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벤져스 시리즈의 대단원 : 엔드게임

어벤저스 엔드게임. 이제 마지막인 걸까. 솔직히 마블 영화를 그렇게 많이 보진 않았다. 최근에 했던, 아니 지금도 상영 중에 있는 캡틴 마블 영화도 못 봤다. 솔직히 평들이 영 안 좋아서 말이다. 페미니즘이 깔려있다 여주인공 외모가 왠지 캡틴에 어울리지 않는다 등 여러 평들이 비호감 일색이었다. 

아이언맨도 하도 오래전에 2편인가 3편인가만 본 기억만 있고 말이다. 어벤져스도 1편인 캡틴 아메리카를 케이블티브이에서 우연히 하길래 조금 봤었는데 그땐 좀 재미를 느꼈었다. 앞부분을 잘라 먹어서 다시 넷플릭스에서 보충해서 시청했다.

그 외 울트론, 시티 등등의 시리즈는 바빠서 중요 부분만 휙휙 지나치면서 감상을 했더랬다. 액션씬은 많이 볼만했고 원래 마블이 만화의 콘티에서 그대로 따다가 스크린으로 옮겨온 작품인데, 가히 전 세계적으로 개봉 때마다 빅히트를 치고 있다. 작년 인피니티 워도 전 세계 흥행수입 당당 1위 아니던가, 2위도 물론 블랙 팬서가 차지했고 말이다.

역시나 디즈니는 영화를 참 잘 만든다. 그래픽도 훌륭하고 애니메이션 작품들은 스토리 또한 빠져들게 잘 짜여져서 어른들도 참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어른들도 감동을 받아 눈물을 줄줄 흘리게 하니 이 얼마나 감동을 주는 작품이겠는가. 24일 개봉과 더불어 낮시간에 그야말로 젊으신 직장인들인데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이다.

아마도 개봉에 맞춰서 반차를 내고 구경을 왔다는 분들이 많다고 하는데 가히 놀랄 정도이다. 우리나라의 정서가 외국의 슈퍼히어로 무비에 이토록 열광적인 줄은 정말 몰랐다. 아마도 재미가 있으니까 보질 않겠는가, 재미가 없다면 이렇게 예매울 95프로 이상 2백만명이 시청 준비를 할 수가 있을까. 

♣ 스톤을 찾기위해 양자영역으로 들어가는 어벤져스 캡틴

그런데, 기사에는 스크린상한제를 시행한다고 한다. 너무 상영관을 독과점하는 행태에 규제를 가하겠다는 뜻이란 것이다. 전번 <극한직업> 때는 어땠는가. 그때는 이런 말이 없었다. 실로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국의 문물이더라도 작품성이 좋아서 보고 싶어서 예매를 하게 된 것인데 이를 규제한다는 것도 참 우스운 일이다.

관객들의 선택권을 법으로 강제 규제 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행동은 그냥 시장의 논리대로 물 흐르듯이 내버려두는 것이 오히려 더 맞는 것은 아닐까. 여하튼, 영화보기를 극도로 좋아하는 한국사람의 정서를 너무 한쪽만의 의견으로 몰아세우는 듯해서 심히 불편한 감이 있다. 

어벤저스에 대한 극도의 광팬까지는 아니라서, 모든 전편들을 정주행도 하지 못해서 그 세계관을 전부 숙지하지는 못하지만, 무려 장장 3시간이라는 아랫배의 배뇨 욕구를 강제로 참도록 하는 이른바 극한 상영이 된 엔드게임은 왠지 슬펐다. 한 시간 이상을 각 주인공들을 한 명씩 소환하는 과정을 드라마와 같이 소개하는데 할애한다.

전투씬과 고난이도 액션씬은 마지막 30분 정도 보여주고 중간중간 깨알 같은 웃음과 막판에 주인공의 장렬한 최후로 대장정의 종지부를 찍으면서 눈물 한 방울을 떨구도록 만든다. 낮 기온이 20도 이상을 기록하는 와중에 극장 안은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팔 언저리를 감싸줬다.

자칫 감기에도 걸릴 수 있는 환경. 급기야 가끔 기침을 해대는 관객들도 있고 하다. 나타샤, 스칼렛요한슨, 공각기동대에서는 최첨단의 약간 민망한 슈트를 입고 액션을 보였었다. 이번에도 급기야 제레미 레너에게 가슴 아픈 양보를 하고 슬픈 마무리를 한다.

아이언맨은 강인함을 퍼뜩 떠올리게 되는데, 이번 스크린에서는 다소 야윈 모습이 애처로웠다. 실제로 무슨 병에 걸린 것인지 착각할 정도로 왜소해진 그의 상체모습. 진짜 어디 아픈 거는 아닌지 하는 의심까지 들었다. 처절한 전투 후에 스톤을 차지한 후에 에너지 소모가 다 된 모습.

◈  마블 Avengers: Endgame, 2019 엔드게임 프로모션 

그의 아내 기네스 펠트로의 뜨거운 작별 키스. 너무나 숙연하고 찬물을 끼얹은 관객의 반응에 함부로 바스락 소리를 낼 수 없을 정도였다. 초반에는 조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마치 넋이 나간 장례식장의 분위기 같은 오싹함. 독서실보다도 더 조용하고 신중했다.

이 물기는 에어컨에 의한 것인가, 영화의 내용에 의한 것인가, 멜로영화도 아닌데  콧물을 훔치기가 창피하다. 캡틴도 나이가 이제 들었다. 미래를 다녀온 모습. 할아버지의 인상도 멋짐 그 자체이다. 본인의 마스코트인 붉은색 방패를 동료에게 인계하는 상황. 

엔드가 아니라 새로운 뉴히어로의 서막인 걸까. 슬픔을 주더니 희망과 미소도 함께 전달해 준다. 캡틴 아메리카에서는 70년 동안 기다려서 엇갈려 버린 애인을 드디어 상봉하는 상황. 엔드는 자신의 사랑을 찾아가는 것인 걸까. 어벤저스의 전체적인 영상에 흐르는 단어는 희생이라고 보고 싶다.

가족과의 행복한 상황을 어느 누구에게도 터치 받고 싶지 않은 현실, 악의 무리 타노스의 거친 야욕을 잠재우고 지구의 인류를 구해야만 하는 갈림길. 그 막대한 기로에서 결정할 수 있는 매개체는 자신을 낮추고 더 큰 소망을 이루기 위한 결정. 동료애와 희생인 것이다.

실없는 단순 만화의 영역이 아닌, 웅장하고 심오한 인류애를 향한 거침없는 행보가 돋보이는 히어로 무비이다. 마지막 전투씬에서는 그야말로 그간 등장했던 모든 영웅들이 등장하면서 한바탕 혈투를 치르는데, 그야말로 가슴 벅찬 감동까지 받게 된다.

그 거대한 스케일의 장면들과 그에 어울리는 현란한 입체 사운드에 온전히 녹아들기에 충분하였다. 자막과 함께 주인공들의 그간 활약했던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애틋한 회상도 떠올려 보게 된다. 많이 아쉽고 다소 늘어지는 스토리임에도 대단원의 막을 관객의 뇌리에 깊게 심어주어 멋진 마지막을 간직할 수 있도록 보여주었다.

또 어떤 멋진 영상과 스토리로 우리를 찾아오게 될지 디즈니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 진다. 이번 영화도 대히트를 치기에 분명하며, 새로운 기록을 쓰지 않을까 기대된다. 아마도 두세 번씩 관람하겠다는 관객들이 벌써부터 보인다. 디즈니 마블은 역시 재미 그 자체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인피니티 워 이후 절반만 살아남은 지구마지막 희망이 된 어벤져스먼저 떠난 그들을 위해 모든 것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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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영화)

◆ 지구의 끝인 얼음으로 뒤덮인 세상속에도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 

넷플릭스의 시청률 상위에 있는 프로그램 중에서 <우리의 지구 : Our Planet>가 상위권에 들어있었다. 시즌 내에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지구의 극지라는 편이 호기심을 확 끈다. 넷플릭스의 멤버십이 베이식으로 되어 있어서 그런지 노트북으로 시청시 화질이 조금 떨어짐을 느낀다. 

스탠더드 일 때는 HD 화질이라서 그래도 볼만 했는데 조금 기분이 언짢은 건 있다. 아마도 다큐멘터리라서 상당히 밋밋하거나 그냥 경치 구경하는 정도 아니겠느냐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여지없이 깨 주는 영상이다. 어느 정도의 감동이랄까 그런 것이 존재한다. 

마지막 즈음에는 역시 울컥하는 장면도 있다. 극지이기 때문에 남극과 북극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을 상당히 근접해서 자세하게 촬영을 한것 같다. 남극 해빙기를 맞아 젠투펭귄들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펭귄 하면 일단은 귀여운 동물의 대표적 아이콘이다. 

뽀로로의 리더 주인공도 펭귄이고, 심형래가 가끔 묘사하는 모습도 있지 않은가. 각종 캐릭터들도 앙증많은게 많다. 그 추운 남극에서 수십만 마리가 한 곳에 서식하면서, 부모 펭귄들이 먹을 것을 가지고 올 때까지 새끼들이 지져대면서 서 있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 척박한 환경에서도 자기의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려고 돌산을 힘겹게 기어오르는 젠투펭귄들.

부모가 입속에서 먹을것을 넘겨줘야 살아갈 수 있는 척박한 환경이 짠하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자식을 위한 부모의 마음이 똑같다고 느끼니 새삼 뭉클하다. 50만 마리의 새끼들 속에서 부모는 소리를 듣고서 찾아간다니 기이할 따름이다. 그들만의 송수신 식별장치가 있는 걸까. 신비롭기 그지없다. 

그런데 이런 펭귄들을 또한 노리는 녀석이 있으니 그 상위 포식자인 범고래다. 열심히 헤엄쳐서 바다를 건너다가 낙오가 된 녀석은 떼거지로 포위를 하는 범고래에게 가차없이 먹혀버린다. 범고래의 주둥이로 툭툭 치니 펭귄은 그야말로 이리저리 튕겨 나가며 정신을 못 차리고 결국은 먹이가 돼버린다.

펭귄을 못살게 구는 또 하나의 포식자로는 물범이 있다. 펭귄이 살기 참 어려운 동네이다. 이런 펭귄도 해빙기 일때 바닷속 몇백 미터에 있는 크릴새우를 사냥을 해서 배를 채웠었다. 혹등고래 또한 크릴새우를 대량으로 잡아드시는 포식자이다. 동물들의 갑질들을 볼 수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하늘에는 어떤가. 알바트로스가 또한 펭귄처럼 부모가 새끼들을 부양하는 모습이 비슷하다. 북극으로 가면 물범이 다시 북극곰의 먹이가 되어버린다. 새하얗게 얼음으로 덮여있는 바다 위에서 물범이 구멍을 뚫고 올라와 있다. 새끼 물범이다. 이를 사냥하는 북극곰과 그 새끼 북극곰의 사냥을 보노라면 아슬아슬하다. 

한 편의 추적 스릴러를 보는 듯한 모습에 빠진다. 어미 물범이 자기 자식 물범이 곰에 잡혀 가는 모습을 그저 아련히 바라보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짠하던지. 아무것도 할 수 없이 힘없는 눈으로 그저 쳐다만 보는 모습이 심히 분노가 올라오기도 한다. 약육강식의 세계는 정말 냉정한 듯하다. 

■ 먹이 찾기도 하늘의 별따기인 저곳에서 가까스로 발견한 물범, 과연 허기를 채울 수 있을런지.

한치의 용서나 변명이 필요없는 상황이 아니던가. 인간 세계에서는 저런 일이 생기면 가서 사정을 얘기하고 용서를 빌어도 보고 안되면 고소, 고발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은가. 정 안되면 돈으로 매수하여 자식을 살릴 수도 있을 상황 아니던가. 인간이 만들어 놓은 영화 속의 약육강식의 스토리는 전혀 통하지 않는 야생의 세계란 정말 끔찍하다.

정말 동물로 태어나지 않은게 이 얼마나 다행인지를 퍼뜩 느끼게 된다. 러시아 북동부 해안에는 바다코끼리 십만 마리 이상이 한 곳에 뒤엉켜 있다. 양쪽 입가에 긴 젓가락을 꽂은 듯한 그런 녀석들 말이다. 몸무게가 보통 1톤에서 수컷들은 4톤까지 된다고 한다. 

이건 자동차 SUV한대 보다도 더 크다는 얘기인가? 직접 보지 않아서 그 크기가 실감이 가진 않지만 커도 너무 큰 거 아닌가 말이다. 지구의 온난화로 인해 얼음들이 녹아서 그들의 서식지가 어쩔 수 없이 한 곳으로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4톤짜리 덩치들이 수십만 마리가 우글거린다고 생각해 보시라. 

이에 인간은 정말 개미새끼 한마리로 밖에 보이지 않을는지. 진짜 인간의 신체는 얼마나 나약한지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저런 녀석의 배에 깔린다면 그야말로 끔찍하다. 그런 덩치들이 그나마 쉴 곳을 찾으려고 돌산을 기어오른다는 것이다. 거의 백 미터의 경사를 그 무거운 몸을 끌고 말이다. 

♣ 바다코끼리의 위태로운 절벽의 모습. 생존의 의지는 강하나 환경이 바쳐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위험천만한 낭떠러지 같은 곳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배가 고파지면 다시 바다로 내려와야 하는 상황. 허나 이들은 육지에서는 시력이 그렇게 좋지 못하기에 돌산을 내려오다가 수없이 그냥 떨어진다. 대부분 죽지 않겠는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산을 하다 맥없이 죽어야 하는 그런 처참한 상황을 슬로 장면으로 보여주니 너무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찔끔 난다. 

이 모든게 환경과 기후의 급속한 변화로 인해 일어난 일 아닌가 말이다. 환경파괴나 오염 온난화의 문제, 극지방의 얼음이 녹고 있다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그게 뭔 대수인가 당장 우리가 살아 가는데 큰 문제없으면 문제없는 게 아닌가 하며 살아왔다.

이런, 환경에 관해 여지껏 자세히 몰랐던 동물들의 아픔이 있었다는 데에 심히 놀랐다. 인간도 동물인데, 같은 지구 상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로써 서글프고 왠지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나머지 에피소드도 또한 색다른 감동을 주리라 믿는다. 

매일 좀비 같은 화면만 보다가 이런 대자연의 신비감과 경외감을 느껴보니까 가슴이 뻥하고 뚫리는 것 같고 머리가 멍해지기까지 한다. 주말 저녁에 TV에서 하던 <동물의 왕국> 수준이겠거니 했는데, 그보다는 한층 업그레이드 된 감동의 영상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을 내서 주행을 예상해 본다.

 

우리의 지구 | Netflix 공식 사이트

압도적인 스케일, 경이로운 영상미 그리고 전 인류를 향한 메시지. 우리 지구에 관한 가장 광대한 탐험을 만난다. 자연의 장관과 공존의 철학을 담은 대작 다큐멘터리.

www.netflix.com

(사진=넷플릭스)

◆ 갑작스럽게 삭발을 시도하는 세인 아저씨의 원빈보다 더 짧게 잘라버리는 극강의 비주얼. 워킹데드 시즌2:3화

좀비의 무리들과 사투를 벌이는 많은 등장인물들이 있다. 처음에는 살아남으려 발버둥을 치다가 나중에는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결국 좀비에게 습격당해 더 이상 출연자로 등장하지 않게 된다. 그렇게 사는 사람은 계속 살고 중간에 하나둘씩 제명에 못 살고 사라져 간다. 

다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계속 이어지게 된다. 영화를 좋아하는 한국사람이라면 좀비 영화의 대명사 워킹데드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물론, 필자만 빼고 말이다. 그전까지는 일에 치여 가끔 극장에 가서 영화로는 보았어도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가입해서 스크린을 접하지는 안 했다.

그만큼 하는 일에만 너무 빠져 있었다고나 할까. 직업이 인터넷 관련 직업인데도 말이다. 참 아이러니하다. 관심은 많아서 바로 옆에 있는데도 정작 그곳에 눈길 한번 주지 못해 뒤늦게 알아봤을 때의 그 참담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동안 전혀 다른 세계에 살았던 걸까, 아니면 제대로 생활을 안 한 걸까 하는 자괴감까지 느끼게 되니 말이다.

남들은 대부분 알고 있는데 나만 전혀 모르고 있을 때의 그 난감함은 실로 늪에 가라앉는 매몰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여하튼, 영화에 대한 리뷰를 쓰려면 바로 영화를 보고 난 다음 써야 기억이 생생하다. 한참 지난 다음에 쓰려면 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무슨 내용이었는지 조차 가물가물하니 말이다. 인간의 한계를 느낄 땐 정말 로봇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해보게 되는데 말이다. 넷플릭스는 월정액제이므로 본 영화도 다시 돌려 볼 수 있어서 그런 것이 장점이다. 생각이 나지 않는 장면을 재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시즌1을 그런대로 꾸역꾸역 다 보고 다서 시즌2로 입문하게 되었다. 시즌이 엄청 많다. 뒤로 갈수록 좀 이야기가 늘어지고 억지 설정이 많다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그런대로 볼 만은 하다. 시즌2의 3화는 초반에 퍼니셔의 주인공이었던 경찰관이 난데없이 삭발을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제 결정을 해야 할 시간. 수술장비의 도착까지 과연 버티어 낼수 있을까.

갑자기 아저씨의 명장면이 생각나는데, 행여 군대를 가는 것도 아니고 삭발을 하면 좀비를 피할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역시, 이번 편을 끝까지 보면 알게 된다. 전편에서 주인공 릭의 아들이 숲 속에서 사슴을 발견하고 조우하다가 다른 사냥꾼에게 총을 맞아 긴급상황이 된다.

사냥꾼의 집으로 아들을 옮긴 상황, 그 집에 다행히 의사가 있었으니 치료를 받는데. 아니 이분이 알고 보니 수의사였다는 사실. 동물보다는 그래도 더 살살 다루어야 할 판인데. 치료와 수술장비가 근처 고등학교 실습실에만 있음을 알고 세인과 사냥꾼은 그곳으로 출발한다.

역시나 좀비 떼거리가 대거 기다리고 있고 간신히 필요장비를 한가득 짊어지고 다시 복귀한다. 다행히, 제때 도착하여
아들의 수술을 무사히 마쳐 한숨을 돌린다. 하지만 같이 갔던 사냥꾼 뚱보 아저씨는 자신을 좀비에 희생하고 세인을 먼저 보냈다고 하는데.

돌아와 지쳐버린 세인은 욕실에서 샤워를 하는 와중에 머리에 약간 긁힌 상처와 빠진 머리카락. 아 이분 역할도 여기까지 인가. 좀 있다 좀비로 변해서 일부 몇 명을 희생시키고 자신의 역할을 종료하는 건지 하는 걱정스러움이 든다. 

그러나, 그 상처는 도망치다 좀비에 잠시 잡혔던 것이 아니라, 사냥꾼의 희생이 아니라, 세인 본인이 살기 위해서 사냥꾼을 처치하고 떼어 놓으려다가 사냥꾼에게 긁히고 붙잡힌 상처라는 것. 어쩜 이렇게 멋진 반전이 있을 수가 있단 말인가. 이번 편은 관객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게 해서 스토리 짜신 분의 비상한 생각에 감탄이 절로 났다.

▶ 쏘리, 내가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네요. 그럼 좀비들과 먼저 인사를 하세요.

영화의 재미는 관객이 생각하고 있었던 것의 허점을 파고들어 비틀어 놓는 것이다. 물론 시즌1에서도 여러 가지 깨알 같은 재미를 주었지만 이번처럼은 아닌 것 같았다. 아마도, 한 영화를 정주행 하지 않고 이것저것 보다가 봐서 감이 떨어져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그렇지 않은가. 시리즈로 된 드라마라면 어느 정도 보다가 좀 지루한 감이 있거나 재미가 덜하면 다른 영화로 갈아타거나 현재의 관람을 중단하게 된다. 시간의 제약도 있기 때문이다. 시리즈가 한편당 40분 50분 길게는 1시간도 넘는 게 있는데 시즌당 열몇 편씩 된다면 10시간 정도를 계속 볼 수 있는 시간과 체력과 인내심은 쉽지 않을 것이다.

엄청난 재미가 있다면 가능도 하겠지만 말이다. 요즘에는 워낙 좀비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많다. <블랙 서머>, <Z네이션> 등 시리즈로도 많고 영화로도 얼마나 많은가. 툭하면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상대방을 덮치니 말이다. 여하튼 대세는 대세다.

실제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겠지만. 아니 있기도 한 것 같다. 하루 열몇 시간씩 일에 얽매여 별 보고 출근해서 별 보고 퇴근하는 현대의 직장인들이 바로 좀비 아닐까. 아무 생각 없이 미래도 불안한 이 시대에 한 직장에 얽매여 시계추처럼 반복되는 일상.

★ 득달스러운 좀비에 쌓여 오도가도 못하는 주인공들, 현대판 좀비는 과연 지금 이렇게 존재한다.

워킹데드 현대의 좀비는 바로 우리들인 거 같은 이 싸한 느낌이 왜 드는 것일까. 등장인물 중 리더 역할의 주인공 릭 그라임스 역의 앤드류 링컨은 <러브 액츄얼리>에서 키이라 나이틀리에게 글로 쓴 표지판으로 고백을 했던 달달한 그분 아니었던가. 그의 부인 로리 그라임스 역의 사라 웨인 콜리스도 그 옛날 <프리즌 브레이크>에 나왔었다.

셰인 윌시 역의 존 번탈도 넷플릭스 <퍼니셔>에서 무자비한 퇴역군인의 역할을 한 주인공이었고, 글렌 리 역의 한국형 미국인 스티브 연은 알다시피 이창동 감독의 <버닝>에 출연하였다. 상당히 익숙하고 반가운 얼굴들이어서 앞으로도 다른 작품에서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워킹데드 | Netflix

눈을 떠보니 세상은 좀비가 점령한 전쟁터. 어디로 갈 것인가,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현실이 지옥일 때 희망은 의미가 있는가. 살아남은 자들의 사투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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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종이의 집(LA CASA DE PAPEL)

스페인에서 건너온 티비시리즈이다. 오프닝뮤직이 매번 보면서도 부드럽고 감미로워서 자꾸 들어보고 싶게 만든다. 영어외에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언어가 스페인어라고 한다. 영어를 배우고서 또 다른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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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 우주 사이의 통쾌한 일은 하늘아래 책을 읽고 이치를 탐구하는 일이다.

* 고전과인생 그리고 봄여름가을겨울 - 고미숙

#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


 1. 책은 파동이다.
  * 공부란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터득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 질문은 어디까지나 신체적인 활동이다. 질문이 없다는 건 신체가 약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 텍스트는 내용과 의미만 담긴 '딱딱한 그릇'이 아니다. 그 안에는 수많은 파동이 물결치고 있다. 읽는다는 것은 그 파동과 주파수를 맞추는 행위이다.


 2. 쓴다는 것 - 가장 고귀한 순환
  * 읽기가 그랬듯이, 쓰기도 역시 질문이 동력이다. 묻는 만큼 쓸 수 있다!
  * 그동안은 읽는 것만이 목적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쓰기 위해서 읽는다고 생각하라.
  * 공동체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 아니다. 지지고 볶는 '헤테로토피아'(이질성의 공간)다.
  * 내 마음이 풀리면 비로소 타자가 보이게 된다. 그것이 소통과 순환이다.
  * 감정에 휩쓸리는 건 결국 시간과 정력이 남아돌아갈 때 하는 헛짓이로구나 하는.

♣ '재밌는 이야기'도 혼자만 알고 있으면 신들의 저주를 받는다는 민담이 있다.


 3. 글쓰기의 비결 - 사계절의 리듬을 타라!
  * 일단 매일 쓰면 된다.
  * 고통보다 무서운 것이 권태다.
  * 천재들의 단점은 조급함이다. 빨리 정상에 이르지 못하면 자신을 용납하지 못한다.
  * 글쓰기에는 천재성이 필요치 않다. 평범해야 지난한 과정을 건너뛰겠다는 꼼수나 오만을 부리지 않기 때문이다.
  * 성적이 좋고 스펙이 좋을수록 질문이 부재한 경우가 많다. 주어진 질문에 답을 하는 습관이 몸에 밴 탓이다. 글쓰기에는 치명적이다.


▶ 글쓰기향상의 제일 좋은 방법은 유명 작가분들의 말을 빗대어보면 결론적으로 많이 쓰는 것이다. 그것도 거의 매일 쓴다는 것이다. 한 주제에 대해서 자세히 관찰하고 느낀 결과를 부담없이 써보는 것이다. 글이 잘되었든 못되었든 상관없이 말이다. 

잘 쓰고 못쓰고는 쉬워보이는데 매일 쓴다는 것이 생각만큼 전혀 쉽지가 않은거다. 짧게 메모형식으로 적는다면 그나마 부담이 덜하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티스토리의 블로그 같은 경우에는 최소 천자에서 3천자 정도까지의 양을 쓸것을 요구한다. 

게다가 그 내용또한 실제로 도움이 되는 내용인지를 따진다고 한다. 그러니,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최대한 알짜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부담감이 적지않다. 그것도 하루도 빠짐없이 써내야 한다는 부담이 따라 붙는다. 허나, 유시민작가의 경우에는 조금씩 메모형식으로 자주 쓸것을 조언했다. 

일단은 이런 형식으로 시작해야 오래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성공의 법칙이 꾸준히 지속적으로 오래 하는 것 아니던가. 고미숙작가의 책에도 언급됐지만, 그가 운영하는 공동체에서 행하는 글쓰기 수업을 잠깐 보건대 결코 쉽지 않은 커리큘럼인 듯하다. 

★ 평생토록 남이 쓴 책만 읽는 것은 지식의 소비자나 구경꾼으로 삼는 것에 다름 아니다.

실제로 어느정도 눈에 뛸정도의 실력이 되려면 보통 결심과 행동만으로 이루어지겠는가. 각오를 해야만 할 것이다. 어차피 자기가 투자한 만큼 거두어들이는 것은 자명하다. 만사 무슨 일이든 다 그럴 것이다. 더구나 글쓰기는 겉으로 보기엔 육체노동도 아닌 것 같고 단지 앉아서 손가락으로 키보드만 두들기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쉽다. 

그러나, 이는 아마도 극강의 정신노동과 손가락 육체노동의 최고점일 것이다. 누구나 해볼 수는 있지만, 끝까지 해 볼수는 없는 듯 한 행위. 하지만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고난이도 행위.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 그것을 매일 짜내어서 블로그에 올리고 그 조회수를 확인해 보는것. 

그걸로 구글 애드센스를 이용해서 소정의 달러를 입금받아보는 것. 이 얼마나 예상못한 힘든 작업이 될런지. 티스토리를 이용한 최상위자의 수입도 보면 그렇게 많지는 않은 듯해 심히 우울하긴 하다. 하루방문자 만명이상이 유지되어도 끽해야 두달에 백만원정도 수입인 것 같다. 

역시 글쟁이의 평균수입이 낮은 이유가 있기는 한것 같다. 수입만 생각해서는 아마도 계속해 나가기 힘들 것이다. 수입외에 재미와 보람과 희망과 꿈 기타 등등 다른 면을 더 크게 보고 달려들어야 할 듯 하다.

대학4년 동안 꼭 해야 할 한가지는 글쓰는 연습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대학 때 전공외에 취미로라도 조금씩 써 볼 걸 하는 마음이 지금 조금 후회스럽다. 그러나 이제라도 늦게 재미를 느낌에 감사하며 한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까짓것 인생 머 있으랴 하는 마음으로 조금씩 조금씩 써 보려 한다. 최대한 꾸준히 말이다. 

 

고전과 인생 그리고 봄여름가을겨울

연암 박지원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데 기여한 고전평론가 고미숙고전에 담긴 읽기와 쓰기와 배움의 지혜를 나누다고미숙은 2003년 고전평론가가 된 이래로 고전의 엄숙한 권위에 가리어 잘 드러나지 않던 지혜와 비전을 힘있고 논리정연한 필치로 대중에게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저자는 지난 5년간 다수 매체의 제안에 응해 자신이 사랑하는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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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nsplash.com) ◆  햇빛을 쬐면서 천천히 걷기는 그냥 재미있다.

일상의 생활을 가만히 살펴보면 실로 바람쥐 쳇바퀴처럼 쉴새없이 굴러간다. 매일 같은 시간에 밥을 먹고 똑같은 행위를 반복하고 그렇게 계속 하는거다. 그런데 언제가 이게 제대로 사는건지 의심스럽기도 하고 뭔가 매너리즘에 빠져서 휙하고 멀리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시간과 금전과 체력이 되면 언제든지 해외로든 국내 어디로든 갈 수는 있다. 하지만 이 세가지 박자가 모두 맞아 떨어지는 직장인은 그렇게 많지가 않을 것이다. 일단, 시간이 갑자기 3,4일 또는 일주일 이상씩 비우기가 쉽지가 않다. 끽해야 설명절이나 추석때 간신히 여행계획을 맞춰서 어디론가 가는게 고작이다. 

그것도 용케 항공편이나 회사에서 다행히 휴가를 많이 용인해 줘야 가능하다. 만약 어느정도 쉴 수 있는 백수의 형태라도, 매일 똑같은 일상에 약간 미쳐버리기 일보 직전의 무료함과 따분함이 올것이다. 밤새워서 좋아하는 영화를 계속 돌려보고, 이미 밖은 동이 터올라 치면 눈은 충혈된 채로 어깨와 목은 찌뿌듯한게 이제 진짜로 잠을 잘 시간이다. 

◆ 아파트를 조금만 벗어나면 주말농장에서 직접 채소와 텃밭을 가꾸는 모습을 볼 수있다.

남들은 출근하랴 쿵쾅거리며 현관문 소리 여닫는 그때 말이다. 뭔가 심한 죄책감이 자꾸 드는거는 어쩔 수 가 없다. 그렇게 아침 9시에 업무시작 시간에 본격적인 잠자리에 들어가는 그 비참함. 하지만 그간 눈코 뜰새없이 바쁘게 직장에 헌신 했기에 이 프리한 시간을 최대한 만끽하려고 쓴웃음을 지으며 노곤한 나른함에 빠져든다. 

남들은 오후 업무를 하기위해서 낮1시 부터 자기 일에 빠지는 시간에 뱃속의 꼬르륵 소리에 이제 서서히 아주 늦은
아침잠에서 깨어난다. 부스스한 머리, 눈꼽을 덜어내고 세수는 생략한채 일단 냉장고에서 허기를 채를 뭔가를 찾아본다.
오이가 있다. 다이어트에 좋은 건강식품.

길다란 오이 한 개를 물에 대충 헹군다음 초고추장을 조금씩 뿌려가면서 와작와작 씹어먹는다. 체중조절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밥과 반찬도 없이 말이다. 그 후 그냥 블랙원두 커피를 뜨거운 물을 붓고 서서히 들이켠다. 오늘은 또 무슨 뉴스가 올라왔나 검색을 한다. 

이런 일상이 하루 이틀이 넘어가고 한 두달이 넘어가면 이제는 당연한 것 같지만 점차 죄책감이 든다. 이게 무슨 자발적백수의 생활인가 말이다. 운동을 할래도 힘이 없어서 못한다. 뭘 먹어야 나가서 뛰던지 할게 아닌가. 일단, 뭘 또 먹게되면 하릴 없이 너무 많이 먹게 된다. 

◆ 도심을 조금 벗어나 드넓은 바다는 아니라도 조그만 물웅덩이에 오리나 거위같은 생명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그간 많이 다이어트 했으니 보상심리를 얻듯이 마트에서 장봐온 것을 계속 먹게 된다. 먹다 먹다 너무 많이 먹은거 같을때 어김없이 배가 살살 아파오면서 느낌이 온다. 화장실에 가기전 소화제를 먹을지 말지 고민을 한다. 이런 비효율적인 싸이클이 계속되다 보면 정신적 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 몸상태가 엉망이 된다. 

겨우내 방에만 틀어박혀 있으면서 실내 환기도 없이 방안 텐트까지 설치해 이불 속만 들락날락하는 생활을 했으니 얼마나 저질 체력이 되었겠는가. 이제 춘사월을 넘어가고 따뜻한 햇빛과 벚꽃들이 흔날리면서 바람도 살랑살랑 따뜻하기 까지하다. 웬지 훌쩍 어디론가 가고 싶은 충동이 드는 계절. 

매일 조깅을 같은 시간에 하는 것도 여간 힘든게 아니다. 그동안 많이 했으니 오늘 하루는 좀 쉬어도 되겠지 하는 그런 게으르고 싶어지는 마음이 자꾸 생긴다. 실제로 조깅을 많이 하니 무릎이 좀 쎄한게 시큰거리는 증상들이 가끔 보이기도 한다. 더불어 핑계가 되니 이참에 좀 쉬고 싶어지는 거다.

단순하게 아무 생각없이 뛰는 것보다 더 좋은 건 없을까. 그렇다고 아예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니, 할 수 없이 좀 천천히 걸어보자. 이 따사로운 햇빛을 쬐고, 흙냄새와 벚꽃의 냄새를 맡고, 바람에 흩날리는 꽃들의 부스러기까지 감상을 해보자. 

그렇게 이 대지에 살아있음을 새삼스럽게 느껴보고 아직까지 건강함에 감사하고 현재의 어지러운 난국들을 잠시나마 잊어보자. 너무 나갈때까지 재다보면 다시 눕게 된다. 그냥 어제 입었던 옷과 가방을 둘러메고 동네 아파트를 벗어나서 흙이 있는 곳으로 발길을 내딛는다. 

싱그러운 햇살과 푸르른 산에 둘러싸인 생태공원의 고즈넉한 모습은 우울한 마음을 정화시킨다.

한낮의 태양이 온몸을 내리 쬐고, 많은 오르막길, 조금은 덥기까지 하여 팔을 약간 걷어 붙이고 주위의 꽃들을 최대한 감상한다. 아니, 나같은 분들이 참 많구나 느낀다. 나이들 지긋하신 분들이 삼삼오오 보이기 시작하며 둘레길에는 가족과 청춘남여 노인들 어린이들 모두 기쁨에 겨운 모습들이다. 

실외체육관의 푸른 잔디에서 가족들끼리 공을 차고, 어린이들은 조그만 자전거들을 타고 쌩쌩 달린다. 연도 하늘에서는 날고 있다. 텐트도 여기저기 쳐놓고 이 푸르고 청명한 하루를 움켜 잡고 있다. 이 얼마나 평화롭고 싱그러운 모습들인지. 앞으로 이렇게 자주 나와서 천천히 걸어야 겠다고 느낀다. 

짜증나고 너무 힘들지 않는 운동, 재미있는 활동. 일단, 일어나서 밖으로 조금 나와보니 걷고 싶은 곳이 있음을 알았다. 이 취미가 제발 오래가기를 빌어본다. 천천히 걷기. 우리 모두의 운동이다. 열심히 걸읍시다. 하정우씨처럼 말이죠.

▶ 테러범의 총격소리에 놀란 미래의 지도자들 - 뭔가 심상치가 않은데. 

넷플릭스의 영화들에는 기존에 우리가 많이 접해보지 못했던 유럽쪽의 영화가 심심찮게 등장한 다는 것이다. 그렇게 많이 제작비를 들인것 같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쳐다보지도 못할 정도로 재미가 없는 건 또 아니다. 검색을 해보니 한국사람들이 많이 봤던 영화중에 7월22일 이라는 넷플릭스 영화가 눈에 띄었다. 

미국의 독립기념일도 아니고 이건 무슨 날인지 그냥 시시껄렁한 내용이겠거니 하고 스쳐지나갔던게 사실이다. 세부정보를 살짝보니 호러영화는 아니고 실화에 바탕을 두었다는 것이다.  내용인 즉슨, 노르웨이에서 예전에 실제로 있었던 학생들을 향해 총기난사를 하여 많은 사상자를 낸 내용이었다. 

조금 흥미가 당기는 내용이기도 하다. 총기난사 라고 하니 미국에서 한국인 유학생이 무차별 난사로 희생했던 일이 떠오른다. 그 당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참 슬프기도 하고 많이 미안하고 창피했던 기억이 있다. 아무리 본인의 불만이 팽배했기로서니 같은 또래의 학생들을 사냥하듯이 무자비하게 희생시킨다는게 보통 마음먹기 아니면 불가능하지 않을까. 

▶ 경찰복으로 위장한 테러범, 신분증을 꺼내어 보여주려는데 과연 신분증을 꺼낼까?

하다못해 마약을 너무 많이 해서 사리분별이 안된다든가 정신적 장애가 너무 심하여 자기통제가 불가능하여 일을 저질렀다면 그나마 조금 이해가 갈 것이다. 그런데 피의자의 얼굴을 보면 대부분 상당히 멀쩡하고 오히려 보통 사람들보다
더 총명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그런데 그런 참혹한 행위를 거침없이 해버린다. 만약, 한국에서 미국처럼 총기가 허용되었다면 아마도 매일 총격사건으로 죽는사람들이 뉴스를 도배하리라고 끔찍한 상상을 해본다. 여하튼 이런 처참한 일이 북유럽의 최고 선진국이고 잘 사는 나라 상위권에 있는 노르웨이에서도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아마도 사이코 중에서도 상위급의 일부이면서 아마도 다른 나라에서 입국한 외국인이 아닐까도 추측했으나 해당 노르웨이인이었다. 총기사건은 인종구분을 가리지 않는 듯 하다. 동양이건 서양이건 유럽이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잠재력은 항상 가지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 남자는 상위층 자제로서 노르웨이의 한 섬으로 많은 친구들과 함께 토론식 여행을 떠난다. 상위층 자제들 답게 그들은 훗날 본인이 총리가 되면 어떤 식으로 공약을 걸고 나라를 이끌어 갈지에 대한 각자의 생각들을 서로 토론하고 교환한다. 역시나 선진국이라 그런지 놀러가도 그냥 가는 법이 없다. 

약간 좀 시쳇말로 얄밉게 보이지만 어쩌랴 그들의 교육방식인 듯 보여 존경스럽기 까지 하다. 물론 우리나라 수학여행도 저런 수준높은 여행을 하는 곳도 있으리라 믿는다. 테러범은 폭탄과 총기를 준비한후 일단, 시내의 주요 관공서를 폭파한다. 그런후 곧바로 여행 간 섬으로 이동한다. 

물론 경찰복을 입고서 지도교사들을 속인후 그들을 먼저 총격한다. 총소리에 삽시간에 학생들은 혼비백산하여 섬의 이곳저곳으로 피신을 하는데, 주인공 남자인 본인(빌야르)과 그의 동생도 이 과정에서 해안쪽 도로로 도망을 하다 동생은 살고 주인공은 심한 총격으로 부상을 당한다. 

▶  걱정마 형이 구해줄게 꼭. 그러나 ~ 절벽에 숨어서 테러범의 동태를 살피는 소년들.

이 과정에서 결국 64명이 사망하는 처참한 결과가 발표되었다. 주인공은 대수술 끝에 목숨은 건졌으나 뇌수술과 팔다리 총상으로 그 후 숱한 재활치료를 꿋꿋하게 참아낸다. 다리 한쪽을 쓰지 못해 지팡이를 짚고 다녀야 하는 지경이다. 


테러범은 노르웨이가 서양의 지배력에서 벗어나야하고, 상류층의 자제들은 미래의 지도자들이기 때문에 그들은 반역자라는 것이 그의 명분이다. 모든 행위에는 다 그 원인이 있겠지만 다소 뜬구름 같고 구태의연한 이유이기는 하다. 그래서 초기에는 정신병이 있는 것으로 하면 감옥에 가지 않을 것으로 진행하다가 생각을 바꾸어 정신이 말짱한 것으로 심판을 받겠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주인공 빌야르는 간신히 걷는데에 성공하고 테러범의 재판에 등장하여 그의 간절한 심정을 토로한다. 물론, 테러범을 더 이상 보고싶지는 않지만 자기의 기억은 해변에서 총에 맞아 쓰러진 이후로 멈추어버렸고, 재활을 하면서 밥먹고 걷고 하는 행위를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했다고 말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지만 아직도 자기에게는 살아남은 친구들, 가족, 희망, 꿈 들이 있기에 그것들을 이루는 길을 위해 선택하였다고. 7월22일은 한 정신병자와 다름없는 테러범의 무자비한 총격에 희생냥이 된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그것을 바탕삼아 오히려 더 새로운 삶의 희망을 깨달아 가는 주인공의 심적갈등을 잘 그려내었다.

▶ 빌야르는 자신의 장애를 딛고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다시한번 희망과 꿈을 찾기로 결심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실로 총에 맞기까지야 하지 않겠지만, 그와 견주어 비길정도의 극한 스트레스와 사고, 고통 등을 맞닥뜨린다. 그야말로 권투에서 처럼 큰 펀치 한방은 아니지만, 자잘한 고통의 쨉을 얼굴과 복부에 조금씩 맞고 살아간다. 그러면서 그 상황을 견딜 수 없을 정도까지 되면 삶이 이것밖에 안되는 건가 하면서 포기해야 할 정도까지 본인의 내면을 마구 할퀴어 버린다. 

그런 내면의 상처들은 결국 본인의 얼굴의 표정과 행동 등에 영향을 미쳐 평상시와는 다른 엉뚱한 행위로 표출되기도 한다. 이 얼마나 남지 않는 장사인가. 영화에서처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일말의 작은 씨앗이라도 나는 건져보고 싶다. 영화가 주는 2시간이 주는 작지만 큰 힘. 그리고 조금이라도 변화가 될 생각의 확신은 괜찮은 시간의 소비일 것이다.


일부러 무조건 교훈을 찾으려 든다는 것도 조금은 무자비하지만, 영화는 영화로 즐기되 SF판타지가 아닌 실화에 바탕을 두었다는 것은 언제든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면 좀 거시적으로 느낌을 가져 볼 만도 하겠다. 한국인들이 많이 봤던 이유를 새삼 알게 된 것 같다.


뒤로 가면 조금은 진지한 모드로 빠져서 큰 액션은 없이 작은 울림만을 주지만, 초기 테러범의 총격과 폭탄 액션에서의 긴박감과 스릴은 꼭 즐겨야 할 눈요기 거리이다. 총기허용이 안된 대한민국에 그나마 감사하다고 느끼며, 최근의 진주아파트 살해사건 같은 사이코영화를 방불케 하는 공포스러운 일들도 제발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거나 기피해야 하는 사회가 더는 없었으면 좋으련만. 안전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고 싶다. 그럼 즐거운 7월22일 감상을 바라면서.

 

7월 22일 | Netflix 공식 사이트

노르웨이에서 실제로 벌어진 충격적인 테러 사건. 극적으로 살아남은 한 소년과 가족을 잃은 사람들, 그리고 전 국민이 악랄한 테러범에 맞선다. 삶을 위해, 세상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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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NETFLIX TV 프로그램 - 스페인 범죄 스릴러 액션 무비 - 종이의 집 

스페인에서 건너온 티비시리즈이다. 오프닝뮤직이 매번 보면서도 부드럽고 감미로워서 자꾸 들어보고 싶게 만든다. 영어외에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언어가 스페인어라고 한다. 영어를 배우고서 또 다른 언어를 배우고자 할 때 스페인어라고 하는 얘기를 많이 듣곤 한다.


스페인하면 왠지 유럽축구의 나라 바이킹의 나라 여행가면 소지품을 잃어버리거나 사기당하기 쉬운 나라라고만 알고 있다.  몇백년전에는 전세계를 호령했던 강대국이 아니던가. 이번 종이의 집은 한국말로 번역된 문구가 그냥 조용한 연속극처럼 느낌이 온다.


하지만 포스터를 보게 되면 달리의 가면을 쓰고 빨간 색 후드를 입고서 총에 맞는 장면이 등장한다. 제목과 당근 매치가 잘 안된다. 스페인의 조폐국을 얘기하고 있고, 그 곳을 범인들이 점령한 후 그 안의 사람들을 인질로 붙잡고 실제로 스페인 지폐를 기계를 돌려서 찍어낸다. 

남이 가진 돈을 탈취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돈을 발행하니 이 얼마나 남에게 피해를 안주는 강도 방법인가. 또한, 안에 잡혀있는 인질들을 전혀 처형을 하지 않는다. 이런 방법은 인간존중사상에 기초한 탈취방법이런가. 생각은 아주 좋다.  현재, 넷플릭스에 시즌1과 2가 올라와 있는데 시즌1은 13편 정도가 된다. 

강도들과 인질들 모두가 빨간색 복장을 전부 갖춰입어서 색감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또한 스페인의 유명화가인 달리의 가면도 독특하다. 그 특유의 양쪽으로 꼬아 올라간 수염과 놀란 듯한 눈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각자 범죄전력들이 있는 구성원들을 모아서 조폐국을 터는 계획을 구성하고 지시하는 사람은 교수다.


큰 뿔테 안경을 쓰고 약해 보이는 교수가 머리는 상당히 똑똑하고 일어날 우발상황에 대해 모든 대응책들을 가르친다. 교수라서 진짜로 가르친다. 캐주얼 정장에 넥타이 마이차림이 평상복이고 예의가 바른 듯하다. 하지만, 그가 이 무지막지한 강도를 수장이고, 그 뒤에 실제 숨기고 있는 속내는 어떨지 시즌2까지 가봐야 될 듯하다. 

종이의집 - 극 중 도쿄 - 우르술라 코르베로 

드라마의 특성상 매회 다음 이야기가 상당히 궁금해지도록 짜임새있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일명 도쿄로 불리는 여자 연기자도 상당히 매력있는 모습으로 몇번씩 구글링을 해보게 만든다. 모델이면서 연기자로 잘나가는 스페인배우이다. 회가 진행될수록 중간 중간 애정씬들이 각 구성원마다 돌아가면서 비춰진다. 

여주인공 도쿄도 그렇고, 교수도 그를 잡으려하는 여자 경감과도 썸씽이 있다. 조폐국장과 그 비서와의 사이에 아기를 가진 상태에서 강도의 지극 정성같은 배려로 오히려 그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그 많은 에피소드의 이야기들에 양념장같이 썸씽이 없으면 무슨 재미가 더 하겠는가.

각 캐릭터마다 각기 독특한 특징들이 있어서 아마도 계속 보게 될 승산이 크다. 그게 바로 TV프로그램의 장점이자 단점아닐까. 조폐국장이 인질로 잡혀있는 상황에서 내부분열로 총상을 입게되자, 그를 치료할 목적으로 외부에서 의사를 들여보낸다. 그 중 한명이 실제는 의사가 아니라 경찰인데, 이를 눈치챈 강도측은 소지품을 검사하는 척하면서 경찰의 안경에 도청기를 설치한다. 

이 후 경찰측의 모든 대화내용들이 강도의 우두머리인 교수가 죄다 듣게 된다. 이 얼마나 우스꽝스런 상황인가. 이는 마치 개인이 사는 방안에 CCTV가 설치된 지도 모르고 남이 나의 사생활을 모두 보고 있다는 것 아니던가. 요즘 한창 말썽인 유명 연예인들의 마약을 먹인 후 몰카를 찍고 서로 돌려보면서 게다가 성범죄에 이용되는 세태와 오버랩이 되었다.

당해보지 않으면 정말 상상하기도 힘든 일일 것이다. 저렇게 도청으로 범죄자는 경찰의 머리 꼭대기에서 그들의 헛점을 이용해 요리조리 빠져나간다. 그 상황들이 극의 재미를 극대화한다. 내가 상대방의 패를 다 보고 있는데 어떻게 그 도박판에서 질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교수는 본인의 정체가 드러나도록 수사망은 점점 조여온다. 경찰과 범죄자가 연인관계이면서 결국엔 깨질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또 어떤 반전이 있을지는 시즌2로 넘어가면서 밝혀질 것 같다. 인간의 내면심리를 잘 파고 들어서, 극한 상황에 빠졌을때의 행동들을 조마조마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강도단의 우두머리 교수와 여자경감

특히, 여자경감과 교수가 서로의 감정이 점점 고조됐을때, 커피숖에서 만난다. 얘기 도중 좀 더 서로에게 허심탄회한 관계로 갈 것을 주문하던중, 공공장소에서 대뜸 그러면 탁자 밑으로 자기의 아래쪽을 보라고 얘기한다. 교수는 깜짝 놀라 영화 원초적본능에서의 샤론스톤의 그 유명한 다리 꼬는 장면을 연상하면서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가슴 졸이며 밑을 보는 순간 하하 무엇이 기다리고 있었는가. 바로 권총이다. 이런 식이다. 관객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거다. 어떤 노래의 가사처럼 말이다. 이런 상황과 연기들이 더 많기를 바란다. 실제 이런 범죄가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영화에서의 스토리가 결코 현 시대에 똑같이 재현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작금의 사회의 시끄러운 일들을 보면 영화같은 일들이 실제로 보여지고 있다.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 그런 일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SF영화가 허황된 꿈같은 얘기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이다. 중국에서 제작된 SF 유랑지구는 중국 CG의 현주소를 알려주고 있다는데, 상영관이 별로 없다. 

중국에 대한 반중 감정이 기인한 듯하다. 스토리야 뭐 중국 최고라고 하면서 신파가 등장할텐데 그래픽의 현란함은 한번 볼 만 하리라 생각된다. 미세먼지의 주범이 중국이라 많이들 생각해서인지 그 감정이 영화개봉 관수 에도 미친 듯해 씁쓸하다. 


종이의 집은 사랑얘기들이 조미료가 들어간 범죄 액션 드라마이다. 범죄는 액션이 없으면 그 내용을 극대화하기가 부족하므로 항시 따라붙게 된다. 범죄영화를 보고 범죄방법을 배우기 보다는 그 안에 녹아든 인간과 인간의 이야기,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려는 마음, 타인의 고충을 생각해보는 상황 등에 중점을 두면 더욱 괜찮을 듯 하다. 

게다가 현란한 액션은 덤이고 말이다. 종이의 집 누워서 보다가 잠들지는 않겠다 싶다.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슈퍼 히어로 미국의 시각이 아닌, 해외 드라마의 힘을 느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럼 즐거운 감상을.

관련글 : 종이의 집 시즌3 보기 ▼

2019/07/20 - [영화를 보고/넷플릭스] - 종이의 집 시즌3(LA CASA DE PAPEL SEASON3) : 스페인은행 수중지하의 금괴를 털어라

 

종이의 집 시즌3(LA CASA DE PAPEL SEASON3) : 스페인은행 수중지하의 금괴를 털어라

안녕하세요 행복한 줄 긋기입니다. 넷플릭스에서 알림이 떠서 보았더니 종이의 집이 시즌3이 업로드되었다고 하네요. 달리 마스크를 뒤집어쓰고 스페인 조폐국을 털었던 강도단의 이야기인데 나름 흥미롭게 봤었..

truelies-note.tistory.com

 

종이의 집 | Netflix 공식 사이트

1명의 천재, 8명의 공범, 철저히 준비한 세기의 강도. 스페인 조폐국에서 인질극까지 벌인 이들은 과연 포위 경찰을 따돌리고 거액의 돈과 함께 달아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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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지옥에서 온 소년? 해석하면 이런 말일텐데 정말로 그러했다. 요즘 극장가에는 이렇다할 대작이 없는 관계로 고르다 고르다 그나마 헬보이가 청불이 딱 붙어있으면서 성인을 위한 만족을 예상하고 예매를 했다. 이미 헬보이는 이전에 1편,2편이 있었으며 전혀 관심도 없었던 것이다. 

일단, 생김새가 붉은칠로 온몸을 휘감고 잘린 뿔을 머리에, 오른쪽 주먹은 비대하며 가슴선과 복근이 너무 인위적이다..
현재의 모습은 데이비드하버 배우가 연기했는데 이 배우는 넷플릭스 기묘한이야기에서 보안관으로 나왔었기에 반가운 마음이 든다.

피떡칠의 레드분장에서도 당연히 그의 풍체와 목소리, 얼굴의 모습은 그대로 드러난다. 상체의 근육들의 선명함과 핏줄의 모습들이  1편에서의 모습보다는 훨씬 업그레이드 된듯하다. 좀더 디테일한 근육의 모습들이 확연히 드러난다. 1편에서는 론펄먼이 연기를 했는데 전체적모습이 빨간고무를 덮어 씌운듯 근육의 섬세함이 많이 떨어져 보였다. 

여튼 이번 극장개봉작에서는 많이 디테일한곳에 신경을 쓴것 같다. 전편들을 전혀 보지않았고 영화에 대한 배경지식없이 무작정보았더니 청불의 이유가 보였다. 상당히 호러적이고 고어적이고 잔인한 장면들이 많다. 알고보니, 감독이 전에 호러영화를 많이 제작했던 경력이 있다. 역시 본인의 주특기가 여실히 반영된 영화이다. 


SF 판타지를 주로하고 강력한 CG로 영화의 전체를 감싸버린다. 600석 이상의 규모인 극장에서 보니 역시 이런 액션영화는 스크린이 큰 곳에서 봐줘야 함을 제대로 느낀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또는 조그만 TV에서도 나름 만족감이 있을테지만, 더 큰 초대형 화면만큼 눈의 즐거움을 더하진 못한다. 

줄거리를 다 언급하는 것은 너무 길기도 하고, 스포가 될 수 도 있고 등등. 네이버나 다음 등에서 치면 영화정보란에 너무도 자세히들 알 수 있어서 그저 관람시 느낌을 옮기도 싶을 뿐이다. 중간에 커다란 괴물 두,세마리하고 드넓은 초원 같은데서싸우는 씬이 있는데 그 보다 훨씬 작은 헬보이의 막강 파괴력을 느낄 수가 있다. 

웬지 이 전투씬은 또 다른 SF영화 잭더 자이언트인가 하는 영화에서의 전투씬을 연상케 한다. 비슷한 스타일의 느낌이 팍 온다. 현시대의 CG기술이 참 많이 발전했다. 아마 실제로 일어난 싸움보다도 더욱 실감나고 살벌하기 때문이다. 괴물의 피의 색깔이 아주 빨간색이 아니라 검은 고동색으로 묘사된게 좀 아쉽다. 

종반부에서 도시를 초토화하는 괴물들의 살육상태는 많이 고어하다. 사람들이 이리 저리 두동강나고 찢기고 피가 튀는 그야말로 이건 호러 좀비영화다. 1편에서는 나치와의 싸움이 보이는데, 미국이 2차대전의 주적인 나치 히틀러를 등장시켜 이야기를 끌고 가는데에도 적절한 영화의 흥미를 고조시켜준다. 

우리 주인공의 정의에 항시 반대편에는 악당 나치가 있다. 나치는 그런데 장교가 입는 전투복 만큼은 정말 멋지다. 옷이 너무 좋아서 싸우기에는 아까운 듯 항상 패배를 하지만 말이다. 1편의 헬보이를 잠깐 보다보니 옥에티랄까 하는 부분이 보여서 깜짝 놀랐다. 헬보이는 오른팔이 주먹이 엄청 큰데, 편집상의 착오인지 분명 왼쪽에 큰 주먹이 있다가 금방 다시 오른쪽이 커진다. 

헬보이 1편 옥의티를 찾아보세요.

https://www.netflix.com/title/60034549

이건 혹시 나만 발견 한건 아니겠쥐. 어쨌든 이런 식으로 개봉을 했었다니, 깨알같은 재미가 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닐텐데 말이다. 다시 현재의 헬보이에서는 육등분으로 큼지막하게 쪼개져서 몇천년전에 감금됐다가 다시 부활하는 마녀인지 요괴인지 역할에 밀라 요보비치가 해내고 있다. 

잘라진 팔 다리를 꿰매면서 고통을 참는데, 역시 보는 관객의 팔다리도 엄청 아프다. 엑스칼리버인지 그 검을 헬보이가 뽑으면 전세계를 파멸로 보낼 수 있는 왕(?)의 자리를 가질 수 있음을 마녀는 계속 권고한다. 하지만, 착한 우리 헬보이는 자신의 야욕을 감정으로 억누르고 평화를 위해 용단을 내린다. 

권선징악, 악의 무리는 용서가 되지않고 주인공은 역시 우리의 히어로가 아니던가. SF는 항상 킬링타임용이라는 말들이 대다수인데, 오랜만에 큰화면에 빨간 악마의 종횡무진 해결능력을 보니 보긴 잘 한 것 같다. 요즘 영화 한편 보려면 최소 1만원 이상은 줘야 하는데, 머 그낙 아깝다는 생각은 많이 안든다. 

가끔 큰 스크린으로 해결하는 것도 기분전환이 될 듯 하다. 최근엔 만원정도로 언제 어디서든 감상할 수 있는 넷플릭스에 빠져 있다보니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앞으로 디즈니, 애플 등등 거대한 IT기업들이 넷플릭스처럼 스트리밍 영화에 뛰어든다니, 더 싼 가격에 고객들은 더욱 많은 재미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디즈니가 보유하고 있는 수많은 질좋은 컨텐츠들을 저렴한 가격에 향유해 볼 기대감에 들뜨게 된다. 너무 영화에만 빠져들면 안 될 것도 같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고 계속 빠지다 보면 일상생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그 유혹되는 마음을 어떻게든 중간에 끊고 좀 더 진취적인 면에 시간을 쓸 수 있게 되길 빈다. 


또 한가지 반가운 것은 극중의 소령역에 한국인이 나온 것인데 대니얼 대 킴 으로 이 배우도 로스트 시즌에서 나왔던 배우였다. 그 때는 한국말을 일부러 어눌하게 연기 한듯 하고 김윤진 배우와 함께 연기 했었다. 요번에는 얼굴에 큼지막한 흉터를 내주시고, 막판엔 커다란 표범인가 살쾡이인가로 변신하길래 깜놀했다. 

부산 태생 표범 다니엘 대 킴

극 중에서 비중도 꽤나 큰 것 같고 마지막 까지 제대로 출연해 주신다. 원래 부산사람이고 오십대 초반의 나이인 듯 한데
그 치열한 헐리우드에서 그래도 많이 성장한 듯 싶다. 넷플릭스 블랙썸머라는 씨리즈에서도 한국말만 열심히 해대는 여자 배우가 있다. 극 중 이름은 우경선 인데 크리스틴 리 라는 배우이다. 

(사진=넷플릭스)   블랙썸머 우경선 - 크리스틴 리 

욕도 찰지게 많이 하고, 최근 넷플릭스에 올라온 좀비물이다. 영화 쪽에 한국인들이 많이 등장함에 언뜻 뿌듯함이 든다. 헬보이 2019 버전은 괜찮다. 갑자기 전작들이 보고 싶어진다. 어떤 얘기들이 있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요즘 공포영화들이 많이 개봉되었는데, 무서운것을 쫄보라 잘 못보는데 그나마 헬보이도 반은 호러영화인지라 공포영화에 한번 더 다가갈 수 있는 중간다리가 된 듯도 하다. 

흥행이 나름 잘 되길 바라며 그래도 백만 정도라도 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빨간악마 캐릭터 인형도 소장하면 괜찮을 듯 하다. 인터넷에 혹시 없을런지. 

 

헬보이

'헬보이' 자신이 소속된 B.P.R.D의 임무로영국의 한 비밀 단체의 괴수 사냥을 도우러 갔지만 되려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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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이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조언들

* 살아남는다는 것에 대하여 - 무라카미 류


  * 경제가 살아날까?


    1. 충성심과 신뢰
        * 경영자와 직원 사이에 필요한 것은 서로가 서로를 믿고 일하는 신뢰관계이지 충성심은 결코 아니다. 
        * 일본이 겪었던 고도 성장의 최대 요인은 직원의 충성심보다는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수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2차대전 후 전세계적인 소비 열풍에 적극적으로 대처했고,
           패전의 재앙에서 다시 일어서려는 강력한 동기와 전쟁 이전 보유했던 기술력, 근면한 국민성이 보태진 원인이다. 또한 외부적으로 미소 냉전체제하에서 미국의 비호아래 구소련의 침공에 대비할 필요 없이 오직 경제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2. 작은 기쁨이 약속되는 사회
        * 거품경제 붕괴 후 경제 침체로 직장인의 임금수준이 하락할때, 대다수 기업들은 회사가 망해서 실업자가 되느니 이 정도 급여라도 받는 게 낫지 않냐며 생색을 냈다.
          하지만, 사업이 회복되고 이익을 내자 좀처럼 임금 인상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들을 '악덕기업'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 "매달 정해진 날에 급여가 나오고, 조금이라도 좋으니 매년 올라간다면 그것이 안심과 희망을 낳는다." 이런 약속된 사회를 만드는데에 진지히 생각해볼 때다.


    3. 어느 30대 아르바이트생의 비애
        * 후줄근한 비정규직의 아르바이트생이 취업을 위해 마우스를 필사적으로 조작한다. 인터넷의 폭넓은 보급으로 컴퓨터가 빨리 보편적인 도구가 되었다. 현재 사무작업의 대부분이 컴퓨터 없이는 어떤 일도 진척되지 않는다. 

IT계통에도 레벨이 존재하여 누구나 하는 단순 프로그래밍부터 직접 설계를 하는 고급 기술까지 있다. 미래의 비젼과 임금을 고려해서라도 고급기술이나 자기만의 특기를 습득하여야 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이시대의 대표적인 보통 젋은이이다.


       ▶ 컴퓨터의 프로그램밍 기술을 이용해서 모든 전자기기와 스마트폰, 로봇, 컴퓨터 등 전기로 작동하는 물건들의 정확한 동작을 구현한다. 인터넷이 초창기에 보급되면서, 전세계의 정보들을 내가 앉은 자리에서 모두 볼수 있게 되었다. 또한 그에따라 관련 IT직업들이 각광을 받았다. 

   초기에는 프로그래머의 연봉도 높았으나, 이제 컴퓨터가 흔해져서 전공이 아니더라도 학원의 힘을 빌어 많은 개발자들이 양산되었다. 연차가 쌓이면서 그에따라 급여도 올라가지만 그만큼 해야할 업무량도 많아지고 기대치도 덩달아 올라간다. 

   초급시절에 했던 분야만 계속해서는 먹고 살수가 없고, 그와 관련된 각종 기술들을 계속 경험하고 공부해 가야함을 느낀다. 학원같은데서는 최신기술들을 가르치는 신입들이 양산되는데, 아직도 옛날 쓰던 오래된 프로그램 기술만 가지고는 현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이 곧 스트레스다. 의사처럼 한번 자격증을 따면 정년이후 몸이 허락하는 날까지 밥벌이를 할 수 있지만, 이놈의 IT쪽은 진보되는 기술들에 대해서 한시도 관심을 놓을 수가 없다. 또 그래야 한다고 계속 자신을 채찍질한다. 

   나이가 많고, 경력이 쌓이고, 돈을 좀 더 받는 만큼 이 사람은 모든 걸 다 할 수 있겠거니 하고 보다 많은 요구를 하게 된다. 요즘 중국의 워라벨 문제인 996이 화제인데, 잘나가는 IT업체들이 많은 노동시간으로 못해먹겠다고 난리들이다. 지극히 이해가 간다. 

   일단, 갑을병정식의 하도급구조로 인력을 뽑으면서 단계를 거칠때마다 단가를 깎아나가는 적폐를 없애야 할것이다. 중간의 소개업체들은 단지 소개하기만 하고 개발일과는 상관없이 적지않은 소개비를 챙겨가고 있다. 개발자만 적은 금액을 받으면서 야근수당도 없이 주구장창 건강까지 해쳐가며 일을 해주고 있는 실태다. 

   도대체 언제쯤 이런 적폐를 없애고 정말 재밌고 신바람나는 개발의 일을 할 수 가 있을런지. 그날을 기다리는 것보다 개발일을 안해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 또다른 일을 찾는게 더 빠를런지 모를 일이다. 

출처:upsplash.com  ◈ 황량한 세상의 한복판에서 미래의 위기감으로 긴장의 끈을 놓을수가 없다.


    4. 경제가 살아날까
       * 서민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직장인의 임금이 올라가 소비를 회복하고, 동시에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해야 한다.
       * 옛날에는 유명 록밴드 음반을 구하려고 온 시내를 뒤지는 순수한 열정과 끝모를 욕망의 발산이 있었다.
          욕망은 상상력에 의해 생기고, 길러지고, 강도가 증가된다. 그런데 인터넷의 발달로 언제든 손쉽게 구할 수 있다면 로망은 사라진다. 경제가 살아나서 '소비가 확대될까?' 가 아니라 '욕망과 상상력은 부활할까?' 라고 바껴야 될 것이다.

    5. 사장이 되고 싶습니까?
       * 예전의 경영자들은 조정자 역할이었고, 물건을 만들면 잘 팔리고 거대한 수요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예전과는 정반대의 시대이다. 거품경제가 무너지고 수요가 감소하고 퇴출 및 인수합병이 비일비재하다. 공급과잉의 시대이다. 사장이 싫다는 젊은이의 증가는 일본 기업이 제대로 굴러간다는 증거이다.

     <지금 이 나라에서 온전히 건강한 사람들은 바보들뿐이다>
      * 능력 있는 젊은이는 사장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고, 사업을 세우고 싶어한다.


      ▶ 저자는 아마도 직장생활을 많이는 안해본듯 하다. 특히나 요즘 시대는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직업들이 많아진게 확연하다. 이 직업류는 보통 몸을 쓰거나 걸어다니는 직업이 아니라 무조건 의자에 앉아서 해야만 한다. 완전한 정신노동의 극치인 것이다. 

    아마도 저자가 이쪽 IT업계에서 일했으면 며칠해보고 두손을 들었을 듯하다. 오히려, 이쪽 업계를 경험을 안해본게 다행일 수 있겠다. 실제 IT업의 노동현장은 그야말로 헬이라고 느낄게 뻔하기 때문이다. 누구의 지시를 받고서 언제까지 무슨수를 써서라도 일을 끝내야 한다는 압박감, 이것이 바로 사람 잡는 일인 것이다. 

    인간관계 또한 좋을 수 가 없다. 괜찮게 지내다가도 업무가 일정대로 안가던가 조금이라도 틀어질 여지가 보이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상대방의 극한 히스테리를 체험할 수가 있다. 스트레스는 서로간에 최고에 이르게 된다. 빨리 이 프로젝트를 끝내고 꼴보기 싫은 동료를 더 이상 보질 않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이런 환경을 저자는 미리 알았던 걸까? 아주 잘 피해갔다. 어쨌거나 남의 지시에 따라 내 맘대로 일정을 조정할 수도 없고 마감시한까지 끝내야 하는 최악의 스트레스 환경을 피하고, 자기 적성에 맞다고 느끼는 작가, 소설가, 영화감독 등의 일을 한다니 내심 부럽기도 하다. 지옥의 IT업계를 피하고 본인이 좋아하는 직업을 갖게 된 데에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 


    6.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
       * '돈이 있으면 어느 정도 불행을 회피할 수 있다'는 말은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바로 신뢰이다. 신뢰는 계속되는 소통에서만 탄생한다. 신뢰는 가장 공평한 개념이다. 내가 세상을 적으로 만들더라도 그 사람만은 나를 이해하고,  내 편에 서줄 것이라는 믿음은 금전으로부터 생겨날 리가 없다.

 

살아남는다는 것에 대하여

거침없이 변화하는 세상의 한복판에서언제나 긴장의 끈을 꽉 붙잡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책현대사회의 문제들을 누구보다 날카롭게 직시하는 작가 무라카미 류 산문집현대인들은 누구나 광속으로 변화하는 세상을 살아내느라 항상 긴장의 끈을 꽉 붙잡고 살아간다. 작가 무라카미 류가 온 마음으로 고민해온 것은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에게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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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이라면, 철학에서는 시간이 흘렀다고 하지 않는다."

* 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 (하루 끝에 펼친 철학의 위로) 

  - 민이언(인문공동체 디오니소스 운영자) 지음, 쌤앤파커스

  1. 절망도 해본 놈이 하는 거다.


     A. 절망 그대로의 절망
      * "철학은 과거의 재난과 미래에 대해서는 손쉽게 말해도, 오늘의 절망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우리의 불행한 오늘이 철학에게서 항상 승리하는 이유다." - 쇼펜하우어


     B. 노력하는 한 방황하리라.
      * 방황한다는 것은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다. 오히려 노력이 없는 자들에게 방황과 혼란을 배제한 확신과 긍정만이 가득하다.
      * 절망을 회피하려고만 하다가 절망을 절망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무지를 '죽음에 이르는 병'으로 정의한다. - 키에로케고르 


      * 절망은 당신의 무모함을 멈추기 위해 당신을 그 자리에 주저앉히는 것이다. 
      * '스톡데일 패러독스'의 사례로 긍정주의자들이 절망에 더 취약하다는 보고가 있다. 
        ▷ 냉혹한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최종 승리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을 가지고 냉혹한 현실을 이겨내는 이중성을 말하는 '낙관적 현실주의자'이다.


     C. 긍정의 철학, "잘 안 될 것이다"
      *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핑계가 되어줄 구실을 만들려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긍정'이다. 
      * 이루고 싶은 꿈이라면 굳이 그것이 얼마나 이루기 어려운 것이었는지에 대해 변론할 필요가 있겠는가?
      * 긍정의 철학자 니체의 방법론은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는 긍정적 신념을 갖는게 아니라 다가온 절망을 긍정하는 것이다. 
      * 허무주의를 지적하며 탄생한 니체의 명제, "인간은 행복조차도 배워야 하는 존재들이다."

    D. 스스로가 절망이 되어보자.
      * 우리가 욕망해야 할 것은 부서지기 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부서진 것들을 통해 극복하는 것이다.
      * "언젠가 새로운 천국을 세워본 적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그것을 세우기 위한 힘을 그 자신의 지옥 속에서 발견했다." - 니체
      * 천국은 장차 도래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도래해 있는 지옥이다. 때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저것 따지기 피곤한 밤 - 내일은 너무 이성적으로 살지 말자


  2. 같은 사건도 저마다 다르게 말하는 사람들.


    A. 관념론, '바라보는 마음'
      * "서양의 2천년 철학은 모두 플라톤의 각주에 불과하다." - 화이트헤드


    B. 대체 누구 기준에서 '보편'인데?
     * "의견을 갖고자 한다면 먼저 다수가 되어야 한다." - 키에르케고르가 당대 기독교 사회의 부조리를 지적한 반어적 표현이다.
     * 소크라테스에게 진리란 다수의 가치가 아닌, 이성적으로 모순이 없는 진실이어야 했다.


    C. 최소한의 감각과 경험
      * 사람마다 관점이 다른 까닭은, 감각에 왜곡되는 굴절율의 '차이' 때문이다.
      * 플라톤의 주장대로라면 현실은 이데아의 복제물이다.
      * 해석자의 관점에 따라 해석은 늘 달라진다.


      * 인식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으며, 객관이란 것은 그저 다수의 주관이 뭉친 수적 우세일 뿐이다.
      * '객관'이란 명분을 파헤치고 들어가보면, 결국엔 자신의 주관에 대한 맹신이거나, 우연히 동일한 성향들이 모여 이룬 다수이다. 
      * 타인에 대한 존중이 없는 사회에는 소통이 아닌 억압과 강요만 있을 뿐이다.


     ▶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개성과 각각의 의견이 전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겨야 할 것이다. 내 의견만 맞다고 주장할 수 도 없으며, 타인의 의견도 전부 맞다고 할 수 도 없다. 그 문제점의 실질적인 본질과 진짜 진리가 무엇이냐에 더욱 집중해야만 한다. 그것이 진리일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더 많은 대화와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도록 하자. 그래야 나중에 더 큰 오해가 없을 것이다. 요즘같이 정치적, 경제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서로 상반된 의견들을 내면서 상스러운 말까지 적어놓은 댓글들을 종종 목격한다. 

       서로간의 생각이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한 의견으로 진정한 해답을 찾아가는 즐거운 대화의 여행으로 그 상황을 즐겼으면 한다. 그러면 좀 더 나아지지 않을런지.

 

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

오늘 밤부터 우리의 시간은 철학과 함께 흐른다!  니체, 키르케고르, 쇼펜하우어, 들뢰즈… 생각하는 ‘불안한 존재’들을 위한 철학의 농밀한 위로밤은 생각하기 가장 좋은 시간이다. 낮은 ‘타인’의 시선과 ‘밖’의 소리로 시끄러웠다면, 밤은 ‘자신’과 ‘안’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밤에는 때때로 이유 모를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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