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군은 일요일이 오자 항시 그래왔듯이 오늘도 어김없이 목욕탕엘 가기로 했다. 이런 일련의 행사는 이미 30년 이상 해왔던것 같은 습관이 되어 있었다.어제는 친구와의 저녁회식으로 인해 부푼 복부를 조금이라도 빼 볼 요량으로 오늘은 아예 최대한 금식을 해보기로 했다. 


일단, 늦은 기상을 한 후 근처 도서관엘 가서 책을 세권정도 고른후 저번에 다쓴 커피 쿠폰을 상기하며 오늘은 새 쿠폰을 받기위해 기쁜마음으로 뜨거운 카페라떼를 신청하고 지급받은 반짝이는 쿠폰의 첫 도장을 보고 흐믓해했다.



그래, 오늘은 이 라떼 한잔으로 다이어트를 해보자 하하 좋아.. 2차 행선지인 지역에서 가성비가 제일 좋은 목욕탕으로 향하고, 주차티켓을 받은뒤 지하1층 주차장으로 들어가 널널한 파킹장소를 물색했다.


대형차 주차장 세칸이 비어있어서 용기를 내려 했으나, 전에 그곳에 주차했다고 무어라 잔소리를 했던 경비원이 생각나 차 타이어 4개가 간신히 맞추어지는 대부분의 주차구역 중 한군데에 주차를 한다.


아 정말 이곳 주차는 무슨 운전면허 시험하듯이 안전벨트를 풀고 차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내 타이어가 흠이라도 가는지 조바심을 가지고 해야 하다니 원. 최선을 다해 주차한후 살펴보니 오른쪽 뒷바퀴가 결국은 조금 주차 둔덕을 조금 올라타서 타이어가 약간 찌그러져 있었다.


이런, 앞으로 3시간 정도 있어야 될텐데 저 타이어를 보니 웬지 내 마음이 꽉 찌부러트린 것처럼 여간 불편하지가 않고 불안하다. 다시, 차를 뺏다가 다시 넣어서, 타이어가 편안하게 있도록 해야하나, 이런, 모르겠다, 설마 3시간 정도에 빵구가 나진 않겠지 하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외면하고, 1층의 목욕탕로비로 불안한 마음을 애써 잊으며 향했다.


싸우나 1명이요 하고 카드를 내미는 순간, 다음부터 커피 가지고 들어가시면 안되요!!  엥, 이건 무슨 날벼락같은 외침인가. 순간, 무언가 울컥하는 마음이 올라오나, 천성이 워낙 착한 마음에 네네 하고 얼른 입장을 한다.



안에서 음료수를 파니까, 내가 도서관에서 사온 라떼를 가지고 들어가지 못한다는 얘기 아닌가, 허 이것참 그냥 다 먹어서 빈 통이에요 라고 할걸 그랬나, 아니면 그 자리에서 땅바닥에 확 던져 볼걸 그랬나 영 오늘 3시간의 뜨듯한 목욕의 나른함은 왠지 오른쪽 뒷 타이어 상태보다 더한 불쾌한 생각으로 꽉 채워질것 같은 느낌이다.


매스컴에서 최근 버스에 커피를 들고 타지 못한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이건 무슨 목욕탕이 움직이는 커다란 우주전함이라도 된단 말인가? 안에서 쏟아서 남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문제가 아니라, 이건 자기들 음료만 안에서 돈주고 사먹으라는 얘기 아닌가? 


일단, L의 머리엔 이 이유밖에는 더 이상 찾을 수가 없었고, 목욕하는 동안 간간히 이걸 어떻게 한번 복수같은걸 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 예전의 느긋함과 인생의 즐거움을 누려볼 사치는 온데간데 없어져 버린것이다.




목욕을 끝내고 마음이 모질지 못한 L은 왠지 죄를 지었다는 생각에 조금 남은 식은 라떼를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으면서 홀짝홀짝 다 마셔버렸다. 그리고, 그걸 당당하게 휴지통에 버리지도 못하고 여유공간이 많은 백팩안에 혹시라도 라떼 잔여물이 묻지 않도록 잘 세워서 넣고, 남들이 보지않을까하며 조심스레 나왔다.


소심한 L은 오늘도 누군가의 지적에 약한 상처와 강한 분노를 꾹꾹 삭히고 긍정적인 생각만 하면서 카운터의 아주머니를 머리속에서 지워버리기로 했다. 본인에게 닥친 일을 본인이 긍정으로 받아들일지 부정으로 받아들일지 그것은 바로 본인이 생각하기 나름에 따라 상황이 바뀐다는 것이 생각났기에 그저 잘했고 다행이라 여기며 주차된 차의 시동키를 돌렸다.



안녕하세요.

티스토리에서 블로그를 처음으로 개설하였

네요.

다음 티스토리 블로그는 네이버와 다르게

기존 티스토리를 운영하시는 분에게 초대

장을 받아야만 개설을 할수 있나봐요.


받기까지 그렇게 쉽지는 않았지만 여하튼

초대장을 보내주신 블로거님(블루노트)께 

감사를 드리구요



아무쪼록 이렇게 블로그란걸 처음 해보아

서 다소 서두가 없더라도 열심히 좋은 글을,

행복해지는 글을 써보면서, 조금씩 성장하

는 모습을 보여줄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

니다.


블로그의 첫글을 자축하면서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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