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부 베스트셀러 <통 세계사>의 저자가 일상에서 접하는 사물과 사건 속의 역사를 재미있게 파헤쳐주었어요.

B급 세계사 - 김상훈 글 / 김의솔 그림 / 행복한 작업실 발행

1. 미국이 총기류의 천국이 된 까닭은 무엇일까요?

* 미국에서 총기사고로 죽는 사람이 연간 3만명이 넘는다고 하네요. 현재는 2억 5천만 정의 총기류가 팔린 상태이고 시장규모가 1조 원을 육박한다고 합니다.  권리장전(Bill of Rights) 은 수정헌법 1에서 10조까지이고 국민의 기본권을 크게 강화한 법입니다.

잔인한 총기사고가 때때로 일어나는 미국. 이에 항의하고자 완전히 누워버린 학생들의 처절한 시위현장입니다. 

그중에서 제2조가 개인이 무기를 소지하고 휴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1790년에 만들어진 이 헌법은 2백 년 후에 제일 골칫거리가 되는 법이 된 것이지요. 제발 한국에서는 총기허가가 법에 만들어지면 안 되겠죠. 지금처럼, 나라가 이곳저곳 어지러운 세상인데 한국인의 화끈한 성격에 날개를 달아준다면 감히 잠이나 편하게 잘 수 있을까요.

2. 흡연은 권력과의 싸움인걸까?

* 담배를 유럽에 소개한 사람은 영국의 월터 롤리입니다. 그는 엘리자베스 1세의 충신이지요. 그녀가 죽고 제임스 1세가 왕에 올랐는데 그는 독재자였으며 담배 연기를 무척 싫어했다네요. 당시 영국은 스페인과 우호적이었는데, 월터가 탐험시에 스페인과 충돌하지 말 것을 어겼다 하여 처형되었습니다. 

월터는 금연과 충돌불허 이렇게  왕이 처형할 이유 두 가지를 기어코 어김으로써 결과적으로 흡연 욕망과 권력 욕망을 다 보여준 사례입니다. 같은 시기, 오스만 제국의 술탄 무라트 4세도 커피하우스에 모여 흡연하면서 권력을 빼앗으려는 작당을 한다 하여 흡연을 금지시키고 처형했습니다.

 

 

영국의 월터 롤리는 엄청난 애연가이자 골초였습니다. 왕의 명령에 반하여 담배피우다가 처형을 당했지요.

무려 3만명이 죽었다고 하네요. 반면 19세기 중반 프로이센의 왕은 민중을 달랜다는 목적으로 오히려 공공장소의 흡연을 허락했다고 합니다. 근래에는, 두 가지 의견이 충돌하지요. 대다수의 사람들은 흡연이 건강에 안 좋으니 금연해야 한다고 하는 의견과 하지만 소수의 애연가들의 의견은 무시해도 좋은가 라는 내용입니다. 

자본주의에서 다수의 민중들의 최고의 권력자입니다. 어쨌든 금연은 건강에 필수라 끊는게 더 좋을 듯하네요.

3. 마지노선은 돈만 먹은 하마였던가.

* 마지노선이란 이름은 프랑스 국방장관 앙드레 마지노가 제안해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당시 구축 비용이 우리 돈으로 5 경원 정도라고 합니다. 공사기간은 9년, 350킬로미터에 이르는 140개의 요새와 5천 개 이상의 벙커, 300개가 넘는 포대로 구성된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지대 노선이지요. 

이렇게 무지막지한 건설비용을 들여 철옹성같이 지어진 반면 독일의 기갑부대가 아르덴고원을 뚫고 불과 5주 만에 파리가 점령돼버리지요. 이 과정에서 영, 프 연합군 30만 명이 프랑스 항구도시 덩케르크에 갇혀버렸지요. 영화로도 제작된 이야기입니다. 

엄청난 금액이 투여된 지하요새 마지노선. 허무하게도 이름에 걸맞지 않게 쉽게 무너져버립니다. 

절대 뚫지 못할 장벽으로 야심차게 구축했지만 허무하게 뚫려버려 현재는 그저 관광 유적지가 되어 버렸다네요. 천문학적 돈 만들이고 유원지가 돼버린 지금, 왠지 작금의 4대 강 사업이 불현듯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4. 복권의 유래는 어디서 온 것일까?

* 로또(lotto) 는 이탈리아 말로 "운명"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에서 영어의 복권 lottery 가 생겨났지요. 현재는 키노 keno라고도 불린답니다. 중국의 진나라가 멸망하고 한나라가 세워지자 재정확보 목적으로 정부가 고안해 낸 것이 키노입니다.

키노는 천자문의 120개 글자 중에서 10개를 맞추는 게임 방법이지요. 19세기 미국의 대륙 횡단 철도 건설 사업에 중국 이민자들이 많이 참여했는데 이때 미국 카지노에 키노 게임이 다시 부활했지요. 이를 차이니즈 로터리  Chinese Lottery라고 부릅니다.

무모한 환상을 심어주는 도박, 카지노. 복권도 이런 희망을 주기는 합니다만 유혹을 뿌리칠 본인의 결연한 의지가 관건입니다.

로또의 시초는 16세기 이탈리아 제노바 공화국에서 90명의 후보 중 5명의 의원을 뽑는 방식에서 따왔습니다. 영국은 미국의 식민지 개발 건설을 위해서 복권을 판매했습니다. 이 수익금으로 하버드와 아이비리그 대학들을 세웠다 하네요. 독일 쾰른 대성당 건축을 위해서는 2조 원 정도의 금액이 모여졌다고 합니다. 

복권은 재미로 해야지 목숨을 걸고 왕창 구입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내가 구입한 금액으로 공공사업을 하고 가난하신 분들을 도왔다고 생각한다면 맞을겁니다. 미국의 3대 대통령 제퍼슨은, 복권은 시민들이 고통을 느끼지 않는 조세의 방법이라고 했답니다.

중세의 복권 추첨식 장면의 그림이라네요. 마치 오페라 관람같군요. 주택복권처럼 활을 쏘는 장면이 있으면 금상첨화일 듯 !

심히, 공감가는 말입니다. 다른 세금은 조금만 올려도 불끈하지만, 복권에 구입하는 돈은 별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요. 그만큼 1주일 동안 당첨의 희망을 주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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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햇빛강한 초여름 누구나 다 선글라스는 무조건 필수일까? 

* 11세기 송나라의 판관들은 재판 시 색안경을 썼다고 합니다. 죄인에게 눈을 안 보이도록 해서 재판관의 마음을 읽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이것이 바로 선글라스의 기원이 되겠네요. 

이때 쓴 안경의 재료는 연수정(Smoky Quartz)으로 만들었는데, 수정은 광물 중 산소와 규소로 이루어진 석영중에서 불순물이 적고 깨끗한 것이랍니다. 

언제봐도 멋진 모습의 맥아더 사령관. 저 안경이 레이밴, 일명 레이방이라는 거군요. 혹시 쿵푸팬더도 쓰고 있는 걸까요?

보안경은 1930년대 미국의 고공비행 조종사들이 태양광선을 막기위해서 바슈롬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게 최초입니다. 이후 일반인을 위해 레이밴(Ray Ban)이라는 브랜드로 선글라스가 출시되었어요. 광선을 차단하는 안경인 거죠(ray banish) 맥아더 장군이 쓴 게 바로 이것입니다. 

공동경비구역 JSA의 이병헌이 쓴 선글라스도 이것 아닐까요? 적에게 눈빛을 들키지 않으려는 목적말입니다. 유원지의  관광객들은 과연 상대방에게 강하고 당당하게 기선제압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일까요? 아니면 혹시 타인을 슬쩍 훔쳐보고 싶은 욕망일까요. 

그보다는 자외선으로부터 눈의 보호가 제일 큰 목적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시지요?

 

B급 세계사

‘모른다’고 하기에는 뭔가 억울하고‘안다’고 하기엔 확신이 서지 않는 애매한 상식들…우리의 일상과 촘촘하게 엮인 역사의 실타래를 풀다!우리나라 사람은 역사를 좋아한다. 역사책은 꾸준한 판매량을 보인다. 직장인들의 회식 자리에서 역사는 단골 메뉴다.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 본 것 같은 주제와 소재들이 그리 낯설지 않다. 하지만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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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레일바이크는 아산시 도고면 아산만로에 위치해 있으며, 여타 유원지처럼 복잡하거나 오래 기다릴 필요까지는 없다는게 장점입니다. 

충청남도 아산시 도고면에 위치한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는 시설이 있어요. 레일바이크는 전국적으로 곳곳에 명소가 많지요. 인천 영종도에도 있고, 경기 의왕에도, 강원 삼척에도, 물론 바닷가를 끼고 있는 경치 좋은 코스에는 당연히 존재합니다. 

특히, 이곳 아산에 있는 것은 옛날에 도고온천역이 있던 자리에 장항선의 기찻길을 폐쇄하면서 생긴 것이고요. 새로운 도고온천역은 그 근처로 훨씬 크고 멋지게 지어졌습니다. 실제 맞닥뜨려 와 본 곳은 그야말로 주위에 논과 밭과 낮은 산으로 둘러싸인 다소 고즈넉한 곳입니다.

주변이 탁트인 점은 훌륭합니다. 레일바이크의 2인 요금은 2만 5천 원입니다. 그다지 비싸거나 싸 보이지는 않네요. 여타 다른 도시들도 비슷하다고 느껴집니다. 단, 혹시 지역주민이거나 경로우대 등등 우대 할인이 가능한 건지도 모르고 너무 후딱 끊어버렸네요.

옛날의 도고온천역의 잔상이 남아있네요. 아이언맨이 이곳까지 점령했으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유원지나 공공기관들은 대부분 할인이 되는데 빨리 타봐야겠다는 욕심에 그만. 항상 천천히 한번 더 생각해보고 카드를 내미는 습관을 들여야 할듯해요. 빨리 낸다고 더 빨리 타는 것도 아니고, 결국 내 주머니 돈이 더 금방 없어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침착, 침착. 항시 명심해야 겠습니다. 왕복 약 40분 정도가 걸린다고 해요. 실제로 측정을 해보니까 거의 맞더군요. 가는데 20분 오는데 20분. 열심히 발을 굴려야 하기에 운동은 좀 되는 것 같아요. 넓은 논과 밭을 두 눈으로 보고 시원한 바람을 느끼면서 페달을 열심히 밟으면, 이대로 계속 타고만 싶어 지네요.

이런 속도로 가면 북한까지도 진격할 기세입니다. 논과 밭으로 배경이 주욱 깔리다 보니, 가끔씩 고향의 향기가 추억을 새롭게 하네요. 역시 농작물들이 잘 자라려면 거름을 충분히 주어야 하듯 그에 맞는 향기도 복잡한 서울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권인 거죠. 

 

 

정말 고향의 정취가 흠뻑 느껴지는 모습입니다. 풍차와 형이상학적 전시물들이 그나마 위로가 됩니다.

바이크를 타다 보면 중간에 꼭 교차로가 있습니다. 건널목이 생기는 거지요. 왕복 2차선의 조그만 도로에도 차들이 제법 왔다 갔다 하죠. 그래서 이곳에도 안전요원분이 친절히 수신호로 교통정리를 하십니다. 나이도 좀 있으시고 친절하신 태도로 바이크까지 밀어주시는 괴력을 보여주시다니.

절로 흐뭇해집니다. 고향의 맛을 느끼면서 날씨도 좋거니와 콧노래가 절로 나올 정도로 흥겹습니다. 중간 반환점이 저 멀리 보이는 것 같은데 그 너머로 붉은색 건물이 바로 온천호텔이네요. 근처에 바로 도고온천지역이 있는지라 더운 날 땀 흘리고 힘 좀 빼면 바로 온천으로 직행해도 좋을 듯합니다.

마주오는 바이크에는 가족단위나, 부부들의 모습들이 교차합니다. 어린이들은 열심히 좋아라 발을 굴리고 부모들은 짙은 선글라스에 위엄들이 있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모습들입니다. 햇살은 많이 따가운 듯한데 바이크의 맨 앞쪽에 탔더니 약간 차양이 짧은 듯하여 태양을 좀 더 피했으면 좋을 것 같더군요.

반환점을 돌아온 후 약간 오르막이라 중간의 레일이 끌어주고 있네요. 양쪽 주변은 고향의 멋을 제대로 보여줍니다.

반환점을 터치하는 곳에도 직원 한 명이 송골송골 땀을 훔치며 바이크를 안전하게 되돌려 주고 있습니다. 열심히 구르다가 약간 내리막길에는 발을 놓아도 자동으로 주욱 잘 나가죠. 어느 지점에 가면 오르막 코스인데 철로의 가운데에 자동으로 바이크를 오르게 해주는 컨베이어 벨트 같은 장치가 있습니다.

페달을 밟지 않아도 천천히 주행되도록 만들었지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탈 때 오르막을 오를 때 철컥철컥 하면서 가는 그런 느낌 말입니다. 저 멀리 벌써 종점이 다가오자 아쉬운 감이 느껴지네요. 되도록 천천히 굴렸습니다. 역 곳곳에 캐릭터 인형 모습들이 보이네요.

거꾸로 매달려 있는 스파이더맨이 있고, 오른손을 쭉 뻗은 아이언맨도 당당히 서 있습니다. 알록달록한 풍차도 보이고 기타 다른 오밀조밀한 전시품들도 있어요. 또 한 가지 놀이기구는 짚라인이 있는데, 왕복 그렇게 높지도 길지도 않은 장치네요. 레일바이크를 탄 사람들에 한해서 1인당 6천 원에 탈 수 있네요.

짚라인을 타기위해 올라가는 층층계단입니다. 안전요원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일하고 있죠. 그래도 꽤 긴장됩니다. 

그냥 타면 만 원이라네요. 바이크를 타고 내리자 으레 그렇듯 사진을 찍어서 앨범으로 만들고는 잘 나왔으니 구매하시라는 아주머니의 추천. 이 또한 만원이라는데 아주 잘 나온 것 같지는 않아서 패스했습니다. 짚라인을 타기 위해 온몸에 안전장비를 휘감고 계단을 올라가 보니 좀 긴장이 되네요.

많이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고공이라고 발을 조심스레 띄게 됩니다. 이 정도 가지고도 이렇게 떠는데, 영화에서처럼 고공 낙하하는 기분은 어떨지 가히 짐작이 안됩니다. 아마 뛰면서 기절하지는 않을 런지요. 나중에는 시간 되면 더 높은 곳에서 낙하하는 체험을 한번 해 보고 싶네요.

그런데 내 앞쪽에는 어린 초등생들이 오히려 더 당당한지라. 정말 어린이들은 겁이 없는 건지, 심장만 아이언맨의 강심장을 가진 건지 도통 모르겠네요. 아마도 재미가 공포를 압도하나 봅니다. 한차례 군대에서나 했을 유격훈련을 마치고 매표소 옆의 오렌지 슬러시 한잔 마시니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군요.

기관사가 되면 이런 모습일까요. 앞차와의 거리 충분히 확보했네요. 조그만 건널목이라도 항시 안전이 최고죠.

이런 맛에 이 곳까지 와서 즐기나 봅니다. 근래에는 안 가본 곳을 최대한 가보려고 합니다. 시간이 허락할 때 말이죠. 어디를 가서 구경을 한다는 것은 시간, 건강, 돈 이렇게 세 가지가 허락되어야만 가능한 것 같아요. 그중 건강이 제일 중요하겠지요.

하루를 또 이렇게 행복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언제나 건강해야 함을 다시금 다짐합니다. 아산 레일바이크는 그렇게 화려하고 크지는 않지만, 고향의 푸근함을 느끼면서 소소한 체험을 하기엔 좋은 듯합니다. 매표소에 있는  조그만 황색 새끼 강아지가 있는데 인기 만점입니다.

가공할 바이크와 짚라인 체험을 마친 후 오렌지 슬러시 한입. 단돈 이천원에 갈증을 날려버립니다. Zoo Coffee !!

아이들이 서로 사진을 찍으려고 독차지하느라 바쁘신 견공입니다. 정말 큐티합니다. 아산 도고의 옛 온천 역을 상기시켜주면서 추억을 새록새록 느끼시려면 한번 방문해 보세요. 좋은 추억 담고 갑니다. 

 

아산레일바이크(주)

★★★★☆ · 관광 명소 · 도고면 아산만로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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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주차장에 주차하면 분홍색의 건물이 자원회수시설, 캐릭터 같은 분홍색 굴뚝이 동심을 자아냅니다.

광명동굴은 벌써 수년 전에 딱 한번 가본 기억이 드네요. 너무 오래전 일이라서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동굴 안에서 계단을 한참을 걸어 올라가서 제일 끝에 있는 전망대까지 나갔다가 오는 코스였던 것 같아요. 전망대에서 후들거리는 다리를 재정비하면서 심호흡을 하면서 넓은 풍경에 감탄했던 기억 말이지요.

그런 기억만을 가지고 몇 년 만에 다시 한번 가기로 마음을 먹었지요. 가는 길은 역시 예전과 다름이 없지만 도로들이 나름 잘 정비되어 있고 주차장이 여러 군데에 잘 세팅되어있어요. 전에는 언덕 위로도 한참 올라가서 주차했던 것 같은데 그곳은 막아 놓았고 1,2,3 주차장까지 꽤 넓게 되어있네요.

행운을 가져온다는 여신의 모습. 마치 수목원에나 있을 법한 포즈로 관램객들이 배경으로 사진찍기에 바쁘신 분이랍니다.

주차는 일반 승용차는 무조건 3천 원을 받고 있어요. 주차장을 떡하니 버티고 있는 분홍색의 뾰족한 기다란 탑이 참 이색적입니다. 광명시 자원회수시설이라고 합니다. 이곳을 지나 빠른 길 코스와 천천히 둘러가는 코스 두 개가 있어요. 일부러 꽃들이 많은 것 같아서 둘러가 봅니다.

제2매표소를 가서 보니 웬 티켓 종류들이 여러 가지가 있어서 결정하기가 힘들더군요. 게다가 광명시민은 50프로 할인인데 차에 지갑을 두고 온 상황이 발생했네요. 눈물을 참고 다시 주민증을 가져온 후 VR체험관에 가서 VR과 광명동굴 통합 티켓을 8500원에 끊었네요.

 

 

헌금하면 소원을 들어줄거라는 금은보화 보석의 방. 저게 도대체 얼마일까요. 눈이 휘둥그래집니다. 

그나마 주민증을 다시 가져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먼저 광명동굴을 관람하러 입구에 당도한 순간 너무나 찬바람이 오싹하더군요. 긴팔 겉옷을 안 가져왔으면 곧바로 감기에 걸려버릴 상황입니다. 긴 옷 필수입니다. 예전엔 안전모를 무조건 쓰게 했는데, 지금은 별로 강제사항은 아니군요.

보니까 안전모도 몇 개 없더군요. 다 쓰고 남은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전체적으로 예전보다 내부를 많이 꾸며놓은 것 같습니다. 첫 갈림 코스에서는 벚꽃으로 장식된 포토존이 벌써부터 붐비기 시작하더니, 그냥 동굴 자체보다는 현란한 조명시설과 물고기를 전시하는 아쿠아월드 그리고 난데없는 귀신의 집 같은 오싹 체험관과 거대 용이 전시되어 있네요.

판타지 영화 반지의 제왕 제작사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거대 용의 위엄. 눈의 광채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녹색의 용이 있는 곳은 판타지와 관계된 캐릭터와 CG그래픽 사진들과 반지의 제왕의 인형도 있네요. 무언가 특색 있게 많이는 배치를 해놓은 듯합니다. 전에는 거의 많은 동굴과 기암괴석 같은 것이 위주였는데, 지금은 그런 비슷비슷한 동굴들보다는 테마 형식의 볼거리에 더 주안점을 둔 듯합니다.

오싹 체험관은 따로 3천 원을 결제해야 한다는데, 너무 추운데 더 추울까 봐 그냥 통과했습니다. 길은 중간에 안내요원들이 많이 있어서 그렇게 험난하거나 머리가 부딪칠 염려는 없습니다. 내부에서도 쇼를 보기 위해서 좀 기다려야 하는 데  한 시간 내로 다 보고 VR체험관을 시간에 맞춰 가야 하는 압박감에 다음 볼거리로 계속 향했습니다.

와인으로 가는 길 입구에 있는 잔으로 만든 포토존입니다. 사람이 너무 많은 관계로 재빠른 무인촬영으로 성공 !

새우젓 저장고가 눈에 들어오고 토르 망치를 들고 있는 거대 캐릭터 구조물과 함께 관람객들이 행운을 빌면서 던진 돈들이 쌓여있는 황금으로 도배된 곳도 있네요. 광명동굴의 역사를 보여주는 곳에는 미니어처 인형들과 LED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형식의 전시도 좀 인상적이었네요.

와인 저장고 가는 길이 있는데, 포토존이 있고 와인을 시음하라고 이마트처럼 조금씩 컵에 따라놓았어요. 쭉 가면서, 역시나 와인 판매부스가 있고 제일 끝에는 결국 레스토랑이 있네요. 흠. 여기서 다시 돌아서 나가야 되네요. 예전의 여러 종유석을 쭉 보는 아기자기한 면은 많이 부족해 보이네요. 

에어컨같은 찬바람으로 북극을 연상시켜 주는 광명동굴 입구 전경. 

동굴에 오히려, 꽃들과 용들과 캐릭터와 물고기들이 더 많아요. 동굴을 본 건지 놀이동산에 와서 구경을 한 건지 하는 착각이 조금 듭니다. 나름, 광명시에서 홍보도 많이 하고 테마별로 많이 준비한 것은 보이는데, 강원도나 해외의 동굴들하고는 왠지 좀 시간도 짧게 느껴지곤 하네요.

아마도 광명동굴은 종유석보다는 이곳에서 무지막지하게 강제로 일을 해야 했던 탄광인들의 모습과 시선에 더 주안점을 둔 듯합니다. 오히려 그때 노동을 했었던 분들의 체취와 넋을 기리는 그런 의미로 보면 더 좋을 듯하네요. 여하튼 그렇게 구경을 하고 나오니 약 40분 정도 걸립니다.

광명동굴의 스카이 뷰 전망대 입니다. 광명시 전체를 조망하면서 시원한 바람을 쐬면 더 없이 좋습니다.

전에 느꼈던 전망대를 가려면 동굴을 다 보고 나가서 입구 오른쪽 계단으로 올라가야 하더군요. 끝도 없는 계단을 이 더운 날씨에 올라가야 하다니 망설였는데 결국은 올라가 봅니다. 좀 빠른 걸음으로 가니 솔직히 5분도 안 걸렸습니다만, 허벅지는 뻐근하네요.

전망대에서 보니 더 위의 동굴 입구는 막아놓았네요. 그곳이 전에는 동굴 속에서 맨 꼭대기로 올라와 이 곳 전망대로 나오는 길이었는데 지금은 여하튼 막혀버렸네요. 광명시 전경이 한눈에 탁 트여 보이니 가슴이 시원합니다. 내려오다 보니 좌측에는 라스코 전시관이 있네요.

업사이클 아트센터의 폐종이 및 나무 조각들로 구성한 그야말로 살벌한 <종이호랑이> 의 위엄을 느껴보세요.

그곳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빛으로 구성된 쇼를 보여주나 봅니다. 레인보우라고 하는데 아이들과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아요. VR 체험은 네 개의 테마를 가지고 고글 안경을 쓰고 가상현실을 느껴보는 것입니다. 기차를 타고 광명동굴을 탐험하고 마지막에 금은 보석방에 도착하는 것이 있고, 행글라이더처럼 엎드려서 광명시를 날아보는 것도 있어요.

나머지 두 개는 암벽을 기어올라가는 체험과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하고 폭파하면서 광석을 분쇄기로 채취하는 영상체험입니다. 그런대로 재밌는 경험이었네요. 실제로 VR은 젊은이나 어린이들도 많이 하는 것을 봤는데 앞으로는 가상으로 게임을 하는 것이 더욱 일반화될 것 같아요.

숫가락, 젓가락, 쟁반들로 만든 코뿔소의자의 모습. 뒤에는 망가진 백미러만으로 예술혼의 극치를 보여주네요.

그 느낌이 영상만으로도 충분히 실제와 같기 때문이죠. 장비 가격이 많이 다운되고 관련 소프트웨어가 많아진다면 집에 하나씩 장만할 듯합니다. 광장에서는 커다란 LED로 된 탑이 있는데 그 앞에서 가수의 노래와 마술사의 묘기들을 전광판으로 그대로 보여줍니다.

푸르른 녹지 안에 이런 커다란 휴식과 관람의 공간이 있어서 괜찮은 유원지라고 생각이 듭니다. 주차장 쪽에는 업사이클 아트센터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무료입장이고 각종 폐자원들을 가지고 동물들을 묘사해서 전시해 놓았습니다. 숟가락이나 쟁반, 프라이팬 등으로 감탄이 나올듯하게 잘 만든 작품들이 많습니다.

오른쪽으로는 광명동굴 빨리가는 길이 있고, 이곳은 그보다 좀 천천히 가는길. 꽃들을 구경하면서 쉬엄쉬엄 가면 더 좋습니다.

재미있고 독특한 내용으로 눈요기 하기에 더없이 좋았습니다. 정말 우리가 쓰는 물건들이 버릴 게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렇게 광명동굴은 수년 전보다는 훨씬 세련되고 발전된 모습으로 많이 탈바꿈한 것은 확실하네요. 연간 2백만 명의  관광객을 목표로 광명시에서도 적극 지원하는 것으로 봐서 앞으로도 더 좋은 관광지로 발돋움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많이들 관람하시길 바랍니다.

 

광명동굴

경기 광명시 가학로85번길 142 (가학동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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