더스틴이 무선 통신하던 숫자에 똑똑한 수지라는 여자애 한테서 받게 됩니다. 수지는 상수를 알려주는 조건으로 먼저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지요. 긴급상황에서 무전기로 노래를 불러대는 아이러니한 상황. 이런 식의 유머가 아주 좋네요. 

 

◈ 취조의 후유증이 가실때쯤 그들의 좋았던 학창시절을 회상하고 있는 쇼핑몰 아이스크림 알바생인 스티브와 로빈.

더구나 이때 불렀던 노래가 기묘한 이야기의 주제가가 아닌지 모르겠네요. 상당히 좋습니다. 검색을 해봐야 될 거 같네요. 결국은 조이스가 폭파 단추 2개를 동시에 누르면서 종결이 되는데요. 이때 러시아 터미네이터와 싸웠던 경찰서장도 조이스와의 행복한 결말을 맺지 못하고 아쉽게도 퇴장을 하게 됩니다.

 

육중한 몸으로 많은 액션을 소화했는데 시즌4가 나온다면 등장은 어렵겠지요. 경찰서장 역 데이비드 하버는 헬보이2의 주인공 헬보이로 출연했었지요. 짐 정리 중에 호퍼의 주머니에서 메모지가 나왔지요. 일레븐이 마이크와 자기 방에서만 너무 가깝게 지내고, 아버지로서 소외감을 느끼자 조이스의 충고에 따라 일레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 적었던 내용입니다. 

 

애절한 아버지의 딸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긴 마지막 유서라고 볼 수 있겠네요. 간단히 적어보면, "감정",  "요즘 네가 나와 거리감을 두는 것 같다. 삶은 변하지. 물론 너도 계속 자랄 거다. 살다 보면 아픔과 슬픔과 좌절과 행복과 두려움도 있지. 실패를 하면 거기서 배워. 그리고 실패를 꼭 기억해. 하지만 못난 아버지를 위해서 방문은 10센티만 열어둬." 

 

◈ 아버지 호퍼가 남긴 편지를 읽으면서 그의 따뜻한 사랑을 뒤늦게 느끼고 오열하는 일레븐. 살아계실때 더 잘 해드릴 걸 흑흑

울면서 아버지의 편지를 읽는 모습은 너무 짠하고 폭풍 감동적입니다. 시즌3은 이름에 걸맞게 놀이동산에서 롤러코스터를 한바탕 시원하게 탄 듯 잘 만든 드라마입니다. 마지막 러시아 감옥에서 또 다른 인간 같은 신체구조의 크리쳐물이 등장하면서 시즌4를 기대하게 만드네요. 

 

그때는 주인공들이 다 큰 성인이 되어 나올까요. 업그레이드된 괴물과 함께 또 그들의 멋진 연기를 벌써 보고 싶네요. 

 

 

기묘한 이야기 | Netflix 공식 사이트

인디애나주의 작은 마을에서 행방불명된 소년. 이와 함께 미스터리한 힘을 가진 소녀가 나타나고, 마을에는 기묘한 현상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아들을 찾으려는 엄마와 마을 사람들은 이제 정부의 일급비밀 실험의 실체와 무시무시한 기묘한 현상들에 맞서야 한다.

www.netflix.com

(사진=넷플릭스)

♣ 아마존 고립마을에 당도하기도 전에 마주친 버스의 장벽. 앞으로 펼쳐질 난관이 이미 예견되기 시작합니다. 

이번에 저에게 선택받은 넷플릭스 드라마는 바로 <선택받은 자>입니다. 제작한 나라는 브라질이고 라틴아메리카 TV 드라마에서 방영된 상당히 도발적이고 긴장감을 많이 주는 시리즈입니다. 약간의 스포가 있으니 참고해주시고요.

 

썸네일 화면에서도 보면 중세의 수도복같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무언가 주술을 외우는 듯한 기이한 모습이지요. 브라질이라는 나라의 생활상과 그곳의 풍경 그들의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과연 한국의 드라마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카니발의 나라는 어떻게 연기들을 할지 궁금하기도 하지요. 브라질도 꽤 치안이 안좋고 불안하기로 유명해서 영화에서도 그런 불안한 상태들이 반영될지 어떨지도 신기할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으로 시청을 하다보면 화질도 꽤 괜찮게 만족스럽습니다. 한 달 9,500원짜리로 제일 낮은 등급이지만도 대체로 만족할 만하지요. 폰의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아몰레드 영화로 놓고 보면 더욱 영화와 같은 상태로 시청할 수가 있는 것 같더군요. 

 

♣ 선택받은 주술사는 젤리같은 푸른 액체로 주민들을 치료하지요. 신비한 효험의 약물은 도대체 정체가 무엇일까요.

등장하는 배역과 인물들은 역시나 처음 보는 얼굴들이라 왠지 신선함을 느낍니다. 물론 그들의 나라에서는 어느정도 인지도가 있는 배우들도 있겠지만 여하튼 한국에서는 처음 대하는 신인들과 같지요. 아무리 연기를 잘한다 하더라도 모든 영화에서 주인공 자리를 독차지하면 관객 입장에서는 언젠가는 좀 질리는 경우가 있지요. 

 

좀 신선한 마스크는 없을까, 왜 똑같은 얼굴의 배우가 모든 드라마에서 똑같은 모습으로 똑같은 스타일의 연기를 지켜봐야만 하는지 싫증을 느끼는 것이지요. 이 작품은 그런 면에서 참 반가웠습니다. 아무래도 대사가 브라질의 나라 언어인지 많이 적응하기는 힘들지만 한국자막에 집중하면 되니까요. 

 

 


아니면 영어대사로 선택해도 되지만 이왕이면 그 나라 그대로의 언어로 듣는 게 더욱 현실감이 있겠지요. 여주인공 팔로마 베르나르디는 이탈리아계 브라질인이고 34세 정도의 배우입니다. 브라질의 축제인 카니발에서도 호화찬란한 의상으로 축제를 빛낸 여인으로도 검색이 되네요. 

 

여주를 포함해서 남자2명은 국제보건기구의 의사들입니다. 브라질 아마존의 깊숙한 고립된 곳의 마을 아구아줄의 주민들에게 지카 바이러스를 예방 접종하도록 방문하게 되지요. 화면에 펼쳐지는 아마존의 구불구불한 S자의 강줄기를 따라 보트를 타고 가는 장면은 이 드라마의 존재가치를 보여주는 멋진 풍경입니다. 

 

♣ 주술사의 마법같은 눈매와 카리스마. 총을 들고 협박하는 원주민들과의 대치상황, 과연 그의 현란한 화법이 통할런지요.

다시 그 마을을 에워싸고 있는 맹그로브 정글 숲은 신비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어둠의 적막함을 상징하지요. 가까스로 도착한 이곳 동네의 반응들은 냉랭함과 무심함이 가득차 보이는데요. 이 곳의 마을 이장과 같은 지위인 마테우스는 의사들의 방문을 겉으로는 환영하는 듯 하지만 빨리 떠나기를 바라지요. 

 

뭔가 비밀이 숨겨진 듯한 폐쇄된 마을의 분위기입니다. 어렵사리 주민들에게 예방접종을 하였으나 얼마안가 그들 모두가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버리더니 모두들 어디론가 배를 타고 사라져 버립니다. 티격태격 대던 상황에서 남자 의사 다미앙은 목을 긋고 자해를 했던 마테우스를, 지역경찰과 보트를 타고 그를 찾으러 맹그로브 숲에 갔다가 묘령의 여인에게 돌을 맞고 기절을 당하지요. 

 

예방접종 부작용을 보였던 주민들은 말끔히 치료가 되어 다시 마을로 귀환했는데 그 치료자는 바로 선택받은 자라고 불리우는 묘한 느낌의 사이비 종교지도자 같은 사람이지요. 자해를 했던 마테우스도 깨끗하게 흉터 없이 정상인 상태로 나타납니다.

 
이렇듯 이곳 주민들은 그동안 죽은 사람도 없고 병에 걸린사람도 없으며, 약이라는 현대 의약은 본인들에게는 맞지 않는 독약이라는 것이지요. 현대 의약의 남용을 비판함과 동시에 신비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감독의 설정이겠지요. 

 

♣ 푸른 약물의 근원인 우물같은 곳에 빠져버린 루시아. 동료의사들을 구하기 위해 주술사의 마음을 휘어잡아야 하는데요. 

치료자인 선택받은자에 대한 믿음만 있으면 절대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주장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 지도자의 치료법은 파란색의 약물인데요. 백열전구를 거꾸로 해놓고 그 안에 파워에이드를 담아 놓은 형상입니다. 지도자가 약물을 입에 삼킨 후 뱉어서 환자 입에 넣어 주거나 치료 부위에 바르면 말끔히 낫지요. 

 

인간적으로 좀 더러운 촬영이긴 한데 보기에도 좀 찝찝합니다. 지도자의 비밀을 파헤치다가 그들의 보디가드들에게 잡힌 남자의사 다미앙과 엔조는 알 수 없는 지도자의 세치혀와 마법 같은 말발에 넘어가고 맙니다. 그들의 반항적인 태도를 무마시키려 지도자는 이 남자둘과 각각 입맞춤을 시도해서 자기의 편으로 만들듯 혼을 빼놓지요. 

 

 

남자끼리의 이런 장면도 좀 찡그려지네요. 선택받은자의 축제에 초대된 여주 루시아는 술기운에 마을의 이장 마테우스와 하룻밤을 보내게 됩니다. 당연히 이 사실로 그는 감금이 돼버리지요. 기존에 이곳 마을에도 파견된 의사가 있었는데 그도 지도자의 아래에서 심복 역할처럼 그의 지시를 따르고 떠받들고 있었습니다. 

 

숲 속의 흰옷 입은 묘령의 여인인 안젤리나도 지도자의 수하에서 놀아나고 있었지요. 밤마다 그의 숙소에서는 헌혈을 하는 건지 피를 이식받는 건지 그런 이상한 행태들을 보이고 있고요. 중세시대의 주술적인 행태를 보이는 지도자의 기이한 행동과 알 수 없는 종교적 철학적인 대사는 드라마에 집중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 주술사의 심복 산티아고. 청년들의 팔뚝에 성스러운 뱀 모양의 마크를 칼로 새겨주는데 보기에 좀 혐오스럽지요.

의사 다미앙이 총까지 쏠줄 안다면서 내가 어디 출신인지 알면 놀랠 거라고 호통치자 지도자는 "당신이 어디 출신이냐는 중요하지 않아. 어디로 가느냐가 중요해"라고 시원하게 대사를 날려 버립니다. 유명 자기 계발 강사의 능력을 능가하는 저런 대사는 카타르시스가 온몸에 쫙쫙 돋습니다. 

 

역시 무리를 이끌려면 언변이 중요한 것 같네요. 남주 다미앙은 덩치도 제일 큰 흑인인데 이상하게도 지도자에게 쇠놰당하고 이끌려가는 모습을 보이지요. 남주 의사 엔조는 어떻게든 푸른 약물의 성분을 알아내려고 끝까지 동분서주하는 그런 타입이지요. 

안젤리나는 여주 루시아가 지도자와 가까워지자 그에 시샘을 하면서 괴로워하지요. 지도자의 수하 중 한명을 어찌하다가 죽음에 이르게 하면서 이들의 운명을 가르는 죽음의 심판을 거행하게 됩니다. 지도자도 가끔 거품을 물고 기절을 하는 모습도 보이고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예수를 빗댄 극적 효과를 위한 설정인지 섬뜩하기도 합니다. 


이들의 마을 아구아줄이 외부와의 소통을 거부하게 된 이유는 마지막 회 "치유하소서"를 보시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우여곡절 끝에 루시아와 엔조는 다시 현대의 도시로 돌아왔습니다만 루시아는 의사면허를 박탈당하게 되고 엔조는 푸른 약물의 성분이 도료의 염료였을 뿐임을 알게 되지요. 

 

♣ 폐쇄적인 아구아줄에도 개방의 시대는 오는가. 하느님 아버지에게 구원의 힘을 요청하는 <선택받은 자>

또한, 루시아와 같이 그 곳으로 또다시 들어가야만 하는 떡밥을 제시하면서 끝나게 됩니다. 시즌2를 예상케 하는 마무리. 언제나 그렇듯 <선택받은 자>도 과연 그 날이 올 것인지 기대해 볼 수 있겠네요. 총 6부작으로 약 40분씩의 분량이라서 정주행 하기에도 딱 안성맞춤입니다. 


인간의 믿음과 나약한 마음을 의지하고 이를 구원한다는 명목으로 절대적 지도자 자리를 유지하는 주술사와의 심리묘사를 잘 보여준 작품입니다. 비록 정글의 조그만 마을에서의 해프닝이라지만 도시화된 현대의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선택받은 자 | Netflix 공식 사이트

백신을 들고 오지로 떠난 세 명의 젊은 의사. 바깥세상을 거부하는 그 마을에는 신비한 치유의 힘을 지닌 남자가 있다. 그가 전파하는 기이한 신앙의 정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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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 지금은 광고코드가 제대로 붙었지만 안나올때 보면 <ins 부터 </ins> 까지의 코드가 전부 날라가 있었지요. 어떻게 저 부분만 딱 지워질수가 있는지 말이지요. 대부분 광고가 안나오는 부분이 저 이유였습니다. 황당할 노릇이지요.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서 애드센스의 광고를 붙이기 시작합니다. 일단 상단과 하단에 큼지막하게 붙이게 되지요. 크기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반응형으로 해서 안정적으로 배치를 합니다. 이것은 티스토리 관리자의 플러그인 메뉴에서 "구글 애드센스(반응형)"을 선택해서 간단히 처리하게 되지요. 

 

그 많은 글들을 일일이 열어서 코드를 삽입하는게 아니라 바로 한 곳에서 지정해주면 각 글들의 최상단과 최하단에 광고들이 나가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글을 계속 쓰다 보면 글이 조금씩 길어지면 중간에도 광고를 배치하고 싶게 되더라고요. 

 

어느 분은 중간에 있는 광고가 제일 효과가 좋더라고 써놓은 글도 있기도 해서 말입니다. 이미 상단과 하단에 대문짝만한 광고가 있는데 글 중간에 최소 1개 에서 3개까지는 할 수 있지요. 어떤 글을 보면 광고 3개 이상되면 구글에서 자동으로 광고 개수 초과라고 해서 광고가 안 나오게 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굳이 3개까지는 아니더라도 두개정도는 끼워 넣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작업은 상당히 고된 노가다가 필요합니다. 애드센스에서 광고를 두 개 만들어 놔야 하고요. 그 코드들을 일일이 글들을 열어서 적당한 곳에 코드 붙여 넣기를 해야 하지요. 

 

▲ 구글 애드센스에서 광고코드 붙여넣기를 하고 선택하면 저렇게 전체가 선택되어서 중간에 있는 코드를 빠트릴 수가 없는데요. 일부러 빼라고 해도 귀찮아서도 뺄수 없을 정도 아닌가요?

몇 개 정도의 글이면 할만한데 백몇개 이상되는 걸 다 열어서 붙여 넣기 하기란 그야말로 극한의 인내심과 보살 같은 관대한 마음가짐이 있지 않고는 참아내기가 힘들지요. 도대체 이 단순 노가다 작업을 왜 하고 있는 건지 의아심이 들기까지 합니다. 

 

허나 이 조그마한 초석들이 쌓여서 언젠가 그에 대한 보상들이 주어질 것이라는 간곡한 희망을 떠올리면서 오른쪽 검지 손가락의 후후 불어가면서 끝까지 하게 됩니다. 그렇게 열심히 작업을 끝내고서 확인차 몇 개의 글들을 열어보니 중간에 붙여 넣은 광고 두 개들이 아직 보이지가 않고 그 자리가 휑하니 허옇게 빈칸으로만 보이네요.

 


이것도 아마 적용되는 시간이 좀 있는가 보다 하고 스스로 안심을 놓으면서 그런가 보다 했지요. 어떨 때 다른 글들을 보면 중간에 광고가 가끔 한 개씩은 보이기도 하였지요. 역시 시간이 지나면 다 제대로 뜰 거다 이렇게 생각하고 다음 기사거리는 어떤 것을 쓸까를 더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나고 간간히 확인해 보니 안 나오는 광고는 계속 안 나오고 있네요. 또 나오는 것도 있고요. 별 신경을 쓰지 않다가 하도 이상해서 해당 글을 열어서 html로 광고 코드 붙인 곳을 살펴보았지요. 허걱 이럴 수가 광고가 안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네요.

 

 

▲ 사진을 첨부하기 위해서는 첨부 > 사진을 클릭해서 첨부하지요. 그런데 저것도 엄청 손이 갑니다. 그래서 그냥 드래그 앤 드롭으로 붙여넣는데요. 혹시 그러면서 코드가 엉망이 되는건지 뭐 이런 당치도 않은 의심까지 하게 되네요. 


바로 코드에서 "ins ~~ /ins" 이 부분이 없네요. 전체 코드 중에서 가장 핵심 부분인 저 부분만 고스란히 자취를 감춘 겁니다. 그래서 다른 글들도 열어서 보니 정말로 저 부분만 다 날라가고 없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걸까요. 

 

몇 가지 글 작성 시에 추측되는 상황이 있기는 한데 일단은 저렇게 빠진 코드들을 전부 고쳐 넣는 것이 급선무인 듯하여 백몇십개가 넘은 글들을 일일이 열어서 넣으니 정말 시간도 엄청 걸리고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저런 코드가 붙을 수 있을까요. 

 

해당 광고 "코드 가져오기"를 클릭해서 코드 부분을 클릭하면 코드 전체가 자동으로 선택되기 때문에 그대로 붙여 넣기 하면 "script ~~ /script" 이렇게 붙게 되지요. "ins ~~ /ins" 이 부분만 빼고 붙이라고 해도 하기도 어렵잖습니까. 

 
여하튼 불가사의한 일이기도 하고 제가 뭔가를 잘못하긴 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이건 티스토리 글 작성 시의 버그일 수도 있겠네요. 일단은 이런 예상치 못할 치명적인 오류를 비켜가기 위해서는 글을 작성 완료한 후에 최종 마지막으로 중간광고 코드를 붙여야 할 것 같습니다. 

 

▲ 중간광고를 넣었을때 위와같이 제대로 나와 줘야 되는데 말이죠. 그런데 중요코드가 빠져버리면 저 공간이 휑하니 비어버립니다. 아주 보기에도 흉하고 배치도 틀어져서 상심이 이만저만 아니지요.

글을 작성할 때 일단 본문의 글들만 쭉 작성한 후 맞춤법 검사를 마치고 제목과 하단의 키워드(태그 입력)들을 채운 다음 중간중간에 사진들을 끼워넣기를 하지요. 그런데 급한 마음에 글만 작성하고서 바로 중간에 광고 코드를 넣고 그다음에 사진들을 배치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사진들도 상단 메뉴에 있는 첨부 메뉴를 이용해 선택해서 넣는 게 보통인데, 귀찮게 생각해서 언제부턴가는 그냥 드래그를 해서 사진을 배치하거든요. 광고 코드의 핵심 부분이 빠지는 현상을 잡아내기 위해서 테스트를 좀 해보려 했으나, 시간도 많이 걸릴 것 같고 좀 귀차니즘이 찾아와서 말이지요. 

 

 

여하튼 결론적으로는 모든 글 작성과 사진까지 다 배치하고 한번 발행까지 끝낸다음에 최종적으로 중간에 광고 코드를 넣고서 다시 확인한 후에 발행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저렇게 빠진 부분을 다시 넣고 확인해 보니 안 나오던 광고들이 제대로 다 나오고 있습니다. 

 

역시 컴퓨터는 거짓말을 할 수가 없는 겁니다. 어쨌든 이번 황당한 경우를 겪고 보니 html에 코드를 붙일 때 좀 더 세심하게 빠지지는 않았는지 잘못 붙여 넣기 한 것은 아닌지를 더욱 신경 써야 할 것 같네요. 그리고, 옛날에 썼던 글들을 수정하려고 열어보니 글들이 죄다 붙어서 나오는 경우들도 상당수 보이더군요.

 

▲ html에서 코드를 삽입한후 기본모드에서 보면 코드넣은 부분은 이렇게 보입니다. 진짜로 html에서 사라진 코드처럼 기본모드에서도 빠진것처럼  보이니까 웬지 html코드를 한번 더 확인해봐야 할 마음이 퍼뜩 생기네요. 

글을 읽기 쉽게 하기 위해서 3줄 정도 적은 후 한 줄씩 공백을 주었었는데 이 공백들이 사라지고 전부 붙어서 보입니다. 알고 보니 실제 PC나 모바일에서는 괜찮은데 수정 모드에서만 그렇게 보이더군요. 이것도 뭔가 버그 같기도 한데요. 

 

또 한가지는 사진을 배치할 때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들을 PC에서 보면 죄다 뒤집어서 보이잖습니까. 이것을 다 정위치로 돌려서 배치하고 실제로 글 작성 시에도 정위치를 확인하고 발행을 했는데 어느 순간에는 PC나 모바일에서 사진이 뒤집어 있게(또는 옆으로 뉘어서) 보이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이 또한 어떤 버그 같은데 어떤 경우에서 나타나는지까지는 발췌를 못했습니다. 이런 버그들은 티스토리 관리자분들이 알아서 수정을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쓰기 편하고 관리하기 쉬운 그런 티스토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특히, 치명적인 버그가 없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 어떤 글들을 열어보면 보시는 것처럼 세줄마다 한 라인 공백을 띄웠었는데 수정모드에서는 다닥다닥 붙어있네요. 실제 보이는데엔 이상이 없지만 착각하고 다시 공백을 넣는 헛수고를 하게 만들 요지가 다분하지요. 버그 좀 고쳐주세요. 제발

(사진=티스토리, 구글 애드센스)

◆ 작가 한정선의 <나는 왜 결혼하지 않았을까>. 혼자 근사한 음식점에 예약하지는 말자. 마치 삶을 마감하기 전에 마지막 만찬을 하러 온 사람처럼 대하는 종업원들과 마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 끌려서 고른 책은 "나는 왜 결혼하지 않았을까?"라는 책입니다.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그곳의 명예교수인 한정선 작가의 책이지요. 이분은 솔직히 처음 접하는 분이라서 약력과 사진을 보니 좀 독특한 반면 인상은 상당히 푸근한 스타일이네요. 물론 책날개 안쪽에 있는 사진은 제일 호감이 가는 사진이겠지만요. 

 

새하얗게 흰머리가 특이한데요. 지금의 강경화 장관의 머리색깔이 그렇지요. 아주 하얗지는 않고 좀 회색이 섞인 모습이지요. 저자는 아주 하얗군요. 대부분 노인이 되면 염색을 많이 해서 흰머리를 감추는 게 보통 심리이지요. 하지만 요즘은 유명인들도 본 모습 그대로 놔두는 게 유행인지라 염색을 안 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제가 보기엔 그래도 아직은 검은머리가 더 보기 좋고 익숙하게 보이네요. 저 같아도 머리에 희끗한 새치가 보이면 바로  뽑아버리고 싶은 마음이거든요. 어떤 분들은 염색 알레르기가 있어서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여하튼 저자는 언제부터 흰머리를 고수했는지는 모르지만 보통 사람 이상의 자신감과 내공이 있어 보입니다. 

 

◆ 아무것도 모르는 외계인이 앞에 나타나면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생각의 벽을 깨는 연습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낯설어지기일 것입니다. 

손톱도 빨간색 메니큐어를 칠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셨다고 하니 굉장하지요. 갑자기 붉은 손톱과 입술이 칠해진 흰색의 여우나 구미호가 연상되는 건 그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겠지요. 이렇게 학력과 배경도 좋으신 분이 굳이 혼자 살고 있다는 것은 무슨 거창한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요즘이야 대세가 혼자사는 일인가구들이 워낙 많아졌고 경제상황을 생각했을 때 결혼조차도 엄두도 못 내는 그런 분위기인 건 기정사실이지요. 저자는 현재 환갑을 넘어 칠십 대 노인이 되신 분입니다. 저자가 한창 결혼해야 할 그런 시기에는 부모님들의 생각은 지금처럼 쏠로라는 개념조차도 없을 시기이지요. 

 

저자가 40년 이상을 쏠로로 살면서 들었어야 했을 수많은 잔소리와의 싸움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용케 어떻게 견디어 낸 것인지 가히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이 책은 그녀가 겪었던 여러 에피소드들을 정말 진솔하고 쉽게 다가오도록 적고 있습니다. 대개 책 내용들을 보면 말을 현학적으로 멋있게 쓰느라고 잘 이해가 안 가거나 각종 미사여구의 남발로 독해가 어려운 경우들도 있잖습니까? 

 

 

◆ 저자는 여자이지만 남편보다 마누라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혼자이건 기혼자이건 집안일은 여전히 남아있지요. 혼자 일수록 더 바쁠 수 밖에 없습니다. 돈만 많으면 가사 도우미를 둘텐데 말이지요.

그런 반면 이 책은 저자의 솔직한 심정을 허심탄회하고 공감하기 쉽게 쓴 흔적이 역력하지요. 아무리 책이라고 해도 본인이 겪은 일들을 하나의 거짓없이 쓰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지요. 남에게 말하기 부끄럽거나 한 부분들이 있을 텐데 여기에서는 최대한 진실되게 말하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더욱 공감이 가고 고개가 끄덕여지지요. "최선을 다하지 말자" 라는 문구도 참 아니러니 하지요. 최선을 하지 말고 차선을 택하라는 말입니다. 일에만 파묻히지 말고 남는 시간에는 그 열정과 에너지를 자신을 위해서 쓰자고 하지요. 우리가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데에는 실제로 돈이 그렇게 많이 들지가 않습니다. 

 

너무 악착같이 돈 버는데에만 집중해서 본인 자신을 위하는 것을 잃으면 안 된다는 얘기이지요. 돈이 아니라 명예를 위해서, 우리가 이름을 남기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을 하는데, 정작 한 세기 정도 지나면 잊히는 게 당연하지 않나요? 그러면 과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나요.

 

◆ 저자의 나이쯤 되면 'No'후가 아닌 'Know'후를 살라는 메일을 받게 되지요. 아무리 골드미스라 해도 언젠가는 떠나야 하고 통장의 잔고는 줄게 마련입니다. 수입보다는 지출을 통제해야 노후가 건강하겠지요.

바로 나 자신을 위해서 살아야 합니다. 나의 만족을 위해서 말이죠. 바로 이 시점에서 과연 나는 그동안 나를 위해서 살아왔는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는 겁니다. 쏠로로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단계가 필요하지요. 혼자 집에 있어보기, 그다음엔 혼자 외출해 보기, 이게 익숙해지면 혼자 음식점 가서 먹어보기, 다음엔 단체여행에 혼자 참가해보기. 이런 식의 홀로서기 방법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단체여행에 참가하기가 제일 난코스로 여겨지네요. 여행을 가면 한국인들은 가족끼리 뭉치는 걸 좋아하죠. 혼자인 사람은 잘 거들떠 보지도 않고 말이죠. 하지만 외국인들은 혼자 온 여행자를 외톨이로 대하지 않지요. 이런 의식은 정말 외국의 마인드를 배워야 할 것입니다. 

 

같은 여행길에 자기 식구끼리만 챙기는 가족주의는 쏠로들을 더욱 외롭게 만드는 것이죠. 이런 상황을 넘어서야 진정한 홀로서기의 최고봉이 되는 겁니다. 저자도 젊었을 때는 많은 선도 보고 주위의 추천도 받아보고 했지만 결국은 꼭 해야겠다는 간절한 마음까지는 없었던 듯합니다. 

 

 

◆ "그날이 그날인 날들을 꼭 살아야 하는가?" 내가 살아온 삶은 얼굴에 분명한 흔적을 남기게 되지요. 알래스카의 나이든 책방주인이나 주소록의 동창들의 얼굴은 그날이 그날 같지 않게 살아온 삶의 작품일 것입니다. 

생활하면서 본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이라면 여지없이 회피하려는 모습들이 자주 보이지요. 아마도 이런 성격과 유전자가 그녀를 홀로 서게한 주요 요인이 된 것 같네요. 이쯤에서 어쩔 수 없는 본인의 팔자라고 해야 될지. 저자는 남는 시간을 독서와 여행으로 전환시켰지요. 

 

해외여행을 하면서 느낀점은, 젊었을 때 많이 돌아다니고 늙어서는 흔들의자에 앉아서 추억의 앨범을 보는 것이 맞겠구나라고 합니다. 여행도 다리가 튼튼할 때 해야 될듯한데 그러려면 돈과 시간도 따라 주어야 되지요. 지금의 한국에서 과연 가능할지는 본인의 경제사정이 특히 많이 좌우될 겁니다. 

 

오히려 젊을때 죽어라고 벌어서 은퇴하고 부부끼리 여행을 다녀야 맞는다는 것이 보통 한국 아버지들의 생각일 듯한데 반대로 가능할는지 의심이 되긴 합니다. 저자는 쓰인 구절들을 볼 때 세상을 많이 초월해서 보려는 경향이 다분합니다. 아침 등산에 재미를 붙이자 정상에 올라 동네를 내려다보면서 기를 쓰고 살려는 본인의 태도에 고개를 저으면서 스스로 무안해합니다. 

 

◆ 피난때 귀중품을 맡긴 후 다시 찾아 갔을때 흔적도 없이 분실된 경험을 한 저자의 아버지. 그 후로 물건에 집착하지 않기로 결심하지요. 값비싼 매화 항아리를 구입하는 대신 흐드러지게 핀 매화를 두 눈에만 가득 담기로 합니다.

버리자, 비우자 이렇게 다짐하지요. 등산을 하다보면 꼭 갈림길이 나옵니다. 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이지요. 가보지 않은 길. 무슨 길이 나올지 모르는 것이 바로 인생과 같습니다. 하지만 마냥 고민만 할 순 없지요. 한 곳을 선택해서 가야 합니다. 이때에는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며 나에게 맞는 속도로 계속 오르는 것이 중요한 겁니다. 


"모르는 것은 물어보자" 라는 말은 누구나 아는 말이지만 실천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지요. 특히나 나보다 어린 사람이나 후배들한테는 더하지요. 괜한 자존심 때문에 모르는 것도 아는 척하고 넘어갈 때가 있지요. 하지만 뒷감당은 아는 척했던 본인에게 타격이 올 때가 꼭 있습니다. 

 

그래서 내성적인 성격의 사람은 때론 외향적인 성격을 한 번 쯤은 드러내는 용기를 가져야 하지요. 일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견해도 있는데요. 재미로 모든 일을 대하는 사람은 여러 가지를 조금씩은 하는데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것이지요. 하다가 재미가 없으면 싫증을 느껴서 다른 쪽을 기웃거리게 되는 겁니다. 

 

◆ 혼자라서 접은 꿈. 한옥에서 살기와 시골에서 방과후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이었죠. 도와줄 가족이 없어서 꿈을 접었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것이 독신여성의 부족한 애로사항이라 느끼고 많이 아쉬워합니다.

그러니 물을 끓이다가 100도를 못넘기고 항시 99도에서 그치고 마는 형태지요. 재미에다가 의미까지 포함해서 매사 일을 대하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게 됩니다. 끝을 보는 사람은 재미와 의미 두 가지 모두를 찾은 사람들이지요. 재미가 떨어질 때 의미가 있기에 지속할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받는 것입니다. 


이렇듯 저자 한정선의 솔직한 그녀의 스토리를 듣고 있으면 쏠로가 두려운 이 시대에 좋은 등대가 되어줄 문구들을 만나볼 수 있겠습니다. 후회 없는 노후를 위한 잔잔한 지침서로써 일독하기에 좋을 듯 합니다. 

 

 

나는 왜 결혼하지 않았을까

[오십분에 못다 한 이야기]의 저자의 두 번째 책으로, `화려한 싱글`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 세대를 앞서 혼자 살아온 경험이 있는 저자는 `화려한 싱글`이 화려하지만은 않다고, 또 꼭 궁상인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이 책은 혼자 사는 여성을 비롯하여 그 주위 사람들에게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게 하고, 의문이 들었던 것의 실마리를 풀고, 서로를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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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도서, 픽사베이, yes24)

♣ 원주역사박물관은 시내 도심에 자리잡고 있지요. 크지는 않지만 멋진 외관을 갖고 있으며 조용하게 관람하기 딱 좋습니다. 1,2층과 외부 전시장도 갖추고 있지요. 조그만 공원같아서 동네 아주머니들의 정겨운 목소리들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강원도의 원주를 탐방하는 자리입니다. 이번 방문한 곳은 원주역사박물관입니다. 원주의 시내에 한적한 곳에 소박하고 조용하게 위치해 있지요. 정문 앞이 차 한 대만 다닐 수 있도록 좁은 골목길을 연상시키는데요. 주변에 음식점들과 주택들에 둘러 쌓여있어서 커다란 박물관들만 보아오던 버릇이 있어서 인지 좀 아담하다고 느껴집니다. 

 

정말 그렇기도 하고요. 주차는 당연히 무료이지요. 국립이기 때문에 입장료도 없고요. 주차구역이 많지는 않은데 그래도 차가 서너 대 정도는 있군요. 건물은 좀 신경을 많이 써서 특이하게 보입니다. 잘못 인식하면 원주시내의 잘 지어진 주민센터가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정문은 붉은색의 독특한 형식으로 세워져 있고 그 뒷편에는 12개의 동물 수호신들의 민화 그림이 붙어져 있습니다. 각각 사람의 띠를 상징하고 있고 그 띠의 특징들을 기술해 놓았지요. 1층 로비에 들어가자마자 아주머니 한분이 반갑게 맞이하시는 데요. 역시나 방문자 기록란에 기록 좀 해달라고 하시네요. 

 

♣ 박물관을 수호하는 12지 수호신입니다. 길건너 음식점과 주택들이 있어서 방문하는데 거부감이 없습니다. 주민센터처럼 친근한 박물관입니다. 

어디서 왔는지 지역 정도까지만 쓰도록 하고요. 그 분은 일상이 바쁘신지 어느 분과 통화를 또 열심히 하십니다. 들어가자마자 중앙에 오래된 검은색 차가 있는데요. 바로 10대 대통령 최규하 대통령이 재임 시 타셨다는 푸조 604 차량입니다. 배기량이 2,664CC나 됩니다. 지금 보니 많이 투박하긴 한데 중대형급으로 튼튼하게는 보이네요.

 

아마 방탄기능도 되지 않을까요. 최대통령이 아마 원주 출신인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원주에서도 대통령이 나올 정도로 꽤 격식 있는 도시인 듯합니다. 박물관의 기본 구성이 다 그렇듯이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의 역사를 연대순으로 정리해서 보여주지요. 특히 돌도끼나 토기, 항아리 같은 종류는 시작과 동시에 빠질 수 없는 대표적 품목입니다. 

 

좀 새로운 것은 없는 걸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드네요. 게다가 불상과 관련된 종들의 전시품도 매번 나옵니다. 석가모니를 비롯한 불상들은 전시가 되는데 기독교 신자가 대부분인 나라에서 예수나 하나님에 대한 전시 품목은 본 적이 없는데 왜 그런 걸까요.

 

 

♣ 최규하 대통령 재임시 타셨다는 차입니다. 그당시에는 최고로 좋은 차였겠지요. 차량 길이가 상당히 길고 차체가 커 보이네요. 옆쪽에는 원주에서 활약했던 독립투사들의 모습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기독교나 천주교 쪽은 전시하지 말라는 법이 있는 건지 아니면 그 종교 쪽으로는 발굴되는 귀중한 유물이나 보물이 하나도 없어서 일까요. 가만 생각해 보니 진짜 궁금하긴 하네요. 돌로 된 불상들은 정말 많이 봤는데 말이죠. 대부분의 불상들이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있거나 똑바로 서있거나 둘 중에 하나의 자세가 전부이죠. 

 

좀 다이내믹하게 활동적으로 움직인 자세는 왜 없는 건지도 궁금합니다. 얼굴의 인상도 꼭 다물은 입술로 상당히 엄숙하지요. 입꼬리가 올라가서 활짝 웃는 미소를 가진 불상은 찾아보면 있겠지만 상당히 드물겠지요. 유물에도 많은 다양성이 있으면 어떨까요. 

 

원주라는 명칭은 고려시대 때 940년 태조 23년에 처음으로 불리게 되었답니다. 천 년 전부터 이런 명칭을 불렀다니 괜히 신기해지네요. 그때도 한국말처럼 "원주"라고 불리지는 않았을 테고 중국말을 썼을까요. 천 년 전 대화를 어떤 언어로 했을지 상상이 안 갑니다. 

 

♣ 얇은 나무들을 엮어서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들입니다. 주로 멍석과 항아리, 소쿠리 등이 있고, 용은 특별주문인가요. 엄청난 인내심과 손기술이 있어야 가능한 작업이겠네요. 

맞은편의 전시관에는 약간 매캐한 냄새가 나는데요. 일반인들이 경선을 해서 입상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바로 각종 멍석과 소쿠리들이 놓여있습니다. 용의 형상을 만든 특별한 작품도 있네요. 멍석이란 각종 나물과 채소들을 넓게 펴서 말리는데 쓰이는 그런 도구입니다. 

 

멍석이라고 하면 안 좋은 기억이 첫째로 떠오르지요. 잘못한 사람을 멍석으로 둘둘 말아서 때리는 상상 말입니다. 왜 이런 생각만 나는지, 설명을 보고 용도를 살펴보니 사람 말아서 때리는 용도가 주가 아니었네요. 또는 "멍석을 깔아줘도 못한다"는 얘기도 있지요. 춤이나 노래 좀 해봐라 했을 때 쭈뼛하면서 뒤로 뺄 때 이런 말을 하지요.

 
이층 전시장에는 "일사 김봉룡"이라고 하시는 인간문화재의 작품이 있습니다. 그는 세상을 초월한 신선의 이미지를 갖춘 좀 기이한 분인데요. 바로 나전칠기의 공예에 관한 전문가입니다. 평생을 나전의 세계에 몸 바쳐서 그 기술을 연마하고 혁신하였으며 전통의 나전을 근현대의 나전으로 이어준 장본인이라고 합니다. 

 

 

♣ 조선시대의 포켓북입니다. 수진본 콩책(문고본)이라고 씌어 있네요. 지금은 스마트폰의 전자책으로 승화되었군요. 물론 서점에 가면 미니북이라고 해서 손바닥만한 책도 있기는 합니다. 

바로 원주 칠공예주식회사에서 책임자로 있으면서 옻칠공예도시 원주의 기초를 마련한 것이지요. 실제 전시된 작품을 보면 사람의 손으로 어떻게 이렇게 정교하게 한 땀 한 땀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신기하고 경이롭습니다. 전시된 옷장과 비슷한 종류가 저희 집에 옛날에 있었던 듯 합니다. 

 

그 당시엔 상당히 비쌌겠지요. 조개나 옥, 진주 같은 소재를 섬세하게 다루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또 신기했던 것은 조선시대에도 포켓북(Pocket Book)이 있었습니다. 갖고 다니기 편리하게 만든 조그마한 책인데요. 카드처럼 줄줄이 이어진 종이에 한문으로 깨알같이 써진 것이 마치 커닝 페이퍼 같기도 하지요. 

 

"서산"이라고 하는 것은 글을 읽은 횟수를 쓰는 물건이라고 합니다. 그냥 붓으로 바를 정자를 써나가면 되지 않을는지요. 점을 칠 때 사용하는 책도 있는데 안에 그려진 그림들이 어린이집 아이들이 그린 것 같아서 좀 웃겼습니다. 외부로 나가면 바깥 정원 쪽에 석탑과 불상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어서 조그만 공원 같은 인상을 주지요. 

 

♣ 부적과 부적에 관한 책들입니다. 예전에 옻나무와 가위를 테이프로 붙인 다음 현관문 위에다가 숨겨놓았던 부적이 생각나네요. 세논 집이 잘 안나가서 빨리 나가라는 의미었었지요. 

커다란 기와집이 한채 보이는데 이곳도 최규하 대통령의 생가 터입니다. 원주 보통학교를 입학하였고 강원대 명예 법학 학사를 받은 원주의 토박이였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의 대통령직으로 다소 아쉽지만 고향 원주를 잊지 못했던 님을 기리기 위해서 이곳에 비를 세웠네요. 

 

간간이 가족단위로 관람을 하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특히 아이들의 역사교육에 괜찮은 학습의 현장이라 생각됩니다. 원주의 발전상을 한번 훑어볼 수 있는 좋은 장소이기도 하지요.

 

♣ 전시관 뒤쪽으로 나오면 펼쳐지는 아담한 야외건축물들입니다. 층계 왼쪽으로도 석탐과 불상들이 있지요. 오른쪽에는 평창올림픽 마스코트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 바깥에는 조그만 정자도 있어서 햇볕을 피할 수도 있네요.

 

♣ 최규하 대통령의 생가 안의 모습입니다. 곳곳을 많이 보수한 흔적들이 보이고요. 방들이 상당히 많고 마당이 넓습니다. 아파트보다 이런 한옥구조의 집이 더 정겹게 느껴지기는 하지요.

 

원주역사박물관

강원 원주시 봉산로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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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평휴게소에서의 김밥메뉴입니다. 4,500원인데 배를 왕창 채우기에는 많이 부족하지요. 간단하게 허기만 달랠정도라고 해야겠지요. 양좀 더 많이 주셨으면 좋겠네요.

저번 주까지 강원도 철원에서의 탐방길을 주욱 살펴봤었지요. 다시 일주일의 황금 같은 토요일과 일요일이 찾아왔습니다. 슬슬 밖으로의 끝없는 나들이의 유혹을 뿌리치려 했으나 굴복하고 맙니다. 일주일에 1박 2일 코스로 다녀올 적마다 아스팔트 길과 고속도로에 뿌리는 돈을 가만 생각해보니 결코 적지가 않습니다. 

 

이렇게 막 살아도 되는 건가 하는 불길함이 뇌리에 점점 흡수가 되는 것 같더군요. 고속도로 톨게이트비와 기름값만 해도 야금야금 통장의 숫자를 깎아나가는 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러면 안 될 것 같은데도 이번 한 번만이야 하면서 다시 가볼만한 곳을 검색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마약중독, 먹는거에 중독, 이처럼 주말마다 어디론가 떠나는 것도 혹시 중독 아닐까요. 중독을 넘어 병이 된 것은 아닐지 무섭습니다. 여하튼 뒷일은 어떻게 될지 생각하면 골치만 아플 거는 당연할 것이고 그냥 다시 한번 냅다 액셀을 밟아버립니다. 이번에도 산세가 좋은 강원도를 택했고 그중에서도 안 가본 원주를 무작정 찍어버렸습니다. 

 

★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 매표소에 있는 관광안내도입니다. 월악산 울산바위 만드신 분이 이 곳 계단도 만들었다고 하네요. 역시 전문가는 전국 어디에서나 부름을 받는군요. 404계단 튼튼하겠죠?

원주에 무슨 연고가 있는것도 아니고 아는 사람은 더욱 없지요. 그러니 오히려 더 가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네요.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언제나 방문자의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듭니다. 원주까지는 대략 120킬로 정도가 되고 중간에 양평휴게소에서 한번 쉬기로 했습니다. 

 

남들이 시식코너에서 맛있게들 음식을 먹고있어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관계로 김밥 한 줄을 시켰는데 무려 4,500원이나 하네요. 옛날 식으로 따지면 두줄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가격일 텐데 이럴 때 먹어봐야지 언제 이런 비싼 김밥을 먹겠습니까. 합리화를 하니까 굴욕적이지만 마음은 한결 가볍네요.


이렇게 맛있게 먹는거라고 주문을 걸으면서 먹었는데 아뿔싸 출렁다리까지 가기도 전에 이미 아랫배에서 신호가 오기 시작합니다. 휴게소 CU편의점에서 제일 큰 요구르트를 사서 먹었던 게 또한 뱃속 전쟁의 원인을 제공한 것일 수 도 있겠네요. 편의점에서 분명 1700원으로 보고 결제를 했는데 1800원이라네요. 

 

 

★ 드디어 출렁다리의 전망 좋은 곳에서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산속에 파묻혀있는 아기자기한 집들과 자동차가 흐믓한 미소를 짓게 만들지요.

왜 그런가요? 진열대에 있는 금액이 잘못됐다고 하네요. 흠. 참 100원이지만 찝찝한 기분은 어쩔 수 없군요. 틀렸으면 바꿔서 달아놓던지 해야할텐데 고객은 적힌 가격을 보고 고르는 거잖아요. 뭐 이런 황당한 경우가 있는지. 미안한 기색보다는 잘못 기재한 게 오히려 당당하다는 듯한 점원의 퉁명스러운 말투는 별로 달갑지가 않습니다. 

 

좀 더 친절하게 이유를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요. 100원이 제가 설마 아까워서 그런 거는 아니잖습니까. 여하튼 여행하면서 많은 재미있고 황당한 경우를 겪는 것도 묘미라고 좋게 생각합니다. 소금산까지 가는 드라이브 코스는 그야말로 초록색깔 빗자루로 온통 쓸어서 덮어놓은 듯하게 밝은 태양빛과 함께 마음을 투명하고 맑게 다스려 줍니다. 

 

워낙 관광객들이 많은지라 주차할 공간이 없나 봅니다. 주차안내 하시는 아저씨가 400미터짜리 다리를 건너서 공터에 주차를 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라 하네요. 다리를 건너고 멋모르고 한참을 더 가다가 다시 빽했는데요. 그야말로 다리 아래에 있는 흙바닥으로 된 드넓은 하천 공터가 떡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 2백미터의 최장거리를 자랑하는 소금산 출렁다리. 혼자 걸어가도 백미터 높이에 있어서 그런지 바람이 약간씩 일면서 똑바로는 못걸어가겠더군요. 손잡이를 잡아야 그나마 다리를 뗄 수가 있을 정도입니다. 

태양빛은 너무나 뜨거워서 그늘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가까운 대형주차장에만 대여섯대의 중형, SUV차만 있고 먼 곳에 있는 소형 주차장엔 딱 한대만 있네요. 무슨 사막 한가운데도 아니고 바로 전갈이라도 튀어나올 형세입니다. 일단, 그나마 가까운 대형 쪽 벌판에 세우고 도보로 좀 이동을 해야 하네요. 

 

물론 주차료는 없습니다. 사막이니까요. 그런데 400미터 다리의 끝쪽이 더 가까운지라 주차장이 있는데 바로 요금을 받아버리네요. 물론 좀 가다보니 화장실이 있어서 일단 급한 것부터 시원하게 해결을 했고요. 이 쪽 접근로는 바로 산을 하나 넘어가는 코스입니다.

 

생각지 못했지만 어쨌거나 크게 힘들지는 않네요. 진입로를 따라 아치형 대교를 건너니 여스님들이 팔찌를 나누어 주네요. 공짜인줄 알고 받으려 했는데 아뿔싸 바로 가방을 다소곳이 여시면서 팔찌 금액시주를 하시라 해서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역시 세상엔 아무리 싸도 공짜가 없네요. 

 

★ 삼상천의 물이 많이 빠진 상태인데도 물놀이 하기에는 안성맞춤입니다. 기암절벽에 지어진 다리를 보니 인간의 한계가 도대체 어디까지 인지 가늠하기가 어렵네요. 무거운 철근덩어리가 저렇게 버티고 있으니 말입니다.

 

각종 음식과 잡화들을 파는 상점거리를 지나니 드디어 매표소가 보이는군요. 지역주민 아니면 3,000원에 모십니다. 햄버거 가게처럼 카드하나로 무인기를 통해 표를 살 수 있고, 바로 왼쪽 손에 은팔찌를 차라고 하네요. 출렁다리를 왔다 갔다 쉴 새 없이 하는 행태를 막기 위한 조처이겠지요.


튼튼하게 만들었다고 해도 무게가 누적되면 언젠가는 유효기간이 빨리 다가와 보수를 해야하므로 돈이 들 테니까요. 다리까지 올라가는 데크길은 정말로 쉽지는 않습니다. 계속되는 수많은 인파 속에서 보조를 맞춰서 눈치를 보면서 가야 되기에 중간에 적당한 곳에서 쉬려면 잘 살짝 빠져나가야 하지요. 

 

날씨는 덥고 계속되는 오르막길에 땀이 금방 맺힙니다. 핸디선풍기가 이럴 때 필요한데 말이죠. 출렁다리가 시작되는 지점에 다다르니 경치가 그야말로 끝내줍니다. 소금산이 바로 조그마한 금강산이라고 하는데 저 아래의 강에서는 한 무리가 즐겁게 수영을 즐기고 있네요. 지금 제일 시원한 부류입니다. 

 

★ 하산길 쪽에서 바라본 출렁다리이지요. 뜬금없이 옛날 고전영화 콰이강의 다리가 생각나네요. 산과 산사이의 절벽을 이어주는 다리는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다리의 길이는 2백미터, 높이는 백 미로 출렁거림이 상당합니다. 물론 튼튼하겠지만 오싹함은 당연 최고이네요. 파주에 있는 출렁다리보다 훨씬 스릴이 있네요. 일단 한번 건넌 후에 뒤쪽으로 하산길에서 다리 쪽을 보면 그 아찔함이 오금을 저리게 하고 그 주위에 하늘과 맞닿은 산들과 강들과 다리들의 배치는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합니다. 

 

정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마구 듭니다. 시간관계상 소금산 정상까지는 못 갔고 하산을 하고 간현관광지 주변을 좀 더 관찰했습니다. 레일 기차도 다녀서 아이들과 같이 타면 상당히 좋아할 듯하네요. 추후에 간현관광지 매표소에서 출렁다리  매표소까지 곤돌라가 구축될 예정이라고 하니 더욱 볼거리가 많은 명소가 될 것 같습니다. 

 

고공에 있는 출렁다리의 오싹함을 느끼기에는 국내에서 가장 좋은 시설임에 틀림없습니다. 강력 방문 추천드립니다.

 

★ 간현유원지 도로에 이어져있는 물놀이 시설입니다. 날씨도 더워졌으니 꼬마들을 위해서 물을 채워놓았네요. 수영장도 아니고 개울도 아니고 해변도 아니고 목욕탕도 아닌 그야말로 특이한 실외 물놀이장입니다. 여하튼 재밌으면 된거죠.

 

소금산출렁다리

지도위에서 위치를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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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현관광지

강원 원주시 지정면 소금산길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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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슨과 같이 있으면 항상 위험하다 보니 아들과 함께 떨어져 살것을 종용하는 와이프. 사립탐정이라는 직업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겠지요. 정말 대낮에 저렇게 총으로 벌집이 되면 누가 좋아할까요.

이번 영화 감상은 넷플릭스의 샤프트입니다. SHAFT. 검색을 해보니 2000년에 같은 이름으로 샤무엘 잭슨이 주연으로 찍었던 작품이 있더군요. 똑같은 이름인데 넷플릭스에서 2019년판으로 새로 찍은 영화인 듯합니다. 2천 년판에는 크리스천 베일이나 바네사 윌리엄스 같은 유명배우들도 참가했던 모양입니다. 

 

물론 본적은 없어서 뭐라고 말씀은 못 드립니다만. 여하튼 넷플을 많이 애용하는 관계로 이번에 올라온 버전으로만 보게 되었네요. 잭슨은 흑인이면서 눈이 엄청 크고 머리털이 없는 게 매력이지요. 어벤저스에서도 한쪽 눈에 안대를 하고서 그 존재감을 많이 드러낸 캐릭터였습니다. 

 

이런 류의 배우로는 매트릭스의 로렌스 피쉬번이나 덴젤 워싱턴, 프레데터2의 대니글로버가 있지요. 다들 나름대로 매력이 있고 개성 있는 배우들인데 특히나 잭슨이 외관상으로 더욱 흥미가 있습니다. 샤프트는 약 2시간의 러닝타임으로 마약과 연루된 이야기로 크게 세번 정도의 총격전으로 포장된 팝콘무비입니다. 

 

♣ 아들은 절친의 죽음을 캐기위해 혈혈단신으로 마약의 소굴로 쳐들어가지요. 총도 없이 겁도 없이 넥타이를 메고 전기검침 하듯이 생각했나 보군요. 이보게 여기는 할렘가야 !

미국식 유머를 간간히 집어넣어서 가끔씩 피식하는 웃음을 몇 번 유발하지요. 흔히 말하는 병맛까지 내려가지는 않고 적당히 2시간을 보낼 수 있을 정도입니다. 무슨 큰 교훈까지는 바라지 않고요. 미국식 마약 총싸움 무비의 전형적인 형식을 따르고 있지요. 음악도 흑인의 랩이 가미된 신나는 리듬이 괜찮게 받쳐주고 있습니다. 

 

잭슨은 일명 사립탐정인데요. 할렘가의 마약 공급 총책한테 어느날 시내에서 총격을 받게 되지요. 당연히 차 안에는 아내와 갓난아기의 아들까지 있는데 말이죠. 역시 이런 상황에서도 개그를 날리면서 지독한 집중 사격을 받으면서도 용케 살아남아 적 세명을 유유히 무찔러주시는 우리 잭슨 형님. 

 

아내는 남편과 같이 있으면 항상 위험에 처해서 총싸움에 연루됨을 마구 지적해 대지요. 속사포같은 잔소리를 해대는 캐릭터로 나옵니다. 잭슨은 자유분방한 삶을 사느라 아들과도 생일선물만 보내줄 뿐 도통 같이 살지도 않고 있지요. 아들에게 선물로 콘돔이나 야한 잡지책을 선물해대는 그런 대책 없는 아빠입니다. 

 

 

 

♣ 절친의 회사였던 재활 프로그램회사를 방문한 잭슨과 아들. 세대차이 인가요. 대화가 안통하는 건지, 아재 개그를 치려는 건지 아무튼 소통하는데 약간씩 어려움이 있군요.

세월이 흘러 아들은 MIT를 졸업하고 FBI의 분석전문가로 국가의 녹을 먹게 되지요. 실무 현장보다는 컴퓨터 앞에서 일을 해야 하는 직종입니다. 어느 날 절친이 마약 과대 복용으로 죽은 채 발견되면서 사생활이 건실했던 친구의 죽음을 의심하고 그 원인을 찾기 위해 할렘가로 들어가게 되지요. 

 

역시나 책상에만 앉아있던 잭슨아들은 오히려 패거리들에게 상처만 입게 됩니다. 결국 아버지 잭슨을 찾아가게 되고 잭슨도 어쩔 수 없이 사건 추적에 몸을 담그게 되지요. 간간히 터지는 잭슨의 야한 개그성 유머가 나름 재미를 업해주고 있고 배경으로 깔리는 음악도 보완을 해줍니다. 

 

죽은 절친은 전쟁에서 부상을 당한 군인들이 재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회사를 설립해서 친구들과 운영을 하고 있었지요. 잭슨과 아들은 그곳을 운영하는 제대 군인들과 대면한 이후로 낌새가 수상한 한 명을 의심하기에 이르지요. 또한 식료품점이 이슬람 종교단체에 막대한 거금을 송금한다는 사실도 잡아내면서 그들의 뒤를 계속 캐내게 됩니다. 

 

♣ 전 아내가 다른 남자와 미팅하는 현장을 어떻게 알아차리고 왔는지 어쩔수 없이 마주치게 되는 현장. 당황한 아내를 그의 평소 모습대로 대책없이 대화하는 우리의 닉 퓨리 !

역시 식료품점 여자 사장이 자금세탁을 담당했었고 낌새가 수상했던 재활회사의 직원이 운반책이었고 죽은 절친의 친척임이 드러납니다. 스토리 중에서 당연히 잭슨과 아들의 갈등이 묘사되지요. 아기 때 이후로 처음 만난 아버지의 돌출 행동에 아들은 많이 실망하고 언짢은 기색을 드러내지만 그래도 기꺼이 도와주려는 아버지의 실제 속마음은 아들을 이용해서 마약의 우두머리를 잡으려는 것이었지요. 

 

이를 알게 된 아들은 심한 배신감을 느끼지만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허심탄회한 헌신과 사랑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게 됩니다. 영화에서 썸타는 장면이 없을 수 없지요. 아들의 정신적인 여친 사샤와의 사이를 자꾸 맺어주려 하는 잭슨의 노력도 보입니다. 


잭슨의 사고방식은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아버지입니다. 아내앞에서는 무조건 남자답고 호통 한 번에 와이프를 제압하는 그런 모습인 거지요. 하지만 아들은 현대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서 함부로 여자를 대하지 않고 배려를 많이 하지만 다소 숫기는 없는 스타일이지요. 

 

 

 

♣ 할아버지는 도대체 뭐하시는 분이던가. 총기 밀매를 하신건지 총포상을 하신건지. 급기야 악의 소굴에 같이 동행까지 하시겠다는 망발은 어디에 근거한 자신감인지. 정체가 무엇인가요?

이런 태도를 보고 잭슨은 문자질을 하지말고 당당하게 말로 하라고 하지요. 당당히 만나라는 겁니다. 겁먹지 말고요. 아버지 잭슨의 호탕한 성격의 장점과 아들의 배려하는 장점만을 잘 믹스한다면 정말 좋은 신랑감이 될 것 같네요. 요런 태도는 맘속에 새겨놓으면 좋을 것 같네요. 

 

이런 코미디, 액션 영화에 깨알같은 교훈까지 주려한 배려는 괜찮네요. 대나무 같이 뻣뻣하기만 할 것 같은 잭슨도 호텔에 묶고 있는 아내에게 문밖에서 미안하다면서 얘기하는 장면도 나름 미소 짓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그렇게 밤에 시끄럽게 떠드는데 옆방에서 계속 주의를 주러 들락날락하는 투숙객에게 허리춤에서 권총을 살짝 꺼내 보여 주면서 물리치는 장면도 피식 웃음을 나게 하는 장면이지요. 

 

일망타진을 위해서 난데없이 아들의 할아버지까지 등장하는 것은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이지요. 할아버지는 잭슨보고 자기보다 20년은 더 늙어 보인다고 대사를 날리니 안 웃길 수가 없군요. 할아버지의 비밀방에 웬 무기가 가득 차 있는지 전직 007 대원인지 의심스럽습니다. 

 

♣ 새로운 사건을 맡아서 떠나는 삼부자. 저렇게 하고 걸어다니면 누가봐도 서커스 단원인줄 알겠네요. 선글라스, 붉은색 바바리와 푸른색 목티까지. 아들이 수염만 좀 더 길르면 깔맞춤이군요.

게다가 노익장까지 발휘해서 사건해결에 중요한 대목을 차지하니 주인공이 바뀐 것 같기도 하지요. 대형 블록버스터급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소소한 재미와 짧지만 굵은 총격전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한 넷플릭스 영화 샤프트는 킬링타임으로 제격이라 할 수 있겠네요. 닉 퓨리의 거침없는 입담이 뇌리를 스쳐갑니다. 

 

 

샤프트 | Netflix 공식 사이트

사립 탐정 아버지와 FBI 데이터 분석가 아들. 수십 년 만에 만났어도 부전자전 아니겠는가? 존 샤프트의 상상이 보기 좋게 깨진다. 손발이 안 맞아도 너무 안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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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 요키가 클럽에 처음 들어간 곳에서는 갈곳이 구석진 80년대 오락실입니다. 이 남자는 추근대는 사람으로 계속 나오는데 실패하네요. 추억의 아케이드게임 오락실이 감회가 새롭습니다.

오늘의 감상 넷플릭스는 바로 센주니페로 입니다. 이미 시즌이 발표된지는 좀 되었죠. 현재가 시즌5가 시작된지도 꽤 되었잖아요. 하지만 명작은 오래도록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마련입니다. 제목 자체가 어느 지역명을 얘기하는 것 같은데 이 곳은 주인공 두 여자를 가상세계에서 만나주게 하는 상징적인 장소이지요. 

 

또한 그들의 감정적인 우정을 넘어 사랑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압축해주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작품이 시작되자마자 등장하는 신나면서 소름이 쫙쫙 돋게 하는 멜로디의 노래는 무얼까요. 어디선가 많이 들어보거나 귀에 쏙쏙 박히는 후렴구는 댄스와 록음악에 심취했던 제가 놓쳤던 주옥같은 곡이었나 의아심이 들었지요. 

 

바로 "벨린다 칼라일"의 "Heaven Is A Place On Earth"라는 곡입니다. 그녀는 58년 개띠이고 현재 60세가 넘으셨네요. 그룹 고고스의 리드보컬이었다고 합니다. 87년 작품인데 그때 관심이 갔을 만 한데 왜 깊이 알지 못했었는지 아리송합니다. 지금 들어도 어깨가 들썩할 정도로 리듬이 확 와 닿네요. 

 

■ 셀리는 남친을 따돌리기 위해서 요키에게 아는 척을 해달라고 하는데 6개월남은 시한부를 연기하라고 하죠. 하지만 요키는 5개월만 남았다고 한술 더 뜨는 센스. 퀘그마이어는 클럽이 더 업그레이드 된 버젼인듯 합니다.

 

이 곡이 마지막 장면에서도 흘러나오는데 정말 극한의 여운을 남겨주는 데에 딱 맞는 곡이라고 할 수 있네요. 처음엔 단순한 두 여자끼리의 짝사랑 같은 것이겠지 생각했었는데 노년이 되어 안락사라는 소재까지 얘기하고 있는 다소 진중한 작품입니다. 

 

등장인물인 두 여주인공인 요키와 캘리. 요키는 백인으로 키도 훤칠하지만 세상 물정 잘 모르는 범생이 스타일로 안경도 둥근 테를 끼어서 공부에만 빠져있을 것 같은 캐릭터이죠. 요키 역을 소화한 배우는 "맥켄지 데이비스"로서 캐나다 배우입니다. 차후 개봉 예정인 터미네이터6 에서 여주인공으로 등장한다고 하네요. 

 

이 정도라면 그 가냘프고 다소 마른 소녀 같은 이미지인데 안경을 벗으니 약간 핸섬한 미소년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액션 영화의 주인공으로 발탁되기도 한 거겠죠. 얼마나 터프한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반면 흑인의 캘리 역에는 영국의 떠오르는 신인배우라고 하네요. 

 

■ 식물인간 상태인 요키를 바라보는 켈리. 그들이 행복했던 나날들을 요키도 기억하고 있을런지요. 비록 몸은 죽었지만 정신은 그 날들을 회상하고 있을 겁니다. 

나름 많은 영화에 얼굴을 보인 듯하고요. 요키는 80년대 풍의 나이트클럽에 놀러 왔다가 캘리를 만나게 되죠. 캘리는 이미 사귀는 남자 친구가 있지만 따돌려 버리고 범생이 같은 요키에게 이상하게 끌림을 느끼게 되지요. 하룻밤의 만남으로 끝내고 싶은 캘리인 반면 요키는 이상하게도 캘리와 계속 만나고 싶어서 그녀를 밤마다 클럽으로 찾으러 돌아다니게 됩니다.

 

캘리는 이미 결혼도 했고 딸도 있었던 여자였지요. 반면 요키는 범생이지만 약혼자가 있다고 거짓말을 하지요. 하지만 그들은 서로의 감정이 우정을 넘어서 사랑의 감정까지 느끼게 되면서 결혼하기로 합니다. 뭐 이렇게 그냥 결혼하고 행복하게 사는 이야기인가 했더니 웬걸 이들은 가상의 세계에서 만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요키는 이미 어렸을 때 불구가 되어서 식물인간으로 40년 이상을 살고 있는 할머니였지요. 그런데 그 사고가 바로 캘리를 만나고 난 후 집에 돌아가서 부모님께 커밍아웃을 했던 거지요. 그 당시에 가당키나 한 말인가요. 엄청나게 혼나고 자식으로 여기지도 않았겠지요. 

 

■ 두뇌접속으로 둘은 결혼하기에 이르지요. 다소 금기시되는 동성간 결혼이 가상세계에서도 금기시되어야 할까요? 행복해야할 그들의 시간을 빼앗을 수는 없을 겁니다. 

그렇게 상심하고서 차를 몰고 가다가 차사고로 그만 침대에 눕게 된 겁니다. 이 부분에서 정말 가슴이 미어지네요. 캘리를 좋아해서 고백했으나 거절당하고 다시 부모님에게 못된 자식으로 여겨지면서 사고에다가 식물인간이 되었다니 너무 기구한 운명입니다. 불쌍한 요키를 생각하니 너무 슬프고 울고 싶어 집니다. 

 

세월은 다시 흘러서 캘리가 할머니가 됩니다. 할머니인데 캘리 역을 맡은 배우가 아무래도 할머니 분장을 한 듯해요. 얼굴 형태가 거의 비슷하거든요.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의 브레드 피트의 분장술처럼 그런 느낌이 확 들지요. 식물인간인 요키 할머니는 끝내 안락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시행될 때 왼쪽으로 흐르는 한줄기 눈물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자신이 처음으로 좋아했지만 이루어질 수 없었던 그런 상황들이 스쳐간 것이겠지요. 요키 할머니와 캘리 할머니는 서로 간 접속을 위해서 관자놀이에 동그란 단추 같은 장치를 붙이지요. 무선으로 연결되는 미래의 통신장치랄까요. 

 

 

 

■ 서로 안락사가 되고 난 후 거리낌없는 행복감에 해변을 질주하려는 두사람. 죽음도 그들을 갈라 놓을 수는 없겠지요. 미래의 신기술은 젊고 행복했던 시간만을 사진찍듯이 계속 무한반복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형태는 블랙미러의 많은 에피소드들에서 주로 보이는 모습입니다. 눈도 회색 빛깔로 바뀌면서 무아지경의 세계로 빠지는 장면 말이지요. 캘리할머니도 결국 안락사를 시행하고 둘이 가상의 시스템에 접속하게 되고 결국 젊은 시절로 돌아가서 빨간색 스포츠카를 타고 해변을 마구 달려가게 됩니다. 

 

이렇게 죽은이들의 행복했던 기억 속에서만 살도록 해주는 장치가 있는 거대 시스템이 보이게 되는데요. 단추 같은 칩들이 꽂혀있는 데이터센터 서버실 같은 곳이 비칩니다. 그곳에는 이런 단추들이 셀 수 없이 많이 나열되어 있고 불빛이 반짝이면서 서로 간에 통신을 하고 있지요. 정말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장면이지요.


마치 납골당에 묻혀있는 조그만 항아리들처럼 조그만 단추 하나하나가 바로 그것인 것이지요. 육신은 비록 죽어서 없어졌지만 가상 속에서 그들의 정신들이 그들이 행복했던 시간 속에서 계속 행복할 수 있겠구나 하는 그런 느낌 말이지요. 그러면 영원히 끝도 없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네요. 

 

■ 정신의 납골당과 같은 샌주니페로 시스템. 겉은 단추같은 기계지만 저 속에서는 각자의 기억들을 무한히 공유하는 축복의 세계일 것입니다.

기술이 발전해서 정말 저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는지. 장점이 더 많겠지요. 죽음도 없고 행복하고 젊은 시절만 계속되는 삶. 과연 누구나 꿈꾸는 이상향일 것입니다. 벨린다 칼라일의 주제곡과 함께하는 엔딩 장면은 온몸에 소름과 함께 펑펑 울어버리고 싶고 터질 것 같은 답답함이 밀려옵니다.


이 에피소드의 여운이란 게 바로 이런 것인가 봅니다. 행복감과 슬픔이 서로 교차되는 그런 감정 말입니다. 두 여배우의 사랑스러운 연기와 모습들이 많이 뇌리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에미상을 수상까지 한 작품이라고 해요. 그만큼 여운과 감동을 한껏 전달해준 특별한 소재의 에피소드입니다.

 

동성애와 안락사와 죽음, 행복을 고민해 보게 하는 좋은 작품이네요. 아직 안 보신 분들 있으시다면 추천드립니다. 

 

 

블랙 미러 | Netflix 공식 사이트

눈부시게 발전한 첨단 기술. 하지만 인간의 어두운 본능이 그 기술을 이용하면서, 기이한 악몽이 시작된다. ‘디지털 시대의 《환상 특급》’이라 불리는 SF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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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 당대의 철학자 도올이 내 생애 국가의 학문의 출발을 알리는 횃불이라고 평한 <우리는 너무 몰랐다> 입니다. 알아야만 했지만 알아서는 안 될 듯이 저주당한 역사의 그 실체를 잘 말해주고 있지요.

이 도서는 출간된지는 조금 되었습니다. 2019년 1월 말쯤에 나왔는데 이제야 읽어보게 되었네요. 저자 도올 김용옥은 많은 분들이 다들 아시지요. TV에서도 많이 출연하여서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이 다들 좋아합니다. 그의 특이한 목소리톤과 말투가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 준다고 할까요. 

 

그는 고려대를 거쳐 대만과 미국에서 공부한 철학자이고 고향은 충남 천안이고요. 원래 충청도분들이 양반인데다 행동과 마음들이 좀 느긋한지라 저자와 같이 할 말을 하면서 대놓고 호통치듯 하는 대화는 잘 연상이 안 가지요. 하지만 그런 중에서도 걸출한 인물들은 어디에나 있는 법이지요.


근래에는 유아인과 함께 TV에 나와서 진행했던 프로그램도 있었지요. 많은 호응과 함께 시청률도 괜찮았던 듯 합니다. 유튜브에서도 그의 강연하는 모습들이 참 많지요. 특히, 역사에 대한 얘기를 듣고 있으면 끝까지 보게 되는데 강연 화술이 남다르게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군사영어학교는 육군사관학교의 전신으로 이곳 출신들이 한국군대의 주축을 형성하고 있지요. 백선엽, 김종오 등이 대표적입니다. 입학정원은 60명으로 광복군, 만주군, 일본군 각각 20명으로 공평하게 배분했지요.

반면 이번 책 <우린 너무 몰랐다>는 제목에서도 끌리듯이 무언가 정말 내가 알지 못하는 참신한 내용이 있을지 둘러보게 되었지요. 바로 해방과 제주 4.3사건과 여순 민중항쟁이라는 내용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이중에서도 여순 민중항쟁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여순이란 전라도의 여수와 순천을 말하는데 솔직히 그간 이 항쟁에 대해서 크게 관심도 없다보니 그 내막을 더욱 알 수는 없었지요. 기껏해야 광주의 5.18 혁명 정도나 어렴풋이 알고 있는 상태이지요. 이 항쟁에 관한 챕터를 기술하면서 저자는 조선시대때의 이순신 장군의 여수 근처에서의 활약상을 많이 얘기하고 있지요. 

 

여수와 순천간의 지리적인 위치로 인한 당시의 민중들의 생활상과 배경들을 하나씩 짚어봅니다. 그들의 생활력과 순박하고 때 묻지 않은 민심들을 들추어 보지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예를 들면서 거북선을 제조하는 과정과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와의 전투적 전개과정을 낱낱이 보여줍니다.

 

◈ 여순항쟁시 이승만의 명령은 어린 남녀아동까지라도 일일이 조사해서 불순분자는 다 제거하고 반역 사상이 만연되지 못하게 하라고 했답니다. 

당시의 왕이었던 선조의 그릇된 판단력과 이순신에 대한 홑대로 인한 뼈아픈 스토리까지 살펴보면서 여수, 순천사람들의 적지 않은 헌신의 하부구조를 얘기하지요. <두무악>이라는 단어는 제주도에서 핍박받는 민중들이 그곳을 탈출하여 조선의 남부 해안에 정착한 사람들로서 바로 그들이 여수와 순천 인구의 근간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삶에 대한 핍박으로부터 일어서려는 그들의 전통적인 정신을 알 수 있는 대목이지요. 배의 건조기술에 대한 얘기도 나오는데요. 제주에서만 보이는 <덕판배>는 배의 앞머리 쪽에 충격에 강한 나무들을 덧댄 배이고 이것을 전투용으로 만든것이 바로 <판옥선>입니다. 

 

다시 판옥선에 뚜껑을 씌우고 기동성을 높인 것이 <거북선>인 것이지요. 바로 이런 거북선을 만든 사람들이 바로 여수사람들인 것입니다. 그 후손들이 처참하게 희생된 것이 <여순 민중항쟁>이고 자그마치 11,131명이라고 하지요. 해방 후에  이렇다 할 국가 방위 대책이 없을 무렵, 바로 군사영어학교를 통해서 국방을 책임질 지도자급들을 양성하게 되고 이후 <남조선 국방경비대>가 창설됩니다. 

 

◈ 6.25 전쟁에서 전세가 기울게 되자 무장 인민공비들은 결국 지리산까지 숨어들게 됩니다. 지리산의 험난한 산세와 안개는 그들이 잠적하기에는 적잖이 안성맞춤인 곳이지요.

그나마 국군의 모습을 어느정도 갖춘 형태라고 할 수 있지요. 그때 15개의 연대가 전국적으로 창설되는데 제14 연대가 여수에 위치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여순반란"이라고 했었지요. 14연대 군인들이 지창수 상사라는 빨갱이의 선동으로 반란을 일으키고 양민을 학살했다는 것이 그것이었습니다. 

 

제주에서 양민학살을 하는데 힘이 모자라니까 그곳으로 지원하라는 명령에 불복해서 시가전을 벌이다가 쫓겨서 지리산으로 들어간 사건이라는 정도로 알고 있었지요. 하지만 저자는 많은 연구를 통해 이는 반란, 항명이 아니라 민중항쟁이라고 명명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해방 이후 현대사를 쫓아가면서 저자는 박정희, 박헌영, 이승만과 그의 앞잡이 이범석을 언급하면서 그들이 저지른 만행을 여지없이 고발하기에 이릅니다. 항쟁이 일어나기 1년전 영암 군경 충돌 사건이 있었지요. 외박 후 지서 앞을 기다리던  하사를 보고 순경들이 큰소리로 비아냥 거린 데에 감정대립이 되어서 벌어진 일입니다.

 

◈ 국가적 문화유산인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은 자칫하면 전부 소실될 위기에 처하게 되었지요. 전투기 편대장의 위대하고 단호한 결심으로 거대한 국가보물이 후손들에게 남겨지게 됩니다.  

 

 
당시 순경은 독립투사를 때려잡던 친일파라는 인식이 있었지요. 경찰들은 국방경비대를 자신들의 산하기관이며 경찰예비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니 부대원들과의 대립은 불을 보듯 뻔한 일촉즉발의 상태였던 것입니다. 이토록 갑질과 부패의 온상인 경찰에 대한 적개심은 서서히 커져가게 되지요. 

 

게다가 임시정부수립의 대사면 때 영암 사건으로 잡혀간 국군 동지들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기까지 해서 그 의분은 극에 달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된 구례경찰 사건이 또 있는데요. 구례 이발소에서 술에 취한 경찰이 주인의 태도가 불손하다고 폭행을 가하자 14 연대 장병이 말리면서 일이 커져버린 사건이지요. 

 

항명에 대한 일화도 소개하고 있는데요. 지리산과 가야산에 숨어든 공비를 토벌하기 위해서 미군은 공중지원을 하게 됩니다. 그 편대의 김영환대령은 폭격을 명령받고 출동하였으나 그곳은 우리의 문화유산 8만대장경이 있는 해인사였지요. 결국 기관총 소사로만 끝나고 말게 되지요. 

 

◈ "184시간의 공화국의 꿈이 드디어 완전히 깨졌다. 학생이면 무조건 총살의 대상이 되었다. 집집마다 사람들은 모두 손을 들고 나와야만 했다. 경각을 모를 위태로운 자기 생명을 조마조마 어루만지는 것이었다." - 여수항쟁 체험자.

 

훗날 미 군사고문단장에게 추궁을 당하게 되는데 수백명 공비를 잡기 위해서 위대한 문화유산을 잿더미로는 못 만들겠다고 진술하지요. 위대한 군인은 바로 이런 명령을 당당히 거부할 수 있는 겁니다. 반란이라는 개념은 주도하는 세력이 대병력이거나 정부 요직에 있거나 해야 합니다. 

 

또한 권력자를 몰아낼 후임자를 이미 결정해야 하지요. 게다가 철저한 계획하에 장기적인 플랜도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여순항쟁은 어떤가요. 14연대 군인들의 합리적 판단에 여순 사람들이 호응한 결과물일 뿐입니다. 여수, 순천 민중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요구에 저항한 가벼운 소요인 것이지요. 

 

이에 국가가 행한 학살은 가히 상식 이하의 만행이라 할 수 있겠지요. 이렇듯 저자는 민중항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그동안 공권력의 공포감과 인간본성에 대한 불신감만을 키웠다고 합니다. 바로 "우리는 너무 몰랐다". "우리는 너무 조용했다" 고 말이지요.


이 책은 다소 과격한 표현이 있지만 저자가 생각하는 여순반란이 민중항쟁일 수 밖에 없는, 역사적 사건들로 증명을 해나가는 그의 목소리입니다. 그의 진정한 식견을 바라볼 수 있는 한 편의 각성제와도 같았습니다. 

 

 

우린 너무 몰랐다

우린 미처 몰랐고, 알 수도 없었고, 잘못 알려지기만 했던 우리 현대사20세기 전반기 우리는 제국주의의 식민지배에 시달렸고, 거기에서 해방되자 바로 세계적 냉전의 틈바구니에서 민족이 분단되었다. 분단은 70년을 넘어섰다. 이 비극의 분단체제를 지탱하는 우리 정치의식의 밑바탕은 언제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가? 이 책은 철학자 도올 김용옥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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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서]우린너무몰랐다, 픽사베이,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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