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수를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 문제이다.

* 못난 조선 - 문소영 지음, 나남 신서 발행

 1. 조선후기 중산층이 무너지다.
* 국가재정 고갈을 타개하기 위해 일정 금액을 국가에 납부하면 노비 신분을 면해주는 제도인 '납속책'을 실시하였다. 
* 조선시대 신분구조는 양인과 천민으로 구성된 '양천제'였다.
* 농민이 양반으로 신분상승하는 것은 조선 초기에나 가능했고, 후기에는 양반은 세습되는 양상을 보인다.

* 조선후기 양반은 80%까지 급증한다. 이는 나라 재정을 보충하려고 부유층에게서 돈이나 곡식을 받고 팔았던 명예직 벼슬 문서인 '공명첩'이 나돌았기 때문이다. 공명이란 받은 자의 이름을 기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첩이란 임명장 또는 사령장을 뜻한다. 결국 돈 많은 양인이 합법적으로 양반이 되는 방법이다.
* 조선전기 전체 인구는 400~500만 명이고 이중 노비 인구는 150만 명 정도이다.
* 30%가 넘는 노비비율로 조선은 중세가 없이 고대 노예제 시대에서 근대로 건너뛰기를 하였다.

* 전쟁노비를 구할 수 없게 되자, 양반의 시중을 들 노비를 구하고자 노비 신분을 대대로 세습시키는 '노비 세전 법'을 고안해 냈다. 부모 중 한쪽이 노비면 그 자식은 무조건 노비가 된다. 또한, 자신의 노비를 양인과 결혼시키는 '양천교혼'을 통해 양인을 노비로 만들기도 하였다. 이는 양반들이 자신의 재산을 늘릴 속셈인 것이다.
조선왕실은 양천교혼을 금지하도록 하였으나 조선 양반들은 이러한 법을 지키지 않았다.

* 조선초의 노비는 토지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재산이었다.
* 주인과 함께 거주하는 남자노비인 솔거 노비, 가난으로 스스로 노비가 되는 구활노비 등도 존재한다.
* 노비가 너무 증가하자 '종모법'을 실시하는데, 이는 남자 노비가 양인 신분의 여자와 결혼하면 그 자식들에게 양인 신분을 부여하는 것이다.

◆ 잘난 부문만 강조하고 못난 역사를 덮으면 안된다. 그 이유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 1886년에 노비세습제가 폐지되었고 1897년 대한제국 탄생시 노비제도는 종말을 맞았다. 이에 반해, 일본은 900년대에 이미 노비제가 폐지되었다.
*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강조한 서양 귀족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비교하면 조선 양반은 얼마나 특권적인가.
* 우리나라 고위층, 대기업오너들 자제들의 병역기피를 보노라면 조선 후기 군역을 면제받은 특권층 양반의 화신을 보는 것 같다.

▶ 나 이대 나온 여자야~ 바로 저자 문소영의 미술관과 관련된 책들을 몇몇 접했었다. 이번 못난 조선이라는 제목이 왠지 궁금해서 집어 들었는데 이미 알고 있던 저자라서 반갑다. 상당히 두꺼운 책으로써 이번 챕터가 관심이 제일가서 살펴보니 현재 우리의 실정과 너무나 흡사함에 흠칫했다. 

양반과 노비, 현재의 중산층 이런 단어들이 평등한 현시대에도 실제적으로는 계급이 존재한다 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기업체에 들어가서 하루의 3분의 2를 노동력을 제공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잠시 집에 와서 눈을 붙이고 다시 출근. 공기업 직원은 공노비요, 기타 다른 회사 직원들은 사노비인지라. 

이 우울한 심정 어찌 해소 할까만은. 불과 백 년 전만 해도 노비가 있었다는 데에 새삼 역사의 시간이 아득하기만은 하지 않다. 조금만 일찍 태어났으면 벼룩이 날뛰는 시대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었을지 넘 소름 끼친다. 세상 평등한 곳을 만든다는 대통령의 정책으로 연일 시끄러운 곳이지만, 진정한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며 오늘도 하루 감사하며 살리라 마음먹는다.

 

못난 조선

요즘 16~18세기 조선시대를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외세에 의해 강제적으로 근대화되기 전에 이미 조선 내부적으로 근대를 지향하는 개혁의 싹이 돋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광해군, 영?정조 시대를 다룬 수많은 드라마, 영화, 책들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다. 예컨대, 2012년 개봉해 관객수 1,300만명을 돌파한〈광해, 왕이 된 남자〉는 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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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아는 상식 그게 철학이야 

# 네가 아는 상식 그게 철학이야  - 김의수 지음, 시간의 물레 발행

1. 인문학이 있는 삶의 향기
* 과학 시간에 배우는 것은 합리적인 원리인데 할머니 할아버지는 아직도 미신적인 전통이나 신비주의 종교에 머물러 있다. 이런 모순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 우리가 찾을 수 있는 행복은 상식의 범위 내에 있고 어느 정도의 행복이지, 완벽한 행복은 없다.
* 우리는 상식에 머물기 때문에 문제일까? 아니다. 전문성을 강조하면서 오히려 상식조차 무시하기 때문에 문제다.

* 인문학은 영웅을 추종하지 않는다. 절대적인 진리를 추구하지 않는다. 좀 안다고 그것을 뽐내지 않는다.
* 철학자나 인문학자 중에 인생의 스승으로 삼고자 딱 한 사람을 찾으려는 노력은 무모한 일이다.
* 어떤 탁월한 철학자의 책이라도 그것이 갖는 한계를 전제해야 하고, 모든 책들은 나의 주체적 사고를 위한 자료로만 활용해야 한다.

* 대학에 안 다녀도 꾸준히 독서모임에 참여하면 대학원 졸업자 수준의 지적 능력을 갖추게 된다.
* TV나 인터넷 방송에 나오는 유명 강사의 강의를 듣는 것도 공부하는 방법이다.
* 학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주관이 서게 되고, 자신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주장하게 된다. 
* 우리는 모두가 상식철학자들이다.

♠ 사색, 독서, 토론, 탐구 <파트너와 함께 읽는 책> (사진=unsplash)

2. 삶의 체험과 글쓰기
* 구체적인 체험과 고민 없이 머리만으로는 살아있는 글이 써지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다시 택시를 몰기 시작했다. 택시를 그만두고 전적으로 글을 쓰는데도 오히려 택시를 몰면서 바쁜 시간 짬을 내서 글을 쓸 때만큼 글이 써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 이론이나 기교는 부착적인 것이며, 정작 중요한 것은 체험의 내용이다.
* 책을 출판하고 많은 독자들을 얻는 것보다 더 우선적인 것은 스스로의 생각과 삶을 기록하는 것이다.

* 이 기록은 바로 자신의 인생을 엮어두는 것이며, 남들에게 읽히기 전에 자신에게 읽히는 것이다.
* 아무도 읽지 않고 자기만 읽는 일기라고 할지라도 그것은 어떤 베스트셀러 못지않게 귀중한 것이다.
* 이제 우리는 과거의 철학, 남들의 철학을 정리하는 차원을 넘어, 독자적인 사유로 대안적인 자기주장을 펼 수 있어야 한다.

* 시대의 문제를 고민하고 우리 자신의 철학을 세워야 한다.
* 책을 내려고 할 때 출판사에서 난색을 표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책으로 묶기에는 이미 낡은 글이고, 지역의 문제를 다룬 글이며, 독자들에게 지적인 유익을 주는 독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그 글들은 저자가 지속적으로 써온 글들이고 체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고, 혼신의 힘으로 주장한 실천의 기록들이었다.

▶ 저자 김의수는 상식철학을 주로 주장하는 대학의 철학 교수이다. 보통의 철학책들은 너무 읽기가 어렵다. 일반 시민들이 평생을 골치 썩어가면서 생각했던 고리타분한 철학적 내용을 읽어본들 도대체 무슨 말인지 조차 파악하기도 힘들다. 어렵게 읽어야 남고 그만큼 성장한다고도 한다. 

글쎄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다. 무슨 일이든지 일단은 재미가 있어야 지속하기가 쉬워 보인다. 특히나 책 중에서도 철학책은 말이다. 이번 저자의 책은 일반 상식이 바로 철학이라는 왠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말들로 책은 쉽게 읽히고 공감이 많이 간다.

경제학원론의 95퍼센트는 일반 상식을 꼬아서 이론으로 만들었다는 말도 있는데 이제는 좀 쉬운, 아니 그렇다고 허접한 내용이 아니라 내용은 격조가 있어도 이해하기 쉽고 재미가 있는 그런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은 챕터들도 관심이 가는 부분들부터 읽어볼 요량이다. 쉽게 다가오는 책이다. 

 

네가 아는 상식 그게 철학이야

상식 철학으로 행복한 삶을 이 책은 상식철학자 김의수교수가 인문학의 향기가 피어나는 생활세계를 위해서 쓴 인문담론이다. 고등학생부터 노년세대까지 함께 읽고 토론하자고 제안하는 인문교양서이다. 대학에서 독일현대철학을 강의할 때부터 학생들이 스스로 주제를 제시하고 토론하게 한 저자는 정년 후 고교생 철학 특강과 시민 인문학 독서 토론 학습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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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ES24)

◆ 어벤져스 시리즈의 대단원 : 엔드게임

어벤저스 엔드게임. 이제 마지막인 걸까. 솔직히 마블 영화를 그렇게 많이 보진 않았다. 최근에 했던, 아니 지금도 상영 중에 있는 캡틴 마블 영화도 못 봤다. 솔직히 평들이 영 안 좋아서 말이다. 페미니즘이 깔려있다 여주인공 외모가 왠지 캡틴에 어울리지 않는다 등 여러 평들이 비호감 일색이었다. 

아이언맨도 하도 오래전에 2편인가 3편인가만 본 기억만 있고 말이다. 어벤져스도 1편인 캡틴 아메리카를 케이블티브이에서 우연히 하길래 조금 봤었는데 그땐 좀 재미를 느꼈었다. 앞부분을 잘라 먹어서 다시 넷플릭스에서 보충해서 시청했다.

그 외 울트론, 시티 등등의 시리즈는 바빠서 중요 부분만 휙휙 지나치면서 감상을 했더랬다. 액션씬은 많이 볼만했고 원래 마블이 만화의 콘티에서 그대로 따다가 스크린으로 옮겨온 작품인데, 가히 전 세계적으로 개봉 때마다 빅히트를 치고 있다. 작년 인피니티 워도 전 세계 흥행수입 당당 1위 아니던가, 2위도 물론 블랙 팬서가 차지했고 말이다.

역시나 디즈니는 영화를 참 잘 만든다. 그래픽도 훌륭하고 애니메이션 작품들은 스토리 또한 빠져들게 잘 짜여져서 어른들도 참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어른들도 감동을 받아 눈물을 줄줄 흘리게 하니 이 얼마나 감동을 주는 작품이겠는가. 24일 개봉과 더불어 낮시간에 그야말로 젊으신 직장인들인데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이다.

아마도 개봉에 맞춰서 반차를 내고 구경을 왔다는 분들이 많다고 하는데 가히 놀랄 정도이다. 우리나라의 정서가 외국의 슈퍼히어로 무비에 이토록 열광적인 줄은 정말 몰랐다. 아마도 재미가 있으니까 보질 않겠는가, 재미가 없다면 이렇게 예매울 95프로 이상 2백만명이 시청 준비를 할 수가 있을까. 

♣ 스톤을 찾기위해 양자영역으로 들어가는 어벤져스 캡틴

그런데, 기사에는 스크린상한제를 시행한다고 한다. 너무 상영관을 독과점하는 행태에 규제를 가하겠다는 뜻이란 것이다. 전번 <극한직업> 때는 어땠는가. 그때는 이런 말이 없었다. 실로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국의 문물이더라도 작품성이 좋아서 보고 싶어서 예매를 하게 된 것인데 이를 규제한다는 것도 참 우스운 일이다.

관객들의 선택권을 법으로 강제 규제 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행동은 그냥 시장의 논리대로 물 흐르듯이 내버려두는 것이 오히려 더 맞는 것은 아닐까. 여하튼, 영화보기를 극도로 좋아하는 한국사람의 정서를 너무 한쪽만의 의견으로 몰아세우는 듯해서 심히 불편한 감이 있다. 

어벤저스에 대한 극도의 광팬까지는 아니라서, 모든 전편들을 정주행도 하지 못해서 그 세계관을 전부 숙지하지는 못하지만, 무려 장장 3시간이라는 아랫배의 배뇨 욕구를 강제로 참도록 하는 이른바 극한 상영이 된 엔드게임은 왠지 슬펐다. 한 시간 이상을 각 주인공들을 한 명씩 소환하는 과정을 드라마와 같이 소개하는데 할애한다.

전투씬과 고난이도 액션씬은 마지막 30분 정도 보여주고 중간중간 깨알 같은 웃음과 막판에 주인공의 장렬한 최후로 대장정의 종지부를 찍으면서 눈물 한 방울을 떨구도록 만든다. 낮 기온이 20도 이상을 기록하는 와중에 극장 안은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팔 언저리를 감싸줬다.

자칫 감기에도 걸릴 수 있는 환경. 급기야 가끔 기침을 해대는 관객들도 있고 하다. 나타샤, 스칼렛요한슨, 공각기동대에서는 최첨단의 약간 민망한 슈트를 입고 액션을 보였었다. 이번에도 급기야 제레미 레너에게 가슴 아픈 양보를 하고 슬픈 마무리를 한다.

아이언맨은 강인함을 퍼뜩 떠올리게 되는데, 이번 스크린에서는 다소 야윈 모습이 애처로웠다. 실제로 무슨 병에 걸린 것인지 착각할 정도로 왜소해진 그의 상체모습. 진짜 어디 아픈 거는 아닌지 하는 의심까지 들었다. 처절한 전투 후에 스톤을 차지한 후에 에너지 소모가 다 된 모습.

◈  마블 Avengers: Endgame, 2019 엔드게임 프로모션 

그의 아내 기네스 펠트로의 뜨거운 작별 키스. 너무나 숙연하고 찬물을 끼얹은 관객의 반응에 함부로 바스락 소리를 낼 수 없을 정도였다. 초반에는 조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마치 넋이 나간 장례식장의 분위기 같은 오싹함. 독서실보다도 더 조용하고 신중했다.

이 물기는 에어컨에 의한 것인가, 영화의 내용에 의한 것인가, 멜로영화도 아닌데  콧물을 훔치기가 창피하다. 캡틴도 나이가 이제 들었다. 미래를 다녀온 모습. 할아버지의 인상도 멋짐 그 자체이다. 본인의 마스코트인 붉은색 방패를 동료에게 인계하는 상황. 

엔드가 아니라 새로운 뉴히어로의 서막인 걸까. 슬픔을 주더니 희망과 미소도 함께 전달해 준다. 캡틴 아메리카에서는 70년 동안 기다려서 엇갈려 버린 애인을 드디어 상봉하는 상황. 엔드는 자신의 사랑을 찾아가는 것인 걸까. 어벤저스의 전체적인 영상에 흐르는 단어는 희생이라고 보고 싶다.

가족과의 행복한 상황을 어느 누구에게도 터치 받고 싶지 않은 현실, 악의 무리 타노스의 거친 야욕을 잠재우고 지구의 인류를 구해야만 하는 갈림길. 그 막대한 기로에서 결정할 수 있는 매개체는 자신을 낮추고 더 큰 소망을 이루기 위한 결정. 동료애와 희생인 것이다.

실없는 단순 만화의 영역이 아닌, 웅장하고 심오한 인류애를 향한 거침없는 행보가 돋보이는 히어로 무비이다. 마지막 전투씬에서는 그야말로 그간 등장했던 모든 영웅들이 등장하면서 한바탕 혈투를 치르는데, 그야말로 가슴 벅찬 감동까지 받게 된다.

그 거대한 스케일의 장면들과 그에 어울리는 현란한 입체 사운드에 온전히 녹아들기에 충분하였다. 자막과 함께 주인공들의 그간 활약했던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애틋한 회상도 떠올려 보게 된다. 많이 아쉽고 다소 늘어지는 스토리임에도 대단원의 막을 관객의 뇌리에 깊게 심어주어 멋진 마지막을 간직할 수 있도록 보여주었다.

또 어떤 멋진 영상과 스토리로 우리를 찾아오게 될지 디즈니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 진다. 이번 영화도 대히트를 치기에 분명하며, 새로운 기록을 쓰지 않을까 기대된다. 아마도 두세 번씩 관람하겠다는 관객들이 벌써부터 보인다. 디즈니 마블은 역시 재미 그 자체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인피니티 워 이후 절반만 살아남은 지구마지막 희망이 된 어벤져스먼저 떠난 그들을 위해 모든 것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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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영화)

◆ 지구의 끝인 얼음으로 뒤덮인 세상속에도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 

넷플릭스의 시청률 상위에 있는 프로그램 중에서 <우리의 지구 : Our Planet>가 상위권에 들어있었다. 시즌 내에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지구의 극지라는 편이 호기심을 확 끈다. 넷플릭스의 멤버십이 베이식으로 되어 있어서 그런지 노트북으로 시청시 화질이 조금 떨어짐을 느낀다. 

스탠더드 일 때는 HD 화질이라서 그래도 볼만 했는데 조금 기분이 언짢은 건 있다. 아마도 다큐멘터리라서 상당히 밋밋하거나 그냥 경치 구경하는 정도 아니겠느냐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여지없이 깨 주는 영상이다. 어느 정도의 감동이랄까 그런 것이 존재한다. 

마지막 즈음에는 역시 울컥하는 장면도 있다. 극지이기 때문에 남극과 북극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을 상당히 근접해서 자세하게 촬영을 한것 같다. 남극 해빙기를 맞아 젠투펭귄들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펭귄 하면 일단은 귀여운 동물의 대표적 아이콘이다. 

뽀로로의 리더 주인공도 펭귄이고, 심형래가 가끔 묘사하는 모습도 있지 않은가. 각종 캐릭터들도 앙증많은게 많다. 그 추운 남극에서 수십만 마리가 한 곳에 서식하면서, 부모 펭귄들이 먹을 것을 가지고 올 때까지 새끼들이 지져대면서 서 있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 척박한 환경에서도 자기의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려고 돌산을 힘겹게 기어오르는 젠투펭귄들.

부모가 입속에서 먹을것을 넘겨줘야 살아갈 수 있는 척박한 환경이 짠하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자식을 위한 부모의 마음이 똑같다고 느끼니 새삼 뭉클하다. 50만 마리의 새끼들 속에서 부모는 소리를 듣고서 찾아간다니 기이할 따름이다. 그들만의 송수신 식별장치가 있는 걸까. 신비롭기 그지없다. 

그런데 이런 펭귄들을 또한 노리는 녀석이 있으니 그 상위 포식자인 범고래다. 열심히 헤엄쳐서 바다를 건너다가 낙오가 된 녀석은 떼거지로 포위를 하는 범고래에게 가차없이 먹혀버린다. 범고래의 주둥이로 툭툭 치니 펭귄은 그야말로 이리저리 튕겨 나가며 정신을 못 차리고 결국은 먹이가 돼버린다.

펭귄을 못살게 구는 또 하나의 포식자로는 물범이 있다. 펭귄이 살기 참 어려운 동네이다. 이런 펭귄도 해빙기 일때 바닷속 몇백 미터에 있는 크릴새우를 사냥을 해서 배를 채웠었다. 혹등고래 또한 크릴새우를 대량으로 잡아드시는 포식자이다. 동물들의 갑질들을 볼 수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하늘에는 어떤가. 알바트로스가 또한 펭귄처럼 부모가 새끼들을 부양하는 모습이 비슷하다. 북극으로 가면 물범이 다시 북극곰의 먹이가 되어버린다. 새하얗게 얼음으로 덮여있는 바다 위에서 물범이 구멍을 뚫고 올라와 있다. 새끼 물범이다. 이를 사냥하는 북극곰과 그 새끼 북극곰의 사냥을 보노라면 아슬아슬하다. 

한 편의 추적 스릴러를 보는 듯한 모습에 빠진다. 어미 물범이 자기 자식 물범이 곰에 잡혀 가는 모습을 그저 아련히 바라보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짠하던지. 아무것도 할 수 없이 힘없는 눈으로 그저 쳐다만 보는 모습이 심히 분노가 올라오기도 한다. 약육강식의 세계는 정말 냉정한 듯하다. 

■ 먹이 찾기도 하늘의 별따기인 저곳에서 가까스로 발견한 물범, 과연 허기를 채울 수 있을런지.

한치의 용서나 변명이 필요없는 상황이 아니던가. 인간 세계에서는 저런 일이 생기면 가서 사정을 얘기하고 용서를 빌어도 보고 안되면 고소, 고발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은가. 정 안되면 돈으로 매수하여 자식을 살릴 수도 있을 상황 아니던가. 인간이 만들어 놓은 영화 속의 약육강식의 스토리는 전혀 통하지 않는 야생의 세계란 정말 끔찍하다.

정말 동물로 태어나지 않은게 이 얼마나 다행인지를 퍼뜩 느끼게 된다. 러시아 북동부 해안에는 바다코끼리 십만 마리 이상이 한 곳에 뒤엉켜 있다. 양쪽 입가에 긴 젓가락을 꽂은 듯한 그런 녀석들 말이다. 몸무게가 보통 1톤에서 수컷들은 4톤까지 된다고 한다. 

이건 자동차 SUV한대 보다도 더 크다는 얘기인가? 직접 보지 않아서 그 크기가 실감이 가진 않지만 커도 너무 큰 거 아닌가 말이다. 지구의 온난화로 인해 얼음들이 녹아서 그들의 서식지가 어쩔 수 없이 한 곳으로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4톤짜리 덩치들이 수십만 마리가 우글거린다고 생각해 보시라. 

이에 인간은 정말 개미새끼 한마리로 밖에 보이지 않을는지. 진짜 인간의 신체는 얼마나 나약한지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저런 녀석의 배에 깔린다면 그야말로 끔찍하다. 그런 덩치들이 그나마 쉴 곳을 찾으려고 돌산을 기어오른다는 것이다. 거의 백 미터의 경사를 그 무거운 몸을 끌고 말이다. 

♣ 바다코끼리의 위태로운 절벽의 모습. 생존의 의지는 강하나 환경이 바쳐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위험천만한 낭떠러지 같은 곳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배가 고파지면 다시 바다로 내려와야 하는 상황. 허나 이들은 육지에서는 시력이 그렇게 좋지 못하기에 돌산을 내려오다가 수없이 그냥 떨어진다. 대부분 죽지 않겠는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산을 하다 맥없이 죽어야 하는 그런 처참한 상황을 슬로 장면으로 보여주니 너무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찔끔 난다. 

이 모든게 환경과 기후의 급속한 변화로 인해 일어난 일 아닌가 말이다. 환경파괴나 오염 온난화의 문제, 극지방의 얼음이 녹고 있다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그게 뭔 대수인가 당장 우리가 살아 가는데 큰 문제없으면 문제없는 게 아닌가 하며 살아왔다.

이런, 환경에 관해 여지껏 자세히 몰랐던 동물들의 아픔이 있었다는 데에 심히 놀랐다. 인간도 동물인데, 같은 지구 상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로써 서글프고 왠지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나머지 에피소드도 또한 색다른 감동을 주리라 믿는다. 

매일 좀비 같은 화면만 보다가 이런 대자연의 신비감과 경외감을 느껴보니까 가슴이 뻥하고 뚫리는 것 같고 머리가 멍해지기까지 한다. 주말 저녁에 TV에서 하던 <동물의 왕국> 수준이겠거니 했는데, 그보다는 한층 업그레이드 된 감동의 영상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을 내서 주행을 예상해 본다.

 

우리의 지구 | Netflix 공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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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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