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고 지난했던 60년간의 삶의 모습들을 회상하는 한 소설가의 대담한 스토리. 그녀가 남긴 기록을 읽으면서 우리는 각자의 남은 생에 대해 좀더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됩니다. 

오늘의 독서를 위한 책은 바로 죽음에 관한 것입니다. 이 단어는 일반 사람들에는 다소 거부감이 오게 되고 하필 그 많은 주제 중에 그런 암울한 것을 삼는지 불쾌하실 건데요. 맞습니다. 그건 피해 갈 수 없는 지적이지요.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문제에도 조금은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지요. 

 

이 책의 저자는 코리 테일러(Cory Taylor)라고 하는데 여자분이시고 전직 소설가였는데요. 시나리오 작가도 했고 기타 여러 동화나 단편소설로 상도 많이 탔습니다. 작가는 환갑을 바로 넘긴 나이에 흑색종 관련한 뇌종양을 투병하던 중 세상을 뜨고 말았지요.

 


그의 인터뷰한 동영상을 잠깐 보면 이루 말할 수 없이 몸이 수척되었고 얼굴빛도 거의 잿빛에 가까워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녀가 자신의 암을 발견하고는 안락사를 하기 위해서 중국제 안락사 약을 온라인으로 구매하기도 했지요. 그것을 고이 간직하고부터 오히려 남은 삶을 편하게 느끼게 되지요. 

 

고통 없을 때 본인의 결정으로 언제든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확신이라고 할까요. 이 책은 그렇다고 내용이 어둡거나 눈물을 주체 없이 흘리게 하지는 않지요. 오히려 읽다가 몇 번씩 저도 모르게 웃은 적이 많거든요. 그만큼 작가는 위트 넘치는 글을 써내려 갔습니다. 

 

◈ 인생 100세의 시대가 과연 축복일까요? 아마도 재앙일지도 모릅니다. 오랫동안 참아야 하고, 불확실함을 견뎌야 하고, 가족과 본인에게 더 많은 실망과 절망을 안기는 죽음은 극복해야 할 사항이지요.

그녀가 죽기 전에 죽음을 앞둔 많은 외롭고 고독한 환자들에게 그 느낌을 전달하고 위로를 해주기 위해서 지었다고 합니다. 병세가 악화되다 보니 본인이 직접 쓰질 못해서 대리로 글을 받아서 전기를 써주는 작가인 수잔을 통해서 저술을 하게 되지요. 

 

그런데 충격적 이게도 전기를 내주어야 할 수잔이 오히려 먼저 세상을 뜨게 됩니다. 얼마나 아이러니한 상황인가요. 마치 수혈을 받으러 온 사람보다 수혈을 해주는 사람이 먼저 돌아가신 상황 아닌가요? 이토록 요양병원에서의 상황은 예측이 참 불가능합니다. 

 

이 책의 전반부 챕터에서는 시한부 인생인 그녀를 방송사에서 취재하면서 청취자들이 투병 시 궁금해하는 12가지 질문에 대한 그녀의 생각이 쓰여 있습니다. 대부분이 좀 뻔한 질문들이 많지요. 좀 정리해보면, 버킷리스트는 없다, 자살을 생각해 본 적도 있다, 종교에 귀의하지는 않겠다, 죽는 게 무섭다, 죽어서 좋을 일은 없다, 후회할 일들이 있다, 내세를 믿지 않는다.

 

내 삶의 우선순위는 바뀌지 않았다, 불행하거나 우울하지는 않지만 가끔 참을 수 없이 화나 날 때가 있다, 죽어가고 있다고 해서 더 큰 인생의 모험에 나설 생각은 없다.라고 얘기합니다. 그야말로, 자기 자신을 초월하여 마지막 생을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느끼는 듯합니다. 

 

◈ 고통으로 점철된 실망적인 죽음을, 품위있게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던 그녀. 안락사에 대한 고민에 한층 다가가게 해주는 계기가 될 듯합니다. 

작가가 기술한 내용 중 상당 부분은 바로 가족에 대한 회상이지요. 특히 그녀의 어머니와의 애틋한 추억과 같이 살아온 날들에 대한 기억을 많이 술회하고 있어요. 가족에 얽힌 밝히고 싶지 않은 것들도 많을 텐데 상당히 솔직 담백하고 용기 있게 쓰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가족만은 건드리지 말라는 애원과 협박 같은 인터넷 기사들이 많지요. 본인의 문제도 처리하기 바쁜데 가족까지 언급하면 그 얼마나 악성 댓글들로 맘이 불편하겠습니까. 하지만 저자 코리는 이제 세상을 다 살아가니까 차마 말하기 힘든 가족사까지도 낱낱이 밝히기가 쉬운 걸까요? 

 

 

아니면 가족에 대한 어떤 분노와 복수심(?) 같은 것도 있었을까요. 그녀의 파란만장한 가족사의 얘기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일상생활과 너무나도 판박이입니다. 호주라는 선진국의 살아가는 모습도 별반 우리네와 다를 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항공기 조종사였던 아버지는 무뚝뚝하고 자주 집을 비우고 어머니와의 잦은 말싸움과 다툼, 나중에는 서로가 헐뜯고 이혼까지 하게 되지요. 직업의 특성상 수시로 이나라 저 나라로 이사를 다녀야 해서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해서 오는 처자식들의 정신적 스트레스. 

 

◈ 그녀가 처음 삶과 죽음에 대해 알게된 계기는 바로 웃음물총새입니다. 한 순간에 하늘에서 수직으로 내려와 부리로 도마뱀을 찍어서는 바로 꿀꺽하고 먹지요. 어린 그녀는 이게 바로 죽음이구나라고 처음 느끼게됩니다.

저자와 친오빠, 친언니와의 무관심으로 인한 형제간의 갈등들. 어느 것 하나 한국과 틀린 내용이 하나도 없네요. 약 190페이지의 조그만 책이기도 하지만, 첫 챕터만 읽으려다가 한 권을 앉은자리에서 다 읽게 되더군요. 그만큼 내용에 너무 공감이 가고 마치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았어요. 

 

흡사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을 읽었을 때처럼 호주판 김지영을 읽는 것 같은 착각도 들었습니다. 어찌 보면 가족 간에 살아가면서 겪는 얘기들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닐까요? 특별한 계층에 사는 사람들이거나 대단한 사건이 있지 않은 이상은 아마도 사는 모습들은 비슷하겠지요. 

 

 

큰딸과 아버지의 끝없는 말싸움과 불신, 어머니의 모은 재산으로 그동안 혼자 잘 먹고 잘 돌아다닌 아버지. 저자는 이혼한 아버지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모습을 많이 묘사하지요. 한 여자를 사랑해서 결혼하고 아이도 세명을 낳았지만 살아가면서 점점 가족 서로 간에 친밀감은 없어지고 남보다 못한 사이로 변해가는 내용이 많이 안타깝고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다 성장한 자식들이 또 자식들을 낳고, 먹고살면서 무관심으로 인해 만나도 불편해하고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빨리 헤어지는 태도들이 과연 정상적인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건지도 의문스럽지요. 작가는 많은 시간을 여행을 좋아하는 남편과 같이 세계를 돌아다녔네요. 

 

◈ 어렸을때 식탐이 많아서 많이도 먹었다는 작가. 호주에서는 태어만 나고 40년간 세계를 여행했다는 그녀. 환갑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래도 남들보다 많이 보고 먹고 체험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네요.

특히 일본에서의 생활을 최고로 꼽기도 했습니다. 호주 퀸즐랜드에서 태어만 낫지 제대로 정착한 곳이 거의 없어서 그녀는 본인의 유골을 호주와 일본에 각각 뿌려지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안정적이지 못한 방랑의 체험이 마지막 가는 종착지도 자유를 갈망하고 있네요. 


이 책은 그녀의 마지막을 향한 진솔한 추억의 모음입니다. 가족, 사랑, 분노, 실망,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이 뚝뚝 묻어나는 한 편의 영화를 본 느낌이네요. 여러분에게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심히 공감하시고 인생과 죽음에 대한 많은 생각거리들이 남으리라 믿습니다. 

 

다음은 "우리는 무엇일까?"에 대한 작가의 답변입니다.

 

"산책하는 몸을 따라서 마음이 걷지 않는다면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죽을 때 추억하는 것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선택한  “2017년 내게 영감을 준 책”  내 삶의 마지막 순간에는 무엇을 추억하고 기억하게 될까?호주 소설가가 4기 흑색종 관련 뇌종양을 투병하던 중 죽음을 앞두고 쓴 회고록이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생의 끝에 선 사람에게 물은 12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시작으로, 저자가 추억하는 것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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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6 - [독서리뷰/인문] - 나만 불행한 것 같은 밤 - 절망할 수 있을 만큼 절망해볼 것

♣ 사샤와 마커스는 각자의 직장을 잡기 전 찰떡같은 사이였지요. 마커스는 살찐 표인봉씨 모습이 살짝 보이는 것 같기도 하네요. 사샤는 안경을 벗으니까 훨 난데요. 아래서 올려다 봐서 그런걸까요. 

넷플릭스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를 본 기억이 나네요. 그 이후로는 이번 <우리 사이 어쩌면>이 두 번째인 듯합니다. 좀비나 뱀파이어, 늑대가 등장하는 호러 및 액션이 넷플에서는 다소 끌리더라고요. 너무 액션만 보다 보면 잔잔하고 애잔한 멜로물들도 보고 싶게 만들지요. 

 

넷플의 추천영화에서도 바로 이 작품이 몇등안에 들어와 있어서 이기도 하지요. 너무나 많은 안 본 작품들이 대기하고 있어서 이걸 언제 다 볼지, 염려스러우면서도 때론 행복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넷플의 영화들이 대형 블록버스터와 독립영화의 중간쯤을 잇는 그런 가교적인 작품과 내용들이 많아서 스마트폰용으로 보기에는 최적인 건 사실이죠. 

 

 

약한 스포가 포함이 되겠고요. 메인이 되는 두 남녀 주인공은 얼굴 모양도 친숙한 아시아쪽의 미국 배우들입니다. 사샤 역의 앨리 웡은 베트남 또는 중국계인 듯하고요. 연기할 때 보면 문득 지오디의 박준형의 모습이 가끔씩 튀어나와서 깜짝 놀랍니다. 

 

마커스 역의 랜달 박은 한국계네요. 반갑네요. 사샤의 바람둥이 남편으로는 이 또한 한국계(부산 출신) 배우 다니엘 대 킴이 출연하죠. 이 분은 로스트와 헬보이2 에서 등장했었지요. 선 굵은 광대뼈가 상당히 위압감을 주는 모습입니다. 

 

♣ 마커스가 활동하는 밴드 "헬로 페럴". 십년년간 잊고 지내다 삶의 현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세사람. 직업에 귀천은 없다지만 웬지 갑과 을같은 모습이 보이는 것 같네요.

한 명을 더 들면 사샤의 어릴적 배우로 나온 여자아이도 미야 체크로 <림 오브 더 월드>에서 활약했던 일본계 배우지요. 사샤는 어릴 적에 바쁜 부모들의 밥벌이로 혼자 밥을 먹을 때가 많았는데 바로 옆집에 사는 마커스네 집에서 같이 식사를 할 때가 종종 있었지요. 

 

이렇게 어릴적부터 둘은 스스럼없이 친하게 커온 사이입니다. 훌쩍 나이가 들어서는 더욱 친밀한 사이가 되었는데 어느 순간 둘은 사소한 말다툼으로 서먹서먹 헤어지게 되지요. 남녀 사이의 문제는 언제나 사소한 것에서부터 발생합니다. 

 

16년이란 세월이 지나고 사샤는 유명한 식당의 셰프가 되었고 마커스는 아버지와 에어컨설치 기사일을 하고 있지요. 그런데 보기와 다르게 밥벌이인 기사 근무 외엔 밤에는 밴드에서 건반을 치면서 랩을 구사하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좀 특이하지만 열심히 취미생활을 하는게 부럽기도 합니다. 사샤는 새로 오픈하는 식당의 감독을 위해서 새로 묶을 집을 물색하다가 집수리를 맡겼는데 이 곳에 마커스와 아버지가 떡하니 등장을 하는데요. 바람둥이 남편이 결혼식도 연기하고 잠깐 떨어져 있자고 제안한 상태이지요. 

 

♣ 낮에 기사일 하기도 힘들텐데, 밤에 저렇게 열정적으로 취미활동을 하는 마커스. 본인의 공연을 보러와준 사샤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랩을 쏘아주고 있습니다.  

남편은 과연 성실하고 좋은 남편이었을까요? 물론 아니겠죠. 남편의 이탈행위에 마음까지 상심한 상태였고 사샤도 6개월 동안  타도시에서 새 남자 친구를 구해본다는 다소 막 나가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털털한 성격의 마커스한테는 왠지 끌리지가 않지요. 

 

사샤는 새남친이 생겼다면서 마커스와 식사 동석을 제안하게 되는데 새 남자 친구가 바로 유명 배우 키아누 리브스입니다. 양 뺨에 그 흉한 털은 왜 원숭이 같이 붙이고 나오는지. 보기엔 별로지요. 안경도 알도 없는 채로 쓰고 다니는 다소 엉뚱한 캐릭터로 등장하지요. 

 

 

키아누가 묵는 호텔에서 네 명이서 게임을 하다가 마커스의 자존심을 살살 긁어놓더니 급기야 마커스에게 주먹세례를 당하는 키아누. 스피드의 액션 영화와 존윅의 무자비한 히어로가 이런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깜짝 연기를 선보이네요. 

 

마커스의 특징은 사샤와의 말싸움에서 싫거나 나쁜 상황이 와도 크게 소리를 지르거나 과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저 약간 찡그리는 표정으로 넘어가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무던한 성격 같기도 하지만 결정적일 때 본인의 의견을 확실히 피력하지 못하고 자신감이 많이 부족한 듯 묘사되지요. 

 

♣ 전설의 배우 키아누 리브스는 엄청 비싼 음식값을 계산하고 와서 마커스를 위로합니다. 괜찮아 내가 다 냈어! 걱정하지마. 내가 낼려고 했단 말이야. 나한테도 기회를 줘!

조금 답답한 면이 보입니다. 사샤를 내심 좋아하면서도 당당히 말할 기회를 자꾸 놓쳐버리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인생에서 기회가 자주 오는게 아니 듯, 긴가 민가 한 생각이 들면 일단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줄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또 실패하면 어떻습니까. 다시 수정해서 또 해보면 되지요

 

그런 결심과 도전의 반복되는 과정이 인생이 아닐런지요. 사샤와의 관계도 틀어지자 밴드 활동에서도 불만이 표출되어 흥미도 잃어가지요. 술에 취한 건지 밴드 오디션에서 드럼에다가 쉬~를 해대는 기이한 장면까지 나오지요. 

 

 

마커스는 홀로 되신 아버지의 부양을 책임져야 한다며 항상 부담감을 느끼지만, 어느날 집에 가보니 아버지가 새 애인을 구한 듯 "나는 괜찮으니 너의 앞길을 챙기라"는 투의 훈계까지 듣지요. 역시 아버지는 강했습니다. 마커스 본인의 마음과 중심만 바로 잡으면 되는 거 였습니다. 

 

외국 아버지의 마인드는 역시 쿨하네요. 한국 같았으면 아들이 늦게까지 장가를 못 간 상태라면 아버지는 다른 새엄마를 만나기가 그리 쉽지는 않지요. 정서상으로요. 미국은 다르군요. 마커스의 밴드에서는 테니스공과 같은 협찬 상품들도 많이 팔렸었는데 알고 보니 사샤가 그동안 다른 사람 이름으로 그 공들과 기타 상품들을 사주고 있었더랬지요. 

 

♣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사샤와 그의 부모님들. 마커스는 사샤에 대한 그의 애정을 전달하지요. 가방을 들어준다는 표현은 혹시 애처가가 되겠다는 건가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는 <우리 사이 어쩌면>

여기에 감동한 우리의 마커스. 그녀의 본심을 알게 된거지요. 역시 결말은 해피엔딩 이겠지요? 어렸을 때 단짝이었는데 어느 순간 기억에서 지워졌다가 다시 우연히 만나게 되더니 결국은 짝이 되는 상황은 우리의 기억 저편의 마음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흔한 스토리이지만, 우리 모두도 그런 사랑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앞서지요. 로망이라고 할까요. 이 작품처럼 맺어진다면 진짜 영화와 같은 이야기겠지요. 하지만 이렇게라도 대리만족을 해보는 것이 이런 작품을 감상하는 이유일 겁니다. 

 

눈물, 콧물 쏙빼서 편두통을 일으키는 그런 스토리는 아니지만, 잔잔하게 감흥할 수 있는 그런 로코입니다. 어깨를 들썩이면서 랩을 구사하는 마커스의 모습이 쫌 어색하긴 해도 "키아누를 때려눕혔다"는 가사에 한번 웃게 되네요. 앞으로도, 아시아계의 배우들이 많은 영화에서 독특한 역할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봅니다. 

 

 

우리 사이 어쩌면 | Netflix 공식 사이트

유명 셰프 사샤와 무명 뮤지션 마커스. 어린 시절 친구인 이들이 15년 만에 다시 만난다. 여전히 서로에게 끌리는 두 사람. 하지만, 가까이하기엔 서로 너무 다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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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 전주하면 맨처음 찾게되는 명소 바로 <전주한옥마을> 입니다. 입구에 커다란 돌로 세워진 이름이 명확하지요. 예상보다 관광하고 보아야할 거리가 꽤 됩니다. 슬리퍼 신으면 발 다 까져요.

오늘은 전북 전주에 있는 전주 한옥마을을 들려본 소감을 써보려고 합니다. 예전부터 가봐야겠다고 생각은 많았지만 정작 실행에 옮기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기필코 들리게 되었네요. 어딘가로 떠나는 것도 여러 가지를 재다보면 이 핑계 저 핑계로 인해 발이 잘 안 떨어지지요. 

 

무작정 간다하고 꼭 필요한 짐만 챙긴 다음에 바로 차 시동을 걸어야 갈 수 있겠더군요. 날씨가 쓰나미 정도의 폭우가 아니어도 비올 확률 60~70퍼센트만 돼도 일단 가는 거지요. 실제로 가는 동안 비가 오락가락 하긴 합니다.

 

전주에 가까워지는데 비가 차창을 때리면 저의 마음도 많이 아프지요. 속으로는 제발 오지마라를 계속 외쳐대면서 하늘에 기도를 올립니다. 한옥마을 근처에 다 왔는데 오른쪽에 길게 늘어선 줄이 아무래도 주차장 가는 길 같은데 벌써부터 줄 서기를 해야 한다니 왠지 귀찮아서 더 직진을 했는데요. 

 

◈ 한옥마을 첫번째 방문지 <소리문화관> 입니다. 명창 소리꾼 오정숙 여사의 생전 활동하신 모습들이지요. 젊었을때의 사진도 상당히 세련되게 나와 있더군요.

형광색 야광복을 입으신 아주머니 왈 약 2킬로를 더가면 주차장이 있다고 합니다. 아마 무료 같은데요. 가만 생각하니 그 거리를 다시 걸어와야 될 거면 너무 짜증이 확 올라오더라고요. 역시 우리나라 주차문제는 어딜 가나 골치가 아프군요. 가다가 유턴을 해서 쭉 늘어선 줄 서기에 합류하기로 했지요. 

 


뭐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아서 그나마 좀 다행이었습니다. 주차장도 한옥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위층에 주차를 했는데 나중에 보니 약 세 시간 정도 주차에 6,500원이 나왔네요. 흠. 세시간 이상 있었으니 그러려니 했습니다. 먼 곳도 아니고 한옥마을 중심가에 주차했으니까요. 

 

한옥마을 안내도를 살펴보니 방문할 곳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무슨 무슨 관이라고 하는 곳들이 많았고요.이 많은 곳들을 다 방문하는 것도 무리일 거 같고 게다가 날씨도 상당히 더웠습니다. 도착도 거의 낮 2시를 넘어서 했기 때문에 주차료와 타는 듯한 태양과의 싸움도 해야 했지요. 

 

◈ 시간되면 떠나는 기나긴 행렬. 각종 타악기로 뭇 관광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모습입니다. 지금같이 더운날에는 좀 시원한 복장으로 개편하면 안될까요. 더워요. 더워.

일단은 관람객들이 참 많네요. 외국인들도 보이고 특히 한복 입은 여인들이 곳곳에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곤 하지요. 일단 무작정 거리를 걷기로 했고요. 오토바이 타는 폭주족(?)들도 심심찮게 출몰합니다. 물론 이곳에서 대여하는 바이크인데요. 한 시간에 15,000원 합니다. 물론 1인승일 때이고요. 

 

타보고는 싶었지만 걷는 게 더 낫겠지요? 모든 건물들이 죄다 한옥의 지붕들로 이루어져서 마치 조선시대에 와있는 느낌은 드네요. 가다 보니 <소리문화관>이 있네요. 내부에 전통 판소리를 하셨던 오정숙 여사의 활동 모습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는데 가끔 명절 때 TV에서 본 기억이 떠오르네요. <전주김치 문화관>도 있고요. 무슨 타악기 연주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보니, 조선시대 전통 복장을 하고 행차하는 퍼포먼스가 벌어진 거군요.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복장을 각각 하고 창을 든 부류, 연주를 하는 부류가 있어요. 

 

◈ 어진박물관을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태조어진입니다. 머리에 쓴건 익선관, 몸에 두른건 청룡포, 허리엔 각대, 발에는 흑화를 신었고 바로 이 모습이 평상시 집무 볼 때의 모습이라네요. 

시간 되면 거리를 행진하는 가 봅니다. 혼란스러운 사거리에서 둘러보니 <VR STATION>이라고 하는 삼층 건물의 간판도 있습니다. 가상현실 체험관 아닐까요? 형형색색의 우산을 펼쳐놓은 건물구조가 이목을 끌기에 아주 효과적이네요. 좌측으로 담장이 끝도 없이 이어진 길이 보이는데요.


담장 너머에 뭔가 있을듯해서 입구 쪽을 향해서 걸어가 봅니다. 바로 <어진박물관>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입장료 3천 원을 받고 있네요. 들어가면 왕들의 어진(초상화,모사) 들을 볼 수 있고 <경기전>도 같이 볼  수 있다고 하네요. 경기전은 바로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셔둔 곳이지요. 

 

입장을 하자 아주 넓은 공터가 보이고 왼쪽에는 대나무 숲길과 울창한 나무들이 있어서 태양빛을 피하면서 산책할 수 있겠더군요. 어진박물관 1층에는 태조 이성계의 사진들이 커다랗게 전시가 돼있네요. 지하에도 있는데,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파란색 옷과 허리의 빨간색 벨트가 인상적입니다. 

 

◈ 어진박물관 지하에 있는 태조 어진 전주 봉안 행렬의 모습이지요. 오른쪽은 가마이고 왼쪽은 의자이네요. 

조선시대의 왕들의 초상화는 그 묘사 기법이 상당히 세밀하지요. 마치 실제 그분의 얼굴이 살아 움직일 듯한 표현력이 생동감이 넘칩니다. 화가의 노고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겠네요. 또한 각종 행차할 때 쓰인 가마와 행렬의 모습을 캐릭터 인형들로 만들어서 전시해 놓았습니다. 

 

 

경기전 뒤쪽에는 전주 이 씨의 시조 사당인 <조경묘>가 위치해 있지요. 우리 같은 한국사람들은 솔직히 전시물들을 많이 봤던 것들이라 쓰윽 보고 넘어가는데, 외국인들은 상당히 신기한 듯, 한 작품을 봐도 오랫동안 보고 있어서 좀 색다르네요. 

 

경기전도 결국에는 각종 절기와 기념일에 제례를 지내는 곳이 잖습니까? 그 당시 백성들도 본인들 살기도 어려웠을 텐데 유교 전통에 따라 일 년에도 많은 날들을 제례를 치르려면 얼마나 손이 많이 갔을지 짐작이 가네요. 

 

◈ 어진박물관 입구의 전경이지요. 한복입고 정문에서 사진들 많이 찍으십니다. 1층엔 태조의 어진만 있고 지하에 다른 왕들의 어진들도 많이 전시되어있지요.

일년에 두 번 다가오는 명절에 제사상 차리는 것도 어려워들 하는데 저 시대에는 꼼짝없이 허투루 하지도 못했을 거 아닙니까. 돌아가신 조상분들의 넋을 기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살아계실 때 더 잘해드리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너무 많은 제사가 현시대의 며느리들에게 큰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것도 문제이지요. 천주교나 기독교는 제사를 안 지낸다니 참 부럽기도 합니다. 한 나라의 전통의식이라는 것을 한 순간에 바꿀 수도 없는 것이고 제사 자체가 후대인들의 정성이라고 생각해야 그나마 마음이 편할 것 같네요. 

 

어진박물관 지하는 좀 더운 것 같은데 에어컨 좀 세게 틀어주셨으면 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소개해 드리고 다음 편에 또 이어가겠습니다. 

 

◈ 어진박물관과 경기전 주변의 모습입니다. 길게 뻗은 담장과 함께 시원한 경치를 보여주네요. 저 끝까지 마구 걷고 싶군요. 저멀리 색깔도 고운 전동성당이 보이네요. 건축물이 알록달록해서 사진찍기 너무 좋아요.

 

 

전주한옥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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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박물관

전북 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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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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