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거스트를 항상 뒤에서 지원하고 응원해주는 누나. 누나가 쓰는 음악장비를 숙제 다한뒤 써도 된다고 하지요. 하지만, 이런 친절한 누나와의 좋은 시절도 오래가지 못하지요. 누님은 혹시 이라크전에 파병이라도? 옷이.

 

안녕하세요 행복한 줄 긋기입니다. 요즘에는 한참 넷플릭스의 영상들에 빠져있어서 리뷰도 조금 더 많이 쓰게 되네요. 넷플릭스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추세가 최근 들어서 전 세계적으로 더욱 많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가입자가 이미 1억 5천만 명을 넘었다고 하니까요. 

 

그만큼 영상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는 얘기이지요. 이번에 보게된 오리지널 영화는 바로 비트(Beats)입니다. 음악에서 나오는 비트지요. 박자나 템포 뭐 이런 느낌이지요? 특히, 힙합이나 랩 계열을 연상시키는 영화입니다. 

 

포스터에서도 커다란 헤드폰을 끼고 있는 모습이 어쩐지 8,90년대의 풍경도 언뜻 비칩니다. 지금도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은 명품 헤드폰을 껴야 좋은 음질을 감상할 수 있다고 얘기하지요. 심지어 몇백만 원을 호가하는 앰프라든가 오디오 시스템들은 그저 이어폰으로만 듣는 제게는 왠 사치냐하는 느낌도 있는데요. 

 

좋은 메인 앰프는 몇천만원도 넘기도 하지요. 그 옛날 한국의 명품 오디오 인켈이 있었지요. 당시 오디오하면 인켈이었는데 지금은 먼 추억의 브랜드로 많이 잊혀 있네요. 여하튼 이번 영화는 이런 음악에 재능 있는 흑인 오거스트라는 청년의 얘기입니다. 약간의 스포가 있음을 유념해주시고요. 

 

♠ 오거스트의 비상한 작곡능력에 관심을 보이는 로메로. 베이스 음을 듣고 2분이면 제작이 가능하다고? 이거 대물을 만났구만.

비트도 철저히 흑인배우 위주의 캐스팅을 했더군요. 넷플릭스에 흑인들의 출연 비중이 점차 늘어감을 보면서 그들의 입김이 점점 세지는 건가 하는 느낌도 사실 받는데요. 백인만 영웅이 되는 우월주의에서 벗어나 이렇게 여러 인종들의 신선한 연기를 보는 것도 꽤 재미있는 요소이기도합니다. 

 

오거스트는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는 어머니와 친누나와 사는 17세 고등학생인데요. 친누나는 자기방에 음악에 취미가 있는지 각종 음악 편집 도구들이 즐비합니다. 오거스트는 가끔 용돈벌이를 하는데 좋지 못한 패거리 녀석들과 피치 못하게 어울리게도 되지요. 

 

 

밥 먹을 시간이 돼도 안 들어와서 누나가 찾으러 갔는데, 같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오던 중 빌어먹을 어떤 녀석이 쏜 총에 맞고 누나는 죽고 오거스트는 가슴에 큰 상처를 입게 되지요. 음악을 위주로 하는 음악 영화도 일단 최초엔 누가 죽어야만 얘기가 더 잘 진행되는 건지. 

 

이 사건 이후로 오거스트는 학교도 안 가고 집에만 틀어박혀서 누나가 했던 음악만 하게 됩니다. 그때의 충격으로 가끔 혼절을 하거나 심하게 온몸을 떨면서 구토를 하기도 하고요. 마치 일본의 오타쿠나 자폐아의 성향까지 보이면서 방구석에서 자기만의 세계에 푹 갇혀버린 것이지요. 

 

♠ 오거스트이 짝사랑 나이야가 지나가자 몰래 쳐다만보려는데. 뒤에서 힘껏 외치고 도망가는 로메로. 이런 뻘쭘한 사태는 모두 다 겪어보셨지요?

 

오거스트가 다녔던 학교에는 로메로라는 경비원이 있는데 이분은 학교 여자교장 선생님과 부부 사이이지만 이혼하기 직전의 상태입니다. 로메로는 전직 힙합 가수의 매니저로써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더랬죠. 하지만 현실은 월급도 밀려서 받는 처지입니다. 

 

학생들이 등교하는 숫자가 자꾸 줄어들면 시에서 지원하는 금액이 줄어들므로, 교장은 선생들에게 학생집을 직접 방문해서 출석을 요청하도록 지시하죠. 물론 우리의 로메로 경비원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월급 받고 카드값 메꾸려면 해야겠죠. 

 

로메로와 일노트사라는 음악 기획사의 사장의 턱수염은 그야말로 특이한데요. 진짜 저렇게 하고 다니는 사람도 있겠지만, 영화를 위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 붙인 것 같은데 참 기묘합니다. 캐릭터의 강한 인상을 위해서 독특한 수염까지 신경 쓴 것은 가히 박수를 쳐주고 싶네요. 

 

일노트 사장이 입고 있는 바지가 한국의 옛날 위장 개구리복이네요. 역시 친근합니다. 넷플릭스에 한국의 소재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번 것도 신의 한 수 아닐는지요. 군인 개구리복 바지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는 현상. 생각만 해도 피식 웃음이 나네요. 

 

♠ 일노트사장에게 은근히 협박을 가하는 로메로. 무명이었을때 끼워줘서 이렇게 잘 산게 다 내 덕이었잖아! 사장의 브이자형 수염과 개구리복이 격하게 인상적입니다. 

 

로메로는 오거스트의 집 방문시 그의 방에서 들려온 음악소리에 비범함을 느끼고 이 녀석을 자기가 한번 키워보려고 접근을 시도하지요. 경비일보다는 오거스트 집에 있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지요. 실제로 오거스트가 짝사랑하는 나이야라는 애한테 바치는(?) 노래를 뮤직 페스티벌에서 소개하기까지 하지요. 

 

로메로는 한때 자기가 잘 나갔을때의 영광을 다시 한번 되찾기 위해서 오거스트를 어떻게든 성공(?)시키려고 무진 애를 씁니다. 집안에만 처박혀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서 너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고 그 기회를 잡으라고 계속 주입하기도 하지요. 

 

 

밤늦게 돌아다니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시키는 오거스트 어머니의 규칙도 어기게 되지요. 뮤직 페스트벌에 오거스트와 나이야까지 참가시키려고 교장의 좋은 차를 빌려서 우버 택시기사인 척 위장을 한 거지요. 밤늦게 집에 와보니 엄마는 아들이 없어진 줄 알고 경찰에 신고한 상태. 

 

급기야 로메로는 엄마와 티격태격 몸싸움까지 하다가 경찰에 잡혀가게 됩니다. 음악선생 및 매니저 노릇이 정말 만만하지가 않지요. 스토리상 이렇게 싱겁게 일이 잘 풀리는 건가? 하고 의심을 하게 되는데요. 천재 아티스트가 결국은 여자 친구도 생기고 노래가 히트 쳐서 잘 먹고 잘살게 되는 그런 전형적인 이야기라면 흠. 많이 재미가 없겠지요. 

 

♠ 간신히 따낸 계약서를 라이터로 지지고 계신 로메로 음악선생. 새집으로 이사갈 꿈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버리네요. 이건 노예계약이야 노예계약이라구 !!

 

일노트 사장과 결국은 계약서를 쓰는 상황. 그런데 로메로는 계약서를 라이터로 불태워 버리는데요. 노예계약서라는 거지요. 노래가 히트하면 저작권료는 하나도 못 받는 거라면서요. 오! 나름 생각이 있는 매니저인가 보네? 했는데요. 

 

화가 난 기획사 사장은 로메로가 과거 돈 문제로 구설수가 있었고, 현재도 이미 4만 불을 받아 챙겼으며, 자신을 프로듀서로 넣어 달라면서 계약금액을 더 올리는 수법을 썼다고 폭로합니다. 이에 급실망하여 오거스트는 그날 집에 안 들어오고 계약은 깨지는데요. 

 

 

로메로도 술김에 이미 교장 부인의 이혼합의서에 서명까지 한 상황. 화면은 이제, 오거스트가 학교에 등교하고 나이야에게 다가가서 뭐라고 말하려고 하면서 자막이 올라가네요. 요전에 음악실에서 녹음하는 장면이 잠깐 보이는데 다시 로메로와 음악을 만들기로 한 건지 살짝 의문이 들어요. 

 

그렇게 하기로 한거겠죠? 그래야 해피엔딩이잖아요. 마지막 나이야에게 하려는 말이 I love you가 아닐까요. 입모양이 "I" 발음을 하려는 것 같아 보였어요. 영화 전체에 흐르는 힙합 음악들은 상당히 귀에 쏙쏙 잘 들어옵니다. 주제가 격으로 계속 흐르는 음악도 상당히 듣기에 좋습니다. 

 

♠ 다시 학교로 돌아온 오거스트. 나이야에게 다가가서 도대체 뭐라고 말했을까요? 나이야의 코걸이와 귀가 늘어질 듯한 귀걸이가 중동을 연상시키네요. 한국에서도 저렇게 등교하면 어떨는지. 아마도 등짝스매싱이.

로메로가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 멋모르는 아이를 자꾸 꼬셔서 이용한다는 면도 보이고, 하지만 우물 안 개구리식으로 세상을 등진채 방구석에만 처박힌 태도를 고쳐주려는 선한 본심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이제 17살이면 뭐든 해볼 수 있는 나이이죠. 

 

본인이 잘하고 영감이 있다면 음악만 계속 해봐도 될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친누나의 죽음과 어머니에 대한 부담감이 본인의 잘못 때문이라는 격한 죄책감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나야겠지요. 어떤 한 사건 때문에 그것에 사로잡혀서 더 낫고 진취적인 생각을 못하고 눈물과 후회로 세월만 탓하며 보낼 수는 없지 않을까요.

 

그 나이에 음악에 성공해서 대저택에 살면서, 달러에 불붙이며 담배를 뻑뻑 피워대는 모습보다는, 고등학교에 다시 등교하고 짝사랑 나이야를 찾아가는 결론이 오히려 더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실력과 영감이 어디 가겠습니까? 학교에서 친구들과 사귀면서도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철없는 천재 자폐아와 성공의 재기를 꿈꿨던 경비원과의 생활밀착형 스토리 잘 보았습니다. 힙합 음악이 더 없이 좋아지네요. 

 

 

비트 | Netflix 공식 사이트

시카고의 사우스사이드에 사는 힙합 천재 오거스트. 심한 충격을 받은 후, 바깥세상과 완전히 단절하고 산다. 음악에만 몰두한 그에게 뜻밖의 인물이 다가와 손을 내민다.

www.netflix.com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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