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림 오브 더 월드>는 전형적인 어린이용으로 만들어진 최신작입니다. 마치 <기묘한 이야기>에서 나오는 네 명의 주인공들을 언뜻 떠올리게 한다고 할까요? 정말로 작정하고 그런 식인 듯 느껴집니다. 그곳에서처럼 네 명이 자전거를 타는 부분도 그렇지요.

아마도 어린이용 영화의 공식이 된 듯한 출연진들의 구성 또한 한명은 꼭 여자가 등장하지요. <기묘한~>에서는 초능력 소녀가 상당히 매력이 있었지요. 머리를 빡빡 민 상태에서 초능력을 쓰고 나면 코피를 주욱 흘려서 애틋한 마음까지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녀(밀리 바비 브라운 역)는 최근 개봉할 영화 <고질라:킹 오브 몬스터>에서 어린이의 티를 벗은 주인공으로 나온답니다. 물론 이번 영화 <림~>에서는 피까지는 아니지만 국적이 바뀌어서 중국에서 온 고아가 소개가 되지요. 이름은 Miya Cech인데요. 일본계 미국인입니다.

주인공 알렉스는 다정한 엄마의 여름캠프 참가에는 도통 시큰둥한 반응을 보입니다. 공부만 할 것같은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아버지에 대한 많은 그리움과 정이 가득한 친근한 성격의 소유자이지요. 

 

 

영화 초반에는 어느정도까지는 대사가 전혀 없습니다. 이렇게 끝까지 무대사로 일관하는 걸까 하지만 역시 영어를 아주 잘 구사합니다. 어린이용 영화 몇몇에서 출연한 경력은 있네요. 나름 그래도 이름은 있는 듯 보이네요. 아무튼 이번 등장인물 네명은 모두 좀 생소하게 느끼는 건 사실입니다.

백인 남자 두명에 흑인 남자 한 명 그리고 아시아계 여자 한 명 이렇게 골고루 등장을 시킵니다. 요즘 넷플릭스 영화에 보면 흑인들이 거의 등장인물로 전부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제가 오면> 같은 경우가 그런 경우이지요. 시간 되시면  이것도 시청해 보시길.

이 작품도 어린이나 청소년용으로 추천드립니다. 다시 <림 오브 더 월드>는 보통 우리들이 상상할 수 있는 그런 줄거리를 가진 조금은 평범한 얘기를 가지고 있지요. 네명의 각각 개성 있는 주인공들이 여름캠프 학습장에 사연을 가지고 오게 되어 서로 뭉치게 되지요.

쎈언니 중국소녀 젠젠. 털모자 쓴 모습은 북한의 여전사 같기도 하고요. 입국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모르는 아저씨를 친척인양 돈으로 매수하는 과감함까지 갖춘 시크한 캐릭터입니다.  

남주인공 알렉스는 얼굴에 주근깨가 많은 조금은 평범하고 소심한 성격이지만 우주와 NASA에 관련한 지식이 꽤 있는  이 영화의 메인 주인공으로 나오지요. 하지만 고소공포증이 있고 자전거를 아직 타보지 못했습니다. 이런 백인 주인공을 중심으로 모두 네 명이 티격태격 산속에서 방황하다가 난데없이 하늘에서 우주전쟁 같은 상황이 연출됩니다.

땅으로 소형 우주캡슐이 불시착하는데, 이는 우주에서 실험중인 여자 비행사가 타고 있었지요. 그녀는 외계인들을 처치할 유일한 증거와 열쇠를 아이들에게 맡기고 외계인에게 처단되지요. 외계인의 CG를 통한 움직임은 전체적으로 기대에 조금 미치질 못합니다. 

넷플릭스를 통한 영화제작이 블록버스터급의 제작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인건비가 많이 드는 CG 제작은 그만큼 퀄리티가 떨어질 것입니다. 외계 괴물은 뭐랄까 고릴라의 덩치를 가진 녀석이랄까요. 얼굴은 여타 크리쳐물에서 많이 익숙한 모습입니다.

엄청난 속사포 수다쟁이 대리어시. 잠시라도 가만있질 못하는 코미디언입니다. 극한상황에서 터지는 고구마형 깨알개그가 피식웃음을 유발하지요.

기타 불길이 치솟는 장면이나 폭발 씬 등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CG 작업들이 종종 눈에 띕니다. 어쨌거나 우리의 주인공 네 명은 한마음으로 뭉쳐서 열쇠를 나사에 있는 박사에게 전달하기 위해 몇백 킬로 떨어진 곳까지 이동을 하게 되지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머스탱 스틱 차량을 카레이서 급으로 모는 중국 소녀. 

거의 F1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차 위에 붙어서 공격하는 괴물을 간단하게 제압하여 차와 함께 저멀리 고가도로 아래로 처박아 버리는 기술은 혀를 내두르게 하지요. 죽을까 말까 골골거리는 괴물과 함께 처박힌 차 안에 열쇠를 두고 오다니. 

이 상황에서 잔소리 많은 흑인 캐릭터가 자청을 하고 본인이 직접 가져오겠다는 호기를 부리지요. 이 과정에서 괴물의 일격으로 배에 상처를 입게 됩니다. 쇼핑몰 안에서 마네킹이 입은 옷들을 보면서 모두 그 옷들로 갈아입지요. 아마도 이 영화를 협찬한 회사인 듯 ADIDAS의 메이커로 전부 치장을 합니다.

어두운 과거를 숨기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제일 키 큰 캐릭터인 개브리엘. 마지막 열쇠의 키를 돌려 외계인 함선을 괴멸시키는 핵심적인 행동 역할을 합니다. 

모자와 신창 밑창까지 로고가 박힌 모습을 큼지막하게 보여주지요. 대놓고 광고를 한다는게 바로 이런 것인가요. 흑인 캐릭터의 아버지는 잘 나가는 외제차의 대리점을 운영하는 갑부로 묘사가 됩니다. 금목걸이를 차고 형형색색의 쫄쫄이 같은 힙합 스타일의 품격을 보여주지요. 

그들만의 주먹으로 인사하는 법과 힙합에 맞춘 춤까지요. 남부러울게 없는 부잣집 아들로 나옵니다. 게다가 말 많은 수다쟁이지만 팀을 위한 희생정신을 곳곳에서 발휘하는 장면을 연출하지요. 많은 다른 영화에서 흑인은 기껏해야 백인들과 갈등하다가 중간에 사라지는 역들이 많았던 게 사실인데, 근래에는 그들의 역할과 위상이 많이 올라가 보입니다.

유색인종들의 영화에서의 기여도가 점점 커져가는 듯한 경향은 참 의미있는 현상입니다. 백인들만이 지배하는 시대는 이제는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듯해 위안이 됩니다. 다른 한 명의 키 큰 캐릭터는 소년원에서 탈출한 상태이고, 어렸을 때 어머니와 판매원을 하다가 잘못된 누명으로 욱하는 성격입니다.

어린이의 주된 이동수단인 자전거를 빼놓을 수 없지요. 한국 같았으면 불빛이 번쩍거리는 전동킥보드가 제격인데 말이죠. 여자용은 장바구니가 달려있네요. 재밌네요. 열쇠전달을 위해 go go

또한 숫자인식에 문제가 있어 추후에 금고 번호를 여는데에 한바탕 소동을 겪지요. 괴물의 추격을 피하다가 주방 같은 곳에서 쫓기는 장면은 마치 <쥐라기 공원>의 스릴 있는 장면이 오버랩됩니다. 야외 화장실의 변기 뚜껑을 열고 정화조 안으로의 피신은 조금은 역겨워 인상이 찌푸려지기도 하지요.

전체적으로 흥행한 영화들의 이것저것을 짜깁기한 스타일이 다소 보입니다. 그 와중에 흑인 어린이의 쉴새없는 수다에 녹아든 코미디 같은 대사는 그나마 중간중간 피식하게 만드는 요소이지요. 개그 본 등들이 있어서 기존 영화 속의 대사들을 종종 읊어대서 영화를 봐야 이해할 수 있는 장면도 좀 있네요.

어이없음. 여름캠프에 난데없는 외계인의 침공이라니 말이지요. 중국소녀 젠젠은 갑자기 북한 여전사 필이 나네요. 혁명으로 타도할 것 같은 기세입니다. 외계괴물과 맞장뜨려는 네명의 활약상이 기대됩니다.

두 주인공 알렉스와 중국소녀 젠젠의 사랑의 교감은 빼놓을 수 없는 에피소드가 또한 될 것입니다. 한 시간 사십 분 정도의 길지 않은 단편 어린이용 괴물 추격기는 좀비와 성인물에 다소 질린 듯한 이때 신선한 바람 쐬기용으로 감상하기에 딱 좋은 영화일 듯합니다.

적당한 유머와 줄기차게 달리는 액션씬, 다소 떨어지지만 괴물과의 대결씬 들은 신선한 네 명의 아역 배우들과 함께 괜찮게 느껴집니다. 메인에 걸려서 절찬 상영 중이라고 계속 당분간 소개될 것이니 같이 한번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이 영화의 느낌은 파란 사과를 한 입 베어 문 듯한 상큼한 신선함이라고 해야겠네요. 잘 봤습니다. 

 

림 오브 더 월드 | Netflix 공식 사이트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했다. 여름 캠프장에 고립된 네 명의 10대, 그들에게 떨어진 위험천만한 임무. 성격도 관심사도 제각각인데, 똘똘 뭉쳐서 세상을 구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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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국경없는 시대에 동아시아에서는 오히려 '신냉전 체제'가 구축되고 있습니다.

전재성 편저 / 늘품플러스 발행 

중세의 유럽에서 주위의 약소국들을 제치고 강대국으로 군림하는 나라들을 보면 바다를 장악한 공통점들이 있습니다. 바로 해상력인데요. 군함을 가지고 무역로를 봉쇄하고 장악하는 그런 막강한 힘일 것입니다. 대표적인 국가가 포르투갈,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 등 이 될 것입니다.

모두 바다의 왕자라 불릴만하게 범선과 군함으로 무장하고 호령하던 시절들이 있었지요. 현대에는 군함도 그 역할에 따라 세분화 되가고 있지요. 구축함, 호위함, 항공모함, 잠수함과 같이 분류가 되어서 각각 임무가 틀립니다. 해군만 봐도 그런데, 육군은 물론이고 공군의 위상도 더 중요하게 되었지요.

미사일, 유도탄, 핵무기, 스텔스기 등등 첨단 과학을 응용한 살상무기들이 끝도 없이 개발되고 진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번의 책에서는 그중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해상력의 발전과정과 그로 인해 한국뿐 아니라 주변의 국가들에게 미치게 될 영향력을 예상해보는 내용입니다. 

각 나라의 군사력을 알아보는 것은 여타 다른 소재보다도 훨씬 흥미롭고 재미가 있지요. 남자라면 어렸을때에 비행기, 탱크, 군함, 총 등 군사에 관계된 장난감이나 또는 그 분야의 내용에 열광할 때가 많습니다. 솔직히 그 모든 게 사람을 살리는 게 아니라, 결국은 사람인 적을 죽이게 되는 살상 무기들이라는 게 아이러니할 따름입니다. 

 

 

향후 동아시아의 국제정치를 좌우할 나라는 미국과 중국의 경합일 것입니다. 미중의 경쟁의 열기를 가장 느낄 수 있는 나라는 바로 한국일 것입니다.

여하튼 현실은 그런 무기들이 서로의 안보를 지켜야 한다는 명분으로 제각기 경쟁을 하면서 계속 생산을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아시다시피 미국이라는 나라는 커다란 세계대전을 두차례 겪으면서, 무기판매로 엄청난 이득과 세계적 경제대국이 되지 않았습니까? 이는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지요.

세계 1위의 우등생이 공부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방어 목적의 총기나 무기도 각 나라에 팔아서 집안에 돈도 많다는 것이죠. 그런 초강대국 일명 천조국인 미국이 언젠가부터 점점 경계해야 할 나라로 중국이 등장합니다. 중국도 엄청난 인구를 바탕으로 한 인해전술을 밑바탕으로 이제 경제도 점점 물이 올라서 미국을 추월까지 하려고 하고 있죠.

예상하건대 2030년 부터는 미국을 추월하고, 국방 예산은 2020년부터는 미국과 비슷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엄청나지만 근래 들어서는 조금씩 느려지는 감은 있습니다. 어느 나라건 계속 성장하기는 어려운 법이지요. 정체기간이 옵니다. 한국도 이제는 저성장 시대 아닙니까?

해방 이후 눈부신 성장을 했고 이제는 쉬엄쉬엄 가는 추세인데, 요즘은 마이너스로 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앞서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중국은 후진타오 주석의 집권 시기에 해양대국을 표방하면서 근접 해양의 관점에서 반접근 지역거부의 전략으로 대폭 수정합니다.

세계 강국들이 갖춘 기본적인 조건이 전함(warship)을 갖춘 막강한 해군력(naval power)이 있느냐 였지요. 

그들의 소위 인민해방군의 간부급들의 사고와 전략이 점점 커지고 미국에 대한 강한 거부감과 배척으로 경쟁심을 유발시키게 됩니다. 미국도 이를 눈치채면서 기존의 중국과의 협력, 화해보다는 경계의 대상으로 주의를 요하게 되지요. 2000년 초반부터 중국은 그에 걸맞게 해상력에서 큰 성장들을 보입니다. 

구축함, 호위함, 항모, 미사일 등의 숫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지요. 핵잠수함과 사정거리 수천키로가 되는 미사일도 갖게 되면서 명실상부 해양강국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위상이 커져 가는 중국에 대해 미국도 공해전투(ASB), 합동작전접근개념(JOAC), 근해통제(offshore control)와 같은 작전과 전략개념들을 군 수뇌부에서 구상하고 실천하기에 이릅니다. 

그 와중에도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 일본, 호주, 필리핀, 베트남 등과 지속적으로 각종 훈련들을 해 오고 있죠. 2014년 미국주도의 림팩 훈련에는 중국도 참여하였다고 하는데 물론 지금은 아니겠죠. 한 때는 친구와 같지만 세월이 흘러 전략이 바뀌고 군사력이 대등해져 가니까 한번 해보자는 식까지 가게 되나 봅니다.

애들 싸움이나 나라 싸움이나 철부지 없는 경쟁심은 지울 수가 없는 건가요. 저렇게 둘이서만 지지고 볶는다면야 얼마나 좋을까 만은. 꼭 주변의 친구들을 꼬셔서 참가하게 만들게 되죠. 특히, 한국 같은 자원도 없는 조그만 나라는 이들의 등쌀에 배겨 나지가 않습니다. 그들의 재채기에 우리는 심한 독감에 걸리니까 말이지요.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매년 10% 이상 국방비를 편성했으며, 그중 25%가 해군력 증강에 있습니다.

이제는 미국 일극체제에서 미중 양극체제로 변화가 돼버렸고 그야말로 제로섬게임이 돼버렸습니다. 미국은 부시 대통령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국방비를 감축해오고 있습니다. 한창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 목매어 그곳에만 신경 쓰는 동안 잊고 있었던 태평양의 중국이 저런 식으로 호랑이가 되어 가고 있었으니 뒤통수를 맞은 꼴이겠지요. 

미국은 냉전시대 때에 경제력, 군사력이 최강의 정점을 찍었는데 자국의 경제적 어려움과 혼란으로 어쩔 수 없는 국방비 감축은 오히려 우방국들을 불안하게 합니다. 하지만 감축이 되었다해도 현재의 군사력이 중국보다는 월등한 것은 사실입니다. 앞으로 몇십 년 후가 문제이겠지요.

미중의 군사질서 시나리오가 어떻게 될 것인지는 신도 모르는 일이지만, 우리로서는 미국이 우위에 있으면서 미중이 서로 협력하는 그런 관계가 되야 겠지요. 그것이 보다 미래가 있는 한국의 모습일 겁니다. 그동안 우리도 삼면이 바다인 해양의 나라인데 홀로 대응할 수 있는 해군력을 갖추었으면 합니다.

뉴스에서는 소말리아 소탕작전을 지원하고 돌아온 군함에서 홋줄이 끊어져서 한명이 죽고 몇 명이 부상당했다고 하네요. 이것도 인재인 걸까요, 전투하다가 전사하는 게 아니라 장비점검소홀과 안전사고로 목숨을 잃는다는 게 참 어이없습니다.

무인정찰기들과 드론들이 날아다니는 최첨단의 와중에 묶어놓은 줄이 끊어지는 재래식 사고로 불안해해야 하는 우리 시민들은 정말 허탈한 심정뿐입니다. 제대로된 한국의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길러서 세계 마지막 분단국가의 해양강국으로 우뚝 서는 그날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미중 경쟁 속의 동아시아와 한반도

동아시아 국제정치를 좌우하는 거대한 두 힘, 미국과 중국. 미국은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국력을 회복하고 패권으로의 재부상을 노리고 있고, 중국은 이미 강대국의 면모를 갖추고 다양한 외교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동아시아는 이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교전략의 딜레마를 공유하는 지역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중 간의 군사적 경쟁이 본격적으로 벌어지는 최전선에 위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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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es24,unsplash)

내 마음에 들었거나 이해가 됐을때에만 사랑하고 거두는 사랑이 아니라, 존재 자체인 부모의 사랑은 자식의 동의가 없어도, 자식의 마음에 들지 않아도 결코 멈출 수가 없는 것입니다. 

저자인 혜민스님은 하버드대를 다녔었다고 나옵니다. 기타 다른 유명대학도 종교학 관련으로 거치셨었네요. 이렇게 훌륭하신 인재분이 스님이라는 직업을 가지셨다는 데에 조금은 의구심과 함께 놀라게 됩니다. 게다가 전문작가들도 쓰기 힘든 좋은 내용의 책을 몇 권씩이나 발표하신다니 정말 속세에 존재하지 않는 보통인은 아니라는 생각 또한 하게 됩니다.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따듯한 말들로 구성된 도서들을 스님분들이 많이 내십니다. 불교에서 수많은 수행 결과 그런 내공이 글자로 표출되는 걸까요. 갑자기 승복을 입어볼까라는 힘겨운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각설하고요. 이 책은 여러 가지 큼지막한 주제들로 각각 길지 않은 덕담과도 같은 대화체 문체로 우리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그 중에서도 가족과 관련된 내용이 조금은 관심이 가는데요.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추억과 회상을 느낌으로 적어놓고 있어요. 한 구절 한 구절이 마음에 와 닿고 맞아 그럴 거야 그랬어!라는 감탄사가 가슴속에서도 자꾸 되뇌게 됩니다. 부모님에 대한 얘기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건강에 관한 부분이 제일 클 겁니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A River Runs Through It>의 목사 아버지의 둘째 아들에 대한 사랑처럼 가슴 심연에서 항상 흐르는 사랑은 오늘의 부모님들 모두의 마음일 것입니다. 

 

 

그냥 평범한 아들도 아닌, 출가한 아들도 당연히 낳아준 부모가 있는 것이죠. 젊을 때는 그렇게 곱고 현명하시고 지혜롭던 분들이 어느샌가 머리가 희끗해지고 몸도 왜소하지고 각종 병에 나약해지시는 것을 보게 되면 이루 안타까움이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작가분이야 부모님들이 아직은 그래도 건장하리라 보이는데요. 본인은 이미 몇년전에 어머니를 여의게 되었죠. 아버지는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시면서 부정과 비리를 모르시고 꼼꼼한 성격이신 반면, 어머니는 오히려 할 말을 다하는 생활력면에서는 여장부 같은 스타일이셨죠.

아들만 삼 형제인 집에서 어머니 혼자서 많지 않은 아버지의 월급으로 항시 불만이 많으셨었죠. 조그만 구멍가게도 하셨고, 보험판매원 생활도 하시면서 부족한 우리의 교육과 뒷바라지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세월은 가고 둘째, 셋째는 모두 독립을 해서 가정을 꾸렸으나 첫째는 아직 혼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는 병이 없어서 오래 사는 것이 아닙니다. 병이 있더라도 그 병을 잘 관리해가면서 오래 사는 것이지요. 주위의 병과 싸우시는 분과 그 곁을 지켜주시는 가족분들 모두 끝까지 희망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혼자가 편해서인지 어떤 죄책감 때문인지 그런 기구한 삶을 살고 있죠. 장남이기에 부모님의 기대가 너무 컸고, 국민학교 때는 곧잘 공부를 잘했으나 중,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결국엔 지방 대학에 겨우 들어가게 되었죠.

아마도 의사가 될 거라 믿었던 어머니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솔로를 만든 작지 않은 이유라고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남모르게 어머니의 속마음을 썩혔던 탓인지, 어느 날 큰아들의 집에 오신던 길에 통화를 하시던  중 갑작스럽게 비명소리와 함께 통화가 끊겨 버립니다.

지하철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시던 중 난 사고였는데, 다행히 크게 다치시지는 않으셨는데 넘어지시면서 머리 쪽을 부딪혔고 좀 정신이 얼얼해지신 것 같았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후에 청천벽력같이 어머니는 악성 뇌종양이라는 진단을 받으셨지요.

자식을 너무 애지중지 키우면 오히려 망칠 수가 있답니다. 엄청 공 들인 첫째보다 둘째 셋째가 더 효도하고 더 잘 되는 경우도 많이 보입니다. 자식교육은 부모맘 같지 않은 것이지요.

그렇게 서울에서 뇌수술을 몇 차례 받으시고, 아버지는 직장을 그만두시고 어머니를 옆에서 직접 간호하셨으나 1년 반 정도 지나 결국 세상을 등지시게 되었습니다. 십몇 년 전부터 두통이 너무 와서 머리가 깨질듯하는 게 자주 있었는데 그때마다 진통제로 달래 시기만 하셨었죠.

그럴 때 빨리 병원에 가서 검사라도 더 자세히 받았다면 하는 후회가 너무나 듭니다. 뇌수술은 너무나 끔찍합니다. 성격이상이 와서 주변 사람들을 너무나 힘들게 하지요. 오히려 팔다리 같은 쪽을 못쓰면 모를까 정말 뇌를 손대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다 하더라도 저런 상태까지 되도록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제 자신이 너무나 원망스러웠습니다. 이게 모두 장남인 본인의 안정적이지 못한 직장생활과 결혼하지 못한 죄 등이 누적되어 결국 어머니에게 죗값을 병으로 주신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 지금도 한편에 쌓여있지요.

오랫동안 같이 생활했고 익숙하니까 표현을 안해도 다 알거야 하지만 결론은 '그냥 다 모른다' 입니다. 

집안에 여자라고는 어머니 혼자였는지라, 식사 차리는 것과 설거지 등을 할라치면 그 양이 얼마나 많을까요. 삼시 세 끼를 그렇게 어머니 혼자서 주방일을 다 하신 겁니다. 그 당시 철이라도 들어서 조금씩 거들어 드렸더라면 하는 후회도 합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어떤가요.

남자가 주방일은 하지 않는 거다 라고 만류하시지요. 언젠가는 그러시다가 밥 먹고 누워만 있지 말고 그릇이라도 좀 치워줘라 하시면서 화를 내신적도 있습니다. 얼마나 힘드셨으면 그렇게 소리를 질렀을까요. 남자 네 명의 먹을 것을 혼자서  다 차리고 치우고 정리까지 매 세끼를 평생 해야 한다고 생각하셨으니, 저라도 딴 데로 아마 도망을 갔을 겁니다. 

어머니는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하시고 또 실제로 잘하십니다. 각종 축제 때마다 참석하셔서 굵직한 상들을 많이 타셨고 실제로 들어봐도 너무 잘 부르십니다. 언젠가는 음반을 한번 내고 싶다 하시면서 돈 천만 원 정도 든다 하시면서 눈치를 보시던 때가 생각나네요. 

본인을 무조건 희생하는 것은 그가 돌보는 사람에게도 길게 볼때는 별로 좋지는 않습니다. 본인이 행복해야만 그 사람도 오랫동안 잘 돌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게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이었다고 생각하니 그깟 돈 한번 모아서 해드릴걸 하는 마음 또한 듭니다. 어머니도 친구분들하고 국내는 간간히 여행을 다니신 듯한데 해외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습니다. 이 또한 마음에 너무나 걸립니다. 그래서 지금은 가끔 홀로 되신 아버님과 자주 해외여행을 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언제나 후회는 누군가가 존재하지 않을 때만 드는 걸까요. 그전에 후회가 없게끔 오히려 도가 넘치게끔 해 드리지 못하는 걸까요. 그게 인간의 인생이라고 한다면 너무나 가혹하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있을 때 잘해라" 라는 말이 확 와 닿습니다.

사랑은 사랑하는 이유 말고는 다른 아무런 이유가 없답니다. 

이런 지나간 후회의 마음을 달래고 다시 한번 잘해보자는 느낌이 들도록 이 책은 마음을 토닥여 줍니다. 스님이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안 낳은 사람인데 어떻게 그렇게 다른 사람들의 고충을 상담해주고 자식 가진 부모의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면 마음에 담아둔 상처에 연고를 발라주듯 치료해 주고 마음에 평화를 줍니다.

치유를 주는 이 책으로, 패륜과 돈에 얽힌 사건이 판을 치는 지금, 나를 세상에 있게 해 준 부모님의 마음을 좀 더 헤아릴  줄 아는 그런 따듯한 세상을 기대해 봅니다.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우리는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어도 온전하게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 혜민 스님의 4년 만의 신작!혜민 스님 4년 만의 신작에는 완벽하지 않은 것들로 가득한 나 자신과 가족, 친구, 동료, 나아가 이 세상을 향한 온전한 사랑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 안에는 완벽하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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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만화박물관 전경입니다. 날아라 슈퍼보드가 매달려 있네요. 어린이들을 위한 캐릭터들이 엄청 많습니다. 어른에게는 추억의 동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곳입니다. 

싱그럽고 봄볕 따듯한 오월의 하늘을 보고 있으면 집이나 사무실에서만 있는다는 게 너무나 잔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삶을 살아가는 중에 왠지 많이 밑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하지요. 날씨가 좋은 날에는 그런 생각이 들지만 나쁜 날에는 또 한 곳에서 조용히 차 한잔 마시는 것이 더 좋다고도 느끼지요.

한참 동안은 화창한 날이 었으나 만화박물관을 찾은 날은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기온도 많이 떨어져서 운전을 하면서도 겉옷을 입고 있어야 할 정도지요. 부천은 가볼 곳이 참 많은 도시인 듯해요. 인구도 거의 50만을 넘어 백만 수준에 육박할 거로 보이고요.

1층 화장실은 어린이놀이방 같습니다. 아파트인지 화장실인지. 이런 곳에서 그냥 살아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재미있는 화장실입니다. 꼭 한번 이용해 보세요.

 

 

생각했던 것보다 큰 도시인 것은 맞네요. 어렸을 적에는 만화를 참 많이 본 듯합니다. 그 당시 <소년중앙>이라는 어린이 잡지는 매달 나오기를 눈 빠지게 기다리는 기쁨이 컸었죠. 아버지가 퇴근 시에 그 책을 가져왔을 때 책 외에도 부록으로 만들기 공작 같은 게 있었습니다.

속 내용의 만화도 좋지만 종이로 뭔가 만드는 재미가 더 좋았던 듯합니다. 또한 단행본으로 나온 만화책으로는 <바벨 2세>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 아이와 곁에 쫓아다니는 표범인지 개인지 하는 동물이 있었죠. 그와 대결을 벌이는 악당 <요미>도 있었고, <포세이돈>이라는 로봇도 나왔습니다.

텔레비젼에서는 박치기왕 김일의 프로레슬링이 중계중입니다. 저 테레비는 천일테레비 아닌가요? 양쪽으로 미닫이 문처럼 열어야 화면이 나타나죠. 창문을 통해서 그 옛날 모습을 몰래 엿보니 그 시절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시리즈로 나왔었는데 참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손을 통해서 전기적인 충격파를 발사해서 악당들을 마치 전기 통닭구이가 되게 만드는 능력을 참 부러워도 했습니다. 내 손에서는 저런 게 나오게 할 수 없을까 하는 기특한 생각도  했었지요.

특히, 주인공이 등 뒤로 총을 맞고 쓰러졌을 때 가슴 앞쪽으로 총알 세 개가 밀려져 나오면서 오히려 살아나는 장면은 인상적이어서 지금도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다소 징그럽고 공포스러운 느낌이지만 당시 흑백 만화로 그려졌을 때는 뭔지 모를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잘 팔리는 책 조선왕조실톡입니다. 태정태세문단세~ 조선시대 왕을 외우던 주문이지요. 발아래의 모습은 오색빛깔의 프로젝터로 쏜 형상인데 분위기와 참 잘 어울리지요. 

바벨탑을 에워싼 모래바람 속에서 이루어지는 악당과의 대결구도가 참 흥미진진했습니다. 그 시절에는 만화책도 좋았지만 집에 전축이 있어서 만화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듣는 게 그렇게 좋았습니다. 지금은 초등이지만 그땐 국민학교라는 호칭으로 불렸죠.

 <마루치 아라치>, <전자 인간 337>, <로버트 태권브이> 등등 당시 초등학생의 마음을 휘어잡은 만화영화 들었죠. 지금의 마블 어벤저스 히어로와 같은 동급이라고 보면 될 겁니다. 학교 가서도 쉬는 시간에 아이들과 모여서 주제가를 합창으로 부르면서 대단히 집중했었던 생각이 나네요.

만화가 윤승운의 맹꽁이서당입니다. 캐릭터의 모습들이 너무나 친근했고 인간적이었습니다. 전시물에 가까이 다가가면 만화가 시작됩니다. 윤화백의 유명한 <로봇 찌빠> 도 생각나네요.

지금 생각하면 좀 유치해서 고개를 젓게 되지만 어쨌든 당시엔 그렇게 생활을 했습니다. 그런 추억들을 새삼 회고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으로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을 찾은 것이겠죠. 이 곳에도 주차장은 널찍해서 좋습니다. 유료인데 30분에 4백 원 정도이지요.

그나마 좀 싸다고 느낄 수도 있지요. 다른 곳은 대부분 무조건 삼천 원 받는 곳도 많더군요. 물론 방문시간이 길어지면 더 내게 되지만 말이죠. 광장 이곳저곳에는 각종 캐릭터 모형과 인형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배치가 돼있네요. 뽀로로 인형이 정문에 있고요, 트랜스포머, 저팔계, 날아라 슈퍼보드 캐릭터들도 보이네요.

어디를 그렇게 가시나요. 이리와서 저하고 사진 한장 하시지요. 만화도서관 옆에는 이런 느끼한 인형들이 앉아있습니다. 옆의 의자에는 여자캐릭터도 있네요. 옆에 앉으면 말걸을거 같아요.

입장료는 성인이 5천 원 정도입니다. 2,3,4층 정도가 전시관으로 되어 있습니다. 초창기 우리나라의 만화 시작 시기부터의 모습들이 보이고, 각 만화가들이 사용하던 필기구 같은 것을 볼 수 있게 해 놨네요. 특히, 만화가 길창덕의 파이프 담배와 담뱃갑이 인상적이었고 담배를 하루에 5갑씩 피웠다네요.

말년에 엄청 고생을 했다고 하고요. 창작의 고통이 정말 대단하구나를 엿볼 수 있었어요. <꺼벙이>, <순악질 여사> 같은 만화가 그의 대표작인데 참 재미있었습니다. <주먹대장>이라는 만화가 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현재 영화 중에 <헬보이> 시리즈가 있잖아요. 

박물관 입구의 사진촬영의 독보적 존재인 뽀로로입니다. 가슴의 P는 혹시 펭귄의 이니셜인가요 뽀로로의 이니셜인가요. 어린이들의 뽀통령, 어벤져스와 맞짱을 뜨는 유일한 캐릭터죠.

그 주인공 오른손이 엄청 크지요. 그런데 수십 년 전에 이미 우리의 주먹대장의 주먹이 모티브가 된 게 아닌가 추측도 해봅니다. 큰 오른손 주먹이 캐릭터의 장점이 된 만화들이죠. 1층 화장실의 벽에도 온갖 만화로 도배가 되어있습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만드는 화장실은 아마 이 곳이 처음일 거 같습니다.

세면대까지도 만화 배경으로 그려져 있을 정도니까요. 전시장은 주로 어린이들이 직접 체험해보는 코스들이 많습니다. 컴퓨터 그리기 펜으로 직접 화면에 그려보기도 하고요. 현대의 만화는 웹툰으로 까지 발전해서 영화로까지 상영되지요. <신과 함께>, <이끼> 등 대작들도 속속 보입니다. 

박물관 뒤편 한적한 공원에는 이렇게 과격한 인형들이 춤을 추고 있습니다. 비보이의 역동적인 모습이 금바이라도 벌떡 일어날 듯 합니다. 저 복근은 당연히 만든거겠지요? 찰흙으로요.

옛날에는 펜촉으로 일일이 그렸다는 데에 엄청난 막일였겠는 반면 지금은 그나마 디지털화되어 좀 수월하게 작업하리라 보입니다. 보이는 그림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스토리도 더 작품에 중요성을 좌우하기도 하죠. 현대 공포만화 <옥수역 귀신>은 좀 섬찟해서 잠깐 보고 지나쳤습니다.

장르도 이제는 세분화되어 공포물도 많이들 보는 것 같아요. 평범한 이야기는 더 이상 매리트가 없기에 좀 더 자극적인 것이 나오는 것이지요. 2층에는 도서관도 있는데요. 물론 만화들만 꽂혀 있고요. 정말 많더군요. 더구나 만화책을 보는 관람객들이 엄청 많습니다.

미래의 이상향. 60평 아파트보다 더 살고 싶은 곳입니다. 마음이 너무나 정화되는 Peace ! 앙증스런 화분들과 소쿠리들. 혹시 겨울에 찬바람이 저 문틀로 들어오면 안되는데요. 추운건 싫어요. 분위기는 좋지만 난방은 빵빵하게 되야지요.

비 오는 날 창가에 앉아서 만화책을 쌓아놓고 만화 삼매경에 빠진 모습이 정말 평화롭고 여유로워 보였습니다. 행복이란 이런 게 아닐까요. 박물관 광장 쪽에도 여러 가지 재미있는 캐릭터 모형들이 곳곳에 세워져 있고요. 뒤쪽으로 가니 전통체험마을이라는 곳도 있습니다.

초가집과 기와집들이 있는데 싱그런 나무들과 어울려있고 조그만 화분들로 둘러싼 모습들을 보니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느낌이 확 듭니다. 나중엔 이렇게 집을 짓고 마루 평상에 누워서 곤한 낮잠을 자고 싶을 정도입니다. 체험마을 뒤쪽에는 주말농장으로 각종 채소들을 재배할 수 있도록 되어 있네요. 

주말농장을 할 수 있는 조금만 텃밭들입니다. 각자 분양된 밭에 상추, 고추, 채소들을 직접 재배해서 먹는 맛은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평일날 정신없이 일한 스트레스를 이곳에서 말끔히 씻어버릴 수 있겠지요.

조그맣게 구역이 나누어져 있어 그 앞에 밭의 주인 이름 팻말이 죽 놓여 있고요. 정말 가슴이 차분해지고 막 재배하고 싶게끔 만드는 그런 조용하고 평화스러운 곳입니다. 만화박물관과 전통한옥체험마을과 주말농장의 모습까지 눈과 마음이 편안해지고 힐링이 되는 그런 발걸음이었습니다. 

 

 

한국만화박물관

경기 부천시 길주로 1 (상동 529-36)

place.map.kakao.com

 

여성의 글쓰기는 두 가지 의미로 받아들여지곤 했지요. 여성이 쓰는 글, 그리고 남성의 것보다 부족한 글. 이런 편견을 깨버린 <여성작가 SF모음집>입니다.

파출리 박애진 전혜진 권미정 양원영 남유하 아밀 이서영 전삼혜 박소현 지음 / 온우주 발행 

책을 빌리면서 새까만 표지에 여성작가인데 그 장르가 SF이다라는 문구가 왠지 모르게 궁금증을 확 일으킵니다. 여성작가들이라면 국내에도 유명하신 분들이 계시지요. 최근 빅 히트작인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작가, <7년의 밤>의 정유정 작가 분들이 제일 먼저 생각나네요.

워낙 이야기의 흡인력이 굉장해서 한번 손에 쥐면 놓기가 어려울 정도이니까요. 이런 베스트셀러를 써내는 분들이 있는 반면 이번 SF모음집은 베스트보다는 독특함이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남성 작가든 여성작가든 구별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독자들에게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면 되는 것 아닐는지요. 

여하튼 금번 책에는 10명의 여성 SF작가들의 이야기를 모아 놓았지요. 솔직히 이름을 주욱 보는데, 익숙한 분들은 눈에 띄지 않더군요. 그래서 더욱 그 내용을 읽어보게 만드는 것일 겁니다. 그 중에서 <치킨과 맥주>라고 하는 이야기가 눈에 띄었고 작가분은 권민정 씨라고 하네요.

다른 제목보다는 치킨하고 맥주를 가지고 어떻게 SF라는 스토리를 이끌어낼지가 궁금하더라구요. 우리가 흔하디 흔한 소재를 가지고 <아바타>급의 이야기를 해주실 건지 새삼 기대 반 걱정 반이 되게 마련이지요. 제가 너무 큰 기대를 한 건 아닐는지.

최초의 SF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작가가 여자임이 알려지자 "어린 여성의 병적인 상상력"이란 꼬리표가 붙었고 1970년대에 재평가가 되었답니다.

이야기는 젊은 여자 주인공 '우영'이 치킨 중에서도 간장치킨만을 좋아합니다. 시대 배경은 아무래도 기술이 좀 많이 발달한 한국의 미래랄까요. 야근이 없는 날 퇴근해서 집 근처 치킨집인 '간간 치킨'에서 간장치킨과 그리고 근처 편의점에서 캔맥주 세 개 정도를 비닐봉지에 담아 집에 와서 그 맛을 음미하는 게 큰 낙입니다.

이런 모습은 지금의 직장인이라면 당연히 입가에 미소가 번질만한 환상의 조합이지요. 방금 튀겨져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노란 닭의 껍데기와 그 속의 하얀 속살 맛은 그야말로 환상이지요. 게다가 시원한 수입맥주 한 모금은 그야말로 세상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 일 겁니다.

단지, 지나친 과음은 통풍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하니 좀 가려서 조금씩 드셔야겠지요. 이런 주인공은 자주 치킨과 맥주를 사러 가는데요. 그 중간의 골목길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게 됩니다. 처음에는 어떤 젊은 녀석이 가슴을 손으로 스치고 도망가는 봉변을 당하게 되죠.

그다음에는 늙은 노인과의 신경전으로 지팡이로 다리를 얻어맞기도 합니다. 중년 같은 남자에게는 성희롱적인 발언으로 무력감에 빠지기도 하죠. 이런 식으로 치킨을 구매하러 가는 골목길에서 계속되는 해코지와 폭력을 반복적으로 묘사합니다. 

여성 작가들은 '여성적'이지 않으며, '여자다운' 글을 쓰지 않습니다. 바로 '자기 자신다운' 글을 쓸 뿐입니다.

골목길의 벽은 평상시에는 희뿌연한 시멘트 벽이지만 SF적인 내용인지라, 벽에서 광고들을 해대고 있습니다. 주로 여성을 위한 대출광고가 많이 나오죠. 또한 주인공의 스마트폰에는 '아이리'라는 인공지능 비서가 있어서 말벗동무가 되고 있지요. 그런 와중에 괴한에게 옆구리에 칼로 찔리기까지 하는 대목도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한 세명 정도의 건장한 남자들에게 봉변을 당하게 되는데, 이들은 대출광고회사의 직원인 듯하고 주인공에게 간장치킨을 그동안 사 먹은 대가로 돈을 갚으라고 합니다. 이에 영문도 모르고 격분한 우영은 어디에서 힘이 나는지  그 일당들을 잔인하게 처리해 버리지요. 

그렇게 위기를 모면한 후 다시 집에 와서 치킨과 맥주를 먹으려 하는데 그 맛이 그다지 달지만은 않습니다. 벽에 나타나는 광고들은 현재 영화들에서 보아온 홀로그램이나 손으로 터치하면서 넘겨 볼 수 있는 그래픽 같은 장면이 연상됩니다. SF이기에 이런 장면이 오버랩되는 것은 당연한 듯합니다.

한국의 젊은 여자가 주인공이면서 그가 계속되는 억센 남자나 노인이나 젊은 사람에게 억압과 갖은 수모를 당하는 것이 현재의 한국사회를 암시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한국뿐 아니라, 약한 여성의 차별대우, 언제나 여자는 남자보다 못하고 한수 아래인 것으로 깔고 보는 그런 모습들 말입니다.

 

 

10명의 작가들은, 지금 여기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다른 시대와 다른 세상의 이야기들 속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렇듯 현대 여성들이 여성이기에 받아야만 하는 갖은 수모와 모욕, 불평등을 간접적으로 내비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엔 참지 못하는 그 분노와 폭발을 하는 장면에서는 영화 <악녀>의 김옥빈을 연상시키죠. 검은색 슈트로 무장한 채 난도질을 해대는 그 어마 무시한 칼부림은 예의 없는 남성에 대한 항거의 결과 아닐까요.

일제시대의 '유관순'열사가 교차되는 것도 일리가 있겠네요. 한 인간의 울분과 억울을 잔잔한 필체로 마지막에 토해내는 것은 어떤 속 시원함과 함께 갈증에 대한 사이다 같은 맛을 보여줍니다. 이런 소재로 한국의 SF영화를 제작해도 괜찮을 듯하네요.

치킨과 맥주는 우리 직장인과 착한 소시민들이 어려운 하루를 마감하면서 기분전환을 위한 하나의 축하의식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 주기적인 축제의 의식의 중간에서 브레이크를 걸어 그 행위를 금지하게 만드는 태도는 벼룩의 간을 빼먹으려는 간사한 계략일 것입니다.

소소한 즐거움을 봉쇄하고, 자기의 굶주린 야욕을 채우려는 수많은 사기를 위장한 매체와 인간들의 행태에 우리 모두는 분노하게 됩니다. 약자의 약점을 이용하여 본인들의 배를 채우려는 듯한 야만적 행위를 간접적으로 비꼬는 그런
의미 있는 이야기는 심히 공분을 느끼게 만듭니다.

SF모음집은 아마도 이러한 여성을 주제로 하여 세상을 향한 외침으로 묶인 책일 겁니다. 게다가 SF 장르이니 그것이 주는 상상력이 독특하고 재미가 있습니다. 일면, 허황된 듯한 배경과 스토리 같을 지라도 나름 신선하게 다가오고 의미 또한 담겨 있지요.

가끔은 이렇게 색다른 부류를 접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모쪼록 앞으로는 이런 종류의 괜찮은 생각을 자극하는 글들이 계속 발매되기를 기대합니다.

 

여성작가 SF 단편모음집

국내 최초의 여성 SF 단편집이다. 여성 작가의 SF 단편을 모집하며 주제나 내용에 상관없이 그저 작가가 여성일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렇기에 오히려 동시대 한국 여성 작가의 SF를 광범위하게 포괄한다고 볼 수 있다. 지면이나 온라인으로 발표가 한 번 정도 되었던 작품을 다듬은 것과, 처음 발표되는 작품이 함께 섞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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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세계는 더 이상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어 버렸습니다. 불투명한 세상에서 석기시대 모드의 두뇌를 가지고 살아야만 할까요?

# 불행 피하기 기술 (영리하게 인생을 움직이는 52가지 비밀) - 롤프 도벨리 지음 / 엘 보초 그림 / 유영미 옮김 / 인플루엔셜 발행 

1. 세계사는 위인이 쓰지 않았다는 것에 대하여.

우리가 어떤 프로젝트에 열중하고 있을 때에는 그 가운데를 확대경으로 확대해서 보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면 당연히 그 부분이 주위보다 훨씬 커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과대평가가 된다는 것이지요. 실제보다 부풀려져서 타인들이 보이게 대단하게 느낀다는 것입니다. 

또 역사를 되짚어보면 어떤 커다란 사건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 우리는 원인과 당위성 또는 그렇게 사건을 벌일 수밖에 없는 위대한 인물에 집착하게 되지요. 하지만 역사의 흐름은 위대한 인물이 꼭 없었더라도 또 다른 누군가가 실행했을 것이며,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겁니다.

위인이 아니면 누가 세계사를 썼나요? 아무도 안썼습니다. 시대적 사건은 우연의 산물입니다. 세계사는 무질서하고, 우연적이고 예측불가능합니다. 

 

 

모든 변화의 뒤에 무언가 어떤 의도가 있겠거니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지요. 몽테스키외도 종교개혁을 마틴루터가 일으킨 장본인이라 보지만, 그가 아니더라도 어차피 일어났을 일이다라고 얘기했답니다. 위인을 떠받들지 말고 스스로를 위인이라 생각지 않는 것이 좋은 삶이라고 하네요. 

▶ 불행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책 제목에 맞는 이색적인 주장인 듯 하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걸 왜일까요? 우리가 어렸을 때 읽었던 많은 위인전들은 그럼 어떻게 되는 건가요? 위인전을 읽음으로써 자기의 롤모델을 꿈꾸고 나도 저런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지 하는 소박한 생각들이 있었는데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인생이 쉽다고 생각하는건 큰 오산입니다. 즉시 이용 가능한 생각도구들은 우리를 이성적으로 행동하게 해줄 것입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세상이 각박해지니 거기에 맞는 처세술을 익혀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스티브잡스가 정말로 있었어야 스마트폰이 나왔을까요? 궁금하군요. 개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엄청난 착각. 이런 너무 거창하고 부담 가는 명제에서 조금은 멀리 떠나서 생각해보면 더 나은 인생이 될 것이라 역설하는 저자의 말에도 다소 수긍이 가긴 합니다. 

2. 생각보다 평판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에 대하여.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때 그는 몇 주 동안 인터뷰나 기타 수상에 대한 소감을 전혀 말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기껏 감사하다는 짤막한 말만 하고 말았죠.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했던 수학자 페렐만도 상금도 거부하고 그저 수학만이 중요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친구 모임일때 가만히 지켜보십시오. 그 모임에서 하는 이야기의 90퍼센트는 모두 다른 사람에 관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이렇듯 이들은 타인의 이목과 평판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오직 자신의 생각과 느낌만이 훨씬 중요함을 나타내는 사례인 듯합니다. 실제로 그렇지 않나요? 외적 평가보다는 내적 점수표가 나의 온전한 삶을 지탱해 줍니다. 실제로 타인의 평가가 본인의 삶에 그렇게 영향을 미치냐면 절대 그렇지 않지요.

감정적인 격정에 휘둘리거나,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리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깨닫지 못하게 하는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외적평판에 신경을 꺼야 할 겁니다. 요즘의 SNS에서도 '좋아요'에 목숨을 걸다 보면 '인정을 갈구하는 기계(approval-seeking machine)'가 될 수도 있습니다. 

외부의 평가에는 이제 편안하게 초연해져야만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본인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일 것입니다. 

직관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52가지의 생각거리는 지혜롭운 삶을 살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돈, 인간관계, 지능보다 더 중요합니다. 

▶ 하지 말아야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행하게 되는게 인간일지 모릅니다. 외부 평판으로부터 초월하라는 말은 익히 우리도 많이 들어본 얘기이지만, SNS 같은 곳에서 광고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들은 좀 행하기가 어려울 것도 같습니다. '좋아요'와 구독 수로 평가가 되니까요. 

하지만 본질은 달라지지 않겠지요. 부풀리고 가식적인 이미지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고 실제 평가를 본인이 좌지우지  할 수 없기에 오랜 시간이 지나 먼 훗날 제대로 된 삶의 평가가 될 것입니다. 남의 이목에 얽매이지 않는 삶이 좀 더 단단하고 현명한 인생이 되리라 믿습니다.

3. 과연 성공이 노력때문일까에 대하여.

<불행 피하기 기술>은 40여년의 심리연구기록이며, 스토아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고, 오랜 전통의 투자 관련 명언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성공이 본인 개인의 성취인지 우연인지 조사했을 때 60퍼센트 정도의 사람들이 개인 성취라고 답했답니다. 워런 버핏의 사고 실험에서 일란성쌍둥이 중 한 명은 미국에서, 다른 한 명은 방글라데시에서 태어나게 했을 시, 미국에서 자라게 된다면 수입의 80퍼센트를 세금으로 낼 의향이 있다고 했다네요.

좋은 조건과 환경에서 태어나는지를 한 실험인데 이를 '난소복권(ovarian lottery)'이라고 불렀답니다. 이렇듯 환경의 중요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현시대 사람들은 호모 사피엔스 이후 30만 년 동안의 인구 중 6퍼센트에 속한다고 해요. 그만큼 운이 엄청 좋다는 거죠.

워런버핏, 찰리멍거 같은 투자가들은 불투명한 세계를 꿰뚫어야 할 필요성을 가지고 있지요. 그들의 원칙과 마음가짐은 삶의 지혜를 이끌어내는 데에 많은 효력을 발휘합니다.

개인의 대부분 성공이 본인의 유전자와 환경때문이라고 합니다. 물론 개인의 노력도 있지만 그런 의지력도 유전자와 환경의 협연 때문이라고 해요. 그러므로 성공이 왔을 때 겸손해야 하고 가난한 이들과 그 부를 나누라고 합니다. 개인의 노력보다는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조상 때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와 주위의 좋은 환경 때문이라는 주장은 의아하기도 합니다.

맞는 말일수도 있는데, 아마도 결론에서 겸손과 감사, 기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 일 겁니다. 그렇게 감사하게 생각하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 테니까요. 갑자기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라는 도서도 생각나는군요. 본인의 조그마한 성공에 너무 도취되어 안하무인식으로 자기가 잘나서 무조건 된거라 너무 나대지 말고, 좀 더 겸손하고 항상 주위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큰 성공을 위한 마음가짐이라 여겨집니다.

4. 생각하지 않고 행동해도 된다에 대하여.

작가는 글쓰기의 비법을 말하는데, 최상의 아이디어는 생각할 때가 아니라 글을 쓸때 나온다고 얘기합니다. 소제목처럼,  생각하지 말고 행동하라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숙고의 시간을 가진 후 일정 시간이 된 후에는 생각을 그만하고 행동으로 옮기라는 말입니다.

이 세계를 이해하는 일은 보이지 않는 세계와 몸으로 직접 부딪힘으로써 이루어집니다. 본인 스스로를 이 세상에 맡김으로써 말입니다. 

사람들이 생각만 하고 행동을 못하는 이유는 왜 그럴까요? 생각만 하는게 편하기 때문입니다. 생각만 하면 실패 위험이 없지만, 행동하면 그만큼 위험이 크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현실에 부대끼지 않아도 되고 좌절도 안 해도 되죠. "원하는 걸 얻지 못할 때 얻을 수 있는 것은 경험이다"라는 좋은 격언이 있습니다. 

파블로 피카소도 "무엇을 그릴지 알려면, 일단 그리기를 시작해야 한다" 라고 얘기했다죠. 삶에서도 적용 가능한 원칙일 겁니다. 

▶ 스위스의 대표 지식인인 저자는 유럽에서 유명한 지식경영인 입니다. 좋은 삶은 돈, 재능, 친구보다는 오직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의 생각뿐이고 어떻게 머리를 쓰느냐에 행복이 달려 있다고 얘기합니다. 살면서 인생의 잘못된 오류들과 마주할 때 이를 피해 갈 수 있는 방법들을 52가지의 도구들로써 소개하고 있습니다. 

각 에피소드마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문장들을 맞이하게 됩니다. 일독하다보면 행복으로 가기 전에 찾아올 불행으로부터 비켜갈 수 있는 확률을 높여주리라 생각됩니다. 그의 따끔한 통찰과 함께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인 이 책은 기존의 편견들과 쉽게 바꾸지 못하는 잘못된 습관을 체크해주어 우리의 삶을 행복으로 인도해 주는 첫걸음이라 믿습니다.  

 

불행 피하기 기술

총리부터 CEO까지 ‘그의 책’을 읽는다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식경영인 롤프 도벨리의 놀라운 아이디어들!더 나은 미래, 더 행복한 인생을 가져다준다는 수많은 해답들이 있었다. 그러나 열심히 그 답들을 따라 해도 내 인생이 그다지 달라지는 것 같지 않다. 왜? 한 가지 개념, 한 가지 법칙만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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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서<불행 피하기 기술>, yes24)

책을 인생의 마법으로 만들 것인가, 단순 종이로 만들 것인지는 인생을 바라보는 눈에 달려있습니다. 

# 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 마라. 

김욱 지움 / 모아북스 발행

* 책을 읽은 후 자유로워진 사람은 타인의 생각과 주장에 전혀 현혹 되질 않게 됩니다. 세상의 커다란 목소리에도 겁먹지 않습니다. 성공적인 독서란, 본인이 하고 있는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게 해 주고, 스스로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책의 존재 의의이지요.

* 일본의 유명한 다작작가인 나카타니 아키히로가 있는데, 이 분은 1년에 40권씩을 책을 발행한다고 합니다. 그 유명한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될 50가지> 같은 책은 예전에 많이 들어본 책이고 저 또한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다작의 추세는 책에 전문성과 깊이가 없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말들로 쉽게 공감을 자아내는 게 특징이랍니다.

책을 읽고 변화는 커녕 작가의 잘 만든 고급 소금 맛 소스에 현혹된 것일 뿐 독자의 몸에는 싸구려 햄버거만 먹었을 뿐이라고 반박합니다. 다소 공감 가는 내용이기도 하네요.

책을 읽어봐야 소용없다고 말하는 사람들 중에서 실제로 책을 사랑해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들 말에 동요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 글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즈음엔 책 내용보다는 유명인의 유명세를 등에 업고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해요. 그래서 그 책의 수명이 짧게 되지요. 남들이 자기와 똑같은 옷을 입고 있으면 왠지 화가 나는 사람들이, 책은  남들이 읽고 뱉어낸 것을 주워 담기에 바쁘다는 표현은 짐짓 뜨끔하게 다가옵니다. 

* 근래의 여행서들은 여행 작가의 감상적 유희가 대부분인 것이 심히 유감이라고 말하고 있네요. 우리가 여행서와 같은 책에서 원하는 것은 세상을 변화시켜줄 커다란 문의 역할을 하는 것이죠. 여행작가의 시선으로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접하고 그곳에서 방황하고 있는 '나'와 소통하고 싶은 것이랍니다. 

 

 

무한한 책의 세계. 유한한 우리 인생에서 아쉬움을 달래줄 최고의 목표는 책을 읽고 쓰는 것업니다.

책은 우리의 생각을 낳아야만 합니다. 낯선 풍경이 있는 곳에서 너무나도 익숙해져서 잊고 지내고 있던 바로 '나'를 발견하고 싶은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사유의 여행을 방해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좋은 책은 읽는 도중에 수시로 어떤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지게 마련입니다. 일본 추리소설 작가 미쓰모토 세이초의 소설들이 그런 식이랍니다. 격정적 감정의 물결이 일고 불꽃이 가슴에 튀는 것이지요. 책을 읽는 기쁨과 감동과 여운은 오직 독자 자신만을 위한 것입니다. 

책을 읽는 이유는 정답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엇이 문제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랍니다. 책의 위대함은 한 줄짜리 문장, 또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우리를 몰입시킬 수 있다는 데 있을 것입니다. 독자의 상상력을 불러올 수 있는 책이 바로 진짜 책입니다.

책은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책이 말하는 사람은 꿈을 꾸는 '나'이고 책이 보여주는 세상은 내가 만들어갈 바로 그곳입니다.

* 성과주의 독서로는 온전히 책을 즐기지를 못합니다. 책의 제대로된 맛을 못 느끼는 것이지요. 몇 권의 책을 읽었느냐보다는 몇 권을 가졌느냐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 소비는 인생에 있어서 수단이면서 동시에 목적입니다. 우리는 소비하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지요. 모든 소비는 마이너스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책은 낭비라는 것이 없습니다. 책 한 권을 계속 읽는다는 것은 얻어지는 것도 점점 더 많아진다는 의미입니다. 

* 인생은 열심히 사는 것보다는 의미있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한 법입니다. 의미 있다는 것은 경제적 풍요보다는 마음의 충족과 행복이 우선시 되는 것이지요. 책 읽기도 그러한데, 독서의 기본 바탕은 계획을 세워 읽는 효율성, 생산성 같은 경제관념이 아니라 바로 철학입니다.

삶의 보람, 행복, 기쁨, 위안, 반성, 정의로운 분노를 위해서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책을 정복 대상으로 여기지 말아야 하는 것이지요.

* 독서도 취미이고 여가생활이므로 재미를 빼놓고는 완성될 수가 없습니다. 위로를 빼놓고도 완결되지가 않는 것이지요. 어디가서 꼭 써먹으려고 책을 읽는 것은 아닙니다. 즐거움, 기쁨, 위로, 감동을 느끼는 독서는 보이지 않는 나의 진짜 모습을 아름답게 성장시켜 주는 힘이 되어 줍니다. 

책과 함께 하는 인생은 영원 불멸의 세계입니다. 무한한 책의 세계에서 나만의 베스트셀러가 되도록 합시다. 

일생동안 만나는 사람, 가볼 수 있는 곳, 해 볼 수 있는 일 등은 모두 한정되어 있지요. 하지만 책으로는 모두 다 가능합니다. 저자의 친구분인 고 박춘석 작곡가의 얘기가 나옵니다. 그는 평생 결혼도 안 했고, 여행도 안 하고, 많은 사람과 어울리지도 않았다 하죠. 

하지만 주옥같은 <동백 아가씨>,<섬마을 선생님>, <비 내리는 호남선>, <초우>등을 만든 비결은 뭘까요? 아마도 쓸데없는 책들에 어려서부터 빠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쓸데없는 독서가 인간의 영혼을 깊은 잠에서 깨우도록 한 것입니다. 

주옥같은 명곡 탄생의 비밀은 뭘까요? 그 영감은 아마도 수많은 간접경험의 상상력 때문은 아닐까요?

* 요즘처럼 빠른 시대에 독서는 느림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지요. 독서는 재미없고, 고통스럽고, 갑갑하고, 짜증스럽습니다. 또 의지력이 있어야 하지요. 인내력, 집중력, 예지력 등 정신적 활동의 극한을 필요로 합니다. 특히 지속성이 강합니다.

앞 뒤 문장을 이해해 머리에 집약한후 전체 장면을 만들어야 하지요. 바로 정신, 이해, 감정을 몇 시간 동안 지속해야 하므로 우리의 지성에 내재된 잠재력을 최고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유일무이한 길임에 틀림없습니다. 이것이 책만이  줄 수 있는 방법입니다. 

▶ 책 제목부터 파격적인 이책 <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 마라>는 이미 팔순을 넘기신 작가의 일침이 녹아있는 책과 독서에 대한 솔직한 독설입니다. 현대를 초시계와 같이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다소 고개를 갸우뚱하고 공감하기가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저자만의 독특한 견해에 일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부분들이 눈에 보입니다.

꼭 베스트셀러만 읽을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고유한 책을 가질 수 있도록 관심과 호기심을 채워가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성장해 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리라 생각됩니다. 한번쯤 일독해보면 독서에 관한 또 다른 장,단점을 살펴볼 수 있으리라 추천해 봅니다. 

 

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 마라

많은 출판사로부터 출간을 거절당하고이제야 세상에 내놓게 되는 베스트셀러의 세계!하루 수십 종의 책이 쏟아지는 현실 속에서 독자에게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은 과연 믿을 만한가, 우리는 그 목록을 믿고 책을 구입해도 되는가?”라는 물음을 던지는 책이다. 아울러 독자를 소외시키는 독서 시장의 실태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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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nsplash,yes24)

다리(Bridge)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을 만나게 되는 곳이고, 또 다른 세계 그 자체인 것입니다.  

# 세계의 다리를 읽다 
* 지은이 : 나카노 교코 /  옮긴이 : 김진희 / 어젠다 발행

1. 기묘한 이야기 : 투명한 다리

투명한 다리라 하면 당연히 잘 아실 겁니다. 요즘 곳곳의 전망대가 세워진 곳 꼭대기에 가면 의례히 투명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든 바닥 말입니다. 수십 및 몇백 미터 아래의 땅이 보이는 곳에 발을 갖다 대면 실로 발이 얼어붙어 버리지요. 여기서 얘기하는 투명한 다리는 중국 후난 성 장가계에 건설될 유리잔도를 얘기합니다.

책을 저술하는 동안 이미 건설이 되었다고 하는데, 책에서는 추측컨대, 폭이 2미터이상 길이는 370미터, 아래로는 높이가 4백 미터 정도 된다고 기술하였지요. 게다가 투명하다고 하니 가히 이런 공포스러운 곳을 제대로 건널 수 있을지 상상만 해도 손에 땀이 솟구치네요.

험난하고 오싹한 호남성 장가계의 투명한 통유리 다리. 새들의 유배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색깔표시라도 하면 더 낫지 않을까요.

실제로 이곳 장가계를 여행한 적이 있는데 얘기한 것처럼 그렇게 위험하게는 만들지 않았습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오는데 허술하게 만들지는 않았죠. 하지만 유리 아래로 비치는 끝도 안 보이는 모습에는 정말 양쪽 다리가 얼얼해서 얼른 비켜가고 싶게끔 만듭니다.

 

중국여행 : 장가계의 험난한 산행길, 그러나 그 장엄한 비경에 넋이 나간다.

여행이라는 단어는 어렸을 때는 막연한 동경의 단어였다. 나이가 들면서 한두번 여행을 해보니 이것이 습관이 되는듯하다. 특히나, 요즘 해외여행들을 너나 할것 없이 모두 다니는데, 이에 질세라 가성비가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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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건축기술은 점점 발달되어서 고층빌딩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이 어느정도 높이에는 많이 익숙해진 것도 사실일 겁니다. 그 옛날 작곡가인 로시니(Gioacchino Antonio Rossini)는 최초의 기차가 나왔을 때 타보고 겁에 질려 그 이후로는 절대 기차를 안 탔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있습니다.

당시 속도는 50에서 60킬로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말이죠. 이렇듯 무엇이든 초기에는 예상치 못한 트라우마가 생기는 것이 당연할 겁니다. 아마 미래에는 유리잔도에 쩔쩔매는 옛날사람들을 이해 못할지도 모르겠네요. 투명한 다리도 약점이 있는데, 바로 날아다니는 새들이 와서 부딪쳐 아깝게 죽는다는 겁니다. 

저자 나카노 교코는 무섭고, 위험하고, 잔혹하고, 음모스러운 이야기와 명화로 인간사와 잘 접목되는 글들을 쓰고 있습니다. 

얼마나 투명하면 분간을 못할까요. 이런 문제는 새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꼭 대처방안을 해야 할 것입니다. 

2. 놀라운 이야기 : 물속에 놓인 다리

다리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지상에서 위쪽으로 이어지도록 만들어지는게 보통이지요. 그런데 이번 다리는 물속에 있다고 했습니다. 이 다리는 네덜란드의 할스테렌(Halsteren)이라는 작은 마을에 실제로 존재하는 목재다리라고 하네요. 17세기에 축조되었지만, 세월이 지나 재건축을 좀 하여서 2011년에 보수가 되었는데 이름하여 성큰(Sunken) 다리라고 합니다.

네덜란드 할스테렌 루버르 요새의 해자에 설치된 성큰다리 (Sunken Bridge), 운동하시는 거겠죠? 빠질까봐 무서워서 뛰는거는 아닐런지요.

'가라앉아 있다' 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양쪽 해자 사이를 낮게 파서 오고 가게 돼있습니다. 물의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듯하고요. 사람이 건너는 것을 옆에서 본다면 남자는 허리 위만 보일 것이고 어린이들은 목만 둥둥 떠다니는 듯 보일 것입니다. 일단 재미가 있네요.

원래 네덜란드가 지대가 낮아서 관개기술이 많이 발전했지요. 이런 기술로 좀 더 재미를 추구하여 엉뚱하고 기발한 다리를 탄생시켰지요. 인간은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호모 루덴스라고 말한 역사학자 하위징아(Johan Huizinga)도 네덜란드 사람이라고 하네요. 아무튼 기발한 다리임에는 틀림없네요.


3. 역사적 이야기 : 나루토의 독일다리

일본 도쿠시마현 나루토시 오아사히코 신사 내부에 있는 중세 유럽풍의 아치형 석조 다리입니다. 길이 9.6미터, 폭 2미터, 높이 3미터로 조그맣죠. 여기엔 감동적인 히스토리가 있는데요. 나루토에 거주하던 독일인들이 3개월간 3천 개의 돌들을 자진해서 날라서 축조했다네요.

그 독일인들은 다름 아닌 포로들이었고요. 1차 대전 때 일본군은 중국 청도의 독일군을 공격해서 그 포로 1천 명을 3년간 반도 포로수용소에 가두었습니다. 수용소장 마츠에 도요히사는 너무 관대해서 포로들을 인도적으로 잘 대해주었지요.

오아사히코 신사 내부의 반도계곡 지류에 세워진 나루토 독일 다리입니다. 저자의 또다른 책이 tv에 소개됐을때, 중세 유럽의 조그마한 다리 배경(성 안토니오 수도원)으로 나와서 오히려 만족했다고 하네요.

이에 수용소는 화기애애해져서 각종 문화활동과 각종 제조업까지 운영이 되었고, '바라케(Baracke)'라는 신문까지 발행할 정도였다네요. 심지어는 포로들과 마을 사람들까지 교류가 활발해서 포로가 연주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완전히 들은 최초의 아시아인이 나루토 사람이라네요.

전쟁이 끝나도 150명은 아예 정착을 했습니다. 빵 명물 바움쿠헨(Baumkuchen)의 유하임(Juchheim) 회사 및 햄, 소시지 메이커인 로마이야(Lohmeyer) 회사 창업자도 모두 독일인 포로입니다. 이렇듯 전쟁 속에서 특히나 포로를 대하는 양국 간의 피 말리는 싸움은 생과사를 오가는 지독한 생활일 것입니다.

다리는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 이미 있는 장소와 그리고 미지의 장소를 연결해 주지요. 다리를 건너는 것은 무척 스릴넘치는 행위입니다.

아우슈비츠가 그렇고 일본이 한국에 했던 각종 만행들이 그것을 말해줍니다. 반면, 이런 훈훈한 얘기가 있었다는데 심히 놀랍습니다. 일본인 중에서도 아마도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도 있는 것이죠. 그런 소장의 마음이 나비효과가 되어 나루토 지역에 좋은 영향을 미친것이라 생각되네요.

비록 보잘것없는 작은 다리지만 마치 영화와 같은 스토리에 깊은 감동이 느껴집니다.

4. 무서운 이야기 : 테이 철도교

초기의 열차는 많은 석탄과 승객을 태우고 질주해야 했죠. 특히, 열차가 건너는 교량도 무시 못할 중요한 건축기술이 필요했을 터인데요. 미국도  1800년대 후반 약 17년 동안 502개의 다리가 붕괴됐다고 합니다. 철도왕국이라는 영국도 예외는 아닌데요.

새로운 테이 철도교는 맹렬한 돌풍을 고려하여 최대 풍압에도 견디도록 재설계되었다 합니다. 

1878년에 7년 만에 스코틀랜드 기술자 바우치(Thomas Bouch)에 의해 테이 강에 철도가 놓였습니다. 길이는 3.2킬로미터로 아래에 선박이 지나가야 해서 중앙부가 약간 높게 만들어지죠. 초기에는 빅토리아 여왕도 타면서 유명해지게 되죠. 하나 2년도 되지 않아 북해에서 부는 동풍으로 결국 붕괴되고 맙니다.

철기둥 12개 부러지고 다리는 8백 미터가 가라앉고 열차와 승객도 바다로 가라앉아 버렸지요. 결국 모든 책임을 바우치에게 지우게 되고 그는 10개월 후 병사합니다. 이를 계기로 안전도에 훨씬 신경을 써서 현대의 철교 건설 기술이 된 듯합니다. 방심은 금물. 모든 제조에는 안전이 첫 번째 우선순위이죠.

이렇듯 테이 철도교에는 뼈아픈 기억과 교훈이 있는 다리입니다. 한국도 예외일 수 없죠. 성수대교 붕괴나 최근의 러시아 선박이 다리에 곤두박질치는 등 안전사고는 잊을 만하면 도발합니다. 부실시공과 유지보수 소홀 같은 '인재로 일어난 일'이라는 뉴스가 더는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세계의 다리를 읽다

“모든 다리에는 드라마가 있다!”『세계의 다리를 읽다』는 국내에서 〈무서운 그림〉 시리즈로 잘 알려진 나카노 교코의 근작으로, 세계의 다리에 얽힌 30개의 에피소드를 주제별로 엮어 소개한다. 다리란 기본적으로 이쪽 세상과 저쪽 세상을 이어주는 의미를 가진다. 어쩌면 우리 곁에 늘 존재하기에 지나치기 쉬운 풍경일 뿐인 다리에서, 저자는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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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든지 일단 배가 고프면 만사가 짜증이 나지요. 시화방조제 휴게소에서 우거지국밥으로 우거지상을 없애버리죠.

경기도 안산 쪽에는 해안과 바다와 인접해 있어서 주로 항구들이 많아서 관광객들이 끊이지를 않죠. 특히 유명한 곳은 대부도, 제부도 등이 제일 유명한 곳이지요. 너무 유명해서 많이들 가보았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중에서 구봉도라는 곳이 있는데요.

아홉 개의 봉으로 이루어진 곳인가? 배 타고 들어가는 섬인가? 등등 말로만 들어서는 언뜻 와 닿지가 않는 이름입니다. 혹시 작고하신 코미디언 구봉서 씨와 무슨 관계가? 너무 멀리 갔네요. 날씨를 보니 너무 덥지는 않아서 그런대로 갈 만하다고 느꼈는데 시화방조제를 들어서는 순간 아차 했습니다.

구봉도 섬에 공룡이 서식하고 있나요? 이 녀석은 훗날 부활을 위해 잠시 서서 휴식중인가 봅니다. 잘자라 우리 공룡 zzz

 

 

미세먼지 인지 안개인지 모르겠지만 앞쪽 바다만 보이고 저 멀리는 미드 드라마 미스트처럼 보이지가 않는 겁니다. 그렇다고 다시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많이 와 버린 것이죠. 괜히 배가 고픈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방조제를 70킬로로 열심히 달리는데 오른쪽에 토스트, 커피라는 간판이 보이는데 설까 말까 하다가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결정장애 현상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뒤늦은 후회에 가다보면 또 있겠지 했건만 역시 더 이상 없더군요. 할 수없이 시화방조제 휴게소로 들어가서 우거지국밥으로 아점을 해결했지요. 반찬은 정말 단출했습니다. 그 양에 한번 뜨악하고 놀라고요, 김치, 콩조림 그리고 무말랭이 같은 것 여하튼 배고파서 잘은 먹었습니다. 6500원인데 한 끼로는 딱이더군요.

배타고 나간 할배를 기다리다 작은 할매바위가 되었고, 나중에 돌아온 할배는 그런 할매를 따라서 같이 바위가 되었다 하네요. 이 바위가 구봉이어장을 지켜준다고 합니다. 너무 슬픈 전설이네요. 그러니 있을때 잘합시다.

열심히 내달려 구봉도 입구에 들어서니 주차료는 다행히 없는 그런상태라 더없이 좋습니다. 아마 주말에는 주차할 곳이 없을 듯합니다. 바닷가라 그런지 역시 긴팔 준비한 게 다행이군요. 바닷바람은 항시 쌀쌀하니까요. 둘레길을 조금 걸어가다 보니 갑자기 배에서 신호가 급하게 오는 관계로 다시 리턴하여 화장실로 급행했습니다.

아마도 낙조전망대까지 갔다오는 길에는 분명 화장실이 없을 것 같다는 예감이 퍼뜩 들었기 때문이죠. 결론적으로 진짜 없었습니다. 주차장 입구에는 갈매기떼들 수십 마리가 한꺼번에 같이 철로 된 펜스 위에 주욱 한 방향으로 앉아 있더군요. 녀석들의 하나같은 행동에 신기하기도 하고 의아스럽기도 하고 합니다. 

예사롭지 않은 경사도 입니다. 앞쪽의 개미허리를 건너면 낙조전망대로 가는 길입니다. 괜찮은 절경인지라 눈이 즐겁습니다. 스트레스여 잠시 안녕 !

전망대까지 오고가는 관광열차 같은 게 있네요. 편도 어른은 2천 원이랍니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만 모두 타고 계셔서 혹시 젊은이들은 못 타는 건가 생각되기까지 하더군요. 해안 도로 옆으로 바닷물이 철썩 때리면서 갈매기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으니 만사가 다 잊히는 기분이 듭니다. 

그냥 이대로 저 바닷물 속으로 한번 들어가 봤으면 하는 마음까지 들더군요. 가까이에서 보는 바닷물은 그런대로 깨끗해 보입니다. 중간에 셀프카메라 촬영 지점인 할매, 할아배바위라는 곳이 보이네요. 큰 바위와 옆에 조금 작은 바위가 수중에서 우뚝 솟아 있습니다.

링 양옆의 모양은 잔잔한 바다에 일렁이는 노을빛을 표현한 거라 하네요. 30도 각도는 밝아올 내일에 대한 희망과 설레임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직선으로 저 멀리 조그만 대교같은게 보이는데 개미허리라고 하네요. 별로 멀어 보이지는 않는데 해안선을 따라 계속 가다 보니 바닷물이 해안선 안으로 들어와 있어서 걸어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모양새입니다. 원래 가는 길 같기도 한데 뒤를 보니 산 쪽으로 가는 길이 있나 보네요. 

아마도 썰물일때는 건널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밀물이 들어오니 돌아서 가는 모양이더군요. 산으로 올라서니 조금은 어둡고 서늘합니다. 낮인데도 서늘한 기분. 그리고 밤꽃 나무 냄새가 조금씩 피어오릅니다. 다들 아시죠? 평지만 걸을 줄 알았는데 등산을 해야 할 줄은 또 몰랐네요. 오르락내리락 많이 합니다.

이 해안선 도로를 따라가면 저 멀리 개미허리 다리에 갈 줄 알았죠. 수영복을 지참했으면 가능했습니다만, 눈물을 머금고 오른쪽의 산등성이를 타고 가는 길이 있습니다. 등산 화이팅 !

산은 너무나 초록색으로 덮여 있어서 마치 녹색으로 물들 듯 합니다. 군사지역인지 가다가 초소들이 몇몇 보입니다. 양옆으로는 군에서 쓰는 전화용 삐삐선들이 주욱 깔려 있고요. 어느 초소에는 격발기 같은 게 세네 개가 설치된 것도 보이네요. 철조망도 보이고 철문들도 있습니다.

가끔 낚시하시는 분들도 몇몇 있고요. 물위에 기다란 데크길을 세워 놓아서 결국 낙조전망대까지 갔습니다. 기이한 원형 모양의 구조물도 설치되어 있고 앞쪽에 빨간색 등대도 서 있네요. 사방이 자욱한 안갯속에 숨겨져 있는 듯 검푸른 망망대해의 바닷물이 넘실댑니다.

이런 곳에 나태주 시인의 행복한 느낌을 주는 시를 써놨네요.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아주 행복합니다.

제일 끝단 절벽 위에는 초소인지 통신 중계기 인지가 세워져 있어요. 바람도 조금 불어서 아주 시원합니다. 땀 흘릴 정도로 덥지 않아서 오히려 더 좋습니다. 이름처럼 저녁에 해가 넘어가는 낙조를 즐기면 아주 장관을 이룰 것 같네요. 하지만 혼자서는 밤에 다시 돌아가기에는 좀 무서울 듯합니다. 

꼭 둘이상 오셔야 될 듯요. 바다가 좀 더 선명해서 저 멀리 까지 볼 수 있었다면 더욱 금상첨화 일 뻔했습니다. 일몰을 형상화한 구조물은 노란색과 대비시켜 사진 찍기에 좋게 배치가 잘 되어 있습니다. 데크길 아래쪽에 역시나 막걸리병들이 몇 개 보이네요. 어딜 가나 플라스틱이 버려져 있는데 이로 인해 환경파괴가 많다고들 하죠. 

무료 주차장 입구입니다. 오른쪽엔 각종 커피점과 정문에는 매점과 화장실, 왼쪽은 나무로 만든 그네와 다수의 갈매기떼가 모여있네요.

쓰레기는 제발 다시 가져가 주셨으면 합니다. 술기운에 기념으로 던지고 간걸까요? 바다 생물들 뱃속에 비닐이나 플라스틱이 들어있는 거 보고 너무나 가슴 아픕니다. 산과 바다와 그 경계의 부서지는 파도와 해안선의 둘레길을 걷노라면 생명을 가진 인간으로서 지금 걸으면서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다시금 감사함을 느낍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바다 생물들의 경이로움을 감탄하면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라고 말이지요. 구봉도에 참 잘 왔다고 느낍니다. 언제나 비슷한 풍경이면서도 전혀 다른 고장을 색다르게 방문한다는 것은 항상 가슴 설레게 합니다. 해외로 멀리만 간다고 여행은 아닐 것입니다. 

주차장에서 한 5분 걸어가면 안내도가 있습니다. 위쪽으로는 약수터가는 길이고요. 화장실에는 가끔 목함지뢰가 출몰한다는 경고문이 덜덜. 

내가 살고 있는 고장의 그리 멀지 않은 곳, 근교에도 방문해 볼 만하고 가슴을 뻥 뚫리게 할 많은 곳들이 존재합니다. 그런 곳 중에서도 이곳 구봉도는 그런 방문지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찍는 곳이라 생각됩니다. 근교 방문 추천 섬으로 상단에 올립니다. 

 

구봉도

구봉도 여행,명소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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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생산책을 잡기위해 그의 이웃으로 접근하는 잠입수사요원의 흥미진진한하고 가슴 졸리는 이야기 <언더커버> 입니다.

오늘은 넷플릭스에서 추천하는 영화 중에서 <언더커버>라는 영화에 대하여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총 10부작으로 제작되었고 이 중에서 3편까지 시청을 하게 되었네요. 워낙 영화를 이것저것 보다 보니까 집중해서 보질 않아서인지 스토리가 좀 희미하긴 합니다.

저만 그런지 아니면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시청한 지 며칠 지나면 스토리가 잘 생각이 나지 않잖아요?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지라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수는 없다고 봐요. 그래서 리뷰를 쓸 때에도 바로 보자마자 써야 좀 더 영화 속의 중요한 대사라든가 실제 느꼈던 감동 같은 것을 바로 글로 쓸 수가 있겠더라고요.

하지만 그렇게 부지런하다면 이런 하소연도 없었겠죠. 영화관의 영화는 한번 보고 다시 보려면 돈을 또 내야 하지요. 넷플릭스는 집에서 계속 시청할 수 있으니까 그것은 큰 장점이라고 느낍니다. 여하튼 감동은 최대한 빨리 받았을 때 글로 옮겨야 보다 생생한 본인만의 이야기가 나오리라고 생각됩니다.

좀 과한 옷차림 아니요? 어때요. 여긴 캠핑장인데 무슨 상관이에요 넹? 터프하고 매력있는 여주인공역의 안나 드리베르 입니다.

 

 

언더커버는 벨기에라는 나라에서 만든 티브이 시리즈입니다. 극 중대사가 영어는 아니고 스페인어 비슷한 느낌의 벨기에 언어인지 좀 외계어 같은 느낌이지요. 극 중 주인공들도 대부분 생소한 얼굴들인지라 참신한 맛은 납니다. 벨기에에서는 마약인 엑스터시가 남모르게 대량으로 생산되어 판매된다고 하네요.

오히려 남미의 볼리비아를 능가하는 수준이라고도 하고요. 처음 듣는 내용인지라 다소 의아했지만, 그럴 수도 있으리라 생각돼요. 벨기에라고 하면 갑자기 떠오르는 게 별로 없네요. 그 옛적에 가라데로 영화계를 평정했고 미남형 얼굴의 장 끌로드 반담이라는 배우 정도만 떠오릅니다.

발차기와 다리 찢기 같은 장면에서 탄성을 올렸었지요. 유튜브에서도 광고이던가요. 달리는 트럭 사이로 다리를 벌리고서 질주하는 위험천만한 묘기에 가까운 행동을 한 모습도 그려집니다. 이 정도가 벨기에에서 연상되는 정도인데 이쪽에는 아는 게 없는 수준이군요.

부패경찰의 면모를 보여주는 거래의 현장. 어딜가나 범죄속 이야기에는 악당과의 거래를 하는 끄나풀이 존재하기 마련이죠.

벨기에 경찰국에서는 최대 마약상 페리 바우만을 잡기 위해서 그가 거주하는 캠핑장 근처에 남녀 경찰 1인조를 잠입시키게 됩니다. 이에 남주인공은 언뜻 보면 스타일이 휴 잭맨을 보는 듯 보입니다. 약간 벗어진 머리와 더부룩한 턱수염이 가끔씩 그가 매칭이 되더군요.

여주인공 킴 더로이 역인 안나 드리베르(Anna Drijver)는 실제로 키가 176센티가 됩니다. 오히려 남주보다 같이 섰을 땐더 커 보이기도 하죠. 운동하러 나갈 때의 모습은 마치 국가대표 육상선수를 연상시키는 모습에 카메라가 참 잘 받는 배우라고 생각되지요. 

전체적인 내용상 많은 CG 같은 작업은 없어 보입니다. 순수한 스토리 위주로 진행이 되고 다소 밋밋한 주변에서 일어날 듯한 일들로 진행이 됩니다. 화질도 고화질은 아닌 SD 화질로 되어있는데 노트북에서 봐도 꽤 괜찮은 분위기입니다.

마약상 집 바로 옆의 캠핑카 안에서 생활을 하면서 그의 주의를 끌고 자꾸 친해지려는 연기를 하게 됩니다. 한 배를  탄 주인공 남녀는 처음부터 서로 간에 큰 호감이 없어서인지 자주 의견이 부딪치고 티격태격하지요. 서로 친해서 잘해보려 해도 될까 말까 한 잠입 경찰이 보는 이로 하여금 애가 타게 만듭니다.

어떻게든 마약상을 내 친구로 만들어야 하는데 쉽게 되지 않는 상황. 의심많은 보스에게 매달리기라도 할 듯한 우리의 턱수염 휴잭맨의 극한의 연기력은 애처롭습니다. 

저래서 마약상을 잡을 수 있을까 말이죠. 마약상 보스는 배가 많이 나와서 이웃집 아저씨 같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이웃에 이사 온 꺼림칙한 남녀를 왠지 수상한 눈빛으로 계속 예의주시 합니다. 겉모습은 친근한데, 자기의 의견과 맞지 않으면 냉혈한이 됩니다.

마약을 직접 제작하는 중국인 2명이 서로 싸우다가 한 명을 죽이고 나머지 한 명이 발에 쇠고랑을 찬 채 도주를 합니다. 이 도주자를 없애라고 지시했지만, 보스의 부하이면서 사위인 인물은 대충 모르는 중국인 한명을 데려다가 죽인 척 사진을 찍고 보여주면서 보스를 속입니다. 

이를 나중에 알아챈 보스는 가만 놔두질 않죠. 자기를 의심한다고 대드는 부하를 결국 총을 쏴 살해하고 땅에 묻어버립니다. 이렇듯 보스라는 인물은 자기와 상관없고 접근하려는 사람과 쉽게 친해지지 않는 조심성 있는 인간입니다. 하지만 부인인 다니엘러한테는 끔찍한 애정을 보여주지요.

보스의 부인은 워낙 순수하고 연약한 성격이라 잠입 경찰들의 친근한 접근에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고 여주인공과 극도로 친해집니다. 보스에게 다가가는 방법은 그의 부인의 마음을 빼앗는 길 밖에 없다는 것을 여주인공은 잘 알고 있죠. 여자끼리 먼저 친해지는 게 순서일 듯합니다. 

마약거래는 우리랑 직접해야지 중간에서 떼어먹을 생각을 한다고? 그런자의 최후를 보여주지. 불어라 그 독일인이 누구야? 

보스의 부하중 유르헌이라는 인물은 전직 킥복싱을 했다는 이유로 여주인공과 많이 친해지면서 댄스파티에서 진하게 춤을 추는데 남주인공은 이를 참지 못하고 그와 싸움을 벌이죠. 자기는 오히려 친해지지 못하는데, 보스 부하라는 녀석이 더 친해지는 꼴을 참지 못하는 모습에 더욱 애가 탑니다.

그 마음 아마 남자들이라면 극히 공감할 것입니다. 보스의 아내가 총애하는 강아지를 치료하러 애견병원에서 나올 때 일부러 요원들과 짜고 후진으로 그녀의 차와 접촉사고를 내죠. 이때 여주인공이 다가와서 보살펴주면서 접근하는 방법을  씁니다.

도망간 강아지까지 숲 속에서 찾아서 돌려주기까지 하죠. 이렇듯 눈물겨운 방법까지 짜내면서 보스와 접촉 및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솔직히 이렇게 할게 아니라 그냥 경찰들이 사이렌 울리고 잡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다소 답답한 마음까지 확 일게 되네요.

하다하다 짜고치는 고스톱의 묘기를. 마약상 부인에게 접근하기 위해 뽑은지 얼마 안된 비싼차를 후진으로 박아버리는 여주인공과 경찰아재입니다.

한국 같았으면 그냥 밀고 들어갈 텐데 말이죠. 그러면 얘기가 너무 일찍 끝나니 재미없겠죠. 어쨌든 이런 차분한 전개 방식으로 이야기는 지금까지는 마치 시트콤을 보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해 줍니다. 그러나 회를 거듭하고 뒤로 갈수록 뭔가 훨씬 박진감 있는 얘기가 펼쳐지리라 생각됩니다.

각 회가 끝날 때마다 궁금증을 유발하도록 끝맺음을 맺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측에서는 이번 <언더커버>가 최신 등록된 콘텐츠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큰 제작비를 들인 것 같진 않지만 잡아야 할 표적을 바로 몇 미터 앞에 두고, 그의 환심을 사야 하기에 없는 마음의 가식적인 연기를 해야 한다는 설정이 흥미진진하고 조마조마하기도 하죠. 

잘못 연기하다 바로 들키면 총 맞는 것이니 말이죠. 이번 프로젝트를 지휘하는 경찰 내부에서도 마약 보스와 거래하는 부패한 동료 경찰이 역시나 등장합니다. 이 인물이 뭔가 이 이야기의 연결통로가 되면서 극 중의 재미를 더 할 듯합니다.

열심히 마약 엑스터시를 생산하는 중국인 제조기술자들. 둘은 티격태격 싸우다가 살인을 저지르고 한명은 도주하죠.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대박의 영화는 아니지만 소소한 재미와 다음 회를 기대하게 만드는 떡밥을 낚는 스토리는 넷플릭스 시리즈의 장점의 하나일 것입니다. 이번 <언더커버>는 그리 길지 않은 시리즈이니 정주행을 어떻게든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시청을 기대합니다. 

 

언더커버 | Netflix 공식 사이트

세계 최고의 마약상을 무너뜨려라! 그와 아내가 주말마다 시간을 보내는 캠핑장에, 연인으로 위장한 두 명의 수사 요원이 잠입한다. 실화에서 영감을 받은 시리즈.

www.netflix.com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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