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부드러운 면은 전부 써버렸다. 이후에는 가장 싫고 가장 거친 것만 쓸 것이다" -- 테네시 윌리엄스 <타임>지 인터뷰.

날씨가 종일 열대야를 오가고 있습니다. 

모든 일과 상황에서 짜증이 나는 계절이지요. 

제발 더 덥지 않기를 바라고 태풍 좀 그만 왔으면 합니다. 

이런 더운 가운데에도 집에서 시원한 선풍기를 틀어놓고 마음에 드는 책 한 권 읽는 것도 좋은 피서의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이번에는 고전 희곡을 읽어봤는데요. 

현대의 책들만 읽다 보면 왠지 좀 무료한 감이 있어서 가끔은 이렇게 옛날 책들도 접하고 싶은 마음이 들거든요. 

특히, 대화체로 구성된 도서들은 읽는 재미가 더 배가가 되기도 하지요. 

그래서 골라본 책은 바로 미국의 유명한 희곡작가인 테네시 윌리엄스가 지은 <유리동물원>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가도 미국의 대공황과 2차 대전을 몸소 겪은 시대에 활약한 분인데요. 

당대의 아서 밀러와도 많이 비견될 정도로 유명세가 있었다고 합니다. 

저야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아서 얼마나 잘 나가는 사람이었을지는 피부로 확 느낄 수 없지만 지금의 한국에서 유튜브로 떼돈을 버는 뭐 그런 정도의 인기 아닐까요?

희곡은 사람이 직접 연극을 해서 보여주는 예술장르인데 지금은 왠만큼 재미있지 않고는 큰 인기가 없지요. 

영화와 인터넷에 밀려 그만큼 관객의 외면을 받는다고 할까요. 

하지만, 1940년대의 미국에서는 유리동물원이 대히트를 쳐서 각종 상을 휩쓸었다고 하니 시대를 참 잘 만났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이 작품은 저자의 자전적인 스토리가 많이 녹아든 이야기 입니다. 

극에서는 엄마 아만다, 아들 톰, 딸 로라, 그리고 톰의 직장동료인 짐. 이렇게 네명의 등장인물이 전부인 연극입니다. 

아버지도 있었지만 어느 날부턴가 집을 나가서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되었고요. 

★ 유리란 쉽게 깨지는 것이라며 자책하고 자기를 합리화하는 로라. 우연히 일어난 안좋은 상황을 본인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나약한 로라. 제발 이 순수한 처자를 누가 좀 구해줘 !

아들은 신발공장을 다니면서 얼마 되지않는 급여로 세명이 사는 집안의 경비를 책임지고 있지요. 

퇴근하고서는 영화보기에 한참 빠져있는 상태입니다. 

엄마와도 항상 말싸움을 서슴지 않고 하지요. 

엄마는 최대의 골치거리가 하나 있는데 바로 딸 로라를 빨리 시집보내야 한다는 것이지요. 

 

로라는 약간 장애가 있어 다리 한쪽이 불편한 상태 입니다. 

딸은 약간 자폐증상이 있어서 남동생 톰보다 나이는 위이지만 온종일 집에만 틀어박혀서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는 중입니다. 

유리로 만든 동물들을 수집하거나 축음기로 음악을 듣거나 하는게 일상이지요. 

그런 꼴을 엄마는 속 터져합니다. 

★ "누나의 촛불을 끌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려는 거죠. 누나, 누나의 촛불을 꺼요. 그럼, 안녕 ....."  -- 동생 톰

이런 고민을 아들에게 말하자 직장에 짐이라고 하는 동료를 집으로 불러서 다리를 놓아주겠다고 하지요. 

이에 크게 기뻐하는 엄마 아만다는 새 옷도 사고 각종 전등과 촛대 양탄자 등을 좋은 것들로 바꾸면서 짐이 오기를 학수고대합니다. 

초대받은 날 문을 열어줘야 할 딸 로라는 극구 짐을 만나기를 꺼려하는데요. 

짐이 그 옛날 고등학교 때 자기가 짝사랑했던 남자였던 거지요. 

그 당시 짐은 상당히 잘 나가는 엄친아 스타일이어서 뭇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상당히 많았지요. 

이런 짐을 멀리서만 좋아했던 로라였습니다. 

감히 자기 같은 보잘것없는 여자가 넘볼 남자가 아니라고 느꼈던 거지요. 

그렇게 천재 소리를 듣고 금방이라도 백악관에 입성할 스타 기질이 충분했던 짐은 그후로는 어찌된 일인지 변변찮은 행보를 걸어왔지요. 

 

톰과 같은 직장에서 많지 않은 급여를 받는 상태로요. 

어쨌든 짐은 로라를 기억을 못 합니다. 

그저 수많은 여학생들 중 스쳐 지나간 한명일 뿐인 거지요. 

엄마는 어떻게든 딸과 짐을 엮어주기 위해서 갖은 수다와 칭찬성 멘트를 쉬지 않고 날리는데요. 

 

당황해서 레모네이드를 옷에 엎지르자 "어머, 세례를 받았네요" 하는 위트 있고 피식거리게 만드는 대사는 참 재밌네요. 

톰은 전기세를 안 낸 관계로 집이 정전사태가 돼버리지요. 

결국 집안에 촛불을 켜고 있어야 되는 묘한 상황이 됩니다. 

오히려 짐과 로라에게는 더없이 좋은 분위기가 되겠네요. 

★ 1931년에 ROTC 입대자격시험에 실패해서 아버지의 노여움을 사고 미주리대학을 떠난 후 신발회사에서 일하게 되었다네요. 그 시절에 철야로 작품을 썼다고 합니다. 

그렇게 로라의 방에서 짐은 단 둘이 있게 되지요. 

대화 속에 지난날 자기를 좋아했다는 로라의 말을 듣고 다소 놀라게 되는 짐. 

폐쇄적인 삶을 살고 있는 로라를 측은히 여기면서 각종 위안이 되고 자기 계발적인 훈수성 말로 로라의 자신감에 힘을 실어줍니다. 

예상했듯이 뽀뽀까지 진도가 잘 나가는 상황. 

 

로라는 짐을 자기의 남편이 될 것 같다는 환상의 단계까지 올라가게 되지요. 

그런데 어이없게도 그런 야망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지요. 

짐은 사귀는 여자가 이미 있고 조만간 결혼까지 할 예정이라고 폭탄선언을 합니다. 

저도 이런 반전의 상황이 있을 것이라고는 딱히 예상을 못했는데요. 

현시대에서는 당연시되는 상황이 많지만 저 시대에는 많이 당황스러웠을 것 같네요. 

연애관의 차이가 많이 변했지요. 

솔로일 거라고 기대했던 엄마와 딸은 얼마나 허무한 마음일지 상상이 갑니다. 

마치 믿고 잘 살던 배우자가 느닷없이 이혼을 요구하는 그런 느낌아닐까요. 

 

그렇게 짐은 여자 친구와의 약속이 있다면서 급히 집을 떠나가게 되지요. 

이렇게 믿었던 저녁식사 초대자리는 오히려 집안 분위기를 침몰시킨 꼴이 되었죠. 

톰은 이런 사실을 알고는 집을 나가버리지요. 

직장에 얽매인 삶보다는 드넓은 세계를 향해서 머나먼 여행길에 오르게 됩니다. 

★ 유리동물원의 상징이 되는 일각수, 일명 유니콘이지요. 로라가 짐에게 쥐어준 깨진 유리동물. 위 사진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있는 작품이라네요.

누나인 로라에 대한 일종의 죄책감이라고 할까요. 연민이라고 할까요. 

그런 감정을 먼발치에서나마 누나를 그리워하고 기원하게 됩니다. 

저자 윌리엄스는 그의 집안 환경의 모습을 그대로 이 작품에 인용하였습니다. 

도망간 아빠, 과거의 추억에 연연하는 엄마, 신발공장에서 일하는 톰. 물론 저자 본인이지요. 

 

그리고 실제 자폐증세를 보이고 후에 뇌수술을 받고 고생한 누나에 대한 속죄와 그리움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자신이 정말로 겪었던 부끄러운 가족의 얘기를 세상에 드러낸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저자는 잊기 위해서 글을 쓴다고 한 것처럼 그런 아픈 이야기를 굳이 감추지 않습니다. 

지금 읽어봐도 심히 공감이 많이가는 줄거리이네요. 

★ 1940년대 중반의 시카고의 시빅 시어터에서 <유리동물원>이 초연되어 호평을 받게 되지요. 이후 1년 4개월동안 563회 상연을 하고, 뉴욕 극평가상 등을 수상하게 됩니다. 

어려운 시절에 겪었던 실망과 좌절에 관한 그 민낯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관객에게 더욱 공감과 호응을 얻었던 그런 작품이라고 여겨집니다. 

로라가 짐에게 선물한 유리로 만든 일각수 동물 인형은 비록 바닥에 떨어져서 깨진 거지만, 성스럽고 순결한 그녀를 상징하는 징표였던 것입니다. 

시나리오 대본도 잔잔한 감격과 생각거리를 선사해 줄 수 있어서 더욱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유리 동물원
국내도서
저자 : 테네시 윌리엄스(Tennessee Williams) / 신정옥역
출판 : 종합출판범우(BW범우) 201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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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서 "유리 동물원", 범우희곡선, 픽사베이, PIXABAY)

▲ 크리스 에반스가 주연한 영화이지요. 혼자 낙오된 어린 난민아이를 무장세력들로 부터 끝까지 구해내는 우리의 슈퍼 히어로입니다. 

넷플릭스의 신작인 "더 레드 씨 다이빙 리조트" (The Red Sea Diving Resort)가 업로드되었더군요. 

리조트라면 호텔이나 물놀이 즐기는 장소인데 모텔에서 벌어지는 애정극이나 살인사건관련 영화인지가 퍼뜩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약한 스포가 있으니 유념바라고요. 

 

그런데 남주인공이 그 유명한 어벤져스인 크리스 에반스이네요. 

그 엄청난 히어로가 이런 잔잔한 영화를 찍었다니 좀 의아하긴 한데요. 

그래서 혹시 크리스가 젊었을때 찍었던 오래된 작품인가 했더니 그것도 아니군요. 

 

최신작인 거지요. 

아마도 히어로물 찍고 나서 촬영한 거겠지요. 

일단, 믿고 보는 크리스가 주연이라니 봐보기로 합니다. 

 

2시간 10분이라는 상영시간. 

흠. 멋진 히어로를 오랫동안 볼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거지요. 

일단, 이 영화는 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네요. 

아프리카 대륙의 에티오피아의 난민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난민이라지만 실제는 이들이 유대인이라고 합니다. 

얼굴이 검은 유대인이라는게 상상이 잘 가지는 않는데요. 

 

1979년의 그 나라는 그야말로 무법천지의 상태라서 수많은 학살이 자행되어서 많은 무고한 양민들이 죽거나 다치게 되지요.

그런 와중에 그곳을 떠나려는 난민들이 생겨나게 되고 이들을 쫓는 무장세력들의 충돌은 비일비재합니다. 

우리의 주인공 크리스는 이스라엘유대인역인 "아리"를 연기하고 있지요.

▲ 수단에 있는 버려진 리조트를 임대하려는 계획을 장관에게 설명하는 아리. 미덥진 않지만 적극 지원을 협조받은 상태이지요.

수염이 덥수룩하게 길러진 모습과 함께 시종일관시간만 나면 운동을 해대곤 하는데요. 

난민 운송을 위해 기다리는 와중에도 트럭 뒷칸에서 푸시업을 열심히 해댑니다. 

무장세력에 잠시 잡혀있던 감옥과 같은 곳에서도 천장에 있는 쇠봉을 잡고서 턱걸이를 하고 하니 이 분이 인류학자라는 신분이 맞는 건지 심히 의심이 가지요. 

 

실제는 이스라엘 정부에 소속된 비밀요원이지요. 

운동은 많이 할수록 좋은거라 저도 적극 찬성입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혼자 떨어진 꼬마를 기지를 발휘해서 구출해내는 씬이 처음부터 강렬한 총격전으로 선보입니다. 

 

높은 억새나 갈대밭같은 곳에서 사람 찾기는 쉽지가 않지요. 

전투형 지프트럭을 타고 온 무장세력을 몰래 따돌립니다. 

트럭의 액셀에다가 무언가를 살짝 올려놓아서 출발시키면, 멋모르고 그 트럭을 쫓아가는 무장세력. 

▲ 조종사의 파렴치한 성추행을 한방에 제압해버리는 여자요원. 이런 위기탈출 능력은 리조트에서 거구 무장세력을 꺼꾸러 트리지요.

초가집에 부딪혀 가보면 사람은 없는 상태. 

허탈한 무장세력의 모습들. 

요런 식으로 추적의 위기를 탈출하는 방식을 여기서도 써먹고 있습니다. 

흔한 수법이지만, 저도 보면서 앗 잡혔네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했었지요. 

이스라엘 모사드의 핵심간부인 "이선"역에는 벤 킹슬리가 맡고 있습니다. 

간신히 사막에서 구출활동하다가 잡힌 상황에서 아리를 잘 빼내어 주었던 거지요. 

 

무대뽀 정신의 아리는 자기만의 신조를 가지고 위험하지만 그래도 난민들을 잘 구조해 왔는데요. 

하지만 고향의 집에서는 와이프 세라의 이혼 요구서가 떡하니 기다리고 있습니다. 

딸도 아버지가 없는 가족사진을 그려서 아빠의 마음을 더 가슴 아프게 하지요. 

 

일에 환장한 아리는 새벽 4시에 그의 상관 이선에게 좋은 계획이 있다며 쳐들어갑니다. 

에티오피아 근처인 수단에 이탈리아가 쓰다 버린 휴양시설을 난민 탈출소로 이용하자는 제안이지요. 

바로 이 영화의 제목인 레드 씨 다이빙 리조트입니다. 

▲ 머나먼 길을 찾아온 리조트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손볼 데가 많은 상태지요. 임무를 어떻게 완수해야 할지 막막한 다섯 요원들.

장관까지 불러다가 무모한 계획을 실행할 수 있도록 설득해 성공하지요. 

여자 한명 남자 세명을 더 물색해서 이번 작전에 투입하게 됩니다. 

여자 요원은 "헤일리 베넷"이 연기하고 있고요. 

 

그녀는 섹쉬한 전직 항공 승무원인데 불의를 보면 못 참는 호신술에 능한 화끈한 스타일입니다. 

에티오피아에서 같이 구조활동을 했던 친구는 안정적 생활을 위해서 구조활동을 그만두고 그의 직업인 의사생활로 돌아갔는데요. 

아리의 적극적 설득과 협박(?)으로 다시 이번 팀에 참여하게 되었죠. 

 

특히 아리의 무분별하고 계획성 없는 인생 자세를 항시 비판하면서 아리를 짐짓 못마땅하게 바라보곤 하죠. 

수단의 실세 공무원에게 리조트를 현찰로 주고 인수를 하게 됩니다. 

치안이 워낙 불안해서 흥정하는 자리에서도 밖에서는 계속 총소리가 울려대지만 신경 쓰지 말라는 공무원의 대답. 

 

한적하고 태평스러운 곳에 자리잡은 리조트는 그야말로 오래 방치된 흔적이 역력한데 실제로는 일하는 직원들이 아직까지도 남아 있었습니다. 

이 지상낙원과 같은 곳에서 요원들은 낮엔 호텔 직원 행세를 하면서 밤에는 트럭 두대를 이용해서 난민들의 탈출을 돕게 되지요. 

이미 폐허가 된 호텔이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호텔 홍보용 찌라시를 들고서는 여행객들이 계속 방문하게 되는 상황이 되었죠. 

어쩔 수 없이 리조트 운영을 하게 됩니다. 

이곳의 무장세력인 "하단다와"는 베두인족으로 무자비하며 여자들을 성매매로 팔아넘기는 짓들을 일삼고 있지요. 

탈출 난민들은 밤에 트럭으로 인근 바닷가로 옮겨집니다. 

 

이 바닷가 근처에 유조선으로 위장한 함선에서 네이비씰 대원들이 고무보트를 타고 이 곳 해변으로 와서 그들을 구출하는 거지요. 

한 번은 밤에 트럭으로 이동하다가 갑작스러운 무장세력의 검문 대열을 그대로 밀어붙여 부시고 도망가게 되었지요. 

그때 총격으로 총탄 흔적을 조사하러 무장세력이 리조트를 방문했을 때 용케 위기를 모면하기도 합니다. 

▲ 황당하게도, 밀려드는 관광객에게 아침 요가까지 가르쳐야 되는 상황. 난민 탈출을 앞둔 심각한 상황에서, 이 무슨 시츄에이션인가요.

왠지 심증은 가지만 물증을 찾지 못해서 의심의 눈초리를 갖고 있는 무장세력 대장은 수시로 호텔을 방문해서 이들을 감시합니다. 

그동안 요원들은 성실히 임무를 완수해서 몇십번의 탈출 활동을 성공시키지요. 

대규모 운송을 위해서 미대사관의 간부를 통해서 항공기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항공기 유도를 위해서 사막 바닥에다가 형광 물체를 설치하기도 하는데요. 

막상 군용 항공기에는 정원을 초과하게 되자 내부의 의자와 집기들을 다 뜯어내고 태워서 결국엔 탈출을 성공합니다. 

이를 미리 무장세력들이 알고서 총격을 가하고 쫓아왔는데요. 

 

사격으로 격추될까봐 조마조마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비행기 이륙중에 총질하면 큰일 나겠지요. 

형사 입건되고 벌금이 장난 아닐 겁니다. 

해당 항공기도 평생 이용 못할 수 있어요. 

▲ 의심많은 무장세력 대장은 리조트의 저녁식사자리에서 직원을 은근히 떠보는데요. 백인들이 밤에 난민 탈출시키는거 봤어?

조심합시다. 

난민 탈출 행렬의 상시 선봉대장인 흑인 "카베네"는 항상 이 외에도 더 많은 난민들이 있다면서 그들을 놔두고 갈 수 없다고 매번 아리에게 간청을 하는 캐릭터입니다. 

이렇듯 아리는 그 뒤에도 지속적으로 위험이 도사리는 곳으로 다시 돌아가지요. 

 

해설을 하는 독백에서는 우리 주위의 어렵고 지친 이웃들을 절대 저버려서는 안 되며 그들을 결코 놔두고 와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가슴 찡한 인간애를 증폭시키는 말이지요. 

지금도 전세계적으로 난민 6,500만 명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 군용 항공기에 밀려드는 난민 탑승객들. 뒤에서는 무장세력들이 쫓아오는 긴박한 상황. 정원초과인데 어쩌란 말인가요?

이런 이방인들이 자국을 탈출하여 좀 더 나은 생활을 꿈꾸며 이웃나라로 러시를 하고 있지요. 

난민 문제. 우리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얼굴의 색깔만 다르지 모두가 한세대를 같이 살아가는 커다란 식구일 것입니다. 

▲ 카베네 : 아직도 그 곳에는 수천명의 난민이 있어요. * 아리 : 꼭 돌아갈 겁니다. 약속해요.  > 아리의 구조활동은 계속 되지요. 

굶주림으로 죽는 사람도 더 많지만, 살고자 외치는 사람들의 손길을 무조건 외면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에서 크게 어긋날 수 있겠지요. 

깨끗한 환경의 푸르른 지구에서 서로가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그런 온정의 마음들이 더 많이 퍼져나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잔잔한 감동과 난민문제를 짚어준 실화 영화 "더 레드 씨 다이빙 리조트" 감상 잘했습니다. 

 

레드 씨 다이빙 리조트 | Netflix 공식 사이트

한적한 해변에 리조트가 문을 연다. 그곳의 진짜 손님은 지옥에서 벗어나려는 에티오피아 난민들. 목숨을 건 비밀 요원들의 구출 작전이 시작된다. 실화에 기반한 이야기.

www.netflix.com

(사진=넷플릭스,Netflix)

 

♠ 병맛 호러 코미디 무비 <걸스 위드 볼스> 대책없는 배구단원들이 덜떨어진 싸이코 악당들과 당당히 대결을 펼치는 프랑스영화입니다.

 

이번에 말씀드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는 "걸스 위드 볼스(Girls with Balls)" 입니다. 

영화 소개 업로드 화면에서 최근에 올라온 따끈한 영화인데요. 

프랑스 호러 및 코미디 장르입니다. 

 

포스터만 봤을때에는 여자배구단과 뚱보 감독이 있는데, 배구공도 있지만 긴 칼과 무기도 손에 들고 있네요. 

스포가 있으니 참고바라고요. 

프랑스라는 나라라는 것이 좀 의심스러운데요.

 

♠ 팔콘 배구팀은 승리에 도취되어 집으로 향하지만, 불길하게도 닭한마리를 로드킬하는 사태가 납니다. 동물 중에서 닭이 그나마 싼가요?

 

제가 아는 프랑스는 최고의 선진국에 예술과 지적인 나라가 떠오르는데 말이죠. 

잔인한 슬래셔 무비라는게 좀 의아하긴 합니다. 

잔인함도 예술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지요?

 

러닝타임도 상당히 짧아서 1시간 10여분 정도 되어서 과연 이 작품이 영화일까 그런 선입견도 듭니다. 

2시간 가까이 정도는 되어야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과 관객이 흠뻑 빠져들게 하는 시간도 필요한 거 아닐지요. 

아마도 짧게 함축시켜서 재미있게 표현했거니 생각을 했지요. 

 

 

일단, 짧은 영화를 본 소견상 상당히 병맛스러움은 감출 수가 없습니다. 

아!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도 이런 식의 영화를 만들어서 전세계적으로 배포를 하는구나 하는 느낌이 오네요. 

그것도 영향력있는 넷플릭스를 통해서 말이죠. 

 

이런 영화는 제작비가 도대체 얼마나 적게 들을까도 의구심이 가고요. 

최소의 경비로 최대의 효과를 내려면 이런 식도 가능할 거 같네요. 

물론, 이 영화가 재미가 없고 형편이 없어서 까내리는 얘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보다보니 짧으면서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게 결코 지루하지는 않아요. 

더 보고 싶은 느낌도 듭니다. 

시리즈로 나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감출 순 없습니다. 

 

♠ 숙박업소이지만 왠지 기분이 안좋은 분위기를 풍기는 카운터의 남자. 말도 없이 시비를 슬슬 걸 것 같은 그런 인상입니다. 

 

이야기는 왠 카우보이의 남자가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하는데요. 

지금부터 이 병맛 이야기를 해줄 테니 들으라는 투의 정말 음정이 별로인 채 읊어 대지요.

프랑스 영화를 많이 안봐서 그런지 등장인물들은 죄다 얼굴을 모르겠더군요. 

 

그래도 영화에 나올 정도인데 어쨌든 저는 모두 신인 같았어요. 

이 배구팀은 팔콘(FALCON)이라는 팀명을 가지고 있고요. 

다른 팀과 배구경기를 하는데 상당히 어수선해서 정리가 잘 안되는 경기를 하지요. 

 

심하게 오버된 얼굴 표정들과 함성들이 난무하지요. 

기본적인 욕설을 탑재하고 좀더 야한 단어들도 무리 없이 구사를 합니다. 

경기중에 난데없이 선수의 남친이 들어와서 혼란을 야기하기도 하고요. 

 

 

우여곡절 끝에 어찌하여 경기를 이겼는데도 우승컵을 들고 다 함께 튀어버리는 웃지 못할 상황을 구사합니다. 

반면, 선수단 차를 타고 숙소로 향할 때 흐르는 배경음악은 상당히 신선합니다. 

서로간에 나누는 대화들이 정말로 시시콜콜한 잡담들이 대부분인데요. 

 

중간에 차를 세우고서 안갯속에서 단체로 쉬이를 하는 장면들도 병맛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자극제이지요. 

가다 보니 표지판도 없고, 외딴길로 계속 이동을 하다가 허름한 숙소에 겨우 도착하는데요. 

카운터에 일하는 사람들이 영 상태들이 안 좋습니다. 

 

생긴 것도 좀 이상야릇하고 말수도 없고요. 

빈방은 없다면서 비호감적인데요. 

선수 중에서 하나가 괜한 섹시한 춤을 음악에 맞춰 추다가 또 다른 녀석들과 시비가 붙어서 여관을 나오게 되지요. 

 

♠ 이유없는 살인을 일삼는 악의 무리와의 대화협상은 순조롭지가 않지요. 말로 타협이 안되면 힘을 쓸 수 밖에 없지 말입니다. 

 

할 수 없이 날은 저물어 숲속에서 캠핑을 즐기다가 차 안에서 하룻밤을 자게 되었죠. 

아침에 눈을 떴는데 왠 복면을 한 총잡이들이 배구단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압잡이는 바로 어제 숙소 카운터를 보던 빡빡이인데요. 

 

어제 일에 대해 사과를 하라는 둥 어쩌면서 티격태격 하다가 배구 소녀 한 명의 손에 총을 쏴서 구멍을 내버립니다. 

이때부터 붉은 캐첩(?)들이 튀는 장면들이 스스럼없이 나오기 시작하지요. 

생명의 위협을 느낀지라 삼삼오오 짝을 지어 도망을 가게 됩니다. 

 

♠ 덜떨어져도 이렇게 덜떨어질 수가 있을까요. 실제로 사냥개처럼 채취를 맡고 개의 울음을 짖어대는 악당. 서로가 아무리 연기라도 웃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네요. 

 

뚱보 감독은 이 와중에 혼자 도망간 꼴이 되는데요. 

그 급한 와중에도 시간만 나면 선수들끼리 애정관에 대해 싸우고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을 하지요. 

드넓은 숲속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배구단을 쫓는 덜떨어진 복면의 추격자들.

 

빵 터지는 장면은 사냥개로 추격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개 짖는 소리를 녹음한 것을 스피커로 틀면서 쫓아가는 장면입니다. 

와! 정말 개를 직접 출연안시키고 저렇게 소리로만 해도 충분히 개 추격 장면을 찍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아이디어 상당히 좋네요. 

 

 

일부러 웃길라고 한 것이겠지만 실제로 조금 웃었습니다.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지 못하는 장면도 있는데요. 

팀의 주장과 동료가 발을 헛디뎌서 흙탕물 같은 웅덩이에 빠지게 되지요. 

 

당연히 도로위에서는 밑이 보이지 않겠지요. 

이런 상황에서 추격자 두 명이 도로 위를 지나면서 어떤 장면이 떠오르시나요. 

들키지 않고 이 위기를 모면하는 법은 뭘까요? 

 

♠ 청둥오리를 뒤집어 쓴 악당 스나이퍼. 배구하는 소녀들이 어디서 무술을 배웠는지 전혀 밀리지 않는 강력한 포스.

 

역시나 덜떨어진 추격자 둘은 위에서 쉬이를 시원하게 갈깁니다. 

아낌없이 모든 물줄기(?)를 비맞듯이 맞으면서도 찍소리를 내면 안 되는 상황. 

코미디 장르 이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으로 마무리를 한 거겠지요? 

 

여하튼 이 영화는 이렇습니다. 

늪에서 머리에 오리 가면을 쓴 채 숨어있던 추격자와 한바탕 시원한 업치락 물쑈를 보여주는 데요. 

춤췄던 교활하지만 새가슴인 멤버의 칼질 도움으로 벗어나는 듯 하지만 오히려 동료 주장을 찔러 버립니다.  

 

어딜 가나 툭툭 튀면서 남을 시기하는 나쁜 그런 캐릭터인 거지요. 

결국 이 여자애가 동료 몇 명을 죽이고 민폐를 듬뿍 선사합니다. 

늪에서 머리가 날아가신 사냥꾼은 케첩을 위로 쭉쭉 뿌리면서도 한참을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 싸이코 대장악당은 제물이 될 소녀를 선택해야 하는데요. 저 전동드릴에서 뾰족한 침이 나오는데 과연 어떤 형벌을 내리려는 걸까요.

 

공포스럽지만 전혀 무섭지 않은 상황들인거지요. 

배구단의 특성을 살리는 장면도 있는데 바로 스파이크를 날려서 추격자들의 코피를 터뜨리는 슬로 모션 장면이 그것이지요. 

동료 세명이 묶여있는 최종 결투의 장소. 

 

이 좁은 장소에서 모두 죽겠다는 각오가 선듯, 빡빡이 대장 악당과 그 패거리들이 소집되어 있지요. 

배구단 누구를 먼저 처단할지 선택하는 상황에서도 싹수없던 캐릭터가 여지없이 자기만 살겠다고 배신을 때리지요. 

위기의 상황을 구하는 동료는 역시 제일 뚱뚱하고 아줌마 같은 캐릭터가 전담합니다. 

 

♠ 뚱보 코치는 아끼는 단원들을 위해 기꺼이 희생을 자처하지요. 길에서 만난 애완견한테 급소를 물렸었는데 목에 건것은 어찌된건가요?

 

시원한 총질과 함께 쑥대밭이 되고, 혼자 도망가서 죄책감에 쌓였던 감독도 나타나서 맹활약을 하지요. 

뜨거운 마무리는 역시 감독이 들고있는 가스통에 라이터를 당기면서 끝냅니다. 

카우보이의 노래로 하는 해설에는 영화를 다보고 정신과를 가보라는 뜬금없는 멘트도 웃깁니다. 

 

큰 기대 없이 시원시원한 음악속에서 펼쳐지는 쏘고 베어버림의 향연을 즐기시면 될 듯합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슬래셔 호러 코미디 무비, 프랑스보다 훨씬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넷플릭스에서 한번 기대해 봅니다.

 

 

걸스 위드 볼스 | Netflix 공식 사이트

그녀들의 손에 공이 들려있다는 걸 잊지 마라. 숲속에서 길을 잃고 사냥꾼들에게 쫓기게 된 여자 배구팀 선수들. 이대로 죽을 순 없지. 강력한 스파이크를 날려주마!

www.netflix.com

 

(사진=넷플릭스,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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