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단으로 내려오는 삼부연폭포. 기암괴석에 둘러싼 모습과 물줄기가 수만년동안 끊어짐없이 흘러내렸다는 그 웅장함에 기가 죽네요.

강원도 철원으로의 탐방에 대한 글 두 번째입니다. 전에는 철원의 제일 명소인 고석정에 대해서 알아봤고요. 이번에는 9경 중에 속하는 비경을 쫓아가기로 하지요. 더운 초여름의 날씨를 보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물이 있는 곳을 찾게 되지요. 이번에 들를 곳은 삼부연폭포라는 곳인데요. 

 

철원의 행정구역상 하단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장소만 따로 뚝 떨어져서 한참을 내려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지요. 고석정에서도 거의 40분 이상 또는 한 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이지요. 그야말로 철원의 중앙에서 남하를 하여 아래로 관통해야 하는 코스입니다. 

 

가는 도중의 산세는 정말로 이루 말할 수 없이 비경입니다. 강원도만의 조용하고 한적함 속에 왠지 나 혼자만 있는 세상에 툭 던져진 그런 느낌이 들죠. 때론 잠시 무서운 생각도 퍼뜩 듭니다. 낮이라 망정이지 어두운 밤에 혼자 드라이브하는 것도 머리가 쭈뼛 설듯하네요. 

 

▲  철원 팔경중 하나인 삼부연폭포에 이렇듯 전설이 있었다니 새롭습니다. 용 3마리가 승천했다니 용가리나 디워가 감히 생각나네요.

정말 차 없이는 어느 누구도 다니지 않을 그런 첩첩산중에 서 있는 폭포입니다. 약 20미터 높이인데 가느다란 물줄기에 아래에 널찍하게 물웅덩이가 메워져 있네요. 이미 비경인지라 몇몇이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열심히 하고 있네요. 앞쪽에 차 한두 대가 오른쪽 도로에 파킹 되어 있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정도로 자연 속에 쏙 쌓여있네요.

 

물 떨어지는 소리가 시원한 계곡임을 여실히 말해주지요. 물 아래쪽으로는 못 내려가도록 막아놓았습니다. 안전을 위한 거겠지요. 주변에는 온통 초록색 나무로 덮여있어서 다른 나라나 세상에 와 있는 듯합니다. 갑자기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족들 한 무리가 굉음을 내면서 지나가네요. 

 

좋은 관광코스와 드라이브하기 좋은 도로라면 여지없이 나타나시는 바로 그 멋지신 분들, 오토바이가 멋있기는 하네요. 차 한 대 값보다도 더 비싸 보이네요. 더워도 폭포 물속에 들어갈 수는 없는 법. 눈도장을 확실히 찍고서 다음 장소는 순담계곡으로 향했습니다. 

 

▲ 겹겹이 괴석이 쌓여있는 순담계곡. 햄버거 사이에 고기를 얹어 놓은 듯 먹음직 스럽기까지 합니다. 

이 곳은 다시 북쪽 방향으로 철원의 중심인 철원군청을 지나 고석정 가기 전에 위치해 있네요. 철원의 넓은 들판에 펼쳐진 논과 밭의 풍경은 너무나 드넓었습니다. 이 곳에서도 철원쌀이 이름이 있지요. 순담계곡도 역시 예상외로 가슴이 탁 트이는 드넓은 풍경에 감탄이 나올 정도입니다.

 

 

계곡 위쪽에 몇몇 카페와 먹거리를 파는 곳도 있어서 이미 관광객들이 북적이네요. 날이 덥고 비가 많이 안 와서 강물은 수위가 그리 높지 않고 물이 좀 빠진 듯한 모습입니다. 좌측에 펼쳐진 기암괴석으로 겹겹이 쌓인 듯한 절벽은 어떻게 만든 것인지 신기하기만 하지요. 


계곡을 내려가는 계단 중앙에는 보트들을 운반하도록 도르래 같은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어서 색다른 느낌입니다. 그야말로 협곡이라고 해야 할 듯 하지요. 물이 좀 더 채워지면 보트 래프팅 하면 그야말로 재미 백배일 듯합니다. 많이 가물어서 지금은 그저 고요함과 적막함만이 있지요. 

 

▲  오른쪽에는 카페가 있어서 좋은 명당자리 인듯 합니다. 물이 불면 저 바위들이 전부 비취색 한탄강에 잠길 것입니다. 

한창 성수기 때가 되면 아마도 이곳도 발 디딜 틈이 없어서 사람들로 바글바글할 것 같네요. 인터넷에서 물이 불었을 때 보니까 좀 무시무시합니다. 지금 이상태가 경치 구경에는 너무 좋군요. 다음 코스는 송대소 주상절리라고 하는 곳입니다. 내비로 이곳저곳을 돌고 돌아가다 보니 빨간색 다리에서 번지 점프하는 곳도 보입니다. 

 

양쪽 도로가로 차들이 엄청나게 늘어서 있네요. 주상절리는 희한하게 논두렁을 가로지르는 길을 안내하네요. 처음엔 잘못 안내하나 해서 가야 말지 했는데 제대로 가는 길이었네요. 그 끝자락에 역시나 캠핑장과 숙박시설이 있습니다. 말처럼 주상절리의 경치는 정말이지 철원에서 가장 보아야 할 장관의 모습입니다. 

 

거의 전망대 수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깎아지른 듯 병풍처럼 펼쳐진 양쪽 협곡의 경치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군요. 중앙에는 철로 된 다리도 있고 낚시꾼의 모습도 보입니다. 어떻게 건너간 건지 강 반대편에서 혼자만의 자리를 차지하고 낮잠을 주무시는 분도 계시네요.

 

▲ 송대소 주상절리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기암적벽. 중국의 영화 적벽대전을 찍어도 손상 없을 정도로 화면이 시원합니다.

 

 

천하태평 이런데가 또 어디 있을까요. 낚시하시는 분은 옷 입은 채로 그대로 강에 들어가서 몸의 열기를 식히고 있네요. 강태공이 바로 이런 생활을 한 게 아닐까요. 다리를 건너서 바윗돌 위에 앉아 있으니 정말로 집에 가기가 싫어지기까지 합니다. 낚시라도 할 줄 알면 텐트 치고 며칠 살았으면 좋겠네요. 

 

이 곳 캠핑장은 정말 천하 요새의 절경에 자리 잡은 최적의 장소입니다. 가족들과 모닥불도 피우고 고기도 구워 먹으면서 술 한잔 하면 세상 다 가진 것 같을 겁니다. 주상절리의 깎아지른 적벽의 높이는 30미터에 달한다고 하지요. 그와 맞닿은 한탄강의 비취색과의 조화는 그 신비로움에 감탄사를 연발하게 마련입니다.

 

▲ 캠핑장이 저 적벽 위 쪽에 위치합니다. 아래의 낚시하시는 분은 정말 이 세상 사람이 아닌듯 합니다. 한없이 부러운 광경이지요.

정말 강추하고 싶은 장소 송대소 주상절리! 꼭 들려보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이렇게 삼부연폭포, 순담계곡, 송대소 주상절리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다음에 나머지 비경을 얘기해 드리겠습니다. 

▲ 한탄강 스파호텔의 전경. 고석정과 바로 붙어 있어서 관람후에 이용하면 좋을 듯 합니다. 이 곳 주차장이 아주 커서 편리합니다. 

안녕하세요. 국내에서 아직 안 가본 곳이 너무 많아서 결정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지난번에는 경북과 전남을 방문했던지라 이번에는 다른 도를 가는 것이 나을 듯했습니다. 편식만 하면 조금 지겨운 경우가 있잖아요. 매번 다양한 곳으로의 방문이 지루함도 없애고 매너리즘 같은 것도 제거해주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한국도 다녀보다 보면 경치와 풍경이 꽤 좋은 곳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강원도 쪽으로 잡았는데 바로 철원입니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선에 위치해 있어서 마치 경기도에 있는 곳인가 착각하게도 되지요. 지도상으로는 중부전선을 맡고 있는 군사적 요충지 이기도 합니다.

철원이라고 하면 그 옛날 대학교 시절에 방학을 이용하여 체험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바로 3사단 백골부대인데요. 아직도 하얀 두개골에 뼈다귀가 엑스자로 받쳐진 모습의 커다란 형상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번에도 철원을 이곳저곳 찾아다니다 보니 몇 번 백골부대 형상을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 조선시대 의적 임꺽정의 흉상. 뭐라도 금방 무너뜨릴 저 런지자세는 근육남의 표본같기도 합니다. 워킹데드의 남자 미숀이랄까요.

 

부대 이름과 마크가 너무 강렬하다 못해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철원 가볼만한 곳을 검색하면 첫번째로 고석정이 나오지요. 어감이 바다에서 전투할 때 쓰는 고속정이 언뜻 떠오릅니다. 철원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곳 아홉 군데의 제일 첫 번째 명소인 고석정이지요.

오랜 옛날부터 형성된 기이한 기암으로써 한탄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절경 중앙에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그 위용이 어떨지는 처음 방문한 사람은 잘 상상이 안 가지요. 고석정까지는 차량으로 대략 2시간 거리가 되는데, 업데이트한 지 좀 된 아이나비 내비게이션과 다음의 카카오 네비를 같이 켜놓고 찾아갔지요.

가끔씩 아이나비가 경고창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고속주행 중에 뜨면 영 난감하지가 않지요. 그래서 네비를 두 개씩이나 켜놓는 이런 센스. 누구는 네비 없이도 목적지를 잘 찾아간다고도 하는데 어쨌든 문명의 이기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차원입니다.

▲ 고석정으로 내려가는 길에 바라본 경치입니다. 한탄강을 사이로 우뚝 솟은 바위가 정말 멋져 보이지요. 때마침 유람선까지 지나가주는 센스.

고석정에 도착하니 안내원이 주차할 곳을 다른 곳으로 가리키네요. 주욱 가다가 오른쪽의 빨간 표지를 보고 들어가면 넓은 운동장 같은 게 나온다고 합니다. 무슨 행사 때문인지 주차장이 있는데도 못 들어가게 임시로 폐쇄를 해 놓은 듯하네요.

알려준 곳으로 향하다 보니 공터가 있기는 한데 영 남의 집에 대놓은 거 같아서, 정문이 있고 넓은 곳에 주차를 해놓고 보니 호텔 겸 스파를 하는 곳이네요. 이름하여 한탄리버 스파호텔이라고 영어로 씌어 있습니다. 일단 상황을 보니 이곳에 주차해도 될 듯은 해 보입니다. 

곳곳에 무대 준비를 하는지 계속 드럼 두드리고 기타 조율하고 마이크 테스트를 쉴 새 없이 하는지라 귀가 따갑기도 합니다. 화장실도 쓸 겸 들어간 곳은 관광안내소라고 하네요. 1,2층에 전시관도 있어서 둘러보니 철원 전체에 대한 개략적인 관광명소들의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 고석정 아래 물가까지 갈 수 있어서 사진들을 많이 찍으시지요. 바위 꼭대기에 올라가면 더 좋겠지만 당연히 위험해서 출입금지이지요.

일단, 보기 좋게 지도들도 있고 해서 카메라로 저장을 해놓게 됩니다. 카운터에는 관광안내도라고 하는 커다란 팸플릿도 있어서 한 손에 쥐고 다니니 수시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DMZ 안보관광 코스와 생태평화공원 코스는 출발시간들이 있는 것 같아서 일단 옆으로 제쳤습니다.

코스를 다 보는 것도 보통 3시간 이상이 걸리고 시간에 제약을 받는 것도 별로라서 가고는 싶지만 이번에는 제외를 하였죠. 또 언젠가 나중에 꼭 코스를 견학하리라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핑계로 말이지요. 아마도 오늘 이 곳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뮤직 페스티벌 같은 게 열리는 듯합니다.

오고 가다 현수막을 보니 혁오, 잔나비, 정태춘 등 가수들의 이름들이 써져 있더군요. 준비하는 외국인 스텝들도 보입니다. 광장 중앙에는 검은색 동상이 있는데 임꺽정이라고 합니다. 조선시대의 의적 임꺽정이 이 곳 고석정의 작은 동굴에서 기거하면서 활동했었다고 하네요. 이런 유래가 있는 것도 재미가 있습니다.

▲ 고석정과 같이 있는 관광안내소 광장에는 각종 디즈니 캐릭터들과 탱크, 비행기 실물모형들이 전시되어 있어 눈이 즐겁습니다. 

곳곳에는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많이 보이는데 군복을 입은 군인들도 가끔씩 있네요. 전방 지대라서 주변에 군부대가 많다 보니 그런 것이겠지요. 이 더운 날에 베레모에 전투화까지 신은 모습은 정말 더워 보입니다. 군복도 계절에 맞는 복장들로 개량을 했으면 합니다.

고석정에는 경치를 볼 수 있는 정자와 함께 유람선 보트를 탈 수 있는 선착장도 있습니다. 주위에는 기암절벽으로 한탄강이 흐르는 중앙 양옆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정말 신선들이 이런 곳에서 놀겠구나 생각이 들지요. 중앙 10미터 높이의 바위가 바로 이곳의 핵심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그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조그만 백사장처럼 바로 물가에 까지 다가갈 수 있죠. 물가에서 바위를 보면 겹겹이 쌓인 돌들을 칼로 자른듯한 형상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수천만 년 동안 자연이 이루어 낸 조각 작품 아닐는지요. 압도적인 경치에 경외감마저 들게 됩니다. 

▲ 고석정 옆에는 코스모스 십리길의 꽃밭이 펼쳐져 있지요. 꽃으로 둘러쌓인 나라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꽃은 정말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작용을 하지요.

이런 대자연속의 우리네 인간은 얼마나 작은 미물이며, 백 년도 못 사는 기간이 찰나의 시간보다도 못한 기간이잖아요. 그 기간마저도 얼마나 많은 고통과 근심으로 아등바등 살려고 합니까. 인생의 무상함과 어떻게 사는 게 제대로 사는 것인지 되묻게 되는 그런 광경입니다.

이런 절경을 마주하면 정말로 집이 있는 도시의 현실 속으로 가기가 정말 싫지요. 보트는 약 10명 정도 태울 수 있는 소형입니다. 모두들 빨간색의 구명조끼는 입은 듯 보이네요. 강 왼쪽에서는 구령에 맞춰서 노를 저으며 래프팅 하는 고무보트가 보이네요. 

고석정 주변에는 꽃들로 장식된 꽃길 가는 곳이 있습니다. 드넓은 대지에 갈대와 노란색의 보리들, 빨간색의 양귀비, 보라색의 수레국화 등 꽃 속에 파묻히는 효과가 있습니다. 바로 고석정 코스모스 십리길이라고 하고 고석정 꽃밭 가는 길 로도 써져 있네요.

▲ 꽃밭길을 일주할 수 있는 깡통열차. 뒷태가 정말 깡통이네요. 조그만 농기계가 끄는 이색체험 열차입니다. 후진은 어려울 듯 무조건 직진 앞으로 고고 입니다. 

중간중간에 나무와 캐릭터 인형들이 놓여 있고 트랙터가 운전하는 깡통 열차가 다니고 있지요. 모두들 빨간색 헬멧을 쓰고 움직이는 모습을 뒤에서 보면 어린이 기차놀이하는 것 같아 미소가 지어지지요. 따듯한 햇살과 함께 이렇게 싱그러운 꽃밭을 거니는 호사로움은 복잡 다난한 한국을 사는 모든 직장인들의 바람일지 모릅니다.

철원의 고석정 얘기만 해도 분량이 많아지네요. 다음 편에 철원의 8경에 대해서 더 알아보겠습니다. 

 

고석정

한탄강의 중류, 신라 진평왕이 이곳에 고석정이라는 정자를 세운 이후로 주변 지역까지 통틀어 고석정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강 한가운데는 높이 10m나 되는 고석암이라는 바위가 서 있어 절경을 만들고 있고, 강 언덕에는 바이킹과 관람차가 있는 고석정랜드가 있습니다. 고석정은 조선시대 의적으로 활약했던 임꺽정이 이곳에 숨어 활동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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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대문 형무소 매표소를 통과한 후 제일 처음 관람하게 되는 역사전시관입니다. 형무소가 걸어온 발자취를 엿볼 수 있지요.

안녕하세요 행복한 줄 긋기입니다. 지난 현충일에는 오후에 비가 내릴 것 같다는 기상예보가 있었습니다. 아파트 바깥을 내다봤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조기형식의 태극기가 얼마나 걸려 있는지를 보질 못했네요. 봤는데도 관심을 안 뒀으니 모르고 지나쳐버린 것 일 수도 있고요.

엘리베이터에도 현충일에는 조기를 가정마다 꼭 걸어주시기를 바란다고 안내장이 붙어있었는데 우리나라의 애국심이 어느 정도인지 살짝 엿보는 기회이기도 하지요. 저 역시 집에 달 수 있는 태극기가 없네요. 인터넷에서 당장 구매를 해봐야겠습니다.

아점을 먹자마자 어딘가 또 바람을 쐬고 싶은 충동이 앞서더군요. 이미 오후가 시작되는 시각인지라 멀리 갈 수는 없으니 서울 쪽에서 찾아보기로 한 곳이 바로 서대문형무소입니다. 물론, 제가 이 곳에 들어가려고 하는 건 아니고요. 들어가지 않기 위해서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했습니다.

자가용으로 한 40분이면 가는 거리이고요. 서대문이면 시내의 중심에 있는 곳인데 생각에는 조그맣게 흉내만 낸 것이 아니겠느냐 상상했는데 웬걸 저의 상상을 완전히 깰 정도로 그 공간이 상당히 넓었습니다. 심지어 이곳에서 아이들끼리 축구시합을 해도 될 정도로 크고 탁 트인 대형 종합 운동장 같았습니다. 

▲ 형무소에 수용되었던 독립유공자들의 인적표입니다. 방 전체 사방으로 그들의 모습이 담겨있어 당시 생활상을 들여다 볼 수 있지요.

 

 

주차장은 후불이 되겠고요. 입장료는 어른 3천 원인데 휴일이라 그런지 가족단위의 인파로 인해 매표소 입구 전 약 백 미터 이상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상당히 많아서 엄청 북적거렸지요. 긍정적인 내용보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더 큰 감옥을 왜 이리들 보러 오는 건지 심히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입장하자마자 커다란 대형 태극기와 애국열사들의 모습을 담은 초대형 현수막들이 많이 걸려 있습니다. 당연히 관람객들의 사진 촬영으로 도저히 저의 차례를 기다릴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빨간색 벽돌로 세워진 대형 건물들이 곳곳에 위치해 있는데 이런 서울 한복판에 이렇게 대형 부지를 다 사용해서 유지를 해야 되는지 조차도 의심이 갑니다.

이 곳에 서민들을 위한 아파트를 세워도 수십 동을 건축할 수 있겠더군요. 사방으로 둘러쳐진 빨간색 벽돌의 울타리는  그 높이가 상당하여 죄수들의 탈출은 불가능한 듯 보입니다. 일제시대에 이런 철옹성 같은 곳에서 노역으로 세월을 보내야 했다는 데에 크나큰 상실감이 들었으리라 여겨지네요.

하지만 엄청난 부지에 답답함은 덜 했을 것 같네요. 정 중앙에 있는 전시관에는 일제시대 때부터의 형무소의 역사와  이 곳을 거쳐간 애국지사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각종 사진들과 소품들을 보여줍니다. 부모님들과 같이 온 아이들은 부모들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신기한 듯 두리번거리기 일쑤이지요.

▲ 한 명 간신히 누울정도의 어두컴컴한 독방은 그 답답함과 지루함, 공포감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역사책에서나 읽어보았던 여러 지명과 인물들을 발견할 때마다 탄성을 지르며 반가워합니다. 아이들이 하나라도 놓칠세라 부연설명을 해주는 아버지의 노고도 가히 존경스럽습니다. 많은 인파로 차례대로 순서를 기다리면서 관람을 해야  할 정도이지요.

1,2층에는 우리나라의 항일운동에 대한 사진으로 대부분 전시되어 있고 지하 1층에는 감옥에 대한 내용과 고문의 흔적들을 재현해 놓았습니다. 독방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한 사람만 딱 누울 정도의 넓이에 보는 것만으로 숨이 턱 막혀옵니다. 그 당시에 냉, 난방이 잘 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좁은 공간에서 생리를 해결하면서 아무 기약 없이 사계절을 견딘다는 것은 그야말로 죽음보다도 못한 삶이었을 것입니다.

일제에 항거한 분들이나, 독재에 맞서서 저항한 민주열사들, 그리고 부패정권의 조작에 연루되어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쓰고 끌려온 분들이 이런 인간 이하의 시설과 대접을 받아가면서 생활했음을 추측하면 몸서리가 쳐집니다. 과연  그 시절에 태어나 이런 고초를 겪었다면 어땠을까.

하루라도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시설의 뒤쪽으로는 한센병 일명 문둥병에 걸린 사람만 수용하는 한센병사가 저 멀리 높은 곳에 위치합니다. 아래쪽으로는 무슨 미로 같은 곳이 있는데 격벽장이라고 일종의 운동을 위해서 만든 시설이죠.

▲ 옥사 중앙에 태극기와 애국지사의 대형 현수막이 자리하고 있어 관람객들의 포토죤을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벽과 벽을 촘촘히 세워놓아서 서로 간에 대화를 하지 못하도록 한 건물입니다. 인간의 최소한의 기본권리를 최대한 차단하려는 일제의 의도된 만행이지요. 좀 더 구석진 곳으로는 사형장이 있습니다. 커다란 미루나무가 세워진 내부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야 했던 분들을 직접 시행하던 곳이지요.

참관인들이 참석한 곳에서 덩그러니 늘어진 밧줄은 그야말로 비참한 그 시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얼마나 많은 안타까운 인물들이 거쳐갔을지 차마 짐작하기가 어렵습니다. 바로 옆에는 시구문이라고 하여 사형이 집행된 시신을 외부에 반출하기 위한 통로가 있지요.

지하 통로 같은데 외로운 메아리만 울려 퍼집니다. 11옥사, 12옥사라는 곳은 실제로 수감된 감방이 있는 곳이지요. 우리가 영화에서 보면 죄인을 끌고 지나가는 복도를 보게 되는데 그런 식의 건물입니다. 하지만 철문이 아니라 나무로 된 다소 허술하고 비좁은 문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지요.

각 방마다 실제 방에 투옥되었던 애국지사와 민주열사들의 대략적인 생애를 도표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 방마다 들어가 보면 그분들의 발도장과 생애 업적들을 직접 관찰할 수 있지요.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열사와 지사들이 계시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 격벽장의 일부 모습입니다. 운동삼아서 이곳을 왔다 갔다 했을텐데 그 막막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처음 듣는 분들이 꽤나 많았지요. 조선말의 의병활동부터 시작해서 아직까지도 생존해 있는 분들까지 모두 한 번씩은 들어 봄 직한 이름이었지요. 어떤 전시관에는 이 곳에 수용된 수감자들의 수형 사진들을 방 전체에 빽빽이 붙여놓은 곳도  있습니다.

흑백사진으로 얼굴 앞쪽과 옆면 사진 대부분 머리가 짧은 스포츠 형태로 찍혀 있습니다. 다들 젊은 나이에 끌려와서 갖은 고생을 했을 것을 생각하니 현재의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나라를 위한 분들이 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요?

서대문형무소는 기피해야 할 역사관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한 번씩 거쳐서 느껴야 할 역사의 현장이더군요. 오후 늦게 조금씩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우산을 받쳐 들고 끝까지 관람을 하니 2시간 반이 훨씬 지났습니다. 많이 걷지는 않았지만 서서 관람을 하다 보니 발목이 뻐근하기도 합니다.

주차장 출구를 나오니 주차료는 4천6백 원 정도 나옵니다. 입장료보다 더 비싸지만 돈을 더 주고라도 이 곳 역사관은 방문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이들의 역사교육에도 좋고 넓은 부지에 가족들의 나들이에도 더없이 탁월한 장소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좋은 관람이 되었습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정부수립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우리 민족의 근·현대사와 선열들의 자주독립정신을 배울 수 있는 역사 교육의 장으로 삼고자 1995년 공사를 시작하여 1998년 11월 개관하였다. 서대문독립공원 내에 있으며 3·1운동 직후 유관순 열사가 투옥되어 숨을 거둔 지하 옥사와 감시탑, 고문실, 사형장, 옥사 7개동, 역사전시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관사와 고문실로 쓰이던 역사전시관에는 영상자료실, 강우규 의사의 의거를 재현한 매직비전, 형무소역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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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 드라마촬영장의 허삼관 영화 촬영장소 입니다. 미니어쳐처럼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진 모습에 정이 더 갑니다. 

전남 순천 여행길 2일 차가 되었네요. 어젯밤에 인터넷이 영 빠르지가 않아서 글을 올리는데 거의 2시간이 넘었습니다. 맨 정신으로는 할 수 없는 엄청난 막일인 듯도 합니다. 1일 1포스팅을 지키기가 워낙 쉽지가 않네요. 그럴 때는 역시나 시원한 TERRA 500미리 맥주 한 캔 하면서 작업을 해야 그나마 할 수가 있겠더군요.

그렇게 하고 보니 새벽 2시 반을 넘어가는데 그야말로 타지까지 와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허무감이 들기도 하네요. 모텔방 TV에서는 가디언즈 갤럭시 영화가 상영되고 있네요. 이 영화에 실베스타 스탤론이 원래 나왔었나 보네요. 글을 쓰면서 힐끗힐끗 봐서 재밌을 것도 같은데 나중에 넷플리스에서 한번 주욱 봐야 되겠네요.

순천 드라마 촬영장은 주차비 2천 원에 입장료도 2천 원입니다. 입구 앞에 펼쳐진 꽃동산은 역시나 기분 좋은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켜주지요. 들어가자마자 왼쪽에 추억의 롤러스케이트장이라고 해서 상당히 빠른 비트의 런던 보이즈, 모던 토킹의 댄스 뮤직이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 함석과 기와집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달동네입니다. 아직도 이런 곳이 없진 않겠지만 못살던 시절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지요.

 

 

7,80년대에는 유럽의 음악들 중 댄스 뮤직이 많이 유행했습니다. 고고장은 가본 적은 없지만 거기에 딱 맞는 음악만큼은 중, 고등학생의 마음을 휘어잡기에 충분한 장르이지요. 어디선가 영화 친구에서나 나올듯한 검은색 교복을 입은 친구들이 대거 등장하네요.

보니까 교복을 빌려주는 데가 있더군요. 가족끼리도 교복을 갖춰 입고서 사진 촬영에 정신이 없습니다. 특히 순양극장 앞에서 많이들 찍으십니다. 촬영장의 거리는 80년대의 서울의 옛 거리를 재현해 놓았지요. 교복은 중학교 1학년 때 딱 입어본 기억만이 있는데 그 이후 자율복이 되어서 입어본 적은 없지요. 

요즘엔 중, 고등학교도 교복을 다 입나 보더라고요. 아무래도 교복을 입으면 행동이 부자연스러워 지기 쉽지요. 학교를 알아보기 쉽고 함부로 행동하기가 어렵지요. 자율화의 바람을 타고 교복을 안 입는 게 오히려 더 좋지 않을까 하네요. 물론, 옷값이 더 들기는 하겠지요. 이곳도 곳곳에 공사 중 팻말이 좀 보이긴 합니다. 

▲ 와온해변의 데크길에 포토죤이 있네요. 물이 많이 빠져서 갯벌의 바닥이 드러나 있지요. 바람은 따듯할 정도로 부드럽습니다. 

눈에 좀 익은 집들이 보이는데요. 영화 허삼관에서 하정우가 살았던 집과 마당, 개울과 다리가 있습니다. 화면에서는
크게 보였는데 막상 보니 좀 아담한 느낌이 듭니다. 본인의 피를 팔아서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는 처절한 부성애를 그렸던 영화였지요.

또 한 곳은 아라한 장풍 대작전에서 장풍으로 엉망이 됐던 그 거리가 반갑게도 느껴집니다. 위쪽으로 가면 달동네를 구현한 세트장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지요. 골목골목이 워낙 촘촘해서 이런 곳에서 과연 살 수 있을까 의문이 듭니다. 속 내부 방들도 엄청 작습니다. 한 사람이 누울 정도도 안 되는 곳도 많습니다. 

그야말로 촬영만을 위한 세트장인 거지요. 제일 꼭대기에 올라가면 교회가 있는데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종이 있습니다. 세 번을 쳐야 이루어진다네요. 다시 내리막길을 내려오면 왼쪽에 언약의 집이라는 작은 교회 같은 곳도 보입니다. 하트 모양의 사진 찍는 의자가 마련되어 있지요. 구경하다가 앉아서 쉬는 장소로도 이용하네요.

▲ 순천 낙안읍성에서 제일 높은 곳입니다. 마치 안개낀 새벽의 고요한 동네를 연상시키지요. 특히, 초가집은 불조심해야 합니다.

이 곳 촬영장에서도 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거쳐간 곳입니다. 이 먼 전남까지 와서 촬영할 정도면 그만큼 배경과 세트장이 영상에 담아내기에 좋은 곳이었을 겁니다. 앞으로는 CG 기술이 점점 발달해서 컴퓨터로 다 구현해 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이런 곳은 정말 추억의 장소가 되어버리겠지요.

아이들은 '엄마 너무 볼 게 없어' 하네요. 음 역시 어린이들은 동물이나 캐릭터 같은 게 있어야 재밌어하겠지요. 어디 시원한 데는 없을까 해서 찾아간 곳은 와온해변입니다. 그나마 근거리에 있는 바닷가라는 느낌에 방문했는데 그야말로 조용합니다. 물도 많이 빠져서 갯벌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지요.

저 멀리 부모와 아이가 천천히 다가오는데 보니까 어린 여자애가 장애가 있는 것 같더군요. 모처럼 날씨도 좋아서 아이에게 시원한 바닷바람을 쏘이게 하는 모양입니다. 정말 따뜻하고 정겨운 장면입니다. 방파제 끝까지 차분히 걷다 보면 근심 걱정이 말끔히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 낙안읍성안의 모습들은 자연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와 함께 같이 동화되어 간다는 것이지요. 이런 곳에서 살고 싶어집니다. 

바다와 반대쪽에는 드넓은 산의 형세가 그림과 같이 펼쳐 보이지요. 산 허리 아래쪽으로 알록달록한 지붕들의 집들은 마치 동화에서나 나올 듯한 살고 싶은 그런 동네입니다. 낙안읍성은 왠지 한국민속촌 같은 느낌일 것 같았는데 그와는 많이 다른 듯합니다. 이 곳의 주차는 무료이고 입장료는 3천 원입니다.

나무로 만든 장승들이 많이 보이고요. 성곽길을 걸어서 제일 높은 곳에 다다르면 낙안읍성의 전체적인 모습이 시야에 확 들어옵니다. 바로 포토죤 1순위이지요. 동글동글한 초가집들이 푸른 나무들과 어우러진 모습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장관입니다.

곳곳에 물건 파는 곳도 많고, 실제 민박도 하는 모양입니다. 이 안에서 거주하시는 분들도 있는지 성곽길을 걷다 보면 마루에 앉아서 앞의 채소밭을 바라보고 계시네요. 빨래도 널려있고 집 뒤편엔 각종 맥주병, 막걸리병도 있어서 민생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 선암사의 중간에 놓여진 승선교입니다. 아치형의 아담한 돌로 된 다리이죠. 선암사의 마스코트라고 할까요.

곳곳에서는 판소리 공연들도 펼쳐지고 커다란 그네와 굴렁쇠 굴리는 아이들도 있네요. 각종 농기구와 생활모습을 전시해놓은 전시관도 있습니다. 낙안읍성 매표소 바깥쪽으로는 고인돌공원과 뿌리 깊은 나무 박물관이라는 곳도 있더군요. 많은 관광객들이 주위의 꼬막 집에서 막걸리 한잔씩 하자고 부추기느라 시끌시끌합니다.

선암사는 조계산 자락 아래에 품고 있는 사찰인데 그쪽으로 가는 길이 무척 정겹습니다. 주차료 2천 원 입장료 천 5백 원을 받고요. 약 20분 정도 걸어야 되는데 중간에 승선교라는 돌로 된 아치형의 다리가 두 군데 있습니다. 특히 편백나무숲길을 걸으면 미세먼지 없는 청정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더없이 좋습니다.

저녁에는 갑자기 국밥이 먹고 싶은 관계로 건봉국밥이라는 곳을 가게 됐지요. 위치는 수산물시장과 같은 곳이 모여있는 시장 중심지로 주차하기가 어렵더군요. 중앙선에 나무를 심어놨는데 그 중앙선 나무 사이사이에 신기하게도 경차들이 주차가 돼있더군요.

▲ 순천 아랫장 야시장 맞은편에 위치한 건봉국밥 집의 국밥입니다. 허기진 배를 채울 한끼의 맛있는 국밥은 그야말로 꿀맛이지요.

돼지국밥은 8천 원에 내용물은 많아서 좋았는데 좀 늦게 나오는 게 흠이네요. 배고픈데 말이죠. 손님이 꽉 차지는 않았는데 북적거리기는 했습니다. 역시 시장에 와야 사람 사는 냄새가 납니다. 도로 주변이 각종 물건들로 쌓여 있어서 보는 재미도 있는 거지요.

그릇, 꽃, 해산물, 과일 등 그야말로 없는 게 없지요. 순천의 인상은 갈대가 충만한 습지에 둘러싸여 있고, 초록색 나무들이 무성한 그런 조용한 고장으로 기억에 남게 될 것입니다. 

 

순천드라마촬영장

순천드라마촬영장 여행,명소 촬영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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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민속마을

1983년 6월 14일 사적 302호로 지정되었다. 넓은 평야지대에 쌓은 총길이 1,420m, 높이 4m, 너비 3~4m의 네모형 석성으로 1~2m 크기의 정사각형 자연석을 이용하여 견고하게 쌓아 끊어진 곳이 없이 웅장하다. 1397년(태조 6) 일본군이 침입하자 김빈길이 의병을 일으켜 처음 토성을 쌓았고, 1626년(인조 4) 임경업이 낙안군수로 부임했을 때 현재의 석성으로 중수하였다. 동내, 서내, 남내 등 3개 마을을 둘러싸고 있다. 마을은 옛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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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만 습지의 입장권을 끊고 들어가면 바로 왼쪽에 천문대가 있지요. 천문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습지의 광경입니다. 저멀리 산속 어딘가에 용산전망대가 있겠지요. 

전라남도 하면 밥상의 반찬 가짓수가 많이 나오는 걸로 유명하지요. 이번에는 전라도에 가볼만한 곳이 어디일지 알아보던 중에 영화 곡성의 무대인 곡성도 마음에 들고 했는데, 순천이라는 곳을 방문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순천에 무슨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군대 있을 때 작전장교 하신 분이 순천이 고향이다라는 것밖에는 아는 게 없지요. 

이전에 전라남도는 해남쪽은 간 적이 있는데 그때의 좋은 기억이 다시 남도 쪽으로 향하게 하네요. 거리는 거의 340킬로정도가 되고 4시간 이상이 걸릴 것 같습니다. 기나긴 운전을 해야 하지만 즐거운 탐험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가면 더없이 즐겁겠지요. 제일 처음에 도착한 곳은 검색 결과 1순위에 올라있는 순천만 습지입니다.

가만히 보니 단풍 때라든가 습지에 있는 풀들의 색깔이 진하게 물들 때 오면 더없이 좋았겠다고 먼저 느낍니다. 주차장 포함해서 광활한 대지가 온통 습지라서 탁 트인 시선이 시원함을 더해 줍니다. 날씨가 태양은 조금 모습을 감춘 흐린 날씨라서 오히려 걷기에는 훨씬 좋았습니다.

이 곳 주차비도 3천 원 선불이고 입장료는 7천 원입니다. 습지 입구 들어가자마자 왼쪽에 천문대가 있는데요. 실제 보려 해도 공사 중이 되어있어서 그냥 전망대에서 주변 경치를 휘익 한번 둘러보는 정도였습니다. 요즘에는 왜 이렇게 공사 중인 곳이 많은지 쫌 그렇네요.

▲ 용산전망대를 본격적으로 올라가기 위한 아담한 출렁다리입니다. 기암절벽 아래에 있고 너무 출렁거려서 건너는 맛이 있지요.

 

 

조금 더 위에 생태관도 있는데 커다란 오리인지 학인지 모형 전시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조금은 어두운 조명 속에 각종 서식하는 조류들과 그와 관련된 내용들이 전시 중입니다. 2층 정도의 공간에 공사 중인 곳이 또 조금 있는 곳. 가볍게 보기에는 좋더군요.

용산전망대라고 하는 곳이 약 편도로 2.2킬로 정도로 약 40분이 걸립니다. 그런데 겉보기로는 전망대가 전혀 보이지 않지요. 아마도 산속 어딘가에 숨어있는 듯합니다. 습지를 관통하는 길에는 데크로 만들어진 길이 잘 만들어져 있어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오고 가고 있지요.

중간중간에 각종 사진 찍기 좋은 포토죤들이 많고 새소리 체험관도 들리게 되고 앞쪽에는 배를 타는 선착장도 있네요. S자로 이루어진 물길의 수로에 물이 많이 빠진 상태라 마치 갯벌과 같이 보입니다. 그런데도 유람선들이 몇 척이 보이는데 그다지 큰 배는 아닙니다.

바람이 너무도 시원해서 마치 선풍기를 틀어놓은 것처럼 느껴지네요. 양쪽으로 갈대들이 푸르고 노란색으로 이리저리 휘청이기도 합니다. 어느 분인가 어린이들에게 설명하면서 아빠 갈대와 엄마 갈대가 있어서 갈대들이 쓰러지지 않는다고 말하네요.

▲ 드디어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습지의 모습입니다. S라인의 아름다움이 여성의 몸에만 있는게 아니라 이런 지형에서도 나오는군요. 

걸으면서 들려오는 이런 철학적인 말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납니다. 순천만의 바닷물이 근원이라 그런지 바닥에 많은 게들과 미꾸라지 같은 녀석들이 갯벌을 배회하고 있습니다. 전망대를 본격적으로 가기 전에 출렁다리가 너무나 출렁거려서 비명소리들이 절로 납니다.

산속을 걷는 길은 피톤치드와 같이 청량감을 온몸에 뿌려주지요. 약 20분간을 등산하고서 전망대에서 바라본 물길은 그야말로 S자의 뱀처럼 구불구불 이루어진 형상에 둥글둥글하게 모여있는 습지 덩어리가 마치 외계인이 만들어놓은 외국의 어떤 곳을 연상시킵니다.

한동안 저 멀리 뻗어있는 습지의 경치를 두 눈에다가 녹화를 해놓았습니다. 물이 더 들어오고 주변이 가을의 단풍으로 물든 경우라면 더없이 훌륭한 감탄사가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하산 시에는 출렁다리를 지나서 화장실을 지나는 길에는 너무 많은 모기 인지 깔때기인지가 하도 많이 날아다녀서 입 벌리면 입으로 들어갈 정도입니다.

유모차를 끌던 아주머니는 모기가 너무 많아서 아이를 생각해서 아예 발길을 돌리기도 했지요. 습지인지라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물이 많이 빠졌는데도 유람선이 간간히 오고 가고 있네요. 요즘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참사가 생각이 나는데, 혹시 이런 얕은 갯벌도 그런 일이 없으리라는 법은 없는지라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구명조끼는 입었는지부터 관심이 가더군요.

▲ 호수정원을 가기위해서 건너야 하는 꿈의다리. 이런 대단한 작업을 하다니 정말 꿈만 같은 다리입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겁니다. 습지를 뒤로 하고 바로 호수공원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호수공원은 주차와 입장료 모두가 무료입니다. 습지에서의 입장권으로 곧바로 무료입장이 가능한 것이지요. 공원의 크기가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한국정원은 왠지 중국의 사찰을 방문한 듯한 느낌이 들어 약간 이국적입니다. 연못 안에는 많은 잉어 떼들이 춤을 추고 있고요. 수목원 전망대를 오르는 길에는 형형색색의 꽃들로 장식이 되어 있어서 꽃밭의 한가운데에 푹 빠진 것 같은 착각까지 들지요.

수목원 전망대에서는 순천의 탁 트인 모습을 바라보면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연신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지요. 이 곳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호수공원인데 그곳을 가기 위한 다리가 바로 꿈의 다리입니다. 어린이들이 그린 손바닥만 한 그림 조각들을 전부 이어서 붙인 모습에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이런 대단한 작업을 하려면 얼마나 많은 수고로움이 있었을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호수공원의 광경은 딴 나라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이지요. 마치, 경주에 있는 거대 능들의 주위를 빙 돌아가면서 길을 놓은 듯한 형상인데요. 초록색 잔디를 덮어 높은 원형 컵에 하얀색 줄을 그어놓은 모습은 외계의 우주선 느낌이 납니다. 

▲ 경북 경주의 대왕릉을 가져다가 주변을 사과 깎듯이 돌아가며 깍아놓은 듯한 형상입니다. 파란색 길이 인상적이네요. 저멀리 중앙에 하얀색 지붕은 프랑스정원입니다. 밤에는 더욱 멋진 풍경이 예상됩니다. 

일몰의 붉은 색깔과 호수와 맞닿은 초록색 섬과 같은 형상은 예상 밖의 눈요기 거리입니다. 전체적인 디자인을 외국인이 했다는 데에 조금 자존심이 상하긴 합니다. 빙글빙글 걸어서 올라가는 데에 양옆으로 보호막 같은 게 없어서 조금은 위험해 보이긴 합니다.

여성과 어린이들은 무섭다고 하기도 하지요. 저녁 8시까지는 출구로 나와야 한다고 해서 또 열심히 걸었습니다. 전주까지 왔는데 전주의 음식을 안 먹고 갈 수는 없더군요. 맛집 검색 결과 갈대촌이라는 곳을 방문했는데 1인이라서 꼬막정식이나 이런 것은 안되네요. 혼자인 경우는 밥 먹을 때가 곤혹스럽습니다. 

할 수없이 만천 원하는 뚱장어탕을 시켰는데 반찬이 13가지가 가지런히 나오는데 좀 부담스럽기는 했습니다. 대신 반찬 양은 적당히 먹을 만큼만 주지만요. 꼬막도 큰 놈으로 세 개가 주어져서 맛은 볼 수 있었어요. 6시 내 고향에도 나왔다고  돼있는데, 뚱장어는 처음 먹어 봤는데 된장국에 밥을 말아먹은 느낌으로 먹을 만은 했습니다.

오늘의 피로를 풀기 위해서 사우나를 검색하여 순천역 근처에 있는 지오스파를 방문했습니다. 목욕비는 6천 원이고 내부는 정말 넓었습니다. 사우나 세 개 중 한 곳은 너무 뜨거워서 돌에 앉을 수가 없을 정도이고 웬 러닝셔츠와 팬티가 걸려있네요. 또 한쪽은 공사 중이네요.

▲ 1인 뚱장어탕의 위력입니다. 반찬 가짓수가 13가지라서 뭐부터 먹어야 할지 난감하죠. 가운데의 왕꼬막이 그래도 제일 맛있지요.

화장실은 조금 낡아서 좀 지저분했습니다. 아마 순천에서 나름 오래되고 전통이 있어서 이겠지요. 숙소를 잡기 위해 들어갔던 곳은 2만 5천 원인데 시설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와이파이까지 안 되는 상황이죠. PC방을 갈까 했지만 주인아주머니의 극심한 배려로 와이파이 되는 다른 숙소를 추천해 주더군요.

이른바 태흥모텔. 굳이 현금만 달라고 하셔서 계산을 했는데 그나마 시설도 괜찮고 인터넷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역시나 두 시간에 걸쳐서 블로그를 업로드했는데, 인터넷 속도는 그야말로 뉴스 검색 수준이었습니다. 넷플릭스를 여관 무료 와이파이로 시청해 보려 했으나 도저히 볼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내일의 행군을 위해서 새벽이지만 눈을 붙여야겠네요. 집에서 340킬로나 떨어진 타지이지만 순천이라는 고장에서의 하루를 조용히 마무리합니다. 내일은 또 어떤 풍경들을 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이날 걸은 걸음수는 22350보, 16.12킬로, 994kcal를 소비했습니다. 그런데 왜 똥배는 들어가지 않는 걸까요.  

 

순천만습지

전라남도 남해안 고흥반도와 여수반도 사이에 있는 만에 위치. 보성군·고흥군·여수시·순천시 등과 접해 있다. 소백산맥에서 갈라져 고흥반도와 여수반도로 뻗어내린 지맥이 침강하여 이루어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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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국가정원

인간과 자연의 공존,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순천만! 제1호 국가정원인 순천만국가정원과 S자물길이 이어진 순천만, 그 순천만을 가로지르는 두루미의 힘찬 날개 짓을 보며 새로운 기운을 얻어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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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스파

지오스파 생활,편의 찜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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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불국사내부로 들어가면 제일 첫관문입니다. 올라가는 돌계단이 바로 트레이드 마크이지요. 이곳에서 사진들을 엄청 많이 찍습니다. 

경북 경주의 나들이 세 번째가 되네요. 이번으로 경주에 관한 느낌을 다 쓰게 됩니다. 1박 2일 동안 찍어놓은 사진도 많은데 그중에서 최대한 잘 나온 걸로만 최소화해서 올리려니 이것도 일거리입니다. 사진 찍는 기술은 거의 없다 보니 그저 스마트폰으로 마구 찍어대는 수준입니다.

전문가처럼 좋은 카메라로 멋지게 찍으시는 분들을 보니 참 부럽기도 하고 저렇게 큰걸 어떻게 보관하고 가지고 다니시는지 신기하기도 하지요. 티스토리의 블로그는 일반적으로 사진보다는 글에 초점을 더욱 많이 두더군요. 그림보다는 글을 중요시하는 거지요. 

거기에 맞춰서 저도 글 위주로 하다보니 사진에는 조금 신경을 소홀히 하게 됩니다. 경주의 여관에서 일찍 일어난다고 했는데도 9시가 넘어 버렸네요. 조금 더 잔다는 게 이렇게 된 거지요. 주섬주섬 챙겨서 제일 먼저 불국사를 향했습니다. 경주하면 일단 불국사 아닌가요?

◆ 1시간에 등산을 하고 다시 입장권을 지불하고서 6백미터정도를 걸어가야 도착합니다. 석굴암을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있지요. 모두들 합장과 함께 본인의 소원을 빕니다. 

 

 

어렸을 때의 기억은 전무한 관계로 초행길이라 생각하고 액셀을 밟았지요. 가깝지는 않은 거리인데요. 40분 이상이 걸리는데 가는 길이 참 다채롭습니다. 논과 밭과 산의 풍경들이 눈을 호강시켜 주고 있습니다. 불국사 주차장을 지나서 차들의 행렬이 이어지는 곳을 보니 석굴암을 향하는 것인데 아무래도 엄청나게 정체가 되고 있는 듯합니다. 

차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제일 아깝고 따분한 관계로 곧바로 턴해서 불국사 주차장에 곧바로 주차를 해버렸지요. 차에서 내려서 이동을 할 때는 가능한 한 등산화를 신는 게 좋더군요. 발이 덜 아픕니다. 예상치 못하게 산행을 하게 되더라도 등산화를 신고 오길 잘했다는 느낌이 들곤 하지요.

차 트렁크에는 항상 등산화를 넣어두는 게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불국사는 역시나 차량이 붐비고 관람객들도 많습니다. 불국사의 상징은 역시나 다보탑과 석가탑입니다. 그 주위를 감싸고 있는 오색빛깔의 꽃등과 꽃들의 색이 마음을 정화시키죠.

◆ 신라를 죽어서까지 지키겠노라고 유언을 남기고 저 푸른 바다에 수장을 했다지요. 애국충절이 넘쳐 흐르는 문무대왕릉은 가히 경외감이 들 정도입니다. 

어린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이 전시가 되어있고 천장에 매달려 있는 빨간색의 꽃등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무더운 여름과 같은 날씨인지라 사찰 내에서 얼린 옥수수수염차를 2천 원에 샀는데 물 한 모금이 이렇게 맛있기는 처음이네요. 얼음덩이가 시간이 지나서 녹으면서 생긴 차가운 옥수수차 맛의 시원한 얼음물은 그 어떤 음식들보다 달고 시원합니다.

많이들 느꼈을 겁니다. 초록색으로 우거진 숲길을 걸을 때는 이 곳을 떠나기가 너무나 싫은 느낌이 가득합니다. 석굴암 가는 길을 알아보니 걸어서 편도로 1시간 정도로 2.2킬로 정도의 거리입니다. 토함산 줄기를 따라 등산을 하는 것이지요. 평지의 2킬로는 별거 아니잖아요.  

제가 너무 쉽게 본 것 같더군요. 평지가 아닌 오르막길이었습니다. 쉽지 않은 산행입니다. 물론 바닥을 돌들로 미끄러지지 않게 다져는 놓았는데 빠르게 걷기에는 다소 조심해야 하더군요. 오르는 길은 그야말로 초록색 나무로 우거진 정글을 걷는 듯 너무나 상쾌했습니다.

◆ 경주 국립 박물관내의 신라시대 유물관입니다. 각종 금관장식품과 여러 토기들이 그 당시의 문화를 엿볼 수 있어서 유익하지요. 

마치 숲 속에 푹 빠져버린 듯한 느낌에 혼란스럽기까지 합니다. 열심히 걷다 보니 약 50여분 정도에 석굴암 주차장에 도착했네요. 커다란 종이 있어서 가끔씩 관람객이 종을 치더라고요. 아마 공짜는 아닌 듯합니다. 매표소에서 다시 표를 사서  입장하고도 몇백 미터를 또 가야 하지요.

가던 날은 석굴암 주위에 붕괴위험이 있어서 공사 중이었습니다. 석굴암 내부의 모습은 사진 촬영은 금지하도록 되어있고요. 유리로 칸막이가 돼있고 부처님의 경건한 자태가 인상 깊습니다. 관람객들은 연신 합장을 하고 불공을 드리고 헌금을 하기에 바빴습니다.

이제야 경주 석굴암의 인상을 평생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더 이상은 잊을 수가 없는 경치를 마음속에 품었습니다. 오고 가는 숲에는 다람쥐 종류인 청설모가 간간이 눈에 띕니다. 사진뿐 아니라 동영상 촬영을 하느라 집중하는 모습들이 재밌습니다. 하산은 약 40분 정도면 도착합니다.

◆ 경주의 맛집 박용자 경주명동쫄면입니다. 유부쫄면인데 먹음직스럽지요? 면은 국수처럼 얇고 쫄깃합니다. 국물맛이 얼큰한게 속이 든든하지요.

산만 갔더니 심심하던 찰나에 바다를 볼 수 있는 문무대왕릉을 향했지요. 이곳도 약 40분 정도 소요되고, 경주에서 바다를 보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저 멀리 2백여 미터 떨어진 곳에 어떻게 무덤을 설치했을까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문무대왕릉을 직접 구경할 수 없는 건지 의아스럽네요. 시간이 아직은 있어서 다시 경주박물관으로 발걸음을 돌립니다. 주차와 입장도 공짜네요. 국립이라 그런 듯하고요. 중앙의 신라시대의 유물관과 왼쪽으로 미술관이 있습니다. 각종 비석들과 돌로 된 상들이 어마어마하게 있지요.

신라시대의 찬란했던 문물과 유산들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시켜줍니다. 타 지역을 가게 되면 맛집 검색을 하게 되지요. 경주명동쫄면이라는 곳을 가게 됐습니다. 역시나 이름이 있다 보니 대기하는 줄이 좀 있습니다. 혼자 먹을라치니 통로 쪽에서 먹게 되었네요. 쫌 뻘쭘은 했습니다만 이곳까지 왔는데 쫄면 맛은 봐야 하지 않을까요? 

◆ 쫄면먹고 근처에 있는 아트박스입니다. 미스터 판다 캐릭터 인형이 반갑게 맞이하지요. 뒤에 곰돌이 인가요? 또다른 인형이 두개가 더 숨어 있네요.

배가 고파서인지 맛있게는 먹었습니다. 7천 원인데 곱빼기는 없다네요. 반찬은 단무지 하나. 유부쫄면을 시식했는데 고기쫄면이 있는 줄 몰랐네요. 다음에는 고기로 해야지요. 이곳도 차 없는 거리라고 해서 거리들이 사람들로 많이들 오고 갑니다. 아트박스에 들어갔더니 각종 캐릭터 인형들이 사진 좀 찍어달라고 울부짖네요.

물건도 다양하고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렇게 경주에서의 다양한 볼거리를 눈으로 저장하고 머리로 인식하고 가슴에 품고 잊지 않으리라 생각하면서 집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로 진입합니다. 언제 또 한 번 다시 방문하여 못 본 곳을 들려보리라 다짐해 봅니다. 경주는 초록색으로 도배된 한국 제일의 문화유적지였습니다. 

 

경주문무대왕릉

사적 제158호. 대왕암(大王岩)이라고도 한다. 삼국통일을 완수한 문무왕(文武王)은 통일 후 불안정안 국가의 안위를 위해 죽어서도 국가를 지킬 뜻을 가졌다. 그리하여 지의법사(智義法師)에게 유언으로, 자신의 시신(屍身)을 불식(佛式)에 따라 고문(庫門) 밖에서 화장하여 유골을 동해에 묻으면, 용이 되어 국가를 평안하게 지키도록(護國大龍) 하겠다고 하였다. 이에 따라 유해를 육지에서 화장하여 동해의 대왕암 일대에 뿌리고 대석(大石)에 장례를 치렀다.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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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은 광복 직후인 1945년 국립박물관 경주분관으로 출범하였습니다. 광복 이전에도 경주에는 박물관 형태의 조그마한 진열관이 있었습니다. 경주고적보존회라는 단체가 1913년 동부동에 있는 조선시대 경주부의 관아 건물을 이용하여 진열관을 열었습니다. 이 진열관은 1926년 조선총독부박물관 경주분관으로 바뀌어 광복 전까지 유지되었습니다. 1975년 국립경주박물관은 큰 획을 긋게 됩니다. 현재 위치인 인왕동에 건물을 새로 짓고 박물관 전체를 옮긴 것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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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궁과 월지(구 안압지) 내부의 연못을 배경으로 바라본 모습. 돌벽을 감싸는 초록색 풀들이 더 많이 둘러쌓였으면 더 멋지겠지요. 밤에 불이 켜진 모습을 황홀함 그 자체일겁니다. 

갑작스러운 경주 여행기 두 번째입니다. 동궁과 월지는 그전에는 안압지라고 불리던 곳이지요. 큰 연못을 중심으로 정자들이 곳곳에 둘러싸여 있는 풍경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여기도 보물 18호라고 해요. 그냥 평범한 산책공원 느낌이 드는데 그런 소중한 공간이라는데 새삼 놀라네요.

밤늦게까지도 입장객을 받는 걸로 보니 야간의 모습이 훨씬 보기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연못에서는 한가로이 떠다니는  잉어 떼들이 보이고요. 잉어가 빨갛거나 검은색이 주류인데, 그 색깔이 서로 섞인 녀석도 몇몇 보입니다. 뒤편으로는 간간히 기차가 지나가네요. 이런 한적한 곳에 엄청난 기차소음에 화들짝 놀라기도 합니다.

고대와 현대가 같이 어울려 있다고나 할까요. 제일 큰 정자 내에도 아기자기한 금동으로 된 동상과 용머리상 등이 전시되어 있고 안압지 전체 모양의 모형주택도 중앙에 놓여있습니다. 동궁과 월지에 오기 전에 오른쪽 오르막길로 <월성>이라는 신라 5대 왕인 파사왕이 지었다는 왕궁 자리가 있습니다.

동궁과 월지의 내부 산책로는 그렇게 길지는 않아 걷기에 딱 알맞습니다. 조용히 울려나오는 노랫가락 소리와 함께 연못과 나무와 돌과 정자를 감상하면 마음도 차분해지고 감상적이 됩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공사 중이라 그 터만 볼 수가 있고 바로 반대편에 석빙고가 있습니다. 싸한 찬 공기가 뿜어져 나오는 지하 얼음창고입니다. 어려서 말로만 듣던 이 곳을 보니 현대판 거대 냉장고 같은 느낌도 나고 지하감옥 같기도 하네요. 묘같이 생긴 위쪽에 공기구멍 세 개가 나와 있는 게 특이합니다. 이곳도 보물 66호입니다.

날은 점점 어둠을 향해 가고 있네요. 많이 아쉽기도 하지만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게 너무 짧게도 생각됩니다. 주말에다가 한없이 걸었던 하루였던지라 발바닥이 살살 욱신거리지요. 이날 거의 만 7 천보 이상에 거리는 13킬로 정도 걸었습니다. 

어딘가 빨리 가서 눕고 싶은 생각에 경주에서 댓글이 괜찮게 있는 목욕탕을 검색해보니 <스파럭스>라는 곳을 선택하게 됐네요. 건물은 상당히 크고 맞은편에 이마트 24시간 편의점도 있고, 옆에 호텔도 있더군요. 혹시나 해서 물어보니 주말이라  방이 없고 1인실은 약 14만원 한답니다.

지하 얼음창고인 석빙고는 입구에 다가갈수록 시원한 바람이 느껴집니다. 안은 그 넓이가 예상외로 상당히 넓지요. 신라때에도 얼음을 사용했다는게 좀 신기한 감도 듭니다. 그 당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걸 팔았을까요.

혀를 내두르고 얼른 목욕탕으로 가기로 결정하고요. 경주시민은 7천 원이고 외지인은 8천 원을 받습니다. 주차권은 4시간용 카드를 나눠주시니 걱정은 없지요. 호텔 사우나인 만큼 시설은 만족스럽네요. 냉탕이 18도 정도로 다리와 팔만 담그고 도저히 차가워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준비해 간 샴푸, 린스, 바디클렌져는 굳이 필요 없이 다 비치되어 있습니다. 좀 큰 사우나들은 대부분 샴푸와 바디크림이 공짜로 제공이 되지요. 온탕도 41도, 열탕도 43도 정도로 적당했습니다만 하루 종일 오전에 밥 한 끼 먹고서, 커피 하나, 핫도그 하나, 파란색 슬러시 하나 먹은 게 전부인지라 최소 3시간은 목욕을 해야 직성이 풀렸는데 중간에 금방 지쳐서 계속 드러눕게 되더라고요.

역시 어느 정도 먹어야 힘이 나는 법입니다. 쓰러져서 실려나가기 전에 목욕을 급 마무리하고서 시원한 음료수와 맥주와 샌드위치를 사들고 여관을 검색하였지요. 어찌어찌하다 보니 장성탕 여관이라는 곳을 묶게 되었습니다.  허리 굽으신 아주머니신데 친절은 하십니다.

왼쪽 오르막 길을 올라서 바라본 월성 분묘 지구입니다. 지금 한창 발굴과 재공사를 하고 있어서 공사중인 상태이지요. 지리적으로 천혜의 요새처럼 상당히 중요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현금 3만 원이라서 방을 보니 온돌에서는 담배냄새가 좀 나고, 침대방은 좀 작은 반면 조명이 어둡고 그러네요. 게다가 와이파이가 안 되는 사태까지 발생합니다. 지금 경주가 진짜 신라시대인가요. 와이파이가 안 되다니요. 예전에 장기 투숙하던 외국인이 와이파이 썼다는 방, 온돌로 방을 잡았습니다.

카드밖에 없다고 하니 3만 2천 원을 급기야 받으시는 아주머님. 근처를 배회해보니 돼지국밥집, 마트 그리고 중앙시장이라고 떡하니 있네요. 10시가 넘은 시간인데 모두 다 영업을 하고 있네요. 돼지국밥집이 제일 당겼는데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쭈뼛하다가 그냥 통과했습니다.

이놈의 결정력 장애 현상은 어딜 가나 제일 먼저 나타나고 항상 후회를 남기지요. 중앙시장에는 맛있는 거라도 파는지 조그마한 간이 마차 형식으로 길게 늘어서 있더군요. 구입하려는 줄들이 많아서 아마도 맛있는 곳이리라 느끼면서 눈만 훑고 지나갑니다.  

석빙고 상단에 돌로 된 공기구멍이 세개가 보입니다. 평지같은 무덤 같아 보이는데 비석이라고도 착각하겠네요. 과학이 많이 발달했던 신라시대인 만큼 선조들의 건축에 대한 지혜가 엿보인다고 할 수 있지요.

마트에서 경주까지 왔으니 살게 없을까 해서 결국 경주 막걸리를 사기로 결정, 안주 몇 개를 사니 봉투는 안 팔고 쓰레기봉투는 제가 사는 곳에서 못쓸 테니, 조그만 박스에 담아 가라는 주인아저씨의 센스가 돋보인 거래였습니다. 타지의 일급 호텔은 아니지만 목욕 후의 피로함과 함께 수입맥주 한잔과 늦은 저녁으로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무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처량한 모습을 떠올릴 수도 있겠네요. 옆에 동행자도 없이 혼자서 웬 청승이냐 하는 느낌도 들기도 하지요. 하지만 어떻습니까. 이런 것도 나름 낭만이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누구의 간섭도 없이 혼자 사서 고생하며 느긋한 내일의 모험을 기대하는 느낌은 더없이 평화스럽습니다. 

알코올이 머리 위로 주욱 퍼지니 온 몸에 힘이 빠지면서 이제 누워야겠네요. 내일은 더 많은 곳을 열심히 돌아다녀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혹시 와이파이 되는지 만지작 거리다가 스르륵 잠이 들어갑니다. 내일 꼭 눈을 떠야 될 텐데 말이지요. 하하

 

 

경주석빙고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66호로 지정되었다. 길이 18.8m, 홍예(紅霓) 높이 4.97m, 너비 5.94m이다. 남북으로 길게 조영하고, 출입구는 남쪽에 있는데 너비 2.01m, 높이 1.78m이다. 여기에서 계단을 따라 실내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빙실의 밑면도 외부의 형태와 같은 직사각형으로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갈수록 밑바닥은 경사져 있으며, 바닥 중앙에 배수구가 있어 내부의 물이 이 경사를 따라 외부로 배출된다. 내부는 연석(鍊石)으로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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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럭스 찜질방

스파럭스는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 경주에 위치한 럭셔리 스파 찜질방으로 피트니스, 족욕탕, 실내 카페 등 다양한 실내 시설이 구비 되어있는 최고의 휴식 시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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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속도로 문경휴게소의 남자화장실 입구에는 많은 피규어와 캐릭터 인형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마징가제트, 아이언맨, 로보캅 등이 있는데 역시나 우리의 어벤져스의 타노스가 제일 멋있습니다. 얼굴 형태가 넷플릭스의 어떤 배우가 떠오르는데 갑자기 생각이 안나네요. 

금번 장거리 여행은 몇 군데를 훑어보다가 경북 경주로 선정했습니다. 경주는 워낙 유명한 장소이다 보니 중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자주 가던 곳이기도 하지요. 그 시절에 간 것도 같은데 전혀 기억이 안 납니다. 경주하면 불국사와 석굴암 그리고 첨성대가 제일 먼저 떠오르지요. 

그 외는 많이 떠오르는 것은 없네요. 박물관 정도가 있겠네요. 여행이라는 것이 한번 가고 다시는 중복해서 가질 않겠다 해도 결국 시간이 많이 지나면 그때의 기억들이 사라지지요. 그래서 방문하기도 하고 너무 좋아서 다시 가기도 하지요. 영화로 말하면 재관람, 2차 관람이라고 할까요.

그만큼 또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입니다. 경주라는 고장은 신라 천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유적지입니다. 신라시대의 문화는 정말 찬란하지요. 금으로 된 왕관과 선덕여왕, 이차돈의 순교, 마립간, 다보탑, 석가탑 기타 각종 불상들이 떠오릅니다.

▲ 동궁과 월지에 무료로 주차를 해놓고 첨성대를 향해서 터벅터벅 가는 길은 각종 꽃들로 장식된 길들을 거닐게 됩니다. 사진찍기에 너무 좋고 눈과 마음이 정화되고 힐링이 되지요.

 

 

중고등학교 때의 역사책에는 삼국시대의 문화중에서 당연 신라시대 때의 역사를 배우는 게 제일 재미있었던 듯합니다. 다른 나라들보다 뭔가 찬란하고 금으로 치장되었으며 그 당시 문화를 상당히 발전시키고 꽃 피웠던 때라고 기억됩니다. 그런 이유로 무작정 경북 경주를 내비게이션으로 찍어보니 거리만 330킬로 정도가 됩니다.

시간은 주말 늦은 오전에 출발하려니 거의 4시간 이상이 걸릴 걸로 예상됩니다. 톨게이트 비용도 거의 2만 원 가까이 나오고 기름값도 편도 약 3만 원 정도 드는 것 같네요. 요즘 기름값도 장난 아니게 많이 올랐지요. 대부분 1400원대 후반에서 1500원대 초중반 정도 형성되어 있습니다.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서 핫도그나 핫바를 먹는 것도 즐거운 일입니다. 보통 3천 원씩 하는데요. 좀 비싼 감은 있지요. 중간 휴게소에서 주유를 하려 하니 웬걸, 주유구를 열기 위해 좌석 왼쪽의 레버를 아무리 당겨도 주유구가 안 열리네요. 여행 중에는 예상치 못한 일이 가끔씩 생기는데요.

▲ 지난번 갑작스런 지진에 일부 타격을 입었다는 기사를 봤는데 다행히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첨성대. 야간에 오면 더욱 멋진 풍경이 나올거 같네요. 저안에는 어떤 장치가 있어서 천문을 관측했을까요. NASA를 능가하는 각종 첨단장치가 있는건 아닐런지요.

이건 전혀 용납이 안 되는 사건이라고 해야 되겠네요. 따로, 외진 곳에 가서 몇 번씩 당겨보다가, 인터넷 검색도 해보고 하다가 어찌어찌 또 열리네요.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까지 예상했지만 다행히 여행은 할 수 있도록 하늘이 배려를 해주네요. 둥그런 주유구의 오른쪽을 좀 몇 번씩 눌러주었더니 잘 열리는 것 같습니다.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천년의 고도 경주에 도착하니 전체적으로 낮은 산들과 분지들이 넓게 분포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수많은 차들이 길가의 유료주차장에 빼곡히 늘어서 있네요. 돌고 돌다가 동궁과 월지라는 곳의 주차장에 주차를 했는데 다행히 이곳은 무료입니다.

물론 동궁과 월지는 옛날에는 안압지라 불리던 곳인데 입장료는 2천 원을 받네요. 그런데 이 곳은 밤늦게 까지 입장을 해도 되는 모양입니다. 그런고로 일단 걸어서 첨성대를 먼저 보기로 했습니다. 도보로 10분에서 15분 정도 거리이지요. 그곳을 가는 곳에 논과 각종 꽃들을 심어놓은 거대한 분지와 같은 곳을 한참 걸어야 합니다. 

▲ 첨성대 매표소에서 사게되는 우리의 비단벌레 전기차의 위용. 메뚜기를 닮은건지 누에벌레를 닮은건지 더듬이가 있네요.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친환경 운송수단입니다. 둘레길을 전체적으로 관람하기엔 딱 좋을 듯 합니다. 

저 멀리 첨성대가 조그맣게 보이긴 합니다. 중간중간에 많은 사람들이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고요. 노란 꽃, 빨간 꽃들이 너무나 아름답게 수놓고 있어서 도심을 벗어나서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게다가 주변은 온갖 나무들이 초록색으로 둘러싸고 있어서 그 싱그러움이 더욱 빛을 발합니다.

하늘에는 연들이 꼬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윙윙 소리를 내면서 관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도로 중간에는 비단벌레 기차라고 하는 친환경 전기 기차가 승객을 태우고 기적소리를 냅니다. 기차 맨 앞면이 더음이 두 개를 가진 비단벌레를 형성화하고 있어서 어린이들이 엄청 신기해합니다. 

물론 어른들도 기차 앞면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바쁩니다. 첨성대 매표소는 첨성대를 들어가는 비용이 아니라 비단벌레 차를 이용하는 가격이었습니다. 첨성대는 그냥 볼 수 있는 것이죠. 그 높이는 9.17미터 정도의 하늘을 관찰하기 위해서 우물 모양으로 만든 것으로 국보 31호입니다. 

▲ 천마총 내부 정면에 전시된 고인의 유물입니다. 모두가 금으로 장식된 각종 장신구들이 수백년전 생활상을 추측하게 하지요. 높은 신분에 계신 분만이 소유할 수 있었겠지요. 그나저나 신발사이즈 장난아니게 큽니다. 엄청난 거인이셨을까 신기하네요.

선덕여왕 때 건축됐고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관측대라고 하지요. 그 주위에 둘러싼 초록빛의 커다란 능들이 몇 개가 있는데 이를 대릉원이라고 합니다. 보통 크기가 집 한두 채를 이어놓을 정도로 그 높이와 크기가 엄청 큽니다. 나라의 왕권은 릉의 크기에 따라 좌우된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로 그런 말이 일리가 있는 듯하네요.

대릉원 일원이라는 곳도 입장료를 2천 원 받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천마총, 미추왕릉, 황남대총을 볼 수 있고 그중 천마총은 내부 안에 들어가서 관람을 합니다. 냉방이 잘되어 서늘한데요. 그 안에 실제 인물이 안장되어있으며 그가 착용했던 금관, 금허리띠 및 각종 장신구와 말에도 치장했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단체로 관람하는 학생들이 참 많네요. 부모님들도 어린 자녀들의 역사를 위한 교육을 위해서 이 곳을 찾는 것 같습니다. 천마총은 특히나 많이 언급되었던 유물이지요. 산책로를 따라 걸으니 도심 속에 잘 꾸며진 공원 같아서 모두들 화기애애합니다. 한복을 입은 모습들도 무척 아름답네요.

▲ 천마총을 관람한 후 대릉원의 산책로를 따라가면 흔하게 보이는 릉입니다. 그 크기들이 거대하여 마치 축소된 산같기도 하지요. 온통 초록으로 도배된 풍경들에 경주의 좋은 기운으로 힐링되고 재충전되는 느낌입니다. 

중간에 대나무 숲들이 빽빽이 심어져 있는 곳도 사진 찍기에 인기가 좋습니다. 유적지들이 모두 걸어서 볼 수 있도록 띄엄띄엄 존재하기에 좀 많이 걸어야 됩니다. 물론 돈 내고 3~4인용 네발 전동차 같은 게 다니기도 하죠. 운동삼아 뚜벅이로 걸으면 건강에 더 좋을 겁니다.

이렇게 다음 목적지 동궁과 월지로 열심히 이동합니다. 다음 얘기는 2편으로 이어가겠습니다. 

 

첨성대

1962년 12월 20일 국보 제31호로 지정되었다. 경상북도 경주시 인왕동에 소재하며 높이 9.17m, 밑지름 4.93m, 윗지름 2.85m이다. 밑에서부터 4.16m 되는 곳의 남쪽 허리에 한 변이 1m인 정사각형 문이 달려 있다. 모양은 원통형으로 남쪽 문에 사다리를 걸었던 자리가 있다. 30cm 높이의 돌 362개로 27단을 쌓아 만들었다. 내부는 제12단까지 흙이 차 있고, 제19단에서 제20단까지와 제25단에서 제26단까지의 두 곳에 정(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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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총

1973년 4월 16일 발굴이 시작되어 8월 20일에 발굴되어 발표되기 전까지는 155호 고분으로 불렸다. 장신구류 8,766점, 무기류 1,234점, 마구류 504점, 그릇류 226점, 기타 796점으로 모두 1만 15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이 중 일부가 국립경주박물관 별관에 보관되어 있는데,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금관(金冠)과 천마도장니(天馬圖障泥)이다. 금관은 지금까지 발견된 신라시대 금관 가운데 금판(金板)이 가장 두꺼우며 금의 성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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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만화박물관 전경입니다. 날아라 슈퍼보드가 매달려 있네요. 어린이들을 위한 캐릭터들이 엄청 많습니다. 어른에게는 추억의 동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곳입니다. 

싱그럽고 봄볕 따듯한 오월의 하늘을 보고 있으면 집이나 사무실에서만 있는다는 게 너무나 잔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삶을 살아가는 중에 왠지 많이 밑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하지요. 날씨가 좋은 날에는 그런 생각이 들지만 나쁜 날에는 또 한 곳에서 조용히 차 한잔 마시는 것이 더 좋다고도 느끼지요.

한참 동안은 화창한 날이 었으나 만화박물관을 찾은 날은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기온도 많이 떨어져서 운전을 하면서도 겉옷을 입고 있어야 할 정도지요. 부천은 가볼 곳이 참 많은 도시인 듯해요. 인구도 거의 50만을 넘어 백만 수준에 육박할 거로 보이고요.

1층 화장실은 어린이놀이방 같습니다. 아파트인지 화장실인지. 이런 곳에서 그냥 살아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재미있는 화장실입니다. 꼭 한번 이용해 보세요.

 

 

생각했던 것보다 큰 도시인 것은 맞네요. 어렸을 적에는 만화를 참 많이 본 듯합니다. 그 당시 <소년중앙>이라는 어린이 잡지는 매달 나오기를 눈 빠지게 기다리는 기쁨이 컸었죠. 아버지가 퇴근 시에 그 책을 가져왔을 때 책 외에도 부록으로 만들기 공작 같은 게 있었습니다.

속 내용의 만화도 좋지만 종이로 뭔가 만드는 재미가 더 좋았던 듯합니다. 또한 단행본으로 나온 만화책으로는 <바벨 2세>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 아이와 곁에 쫓아다니는 표범인지 개인지 하는 동물이 있었죠. 그와 대결을 벌이는 악당 <요미>도 있었고, <포세이돈>이라는 로봇도 나왔습니다.

텔레비젼에서는 박치기왕 김일의 프로레슬링이 중계중입니다. 저 테레비는 천일테레비 아닌가요? 양쪽으로 미닫이 문처럼 열어야 화면이 나타나죠. 창문을 통해서 그 옛날 모습을 몰래 엿보니 그 시절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시리즈로 나왔었는데 참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손을 통해서 전기적인 충격파를 발사해서 악당들을 마치 전기 통닭구이가 되게 만드는 능력을 참 부러워도 했습니다. 내 손에서는 저런 게 나오게 할 수 없을까 하는 기특한 생각도  했었지요.

특히, 주인공이 등 뒤로 총을 맞고 쓰러졌을 때 가슴 앞쪽으로 총알 세 개가 밀려져 나오면서 오히려 살아나는 장면은 인상적이어서 지금도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다소 징그럽고 공포스러운 느낌이지만 당시 흑백 만화로 그려졌을 때는 뭔지 모를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잘 팔리는 책 조선왕조실톡입니다. 태정태세문단세~ 조선시대 왕을 외우던 주문이지요. 발아래의 모습은 오색빛깔의 프로젝터로 쏜 형상인데 분위기와 참 잘 어울리지요. 

바벨탑을 에워싼 모래바람 속에서 이루어지는 악당과의 대결구도가 참 흥미진진했습니다. 그 시절에는 만화책도 좋았지만 집에 전축이 있어서 만화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듣는 게 그렇게 좋았습니다. 지금은 초등이지만 그땐 국민학교라는 호칭으로 불렸죠.

 <마루치 아라치>, <전자 인간 337>, <로버트 태권브이> 등등 당시 초등학생의 마음을 휘어잡은 만화영화 들었죠. 지금의 마블 어벤저스 히어로와 같은 동급이라고 보면 될 겁니다. 학교 가서도 쉬는 시간에 아이들과 모여서 주제가를 합창으로 부르면서 대단히 집중했었던 생각이 나네요.

만화가 윤승운의 맹꽁이서당입니다. 캐릭터의 모습들이 너무나 친근했고 인간적이었습니다. 전시물에 가까이 다가가면 만화가 시작됩니다. 윤화백의 유명한 <로봇 찌빠> 도 생각나네요.

지금 생각하면 좀 유치해서 고개를 젓게 되지만 어쨌든 당시엔 그렇게 생활을 했습니다. 그런 추억들을 새삼 회고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으로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을 찾은 것이겠죠. 이 곳에도 주차장은 널찍해서 좋습니다. 유료인데 30분에 4백 원 정도이지요.

그나마 좀 싸다고 느낄 수도 있지요. 다른 곳은 대부분 무조건 삼천 원 받는 곳도 많더군요. 물론 방문시간이 길어지면 더 내게 되지만 말이죠. 광장 이곳저곳에는 각종 캐릭터 모형과 인형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배치가 돼있네요. 뽀로로 인형이 정문에 있고요, 트랜스포머, 저팔계, 날아라 슈퍼보드 캐릭터들도 보이네요.

어디를 그렇게 가시나요. 이리와서 저하고 사진 한장 하시지요. 만화도서관 옆에는 이런 느끼한 인형들이 앉아있습니다. 옆의 의자에는 여자캐릭터도 있네요. 옆에 앉으면 말걸을거 같아요.

입장료는 성인이 5천 원 정도입니다. 2,3,4층 정도가 전시관으로 되어 있습니다. 초창기 우리나라의 만화 시작 시기부터의 모습들이 보이고, 각 만화가들이 사용하던 필기구 같은 것을 볼 수 있게 해 놨네요. 특히, 만화가 길창덕의 파이프 담배와 담뱃갑이 인상적이었고 담배를 하루에 5갑씩 피웠다네요.

말년에 엄청 고생을 했다고 하고요. 창작의 고통이 정말 대단하구나를 엿볼 수 있었어요. <꺼벙이>, <순악질 여사> 같은 만화가 그의 대표작인데 참 재미있었습니다. <주먹대장>이라는 만화가 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현재 영화 중에 <헬보이> 시리즈가 있잖아요. 

박물관 입구의 사진촬영의 독보적 존재인 뽀로로입니다. 가슴의 P는 혹시 펭귄의 이니셜인가요 뽀로로의 이니셜인가요. 어린이들의 뽀통령, 어벤져스와 맞짱을 뜨는 유일한 캐릭터죠.

그 주인공 오른손이 엄청 크지요. 그런데 수십 년 전에 이미 우리의 주먹대장의 주먹이 모티브가 된 게 아닌가 추측도 해봅니다. 큰 오른손 주먹이 캐릭터의 장점이 된 만화들이죠. 1층 화장실의 벽에도 온갖 만화로 도배가 되어있습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만드는 화장실은 아마 이 곳이 처음일 거 같습니다.

세면대까지도 만화 배경으로 그려져 있을 정도니까요. 전시장은 주로 어린이들이 직접 체험해보는 코스들이 많습니다. 컴퓨터 그리기 펜으로 직접 화면에 그려보기도 하고요. 현대의 만화는 웹툰으로 까지 발전해서 영화로까지 상영되지요. <신과 함께>, <이끼> 등 대작들도 속속 보입니다. 

박물관 뒤편 한적한 공원에는 이렇게 과격한 인형들이 춤을 추고 있습니다. 비보이의 역동적인 모습이 금바이라도 벌떡 일어날 듯 합니다. 저 복근은 당연히 만든거겠지요? 찰흙으로요.

옛날에는 펜촉으로 일일이 그렸다는 데에 엄청난 막일였겠는 반면 지금은 그나마 디지털화되어 좀 수월하게 작업하리라 보입니다. 보이는 그림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스토리도 더 작품에 중요성을 좌우하기도 하죠. 현대 공포만화 <옥수역 귀신>은 좀 섬찟해서 잠깐 보고 지나쳤습니다.

장르도 이제는 세분화되어 공포물도 많이들 보는 것 같아요. 평범한 이야기는 더 이상 매리트가 없기에 좀 더 자극적인 것이 나오는 것이지요. 2층에는 도서관도 있는데요. 물론 만화들만 꽂혀 있고요. 정말 많더군요. 더구나 만화책을 보는 관람객들이 엄청 많습니다.

미래의 이상향. 60평 아파트보다 더 살고 싶은 곳입니다. 마음이 너무나 정화되는 Peace ! 앙증스런 화분들과 소쿠리들. 혹시 겨울에 찬바람이 저 문틀로 들어오면 안되는데요. 추운건 싫어요. 분위기는 좋지만 난방은 빵빵하게 되야지요.

비 오는 날 창가에 앉아서 만화책을 쌓아놓고 만화 삼매경에 빠진 모습이 정말 평화롭고 여유로워 보였습니다. 행복이란 이런 게 아닐까요. 박물관 광장 쪽에도 여러 가지 재미있는 캐릭터 모형들이 곳곳에 세워져 있고요. 뒤쪽으로 가니 전통체험마을이라는 곳도 있습니다.

초가집과 기와집들이 있는데 싱그런 나무들과 어울려있고 조그만 화분들로 둘러싼 모습들을 보니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느낌이 확 듭니다. 나중엔 이렇게 집을 짓고 마루 평상에 누워서 곤한 낮잠을 자고 싶을 정도입니다. 체험마을 뒤쪽에는 주말농장으로 각종 채소들을 재배할 수 있도록 되어 있네요. 

주말농장을 할 수 있는 조금만 텃밭들입니다. 각자 분양된 밭에 상추, 고추, 채소들을 직접 재배해서 먹는 맛은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평일날 정신없이 일한 스트레스를 이곳에서 말끔히 씻어버릴 수 있겠지요.

조그맣게 구역이 나누어져 있어 그 앞에 밭의 주인 이름 팻말이 죽 놓여 있고요. 정말 가슴이 차분해지고 막 재배하고 싶게끔 만드는 그런 조용하고 평화스러운 곳입니다. 만화박물관과 전통한옥체험마을과 주말농장의 모습까지 눈과 마음이 편안해지고 힐링이 되는 그런 발걸음이었습니다. 

 

 

한국만화박물관

경기 부천시 길주로 1 (상동 52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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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든지 일단 배가 고프면 만사가 짜증이 나지요. 시화방조제 휴게소에서 우거지국밥으로 우거지상을 없애버리죠.

경기도 안산 쪽에는 해안과 바다와 인접해 있어서 주로 항구들이 많아서 관광객들이 끊이지를 않죠. 특히 유명한 곳은 대부도, 제부도 등이 제일 유명한 곳이지요. 너무 유명해서 많이들 가보았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중에서 구봉도라는 곳이 있는데요.

아홉 개의 봉으로 이루어진 곳인가? 배 타고 들어가는 섬인가? 등등 말로만 들어서는 언뜻 와 닿지가 않는 이름입니다. 혹시 작고하신 코미디언 구봉서 씨와 무슨 관계가? 너무 멀리 갔네요. 날씨를 보니 너무 덥지는 않아서 그런대로 갈 만하다고 느꼈는데 시화방조제를 들어서는 순간 아차 했습니다.

구봉도 섬에 공룡이 서식하고 있나요? 이 녀석은 훗날 부활을 위해 잠시 서서 휴식중인가 봅니다. 잘자라 우리 공룡 zzz

 

 

미세먼지 인지 안개인지 모르겠지만 앞쪽 바다만 보이고 저 멀리는 미드 드라마 미스트처럼 보이지가 않는 겁니다. 그렇다고 다시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많이 와 버린 것이죠. 괜히 배가 고픈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방조제를 70킬로로 열심히 달리는데 오른쪽에 토스트, 커피라는 간판이 보이는데 설까 말까 하다가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결정장애 현상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뒤늦은 후회에 가다보면 또 있겠지 했건만 역시 더 이상 없더군요. 할 수없이 시화방조제 휴게소로 들어가서 우거지국밥으로 아점을 해결했지요. 반찬은 정말 단출했습니다. 그 양에 한번 뜨악하고 놀라고요, 김치, 콩조림 그리고 무말랭이 같은 것 여하튼 배고파서 잘은 먹었습니다. 6500원인데 한 끼로는 딱이더군요.

배타고 나간 할배를 기다리다 작은 할매바위가 되었고, 나중에 돌아온 할배는 그런 할매를 따라서 같이 바위가 되었다 하네요. 이 바위가 구봉이어장을 지켜준다고 합니다. 너무 슬픈 전설이네요. 그러니 있을때 잘합시다.

열심히 내달려 구봉도 입구에 들어서니 주차료는 다행히 없는 그런상태라 더없이 좋습니다. 아마 주말에는 주차할 곳이 없을 듯합니다. 바닷가라 그런지 역시 긴팔 준비한 게 다행이군요. 바닷바람은 항시 쌀쌀하니까요. 둘레길을 조금 걸어가다 보니 갑자기 배에서 신호가 급하게 오는 관계로 다시 리턴하여 화장실로 급행했습니다.

아마도 낙조전망대까지 갔다오는 길에는 분명 화장실이 없을 것 같다는 예감이 퍼뜩 들었기 때문이죠. 결론적으로 진짜 없었습니다. 주차장 입구에는 갈매기떼들 수십 마리가 한꺼번에 같이 철로 된 펜스 위에 주욱 한 방향으로 앉아 있더군요. 녀석들의 하나같은 행동에 신기하기도 하고 의아스럽기도 하고 합니다. 

예사롭지 않은 경사도 입니다. 앞쪽의 개미허리를 건너면 낙조전망대로 가는 길입니다. 괜찮은 절경인지라 눈이 즐겁습니다. 스트레스여 잠시 안녕 !

전망대까지 오고가는 관광열차 같은 게 있네요. 편도 어른은 2천 원이랍니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만 모두 타고 계셔서 혹시 젊은이들은 못 타는 건가 생각되기까지 하더군요. 해안 도로 옆으로 바닷물이 철썩 때리면서 갈매기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으니 만사가 다 잊히는 기분이 듭니다. 

그냥 이대로 저 바닷물 속으로 한번 들어가 봤으면 하는 마음까지 들더군요. 가까이에서 보는 바닷물은 그런대로 깨끗해 보입니다. 중간에 셀프카메라 촬영 지점인 할매, 할아배바위라는 곳이 보이네요. 큰 바위와 옆에 조금 작은 바위가 수중에서 우뚝 솟아 있습니다.

링 양옆의 모양은 잔잔한 바다에 일렁이는 노을빛을 표현한 거라 하네요. 30도 각도는 밝아올 내일에 대한 희망과 설레임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직선으로 저 멀리 조그만 대교같은게 보이는데 개미허리라고 하네요. 별로 멀어 보이지는 않는데 해안선을 따라 계속 가다 보니 바닷물이 해안선 안으로 들어와 있어서 걸어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모양새입니다. 원래 가는 길 같기도 한데 뒤를 보니 산 쪽으로 가는 길이 있나 보네요. 

아마도 썰물일때는 건널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밀물이 들어오니 돌아서 가는 모양이더군요. 산으로 올라서니 조금은 어둡고 서늘합니다. 낮인데도 서늘한 기분. 그리고 밤꽃 나무 냄새가 조금씩 피어오릅니다. 다들 아시죠? 평지만 걸을 줄 알았는데 등산을 해야 할 줄은 또 몰랐네요. 오르락내리락 많이 합니다.

이 해안선 도로를 따라가면 저 멀리 개미허리 다리에 갈 줄 알았죠. 수영복을 지참했으면 가능했습니다만, 눈물을 머금고 오른쪽의 산등성이를 타고 가는 길이 있습니다. 등산 화이팅 !

산은 너무나 초록색으로 덮여 있어서 마치 녹색으로 물들 듯 합니다. 군사지역인지 가다가 초소들이 몇몇 보입니다. 양옆으로는 군에서 쓰는 전화용 삐삐선들이 주욱 깔려 있고요. 어느 초소에는 격발기 같은 게 세네 개가 설치된 것도 보이네요. 철조망도 보이고 철문들도 있습니다.

가끔 낚시하시는 분들도 몇몇 있고요. 물위에 기다란 데크길을 세워 놓아서 결국 낙조전망대까지 갔습니다. 기이한 원형 모양의 구조물도 설치되어 있고 앞쪽에 빨간색 등대도 서 있네요. 사방이 자욱한 안갯속에 숨겨져 있는 듯 검푸른 망망대해의 바닷물이 넘실댑니다.

이런 곳에 나태주 시인의 행복한 느낌을 주는 시를 써놨네요.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아주 행복합니다.

제일 끝단 절벽 위에는 초소인지 통신 중계기 인지가 세워져 있어요. 바람도 조금 불어서 아주 시원합니다. 땀 흘릴 정도로 덥지 않아서 오히려 더 좋습니다. 이름처럼 저녁에 해가 넘어가는 낙조를 즐기면 아주 장관을 이룰 것 같네요. 하지만 혼자서는 밤에 다시 돌아가기에는 좀 무서울 듯합니다. 

꼭 둘이상 오셔야 될 듯요. 바다가 좀 더 선명해서 저 멀리 까지 볼 수 있었다면 더욱 금상첨화 일 뻔했습니다. 일몰을 형상화한 구조물은 노란색과 대비시켜 사진 찍기에 좋게 배치가 잘 되어 있습니다. 데크길 아래쪽에 역시나 막걸리병들이 몇 개 보이네요. 어딜 가나 플라스틱이 버려져 있는데 이로 인해 환경파괴가 많다고들 하죠. 

무료 주차장 입구입니다. 오른쪽엔 각종 커피점과 정문에는 매점과 화장실, 왼쪽은 나무로 만든 그네와 다수의 갈매기떼가 모여있네요.

쓰레기는 제발 다시 가져가 주셨으면 합니다. 술기운에 기념으로 던지고 간걸까요? 바다 생물들 뱃속에 비닐이나 플라스틱이 들어있는 거 보고 너무나 가슴 아픕니다. 산과 바다와 그 경계의 부서지는 파도와 해안선의 둘레길을 걷노라면 생명을 가진 인간으로서 지금 걸으면서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다시금 감사함을 느낍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바다 생물들의 경이로움을 감탄하면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라고 말이지요. 구봉도에 참 잘 왔다고 느낍니다. 언제나 비슷한 풍경이면서도 전혀 다른 고장을 색다르게 방문한다는 것은 항상 가슴 설레게 합니다. 해외로 멀리만 간다고 여행은 아닐 것입니다. 

주차장에서 한 5분 걸어가면 안내도가 있습니다. 위쪽으로는 약수터가는 길이고요. 화장실에는 가끔 목함지뢰가 출몰한다는 경고문이 덜덜. 

내가 살고 있는 고장의 그리 멀지 않은 곳, 근교에도 방문해 볼 만하고 가슴을 뻥 뚫리게 할 많은 곳들이 존재합니다. 그런 곳 중에서도 이곳 구봉도는 그런 방문지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찍는 곳이라 생각됩니다. 근교 방문 추천 섬으로 상단에 올립니다. 

 

구봉도

구봉도 여행,명소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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