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철원 승리전망대의 주변을 둘러보면 볼 수 있는 모습이지요. 벌들이 많이 날라다니는데 되도록 멀리 피하시기를. 매표소옆에는 마현 천불산 쉼터라고 하는 휴게소가 있습니다.   

강원도를 정처 없이 헤매 보는 탐방길의 마지막 피날레를 위해서 바로 <승리전망대>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철원의 지도상 동북쪽에 자리하고 있고 248킬로가 되는 DMZ 비무장지대의 정중앙에 위치한다고 합니다. Center라는 말이 느낌이 좋잖아요. 

 

어딜 가나 중앙에 있으면 양쪽 측면도 다 보고 왠지 세상의 중심에 있는 듯한 뿌듯한 착각까지 들 정도죠. 열심히 액셀을 밟아서 가다 보니 군인 아저씨들이 검문을 하고 있고 간단한 방문 목적과 신상 등을 적게 하더군요. 견학 끝나고 다시 이쪽으로 나가실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갈 것인지까지 묻고요. 

 

매표소에 도착하니 차 한대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데 많이 한적한 느낌입니다. 일요일에다가 하늘이 조금 어두운 구름이 껴서 비가 올 것 같아서 그런지 사람이 안 보입니다. 매표직원분의 안내에 따라 서류 두장을 작성하고 차위에다가 자석으로 된 것을 붙이라는데요. 

 

♠ 승리전망대는 오전9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하고 화요일은 쉽니다. 주차비 2천원, 입장료 어른은 2천원, 어린이는 천원이지요. 시간을 잘 맞춰서 방문해야 시간절약이 되겠지요.

바로 영화에서 잘 나오는 형사들이 추격할때 붙이는 사이렌 경고등입니다. 그냥 오렌지색으로 자석같이 척 붙네요. 소리나 불빛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범인 잡으러 가는 것은 아니니까요. 도착하기 바로 5분 전에 관람객 한 팀이 출발했나 보더군요. 한 시간마다 팀별로 관람객분들을 모아서 같이 출발하는가 봐요. 

 

딱히 기다리기도 뭐하고 해서 매표소 옆의 의자에 앉아서 오늘의 주요뉴스를 좀 보게 되었죠. 옆에 나무들이 있는데 벌들이 있는지 왱왱거리는 소리가 좀 납니다. 주변을 둘러보려고 일어나서 의자 옆 계단 쪽으로 가는데 누군가 왼쪽 팔의 시계 부분에 주사를 놓는 기분이 들더군요. 

 

가려운 것 같아서 좀 긁으려 하는데 엄청 따끔해서 살펴보니 그놈의 벌이 쏘고 도망갔네요. 금세 발갛고 둥그렇게 부풀어 올라서 최대의 특효약인 을 좀 마구 발라줬습니다. 태어나서 벌에 쏘이기는 첨입니다. 이렇게 따가우리라고는 상상을 못했지요. 보니까 주변에 벌들이 많이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 승리전망대의 사진촬영 가능한 자리에서 바라본 북녁땅과 비무장지대입니다. 유리를 통해서 찍어서 조금 뿌옇지요. 전체적인 설명이 15분이상 되었고 지리적인 상황을 파악하는데 유익했습니다.

무슨 양봉업자가 관리하는 곳도 아니고 좀 무섭네요. 어떤 분들은 벌이 주변에 날아다녀도 호흡에 이상이 오거나 한다는데 저는 쏘이고 나서 퍼뜩 이러다 기절하거나 숨을 못쉬면 어떡하나 정신이 퍼뜩 들더군요. 전망대 가기 전에 병원으로  먼저 가는 게 아닐지 혼란스러웠습니다. 

 

관람객들이 와서 휴식을 취하는 의자 근처에 벌들이 서식하게 한다는 것은 안전에 무지한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만약, 벌알레르기 있는 사람이 크게 다친다면 이 곳은 안 좋은 곳으로 뉴스에 나오지 않을까요. 가만 생각해보니 이건 정말 빨리 시정해야 할 사항입니다. 

 

지루한 50분을 기다리자 관람객들의 차가 몇 대가 더 늘어났네요. 제차가 블랙박스가 없다고 제일 선두에 서서 가게 되고 매표소 직원인 아주머니께서 제 뒷자리에 탔습니다. 조수석이 워낙 정리가 안되고 지저분해서 말이지요. 10여분 정도 걸려서 전망대에 도착하니 비가 조금씩 내립니다. 

 

♠ 사진은 상당히 밝게 나왔네요. 날이 좀 어두워서 심히 염려가 됐으나 매월대폭포의 모습을 보니 잘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직원분이 커다란 모형지도에서 지시봉을 들고 브리핑까지 하십니다. 표도 팔고 인솔도 하고 설명까지 하는 것은 처음 보네요. 월급이 많지 않겠나 추측해 봅니다. 앞에 펼쳐진 풍경들은 비무장지대라 수풀이 사람 키보다 더 크다고 합니다. 사진 촬영도 가능한 구역에서만 할 수가 있고요. 

 

날씨가 좀 더 화창할때 왔으면 북쪽 저 멀리까지 볼 수가 있었을 텐데 구름과 안개로 인해 시야가 탁 트이지 못한 게 아쉽네요. 세계 마지막 분단국가의 면면은 바로 이 곳에서 확인할 수가 있는 거지요. 어서 빨리 이런 철책선을 뭉개고 자유로이 북쪽 너머까지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다시 돌아오는 길에 비가 더 내리는지라 벌에 쏘인 얘기를 했더니 그 심각성을 좀 느끼시는 것 같네요. 벌과 연관된 나무를 다른 곳으로 심어야 하겠다고 말이죠. 승리전망대는 입장료 2천원과 주차비 2천 원 해서 4천 원에 관람을 할 수 있습니다. 전망대 브리핑 룸에 있는 군인하고 사진을 못 찍어서 아쉽다고 어떤 아저씨는 후회하시네요.

 

♠ 매월대폭포를 더 바짝 다가가서 본 모습이지요. 시원한 물줄기와 초록색 이끼는 보는이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소해줍니다.


다음 코스는 <매월대폭포>인데요. 철원의 남쪽 방향으로 향해야 합니다. 이 곳은 복계산 자락에 위치해 있고 바로 김시습의 호를 딴 폭포입니다. 수양대군의 왕위찬탈에 열받으셔서 8명의 선비와 같이 칩거하여 생활하던 곳이지요. 생육신 매월당 김시습이 바둑을 두며 단종의 복위를 도모한 것입니다. 

 

비가 간간히 내리는 날씨에도 관광버스와 함께 많은 관람객들이 음식들을 먹으면서 흥에 취해 있지요. 왼쪽 등산길로 약  20분 정도 걸어가야 되는데요. 숲 안으로 들어가니 좀 어두운 게 혼자라서 오싹합니다. 소나기도 가끔 내려서 우산도 썼다가 벗었다고 하고요. 

 

길이 있는데 좁고 명확하지가 않아서 구글지도를 보면서 쫓아갑니다. 커다란 바위 위에 올라서 보니 바로 폭포인데요. 흘러내리는 폭포의 벽에 초록색의 이끼들이 보기에 신선합니다. 폭포수 아래에 잠시 고여있는 물든 투명하고 깨끗해서 너무나 맑습니다. 

 

♠ 입구에 씌어있는 매월대폭포의 안내도입니다. 생육신 김시습과 8인의 선비들이 소일하던 곳이지요. 20분 정도 산행을 하면 볼 수 있습니다.

잠시 감상을 하고 비가 또 올지 몰라서 열심히 하산을 합니다. 아무도 없이 혼자 산행을 하면 누가 좀 나타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 지지요. 반쯤 내려가 보니 여자 한분이 이제 올라가려는지 잠시 머뭇거리는데 좋은 경치를 보기 위해서는 약간의 담력을 발휘해야 할 순간인 것이지요. 

 

어디든 늦은 시간에 여자 혼자서 산행은 많이 위험해 보입니다. 폭포를 보기 위한 주차나 입장료는 없습니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서 맛집 검색을 해서 찾아간 곳은 고석정 입구 근처에 있는 <어랑손만두국> 이라는 곳입니다. 떡만두국이 8천 원인데 반찬은 북어채, 새우가 주어지고 만두는 큰 거 3개가 나오지요. 

 

국물이 생각보다 조금 진하진 않고 밋밋하면서 맑은 국이랄까요. 좀 찐한 국 맛을 기대했는데 거기까지는 못 미치네요. 여튼 잘은 먹었습니다. 이제 철원의 기억들을 가득 담고 집으로 고고하렵니다. 언제 또 한 번 철원의 안 가본 곳들을 다시 방문하게 될지 그때가 벌써 기다려집니다. 

 

♠ 고석정 입구 근처의 어랑손만두국 집입니다. 떡만두국 8천원하고요. 맑은 국물에 한끼 식사로는 그만입니다. 2층도 있고 친절한 편입니다. 

 

 

승리전망대주차장

승리전망대주차장 교통시설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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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대폭포

매월대폭포 여행,명소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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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랑손만두국

어랑손만두국 분식 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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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리밍 시대가 된 지금은 애슐리와 같은 가수는 어느곳에서든 접속해서 볼 수 있지요. 보이지 않는 이면에 자기 내면의 갈등은 실로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블랙미러 시즌5의 세 번째 에피소드인 레이철, 잭, 애슐리 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시즌5는 개봉한 지가 조금 됐지만 에피소드 3개 모두가 범상치 않은 관계로 많은 이슈가 되었었지요. 이번 작품은 그중 마지막 세 번째인데요. 실제 미국의 인기 여가수인 마일리 사이러스가 출연하지요. 

 

워낙 어려서부터 음악쪽에 재능을 보여서 현재도 그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는 대스타입니다. 미국 할리우드의 배우나 유명가수, 스포츠 스타들은 대부분 사생활에서 잡음들이 많지요. 수많은 팬들이 항상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기에 그럴 것입니다. 그게 바로 스타의 숙명 아닐까요.


그처럼 마일리도 많은 기사화되고 뉴스화 된 소소한 화제가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여하튼 다시 작품으로 들어가서요. 제목처럼 레이첼과 잭은 두 여주인공의 이름이지요. 레이첼이 여동생이고 잭이 친언니인데요. 여자 이름이 잭이 뭔지 좀 그러네요. 한국에서 여자 이름을 철수라고 한다면 영 아니올시다 인데요. 

 

▲ 로봇인형 애슐리투는 너무 똑똑해서 실제로 엄청나게 팔릴 듯 합니다. 친구보다 더 친구같고 가족보다 더욱 가족같은 그런 존재가 되어 가겠지요.

아들을 기대했는데 그게 아쉬워서 그렇게 지었는지는 모르겠네요. 동생인 레이첼의 15살 생일에 한창 유명한 애슐리를 본뜬 애슐리투 라고 하는 분홍색 말하는 인공지능 로봇인형을 선물받게 됩니다. 가수인 애슐리는 자기를 본딴 인형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홍보를 해놔서 많이 유명세를 탄 인형입니다. 

 

이게 다 애슐리의 고모가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전부 뒷바라지(일명 조종)를 한 덕분이지요. 그렇게 고모도 온 힘을 다해서 애슐리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핍니다만, 시간이 갈수록 애슐리는 심한 압박감과 절망, 본인의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들에 점점 지치고 실망해 가는 중이지요. 

 

언젠가부터 곡 작업을 위한 영감을 충만시키기 위해서 각성제 같은 불법 알약을 계속 복용하도록 지시를 받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약을 먹는 척하면서 다시 뱉어내고 모아 두고 있었습니다. 예술가의 고충이 바로 이런 것이겠지요. 창작의 고통. 앨범에 들어갈 곡들이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토해내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맨 정신으로는 쉽게 되지가 않는가 봅니다. 

 

▲ 자기를 철썩같이 지원해주는 고모와 관리인들과 점점 커져가는 불협화음. 진정한 자아를 찾고자 알약섭취를 점점 거부하게 되는데요. 한통을 다먹어도 죽지는 않는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마치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 서먹서먹하면 약간의 음주를 하면 말이 잘 터질 때가 종종 있지 않습니까. 객기를 살리도록 일시적으로 뇌를 마취한다고 해야 할까요. 좀 안 좋은 표현입니다만. 여하튼 창작의 고통은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겠지요.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살아가는 가수가 무슨 공무원처럼 때 되면 월급과 연금이 나오는 시스템이 아니잖아요. 

 

귀에 쏙쏙 박히는 노래가 없으면 금방 대중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게 그 분야에서는 진리일 텐데요. 이렇게 고모는 애슐리의 성공을 위해서 뒷바라지에 힘쓴다는 명목 하에 불법 알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도록 했고 인형의 판매도 시원치 않은 판에 앨범 곡 작업 진척도 잘 안되니 장차 수입이 줄어 들것에 골치 아파하지요. 

 

결국 애슐리가 그동안 약을 복용을 안 하고 창작에 흥미를 잃는 상태를 보자, 증거를 압수하고 음식에다가 알약을 갈아 넣어서 코마 상태에 빠지게 해 버립니다. 6개월이 지났는데도 깨어나지 못하고 혼수상태에 있는 애슐리. 그동안 고모는 뇌 활동은 하고 있는 애슐리의 두뇌에서 곡을 받아서 만들고 인형에 수집된 애슐리의 목소리 데이터를 이용해서 목소리를 덧입힙니다. 

 

▲ 죽지는 않았지만 혼수상태에 빠진 애슐리. 기술적으로 뇌파를 읽어서 그녀의 작곡한 곡을 만들어내는데요. 이런 기술이 있다면 자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신세계입니다. <블랙미러 시즌5>

결국은 "애슐리 이터널"이라고 하는 애슐리의 홀로그램을 만들어서 투자유치를 위한 쇼를 벌이게 되지요. 영화에서의 CG 작업을 인용했는데요.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을 연기하려면 사람이 온몸에 센스를 붙이고 연기를 하지요. 바로 그처럼 다른 사람이 애슐리를 무대 뒤에서 연기하도록 쇼를 합니다. 

 

그동안 레이첼이 갖고 있는 애슐리투 인형은 실제 애슐리를 빙의를 했는지 그간 고모한테 핍박받고 강제로 약을 먹여 혼수상태로 빠졌던 모든 내용들을 마구 쏟아내지요. 실제 애슐리의 거친 말투(약간의 욕)와 함께 말이죠. 이에 레이첼과 잭은 인형의 지시로 애슐리가 잠들어 있는 집으로 찾아가 쥐박멸회사 직원인양 가장해서 애슐리를 구출해 냅니다. 

 

레이첼 아버지의 아끼는 애마인 쥐를 닮은 차를 끌고서 쇼 현장을 덮쳐서 고모의 계략을 폭로해 버립니다. 이렇게 모든 계획이 막판에 수포로 돌아간 고모는 그의 마지막 대사 "이런 썅"을 외치지요. 그와 함께 이어지는 노래는 고모를 저주하는 가사로 불리면서 마무리를 합니다.

 

▲ 인형이 전기코드를 뽑으니 거짓말같이 깨어난 애슐리. 고모의 거짓 쇼 현장으로 달려가는 주인공들입니다. <레이첼, 잭, 애슐리 투> 블랙미러

 

작품에 등장하는 주제가도 "On A Roll"이라는 곡인데 마일리의 현란한 율동과 잘 어우러져 귀에 잘 들어오지요. 한 유명 가수가 되는 데에 실제 하는 심적 고통과 그것을 참아내며 대중들에게 잘 보여야만 하는 이중성을 잘 표현했고요. 큰 인기 뒤에는 많은 관계자의 이해득실이 얽혀있어서 쉽지만은 않은 분야라고 느끼게 됩니다. 

 

레이첼 가족들도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많이 상심해 있을 때 언니인 잭은 기타 치기에만 빠져 있어서 말할 상대가 없었던 레이첼은 그나마 애슐리 투라는 인형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언니보다 친근감을 더 느끼게 되었지요. 인형의 말을 모두 다 믿기까지 하고 의지도 합니다. 

 

그런 꼴을 본 언니 잭은 인형은 인형일 뿐 쓸데없다고 여기며 숨겨버리기까지 하지요. 누군가 필요할 때 사람보다 인형이 더 위로가 되고 그 값어치가 커짐을 보게 됩니다. 바로 미래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입니다. 너무 많은 기술의 발전으로 스마트폰과 그와 유사한 기계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 현실입니다. 

 

▲ 고모에 대한 저주를 퍼붓는 노래까지 지어서 환영을 받는 애슐리. 대중이 원하는게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버린 그녀의 용기. 과연 그녀의 음악여정은 순조로울런지요.

이제는 가족 간의 대화도 불필요해지게 된 거지요. 인공지능 인형이 해결책까지 다 알려줍니다. 그런 세상이 오면 과연 우리의 삶이 더 행복할까요? 많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인간의 깊은 곳에 자리한 인간만이 해 줄 수 있는 그런 소중한 것들은 기계가 침범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뇌리에 남는 대사는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세요", "자신을 믿으면 뭐든 할 수 있어"입니다. 과연 말한 대로만 되면 얼마나 세상이 행복하게 보일까요. 이상 블랙미러 시즌5 <레이철,잭,애슐리 투> 였습니다.

 

 

블랙 미러 | Netflix 공식 사이트

눈부시게 발전한 첨단 기술. 하지만 인간의 어두운 본능이 그 기술을 이용하면서, 기이한 악몽이 시작된다. ‘디지털 시대의 《환상 특급》’이라 불리는 SF 시리즈.

www.netflix.com

(사진=넷플릭스,NETFLIX)

◆ 철원 도피안사의 중앙에 있는 보물인 삼층석탑과 불공을 드리는 사찰의 경내 모습입니다. 정적에 감싸인 분위기가 경건함과 엄숙함에 저도 모르게 빠져 들게 하지요. 

오늘로써 벌써 강원도 철원의 추천 명소 방문기 여섯 번째를 맞이하게 되었네요. 저번에는 철원향교까지 둘러보았고요. 오늘은 향교 바로 맞은편 쪽에 있는 사찰인 <도피안사>부터 찾아가 보도록 하지요. 도피안사라고 하니까 일단 용어가 좀  낯선데요. 사찰 안내판을 읽어보니 "깨달음의 언덕으로 건너간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통일신라 경문왕 5년에 도선국사가 향도 천여 명을 데리고 경치 좋은 곳을 찾다가 정착한 곳이 바로 이곳이라고 하네요. 정말이지 푸르른 산속에 둘러싸여 있어서 그 산세는 가히 최고의 명당이라고 해도 될 듯합니다. 일주문 앞에 넓지는 않은 주차장이 있고 공용화장실도 갖추어져 있지요. 

 

도착해보니 일주문 앞에서 일반인 복장을 하신 분이 열심히 청소를 하고 계시네요. 대부분 스님들이 하실 법 한데 좀 특이하긴 합니다. 다른 사찰들은 경내로 가기까지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 경우가 참 많지요. 물론 대형 규모의 유명한 사찰은 더 하지요. 이 곳은 백 미터도 안돼서 벌써 커다란 네 명의 수호신 캐릭터 상들이 보입니다. 

 

◆ 도피안사 중앙에 있는 6백년된 보호수 느티나무입니다. 다른 사찰보다 조금 두께가 여위여 보이는데 그만큼 세월의 풍파를 겪은 흔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부분적으로 많이 소실된 듯 보입니다. 

안쪽에 작은 연못과 함께 바로 스님이 무언가 작업을 하고 계시군요. 더운 날씨에 기다란 복장은 많이 덥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조그맣게 액세서리와 경품들을 파는 곳도 있습니다. 주로 팔찌와 머그컵 같은 것 위주인데요. 다른 손님들이 대화하는 걸 들어보니 카드결제는 안되고 계좌번호 가르쳐 줄테니까 나중에 계좌이체를 하랍니다. 

 

흠 요즘 세상이 어떤 곳인데 물건을 공짜로 그냥주고 계좌 이체하기를 바라시다니. 이것이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부처님의 자비로움인가 의아하게 되네요. 물론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받아도 그만 안 받아도 그만인 건지, 봉사의 정신으로 베푸시는 건지 여하튼 손님 입장에서는 더없이 좋은 경우이네요. 

 

사찰 중앙에는 6백년 된 보호수인 느티나무가 자리 잡고 있고 보물로 지정된 도피안사 삼층석탑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부처님상을 모신 경내마다 천장에는 꽃등과 함께 소원을 비는 우리 중생들의 이름이 적힌 하얀색 리본들이 줄줄이 매달려 있지요. 

 

 

◆ 보호수 건너편에 있는 스님들의 생활관이라고 할까요. 사계절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고 유리를 통해 그네들의 삶의 적나라한 풍경도 살짝 엿볼수가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제일 높은 곳까지 올라가 보니 중년의 두 남녀분이 독서하는 방법에 대해서 열띤 대화를 하고 있네요. 무조건 많이 읽는 것보다 천천히 좋은 책을 여러 번 읽으시라는 남자분의 컨설팅. 이런 곳에서 자기 계발 강의를 귀동냥으로 듣기까지 하니 정말 유익하네요. 


중앙에 있는 건물의 뒤쪽 벽으로는 사계절의 풍경을 담은 민화 정도의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데 관람객 남자분은 몇 바퀴를 돌면서 뚫어져라 감상하시는데 그런 쪽에 엄청난 관심이 있으신 듯하네요. 또 어떤 여성분도 보호수와 삼층석탑에서 한동안 계속 사색을 하시는 듯한 모습이 도피안사의 깊은 매력에 완전히 빠진 것 같아 보입니다. 

 

이건 바로 많은 관람객이 있어서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간간히 10명 내외의 사람들만 오고 갈 정도가 되어야 천천히 음미하면서 관람을 할 수가 있는 거지요.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곳만 돌아다녀서 보는 게 무조건 좋은 여행은 아닐 겁니다. 한 곳을 보더라도 그곳에서 처음 맞닥뜨린 충격과 느낌, 다른 곳으로 움직이기 싫고 계속 머물고 싶은 그런 마음을  체감하고 싶은 것이 더욱 중요할 겁니다. 

 

◆ 국가수호의 일등공신인 당시 9사단의 희생정신을 심벌화한 백마의 모습이지요. 저멀리 대형 태극기 게양대와 위령탑이 우뚝 솟아있네요.

그것이 진정한 여행의 참맛 아닐는지요. 저렇게 오랫동안 서서 자기가 쳐다보는 대상을 마치 완전히 흡수하겠다는 고집 같은 집요함을 닮고 싶습니다. 도피안사를 완전히 내 것으로 들어오게 해서 영원히 잊혀지지 말아야겠다는 그런 심정 말입니다. 여하튼 관람의 한 가지 방법이겠지만 완전히 몰입하는 저런 모습이 또한 색달랐습니다. 

 

스님들이 거쳐하는 건물 쪽에는 집 주변을 빙 둘러서 도피안사의 사계절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주욱 전시해 놓았습니다. 지금의 풍경도 더할 나위 없지만 눈이 올 때나 노을이 질 때나 단풍이 들었을 때의 사진들은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또 다른 계절이 돌아올 때 어느 곳이든 다시 방문해 보면 색다른 느낌과 감동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다음 방문지는 <백마고지 위령비>가 되겠습니다. 월남전쟁에도 파병되어 이름을 떨쳤던 부대가 백마부대이지요. 당시 6.25 전쟁 때는 국군 9사단 소속으로 김종오 장군이 지휘하고 있었고 철의 삼각지대인 중요 요충지를 중공군과 열흘 동안 24차례나 전투를 벌여 승리한 곳이지요. 

 

 

◆ 철원군 철원읍 해발 215미터에 세워진 백마고지 전적지 충혼탑입니다. 10월 16일 전승 기념일을 맞아서 해마다 민관군 합동으로 위령제를 거행하고 있다고 하지요.

포탄을 하도 많이 떨어트려서 하늘에서 보면 산등성이가 하얗게 벗겨져 마치 백마가 누워있는 형상과 같다고 합니다. 양쪽 도합 25만 발 이상의 포격이 있었네요. 주차장은 상당히 넓습니다. 옆에 CJ편의점도 있고요. 간단히 철원에서 나는 생수 한 병을 8백 원에 사서 손에 들고 보니 주차장 끝쪽에 커다란 미사일 두대가 놓여 있습니다. 

 

사진 찍기에 좋겠지요. 중앙에도 하얀색 백마가 하늘로 솟구치려는 형상을 하고 있고요. 올라가는 길 양쪽으로 태극기들이 마치 가로수처럼 심어져 있어서 환영하는 느낌이 듭니다. 양쪽에 조그만 전시관과 대형 태극기와 위령탑이 높게 세워져 있지요. 

 

더 끝까지 걸어가면 커다란 종이 있는 정자가 있고 주변 풍경을 볼 수 있는 탁 트인 전망대 같은 곳을 볼 수 있네요. 전시관에는 그날의 치열했던 상황을 보여주는 전시물들이 있는데 기관총의 총열이 위로 벌떡 휘어져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  전투당시 사용했던 기관총인데 살벌했던 상황을 느끼게 하지요. 당시 중공군은 백마고지와 유사한 지형에서 3개월간 예행연습을 한후에 정예전투부대요원으로 공격을 감행했다고 합니다. 

과연 저런 상황에 내가 있었다면 나라를 위해서 장렬히 싸울 수 있었을까 생각하니 온몸에 소름이 쫙 돋네요. 저런 선열들이 있었음에 현재 내가 이렇게 자유롭게 여행을 다닌다고 생각하니 많이 숙연해집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백마 부대원들의 숭고한 정신을 느껴보는 그런 장소였습니다. 

 

 

도피안사

도피안사 종교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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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고지기념관입구

백마고지기념관입구 도로시설 방면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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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일간의 찌든 때와 피로를 날려주는 데에는 목욕, 사우나가 최고이지요. 혈액순환과 운동도 된다고 하니 일석삼조의 정신과 육체의 나른한 휴식은 인생 최고의 순간일 겁니다. 

강원도 철원 무작정 방문길의 다섯 번째 올리는 리뷰가 되겠습니다. 저번에 철원 막국수집까지 알아봤었지요. 하루 종일 돌아다니고 이제 겨우 점심 겸 저녁으로 한 끼를 때우고 나니 어디선가 눕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해집니다. 타지방에 오면 마음이 들뜨거나 좀 싱숭생숭 해지는 그런 기분이 항시 생기지요. 

 

처음 가보는 곳에 대한 호기심과 낯선 느낌이 혼재된 그런 상태 말입니다. 역시나 더위와 걸음으로 보이지 않는 먼지에 뒤집혀 있을 터이니 근처의 사우나를 검색한 결과 최종적으로 <금강산 사우나> 또는 <금강산 타운> 이라는 곳으로 낙찰을 봤습니다. 일단 갈말읍사무소를 정점으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고 겉보기에는 건물도 꽤 큰 편이라 괜찮을 듯했습니다.

 

아마도 건물이 오피스텔처럼 생겨서 장기로 숙박하는 방들이 많은 듯 같네요. 입장료는 타지와 비슷하게 6천 원이고요. 토요일인데도 최소한 저녁 9시반까지는 나와야 한다고 합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향해서 들어가니 사람이 아무도 없네요. 너무 휑해서 좋기도 하지만 반면 잘못 온 게 아닌가 하는 느낌도 살짝 듭니다. 

 

▲ 익숙한 집에만 있다가 외딴 곳에서 혼자 묶게되는 숙박은 야릇하면서도 큰 해방감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일 겁니다. 너무 자주하면 경제적으로 약간 힘들겠지요.

역시 맛있게 먹었던 저녁이 아랫배에 조금 약하게 신호를 주는지라 화장실로 향하기 위해 딱 쳐다봤는데 아뿔싸! 아저씨 한분이 바로 입에 담배를 물고서 들어가네요. 타이밍이 참 절묘하게 운이 없습니다. 한 5분만 일찍 오던지 5분만 늦게 왔어도 피할 수 있는 상황인지라 좀 기다리기로 했는데 영 금방 나올 것 같지 않아서 꾹 참고 탕으로 바로 들어가 버렸지요. 

 

그런데 탕 입구를 열고 들어가려 하니 탕 안쪽에서 굉장히 시끄럽게 웅성대는 소리들이 들리네요. 탈의실에는 사람이 없는 거 같은데 탕에 손님들이 많은가 하고 들어가 보니 헐. 탕의 벽에 커다란 티브이가 걸려있네요. TV 홈쇼핑 선전 프로그램 볼륨 소리가 그렇게 시끄럽게 났던 거지요. 

 

 

세상 어디 목욕탕을 많이 돌아다녀봤는데 탕 안에 벽걸이 TV가 걸려 있기는 처음입니다. 탕 속에 앉아서 티브이를 보는 것도 뭐 괜찮겠다 그런 생각도 합니다만 손님도 하나도 없는데 티브이혼자 떠들고 있는것도 영 분위기상 아닌것 같기도 합니다. 맞은편 뒤쪽의 출입문은 조금 빼꼼 의자를 걸쳐서 열어 놓았는데 그래서 탕내가 수증기도 없이 썰렁했었군요. 

 

▲ 요즘 인터넷이나 와이파이도 안되는 싼 여관도 많지만 시대의 흐름은 어느정도 맞춰주셔야 되지 않을런지요. 제발 담배 쩌는 냄새없는 룸으로 소개해 주세요!

 

혹시 티비 고장 날까 봐 탕내 수증기 안 생기도록 얄팍한 조치를 취한 건 아닐까요? 아무튼 저야 이용료 낸 만큼만 이용하면 되는 건데 조금 특이하기는 합니다. 화장실 갔던 아저씨가 들어오더니 <나는 전설이다>를 딱 고정시켜 놓고서 탕 속에서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네요. 

 

아산의 도고온천에 있는 고온 사우나실에 TV가 있는 것 본 이후로 탕내 티브이는 어쨌든 처음입니다. 특이한 경험이었습니다. 이제 일박을 하기 위해서 신나게 여관방을 검색을 한 결과 몇 번의 실패를 딛고 갈말읍사무소 근처에 있는 <로열파크>라는 곳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현금 4만 원을 받아야 하신다는데 열심히 없는 말을 해서 결국은 카드로 3만 7천 원 결제하는 걸로 했습니다. 별걸 다 깎는 것 같은데 어떤가요. 이런 흥정하는 맛도 여행의 별미 아닐는지요. 인터넷 와이파이가 되는 곳을 찾다 보니까 이곳까지 오게 된 건데요. 철원의 읍에 있는 여관들의 아주머니 사장님들은 와이파이나 인터넷을 좀 잘 모르시더라고요. 

 

▲ 철원향교 주위에 있는 이정표 안내판입니다. 유명한 철원의 주요 관광명소들이 주변에 포진되어 있어요. 

와이파이가 되는지 안 되는 지도 잘 파악을 못하세요. 아무튼 이곳은 그나마 IPTIME 와이파이 기계가 있어서 속도도 넷플릭스 영화를 볼 정도로 무난히 나왔습니다. 살이 그동안 많이 찐 관계로 오늘 밤은 맥주와 과자를 과감히 끊고 냉장고에  있는 맹물만 먹기로 했습니다. 

 

푸시업과 스쿼트와 윗몸일으키기도 조금씩 하면서 말이지요. 멀쩡한 집 놔두고 이 곳 먼 타지의 읍내 여관방에서 혼자 이게 무슨 청승인지 도대체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술기운이 없고 배가 더부룩 빵빵하지 않으니 정신이 좀 많이 맑아집니다. 이 상태에서 또 블로그에 포스팅할 글을 열심히 키보드로 두드리고 있지요. 

 

 

▲ 향교 안으로는 들어갈 수가 없어서 담벼락으로 넘겨다 보는 철원향교의 모습입니다. 푸른 산이 둘러 쌓여 있어서 시원한 경치가 너무나 좋지요. 

아쉽게도 방에 책상과 의자가 없네요. 아뿔싸 그걸 체크를 못하고 방을 잡다니 좀 정신이 없는 듯합니다. 방안을 잘 살펴보니 전화기를 올려놓는 조그만 단상 같은 게 있는데 그 안에는 쓰레기통이 있어요. 가만 보니 그 단상을 옆으로 뉘이면노트북이 딱 올라가고 침대 옆구리를 등받이 삼아 앉으면 딱 맞겠더군요. 

 

이렇게 철원의 하룻밤은 저물어 갔습니다. 다음날 9시 넘어서까지 늘어지게 잠을 자고 나서 처음으로 향한 곳이 <철원향교>입니다. 갈말읍내에서 다시 북쪽으로 고석정을 지나서 좀 더 올라가야 했지요. 향교는 타 지역 어디에 가도 대부분 존재하는 곳인데요. 

 

▲ 향교의 정문이고요. 바닥이 전부 돌들로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너무나 조용하고 고즈넉해서 천천히 거닐기에 좋습니다.

이 곳은 고려 태조 왕건의 사저로 건립한 것으로 추측되고 일제의 해방 후 공산치하에서는 고아원으로 존재했다가 6.25 때 소실되고 그 후에 다시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유생들이 공부하던 터이지요. 관리실 바깥에 신발 하나가 놓여 있어서 관리인은 계시기는 한 것 같은데 향교 내부로는 들어갈 수 없게 잠겨 있네요.

 

주위의 조금 높은 뒷공간에서 내부의 풍경을 전체적으로 훑어볼 수는 있네요. 주변이 <녹색길>로 명명되어 있고 조용하고 따뜻한 햇살과 함께 노란색 꽃들을 여유롭게 날아다니는 나비들의 모습들이 너무나 정겹습니다. 다음 회에 그다음 방문지인 <도피안사>부터 둘러보겠습니다.

 

 

금강산타운

금강산타운 생활,편의 목욕탕,사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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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향교

철원향교 여행,명소 문화,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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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픽사베이,PIXABAY)

▲ "악어 외" 책에는 단편 「악몽 같은 이야기」, 「여름 인상에 대한 겨울 메모」, 「악어」 가 실려있습니다.

러시아 문학의 거장은 여러명이 있는데요. 단연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오늘은 바로 그 중에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악어라는 작품을 우연찮게 보게되었습니다. 저자의 기존 작품들은 셀 수 없이 많지요.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 <지하로부터의 수기> <백치> 등등 19세기의 문학을 대표하는 그의 작품입니다. 

 

본 지가 꽤 오래되어서 언뜻 조금씩만 기억이 나지만 그가 구사하는 문체들은 톨스토이처럼 상당히 한 호흡이 대체로 깁니다. 톨스토이의 필체가 훨씬 더 길기는 하죠. 한 아이템이나 어떤 이의 심리상태에 대해서 자세히 묘사하는 그런 느낌이 많이 들지요. 

 

그의 작품중 악어 라는 단어가 워낙 궁금하기도 해서 보게 되었는데 중단편 소설이라서 몇십페이지 정도 됩니다. 과연 야생의 포식자인 악어 즉 크로커다일로 얘기를 쓸 수 있을 런지요. 생물학자가 아닌 다음에야 생물도감을 만들지는 않았을 테고요. 

 

▲ 순탄지 않은 삶을 산 대문호의 고뇌와 심리를 파고드는 소설기법은 그의 장점이지요. 

 

 

저자는 실제로 일어났다는 말로 시작을 해서 실화인가도 살짝 의심이 가더군요. 소설가가 과연 다큐멘터리를 쓴건지 상상해 보게도 되고요. 저자는 친구인 이반 마뜨베이치와 그의 아내와 함께 시내의 아케이드에 전시된 악어를 구경하러 가게 됩니다. 얼마간의 외국의 지식여행을 가기전에 무료함을 달래기 위함일까요. 

 

19세기 당시에도 악어는 있었겠지요. 정글에서만 사는 녀석을 아마도 독일인이 돈벌이에 이용하기 위해서 가져온 것이지요. 현 시대에도 악어를 보려면 커다란 동물원 정도는 가야 볼 수 있을 텐데 당시 안전하게 전시할수 있는 장치가 있었을지 궁금합니다. 

 

악어 전시장에 도착해서 구경을 하는 도중에 공포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 묘사가 되죠. 예상한대로 바로 친구 이반이 악어에게 잡아먹히고 마는 것이죠. 시식하는 과정이 좀 살벌하고 구체적으로 기술되어서 섬뜩하긴 합니다. 한번이 아니라 몇번 먹히는 과정을 거침없이 기술하고 있죠. 

 

▲ 악어는 그의 작품중에서 웃음을 유발할 정도로 기이하고 뜬금없는 이야기로 독자를 희롱합니다.

 

이건 소설이 공포 괴기소설인가 하고 읽다보니 악어 뱃속에 들어간 이반이 갑자기 대화를 시도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이제 진짜 소설이구나 하고 깜짝했습니다. 뜬금없는 만화의 세계로 빠지는 건가 하고 말이죠. 문학의 대가께서 농담을 섞은 허무맹랑한 얘기로 끝날 것인지 대단히 조마조마 합니다. 

 

톨스토이의 주홍글씨의 마지막 장면들에서 처럼 독자의 마음을 휘어잡고 심금을 울려서 실제로 눈물이 나도록 하는 감동을 기대했거든요. 악어는 그런 예상을 여실히 빗나가게 합니다. 악어 안에 갖힌 이반은 그 안이 예상외로 텅텅 비어있고 일반 고무제품과 비슷하다고 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알도록 하겠다는 엉뚱한 말을 하지요. 

 

이 속에서는 모든 것이 분명해지고 반박하기가 아주 쉽다고도 합니다. 그가 말한 내용을 잠시 들어 보자면, "위대한 사상으로 이미 배가 엄청 부르다", "야만적인 사람들은 독립을 좋아하지만, 현명한 사람들은 질서를 좋아하지.", "인류의 운명에 관해 더 많이 생각하고 있다." 등 뭔가 사람이 변한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 잘 알려지지 않은 악어 작품은 호불호가 많이 갈릴것 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작품입니다. 밑져야 본전으로 한번 읽독을 !

이 정도 진행되다 보니 무언가 저자가 얘기하려는 진의가 느껴지지요. 당시 사회적인 어떤 모순에 대한 비유를 들고 있습니다. 작가의 생명은 바로 거침없는 말투를 글로 옮겨서 일반인들이 체험하게 하는 것 아닐까요. 당시 러시아의 정치적 환경은 일명 급진주의자들(사회주의자들)의 입김이 세져 있었지요. 

 

그 대표적인 사상가이자 작가가 쳬르니셰프스키인데요. 그는 당시 서구 유럽에서 나온 다양한 사회서적들을 탐독한 사회주의자였습니다. 바로 자유를 박탈하고 공산사회를 옹호하는 그런 사상과 이념으로 무장된 자입니다. 물론 말년에는 수용소에 감금되어 비참한 생을 마감했지만요. 

 

여하튼 소설에서의 이반은 이런식으로 저자에게 그의 사상을 계속 주입하고 자주 만나다 보니, 저자는 마치 이반의 비서가 되버렸다고 느끼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친구 이반이 악어에 잡아 먹힌 사태에 대해서 각종 언론과 신문들은 편파적인 내용들을 보도하기에 이르지요. 본인들의 입맛에 맞게 말이지요. 

 

 

 

▲ 악어의 내부는 작가의 관점에서 본다면 하나의 폐쇄된 감옥에 불과한 것입니다. 급진주의자들이 얘기하는 유토피아는 악어내부 같은 폐쇄된 곳이라는 것이지요. (사진 = 픽사베이, pixabay)

결국에는 악어에 먹힌 이반보다는 오히려 악어를 동정하는 기사들이 뿌려집니다. 이반은 집에 있는 아내에게 같이 와서 악어 뱃속에서 살자는 편지까지 보내려 하지요. 이 말을 들은 아내는 펄쩍 뛰면서 정치나 철학같은 재미없는 말만 늘어놓으면서 파티와 흥미있는 것도 없는 그런 곳에서는 같이 살기 싫다고 펄쩍 뜁니다. 

 

아내의 심정도 십분 이해가 가기도 하지요. 이렇듯 허무맹랑하고 만화같은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 담긴 세태의 비판적인 기술은 바로 이 작품의 핵심사상일 것입니다. 바로 악어의 내부는 그 당시 급진주의자가 추구했던 완벽한 사회체계인, 즉 수정궁을 희화한 것이지요. 

 

과거 전통과의 유대를 무시하고, 자신만의 독자적인 사상이나 감정만을 주장해서는 결국 아무것도 이루어질 수 없음을 도스토예프스키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당시 같은 작가로서 서로간의 이념과 생각이 달라서 이러한 글로써 대항하는 모습들은 우리 일제시대의 문인들과도 비슷해보입니다. 

 

▲ 급진주의자 체르니셰프스키가 시베리아로 유형을 갔을때 도스또예프스키가 그를 조롱했다고 해서 비난을 받았지요. 바로 악어를 두고 한 말인데 당장 연재를 중단 할 것을 당시 "목소리 golos"지는 요구했습니다.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말이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겠지요. 힘으로 안되면 말로, 말로 안되면 글로 표현하는 정신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을 종종 봅니다. 이런 노력에도 러시아가 아직도 사회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것은 안타깝기는 하지요. 대문호의 글빨이 더 강한 영향력을 주었으면 어땠을까요.

 

"단결심이 없고, 서로의 사랑이 없고, 공동합치가 없으면 위대한 일은 아무것도 상상할 수가 없다. 이것이 없으면 사회자체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참 좋은 요약글이 되겠네요. 제목은 악어처럼 단순한 동물 이름이지만 역시 대문호가 매듭짓는 소설의 메시지는 그 깊이가 확실히 다릅니다. 

 

악어는 바로 급진주의에 대한 그의 삐딱한 시선을 느껴볼 수 있는 만화같은 짧은 소설이었습니다. 

 

 

악어 외

『악어 외』는 열린책들 세계문학 전집의 131번째 책으로, 19세기 러시아 리얼리즘 문학을 대표하는 표도르 도스또예프스끼의 작품이다. 이 책에는 「악몽 같은 이야기」, 「여름 인상에 대한 겨울 메모」, 「악어」 같은 작가의 중기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어 점차 완숙해져 가는 도스또예프스끼의 예술적ㆍ사상적 세계관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여름 인상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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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es24)

▲ 데드풀에서 통통하고 빡빡머리 초능력자였던 그녀지요. 핸썸한 미소년같은 이미지이지만 타짜를 능가하는 손기술의 달인입니다. <트링킷>

넷플릭스의 요즘 추천 메뉴의 상단에 자주 뜨는 작품이지요. 바로 트링킷(TRINKETS)인데요. 10대 소녀들 3명이 나와서 좀도둑질을 일삼으면서 일상생활상과 우정 등을 가볍게 그려낸 하이틴 드라마입니다. 10대 이야기인데 청불로 등급이 매겨진 우리나라 정서상으로는 좀 이해가 않가긴 하지요. 

 

성인의 기준이 만 18세인데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대학교에 갓 들어간 나이 아닙니까. 객관적으로 10대 이야기라고 하면 중고등학생도 볼 수 있겠네 이렇게 다들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이 작품은 당연히 내용상 한국의 엄마들의 반발을 불러오기 충분한 얘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일단, 쇼핑몰에서 물건훔치기가 그것이지요. 아마 한국에서는 이것부터가 배울 게 없는 작품이라고 결사코 반대하실 겁니다. 또한, 여주인공들의 남친들 또는 썸 타는 다른 친구들과의 애정씬도 자주 등장하지요. 특히나 여주인공의 핵심 여주인 엘로디는 같은 동성의 여자와의 키스신도 있어서 곧바로 동성애 장면을 연상해 더욱 반발을 불러올 테고요. 

 

▲ 손기술 시합에서 엘로디는 고급 목걸이를 훔쳐서 1등이 되자 태비사가 훔친 가죽점퍼를 덤으로 얻게 되죠. 이걸 팔아서 고향의 여친을 만나러 비행기표를 사야되는데 잘 될까요?

더욱이 성인용품점에서 물건을 고르고 훔치기까지하는 에피소드는 이게 바로 10대 하이틴 드라마인지 성인영화의 맛보기판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가 되지요. 개방적인 나라 미국과 한국의 10대 정서의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어쨌거나 10대의 얘기지만 10대 후반 밑으로는 한국에서는 접근하기 어려운 드라마인건 확실합니다. 18세 넘은 후에 보면 간단하겠지요. 키는 그중에서 작지만 깡있게 생기고 왠지 남성적인 이미지도 살짝 비춰주는 엘로디 역은 브리애나 힐더브랜드(Brianna Caitlin Hildebrand)라는 배우입니다. 

 

이런 시크하고 세상사 무관심한 듯한 성격의 배우가 누구일까 찾아보니 데드풀에서 통통한 얼굴에 빡빡머리로 출연했었던 초능력여자 <네가소닉 틴에이지 워헤드>역할로 나왔던 분이었네요. 이제 좀 얼굴이 매칭이 되네요. 역시 넷플릭스에서 추천작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될 정도면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겠거니 예상은 했지만 그런 히스토리를 가졌었군요. 

 

 

▲ "모" 남친은 자원봉사 중에도 또다른 여자와 대화를 나누자 열받은 "모". 오히려 그녀를 악녀라고 비꼬는 자원봉사 소녀. 남녀간의 심리싸움은 끝날줄 모르네요. 끝없는 줄다리기의 종말은? 

나머지 양옆의 두 친구들도 백인(모)과 흑인(태비사)이 있는데 곱상한 마스크에 나름대로 여러 작품에서 꾸준히 연기력을 쌓은 배우들 같네요. 에피소드는 총 10부작인데 편당 러닝타임이 대부분 20여분으로 그렇게 길지가 않아서 좋습니다. 짤막하게 끝나는 얘기들은 지루함을 떨치기에도 그만이지요. 

 

엘로디는 엄마가 돌아가시고 전학을 오게되는데 따돌림 비슷한 것을 경험하면서 영 적응이 잘 안되지요. 그런 멘털 붕괴의 상태에서 그녀의 주특기인 쇼핑몰에서 물건 훔치기로 그나마 심적 위로를 덜곤 하지요. 급기야 물건 훔치는 사람들의 치료 모임에서 나머지 두 친구들을 만나게 되지요. 

 

여자들이 한달에 한번 찾아오는 그날이 되면 도벽이 생긴다고도 하는데 이들은 마음만 먹으면 물건 고르면 그게 바로 자기 것이 되는 신의 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건 미국의 마트들은 상품에 바코드가 없는 건지 가방이나 옷 속에 숨긴다 해도 출입문에서 다 걸리지 않나요. 

 

▲ 호화선상파티까지 해줬는데 뭐가 문제야? 브래디와 말싸움중인 태비사. 헤어짐을 최종 결심하게 된 계기는 바로 뭘까요? 차안에서 커피를 쏟았을때 했던 브래디의 행동. 바로 그것 때문인데요. 웃음뒤에 감춰진 그녀의 말못할 슬픈 사연은?

시대적 배경이 바코드 없는 시절로 찍은 건 아닌 듯 한데 말이지요. 극적 재미를 위해서인 듯 하지만 현실적이지는 않네요. 이렇게 모임에서 어쩔 수 없이 만난 이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서로 어울리는 계기가 되지요. 각자가 소유한 훔치기 기술들에 탄복하면서 말이지요. 

 

엘로디는 고향을 떠나면서 사귀었던 여자친구를 그리워하고, 나머지 두 여주들도 각각 남친들과의 신경전으로 관계들이 썩 훌륭하지가 않습니다. 하이틴 드라마에서 이성 간의 애정전선은 빠질 수 없는 극 중 핵심 쟁점이지요. 더구나 개방적인 미국이라면 그 점유율이 엄청나겠지요. 

 

이런 와중에 학교 자원봉사에도 참여하면서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는데, 엘로디는 점심시간에 같이 먹을 사람이 없자 또다시 쇼핑점을 방문 하지요. 그러다가 두 친구의 제안으로 기분전환 겸 성인용품점에 가서 야한 옷들도 입어보고 물품도 슬쩍해 가지고 옵니다. 개방적인 나라의 당당한 모습들에 혼이 나갈 정도입니다.

 

▲ 고향에 여친이 있다고 햇던 엘로디. 하지만 그녀는 첫경험도 없었던 초짜배기 였었는데. 그녀에게 추파를 던지는 묘령의 여인. 엘로디의 눈길도 심상치가 않은데요. 원하는게 뭐니?

 

 

태비사의 남친 브래디는 핸섬하면서도 BMW를 몰고 다니는 갑부집 아들로 묘사되고 있지요. 하지만 두 커플은 항상 자기들의 자존심과 주장으로 티격태격합니다. 이제 17살이 된 태비사의 생일파티는 그야말로 선상 크루즈급의 호화 파티를 차려주지요. 그야말로 부러울 따름입니다. 

 

이런 기쁜날에도 둘 사이의 관계는 오히려 더 나빠져 헤어질 것을 종용하기에 이르지요. 이와 반대로 모와 엘로디는 다른 모임에서 엘로디에게 관심 있어하는 코걸이를 한 여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해보라고 모는 부추기기도 합니다. 넷플릭스의 드라마 배경들의 수위들이 점점 올라가는 한 단면들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관객의 결정이겠지만요. 태비사와 브래디의 갈등이 있기전, 브래디는 새로운 손목시계를 선물하고, 가지도 않는 할아버지 시계를 빼서 BMW 차 콘솔박스에다가 던져 넣지요. 헤어지기로 결정하자 할아버지 시계는 찾고 싶었던 테비사는 친구 둘과 힘을 합쳐 몰래 훔치기로 결정. 

 

▲ 남친 BMW를 몰래 훔친 세명의 여친들. 이왕 훔친거 바람이나 쐬러 가볼까? 음악 볼륨 업, 신나고 들뜬 마음에 액셀을 더 밟아라 밟아 ! 

남자 탈의실에서 차키를 훔친후 시계를 찾았으나, 갑자기 운전석에 앉자 액셀을 밟고 싶은 충동이 들지요. 이왕 탔으니까 세 명이서 드라이브를 해대는데 엘로디가 운전 중 차 오른쪽 부분을 전체적으로 시원하게 긁어버리는 신기술을 보여줍니다. 

 

상심한 이들은 이렇게 된거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비싼 남친의 차를 강속으로 수장시켜 버리는데요. 과연 이들의 그다음 행보는 어떻게 될는지 사뭇 궁금합니다. 한국 같았으면 일단 엄마한테 등짝을 심하게 맞은 뒤 울고 불고 난리가 나면서 미성년자라서 어느 정도 참작이 되어 용서가 될 수도 있을 텐데요. 

 

과연 천조국에서는 어떤 형벌이 기다리고 있을런지 기대됩니다. 10대들의 이야기라지만 전혀 십 대를 연상키 어려운 청불 하이틴 드라마 트링킷, 좀도둑질과 많이 선정적인 항목들이 기저에 깔려있는 그러나 전혀 기죽지 않는 센 언니들의 파워와 신선함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는 것 같네요.

 

▲ 보험엔 들었겠지만 가드레일과 뜨거운 찰과상을 일으켜버린 상황. 에라 모르겠다. 뒷창문을 돌로 깨버리고서 시원한 강물속에 밀어넣으면 아무도 모를거야 완전범죄라구 ! 아 그런데 왜 이렇게 잠이 안오지? 

좀비와 마약과 살인과 미스터리라는 소재에 조금은 질리셨다면 요런 극강의 색다른 소재의 드라마도 한번 보시면 참신한 맛이 있을 것입니다. 미국 10대 TV 드라마 <트링킷> 이었습니다. 

 

 

트링킷 | Netflix 공식 사이트

낯선 도시로 이사 온 슬픔에 잠긴 10대 소녀. 들치기 모임에서 두 친구를 만난다. 남들은 모르는 특별한 공통점을 지닌 세 사람. 이들의 파란만장한 우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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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넷플릭스 드라마 트링킷)

▲ 1946년 북한에서 주민통제 수단으로 건축된 지상 3층의 러시아식 건물인 <노동당사>의 허름한 그날의 흔적들입니다.

철원지방의 탐방길이 벌써 네 번째 차례입니다. 저번에는 학저수지까지를 둘러보았고요. 오늘은 빗발치는 총탄과 포탄 자국이 남아있는 노동당사부터 찾아갑니다. 물론 이곳 주차장은 무료입니다. 노동당사 옆에는 군인들이 지키는 검문소가  있어서 신분을 확인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더군요. 

 

그 안쪽으로는 더 북쪽과 가까워지면서 아무래도 보안을 철저히 해야하는 곳이리라 여겨집니다. 당사 길 건너편에서는  관광 오신 분들이 한국 트롯 뽕짝에 맞춰서 신나게들 춤을 추고 계시네요. 음악 연주는 이해가 가는데 술 한잔씩 걸치시고 고성방가 마냥 마구 흔들어 대는 모습이 영 씁쓸하네요. 

 

바로 앞에 서 있는 군인들은 어떤 기분일지 착잡합니다. 이 곳 주변은 많은 농산물들을 조금씩 내놓고 파는 코너들이 마련되어 있네요. 행사때만 되면 각 지역의 특산품이다 해서 잠깐씩 판매하는 그런 상황인 거지요. 특별히 살만한 것은 안 보이고 구경만 하게 되네요. 

 

▲ 뒤쪽으로 가서 둘러보니 이제라도 막 무너질 것 같은 느낌과 수많은 총탄과 포탄의 상흔이 등골이 오싹하지요. <노동당사> 뒷편모습.

 

커다란 트랙터가 끄는 이동식 코끼리열차 같은 것도 보입니다. 노동당사는 철원을 대표하는 문화재이지요. 그 옛날 서태지와 아이들이 이곳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었다고 해요. 무슨 노래인지는 유튜브를 찾아봐야겠네요. 아 발해를 꿈꾸며 이군요. 해방 이후 약 5년 동안 이곳 철원은 북한 소속이었다네요. 

 

당시 명칭으로는 조선 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이겠네요. 북한에서 이 건물을 지을려고 각 리마다 200 섬씩 쌀을 강제로 징수하기도 했고요. 많은 애국지사들의 고문과 협박이 자행되던 그런 아픔이 있는 곳이랍니다. 지금은 거의 무너져 골조만 남아있지만 외벽에 남겨진 각종 흔적들은 얼마나 많은 전쟁의 고통이 있었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바로 북한 정권의 강화와 주민을 통제하려는 목적으로 지었다고 하는데 6.25역사의 상흔이라고 봐야겠지요. 이런 역사의 현장을 남겨서 후손들이 전쟁의 무서움과 덧없음을 배우고 잊지 않도록 남기는 것은 정말로 좋은 현상일 겁니다. 평범하게만 보이는 이 건물에 이런 깊은 이야기가 있을 줄은 처음 알게 되었네요. 

 

▲ 세월이 많이 흘렀고, 주변에 안전을 위해서 곳곳에 보호장치들이 되어 있습니다. 방공호에서는 각종 고문과 학살의 흔적이 남아있지요.  

사진을 찍는데도 많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 다음으로 들른 곳은 소이산 재송평이라는 곳입니다. 카카오 내비를 치니까 정확하게 안내를 못하더군요. 이름이 좀 아리송해서 그런지 몇 번 재검색을 해서 어찌어찌 찾아는 갔는데요. 소이산으로 올라가는 그 입구까지 왔는데 이곳은 Y자 모양의 세 갈래 길이 있는 한적한 곳입니다.

 

차는 두대정도 보이는데 주차장은 따로 없는 듯해서 Y자의 중앙에 떡하니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애매하더군요. 차를 더 이상 올라갈 수 없게 해 놨고 바로 등산코스의 길인 거지요. 오고 가는 이가 한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전망대까지 가야 널따란 경치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록색 나무들에 폭 쌓여 있어서 약간 오르막길이 계속되다 보니 땀이 납니다. 숲내음은 상쾌한데 너무 적막하여 좀 무섭기까지 하더군요. 다행히 하산하시는 한분이 계신데 10분만 가면 전망대라는 기쁜 말을 해주시네요. 중간에 청설모 녀석이 왔다 갔다를 반복하네요.

 

▲ 소이산 재송평의 전망대에서 바라다본 철원의 푸르른 평야의 모습입니다. 약 15분 정도 등산하시면 정상에 오를 수 있지요.

 

 

어느 산을 가나 만나는 반가운 녀석입니다. 조그마한 다마스 같은 차가 내려오기도 하는데요. 군부대시설인듯 하면서도 공원이라고 적혀있는데 아마도 이곳과 관계된 차량이겠지요. 바로 오른쪽으로 전망대 가는 길이 되어있습니다. 데크로 만든 계단길인데 정상에 올라오니 노년 커플과 중년커플분들이 계시네요. 

 

저 혼자일거 같아서 좀 우려했습니다만 그나마 마음이 좀 놓입니다. 이 주변도 소이산 생태숲 둘레길로 명명되어 있는 곳입니다. 노산 이은상 선생이 지으신 <피어린 육백 리>라는 기행수필에서도 이 곳 소이산 봉수대 오르는 길이 언급되었다고 하네요.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은 철원 주변의 녹색으로 포장된 논과 밭의 드넓은 모습들입니다. 전망대의 유리에 그려진 지도에도 저멀리 노동당사, 평화전망대, 월정역 등등이 표시가 되어 있어서 대조해서 경치를 감상할 수가 있겠네요. 숲이라 그런지 모기인지 깔때기인지 하는 녀석들이 하도 얼굴 주위를 맴돌아서 귀찮기는 합니다. 

 

▲ 전망대를 오르는 데크길을 따라 올라가면 바로 보이는 풍경입니다. 유리에 붙여진 지명을 찾아서 주변장소를 볼 수가 있지요.

하산하는 데에도 젊은 남자 두명이서 스포츠 트레이닝 차림으로 다소 늦은 시간인데 땀을 흘리면서 올라가더라고요. 군인은 아닌 거 같고 이곳 주민인데 운동을 하러 온 건지 마실을 온 건지 사람을 봐서 반갑기는 합니다. 이미 오후 5시가 넘어가는 시간인지라 더 이상의 관광은 힘이 들 것 같고 아직 한 끼도 안 먹은 관계로 맛집 검색을 하게 됐는데 그곳이 바로 <철원막국수> 집입니다. 

 

60년 전통으로 매스컴에도 나왔다고 돼있는데 주위에 차 세우기는 좀 좁더군요. 할수없이 위쪽으로 올라가 빙빙 돌다가 주차해보니 갈말읍사무소 도로 앞입니다. 막국수는 7천 원이고 곱빼기는 8천 원입니다. 외국인들도 한 테이블 보이고요. 다들 막걸리를 마시나 해서 봤더니 노란색 주전자가 육수라서 그게 물 대신 마시는 겁니다. 

 

오히려 뜨거운 짭잘한 맛이 갈증을 더 잘 해소해주는 것 같네요. 젊은 남자 학생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서빙을 하는데 바쁘게 보이네요. 맛은 엄지 척 훌륭하다고는 할 수는 없는데 먹을 만해서 괜찮았고 다소 많이 매웠습니다. 다 먹으니 입 주변이 좀 얼얼합니다. 그 맛에 먹는 것이지만요. 

 

▲ 철원막국수집의 막국수입니다. 배고파서 곱배기 시켰는데 음. 한 그릇 더 먹어도 될 듯 하네요. 주전자는 술이 아니라 육수입니다.

다 먹고 무료 종이커피한잔 마시니 철원의 하루가 이런 소소한 행복에 있구나 하고 느끼게 되더라고요. 온종일 돌아다니느라 온몸이 노곤하니 몸을 좀 풀곳을 찾아야겠습니다. 그 얘기는 다음 편에서 이어가기로 하지요.

 

 

노동당사

1946년 초 북한 땅이었을 때 철원군 조선노동당에서 시공하여 그해 말에 완공한 러시아식 건물이다. 1,850㎡의 면적에 지상 3층의 무철근 콘크리트 건물로, 현재 1층은 각방 구조가 남아 있으나, 2층은 3층이 내려앉는 바람에 허물어져 골조만 남아 있다. 1층 구조를 보면 몇 개의 방은 공간이 매우 협소해 1~2명이 사용하였거나 취조실로 사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6·25전쟁의 참화로 검게 그을린 3층 건물의 앞뒤엔 포탄과 총탄 자국이 촘촘하다. 이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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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막국수

안녕하십니까, 저희 철원막국수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철원막국수는 막국수, 편육, 녹두전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으로써 찾아오시는 모든 고객 분들에게 항상 최고의 서비스와 최상의 맛을 선사해 드립니다. 깔끔하고, 신선한 느낌의 저희 매장은 손님들께서 깨끗하고 편안한 식사와 분위기를 즐기실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모든 종업원들의 친절서비스는 찾아오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은 편안함을 선사해 드립니다. 저희 철원막국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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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기에의 외진마을 빌프량슈에서 벌어지는 으스스한 스릴과 미스터리 드리마 <검은미로> ZONE BLANCHE

넷플릭스 최신 드라마 검은미로는 프랑스에서 제작된 8부작 스릴러, 미스터리 드라마입니다. 최근 시즌2가 공개가 되었는데요. 제목에 '검은', 'BLACK', '블랙'이라는 단어로 시작되는 드라마가 상당히 많네요. 검다는 것은 좀 우울하거나 조금은 부정적인 느낌의 색깔 아닌가요. 

 

블랙썸머, 블랙미러, 블랙펜서, 블랙리스트, 블랙호크다운, 블랙스완, 검은해적, 검은돈 등 찾아보니 셀 수도 없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만큼 어두운 분위기로 스릴을 선사해주는 작품들이기 때문이지요. 이미 시즌1을 통해서 한차례 기나긴 이야기는 끝나고 새로운 이야기인 시즌2를 찾아보게 되었지요.


때는 서기 27년에 무대의 배경인 벨기에 빌프량슈라는 곳에 로마의 병사들이 점령하게 되는데 산속에서 작업 도중 비명소리와 함께 동료 병사들이 사라져 갑니다. 드라마는 21세기 현실과 고대를 왔다 갔다 하면서 비춰주고 있습니다. 두 병사는 숲에서 진기한 보물들을 발견하고 욕심에 가득 차 탈취하고 이동하던 중 동료 한 명이 바위에 부딪쳐 다리를 부상당하게 되지요. 

 

▲ 헌병대 소위 로렌과 그를 도와주는 중사는 원인모를 사건들에 대해 집요하게 조사를 해나가지요. 워킹데드의 쉐인인가요?

 

 

움직일 수 없게 되자 다른 한 명은 그를 내팽개친 채 혼자만 살겠다고 갈길을 갑니다. 예상대로 성공하지 못하겠지요? 괴상한 소리와 함께 그를 기다리는 건 몸은 사람이요 머리에는 사슴뿔이 양쪽으로 난 정체불명의 괴생명체입니다. 이에 무참히 살해를 당하고 나머지 병사는 울부짖지요. 

 

이렇게 고대의 숨겨진 전설 같은 이야기가 그 후의 사건들에 중요한 배경을 제공합니다. 여주인공 로렌은 이미 시즌1에서 한차례 숲에서 행방불명이 되었다가 살아 돌아왔는데 손가락 두 개를 잃어버린 상태가 되었지요. 인구 약 5천 명 정도의 조그만 읍같은 곳에서 군경 헌병대의 소위의 직책을 갖고 있습니다. 

 

그녀를 도와주는 동료로 머리에 빨간 털모자를 즐겨 쓰는 중사(페랑디) 한 명과 헤르만, 그리고 군경 시험에 대비하는 여자 동료가 있지요. 조그만 읍내에서 자주 발생하는 사건 처리에는 다소 인원이 부족하여 격무에 불만들을 토로하지요. 남자 중사는 모습이 퍼니셔의 주인공이면서 워킹데드의 쉐인 역을 한 존 번털과 흡사합니다. 

 

▲ 고대에도 자식들을 위하는 아버지의 마음은 변함이 없지요. 황금과 보물을 열심히 챙기는 무사. 과연 성공할까요?

옆에서 봤을 때 다소 눌린듯한 코의 옆선이 바로 똑같지요. 이렇게 고대의 공포스러운 전설과 함께 현대의 빌프량슈에서는 채석장 사업을 하는 업체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불법적인 행위 또한 의심을 가게 하지요. 채석장을 운영하는 사장은  채산이 맞지 않아서 사업장 폐쇄를 결정하려 하지만 일하는 노조원들의 원성과 함께 극한 대립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이 사장은 여주 로렌과 예전에 이미 사귀었던 사이였고 지금의 아내는 현재 임신을 한 상태입니다. 또한 그의 딸 마리옹은 숲 속에서 행방불명이 된 채 찾을 길이 없습니다. 이렇게 나날이 사건이 끊이지 않자 검사한 명이 파견되었는데 호두와 벌들에게 알레르기가 심하게 있는 몸상태를 가지고 있죠. 

 

이 검사 또한 왠지 과거가 있는지 사고를 치고 좌천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간간히 보여주는 빌프량슈의 숲 속의 빽빽하고 연기인지 안개인지가 자욱한 풍경은 스릴과 미스터리가 담겨있는 우울한 이미지를 나타내지요. 채석장의 구불구불한 산의 도로는 마치 기암절벽의 협곡을 보는 듯 그 장엄한 크기에 놀라게 됩니다. 

 

 

CG인지 실제 그런 곳이 있는지 여하튼 관객의 눈은 호강하지요. 채석장에서 한 가지 불법적인 장면은 바로 위험한 독극물이 가득한 드럼통들을 어디론가 운반하는 모습입니다. 지역주민들은 어린양들이 이름 모르게 죽어나가고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자꾸 생기는 이유가 독약이 땅에 뿌려진 영향이라고도 의심하고 있지요. 

 

미스터리한 전설에다가 환경오염으로 인한 폐해가 드라마의 주제인가 하고 느끼게도 해줍니다. 환경파괴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주제 말이지요. 게다가 실제로 트럭을 운전하는 운전수가 가면을 쓰고 나타난 무리들에게 숲 속에서 테러를 당해서 목숨까지 잃게 됩니다. 

 

에피소드가 진행될수록 한 두 명씩 계속 희생이 되어 나가지요. 스모선수처럼 거대한 덩치의 사내도 밤에 집 밖에서 온천욕을 하다가 변을 당하는데 숲 속에 존재하는 괴생명체의 짓으로 보입니다. 희생된 트럭 운전수의 집에서 정체모를 해골을 발견하자 역사학에 정통한 지역 도서관 책임자에게 의뢰하기도 하지요. 

 

▲ 검사의 룸에는 까마귀박제인형이 있는데 자꾸 거꾸로 매달리는데요. 마치 벽에 구멍이라도 낸 것처럼 인간의 호기심을 유발시키지요.

아마도 이 해골은 그 옛날 전설의 병사의 사체가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역사학자는 이 지방의 오래된 전설인 켈트족에 관계된 기이한 얘기들의 영향을 받아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마치 주술사나 마법사 같은 한국이면 무당 같은 존재이면서 그런 믿음을 가지고 있지요. 

 

이런 식으로 에피소드는 벌떼의 이유 없는 사람 공격으로 몇 명이 희생되어 나가는 모습과 헌병대의 헤르만이 환청과 환영을 보면서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는 에피소드도 보여주게 됩니다. 검사는 싸구려 호텔에 머물면서 벽에 달아놓은 까마귀 박제상이 헐겁게 되는데 그 구멍으로 옆방에 묶고 있는 여자 공무원을 훔쳐보게 되면서 러브라인까지 형성되는 깨알 같은 재미도 있습니다. 

 

▲ 난데없는 벌떼들의 공격으로 무고한 희생자가 생기자 그 원인을 찾아나서는 헌병대팀들. 저 나무속에 여왕벌이라도 있을 것 같군요.

고대의 전설과 현재 사업장의 불법행위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의심, 초조, 공포적 심리를 잘 엮어놓은 스릴러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남은 편을 꼭 봐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을 주는 <검은미로> 여러분에게 추천드립니다.

 

 

검은 미로 | Netflix 공식 사이트

벨기에의 외진 마을, 숲에서 목을 맨 여자의 시신이 발견된다. 그녀의 죽음에 얽힌 수많은 비밀, 기이한 숲의 그림자. 어쩌면 이 마을 전체가 거대한 미로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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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NETFLIX)

▲ 글쓰기 방법에 있어서 최고의 지침을 내려주는 고전 <유혹하는 글쓰기> 는 스티븐 킹의 완벽한 자전적 비법서이다. 

블로그에 하루에 한 개씩의 글을 쓰는 작업은 참으로 만만치가 않습니다. 어떤 주제로 어떻게 2천 자 또는 3천 자의 내용을 가진 말을 뱉어낼지가 관건이지요. 쉽지 않은 일이고 어떤 때에는 마치 일처럼 느껴져서 짜증이 날 수도 있습니다. 세상 모든 일이 재미있고 좋아서 해야 능률도 오르고 계속해나가는 힘도 생기는데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로 판명이 된다면 결코 오래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글을 올리는 날들이 점점 벌어지고 글 내용도 별볼일 없이 형편없어지게 되겠지요. 이 시대의 위대한 작가인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라는 도서는 예전부터 한번 읽고 싶었던 도서입니다. 많은 애독자들이 추천하는 도서로 1순위로 꼽기도 하지요. 

 

그는 주로 소설만을 써왔던 작가이고 약 50여권의 소설을 발표했으며 그중 40편 이상이 영화화되기도 했지요. 특히, 공포영화가 많은 듯한데요. 그가 애독하는 책도 전부 소설이라고 합니다. 일 년에 거의 80권 정도를 소화하는데 그저 읽는 것 자체가 좋아서 읽는다고 하니 역시나 그런 상업화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동기가 지금의 그의 위치에 이르게 한 듯 보입니다. 

 

▲  거침없이 쏘아대는 화법과 위트넘치는 농담과 유머는 공포영화의 원작자라는 이름을 무색케 할 정도로 재미가 있습니다. 

공포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실제로는 무서워서) 킹의 최근작 <그것>도 보진 못했지만 앞으로 용기를 내서 그의 저작들을 대해볼까 합니다. 챕터 중에서 연장통 이라는 편을 보게 됐는데요. 말 그대로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도구들을 갖추어야 함을 언급하지요. 

 

자기의 친척분이 목수였고 항상 무거운 연장통을 가지고 현장에서 일하셨는데, 단순하게 모기장 하나 교체할 때에는 드라이버만 있어도 되지만 친척분은 수십 킬로 되는 통을 무조건 가지고 다녔지요. 언제 무슨 도구가 필요할지 모르기 때문에 만약을 위해서 다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말은 준비의 철저함을 얘기하지요. 

 

우리도 가끔 준비한다고 했지만 아차 하면서 두고 온 도구의 필요성을 느낄 때가 많지 않나요? 글쓰기에도 이런 준비성이 적용돼야 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문법에 대해서도 얘기를 하는데요. 문장 중에서 수동태 형식이나 지나친 부사의 사용을 엄격히 자제하라고 합니다. 

 

 

수동태나 부사를 자주 쓰는 작가들은 남들이 자기의 글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봐 걱정하기 때문이라지요. 문장은 능동태를 쓰고 주어와 동사로써 명확하고 분명하게 주장을 하듯이 내뱉어야 한다는 겁니다. 단순하고 명료한 문장은 바로 이런 사소한 테크닉에서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이는 아마도 금방 이루어지는 습관이 아닐겁니다. 타인의 잘 못쓴 내용들을 보면서 저렇게 쓰지 말아야겠다는 경각심을 항상 가지고 검토하면서 써야만 하겠죠. 좋은 글을 쓰려면 좋다, 나쁘다는 근심과 허위의식을 벗어던져야 할 것입니다. 글의 질을 따지기 전에 간결하면서 진실된 내용을 기술하는 게 우선이지요. 

 

킹의 주장에서는 우리도 이미 다 알고 있는 진리인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 바로 작가가 되려면 비켜갈 수 없는 행보라 하지요. 다독다작이 기본이 되는 겁니다. 킹은 어딜 가나 항상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다닙니다. 읽을 수 있는 장소는 어디에서건 읽겠다는 용기이지요. 

 

▲ 저자 본인의 실제 체험적인 얘기와 타 작가들의 풍부한 예시로 독자의 이해와 궁금증을 유발시키지요. 책에 몰입하게 하는 마력이 있습니다.

차를 몰다 막혀서 기다릴때나, 쇼핑몰에서 계산을 기다릴 때, 누구를 기다릴 때 등 모든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시간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스마트폰에 전자책도 편리하게 되어서 스마트폰으로 보는 것도 독서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종이책이 주는 장점 또한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킹이 습관화된 방식은 종이책에 잘 녹아있는 것이고, 현대를 바쁘고 복잡하게 사는 사람들은 현대문명의 기계를 이용해서 더 편리하게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각자의 취향과 개성에 맞게 책을 접하면 될 것입니다. 창작론에 대한 편에서는 창작의 기쁨을 맛보려면 창작의 고통을 먼저 통과해야 할 듯합니다. 

 

일단은 규칙적인 패턴을 가지고 있어야 되지요. 지하실이던 자기만의 방이던 집필을 할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이 있어야 하고 그 동굴 안에서 언제까지 얼마 만큼의 글을 써야 할지 결정한 후 방문을 닫을 수 있는 용기까지 있어야 합니다. 오직 자기만의 사색으로 씨름을 해서 창작물을 써내야 하는 고통이 있습니다. 

 

▲ 소설과 같이 읽기에 편한 도서 <유혹하는 글쓰기> On Writing. 글쓰기에 대한 그만의 비법을 허심탄회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바로 꾸준함이 동반돼야 하고요. 하루에 몇천자씩은 오전 3시간 동안에 쓰겠다는 각오 같은 것 말입니다. 소설이라는 게 자기의 생각이 용솟음칠 때 계속 써야지 띄엄띄엄 쓴다면 그 생생했던 스토리들이 사그라지기 마련입니다. 이외수, 조정래, 하루키 등 모두들 매일매일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고 철저한 건강과 자기 관리들을 하는 것이 공통점이지요.

 
그런 결과들이 지금의 그들이 있게 한 것일 겁니다. 글 쓰는 일이 그냥 앉아서 손가락으로 키보드만 두드리면 될 줄 알았는데 그야말로 쉽게 되는 게 아니었네요. 이 책 <유혹하는 글쓰기>는 기존의 딱딱하고 교과서적인 여타의 글쓰기 책보다는 훨씬 친근하고 재미있고 마치 옆에서 얘기해 주는 듯한 느낌이 드는 그런 책입니다. 

 

▲  <쇼생크 탈출> <미저리> <그것> 의 원작자이자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의 마법같은 화술의 저서 유혹하는 글쓰기입니다. 

역시 공포소설의 대가가 얘기하는 스타일은 뭔가 조금은 틀립니다. 말하는 스타일도 거침없이 귀에 쏙쏙 박히도록 쉽게 설명하고 있고요. 나머지 부분들도 일독을 해보고 싶네요. 조금은 글쓰기에 대해서 조심해야 하고 명심해야 할 것들을 알게 되어서 잘 선택한 것 같습니다. 

 

추천이 좋은 책은 역시 그 내용이 충실하네요. 앞으로 쓰는 글이 좀 더 나아질 것 같아서 흐믓합니다. 

 

 

유혹하는 글쓰기

지옥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부사들로 뒤덮여 있다고 딱 잘라 얘기하는 스티븐 킹이 속 시원하면서 무척 부럽다. 그리고 신체적 묘사를 통해 인물의 성격을 손쉽게 드러내려 해서도 안 된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왜 지금까지의 그의 소설들이 스토리텔링을 위주로 하면서도 상습적인 진부함을 벗어날 수 있었는지를 깨닫게 한다. `창작론`이라는 꽤 묵직한 부제가 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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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도서] <유혹하는 글쓰기> : On Writing - 스티븐 킹 : Stephen King)

직탕폭포 입구에 놓여있는 절구공이. 나이가 27만년이나 됐다고 하네요. 믿거나 말거나이지만요. 현무암돌다리 입니다. 

안녕하세요. 강원도 철원의 속속들이 탐방길에 올라선 지 조금 시간이 되어가네요. 철원의 비경들 중에서 9경을 이전에 소개를 해드렸었지요. 오늘은 그 시리즈를 계속 이어가도록 합니다. 한국의 나이아가라라고 하는 바로 직탕폭포입니다. 바로 옆쪽에는 저 멀리 번지 점프하는 대교가 빨간색인듯한 주황색의 자태를 드러내 놓고 있습니다.

 

번지점프도 언젠가는 해야겠다는 굳은 다짐올 꼭 해봅니다. 태어나서 해본 적은 없는데 아마도 그 쫄깃함을 견딜 수 있을 런지 심히 기대도 돼지요. 직탕폭포 주차장을 찾으러 구불구불 길을 내려왔는데 식당 전용 주차장이라 대기가 좀 껄끄럽기 하더라고요. 

 

멋스럽게 놓여있는 돌다리와 강 중간중간에 삐죽 놓여있는 돌들도 꽤 인상적입니다. 

밥 먹으러 온 것은 아니라서 주변을 배회해보니 내려와서 오른쪽에 좀 한적한 공간이 보이긴 하네요.  바닥에 약간의 푸른 잡초들도 좀 깔려있고요. 이곳도 식당 전용이라고 쓰여있기는 한데 좀 떨어진 곳이라 상관없을 것 같긴 합니다. 도로를 중앙에 두고 물가 쪽에 야외식당을 차려놓았더군요. 

 

투명한 비닐이 쳐져 있어서 발아래쪽에 펼쳐진 강의 경치를 감상하면서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더욱 좋을 것 같네요. 이미 많은 방문객들의 상에 각종 음식과 빠질 수 없는 녹색 소주병들이 놓여있습니다. 경치 좋은 곳에서의 막간 음주는 여행의 묘미를 흠뻑 느끼기에 더없이 좋지요. 

 

 

저멀리 빨간색의 번지점프 대교가 보이네요. 가뭄이 계속되서 물이 많지는 않네요. 기우제를 좀 지내야 될 듯 합니다.  

이럴 땐 운전 안 하거나 못하는 사람들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강의 중간에 돌로 된 기다란 다리가 놓여 있습니다. 입구 초입에는 철원 관광안내표지판이 떡하니 붙어있고 그 옆에 현무암 돌다리라고 써져있는 절구공이가 놓여있습니다. 제주도에 있는 것보다 더 오래된 재질이라고 하고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보라는 좋은 교훈도 적혀 있습니다. 

 

다리 끝쪽에는 어린이들이 아예 물속에 들어가서 물장구를 치고 놀고 있네요. 수심이 깊은 곳이 아니라 발목언저리 위쪽으로만 닿을 정도라서 위험하지도 않지요. 이런 따뜻한 날에 시원하게 발을 담드고 웃고 떠들며 장난치는 동심의 세계는 한없이 부럽기도 하고 저런 어린 시절도 다시 돌아가고픈 마음까지 들게 하지요. 

 

어린이들의 시원한 놀이터가 된 직탕폭포와 돌다리. 물이 불으면 수영도 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정말 어렸을 적이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나 좋은 때 였다는게 느껴지지요. 타임머신이 있다면 수십 년 전 시대로 가고 싶습니다. 다리 끝에서는 아주머니 두 분이 다슬기 인지 한 바구니를 물에서 계속 씻으시고 있네요. 식당에서 쓰시려고 하는 건지 온몸이 물에 젖어서 마치 해녀가 작업하는 듯한 모습이었지요. 

 

몸도 육중하시고 그래서 혹시 이곳 산속에서 기거하시는 자연인인줄 깜짝 놀랐습니다. 혹시 진짜 그런 분일 수도 있겠네요. 돌다리 위에서 갖가지 포즈들로 사진 촬영하시느라 내 맘대로 천천히 걸어가기가 어렵네요. 저도 사진을 찍으려고 사람들 없는 틈을 타서 기습 촬영으로 간신히 몇 장 남겨봅니다. 

 

나이아가라를 압축해 놓은 듯한 직탕폭의 모습은 시원합니다. 저 폭포수밑에서 도를 닦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드네요.

돌다리를 건너서 반대편으로 넘어가니 낚시하시는 분들도 보입니다. 이곳의 토박이이신 듯한 수염이 덥수룩한 자연인의 아저씨가 슬슬 웃으시면서 어슬렁거리지요. 강까지의 높이도 꽤 되는데 낚시대 세계 이상을 딱 고정해 놓았네요. 과연 어떤 고기가 잡힐 것인지 내심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 곳에서 돌다리 쪽을 바라보니 그야말로 직탕폭포라는 것이 눈에 딱 들어옵니다. 나이아가라처럼 엄청나게 높지는 않지만 마치 그것을 축약해 놓은 듯한 모습입니다. 폭포의 높이는 얼마 되지 않지만 돌다리 길이 만큼 새하얗게 부서져 내리꽂는 물살과 그 소리들이 시원함을 더해 줍니다. 

 

 

주변에 돗자리를 펴놓고 감상을 하거나 뭔가 강곁에서 주섬주섬 주우시는 분들도 계시네요. 저녁 찬거리라도 채집하는 듯하네요. 쏟아지는 폭포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니 더없이 발길을 뗄 수가 없을 정도네요. 어떤 꼬마와 아버지는 하얀색 강아지를 데리고 왔는데 그야말로 인기 최고입니다. 

 

통통한 녀석도 직탕폭포를 감상하려고 꼭대기에서 얼굴을 빼꼼 내밀고 보는 모습은 영락없는 관광견이네요. 그런데 돌다리는 엄청 무서워하네요. 목줄로 끌고 가려해도 바닥에 바짝 붙어서 설설 기네요. 이 정도 다리는 건너 줘야 되는데 아직 어려서 그런지 어쨌든 귀여움으로 한 몫합니다. 

 

데크길에서 바라본 철원 학저수지의 풍경입니다. 조용한 정적이 마음을 안정시켜서 평화로움을 느끼게 하지요.

다음 코스는 학저수지라는 곳입니다. 논과 밭이 한없이 펼쳐진 그야말로 정적이 온몸을 감싸는 그런 곳이지요. 이곳은 밤에 일몰이 멋있는 곳으로 소개가 되어있더군요. 데크길이 주욱 놔줘있어서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도 몇몇 보입니다. 가끔씩 개구리 우는 소리와 저수지 주변의 수풀 속에서 첨벙거리는 소리들이 깜짝 놀라게 하지요.

 

고기들이 번지점프를 하는건지 먹이를 찾으러 다니는 건지 수풀에 가려 볼 수는 없네요. 낚시금지라고 돼있는데 데크길 끝쪽에서 역시 불법행위하시는 분들이 있네요. 얼마나 잡히는지는 몰라도 다른 사람들이 오자 겸연쩍어하면서 딴짓하듯이 하네요. 입구에는 아예 대놓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요. 

 

학저수지 주변은 수풀로 덮여있고, 저멀리 데크길 끝에 저수지의 수문이 보입니다. 불법 낚시행위는 절대 금지 !

학저수지라서 학이 마스코트인지라 학을 기대했지만 제철이 아닌건지 볼 수는 없어서 아쉽네요. 저수지 둘레길은 4.5킬로 정도 되고 시간만 있으면 조용히 사색과 함께 걷기 운동하면 좋을 듯합니다.  10월 중순 이후 추수 때쯤에 오면 각종 학과 두루미 등의 조류들을 볼 수 있는 것 같네요.

 

그 시기에 맞춰서 오면 더욱 좋은 시간 보내리라 생각이 드네요. 이렇게 오늘은 직탕폭포와 학저수지의 풍경을 알아보았습니다. 다음번 여행지를 기대해 주세요. 

 

 

직탕폭포

직탄(直灘)폭포라고도 한다. 동송읍을 관류하는 한탄강(漢灘江) 하류에 형성된 폭포로서, 임꺽정(林巨正)이 거처했다고 전해지는 고석정(孤石亭)에서 서쪽으로 2 k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한탄강의 양안에 장보(長洑)처럼 일직선으로 가로놓인, 높이 3∼5 m, 길이 80 m의 거대한 암반을 넘어 거센 물이 수직으로 쏟아져내려 장관을 이룬다. 이를 일컬어 현지 사람들은 철원 8경의 하나라고도 하고 한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라고도 한다. 낚시꾼과 행락객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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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저수지

학저수지 지명 저수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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