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레일바이크는 아산시 도고면 아산만로에 위치해 있으며, 여타 유원지처럼 복잡하거나 오래 기다릴 필요까지는 없다는게 장점입니다. 

충청남도 아산시 도고면에 위치한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는 시설이 있어요. 레일바이크는 전국적으로 곳곳에 명소가 많지요. 인천 영종도에도 있고, 경기 의왕에도, 강원 삼척에도, 물론 바닷가를 끼고 있는 경치 좋은 코스에는 당연히 존재합니다. 

특히, 이곳 아산에 있는 것은 옛날에 도고온천역이 있던 자리에 장항선의 기찻길을 폐쇄하면서 생긴 것이고요. 새로운 도고온천역은 그 근처로 훨씬 크고 멋지게 지어졌습니다. 실제 맞닥뜨려 와 본 곳은 그야말로 주위에 논과 밭과 낮은 산으로 둘러싸인 다소 고즈넉한 곳입니다.

주변이 탁트인 점은 훌륭합니다. 레일바이크의 2인 요금은 2만 5천 원입니다. 그다지 비싸거나 싸 보이지는 않네요. 여타 다른 도시들도 비슷하다고 느껴집니다. 단, 혹시 지역주민이거나 경로우대 등등 우대 할인이 가능한 건지도 모르고 너무 후딱 끊어버렸네요.

옛날의 도고온천역의 잔상이 남아있네요. 아이언맨이 이곳까지 점령했으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유원지나 공공기관들은 대부분 할인이 되는데 빨리 타봐야겠다는 욕심에 그만. 항상 천천히 한번 더 생각해보고 카드를 내미는 습관을 들여야 할듯해요. 빨리 낸다고 더 빨리 타는 것도 아니고, 결국 내 주머니 돈이 더 금방 없어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침착, 침착. 항시 명심해야 겠습니다. 왕복 약 40분 정도가 걸린다고 해요. 실제로 측정을 해보니까 거의 맞더군요. 가는데 20분 오는데 20분. 열심히 발을 굴려야 하기에 운동은 좀 되는 것 같아요. 넓은 논과 밭을 두 눈으로 보고 시원한 바람을 느끼면서 페달을 열심히 밟으면, 이대로 계속 타고만 싶어 지네요.

이런 속도로 가면 북한까지도 진격할 기세입니다. 논과 밭으로 배경이 주욱 깔리다 보니, 가끔씩 고향의 향기가 추억을 새롭게 하네요. 역시 농작물들이 잘 자라려면 거름을 충분히 주어야 하듯 그에 맞는 향기도 복잡한 서울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권인 거죠. 

 

 

정말 고향의 정취가 흠뻑 느껴지는 모습입니다. 풍차와 형이상학적 전시물들이 그나마 위로가 됩니다.

바이크를 타다 보면 중간에 꼭 교차로가 있습니다. 건널목이 생기는 거지요. 왕복 2차선의 조그만 도로에도 차들이 제법 왔다 갔다 하죠. 그래서 이곳에도 안전요원분이 친절히 수신호로 교통정리를 하십니다. 나이도 좀 있으시고 친절하신 태도로 바이크까지 밀어주시는 괴력을 보여주시다니.

절로 흐뭇해집니다. 고향의 맛을 느끼면서 날씨도 좋거니와 콧노래가 절로 나올 정도로 흥겹습니다. 중간 반환점이 저 멀리 보이는 것 같은데 그 너머로 붉은색 건물이 바로 온천호텔이네요. 근처에 바로 도고온천지역이 있는지라 더운 날 땀 흘리고 힘 좀 빼면 바로 온천으로 직행해도 좋을 듯합니다.

마주오는 바이크에는 가족단위나, 부부들의 모습들이 교차합니다. 어린이들은 열심히 좋아라 발을 굴리고 부모들은 짙은 선글라스에 위엄들이 있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모습들입니다. 햇살은 많이 따가운 듯한데 바이크의 맨 앞쪽에 탔더니 약간 차양이 짧은 듯하여 태양을 좀 더 피했으면 좋을 것 같더군요.

반환점을 돌아온 후 약간 오르막이라 중간의 레일이 끌어주고 있네요. 양쪽 주변은 고향의 멋을 제대로 보여줍니다.

반환점을 터치하는 곳에도 직원 한 명이 송골송골 땀을 훔치며 바이크를 안전하게 되돌려 주고 있습니다. 열심히 구르다가 약간 내리막길에는 발을 놓아도 자동으로 주욱 잘 나가죠. 어느 지점에 가면 오르막 코스인데 철로의 가운데에 자동으로 바이크를 오르게 해주는 컨베이어 벨트 같은 장치가 있습니다.

페달을 밟지 않아도 천천히 주행되도록 만들었지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탈 때 오르막을 오를 때 철컥철컥 하면서 가는 그런 느낌 말입니다. 저 멀리 벌써 종점이 다가오자 아쉬운 감이 느껴지네요. 되도록 천천히 굴렸습니다. 역 곳곳에 캐릭터 인형 모습들이 보이네요.

거꾸로 매달려 있는 스파이더맨이 있고, 오른손을 쭉 뻗은 아이언맨도 당당히 서 있습니다. 알록달록한 풍차도 보이고 기타 다른 오밀조밀한 전시품들도 있어요. 또 한 가지 놀이기구는 짚라인이 있는데, 왕복 그렇게 높지도 길지도 않은 장치네요. 레일바이크를 탄 사람들에 한해서 1인당 6천 원에 탈 수 있네요.

짚라인을 타기위해 올라가는 층층계단입니다. 안전요원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일하고 있죠. 그래도 꽤 긴장됩니다. 

그냥 타면 만 원이라네요. 바이크를 타고 내리자 으레 그렇듯 사진을 찍어서 앨범으로 만들고는 잘 나왔으니 구매하시라는 아주머니의 추천. 이 또한 만원이라는데 아주 잘 나온 것 같지는 않아서 패스했습니다. 짚라인을 타기 위해 온몸에 안전장비를 휘감고 계단을 올라가 보니 좀 긴장이 되네요.

많이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고공이라고 발을 조심스레 띄게 됩니다. 이 정도 가지고도 이렇게 떠는데, 영화에서처럼 고공 낙하하는 기분은 어떨지 가히 짐작이 안됩니다. 아마 뛰면서 기절하지는 않을 런지요. 나중에는 시간 되면 더 높은 곳에서 낙하하는 체험을 한번 해 보고 싶네요.

그런데 내 앞쪽에는 어린 초등생들이 오히려 더 당당한지라. 정말 어린이들은 겁이 없는 건지, 심장만 아이언맨의 강심장을 가진 건지 도통 모르겠네요. 아마도 재미가 공포를 압도하나 봅니다. 한차례 군대에서나 했을 유격훈련을 마치고 매표소 옆의 오렌지 슬러시 한잔 마시니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군요.

기관사가 되면 이런 모습일까요. 앞차와의 거리 충분히 확보했네요. 조그만 건널목이라도 항시 안전이 최고죠.

이런 맛에 이 곳까지 와서 즐기나 봅니다. 근래에는 안 가본 곳을 최대한 가보려고 합니다. 시간이 허락할 때 말이죠. 어디를 가서 구경을 한다는 것은 시간, 건강, 돈 이렇게 세 가지가 허락되어야만 가능한 것 같아요. 그중 건강이 제일 중요하겠지요.

하루를 또 이렇게 행복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언제나 건강해야 함을 다시금 다짐합니다. 아산 레일바이크는 그렇게 화려하고 크지는 않지만, 고향의 푸근함을 느끼면서 소소한 체험을 하기엔 좋은 듯합니다. 매표소에 있는  조그만 황색 새끼 강아지가 있는데 인기 만점입니다.

가공할 바이크와 짚라인 체험을 마친 후 오렌지 슬러시 한입. 단돈 이천원에 갈증을 날려버립니다. Zoo Coffee !!

아이들이 서로 사진을 찍으려고 독차지하느라 바쁘신 견공입니다. 정말 큐티합니다. 아산 도고의 옛 온천 역을 상기시켜주면서 추억을 새록새록 느끼시려면 한번 방문해 보세요. 좋은 추억 담고 갑니다. 

 

아산레일바이크(주)

★★★★☆ · 관광 명소 · 도고면 아산만로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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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주차장에 주차하면 분홍색의 건물이 자원회수시설, 캐릭터 같은 분홍색 굴뚝이 동심을 자아냅니다.

광명동굴은 벌써 수년 전에 딱 한번 가본 기억이 드네요. 너무 오래전 일이라서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동굴 안에서 계단을 한참을 걸어 올라가서 제일 끝에 있는 전망대까지 나갔다가 오는 코스였던 것 같아요. 전망대에서 후들거리는 다리를 재정비하면서 심호흡을 하면서 넓은 풍경에 감탄했던 기억 말이지요.

그런 기억만을 가지고 몇 년 만에 다시 한번 가기로 마음을 먹었지요. 가는 길은 역시 예전과 다름이 없지만 도로들이 나름 잘 정비되어 있고 주차장이 여러 군데에 잘 세팅되어있어요. 전에는 언덕 위로도 한참 올라가서 주차했던 것 같은데 그곳은 막아 놓았고 1,2,3 주차장까지 꽤 넓게 되어있네요.

행운을 가져온다는 여신의 모습. 마치 수목원에나 있을 법한 포즈로 관램객들이 배경으로 사진찍기에 바쁘신 분이랍니다.

주차는 일반 승용차는 무조건 3천 원을 받고 있어요. 주차장을 떡하니 버티고 있는 분홍색의 뾰족한 기다란 탑이 참 이색적입니다. 광명시 자원회수시설이라고 합니다. 이곳을 지나 빠른 길 코스와 천천히 둘러가는 코스 두 개가 있어요. 일부러 꽃들이 많은 것 같아서 둘러가 봅니다.

제2매표소를 가서 보니 웬 티켓 종류들이 여러 가지가 있어서 결정하기가 힘들더군요. 게다가 광명시민은 50프로 할인인데 차에 지갑을 두고 온 상황이 발생했네요. 눈물을 참고 다시 주민증을 가져온 후 VR체험관에 가서 VR과 광명동굴 통합 티켓을 8500원에 끊었네요.

 

 

헌금하면 소원을 들어줄거라는 금은보화 보석의 방. 저게 도대체 얼마일까요. 눈이 휘둥그래집니다. 

그나마 주민증을 다시 가져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먼저 광명동굴을 관람하러 입구에 당도한 순간 너무나 찬바람이 오싹하더군요. 긴팔 겉옷을 안 가져왔으면 곧바로 감기에 걸려버릴 상황입니다. 긴 옷 필수입니다. 예전엔 안전모를 무조건 쓰게 했는데, 지금은 별로 강제사항은 아니군요.

보니까 안전모도 몇 개 없더군요. 다 쓰고 남은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전체적으로 예전보다 내부를 많이 꾸며놓은 것 같습니다. 첫 갈림 코스에서는 벚꽃으로 장식된 포토존이 벌써부터 붐비기 시작하더니, 그냥 동굴 자체보다는 현란한 조명시설과 물고기를 전시하는 아쿠아월드 그리고 난데없는 귀신의 집 같은 오싹 체험관과 거대 용이 전시되어 있네요.

판타지 영화 반지의 제왕 제작사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거대 용의 위엄. 눈의 광채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녹색의 용이 있는 곳은 판타지와 관계된 캐릭터와 CG그래픽 사진들과 반지의 제왕의 인형도 있네요. 무언가 특색 있게 많이는 배치를 해놓은 듯합니다. 전에는 거의 많은 동굴과 기암괴석 같은 것이 위주였는데, 지금은 그런 비슷비슷한 동굴들보다는 테마 형식의 볼거리에 더 주안점을 둔 듯합니다.

오싹 체험관은 따로 3천 원을 결제해야 한다는데, 너무 추운데 더 추울까 봐 그냥 통과했습니다. 길은 중간에 안내요원들이 많이 있어서 그렇게 험난하거나 머리가 부딪칠 염려는 없습니다. 내부에서도 쇼를 보기 위해서 좀 기다려야 하는 데  한 시간 내로 다 보고 VR체험관을 시간에 맞춰 가야 하는 압박감에 다음 볼거리로 계속 향했습니다.

와인으로 가는 길 입구에 있는 잔으로 만든 포토존입니다. 사람이 너무 많은 관계로 재빠른 무인촬영으로 성공 !

새우젓 저장고가 눈에 들어오고 토르 망치를 들고 있는 거대 캐릭터 구조물과 함께 관람객들이 행운을 빌면서 던진 돈들이 쌓여있는 황금으로 도배된 곳도 있네요. 광명동굴의 역사를 보여주는 곳에는 미니어처 인형들과 LED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형식의 전시도 좀 인상적이었네요.

와인 저장고 가는 길이 있는데, 포토존이 있고 와인을 시음하라고 이마트처럼 조금씩 컵에 따라놓았어요. 쭉 가면서, 역시나 와인 판매부스가 있고 제일 끝에는 결국 레스토랑이 있네요. 흠. 여기서 다시 돌아서 나가야 되네요. 예전의 여러 종유석을 쭉 보는 아기자기한 면은 많이 부족해 보이네요. 

에어컨같은 찬바람으로 북극을 연상시켜 주는 광명동굴 입구 전경. 

동굴에 오히려, 꽃들과 용들과 캐릭터와 물고기들이 더 많아요. 동굴을 본 건지 놀이동산에 와서 구경을 한 건지 하는 착각이 조금 듭니다. 나름, 광명시에서 홍보도 많이 하고 테마별로 많이 준비한 것은 보이는데, 강원도나 해외의 동굴들하고는 왠지 좀 시간도 짧게 느껴지곤 하네요.

아마도 광명동굴은 종유석보다는 이곳에서 무지막지하게 강제로 일을 해야 했던 탄광인들의 모습과 시선에 더 주안점을 둔 듯합니다. 오히려 그때 노동을 했었던 분들의 체취와 넋을 기리는 그런 의미로 보면 더 좋을 듯하네요. 여하튼 그렇게 구경을 하고 나오니 약 40분 정도 걸립니다.

광명동굴의 스카이 뷰 전망대 입니다. 광명시 전체를 조망하면서 시원한 바람을 쐬면 더 없이 좋습니다.

전에 느꼈던 전망대를 가려면 동굴을 다 보고 나가서 입구 오른쪽 계단으로 올라가야 하더군요. 끝도 없는 계단을 이 더운 날씨에 올라가야 하다니 망설였는데 결국은 올라가 봅니다. 좀 빠른 걸음으로 가니 솔직히 5분도 안 걸렸습니다만, 허벅지는 뻐근하네요.

전망대에서 보니 더 위의 동굴 입구는 막아놓았네요. 그곳이 전에는 동굴 속에서 맨 꼭대기로 올라와 이 곳 전망대로 나오는 길이었는데 지금은 여하튼 막혀버렸네요. 광명시 전경이 한눈에 탁 트여 보이니 가슴이 시원합니다. 내려오다 보니 좌측에는 라스코 전시관이 있네요.

업사이클 아트센터의 폐종이 및 나무 조각들로 구성한 그야말로 살벌한 <종이호랑이> 의 위엄을 느껴보세요.

그곳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빛으로 구성된 쇼를 보여주나 봅니다. 레인보우라고 하는데 아이들과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아요. VR 체험은 네 개의 테마를 가지고 고글 안경을 쓰고 가상현실을 느껴보는 것입니다. 기차를 타고 광명동굴을 탐험하고 마지막에 금은 보석방에 도착하는 것이 있고, 행글라이더처럼 엎드려서 광명시를 날아보는 것도 있어요.

나머지 두 개는 암벽을 기어올라가는 체험과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하고 폭파하면서 광석을 분쇄기로 채취하는 영상체험입니다. 그런대로 재밌는 경험이었네요. 실제로 VR은 젊은이나 어린이들도 많이 하는 것을 봤는데 앞으로는 가상으로 게임을 하는 것이 더욱 일반화될 것 같아요.

숫가락, 젓가락, 쟁반들로 만든 코뿔소의자의 모습. 뒤에는 망가진 백미러만으로 예술혼의 극치를 보여주네요.

그 느낌이 영상만으로도 충분히 실제와 같기 때문이죠. 장비 가격이 많이 다운되고 관련 소프트웨어가 많아진다면 집에 하나씩 장만할 듯합니다. 광장에서는 커다란 LED로 된 탑이 있는데 그 앞에서 가수의 노래와 마술사의 묘기들을 전광판으로 그대로 보여줍니다.

푸르른 녹지 안에 이런 커다란 휴식과 관람의 공간이 있어서 괜찮은 유원지라고 생각이 듭니다. 주차장 쪽에는 업사이클 아트센터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무료입장이고 각종 폐자원들을 가지고 동물들을 묘사해서 전시해 놓았습니다. 숟가락이나 쟁반, 프라이팬 등으로 감탄이 나올듯하게 잘 만든 작품들이 많습니다.

오른쪽으로는 광명동굴 빨리가는 길이 있고, 이곳은 그보다 좀 천천히 가는길. 꽃들을 구경하면서 쉬엄쉬엄 가면 더 좋습니다.

재미있고 독특한 내용으로 눈요기 하기에 더없이 좋았습니다. 정말 우리가 쓰는 물건들이 버릴 게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렇게 광명동굴은 수년 전보다는 훨씬 세련되고 발전된 모습으로 많이 탈바꿈한 것은 확실하네요. 연간 2백만 명의  관광객을 목표로 광명시에서도 적극 지원하는 것으로 봐서 앞으로도 더 좋은 관광지로 발돋움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많이들 관람하시길 바랍니다.

 

광명동굴

경기 광명시 가학로85번길 142 (가학동 27)

place.map.kakao.com

 

서산 해미읍성의 정문을 들어서면 연걸린 큰나무와 많은 관광객을 볼 수 있다. 

5월의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전후하여 동생네 식구와 간단히 식사를 하고서 해미읍성을 방문하게 되었다. 간단하게 먹는다는 것이 처음엔 순두부찌개 집을 갈까 했었는데, 또 하나의 선택지는 바닷가에 가서 회를 먹는 것이었다. 그렇게 결정된 곳이 바로 서산이다.

서산은 고향집에서 내비로 거의 80킬로가 넘는 거리였다. 이 정도 거리면 서울에서 거의 천안까지 한번 가는 거리와 맞먹는 것이다. 같은 충청도 안이지만 꽤 먼 거리임을 틀림없다. 체감상 가깝게만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러니 서산의 바다횟집까지 80킬로가 넘고 거기에서 다시 해미읍성까지 40킬로가 또 넘게 된다.

녹록지 않은 이동거리이지만, 오랜만의 가족 나들이이기에 오히려 더욱 신바람이 난다. 하늘도 푸르고 바람도 솔솔 불어 오히려 조금만 걸어도 땀이 조금씩 솟구치는 정도다. 간단하게 먹는다는 점심이 회로 두둑이 배를 채우고 처음 가보는 해미읍성으로 액셀을 천천히 밟아 대었다.

가오리연, 독수리연, 캐릭터연도 해미읍성 하늘을 훨훨 날으니 마음도 뻥 뚫린다. 

 

 

어린이 전날이라서 목적지에 다가와 오자 이미 주차장이 만원인 상태이다. 어찌어찌 주차를 하고 보니 역시나 사람들이 꽤 많다. 성문이 몇 군데 되는 거 같은데 정문은 가히 위엄이 있어 보인다. 앞에서는 기타를 연주하는 풍경도 보이고, 오가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정문 안을 들어가 보니 초록빛 잔디로 드넓은 대형 운동장을 연상케 한다. 하늘에는 수많은 연들 이 꼬리를 펄럭이면서 하늘을 향해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조그만 주막집 같은 곳도 여럿 보이고, 무슨 축제를 하는지 음악소리와 방송소리등 정신을 확 빼놓아 버린다.

탁 트인 시야 주위로 노란색 유채꽃들이 만발하고 푸르른 아름드리나무들과 저 멀리 뒤쪽으로 소나무산길도 있다고 한다. 돌담으로 전체 약 1.8킬로 정도의 거리를 5미터 높이로 쌓아 올려져 있다. 바람이 제법 많이 불어서 연날리기에 최적의 기후이다.

읍성 돌담길 주변을 수놓은 노란 유채꽃이 더없이 싱그럽다. 

연은 오천 원부터 이만 원 정도까지 팔고 있었다. 오천 원은 가오리연이고, 호랑이연, 독수리연, 캐릭터 인형을 그린 연들도 있다. 비싼 연이 역시 비싼 만큼 위풍도 당당하고 커서 한번 띄우면 여타 가오리연을 단연 압도한다. 얼레와 실도  좀 더 좋은 것 같다.

싼 연은 가끔 나뭇가지에 몇 개씩 걸려서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초등생 조카나 중학생 조카도 연을 날려 본 적이 없어서 인지 이번에 제대로 재미있어한다. 자연과 함께 뛰어놀고 하는데에 이보다 더 좋은 경우가 어디 있을까. 집과 학원과 숙제에 매일 파묻혀 있다가 이렇게 바람도 쐬고 하면 마음도 뻥 뚫리고 기분도 전환되고 참 좋은 것 같다.

더구나 여러 가족들과 함께 연을 날리니 이보다 더 좋은 친목도모가 또 어디 있을까 말이다. 이곳에 입장료는 없다. 뭔가 좀 밋밋하기도 하지만, 공짜라고 생각하니 또한 더 즐거운 느낌도 든다. 엿도 파는데 한 봉지 이천 원 정도 오랜만에 먹어보는 엿도 달콤하다.

혹시 이분은 베트남전 스나이퍼로 참전하신 캡틴설인이신지, 너무 더워 쓰러지지 않을지 걱정이네요

저 멀리 계단이 보이는데 그곳을 걸어 올라가면 전망대 같은 정자가 있고 그 뒤로 소나무들로 둘러싸인 숲길이 있다. 전망대에서 멀리 보면 바닷가도 보인다 하는데, 이 날은 조금은 흐린감이 있는지 바다까지는 보이지가 않는다. 소나무 숲길은 그런대로 볼만한 풍경이다.

빽빽하게 심어져 있는 나무 안에서 걷다 보니 기분이 정화되는 느낌이 있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 길을 걸어서 나오면 활을 쏘는 장소가 보인다. 실제로 과녁이 있고 얼마를 내고 시위를 당겨 볼 수도 있다. 잔디밭에는 많은 가족들이 텐트를  친 곳도 있고 돗자리를 깔고 누워있는 사람들도 많다.

조그만 어린이들이 잔디 위에서 비눗방울 장난감으로 방울을 만들면서 좋아한다. 이 얼마나 평화롭게 천진난만한 모습인지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그 옛날 조선시대 때 이곳은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한 방어 진지 였다. 이순신 장군이 와서 근무했었고, 다산 정약용이 천주교의 박해로 귀향을 왔었다고 한다.

조랑말을 타고 초가집을 지나가는 마차는 고향의 푸근함과 정겨움을 더하게 하네요.

또한 근간에는 교황 프란치스코가 방문한 곳이기도 하다. 티브이에서도 이곳 근처의 음식점이 맛집으로 방영되어서 더욱 유명한 곳이 되었다. 뛰어놀다 보면 배가 고프기도 하고 목이 마르기도 하다. 주막집에서는 식혜나 음료수 등도 있고 마치 정종 술 같기도 한 한잔의 간단한 술도 있다.

삼천 원에 커피잔 같이 찻잔에 나오는데 나름 운치가 있다. 넓은 잔디와 푸른 초목과 노란색 유채꽃이 있는 좋은 풍경 속에서 술 한잔 기울이는 맛이 또 일품이 아닐는지. 천천히 걷다 보면 30분에서 1시간 정도면 어느 정도 둘러볼 수 있다. 가끔씩 마차가 지나가기도 한다. 

아마도 요금을 받는 거 겠지만 말 한 마리가 끄는 소형 마차에 즐거워하는 가족들이 지나가면서 손을 흔들기도 한다. 이상하신 분도 한 명 봤는데 온몸에 수풀 같은 위장으로 어벤저스 모양의 프라이팬을 들고 다니는 설인 같은 사람이다. 사람들을 놀라게 해 주려는 관심종자 이신 듯한데, 이 더운 날에 온몸을 초록색 털 같은 걸 뒤집어쓰다니 용기 있는 분이시다. 

게임 캐릭터 같은 활쏘는 병사모형은 국궁장의 마스코트입니다. 나도 양궁 국가대표다 쏴라 쏴 !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라 생각된다. 해미읍성은 서산이라는 조금은 외지고 먼 곳에 있는 유원지이지만 나름 신선한 장소이며 체험해 보기에 좋은 곳이다. 읍성에 대한 역사적인 공부도 어린이들에게는 좋고 하루 나들이 하기에도 더없이 좋다.

평일에는 아무래도 사람들이 덜 있겠지만,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있어서 내부에서는 나름 행사 준비를 하는지 거기에 더해서 관광객도 붐볐던 듯하다. 오후 6시가 넘어가니 먹고 싶었던 호떡도 영업을 종료하고, 주차장 근처의 호떡 파는 곳 또한 만들어야 할 호떡이 줄 서 있어서 먹어보지 못한 것이 조금은 아쉽다. 

마음까지 편해지고 여유가 생기는 넓다란 잔듸밭은 어린이들의 놀이터이고 가족들의 쉼터. 

언제 한번 서산의 기억이 다시 날 때쯤 재방문해 볼까 생각해 본다. 그땐 제일 큰 호랑이연을 오랫동안 날려보고 싶다.  

 

해미읍성

충남 서산시 해미면 남문2로 143 (해미면 읍내리 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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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읍성

사적 제116호. 1963년 지정. 1491년(성종 22)에 축조된 것으로, 둘레 1,800 m, 성 높이 5 m, 성 안의 넓이 6만 4350 m2이다. 영장(營將)을 두고 서해안 방어의 임무를 담당하던 곳이며, 폐성된 지 오래되어 성곽이 일부 허물어지고, 성 안의 건물이 철거되어 그 자리에 해미초등학교와 우체국 ·민가 등이 들어서는 등 옛 모습을 찾을 수 없었으나, 1973년부터 읍성의 복원사업을 실시, 민가 및 관공서가 철거되었다. 본래의 규모는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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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생태 곤충원과 함께 붙어있는 아산 그린타워 전망대. 높이 150미터로 흔들거림을 느껴볼 수 있다. 

5월 연휴 어린이날의 마지막은 대체공휴일이 되어서 빨간 날이 되었다. 월요일에는 대개의 공공기관 유원지나 박물관 등은 주로 쉬는 걸로 되어있다. 하지만, 어린이날의 연장선상이기 때문에 오히려 쉬지 않고 다음날인 화요일에 휴무라고 표기가 되어있다.

아산은 천안보다는 인구수는 좀 적을지 몰라도 여러 유원지나 돌아볼 곳들이 좀 많은 듯 하다. 천안에는 높은 전망대 같은 곳은 없는데 아산에는 그린타워라고 하는 전망대가 존재한다. 높이는 약 150미터 정도라고 한다. 

서울의 롯데월드타워 전망대나 대만의 101빌딩같은 곳과 비교하면 안 되겠지만, 그래도 고향 근처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좀 남들보다 늦기는 하더라도, 몰랐던 곳을 천천히 알아간다는 것도 꽤 쏠쏠한 재미다.

곤충원 답게 입구에는 집게벌레와 풍뎅이들의 커다란 모형들이 관람객을 반긴다. 

 

 

물론, 이미 타인들은 예전에 방문을 다해보고 이제는 시시해서 쳐다도 보지 않는 곳을 이제서 방문을 한다는 게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뭐 어떤가 조금 늦게 안다고 해서 인생에 무슨 큰 타격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또한 오히려 이런 곳을 몰랐더라도 살아가는데 무슨 지장을 초래하겠는가 말이다.

여하튼 이유가 어찌되었든 간에 어린이날에는 날씨가 너무 따듯하고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아 초여름 같은 날이 었으나 대체공휴일일 월요일엔 바람이 엄청 불어댄다. 좀 춥고 쌀쌀한 감이 느껴지는 날씨이다. 약 10도 정도 내려가서 18도에서 20도 정도를 나타내는 날씨이다.

연휴의 마지막 날인지라, 우리나라의 해외여행객들이 북새통을 이루어 공항이 마비될 정도를 또 경신하고 있다. 좁은 땅덩어리에 사는 한국인들은 어쨌든 더 큰 세상을 보기 위해서 요번 연휴기간에도 인정사정없이 해외를 나갔다가 들어온다.

먹을것을 가지고 접근하자 안쓰럽게 쳐다보는 미어캣들. 사람처럼 잘도 선다. 눈에는 마스카라를 진하게 했구나.

한국인에게는 춤과 노래 흥겨움 그리고 잘먹고 잘 돌아다니는 여행과 같은 DNA가 몸속을 피와 같이 흐르는 듯하다. 압축성장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단기간의 스트레스가 밀집되어 온몸에 축적되는 대다수의 직장인들의 해소책으로는 휴일날 무조건 아무 생각 없이 쉬는 것이다.

물론 이제 막 걷기 시작하는 두 자녀를 데리고 다시 유원지에서 텐트를 치고 공을 차고, 연을 날리며 뒤를 봐주다보면 몸이 한없이 더 피곤할 것이다. 그래도 한순간 즐거워 뛰어다니는 자녀의 모습을 보노라면 피곤함도 잊게 되는 것이다. 그런 맛에 다시 힘을 내고 피곤하지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고 또 다음날 일터로 향하는 것 아닐까.

인터넷 검색에서 가볼만한 곳으로 검색하면 전국의 방방곡곡을 시도별로 자세하게도 순위 리스트를 보여주고 있다. 아산도 여러 추천할 곳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가보지 않은 곳으로 곤충박물관, 그린타워, 장영실 과학관을 향하였다. 지리상으로 온양4동으로 나타나 있고 주위에 많은 논과 밭과 거름들로 인해 약간의 고향의 냄새가 많이 느껴진다. 

나비 체험관에는 실제로 나비들이 날아다니고, 화사한 노란 봄꽃을 배경으로 예쁜사진을 찍을 수 있다. 

날씨가 바람이 꽤 불어서인지, 관람객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그나마 좋았다. 어디를 가더라도 수많은 인파에 티켓을 끊기 위해 줄을 서고 기다리고 하는 행위도 참으로 번거롭지 않던가. 하지만 이곳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방문객들이 좀 더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게끔 한다.

광장에서는 어린이들이 대부분 킥보드를 타면서 즐거워한다. 요즘 어린이들은 걸어다니지 않는다. 킥보드 한 대씩을 장만해서 웬만하면 쌩쌩 마구 마구 잘 달린다. 운동도 되고 이동속도도 빠르고 괜찮은 트렌드인 듯하다. 곤충박물관 광장에는 커다란 전시용 동물 인형들이 사진 찍기에 좋도록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사자, 얼룩말, 악어 팬더, 거대 사슴벌레의 모형들까지 어린이들은 참 좋아할 만하다. 본인도 즐거운데 유아들은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박물관에는 곤충만 있는 것도 아니다. 조그만 뱀, 도마뱀, 너구리, 미어캣, 친칠라, 병아리, 닥터피시 등 조그마한 고기부터 귀여운 동물들도 있다.

아산 그린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산의 전경. 유리창에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의 거리와 소요시간을 써놓았다. 

친칠라라고 토끼모양 비슷한 녀석이 피카츄 얼굴의 모델이었다고 한다. 녀석은 구석에 얼굴을 처박고 자고 있어서 아이들의 살짝 건드림에 소스라치게 놀라도 싫증이 나는지 계속 잠만 다시 자고 있다. 주로 곤충들은 박제품들이 표본으로 많이 나열되어 있다.

굼벵이 같은 녀석을 검은 흙에 펼쳐 놓았는데, 어린아이가 흙장난을 맨손으로 하는데 위생에는 이상이 없을지 궁금하다.
150미터 상공에 설치된 그린타워에서 바라본 전경은 아산의 모든 풍경들을 돌아가면서 볼 수 있다. 논과 밭과 산과 평야가 드넓게 어우러져 있어 시원한 풍광을 보여준다.

바람이 좀 부는 날씨라 그런지, 전망대 꼭대기도 약간씩 흔들림이 느껴진다. 투명하게 아래 지상을 볼 수 있게 만든 바닥은 역시나 오금이 저린다. 사방으로 민속외암마을, 피나클랜드 등 거리와 소요시간을 알려주어 명소들의 위치를 대략 짐작해 볼 수 있다.

간의는 천체의 위치를 측정하는 기구로 장영실에 의해 만들어졌다. 조선의 임금도 블랙홀 발견을 명하였을까? 

세 개의 견학관을 한꺼번에 다 끊으면 일인당 오천 원에 모두 입장이 가능하다. 장영실 과학관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데, 1층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식 전시물들이 대부분이다. 2층이 장영실 과학관이라 하는데, 솔직히 그렇게 많이 흥미진진한 것은 없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도구들의 원료들인 알루미늄, 망간, 합금 등의 원소명을 실제 제품들과 매칭 해서 설명해 놓았다. 측우기와 같은 과학적 계측기를 만든 조선시대 과학자 장영실의 이름을 땄지만, 조금은 전체적으로 밋밋한 감이 없지 않다.

곤충관 입구의 기하학적인 예술작품. 꽃과 나비와 곤충과 프로펠러 같기도 한 모습이다. 

그냥 한번 눈요기 감으로 이런게 있구나 하는 정도로 즐기면 될 듯하다. 바깥으로 나오니,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에 숨이 탁 트인다. 아직도, 가보지 못한 속속들이 숨어있는 아산의 명소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또 다른 연속된 연휴나 시간이 난다면 방문해 볼 만한 곳을 검색할 것이다.

이 곳 생태곤충박물관과 연계된 그린타워 전망대는 가족과 나들이하고 기분전환을 하면서 즐겨보기에 좋은 장소이다. 특히나 어린이들이 더욱 좋아할 것 같다.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많이 맞추어진 전시물이 많기 때문이다. 5월의 좋은 봄날을 마음껏 누리길 바란다.

 

아산환경과학공원생태곤충원

아산환경과학공원생태곤충원 도시,테마공원 부속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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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지중해 마을의 관문인 블루 크리스탈 빌리지 입구(Blue Crystal Village) 

오월의 빨간 날 공휴일이 3일 연달아 있다는 것은 여간 드문 행운이 아니다. 근 몇 년간의 기억 속에서 어린이날이 공휴일로 다음날이 대체휴일로 된 적이 없었던 듯하다. 직장인에게 월요일 쉰다는 것은 그야말로 절대적인 환호성을 울려야 할 팡파르이다.

일요일 저녁에 다음날 출근해야 될 그 지옥으로 끌려갈 듯한 내적 참담함은 모든 직장인의 공통된 공포이다. 또한 오월초의 날씨가 마치 여름날을 연상시킬 정도로 더워졌다. 낮기온이 거의 30도 가까이 다가갈 정도이고, 야외 주차 시에는   뜨거운 사우나를 맞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만 한다.

아산 지중해마을은 인터넷상에서 오래전부터 가끔 검색을 통해서 알았던 경우에 불과했다. 하나 이번 연짱으로 연결된 기회에 색다른 경험으로 생각하고 한번 가보기로 결정하였다. 고향집의 근처이면서도, 이제야 가본다니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실감 난다.

이국적인 흰색과 붉은색의 지붕으로 유럽의 아기자기한 건축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아산시 탕정면에 위치한다. 탕정에는 근처에 대삼성의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이 버티고 있다. 천안의 공업단지에는 수많은 기업이 적재적소에 위치하고 있어 가히 천안의 발전에 톡톡히 기여해온 바 뚜렷하다. 그래도 대기업이 있으니 도시의 홍보효과에도 다소 유리한 점이 있을 듯싶다.

지중해라 하면 지구의 적도 근처에 있는 상당히 따뜻한, 그보다도 더 더운 장소가 떠오르고 미국 장기 체스의 말들의 모습과 비슷한 형태의 둥그렇고 사각진 형태의 건축물이 연상된다. 알록달록하고 아기자기한 오색찬란한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

동화 속의 장난감 같고 마치 귀여운 꼬마병정이 금방이라고 창과 방패를 들고 '게 섰거라! 이곳을 통과하려면 암호를 대라!' 이런 어린아이의 앙증맞은 옹알이를 할 것만 같다. 또한 정열의 국가 이탈리아가 연상되고 산토리니, 프랑스풍의 프로방스 등의 형형색색 한 채색들이 떠오른다. 

가게들이 위치한 건물도 형형색색의 컬러들로 보는이의 눈을 즐겁게 한다. 전기줄 나비는 밤에 비상할 예정인지.

근처의 주차장도 무료로 마련되어 있고, 마을 입구에는 차 없는 거리를 우선으로 하는 표지판이 노란색 경고를 알리고 있다. 하지만, 내부에서 거닐다 보면 주변 사이드 곳곳에 주차를 해놓을 걸로 봐서 이곳 카페와 상점 사장님들의 차가 아닐까 추측해 본다.

안으로도 차를 갖고 들어올 수는 있는 듯싶다. 마을 뒤편으로 역시나 아파트들이 즐비하게 위엄을 보이고 있다. 썩 고급스러운 아파트인 듯하고 이런 예쁜 모습의 마을을 사시사철 구경할 수 있는 주민들이 조금은 부럽다. 전체적인 면적은 이삽십분이면 충분히 감상하기에 좋은 크기이다. 

상점과 상점 사이에 연결된 줄에는 밤에 불을 켤 수 있는 갖가지 모양의 등들이 있는 걸로 보아 밤에 오면 더욱 환상적일 거라 보인다. 지중해를 실제로 가보면 더욱 좋으련만,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면 이곳에서 대리만족을 해도 좋을 듯싶다.

마치 섬을 지키는 등대와 같은 형태와, 둥근 모양의 창문은 더없이 친근감이 든다. 

초창기에 개장하여 홍보했을 시에는 분명히 사람들로 붐볐을 것이다. 지금은 날씨 좋은 휴일날인데도 그다지 많이 붐비지는 않는다. 오히려, 눈요기를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 온 것 같아 더욱 즐겁다. 곳곳에 맛있어 보이는 호떡을 팔고 있고, 꽃을 파는 가게에는 커다란 동물들의 인형들이 앙증맞게 관광객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일부는 부동산에 가게를 내놓은 듯한 임대한다는 문구를 붙여놓은 곳도 보인다. 어딜 가나 잘되는 곳이 있는 반면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하지 않던가. 산토리니는 본래 그리스 에게해에 있는 섬으로써 화산으로 이루어져 있고 건축물 특유의 흰색으로 오밀조밀 이루어진 풍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항상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명소로 소개되어 꼭 가봐야 할 만한 곳으로 자주 언급된다. 프로방스는 프랑스의 옛 지명으로 유럽풍의 모습과 파스텔톤으로 구성된 특유의 분위기를 뿜고 있다. 현재는 경기도 파주시에 프로방스 마을이 위치해 있다.

방향제와 천연제품을 파는 상점은 꽃가게인지 동물병원인지 너무나 정겹다. 

파르테논은 고대 그리스의 건축양식으로 도리스식 기둥 양식의 건축물을 말한다. 이렇게 걸출한 세 개의 유럽향을 느낄 수 있는 건축물을 그대로 옮겨놓은 지중해 마을은 가족과 함께 한 번쯤 방문해 볼 만한 지역으로 보고 싶다. 이 지역과 인접한 곳에도 찾아보면 가보고 싶은 장소도 여럿 있다.

아산 레일바이크, 세계 꽃 식물원, 민속 외암마을, 아산의 명품 온천들인 도고온천, 아산온천, 신천장 등등 괜찮은 곳이 많다. 아산에서 대리로 맛보는 지중해의 여행도 좋지만, 실제로 유럽의 진짜 명소를 체험해 볼 마음가짐을 갖게 된 듯하다. 물론, 여행비가 따라주어야겠지만 말이다.

서서하는 독서인 여행을 통해서, 책으로만 전달받았던 감동을 현지에서 느껴보는 케이스도 꼭 달성해 볼 수 있다면 더없는 기쁨일 것이다. 아산의 유럽 마을, 또 다른 좋은 날에 더욱 찬찬히 훑어보기를 바란다. 

 

아산지중해마을

아산지중해마을 여행,명소 체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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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원 : 매운맛이 아니다, 순회세자와 공회빈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푸르른 숲에 둘러싸여 있다.

* 서오릉은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조선왕실의 왕릉이다. 다섯 개의 능인 경릉, 창릉, 익릉, 명릉, 홍릉과 원, 묘도 있다. 
* 경릉은 1457년 세조의 장자인 의경세자(덕종)의 묘이다. 덕종비 소혜왕후 한 씨(인수대비)가 후에 경릉 옆에 같이 안장되었다. 덕종은 세조의 맏아들, 성종의 아버지이고, 소혜왕후 한 씨는 성종의 어머니이다.

* 창릉은 8대 예종과 계비 안순왕후 한씨의 묘이다. 
* 익릉은 19대 숙종의 원비인 인경왕후 김씨의 묘이다. 
* 명릉은 숙종과 제1계비 인현왕후 민씨와 제2계비 인원왕후 김 씨의 묘이다.

내부의 모습은 제사를 위한 제단과 집기들이 정돈되어 있다.  

 

 

* 홍릉은 21대 영조의 원비인 정성왕후 서씨의 묘이다. 
"능"은 왕과 왕비의 무덤이다. "원"은 왕의 생모, 왕세자, 빈의 무덤이다. "묘"는 대군, 공주의 무덤이다. 
"순창원"은 조선왕조 최초의 '원'인 명종의 장자 순회세자와 공회빈 윤 씨의 묘이다. 언뜻 마트에서 파는 고추장이 퍼뜩 생각남은 어쩔 수 없다.

"수경원"은 21대 영조의 후궁으로 사도세자의 어머니인 영빈이씨의 묘이다. 원래 옛 연희궁 자리인 현재의 서울시 신촌동에 있었으나 1970년에 현자리로 옮겼다.
"대빈묘"는 19대 숙종의 후궁이며, 20대 경종의 어머니인 희빈 장씨의 묘이다. 원래 경기 광주 오포면 문형리에 있었으나, 1969년에 현자리로 옮겼다.

각 릉을 돌아보는 코스들은 녹색의 세계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 요즘처럼 날씨가 최강인 날이 계속되면 경치 좋고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곳을 찾게 된다. 고양시에도 찾다 보니 많은 명소들이 위치해 있다. 그중에도 서오릉은 아는 사람의 추천도 있었던 터이다. 공공장소이다 보니 오후 6시까지만 개방을 하게 돼있기 때문에 최소 5시까지는 매표를 해야만 한다. 

최근의 일몰시간은 7시 정도가 된다. 서오릉은 말그대로 다섯 개의 릉이다. 릉은 무덤이라는 말인데 조선시대의 왕족과 관련된 분들의 묘지이다. 묘지라고 하니까 근간에 <킹덤> <공포의 묘지> 등 같은 공포, 좀비 영화가 떠오른다. 신성한 왕족의 묘를 공포영화에 비긴다니 왠지 엇나가는 것 같기는 하다.

경릉은 의경세자인 덕종의 묘이다. 인입로가 상당히 길게 늘어서 있다. 경치는 정말 일품이다. 

킹덤은 조선시대와 같은 사극이 배경이라서 대비가 되고, 공포의 묘지는 묘지와 릉이라는 단어에서 또한 매치가 된다. 실제 방문했을때의 다섯 개의 능들은 그 구조와 형태 배치된 모습들이 거의 흡사함을 느꼈다. 맨 앞에 높은기둥의 대문과  같은 모양이라든가 드넓은 돌로 깔린 잔디를 쭉 들어가서 몇 개의 계단을 오르면 바로 제사를 지낼 때의 상과 제단들이 나란히 늘어서 있다.

아마도 왕족들을 기리는 모습과 형태들은 딱히 다를 이유는 없을 것 같다. 현 시대의 추모공원이나 무덤이나 그 옆의 비석 또는 납골당의 형태만 보더라도 모두 비슷하지 않던가. 물론, 우리들은 왕족이 아니라 더욱더 무덤의 형태는 같다.
커다란 산에 겹겹이 층층이 자리를 배치해 놓고 같은 크기의 묘자리에 관을 넣고 흙을 덮은 뒤 돌로 된 석관을 올린  후 그 위에 잔디인 떼를 심어서 묘의 모습을 갖추지 않는가.

좀 더 여유가 있는 부류는 좀 더 큰 비석들을 세우고 비석에도 큰 글씨로 세긴후 그 위에 멋지게 모자도 씌우고 있다. 
조선시대라고 하더라도 지금으로부터 500년 전에 사셨던 분들이다. 조선의 왕들 중에도 물론 세종대왕, 정조와 같은 성군이 있는 반면, 지탄의 대상이 된 부정부패의 무능한 왕들도 많지 않던가.

소나무숲길 코스를 돌아보는 길은 빠르면 10분~20분내에 그 향기안으로 빠져 볼수 있다. 

서오릉에 모셔져 있는 분들이 얼마나 살아생전에 훌륭한 업적을 이루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수많은 왕족들 중에 그래도 다섯 개의 릉은 아마도 지금까지 유지할 정도로 위대했다고 믿고 싶다. 무덤의 크기와 그 건축물의 웅장함이 그곳에 잠들어 있는 인물이 비례하여 훌륭한 인생이었는지는 참으로 따져봐야 할 일인 것이다.

묘소의 크기가 그 사람의 진정한 그릇의 크기인가. 작금의 시대의 한국은 좁은 땅덩어리에 사람은 넘쳐나서 이제는 묘소의 자리가 모자라서 화장을 한 후 납골당을 만들어야만 하는 시기이다. 누군들 자기 친인척의 묘소를 서오릉처럼 폼나게 만들어주고 싶지 않겠는가.

인성대군의 초장지이다. 제주의 돌하루방처럼 생긴 돌대군이 상당히 귀여운 모습이다.

하지만 하고 싶어도 이제는 그런 땅이 모자른 실정이다. 겉모습으로만 화려하게 보일게 아니라, 진정 훗날의 자식들이 조상을 진심으로 머리 숙여 존경하고 싶게끔 하는 것이 더 우선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서오릉을 발길을 조금 빠르게 한다면 한 시간여 정도면 풍경과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녹색으로 우거진 소나무숲길을 걷다보면 조선시대의 선열들이 열심히 나라를 지켜 지금 이렇게 평화롭게 걷고 있음을 느낀다면 정말 뿌듯해진다. 훌륭한 업적을 남겨서 서오릉에 잠들어 있는 분들의 모습들을 상상해보면서 산책을 즐긴다면 좋은 발걸음을 한 것이라 본다. 

 

서오릉

1970년 5월 26일 사적 제198호로 지정되었다. 경기도 고양시 용두동(龍頭洞)에 있다. 서오릉은 풍수적(風水的)인 길지(吉地)에 왕실의 족분(族墳)을 이룬 것인데, 경릉(敬陵)·창릉(昌陵)·익릉(翼陵)·명릉(明陵)·홍릉(弘陵)의 5능을 일컫는다. 이곳에는 5능 외에 명종(明宗)의 첫째 아들 순회세자(順懷世子)의 순창원(順昌園)이 경내에 있으며, 최근 숙종(肅宗)의 후궁 장희빈(張禧嬪)의 대빈묘(大嬪墓)도 경내에 옮겨 놓았다. ⑴ 경릉:세조(世祖)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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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예술공원 주차장 옆의 멋진 철골 구조물의 예술 작품을 볼 수 있다.

안양은 알고 보니 집 근처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가끔 지방에 갔다가 다시 올라오면서 의왕과 안양을 거쳐서 가기 때문이다. 안양시 석수동 근처에는 이케아,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롯데시네마 아울렛, 코스트코 등 대형 쇼핑몰과 마트가 지근거리에 위치해 있어 더없이 편리하다. 

안양 예술공원으로 가는 거리는 문화의 거리라고 되어있어서 등산객들이 그야말로 인산인해이다. 거리 양쪽으로 음식점들이 계속 늘어서 있어서인지 도로 쪽으로 주차를 해놓아서 통행하기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중앙에 개천이 흐르는데, 초록색으로 우거진 나무들에 폭 쌓여있어서 마치 숲을 통과하는 듯하다. 

개천 양쪽으로 울긋불긋한 꽃들이 심어져 있어서, 차를 몰고 그냥 스쳐 지나가기에는 왠지 밑지는 듯한 생각이 든다. 
다음에 시간이 나면 걸어서 개천을 따라 올라가 보는게 낫겠다. 향기로운 꽃들의 내음을 맡으며 천천히 걸어서 가는 기쁨이 더없이 좋을 듯하다. 

예술공원을 지나 염불사 사찰을 올라가는 길은 부처님오신날의 전등과 함께 고즈넉한 분위기이다. 

 

 

주차장이 따로 있는데, 두시간에 약 삼천 원 정도의 요금이 예상된다. 10분당 300원 정도씩이다. 주차장 근처에는 식구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서 아이들 재롱에 한창 재미가 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도 행복하다. 5층 이상의 식당들 옆에 녹색의 물이 흐르고 날씨는 더없이 푸르다.

바람 또한 살살 불어 등산과 산책에 제격이다. 주차장에는 기이한 모형의 동그란 철로 만든 통로 길이 놓여져 있다. 왠지 한국말이 아닌 동남아 언어를 하는 외국인들이 종종 보인다. 서로들 사진을 찍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안양에도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지 좀 놀라웠다. 바로 산으로의 등산코스가 이어진다.

아마도 관악산 줄기하고 이어지고 있다. 무작정 숲 속의 청량함을 느끼고자 곧바로 산을 타고 약 20분 이상을 등산을 하는데 왠지 이대로 가다가는 길을 잃을 것 같은 느낌이다. 간간히 반대편에서 등산객들이 출몰하기는 하는데, 직진을 할수록 인적이 점점 드물다.

염불사를 올라가기 위한 첫관문에는 많은 꽃들과 형형색색의 꽃등이 둘러쌓여 있다.

예전에 전라도 해남쪽의 두륜산을 오후 늦게 등산을 했던 기억이 퍼뜩 들었다. 가파른 고갯길을 등산하다 보니 인적이 드물었고, 날씨도 검게 구름이 몰려들어 금방 어두워질 것 같은 상황이었다. 그야말로 하산을 달리기 하듯이 내려왔던
공포의 기억이었다.

여하튼 산행을 혼자 늦게 오르는 것은 웬지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꼴이라 느껴진다. 해서 다시 하산을 결정했다. 어느 정도 내려왔을 때 오른쪽으로 시멘트 길이 나왔는데, 그 길이 염불사로 오르는 길이었다. 약 1킬로 내외여서 도전해 볼만한 거리였다.

길지 않은 거리지만 계속되는 오르막이라서 숨이 많이 차오른다. 또한 위아래로 차들이 간간히 다니다 보니까 안전도 고려해야 한다. 형형색색, 오색찬란한 등산복의 등산객들이 벌써 밝은 미소로 하산들을 하고 있다. 염불사보다 더 위쪽으로 또 사찰이 있는데 시간상 그곳까지는 어려울 듯하였다.

기암괴석의 병풍같은 풍경을 등뒤로 세개의 불상들이 널직하게 자리잡고 있다. 

올라가는 중간에 식당들이 나오고 벌써 등산객들이 막걸리와 파전을 먹으면서 웃음소리가 떠들썩하다. 식당 옆에는 족구장도 있어서 친목도모에 아주 그만인 모습들이다. 머리와 등에 어느 정도 땀이 배어 올라온다. 염불사 가까이 다가가니 어디선가 벌들의 날갯짓소리가 왱왱거린다.

이 맑은 날에 벌들도 등산을 왔나 보다 했더니 웬걸 하늘 높이 드론 한대가 날고 있지 않은가. 조용히 수행하시는 승려분들에게 조금은 실례되지 않을까 한다. 절은 절답게 조용하고 사색하고 구경할 수 있는 분위기를 느끼려 오는 것 아닌가. 드론을 조종하고 있는 사내의 모습이 왠지 좀 불편하다.

곧 다가올 부처님 오신날을 경축하기 위해 꽃과 연등이 등산객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더 넓은 광장에서 날리는 게 낫지 않을는지. 중간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대웅전의 웅장한 모습과 함께 부처님 오신 날을 알리는 오색빛깔의 등불들을 쭉 달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명산에나 괜찮은 사찰들이 있을 줄 알았는데, 이곳 안양의 산자락에도 이렇게도 경치 좋은 풍경을 제공해 주리라고는 미쳐 생각지 못했다.

키 큰 불상들이 몇 개씩이나 중간중간에 배치되어 있다. 따뜻한 5월의 햇살 아래에 제일 꼭대기까지 오밀조밀하게 돌계단들이 놓여있다. 이 자연과 인간의 건축물들이 만들어낸 절묘한 절경을 보고 스마트폰 셔터를 안 누를 수가 없다. 불교에 귀의하면 매일매일 이 멋진 풍광과 함께 일생을 같이 한다니 정말 부러울 따름이다.

물론 승려의 일상은 과히 우리 서민들처럼 녹록지는 않지만 말이다. 네모 반듯한 시멘트로 만든 도시의 꽉 막힌 사무실 안에서 모니터만 쳐다보다가 이렇게 근교의 멋진 사찰의 모습을 보니 정말 이런 곳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산하기가 싫어질 만큼 그런 정도이다. 

맨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보니 더없는 멋진 장관이 마음을 정화시키는 듯하다.  

신발을 좀 얇은 운동화를 신고 왔더니, 이런 강행군을 하리라 예상치 못했다. 멋진 경관을 이 두 눈을 통해 머릿속에 각인하려 하니 발가락이 좀 아픈 거는 참을 수 있을 듯했다. 등산에는 좀 두툼한 양말과 등산용의 운동화를 신어야 후회를 안 하겠다 또 한 번 느낀다.

하체운동 제대로 하는구나 느끼면서 이마의 땀을 훔친다. 근처에 박물관 하고 또 다른 볼거리가 있는 것 같았는데, 이미 몸은 방전이 많이 되어 다음 기회를 기약하기로 했다. 오늘은 이것까지로 만족하기로 하였다. 제한된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은 곳을 돌아봐야겠다는 욕심은 지나고 보면 그렇게 할 필요가 없으리라 항시 느낀다.

천천히 걸으면서 풍경을 보고 느끼고 그렇게 하기로 했다. 여유를 가지고 오늘 안되면 다음에 한번 더 오리라 마음먹으면서 말이다. 이렇게 마음을 잡으니 좀 맘이 편안하다. 촉박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뛰다시피 할 것 까지는 없는 것이다. 안양예술공원과 염불사 따뜻한 햇살이 비치면 한번 나들이를 계획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상당한 높이의 부처의 인자한 모습에 절로 마음이 평화스러워진다. 

 

안양예술공원

안양예술공원은 관악산과 삼성산 사이의 계곡에서 흐르는 맑은 물과 울창한 숲이 주변의 전통사찰 및 문화재와 조화를 이루어 과거 수도권의 휴양지로 각광을 받았으며, 안양의 명물로 이름을 떨쳤던 포도가 오가는 이의 미각을 돋우어 주었던 곳이다. 삼성천 계곡의 울창한 숲 사이로 여러 등산로가 있어 지금도 시민들의 등산 코스로 사랑을 받고 있으며 또한 안양사, 염불암 등 전통사찰과 보물 제4호인 중초사지당간지주를 비롯해 석수동 마애종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 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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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율장군의 영정을 모신 사당 충장사.

요즘의 날씨는 많이 화창하여 나들이하기에 최적기이다. 주말이면 공원에는 가족들끼리 따뜻한 햇볕과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 싱그러운 꽃의 향기를 맡으러 모두들 즐거워한다. 며칠 전에는 구름이 다소 끼어서 우중충한 분위기에 금방이라도 비라도 쏟아질 듯하다가, 이삼일 정도 지나니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하다. 

미세먼지는 그래도 다소 잦아든 듯 하여 그나마 안심이 된다. 그간 안 가본 곳이 어디 있을까 검색을 해보니 이 따사로운 봄날에 걷기를 즐겁게 할 만한 곳으로 행주산성을 한번 점찍어보았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기도 고양시가 되겠고, 산속을 계속 걷는 것보다 약간의 볼거리와 함께 다소 어렵지 않은 걷기 코스 일거라 생각되었다.

충장사 안의 권율 장군의 영정 사진 모습

 

 

항시 그렇지만 북쪽으로 올라가기 위해서 경기도에서 서울을 거쳐 고양으로 가는 도로는 평일에도 왜이리 막히는 것인지. 마음이 급한 만큼 더욱더 차들이 밀린다. 몇 번 계속 다니는 길이지만 언제나 공사중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몇 년 동안 하는 건지 갈 때마다 막힘에 조금은 짜증스럽기까지 하다. 

행주산성은 당연히 조선의 임진왜란과 행주대첩, 그리고 권율장군이 맨 처음 떠오른다. 불과 몇백 년 전에 이런 경치 좋은 명당자리에서 큰 싸움이 있었다니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공간적인 배경은 조선시대 고양군 덕양산 행주산성으로 되어 있다.

주차장은 상 과 하가 있다고 하는데 상으로 갔더니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공간이다. 삼일절부터 세 달 동안은 무료입장이라고 되어 있는데 주차료는 약 2천 원 정도 카드결제만 받는 듯하다. 들어가자마자 권율 장군의 커다란 동상이 세워져 있어 행주산성의 슈퍼히어로라고 퍼뜩 느낌이 온다.

주변의 풍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진강정 정자 가는길.

그가 부하들에게 남긴 말이 있는데, "남아는 오직 의 와 기 만을 생각할 뿐이지 어찌 부귀와 명예를 따지 겠느냐" 였다. 행주산성은 124.9미터로써 흙으로 쌓아 만든 토성으로 사적 제56호로 지정되어 있다. 임진왜란 3대 대첩으로 한산도대첩, 진주대첩과 같이 하고, 2천3백여 명이 왜군 3만여 명을 물리친 호국의 정신이 깃든 곳이다.

물론, 그 유명한 부녀자들의 긴 치마를 잘라 돌을 날랐다는 사실과 함께 말이다.  성 내에는 현재, 충장공 권율 도원수의 4.5미터 높이의 동상, 15.2미터 높이의 행주대첩비(3 호비), 권율 장군의 영정을 모시는 사당인 충장사, 유물을 전시한 대첩 기념관이 있다. 

비문은 신석호가 짓고 글씨는 서희환이 쓴 행주대첩비(3호비)

첫 관문인 대첩문을 들어서면서 보이는 권율동상 뒤쪽에는 관군, 승병, 의병, 여성들의 항전 모습을 새긴 부조가 들어서 있다. 충훈정은 옛날 주 무기인 각궁의 연습 도장으로써 활을 쏘는 국궁장이다. 충장사의 현판은 고 박정희 대통령의 휘호라고 한다. 

대첩기념관은 무기고와 군량창고로 짐작되는 곳에 지은 박물관으로 화차, 총통, 신기전 등의 무기와 삼국시대 토기 등이 있다. 또한 권율 장군이 승리한 대첩 그림 3점이 있는데, 이치대첩도(충남 금산과 전북 완주 사이의 이치 고개), 독산성(경기도 오산) 싸움도, 행주대첩도가 그것이다. 

1호 초건비는 대첩비각 안에 있고 주위의 꽃들과 3호비와 잘 어울어져 있다.

한강 인근의 도시, 농촌 풍경을 볼 수 있는 정자로 덕양정과 진강정이 있다. 이곳에서는 저 멀리 주황색 철골구조물인 방화대교가 아주 잘 보인다. 대첩 승전을 기념하는 비는 3개가 있는데 1호는 초건비로써 대첩비각 안에 세워졌다. 당대 최고 문장가 최립이 앞면 글을 지었고 한석봉이 글씨를 썼다고 한다.

나무들 사이로 저 멀리 대교가 보이고 도시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가장 중요한 문화재로써 경기도 유형문화재 74호이다. 2호는 중건비로써 행주서원(기공사)에 있다. 마지막 3호 행주대첩비는 1970년 11월 세워졌고 이 또한 박정희 대통령이 글을 썻다고 한다. 대첩비 뒤쪽으로 가면 충의정이 있는데 이는 영상교육관으로 행주대첩과 권율 장군에 관한 영상을 수시로 상영하고 있다.

▶ 그리 높지 않은 도보 거리와 한강을 끼고 있어 절묘한 경치가 어울려 있고, 붉고 보랏빛의 꽃들이 잘 단장되어 있어 한 번쯤 돌아 볼만 하다. 둘레길도 약 30분이면 1구간을, 20분이면 2구간을 볼 수가 있다. 서울에서 근교에 위치해 있는 이곳을 이제야 보게 되어서 많이 아쉬웠다.

행주산성 전망대에서 서울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한국에도 찾아보면 마음을 탁 트이게 하는 멋진 풍경을 갖춘 명소들이 많은 것 같다. 보는 만큼 알게 되는 것이다. 역사책에서나 들어 보았던 곳을 실제로 두발로 디뎌 보면서 또 한자락의 추억거리를 남겨 볼 수 있음에 만족한다. 도원수라는 직책이 지금의 총사령관이라니 그 위엄이 대단하다.

조선 중기의 명장으로 불리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의 헌신에 사뭇 고개가 숙여지고 숙연해진다. 고양 행주산성, 또 다른 따뜻한 날에 걷고 싶은 날에 다시 찾아 올 수 있길 바란다. 

진강정에서 올려다본 계단길.

 

행주산성

사적 제56호.1963년 지정. 면적 347,670㎡. 정확한 축성연대와 목적은 알 수 없으며, 임진왜란 때 장군 권율(權慄)이 대첩을 이룬 싸움터이다. 1592년(선조 25) 7월 8일 이치(梨峙)에서 왜적을 격멸한 권율은, 12월 수원 독산성(禿山城)에서 다시 적을 물리친 뒤 서울 수복작전을 개시, 조방장(助防將) 조경(趙儆)과 승장 처영(處英) 등 정병 2,300명을 거느리고 한강을 건너 행주 덕양산(德陽山)에 진을 치고 서울 수복을 노렸다. 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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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nsplash.com) ◆  햇빛을 쬐면서 천천히 걷기는 그냥 재미있다.

일상의 생활을 가만히 살펴보면 실로 바람쥐 쳇바퀴처럼 쉴새없이 굴러간다. 매일 같은 시간에 밥을 먹고 똑같은 행위를 반복하고 그렇게 계속 하는거다. 그런데 언제가 이게 제대로 사는건지 의심스럽기도 하고 뭔가 매너리즘에 빠져서 휙하고 멀리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시간과 금전과 체력이 되면 언제든지 해외로든 국내 어디로든 갈 수는 있다. 하지만 이 세가지 박자가 모두 맞아 떨어지는 직장인은 그렇게 많지가 않을 것이다. 일단, 시간이 갑자기 3,4일 또는 일주일 이상씩 비우기가 쉽지가 않다. 끽해야 설명절이나 추석때 간신히 여행계획을 맞춰서 어디론가 가는게 고작이다. 

그것도 용케 항공편이나 회사에서 다행히 휴가를 많이 용인해 줘야 가능하다. 만약 어느정도 쉴 수 있는 백수의 형태라도, 매일 똑같은 일상에 약간 미쳐버리기 일보 직전의 무료함과 따분함이 올것이다. 밤새워서 좋아하는 영화를 계속 돌려보고, 이미 밖은 동이 터올라 치면 눈은 충혈된 채로 어깨와 목은 찌뿌듯한게 이제 진짜로 잠을 잘 시간이다. 

◆ 아파트를 조금만 벗어나면 주말농장에서 직접 채소와 텃밭을 가꾸는 모습을 볼 수있다.

남들은 출근하랴 쿵쾅거리며 현관문 소리 여닫는 그때 말이다. 뭔가 심한 죄책감이 자꾸 드는거는 어쩔 수 가 없다. 그렇게 아침 9시에 업무시작 시간에 본격적인 잠자리에 들어가는 그 비참함. 하지만 그간 눈코 뜰새없이 바쁘게 직장에 헌신 했기에 이 프리한 시간을 최대한 만끽하려고 쓴웃음을 지으며 노곤한 나른함에 빠져든다. 

남들은 오후 업무를 하기위해서 낮1시 부터 자기 일에 빠지는 시간에 뱃속의 꼬르륵 소리에 이제 서서히 아주 늦은
아침잠에서 깨어난다. 부스스한 머리, 눈꼽을 덜어내고 세수는 생략한채 일단 냉장고에서 허기를 채를 뭔가를 찾아본다.
오이가 있다. 다이어트에 좋은 건강식품.

길다란 오이 한 개를 물에 대충 헹군다음 초고추장을 조금씩 뿌려가면서 와작와작 씹어먹는다. 체중조절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밥과 반찬도 없이 말이다. 그 후 그냥 블랙원두 커피를 뜨거운 물을 붓고 서서히 들이켠다. 오늘은 또 무슨 뉴스가 올라왔나 검색을 한다. 

이런 일상이 하루 이틀이 넘어가고 한 두달이 넘어가면 이제는 당연한 것 같지만 점차 죄책감이 든다. 이게 무슨 자발적백수의 생활인가 말이다. 운동을 할래도 힘이 없어서 못한다. 뭘 먹어야 나가서 뛰던지 할게 아닌가. 일단, 뭘 또 먹게되면 하릴 없이 너무 많이 먹게 된다. 

◆ 도심을 조금 벗어나 드넓은 바다는 아니라도 조그만 물웅덩이에 오리나 거위같은 생명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그간 많이 다이어트 했으니 보상심리를 얻듯이 마트에서 장봐온 것을 계속 먹게 된다. 먹다 먹다 너무 많이 먹은거 같을때 어김없이 배가 살살 아파오면서 느낌이 온다. 화장실에 가기전 소화제를 먹을지 말지 고민을 한다. 이런 비효율적인 싸이클이 계속되다 보면 정신적 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 몸상태가 엉망이 된다. 

겨우내 방에만 틀어박혀 있으면서 실내 환기도 없이 방안 텐트까지 설치해 이불 속만 들락날락하는 생활을 했으니 얼마나 저질 체력이 되었겠는가. 이제 춘사월을 넘어가고 따뜻한 햇빛과 벚꽃들이 흔날리면서 바람도 살랑살랑 따뜻하기 까지하다. 웬지 훌쩍 어디론가 가고 싶은 충동이 드는 계절. 

매일 조깅을 같은 시간에 하는 것도 여간 힘든게 아니다. 그동안 많이 했으니 오늘 하루는 좀 쉬어도 되겠지 하는 그런 게으르고 싶어지는 마음이 자꾸 생긴다. 실제로 조깅을 많이 하니 무릎이 좀 쎄한게 시큰거리는 증상들이 가끔 보이기도 한다. 더불어 핑계가 되니 이참에 좀 쉬고 싶어지는 거다.

단순하게 아무 생각없이 뛰는 것보다 더 좋은 건 없을까. 그렇다고 아예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니, 할 수 없이 좀 천천히 걸어보자. 이 따사로운 햇빛을 쬐고, 흙냄새와 벚꽃의 냄새를 맡고, 바람에 흩날리는 꽃들의 부스러기까지 감상을 해보자. 

그렇게 이 대지에 살아있음을 새삼스럽게 느껴보고 아직까지 건강함에 감사하고 현재의 어지러운 난국들을 잠시나마 잊어보자. 너무 나갈때까지 재다보면 다시 눕게 된다. 그냥 어제 입었던 옷과 가방을 둘러메고 동네 아파트를 벗어나서 흙이 있는 곳으로 발길을 내딛는다. 

싱그러운 햇살과 푸르른 산에 둘러싸인 생태공원의 고즈넉한 모습은 우울한 마음을 정화시킨다.

한낮의 태양이 온몸을 내리 쬐고, 많은 오르막길, 조금은 덥기까지 하여 팔을 약간 걷어 붙이고 주위의 꽃들을 최대한 감상한다. 아니, 나같은 분들이 참 많구나 느낀다. 나이들 지긋하신 분들이 삼삼오오 보이기 시작하며 둘레길에는 가족과 청춘남여 노인들 어린이들 모두 기쁨에 겨운 모습들이다. 

실외체육관의 푸른 잔디에서 가족들끼리 공을 차고, 어린이들은 조그만 자전거들을 타고 쌩쌩 달린다. 연도 하늘에서는 날고 있다. 텐트도 여기저기 쳐놓고 이 푸르고 청명한 하루를 움켜 잡고 있다. 이 얼마나 평화롭고 싱그러운 모습들인지. 앞으로 이렇게 자주 나와서 천천히 걸어야 겠다고 느낀다. 

짜증나고 너무 힘들지 않는 운동, 재미있는 활동. 일단, 일어나서 밖으로 조금 나와보니 걷고 싶은 곳이 있음을 알았다. 이 취미가 제발 오래가기를 빌어본다. 천천히 걷기. 우리 모두의 운동이다. 열심히 걸읍시다. 하정우씨처럼 말이죠.

기사를 쭉 보다보니 언뜻 IT개발자의 자살기사를 읽게 되었는데, 참 이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느낌이 확 다가온다. 속칭 4D 업종이라고 까지 불리는 직업군인데 더럽고, 어렵고, 치사하고, 힘들고 뭐 안좋은 수식어는 죄다 갖다 붙일수 있을 정도이다. 

정말 이런쪽의 직업을 갖게 된 것이 숙명이라고 할까, 아니면 다른 직업을 경험해 보지 않아서 이 하나의 직업밖에 모르는 건지 알 수는 없다. 그 놈의 돈 때문인지도 모를것이다. 

자살자에 대해 청와대 청원이 만명을 넘어섰다고 하니, 사회적으로도 좀 그 어려움과 고달픔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지는 않을런지. 어떤 하나의 전산 시스템을 구성하기 위해서 프로젝트가 뜨게 되고, 이에 여타의 방식처럼 최저입찰경쟁에서 승리한 업체가 갑을병정의 방식대로 하청과 외주를 주게된다. 

개발자는 그의 경력과 이력에 맞추어져 적절하게 중간에 소개하는 업체를 통해서 몇개월동안에 얼마를 받고 계약을 하게된다. 실제로 일에 투입되어 일을 하게되면 업무정의와 기획에 따라 분석, 설계, 개발을 진행하게 되는데, 각 단계마다 각자의 능력과 나이와 경력에 따라 해당팀의 PM의 업무배분에 의해 일을 하게 된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처음에는 어느정도 분석과 설계를 하게 되면 문서상으로 계속 업데이트 되는 내용을 숙지하고 화면을 어떤식으로 구성하게 될지를 고민하게 된다. 분석, 설계만 하고 빠질수도 있고 개발도 계속 할 수 도 있을 것이다. 

현업의 요구사항은 항시 구현에 무리하거나 정해진 시간안에 할 수 있을 만큼만 주지는 않는다. 또 그렇게 되어 간다. 시스템 오픈일정은 왠만해서는 미룰 수가 없다.

못을 박아 놨기에 그 종료일까지는 어떻게 해서든지 끝내야 하는 것이다. 납기준수일 것이다. 오픈 날짜가 점점 다가오면서 설계 된 사항을 가지고 개발을 진행하면서 미처 보지 못했거나, 미리 발췌되지 않은 문제점들, 또 현업들의 중간 중간 심정이 바뀌어서 화면을 다시 엎고 새로 그려야 하는 경우 등등 물밑에서 점점 생각지 못했던 우발 요구사항들이 이어진다. 

코딩으로 컴퓨터에서 돌아가게 하는 것이 말한마디에 척척 금새 고쳐지는 것처럼 인식하는 분들이 있으니 이 얼마나 통탄할 노릇인가.

이러니, 밤 8시 9시는 보통이고, 집에가면 거의 11시 12시가 되는 것이고 이렇게 몇개월을 생활하면 사람이 완전히 좀비화가 되어 지쳐만 가는 것이다. 

집에 와서도 내일 또 그 업무를 어떻게 고쳐야 욕을 먹지 않을지 계속 생각을 하게 되고 결국은 꿈속에서도 일을하는 공포와 두려움 가슴떨림 안정화 되지 않는 두근거림이 지속되는 것이다. 이런 압박이 계속되니, 건강이 좋아 질 수가 있겠는가? 

스트레스의 연속인 것이다. 그나마 일에만 신경을 쓸수 있다면 다행이다. 관건은 나를 둘러싼 상하 개발자와 관리자와의 관계이다. 나에게 일을 시키면서 일정을 쪼고, 결과물을 평가해서 계속 압박을 해대는 직책상의 윗사람. 이 사람이 나와 마음이 맞아야 행복해진다. 

그 반대라면 하루하루 출근하는게 큰 고통이다. 그야말로 지옥이나 감옥으로 기어들어가야 하는 심정인 것이다. 그 인간의 면상 자체를 보는게 고통이고 불행이다. 일단, 사람을 잘 만나는 것이 큰 행복이다. 돈은 그 다음 문제인 것이다. 

IT 프리랜서 개발자가 돈을 다른 직종보다는 좀 받는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것도 1년 내내 일해야 그나마 난거지 나이가 들면서 고액을 부르는 사람을 누가 성큼 돈을 주고 일을 시키겠는가. 

한다해도 단기간의 몇개월짜리 땜빵식의 어렵고 하다가 중간에 나간 사람 대타로 들어가서 갖은 고생을 할 각오에 대한 대가다. 1년에 노는 날들이 점점 많아지면, 그나마 덜받는 정규직보다도 못할 수 있는것이다. 

이렇게 어려운데, 다른 일을 해야 함을 알면서도 선뜻 직업을 바꿔본다는게 솔직히 두려운 것이다. 여하튼 차장급의 외주개발자의 죽음이 결코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진다. 내가 곧 저지경 전까지도 생각이 퍼뜩 들때면 정말 우울해진다. 

앞으로 이쪽일을 얼마나 더 할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람의 목숨까지 바꿔버리는 직업이라면 이는 주객이 전도된 것이리라. 인간의 목숨을 바꿀정도로 그렇게 힘들었다면, 그 상황이 어떨지는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아마도 모를 것이다. 

한 번 세상에 고귀하고 수십억분의 1의 경쟁을 뚫고 태어난 개개인이 좋은 일만 행복하게 느끼고 살다가도 시원찮을 판에 자살이라니 이 웬말인가. 진정 이런 삶을 살다 간다는건 너무 한 것아닐까. 

한국의 IT쪽의 근무환경과 갑질의 횡포 다단계식 하청업체의 쥐어짜는 빡빡한 일정 등 정말 고쳐져야 할 행태들이 너무나도 많다. 내가 두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는 동안 IT강국이라는 대명사가 무색하지 않게 정말 좋은 직업을 가졌다는 자부심을 갖게되는 날이 올런지 궁금해진다. 

그런 날이 꼭 좀 왔으면 좋겠다. 4차산업시대, 스마트폰의 시대, 코딩의 시대, 소프트파워의 시대,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등 소프트웨어가 다 연관되어 있다. 코딩… 참 열손가락 너무 아프고 마우스를 너무 돌려대서 집게손가락이 덜덜 떨리는 경험들, 이것도 산재가 될런지 모르지만,

세상을 규칙에 맞게 정확하게 움직이게 하는 모든것이 소프트웨어의 힘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내 생각대로 시스템이 움직이고 잘 풀리면 정말 입가에 미소가 확 번지지만, 그 반대라면 잠을 못이루게 된다. 

그 천당과 지옥을 하루에도 수십번을 교차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개발자들은 정말로 뭐라 결론의 말을 하기도 애매하다. 그 모든 것은 자기가 지고 자기자신이 결정하고 선택해야 된다고 본다. 

하루종일 앉아서 편하게 손가락만 두들기는게 뭐가 어렵냐고 대부분 느끼겠지만, 실상은 정신적 스트레스 덩어리를 항상 머리에 싸매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프로젝트를 끝내고 짐싸서 낮에 집에가는 길은 정말로 새가되어 날아가는 기분인 것이다. 

물론 그 즉시 실업자의 길로 들어가겠지만. 세상에 나에게 백프로 다 맞는 것은 없을 것이다. 백프로 만족할 수 있도록 나의 관점과 생각을 스트레스가 비껴가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그에 맞춰 사회적으로 건강한 IT 직장의 문화와 바람직한 일의 구조가 떠받쳐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리는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야만 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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