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식물원의 내부는 그야말로 열대의 느낌 그대로입니다. 손선풍기 필수이고요. 비오는날 오면 더 분위기가 좋을 것 같습니다. 초록색으로 뒤덮인 수련들 모습이 추억의 오락실에 있는 거 막 갉아먹는 게임 같은데요.

으레 토요일과 일요일이 되면 아직 가보지 못한 지방으로 떠나는 데에 맛이 들렸다고 할까요. 타지방으로 가서 1박 2일을 하다 보니 요번에도 안 가면 왠지 본인에게 죄를 짓는 듯 이상하게 불안감이 몰아칩니다. 그런데 이번에 토, 일요일 날씨를 보니 태풍이 한반도를 휩쓴다고 하는군요. 

이미 제주지방에서 높은 파도와 강한 빗줄기로 인해 또다시 피해가 날 듯한 분위기가 뉴스를 도배하고 있어요. 매주 이어가던 1박 2일 여행이 요번에는 어쩔 수 없이 집에 갇혀야 하는 건가 심히 고민이 됩니다. 태풍 안 가는 지역으로 그럼 가야 될 것인지 그러다가 괜히 천재지변에 의해서 피해라도 입으면 그 얼마나 손해이고 창피한 일일지 뻔한 거지요. 

그렇게 고심만 하다 보니 급기야 토요일의 오전을 잠으로 후딱 날려버렸네요. 이미 시계는 오후를 달리고 있는지라. 그런데 바깥의 날씨는 비라고는 전혀 비치지 않네요. 다행히 태풍이 전라도 쪽에서 소멸이 됐다고 합니다. 아. 이번에도 저의 추측과 결심은 빗나가 버렸네요. 

그냥 밀고 나갔으면 될걸 이렇게 날씨가 좋아질지 몰랐네요. 여하튼 1박 2일을 하기엔 이미 한 물 간 거라서 서울에 있는 가볼만한 곳을 찾은 결과가 바로 마곡 서울식물원입니다. 이 곳은 작년 하반기에 오픈을 했더군요. 아직은 관람객이 찾으리라 생각이 되어서 무작정 네비를 찍고 방문하기로 하였습니다. 

◈ 윗층에 있는 스카이워크에서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초록색 식물들에 푹 빠져있는 관람객들은 사진찍기 바쁘네요. 사진을 너무 많이 찍어서 피해가기가 바쁠지경입니다. 

마곡이라는 지역은 서울에서 마지막 남은 개발지역이라서 한참 부동산 열기가 고조되었던 금싸라기 땅이라 불리었었죠. 지금은 아쉽게도 땅을 보러 가는 게 아니라 식물을 보러 가는 거죠. 식물들을 전시해놓는 전시관은 커다란 유리들로 둘러싸인 돔형으로 된 독특한 형태입니다. 

주차는 지하 2층으로 곧바로 가라고 주차 아저씨가 팻말을 들면서 가리키는군요. 관람객들은 적당한 수준의 규모를 보이고 있네요. 어른은 5천 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습니다. 날씨가 구름이 잔뜩 끼었고 바람이 좀 세게 부는 상태지만 그래도 조금은 덥게 느껴지네요. 

1층 홀에 들어가니 아주 시원해서 좋은데요. 식물을 보기 위해 우주선 같은 돔형의 입구로 들어갔는데 아 이런 바깥 온도보다 더 덥게 느껴집니다. 내부에 온도계를 보니 29도와 30도를 오르내리고 있어요. 모두들 손선풍기를 목과 얼굴에 마구 쏘아대고 있지요. 

입장한 후 홀 1층의 흰색 벽을 따라서, 각종 식물에 대한 종류와 관련 설명들을 전시해 놓았는데 프로젝터 빔을 이용해서 영상들을 벽면에 쏘아대고 있습니다. 하얀색 벽에 영화와 같은 스크린을 배치한 모습이 상당히 깔끔하고 아기자기했습니다. 

◈ 주제정원의 입구를 들어가면 첫번째로 나오는 초대의 정원입니다. 삼각형의 유리로 덮여있는 건축물하고 잘 어우러진 한폭의 풍경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벽면에 부착된 소품들도 많이 신경을 쓴 듯 보이네요. 아무래도 중심지인 서울에 있고 개관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다른 지방에 가보면 설명 문구들도 많이 헤지고 해서 글자도 잘 안 보여서 눈이 찡그려질 때도 많은데 말이죠. 

열대지방에 온 것처럼 더움을 견디면서 각 나라별로 전시된 그 나라의 식물들의 모습들을 하나하나 구경을 하게 됩니다. 단연 이목을 집중시키는 식물은 빅토리아 수련(Victoria amazonica)이라는 식물이지요. 마치 초록색으로 된 대형 피자판을 연상시키는데요. 

1837년 아마존강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영국 빅토리아 여왕을 기념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너무 큰 게 물 위에 떠있어서 상당히 희한했습니다. 지중해 관도 보이고 이층에 스카이워크라는 곳도 보입니다. 선인장만 모아놓은 곳도 있는데 개척시대의 미국 서부의 상징을 나타내고 있지요. 

천장에는 조그만 열기구 모형도 떠있고 각종 식물의 대형 브로마이드 같은 현수막들을 줄줄이 걸어놓아서 상당히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네요.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할까요.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인 사이프러스라는 것도 있군요. 

◈ 초대의 정원 좌측으로 뻗어있는 갈림길은 사색의 정원의 모습입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않고 천천히 걷고 싶은 그런 길이지요. 윗쪽까지 가면 앞쪽에는 넓은 호수와 함께 시야가 탁트여 보입니다. 

4천 년 전 이란의 이바쿠 지역에 조로아스터교 창시자가 심었다고 합니다. 곧게 자란 사이프러스는 십자가를 만들 때 쓴다고 하네요. 곳곳에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들이 많이 놓여있습니다. 정원사의 비밀의 방이라는 곳은 각종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모아놓은 방이라서 사진이 이쁘게 나올 듯합니다.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생명의 나무인 커다란 둘레의 바오밥나무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 리톱스(Lithops)라고 해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주변에 흩어져 있는 돌과 비슷한 모양을 하는 특이한 식물도 있습니다. 참 신기하지요. 

스카이워크에서 내려다본 아래층의 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운데, 반면 느끼는 체온은 많이 덥다는 것을 유념해주세요. 이렇게 온실 주제원을 다 보면 바로 바깥에 있는 주제정원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처음 발권된 티켓은 바깥의 정원을 입장할 때 바코드를 찍게 되니 주머니에 넣고 다니셔야 합니다. 

정원들을 여러 가지 테마별로 분류해 놓았는데요. 초대의 정원, 사색의 정원 등 천천히 걸어가면서 충분히 감상해 볼 수 있겠네요. 좀 더 꽃들이 활짝 펴서 만발한 시기에 온다면 더없이 좋은 관람이 될 것 같습니다. 졸졸 흐르는 개울가에 떠있는 노란색 나뭇잎들의 운치가 더욱 좋네요. 

◈ 정원을 거닐다 보면 개울과 함께 나뭇잎들이 같이 머물고 있는데요. 사진이 아니라 그림과 같은 느낌이 듭니다. 개울물에 나뭇잎을 채색한 듯한 착시현상은 저만의 착각일까요?

VR 카페 무료 체험관도 있는데 열기구 타는 것을 가상으로 느껴볼 수 있나 봅니다. 가족과 연인들끼리 대기하는 줄들이 좀 있네요. 2층, 3층에도 볼만한 소소한 전시물들이 있습니다. 알록달록한 우산들을 옥외에다 걸어놓은 곳도 인기 만점이지요. 

바깥쪽으로 더 나가보면 호수원 가는 길이 있고, 어린이 정원학교라는 곳에서도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있네요. 가느다란 비가 오락가락해서 멀리까지는 못 갔지만 호수를 끼고 천천히 걷는다면 더없이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네요. 주차는 시간당 1,300원 정도이고요, 입장료 5천 원의 값어치는 충분히 하는 것 같습니다. 

키즈카페와 기념품 판매점, 레스토랑도 있으니 가족분들과 같이 한나절 좋은 발걸음이 될 거 같아요. 서울 도심에 있으면서 가성비도 좋고, 식물과 꽃과 호수에 잔뜩 취해 볼 수 있는 그런 명소라고 생각이 듭니다. 안 가보셨으면 꼭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 열기구 타는 가상현실 카페 카카무네요. 앞의 조형물이 참 특이해서 한번 찍어 봤는데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니 체험해 보는 것도 좋겠네요. 가족 세명이 서로 손들을 꼭잡고 계시던데 가상이 너무 리얼해서 일까요.

◈ 알록달록 우산들을 어떻게 저렇게 잘 달아놓았을까요. 아래에는 인조잔디가 깔려있고 조그마한 토끼모양의 조형물들이 여러개가 있어서 아이들이 너무 좋아합니다. 

 

서울식물원

서울 강서구 마곡동로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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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동미술관은 1950년부터 약 30년동안 내의류 제조 생산시설이 있었던 곳입니다. 500여명의 근로자가 전국 내의류시장 80%를 점유했었다고 하네요. 대단합니다. 

저번 전주 한옥마을의 첫 번째 방문기에 이어서 두 번째로 이어집니다. 어진박물관을 한차례 돌아보고 나와서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니 근처에 미술관이라고 쓰인 곳이 보이네요. 이런 조선시대의 풍경들이 가득한 곳에 현대의 미술관이라니 좀 의외죠. 바로 교동 미술관이라고 하는데요. 

입구 벽에 그 내력이 나와 있습니다. 옛날 백양메리야스 공장의 터였다고 하네요. 그 당시엔 약 2,500평의 부지로 상당히 컸었는데 그곳이 지금은 세 개의 건물로 나뉘어서 지어졌지요. 바로 최명희문학관, 부채문화관, 중앙초등학교가 들어선 겁니다. 

백양표 속옷도 많이 입지 않았나요? 아마 여성용이라서 엄마들이 애용했던 거 같네요. 지금도 브랜드는 있을 겁니다. 내부에서는 현대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큰 거리를 나오니 양옆으로 인파가 엄청나게 많은데요. 높이 솟은 건축물을 찾아 가보니 전동성당 입구입니다. 

♠ 천주교도의 순교터에 세운 성당 전동성당입니다. 정조 15년에 윤지충, 권상연, 순조원년에 유항검, 윤지헌 등이 이곳에서 박해를 받고 처형이 되었다고 하네요. 숭고한 뜻이 있는 상징적인 건축물입니다. 

앞쪽 사거리 건너에는 풍남문이 위치하고 있고요. 겉으로 풍기는 빨간색 벽돌로 겹겹이 쌓은 모습은 상당히 아기자기 한데요. 화려한 로마네스크의 복고 양식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천주교 순교자들이 처형된 곳을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고 하는데요.

1908년 최초의 프랑스 신부인 보두네(한국명 윤사물 신부)가 부임했다고 합니다. 광장에는 그 신부의 흉상도 볼 수가 있지요. 붉은색과 회색의 벽돌로 이루어져서 중세적이고 이국적인 느낌을 주어서 사진을 찍는 관람객들이 엄청나네요. 꼭 한번 보셨으면 합니다. 

다시 한옥마을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전주 공예품전시관을 만나게 되는데요. 입구에 마치 일본식 종이우산 같은 형태의 알록달록한 모습을 천장에 옹기종기 달아놔서 이목을 집중시키네요. 내부는 각종 공예품과 액세서리 등이 전시되어 있는데 각 제품 하단에 제품 가격들이 다 붙어 있습니다. 

♠ 전주공예품전시관 입구를 올려다 보면 이와같이 독특하게 장식을 해놓았지요. 일본풍 같기도 하고 쿵푸팬터가 생각나기도 하고 그럽니다.

곧바로 구입이 가능한 거겠지요. 전시되어 있는 물품은 상당히 많아서 눈요기하기엔 그만인데요. 그 가격들이 만만치가 않더군요. 장인들이 직접 만든 제품들이 많은게 특징이라서 어떤 금빛나는 커다란 술잔 같은 것은 가격이 무려 3천만 원이라고 적혀 있어서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만한 가치가 있으니까 붙여놓았겠지요? 일반 서민들은 꿈도 못꿀만한 제품이네요. 한옥마을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 오목대라는 곳이 있더군요. 그 길을 가기 위해서는 아마도 조그마한 산 위에 있을 것 같더군요. 실제 산속으로 올라가는 데크길이 놓여 있는데 약간 오르막길로 가다 보니 중간에 볼 수 있는 지점이 있습니다. 

초록 빛깔의 우거진 나무들이 발아래에 있고 정면으로 시원하게 한옥의 지붕들이 펼쳐져 보입니다. 이렇게 많은 지붕들이 있으리라곤 상상을 못 했는데요. 한옥이 끝나는 저 멀리는 현대식 건물들과 빌딩들이 붙어 있지요. 조선시대와 대한민국을 바로 한눈에 경험하는 기이한 모습이네요.

♠ 오목대 가기전 중간에서 내려다본 전주한옥마을의 풍경입니다. 옛날과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이네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두 세계를 여행하는 듯 한 느낌이 듭니다. 

산속의 그늘과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흐르던 땀을 식혀줍니다. 이 데크길이 바로 시민공원길이라고 푯말에 적혀있네요. 다시 산위로 계속 올라가다 보니 오목대라는 기와건물 두 개의 동이 보이는데요. 오목대는 이성계가 황산대첩에서 승리를 한 후에 그 승전을 자축하던 곳이라고 합니다. 

주변에는 나무로 전부 둘러쌓여 있어서 먼 풍경까지는 볼 수가 없었네요. 커다란 정자형 건물에는 신발을 벗고 올라가서 많은 사람들이 막간을 이용해 휴식들을 취하고 있습니다. 다시 아래로 조금 내려가면 도로를 가로지르는 높다란 대교가 나오는데요. 

이 다리를 건너가면 자만벽화마을을 갈 수가 있습니다. 벽화마을은 여러 유명한 고장을 가면 많이 볼 수 있는 풍경이지요. 마치 달동네 같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에 각종 캐릭터의 그림들이 벽에 그려져 있는 곳들 말입니다. 물론 이 곳도 그런 마을 중에 한 곳이지요. 

♠ 오목대 정상의 모습이네요. 태조 이성계의 5대조 할아버지 목조가 살았던 곳이라고 합니다. 전라북도 기념물 제 16호라고 쓰여있네요.

경사도가 높은 고바위 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만화 캐릭터로 칠해진 담벼락들을 만날 수가 있지요. 달려라 하니, 쿵푸팬더, 어벤저스 등등 컬러풀하게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곳곳에 형형색색의 카페들이 몇 군데에 보이기도 하지요. 자만동을 넘어가면 또 다른 벽화마을이 존재합니다.

마을 높은 곳에서 바라보니 주변의 경치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데요. 앞쪽의 커다란 개천을 중심으로 전주향교 쪽도 저 멀리 위치해 있습니다. 체력과 시간과 날씨만 더 시원했더라면 향교와 이목대까지도 더 구경을 하고 싶더군요. 

그런데 등산화를 신었는데, 얇은 발목양말을 착용한 결과 아킬레스건이 살살 아파와서 밴드까지 붙였지만 이것들이 결국 떨어지네요. 장거리 도보를 하려면 좀 긴 양말을 신어야 됨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아킬레스건 쪽 살갗이 까지면 나머지 여행에도 차질이 빚어지니까요. 

♠ 자만동 벽화마을의 추억의 만화 담벼락이네요. 영어로 골드스타는 지금의 LG이겠죠? 저 시절이 정말 그립군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돌아다니고 한옥마을 주차장으로 다시 돌아가야 겠습니다. 조심조심 걸으면서 말이지요. 안 까지도록!

♠ 벽화마을이라지만 결코 쉽지 않은 도보길입니다. 등산보다도 더 힘들지만 추억의 만화속 캐릭터를 보는 재미에 열심히 눈도장을 찍어야지요. 

 

전주한옥마을 > 첫번째 방문기, 어진박물관, 경기전, 조경묘 > 태조 이성계의 향기와 발자취

오늘은 전북 전주에 있는 전주 한옥마을을 들려본 소감을 써보려고 합니다. 예전부터 가봐야겠다고 생각은 많았지만 정작 실행에 옮기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기필코 들리게 되었네요. 어딘가로 떠나는 것도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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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미술관

전북 전주시 완산구 경기전길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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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성당

전북 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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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전북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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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벽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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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하면 맨처음 찾게되는 명소 바로 <전주한옥마을> 입니다. 입구에 커다란 돌로 세워진 이름이 명확하지요. 예상보다 관광하고 보아야할 거리가 꽤 됩니다. 슬리퍼 신으면 발 다 까져요.

오늘은 전북 전주에 있는 전주 한옥마을을 들려본 소감을 써보려고 합니다. 예전부터 가봐야겠다고 생각은 많았지만 정작 실행에 옮기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기필코 들리게 되었네요. 어딘가로 떠나는 것도 여러 가지를 재다보면 이 핑계 저 핑계로 인해 발이 잘 안 떨어지지요. 

 

무작정 간다하고 꼭 필요한 짐만 챙긴 다음에 바로 차 시동을 걸어야 갈 수 있겠더군요. 날씨가 쓰나미 정도의 폭우가 아니어도 비올 확률 60~70퍼센트만 돼도 일단 가는 거지요. 실제로 가는 동안 비가 오락가락 하긴 합니다.

 

전주에 가까워지는데 비가 차창을 때리면 저의 마음도 많이 아프지요. 속으로는 제발 오지마라를 계속 외쳐대면서 하늘에 기도를 올립니다. 한옥마을 근처에 다 왔는데 오른쪽에 길게 늘어선 줄이 아무래도 주차장 가는 길 같은데 벌써부터 줄 서기를 해야 한다니 왠지 귀찮아서 더 직진을 했는데요. 

 

◈ 한옥마을 첫번째 방문지 <소리문화관> 입니다. 명창 소리꾼 오정숙 여사의 생전 활동하신 모습들이지요. 젊었을때의 사진도 상당히 세련되게 나와 있더군요.

형광색 야광복을 입으신 아주머니 왈 약 2킬로를 더가면 주차장이 있다고 합니다. 아마 무료 같은데요. 가만 생각하니 그 거리를 다시 걸어와야 될 거면 너무 짜증이 확 올라오더라고요. 역시 우리나라 주차문제는 어딜 가나 골치가 아프군요. 가다가 유턴을 해서 쭉 늘어선 줄 서기에 합류하기로 했지요. 

 


뭐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아서 그나마 좀 다행이었습니다. 주차장도 한옥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위층에 주차를 했는데 나중에 보니 약 세 시간 정도 주차에 6,500원이 나왔네요. 흠. 세시간 이상 있었으니 그러려니 했습니다. 먼 곳도 아니고 한옥마을 중심가에 주차했으니까요. 

 

한옥마을 안내도를 살펴보니 방문할 곳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무슨 무슨 관이라고 하는 곳들이 많았고요.이 많은 곳들을 다 방문하는 것도 무리일 거 같고 게다가 날씨도 상당히 더웠습니다. 도착도 거의 낮 2시를 넘어서 했기 때문에 주차료와 타는 듯한 태양과의 싸움도 해야 했지요. 

 

◈ 시간되면 떠나는 기나긴 행렬. 각종 타악기로 뭇 관광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모습입니다. 지금같이 더운날에는 좀 시원한 복장으로 개편하면 안될까요. 더워요. 더워.

일단은 관람객들이 참 많네요. 외국인들도 보이고 특히 한복 입은 여인들이 곳곳에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곤 하지요. 일단 무작정 거리를 걷기로 했고요. 오토바이 타는 폭주족(?)들도 심심찮게 출몰합니다. 물론 이곳에서 대여하는 바이크인데요. 한 시간에 15,000원 합니다. 물론 1인승일 때이고요. 

 

타보고는 싶었지만 걷는 게 더 낫겠지요? 모든 건물들이 죄다 한옥의 지붕들로 이루어져서 마치 조선시대에 와있는 느낌은 드네요. 가다 보니 <소리문화관>이 있네요. 내부에 전통 판소리를 하셨던 오정숙 여사의 활동 모습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는데 가끔 명절 때 TV에서 본 기억이 떠오르네요. <전주김치 문화관>도 있고요. 무슨 타악기 연주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보니, 조선시대 전통 복장을 하고 행차하는 퍼포먼스가 벌어진 거군요.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복장을 각각 하고 창을 든 부류, 연주를 하는 부류가 있어요. 

 

◈ 어진박물관을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태조어진입니다. 머리에 쓴건 익선관, 몸에 두른건 청룡포, 허리엔 각대, 발에는 흑화를 신었고 바로 이 모습이 평상시 집무 볼 때의 모습이라네요. 

시간 되면 거리를 행진하는 가 봅니다. 혼란스러운 사거리에서 둘러보니 <VR STATION>이라고 하는 삼층 건물의 간판도 있습니다. 가상현실 체험관 아닐까요? 형형색색의 우산을 펼쳐놓은 건물구조가 이목을 끌기에 아주 효과적이네요. 좌측으로 담장이 끝도 없이 이어진 길이 보이는데요.


담장 너머에 뭔가 있을듯해서 입구 쪽을 향해서 걸어가 봅니다. 바로 <어진박물관>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입장료 3천 원을 받고 있네요. 들어가면 왕들의 어진(초상화,모사) 들을 볼 수 있고 <경기전>도 같이 볼  수 있다고 하네요. 경기전은 바로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셔둔 곳이지요. 

 

입장을 하자 아주 넓은 공터가 보이고 왼쪽에는 대나무 숲길과 울창한 나무들이 있어서 태양빛을 피하면서 산책할 수 있겠더군요. 어진박물관 1층에는 태조 이성계의 사진들이 커다랗게 전시가 돼있네요. 지하에도 있는데,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파란색 옷과 허리의 빨간색 벨트가 인상적입니다. 

 

◈ 어진박물관 지하에 있는 태조 어진 전주 봉안 행렬의 모습이지요. 오른쪽은 가마이고 왼쪽은 의자이네요. 

조선시대의 왕들의 초상화는 그 묘사 기법이 상당히 세밀하지요. 마치 실제 그분의 얼굴이 살아 움직일 듯한 표현력이 생동감이 넘칩니다. 화가의 노고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겠네요. 또한 각종 행차할 때 쓰인 가마와 행렬의 모습을 캐릭터 인형들로 만들어서 전시해 놓았습니다. 

 

 

경기전 뒤쪽에는 전주 이 씨의 시조 사당인 <조경묘>가 위치해 있지요. 우리 같은 한국사람들은 솔직히 전시물들을 많이 봤던 것들이라 쓰윽 보고 넘어가는데, 외국인들은 상당히 신기한 듯, 한 작품을 봐도 오랫동안 보고 있어서 좀 색다르네요. 

 

경기전도 결국에는 각종 절기와 기념일에 제례를 지내는 곳이 잖습니까? 그 당시 백성들도 본인들 살기도 어려웠을 텐데 유교 전통에 따라 일 년에도 많은 날들을 제례를 치르려면 얼마나 손이 많이 갔을지 짐작이 가네요. 

 

◈ 어진박물관 입구의 전경이지요. 한복입고 정문에서 사진들 많이 찍으십니다. 1층엔 태조의 어진만 있고 지하에 다른 왕들의 어진들도 많이 전시되어있지요.

일년에 두 번 다가오는 명절에 제사상 차리는 것도 어려워들 하는데 저 시대에는 꼼짝없이 허투루 하지도 못했을 거 아닙니까. 돌아가신 조상분들의 넋을 기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살아계실 때 더 잘해드리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너무 많은 제사가 현시대의 며느리들에게 큰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것도 문제이지요. 천주교나 기독교는 제사를 안 지낸다니 참 부럽기도 합니다. 한 나라의 전통의식이라는 것을 한 순간에 바꿀 수도 없는 것이고 제사 자체가 후대인들의 정성이라고 생각해야 그나마 마음이 편할 것 같네요. 

 

어진박물관 지하는 좀 더운 것 같은데 에어컨 좀 세게 틀어주셨으면 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소개해 드리고 다음 편에 또 이어가겠습니다. 

 

◈ 어진박물관과 경기전 주변의 모습입니다. 길게 뻗은 담장과 함께 시원한 경치를 보여주네요. 저 끝까지 마구 걷고 싶군요. 저멀리 색깔도 고운 전동성당이 보이네요. 건축물이 알록달록해서 사진찍기 너무 좋아요.

 

 

전주한옥마을

지도위에서 위치를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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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박물관

전북 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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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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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에서 바라본 애니메이션 박물관 정문입니다. 갖가지 앙증맍은 캐릭터 인형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서 보기에도 흐믓하지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강원도 춘천에 있는 애니메이션 박물관토이 로봇관을 방문했던 리뷰를 작성해보려 합니다. 애니메이션 관련 전시관은 기존에 부천에 있는 곳은 한번 다녀왔었지요. 그곳도 나름 괜찮은 곳이었는데 춘천에도 로봇 관련 전시장이 있는 건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춘천은 아름다운 호반을 끼고있는 경치와 닭갈비, 소양강댐 등으로만 유명한 줄 알았거든요. 얼른 이 곳을 방문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찾아가는 길은 그야말로 북한강을 끼고 멋진 풍경을 보면서 드라이브하기에 딱 좋은 코스였습니다. 

 

곳곳이 절경이라 경치를 보면서 운전하느라 눈과 발이 바빠지지요. 도착한 박물관은 주차장도 상당히 넓고 탁 트인 시야가 가슴이 뻥 뚫릴 정도로 시원합니다. 주차료는 없습니다만 입장료가 11,200원입니다. 가격은 약간 비싼 편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 박물관의 최고 맏형인 대형 로버트태권브이의 위용입니다. 금방이라도 천장을 뚫고 발진할 것 같은 믿음직한 모습이지요. 

물론 옆의 로봇전시관까지 모두 포함한 거라고는 하지만 말이죠. 몇백 원까지 나오는 요금은 처음인 듯합니다. 입장하자마자 알타미라 동굴벽화에 있는 움직이는 멧돼지 형상이 보입니다. 다리가 여덟 개라 특이하지요. 애니메이션이라는 말은 "영혼" 또는 "생명"을 의미하는 라틴어 아니마(Anima)에서 유래되었다 하네요. 

 

어렸을 때의 만화방들의 모습도 보이고요. 홍길동 극장 간판이 커다랗게 달려있네요. 이곳의 전시물 중 제일 큰 바로 로버트 태권브이의 초대형 형상이 우뚝 서 있습니다. 크기에 놀라서 그 옛날 태권브이의 주제가를 줄기차게 부르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관람객들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네요. 

 

 

북한 애니메이션 코너에는 황소인지 악마인지 뿔달리고 이빨을 드러낸 캐릭터 인형들이 놓여있습니다. 한국의 우뢰매나 용가리 같은 분위기가 조금 풍기는 것 같아요. 북한 애니의 작품은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내용은 어떨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2층에는 각 나라별 만화 작품과 캐릭터들이 전시가 돼있어요.

 

♠ 에반게리온의 캐릭터 인형입니다. 왼쪽의 로봇 에바는 다이어트를 너무 심하게 한 것 아닌가요? 한대치면 부러지겠네요.

애니 하면 역시 일본이 잘 만들지요. 요즘 넷플릭스에서도 공개가 된 에반게리온의 캐릭터 인형엔 눈길이 많이 가게 되네요. 작품의 내용에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고 상당히 난해했던 기억이 듭니다. 감독의 심오한 철학이라고 해야 할지 역시 마니아도 많이 거느린 영화이지요. 

 

저도 한번 봐서는 무슨 소리인지 감이 잘 안 오는데 다시 한번 집중해서 봐야겠습니다. 어린이들이 역시나 제일 좋아하는 곳이네요. 많은 인파는 아니지만 곳곳에 자녀들과 같이 온 식구들이 대부분입니다. 내부의 시설도 시설이지만 바깥 뒤쪽의 공원 같은 잔디밭이 거닐기에 참 좋습니다. 

 

저 멀리 춘천시내 쪽이 보이고 강과 함께 탁 트인 시야가 시원합니다. 공원에 설치된 조형물들도 이색적인데요. 사람의 해골 모습을 한 커다란 철로 된 조각품이 두 개나 있어요. 혹시 밤에는 좀 으스스하지 않을까요. 물론 혼자 거닐지는 않겠지요? 

 

♠ 모든 캐릭터들이 다 친숙한데 이 조형물은 왠지 꿈에 나올 것 같아 친근하기가 어려울 듯 하네요. 이것도 로봇인가요.

광장에는 자전거도 대여하고 미래 전투형 로봇같이 타고 움직이는 것들도 보이네요. 마치 매트릭스에서 주인공이 조종하는 로봇이 연상되기도 하는데요. 스타크래프트에서 나오는 로봇 같기도 하고요. 여하튼 어린이들이 잘도 조종합니다. 어른이 타도 무척 재밌을 듯합니다. 

 

솔직히 저도 타고 싶었지만 꾹 참고 구경만 했지요. 옆 건물 토이로봇관은 움직이는 로봇들을 직접 조종해보는 체험관입니다. 미로를 찾아가는 자동차도 있고요. 축구하는 로봇도 조종해 볼 수 있습니다. 댄스를 추는 5인조 로봇도 있는데 이건 시간이 돼야 관람을 할 수 있네요. 

 

 

"로봇은 상상력이다"라는 말이 많이 와 닿습니다. 로봇을 뜻하는 말도 안드로이드, 휴머노이드, 사이보그 이렇게 비슷한 거 같으면서도 각각 뜻이 조금씩 틀린 말들이더군요. 안드로이드는 사람과 같아 보이는 인조인간, 겉모양만 사람과 닮은 것은 휴머노이드, 인공장기를 단 사람이란 뜻의 사이보그.

 

♠ 토이로봇관에서는 무선 리모콘으로 아이들이 직접 조작해 볼 수 있죠. 그런데 축구는 11명이 하는 거 아닌가요. 주장만 뛰게 된건지.

아무튼 이렇게 구분이 된다니 이해가 가고 재미있네요. 로봇의 진화되는 단계의 전시물에서는 역시 건담을 빼놓을 수가 없죠. 외관에서 풍기는 멋스러움은 건담이 최고인 것 같네요. 꼭대기 층으로 가면 커피숍이 있는데 전망이 상당히 좋고 좌석도 많습니다. 

 

마징가제트와 철인 28호의 커다란 모습이 들어서자마자 반겨주지요. 커피숍과 연결된 옥외로 나가면 대형 아톰 모형이 팔짱을 끼고 서 있습니다. 어딜 가나 만화 캐릭터들이 곳곳에서 출몰하니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지요. 

 

건물 주변과 앞쪽 광장에도 많은 캐릭터 인형들이 곳곳에 있어서 보는 즐거움도 있고 카메라에 담기가 바쁩니다. 각종 완구와 액세서리 파는 곳도 있는데 가격이 다소 비싼 게 흠입니다. 인터넷과 비교했을 때 역시 많이 차이가 나네요. 하지만 눈요기는 잘했습니다.

 

♠ 커피숍 야외 옥상 전시관의 부끄러운 아톰의 모습. 팔짱을 낀 거겠죠? 아니면 부끄러워서 가린거 같기도 하고요. 아톰이 여자였나?

이 먼 곳까지 방문했는데 인터넷보다 더 싸게 팔면 잘 팔리지 않을까요? 정녕 그렇게는 안 되는 건지 말입니다. 박물관과 로봇관 두 곳을 다 관람하려면 어른은 14,000원, 어린이는 12,000원이네요. 그런데 20% 할인이 적용되어서 11,200원, 9,600원 이렇게 되네요. 정상가는 뭐고 할인가는 뭔지. 

 

할인하는 기간이 따로 있는 것 같진 않은데 말이죠. 다가올 미래에는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들이 점점 등장할 텐데 과연 이곳의 박물관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로봇들만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터미네이터와 같은 그런 암울한 세상을 지배하는 로봇은 말고요. 

 

만화와 로봇을 테마로 조성된 이 곳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 잘 관람했습니다. 

 

 

애니메이션박물관

강원 춘천시 서면 박사로 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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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악산 구룡사 입구에 보이는 안내도입니다. 정면의 그림이 한폭의 수채화로 되어 있네요. 다른 사찰과는 많이 다르네요.

안녕하세요. 행복한 줄 긋기입니다. 오늘의 포스팅 제목은 바로 강원도 원주의 8경 중에서 제1경으로 불리는 유서 깊은 사찰인 치악산의 구룡사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사찰의 주차장까지 가는 길은 많은 과속방지턱이 존재하지요. 

 

좀 느긋하게 주변의 경치를 보면서 가려하면 뒤에서 언뜻 출몰하는 차량들이 보이지요. 혼자만의 드라이브를 느끼기에는 역시나 방해가 되는데요. 뒤에서 바로 받을 것처럼 바싹 쫓아오는 대형차들을 보면 마음이 급해져서 액셀을 더 세게 밟게 됩니다. 

 

그렇게 급하면 제발 먼저 앞질러 가면 안될런지. 저의 관람을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 풍경에 취하다가 속도를 줄여야 할 곳에서 덜커덩하면서 방지턱을 세차게 넘을 때면 아차 하는 후회도 몇 번씩 경험하게 되지요. 구룡사를 가는 길은 구불구불 드라이브하기에도 최적인 그런 경치를 보여줍니다. 

 

♠ 구룡사 바로 초입의 모습이지요. 왼쪽으로 더 넓은 공간이 있고요.  보호수가 너무나 보기좋게 자라있습니다. 

푸른 나무로 된 가림막으로 둘러싸인 터널을 통과하는 느낌처럼 말이죠. 날이 너무나 화창하고 따가운 햇빛이 내리쬐는 무더운 날씨라서 자동차에서 내뿜는 그 열기가 마치 사우나의 온도를 방불케 합니다. 주차장이 그렇게 크지는 않은지라 한 바퀴를 돌아보다가 적당한 곳에 냉큼 끼워 넣었지요. 

 

 

주변에 몇몇 음식점과 매점들이 있어서 아주머니들이 들어오기를 학수고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주차료는 없지만 입장료는 2500원을 받고 있습니다. 매표소에서 약 15분 정도면 도착가능하다는 매표소 아저씨의 말씀. 이 정도면 느긋하게 천천히 걸어도 될 듯합니다. 

 

다른 사찰들은 한시간 이상에 경사도 높은 곳을 걸어가야 하는 고난의 연속들이 많았지요. 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납니다. 거리는 약 1.1킬로로 가뿐하지요. 첫 번째 다리를 건너는데 용의 머리를 한 형상이 다리 끝에 놓여 있네요. 사찰의 이름대로 용을 배치해 놓았나 봅니다. 

 

♠ 오른쪽이 사천왕문이고 복전함이 있는 돌불상입니다. 계단을 올라가 보광루를 거쳐 대웅전을 들어가게 되지요.

갈림길이 보이는데요. 오른쪽은 그대로 올라가는 길이고 왼쪽은 금강 소나무 숲길입니다. 데크길로 되어있어서 소나무의 향기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죠. 어떤 분들은 신발을 벗어 손에들고 맨발로 걸어가기도 하네요. 


여자분들 굽이 높은 신발로 걷기보다 오히려 맨발이 더 편할 수 있겠습니다. 올라가는 중간에는 부도탑이라는 팻말이 보이는 데요. 스님의 유골이나 사리를 모시는 조형물입니다. 영어로 Stupa 라고 표기돼 있네요. 금방 도착을 하게 되네요. 입구에 있는 커다란 보호수도 보입니다. 

 

 

여러 갈래로 뻗어있는 나무의 가지와 그 크기에 입이 떡 벌어집니다. 여태 보아왔던 사찰들의 규모보다 이 곳 구룡사의 규모는 가히 초대형이라고 느껴집니다. 넓은 마당의 공간이 확트여 있어서 아주 시원스러운 경관을 보여주지요. 

 

♠ 구룡사 제일 높은 곳에서 바라본 뒤편입니다. 치악산과 구름이 맞닿아 있어서 멋진 풍경을 연출하지요.

구룡사는 치악선 능선 아래의 급경사지에 동쪽방향으로 배치를 한 모습입니다. 대웅전으로 가기 위해 출입에는 사천왕문이 있고 다시 보광루를 통로로 삼아 가게 되는 누하진입방식의 건축물이지요. 이는 경사진 지형에 있는 사찰들에서 많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 설치된 연등들은 특이하게도 모두 흰색으로 달려있네요. 여타 다른 곳의 울긋불긋한 곳과는 좀 틀리네요. 색깔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일 높은 곳에 설치된 건축물에 올라서 아래를 내려보니 하늘의 구름과 치악산과 구룡사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합니다. 

 

구름이 낮게 깔려 있으니 그 그림자가 산에 드리워져 있지요. 이런 곳에 살면 아마도 근심걱정이 없어서 있던 병도 싹 나을 것만 같습니다. 입구에는 복전함과 함께 부처의 돌로 된 조형물이 놓여있어서 지나가는 관광객들도 합장을 하곤 합니다. 

 

♠ 대웅전안의 흰색 연등이 배치된 모습입니다. 너무나 조용하고 사색하면서 거닐기에 아주 좋은 곳이지요. 


다시 숲속으로 가는 산책로에는 커다란 쇠줄로 이어진 다리가 보이는데요. 약간 출렁다리처럼 흔들림이 있고 바로 아래쪽으로 비취색 빛깔의 계곡물이 보입니다. 이 더운 날씨에 아무도 없으면 바로 풍덩하고 들어가면 얼마나 시원할까요. 혼자이신 아주머니 관광객도 한참을 다리에서 내려다보시네요.

 

경치에 넋을 잃으신 거겠지요. 다리가 시작되는 입구 쪽에는 아예 돗자리를 깔고 아주머니 네 분이 더위를 피해 그늘을 차지하고 있네요. 친구분들과의 수다는 더없이 즐겁겠네요. 입구에는 매점도 있는데요.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바로 비비빅 하드를 하나 사서 의자에 앉아 먹으니 정말 꿀맛입니다. 

 

오고 가는 관람객들도 저마다 한 손에 비비빅과 메로나를 쥐고서 더위를 잠시 잊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보호수 아래의 그늘진 의자에 옹기종기 모여서 쉬고 있는데, 빈 의자에 스마트폰 한대가 놓여있네요. 어느 어머니께서 또 정신없이 놓고 하산했나 봅니다. 

 

♠ 매점을 거쳐서 바로 나오는 다리인데요. 아래에는 시원한 계곡물이 있고 다리를 건너면 산책로가 나옵니다.

너무 경치에 취하느라 핸드폰도 놓고 가시다니 안타깝지요. 여행 시에는 전화기와 지갑은 항상 잘 챙겨야겠습니다. 모처럼의 행복한 여행이 분실물 찾느라 맘고생하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요. 내려가는 길에는 금강 소나무숲길의 데크길 쪽으로 숲 속의 향기에 취하고 눈도 즐겁게 호강하면서 하산하였습니다.

 

구룡사는 가성비가 아주 좋은 원주 1경이 맞네요.

 

♠ 데크길로 만들어진 소나무 숲길은 울창한 산림을 감상하면서 걷기에 딱좋은 코스입니다. 

 

구룡사

강원 원주시 소초면 구룡사로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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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륵산 미륵보살을 보기위해 시작하는 지점인 미륵산 매점입니다. 주인장님의 친절한 컨설팅으로 산행을 성공적으로 마쳤지요.

 

안녕하세요 행복한 줄 긋기입니다. 근래에는 강원도 원주에서의 방문 기억들을 떠올려보는 시간들을 가져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바로 미륵산의 미륵불이라는 곳을 가게 된 경로를 한번 짚어볼 까 합니다. 워낙 산행을 좋아하거나 산사람은 아니기에 프로산악러처럼 날다람쥐 뛰듯이 하지는 못하지만 말이지요. 

 

나름대로 쌩고생을 하면서 기어이 올라가 보는 체험 자체가 의미가 큰 것이겠지요. 미륵산은 경남 통영에도 같은 이름의 산이 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거기서 다시 몇 분정도만 데크길을 따라 가면 해상 국립공원의 아찔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지요. 

 

같은 이름의 산이 한반도의 반대편에 또 있군요. 일단, 이전에 다른 사찰들은 그리 어렵지 않게 뒷동산 마실가듯이 걸으면서 만끽했던 경험이 있다 보니 그 정도 수준이겠거니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와 정 반대였네요. 미륵산 올라가는 초입구에 미륵산 매점이 있어서 시작은 상당히 원활합니다. 

 

◆ 산행을 바로 시작하면 이렇게 미륵불상의 최종 모습을 보여주니 꼭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최종 목표 확인 !

컨테이너 막사 형태로 아담하게 지어진 매점인데 바깥에 이미 차 두대 정도가 주차되어 있지요. 저 말고도 이미 이 곳을 올라가시는 분들이 계시는구나 생각하니 일단 마음이 놓입니다. 아무도 없는 산을 홀로 산행한다 것이 좀처럼 익숙하기 어려운 극한의 고통인 것은 체험상 느끼니까 말입니다. 

 

저도 좁지만 한군데 공간이 비어있는 곳에 주차를 해놓고 보니 어느새 시간이 느지막한 오후를 달리고 있네요. 부지런히 쫓아다닌다고 해도 결국은 항시 시간에 얽매이고 맙니다. 우리의 지도 박사인 구글 지도를 켜고서 내 위치를 보면서 올라가려니 앞쪽에 미륵불의 형상 포스터를 붙여놓은 조그마한 오두막 같은 집이 반겨주고 있습니다. 

 

 

바로 위에는 경순왕 경천묘라고 하는 문화재 유산터도 웅장하게 보입니다. 신라 56대 마지막왕인 경순왕을 기리고자 지어진 터인데 높은 곳에 지었다 하여 고자암 또는 고잠이라고도 불린답니다. 방문한 날은 왠지 문을 열어 놓지 않아서 내부까지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오르는 길 쪽에서 카메라에 담아볼 수는 있습니다.

 

◆ 경순왕 경천묘의 정문 모습입니다. 아마도 월요일은 대부분의 공공유적지는 쉬는 것으로 압니다. 구름하고 잘 어울리네요.

 
산행을 하는 초입에 미륵산과 관련된 지형도를 안내하고 있는데 그다지 거리상으로는 멀지는 않게 보입니다. 앞쪽으로 가다보니 왼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는 말뚝 표지판이 비스듬하게 가리키고 있는데요. 오른쪽과 중간 길도 있어 보여 가보니 오른쪽 길은 더 이상 길이 없이 흙으로 덮인 막다른 길이고요.

 

표지판이 있는 왼쪽으로 지도를 보면서 올라가다 보니 희한하게도 황산사쪽으로 가는 것 같은데도 길은 점점 험해지는 겁니다. 이러다가 산속 미아가 될 듯하여 다시 되돌아와서 지도를 봐도 예상한 곳으로 가는 것이 아닌 게 느껴지네요. 

 

결국 미륵산 매점으로 결국은 다시 와서 매점 아주머니에게 자세하게 물어보니 올라가는 길이 사람들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겁니다. 너무 원칙적인 말씀을 하시네요. 물론 제가 좀 헤매는 것이지만요. 

 

◆ 경천묘의 뒷모습을 보니 더욱 풍경이 아름답네요. 늦은 오후라서 산속의 나무에 그늘이 드리우기 시작합니다.


지도상으로는 매점 바로 주변이 황산사로 나오기까지 하는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서 말이지요. 매점 사장님 왈 지금 이곳이 황산사의 옛터이기 때문이라는 말씀은 점점 더 헷갈렸지만 이 상황에서 지도를 접고 중앙의 산길로 무작정 직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시간상 이미 반은 올라갔어야 되는데 다시 매점에서 빙빙 돌고 있으니 조바심이 퍼뜩 드네요. 주인 아주머님도 몇몇 분들이 이미 올라갔고 아주머님 남편분도 올라갔기 때문에 안심하고 가보라는 말씀. 여하튼 이곳에서 사시니까 철석같이 믿고 다시 올라가는데 선글라스 끼신 분이 막 여유 있게 하산하셨으니 바로 이분이 매점 주인아저씨이시죠. 

 

산속은 다소 컴컴하던데 썬글라스까지 착용하신 전문 산악인의 모습. 바로 저기 보이는 게 미륵불이니 죽 올라가면 된다는 희망적인 컨설팅과 함께 다 쓰신 막대기 지팡이를 저에게 인계하시는 센스. 뭐라도 나오면 이거로 때려잡아라. 사기가 급상승하여 전투적 자세로 돌변하여 힘차게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 미륵불상의 중간지점에 쉬어가라고 보여주는 주포리 삼층석탑. 물한모금에 땀 한번 식히면서 보시면 딱 좋습니다.


걷다보니 점점 어두워지는 산속의 그늘은 암울한 마음을 고양시키지요. 이제 시작인데 마음은 벌써 하산을 하고 있는 반전의 상황입니다. 정말 이 길이 맞는지를 수십 번씩 되뇌며 얼른 미륵불이 나타나기만을 빌면서 사소한 부스럭거림에 귀가 쫑긋 세워집니다. 

 

다행히 부부 두 분이 내려오시면서 멋쩍은 인사와 함께 저는 지옥의 구렁텅이로 향하지요. 이제는 어떤 인기척도 없는 상황. 산길이 있기는 한데 왜 이리 점점 험해지는 건지 이건 동네 마실로 생각했다가 에베레스트 등산을 하게 생겼네요. 

 

 

호흡이 점점 거칠어지고 땀으로 뒤범벅이 되던 찰나, 반갑게도 어르신 네 분 이서 이 시간에 혼자 올라오는 것에 적잖이 위로의 말씀을 건네네요. 네 저도 지금 울고 싶은 심정입니다. 안녕히 내려가세요. 그냥 어르신과 같이 하산하고 싶더군요.

 

◆ 미륵불상을 올려다본 모습인데요. 기암괴석에 경사도가 있어서 다리가 후둘후둘 합니다. 안전은 베테랑이 없습니다 !

땀이 흘러내려 안경을 적셔서 어르신이 잘 안보일 정도이니 이건 극한의 사우나실 보다도 더합니다. 데크로 만든 층계들의 경사도가 이건 완전히 기어서 올라갈 정도라서 할 말을 잃어버리네요. 이런 길은 도대체 어느 분이 만드신 건지 거룩하게 느껴집니다. 

 

다리의 후둘거림과 스릴감은 설악산 울산바위의 강도를 몇 배 능가할 정도가 되네요. 아무도 없는 산에 혼자라고 생각하니 공포 게이지는 점점 상승합니다. 중간에 황산사 사찰이 있을 텐데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는 상황. 

 

중간에 무언가 쌓아놓고 포장으로 둘러놓은 커다란 물건들은 용도가 뭘까요. 중간에 마주친 주포리 삼층석탑은 신라 경애왕때 지어진 황산사 터에 흩어진 것을 다시 지은 것이라고 하네요. 가다 보면 끝은 있겠지 하고 갔건만 결국엔 미륵불상에 도착을 하고 마네요.

 

◆ 정상 미륵불의 유래를 보여주는 안내판. 이 글을 보기위해서 흘린 땀. 세월의 풍파로 많이 훼손됐지만 그 위엄만큼은 웅장합니다.

그야말로 그 데크로 만든 전망대에 그냥 누워버립니다. 체력이 완전 방전이 된 상태라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미륵불을 보니 감개무량해서 만감이 교차하네요. 주위의 배치된 기암괴석과 나무들의 풍경들이 아찔합니다.

 

돈을 시주하는 복전함도 있고 다시 더 위쪽으로 향하게 로프가 주욱 달려있는데 그 곳까지는 일단 제치고 이렇게 인자하신 미륵의 인상을 보는 것으로 대만족 하네요. 주포리 미륵불은 고려시대 만들어진 마애불상으로 높이가 10미터인데 비바람에 마모가 많이 된 건지 형상이 그렇게 뚜렷하지는 않아요. 

 

강원도에서도 이렇게 암벽에 새긴 불상의 사례는 상당히 드물다고 합니다. 중간에 어르신분들이 산행이 힘들어도 아마 올라가면 대만족하실 거라고 하셨는데 과연 계속 이 짓을 왜 하는지 되뇌면서도 막상 정복을 하고 보니 그래도 잘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 오늘의 주인공인 마법의 지팡이. 이 지팡이가 없었다면 오늘의 산행은 실패했을지도. 다른 분들을 위해 이 곳에 허하노라.

바로 이런 맛에 등산들을 하는 것 같습니다. 매점 아저씨의 마법의 지팡이가 산행에 많이 도움되기는 처음입니다. 아주 잘 사용했습니다. 오늘산행은 지팡이의 승리네요.

 

 

주포리삼층석탑

지도위에서 위치를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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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천묘

강원 원주시 귀래면 미륵산길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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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사

강원 원주시 귀래면 미륵산길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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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포리미륵불

주포리미륵불 여행,명소 기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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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악산 국립공원의 영원사 코스 입구에 있는 탐방 안내도입니다. 시간상 영원산성과 상원사까지는 무리이고 50분 거리의 영원사를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되지요.

강원도 원주시에서 가볼만한 곳을 주욱 살펴보니 상원사와 영원산성이라는 곳이 눈에 띄게 되었습니다. 시간을 보니 이미 앞전에 원주 국립박물관을 세세히 훑다 보니 시간이 좀 빡빡하게 느껴지긴 합니다. 이미 해가 중천을 지나 뉘엿뉘엿 서쪽을 향해서 이동을 하고 있는 상태였지요.

 

사는 곳을 떠나 타지방을 여행하다 보니 제한된 시간내에서 최대한 많은 곳을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은 항시 여행자의 마음을 옥죄게 만들지요. 이런 쫓기는 듯한 여행은 솔직히 아니다고 느끼면서도 더 많은 곳을 보고자 하는 행동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종합 안내지도를 펴보고 영원산성을 찍고서 열심히 내달리게 됐지요. 이름부터가 "영원"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이 더욱 끌렸다고나 할까요. 저기 가면 영원히 살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얼토당토않은 상상과 함께 말입니다. 차를 몰고 가다 보니 갔던 곳을 다시 가는 그런 느낌도 드네요. 

 

두서없이, 정처없이 그저 끌리는 곳과 제일 가까운 곳을 우선순위로 방문하려니 왔던 길도 다시 한번 역으로 가는 불상사가 생기네요. 아까운 기름값이 자꾸 떠오릅니다. 산속으로 많이 들어가야 하는지 다소 좁은 시멘트길을 한참을 가게 되네요. 

 

▲ 영원사 가는 길. 약간 오르막길을 보니 한숨이 먼저 나오지요. 왼쪽에 영원사를 알리는 대문이라고 해야 할까요. 근데 왜 사찰은 안보이나요.

2차선도로는 아닌지라 반대편에서 차들이 오게 돼서 잠시 옆으로 정차했다가 다시 출발하기도 하고요. 산성이면 어느 정도 주차시설도 있는 그런 곳이리라 생각했는데 자꾸만 산골짜기 같은 곳으로 마구 데려가는 느낌에 오싹합니다. 밤이 아니라 참 다행입니다. 

 

더 이상 차는 갈 수 없는 곳인지 바리케이트가 쳐져있고 바로 옆에 조그만 주차장과 함께 안내원이 보이는데요. 일단 주차요금을 보니 세상에! 소형차가 5천 원이라는 사실. 지금까지 어디를 다녀봐도 2천 원 이상을 받은 곳은 없었는데 이건 도대체 황금으로 된 길을 깔은 것도 아닌데 어째서 5천 원까지 받는지 놀라고 말았습니다.

 

 
이런 오지 같은 데에 있으니까 그런 걸까요. 약간의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영원산성을 갈 수 있는지 물어보니 지금 시간으로는 많이 늦을 것 같고 단순히 걷기 정도만 할 수 있는 성곽이라는 겁니다. 게다가 상원사도 있는데 이 곳도 그보다 훨씬 더 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너무 늦게 온 탓도 있는 것 같고요. 오후 4시가 넘어가니 그곳까지 왕복으로 갔다 오기에는 날이 어두워질 수 있을 것 같더군요. 게다가 누구와 동행하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산행을 하는 건데 괜히 목숨까지 걸 필요는 없을 것 같았지요. 

 

▲ 딱 50분 정도에 기적같이 나타난 영원사 대웅전의 모습. 너무나 한적하고 조용해서 발자국 소리가 경내에 쩌렁쩌렁 울려 퍼집니다. 

그래서 지도를 보니 영원사라는 사찰이 있는데 2.4킬로에 편도 50분 정도라서 이 정도면 갔다 올 수는 있을 것 같았지요. 영원산성과 상원사는 아쉽지만 포기하고 영원사만 방문하는 걸로 급변경을 하였습니다. 원주의 명소 중에 영원사는 목록에 없었지만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 시점에서 이미 주차료 5천 원을 내고 주차를 한 이상 환불하고 돌아가기에도 참 애매한 상황인 거지요. 아마 다른 분 같으면 당당히 환불받고 바이바이 했겠지만, 이놈의 결정력 부족과 과감함이 미비한 탓에 울며 겨자 먹기로 가보기로 합니다. 

 

과연 어떻게 한 것이 현명한 결정이었는지는 훗날 역사가 증명하겠지요? 영원사까지는 대체적으로 평탄하고 완만한 경사의 길로 보입니다. 이미 몇몇 등산객들이 하산을 해서 출구로 나가고 있네요. 주변을 보니 지금 등산을 하려는 사람은 전혀 보이지가 않습니다.

 

아! 이런 고독하고 분위기 오싹한 산행을 또 해야 하는 건가 생각하니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는 않네요. 알고 보니 이곳은 치악산 국립공원 내에 있는 금대분소라는 곳입니다. 입구에 가족단위의 캠핑객들이 모여서 시끌벅적하게 노닐고 있군요. 

 

▲ 대웅전 왼쪽에 종과 비석과 안내판과 좀 작은 건물. 종 왼쪽에 시원한 약수물(?)이 졸졸. 흐르는 땀을 식힐 수 있는 유일한 식수원입니다. 

산세와 계곡의 흐르는 물을 보니 캠핑하기에는 정말 좋은 장소입니다. 어린이들도 좋아라 마구 뛰어다니고요. 하지만 여기 있는 홀로 나그네는 마치 지옥에라도 끌려들어 가는 듯한 마음으로 그 첫발을 내디디려 하니, 얘들아 나 좀 붙잡아 주면 안 되겠니? 

 

제발 날씨만 화사하게 쨍쨍 내리쬐라고 하늘에다가 요구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어봅니다. 이름 모를 새소리와 초록나무에 둘러싸인 산행길은 스타트가 일단 좋네요. 오가는 이가 하나도 없이 고요한 산길에 조금은 빠른 걸음을 재촉합니다. 

 

 

조그만 다리도 지나고 약간 오르막길도 오르다 보니 차들이 몇 대 주차되어 있기도 합니다. 점점 산속으로 들어가는데 조명이 점점 어두워지네요. 역시 예언한 대로 산속의 날씨는 예측불가이지요. 뒤로 빽해서 되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몇 번 해보면서 이놈의 영원사는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건지 조바심이 납니다. 

 

슬슬 땀도 차오고 모자챙 때문에 시야가 가리니 더 공포스러운 분위기라 뒤로 돌려 써보기도 합니다. 다행히 어둠의 저편에서 등산객 두 명이 하산 중이니 그나마 반갑네요. 스마트폰 구글 지도를 보면서 가는데도 목표지점까지 파란 동그라미가 왜 빨리 닿지 않는 건지 원망스럽네요. 

 

▲ 바로 절 뒤쪽 산위에 4킬로미터에 걸친 영원산성이 펼쳐져 있다네요. 고지가 바로 코앞인데 영원사로 만족해야 하는 나그네의 마음은 아프네요.

뛸까 하다가 체면이 있지 그래도 걷기로 하지요. 간신히 머리 위쪽으로 사찰이 희끗 보여서 마음이 놓입니다. 상당한 오르막길을 오르니 그야말로 영원사의 대웅전이 나타나네요. 주위에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고 다행히 대웅전 바깥에 신발 하나 있어서 여자분 한 명을 보니 급 안심입니다. 

 

산속은 어두운데 넓은 마당에서 보니 태양이 너무나 강렬하고 5시인데 대낮같이 밝네요. 좀 더 일찍 와서 상원사를 가볼걸 하는 후회가 밀려듭니다. 지금 상원사를 가라고 하면 도저히 못 가겠네요. 하루 종일 먹은 것도 없어서 그야말로 기진맥진 상태입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좀 먹고 다녀야겠더군요. 사찰에 차 두대가 모두 큰 타이어의 외제차인 거 같은데 이런 곳까지 오려면 경차는 못 오니까 저런 차를 타는 거겠지요? 커다란 종도 있고 옆에 식수도 있고 너무나 조용합니다. 

 

급 어두워질지도 모르니 얼른 하산으로 모드를 바꿔서 열심히 내려가기로 합니다. 영원사를 막 벗어나는 초입에 여자 두 분이 열심히 대화중이시네요. 누구나 만나면 이젠 반갑고 안심이 됩니다. 한분은 이곳 사찰에 계신 분 같고 또 한분은 등산객이신지 바로 인사와 함께 하산하시는군요.

 

▲ 신라 문무왕 16년에 의상이 영원산성의 수호사찰로 만든 영원사입니다. 뒤쪽의 푸른 산세와 대웅전의 풍경이 너무나 이채롭습니다. 

사찰의 고양이 인지 사람이 접근해도 온화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저도 앞에 하산하시는 분을 쫓아서 열심히 뒤에서 총총 내려갑니다. 내려갈수록 날이 점점 밝아지는 신기한 현상. 산속의 조명시스템은 왜 이리 여행객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걸까요. 

 

이렇게 꿩 대신 닭이라고 영원히 머물 것만 같았던 영원사를 급 방문하고 무사히 목숨(?)을 건지고 귀환한 본인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아! 이제 오늘의 첫 끼니를 때우러 식당을 검색해 봐야겠네요. 평생 처음 멋모르고 와본 치악산의 풍경은 가히 명산이라고 얘기하면 입만 더 아픈 수준이었습니다. 

 

▲ 주차장쪽에서 바라본 치악산 금대분소 야영장입구. 에코 힐링 캠핑장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산좋고 물좋은 명당자리입니다. 

 

영원사

강원 원주시 판부면 영원산성길 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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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역사박물관은 시내 도심에 자리잡고 있지요. 크지는 않지만 멋진 외관을 갖고 있으며 조용하게 관람하기 딱 좋습니다. 1,2층과 외부 전시장도 갖추고 있지요. 조그만 공원같아서 동네 아주머니들의 정겨운 목소리들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강원도의 원주를 탐방하는 자리입니다. 이번 방문한 곳은 원주역사박물관입니다. 원주의 시내에 한적한 곳에 소박하고 조용하게 위치해 있지요. 정문 앞이 차 한 대만 다닐 수 있도록 좁은 골목길을 연상시키는데요. 주변에 음식점들과 주택들에 둘러 쌓여있어서 커다란 박물관들만 보아오던 버릇이 있어서 인지 좀 아담하다고 느껴집니다. 

 

정말 그렇기도 하고요. 주차는 당연히 무료이지요. 국립이기 때문에 입장료도 없고요. 주차구역이 많지는 않은데 그래도 차가 서너 대 정도는 있군요. 건물은 좀 신경을 많이 써서 특이하게 보입니다. 잘못 인식하면 원주시내의 잘 지어진 주민센터가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정문은 붉은색의 독특한 형식으로 세워져 있고 그 뒷편에는 12개의 동물 수호신들의 민화 그림이 붙어져 있습니다. 각각 사람의 띠를 상징하고 있고 그 띠의 특징들을 기술해 놓았지요. 1층 로비에 들어가자마자 아주머니 한분이 반갑게 맞이하시는 데요. 역시나 방문자 기록란에 기록 좀 해달라고 하시네요. 

 

♣ 박물관을 수호하는 12지 수호신입니다. 길건너 음식점과 주택들이 있어서 방문하는데 거부감이 없습니다. 주민센터처럼 친근한 박물관입니다. 

어디서 왔는지 지역 정도까지만 쓰도록 하고요. 그 분은 일상이 바쁘신지 어느 분과 통화를 또 열심히 하십니다. 들어가자마자 중앙에 오래된 검은색 차가 있는데요. 바로 10대 대통령 최규하 대통령이 재임 시 타셨다는 푸조 604 차량입니다. 배기량이 2,664CC나 됩니다. 지금 보니 많이 투박하긴 한데 중대형급으로 튼튼하게는 보이네요.

 

아마 방탄기능도 되지 않을까요. 최대통령이 아마 원주 출신인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원주에서도 대통령이 나올 정도로 꽤 격식 있는 도시인 듯합니다. 박물관의 기본 구성이 다 그렇듯이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의 역사를 연대순으로 정리해서 보여주지요. 특히 돌도끼나 토기, 항아리 같은 종류는 시작과 동시에 빠질 수 없는 대표적 품목입니다. 

 

좀 새로운 것은 없는 걸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드네요. 게다가 불상과 관련된 종들의 전시품도 매번 나옵니다. 석가모니를 비롯한 불상들은 전시가 되는데 기독교 신자가 대부분인 나라에서 예수나 하나님에 대한 전시 품목은 본 적이 없는데 왜 그런 걸까요.

 

 

♣ 최규하 대통령 재임시 타셨다는 차입니다. 그당시에는 최고로 좋은 차였겠지요. 차량 길이가 상당히 길고 차체가 커 보이네요. 옆쪽에는 원주에서 활약했던 독립투사들의 모습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기독교나 천주교 쪽은 전시하지 말라는 법이 있는 건지 아니면 그 종교 쪽으로는 발굴되는 귀중한 유물이나 보물이 하나도 없어서 일까요. 가만 생각해 보니 진짜 궁금하긴 하네요. 돌로 된 불상들은 정말 많이 봤는데 말이죠. 대부분의 불상들이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있거나 똑바로 서있거나 둘 중에 하나의 자세가 전부이죠. 

 

좀 다이내믹하게 활동적으로 움직인 자세는 왜 없는 건지도 궁금합니다. 얼굴의 인상도 꼭 다물은 입술로 상당히 엄숙하지요. 입꼬리가 올라가서 활짝 웃는 미소를 가진 불상은 찾아보면 있겠지만 상당히 드물겠지요. 유물에도 많은 다양성이 있으면 어떨까요. 

 

원주라는 명칭은 고려시대 때 940년 태조 23년에 처음으로 불리게 되었답니다. 천 년 전부터 이런 명칭을 불렀다니 괜히 신기해지네요. 그때도 한국말처럼 "원주"라고 불리지는 않았을 테고 중국말을 썼을까요. 천 년 전 대화를 어떤 언어로 했을지 상상이 안 갑니다. 

 

♣ 얇은 나무들을 엮어서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들입니다. 주로 멍석과 항아리, 소쿠리 등이 있고, 용은 특별주문인가요. 엄청난 인내심과 손기술이 있어야 가능한 작업이겠네요. 

맞은편의 전시관에는 약간 매캐한 냄새가 나는데요. 일반인들이 경선을 해서 입상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바로 각종 멍석과 소쿠리들이 놓여있습니다. 용의 형상을 만든 특별한 작품도 있네요. 멍석이란 각종 나물과 채소들을 넓게 펴서 말리는데 쓰이는 그런 도구입니다. 

 

멍석이라고 하면 안 좋은 기억이 첫째로 떠오르지요. 잘못한 사람을 멍석으로 둘둘 말아서 때리는 상상 말입니다. 왜 이런 생각만 나는지, 설명을 보고 용도를 살펴보니 사람 말아서 때리는 용도가 주가 아니었네요. 또는 "멍석을 깔아줘도 못한다"는 얘기도 있지요. 춤이나 노래 좀 해봐라 했을 때 쭈뼛하면서 뒤로 뺄 때 이런 말을 하지요.

 
이층 전시장에는 "일사 김봉룡"이라고 하시는 인간문화재의 작품이 있습니다. 그는 세상을 초월한 신선의 이미지를 갖춘 좀 기이한 분인데요. 바로 나전칠기의 공예에 관한 전문가입니다. 평생을 나전의 세계에 몸 바쳐서 그 기술을 연마하고 혁신하였으며 전통의 나전을 근현대의 나전으로 이어준 장본인이라고 합니다. 

 

 

♣ 조선시대의 포켓북입니다. 수진본 콩책(문고본)이라고 씌어 있네요. 지금은 스마트폰의 전자책으로 승화되었군요. 물론 서점에 가면 미니북이라고 해서 손바닥만한 책도 있기는 합니다. 

바로 원주 칠공예주식회사에서 책임자로 있으면서 옻칠공예도시 원주의 기초를 마련한 것이지요. 실제 전시된 작품을 보면 사람의 손으로 어떻게 이렇게 정교하게 한 땀 한 땀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신기하고 경이롭습니다. 전시된 옷장과 비슷한 종류가 저희 집에 옛날에 있었던 듯 합니다. 

 

그 당시엔 상당히 비쌌겠지요. 조개나 옥, 진주 같은 소재를 섬세하게 다루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또 신기했던 것은 조선시대에도 포켓북(Pocket Book)이 있었습니다. 갖고 다니기 편리하게 만든 조그마한 책인데요. 카드처럼 줄줄이 이어진 종이에 한문으로 깨알같이 써진 것이 마치 커닝 페이퍼 같기도 하지요. 

 

"서산"이라고 하는 것은 글을 읽은 횟수를 쓰는 물건이라고 합니다. 그냥 붓으로 바를 정자를 써나가면 되지 않을는지요. 점을 칠 때 사용하는 책도 있는데 안에 그려진 그림들이 어린이집 아이들이 그린 것 같아서 좀 웃겼습니다. 외부로 나가면 바깥 정원 쪽에 석탑과 불상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어서 조그만 공원 같은 인상을 주지요. 

 

♣ 부적과 부적에 관한 책들입니다. 예전에 옻나무와 가위를 테이프로 붙인 다음 현관문 위에다가 숨겨놓았던 부적이 생각나네요. 세논 집이 잘 안나가서 빨리 나가라는 의미었었지요. 

커다란 기와집이 한채 보이는데 이곳도 최규하 대통령의 생가 터입니다. 원주 보통학교를 입학하였고 강원대 명예 법학 학사를 받은 원주의 토박이였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의 대통령직으로 다소 아쉽지만 고향 원주를 잊지 못했던 님을 기리기 위해서 이곳에 비를 세웠네요. 

 

간간이 가족단위로 관람을 하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특히 아이들의 역사교육에 괜찮은 학습의 현장이라 생각됩니다. 원주의 발전상을 한번 훑어볼 수 있는 좋은 장소이기도 하지요.

 

♣ 전시관 뒤쪽으로 나오면 펼쳐지는 아담한 야외건축물들입니다. 층계 왼쪽으로도 석탐과 불상들이 있지요. 오른쪽에는 평창올림픽 마스코트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 바깥에는 조그만 정자도 있어서 햇볕을 피할 수도 있네요.

 

♣ 최규하 대통령의 생가 안의 모습입니다. 곳곳을 많이 보수한 흔적들이 보이고요. 방들이 상당히 많고 마당이 넓습니다. 아파트보다 이런 한옥구조의 집이 더 정겹게 느껴지기는 하지요.

 

원주역사박물관

강원 원주시 봉산로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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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평휴게소에서의 김밥메뉴입니다. 4,500원인데 배를 왕창 채우기에는 많이 부족하지요. 간단하게 허기만 달랠정도라고 해야겠지요. 양좀 더 많이 주셨으면 좋겠네요.

저번 주까지 강원도 철원에서의 탐방길을 주욱 살펴봤었지요. 다시 일주일의 황금 같은 토요일과 일요일이 찾아왔습니다. 슬슬 밖으로의 끝없는 나들이의 유혹을 뿌리치려 했으나 굴복하고 맙니다. 일주일에 1박 2일 코스로 다녀올 적마다 아스팔트 길과 고속도로에 뿌리는 돈을 가만 생각해보니 결코 적지가 않습니다. 

 

이렇게 막 살아도 되는 건가 하는 불길함이 뇌리에 점점 흡수가 되는 것 같더군요. 고속도로 톨게이트비와 기름값만 해도 야금야금 통장의 숫자를 깎아나가는 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러면 안 될 것 같은데도 이번 한 번만이야 하면서 다시 가볼만한 곳을 검색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마약중독, 먹는거에 중독, 이처럼 주말마다 어디론가 떠나는 것도 혹시 중독 아닐까요. 중독을 넘어 병이 된 것은 아닐지 무섭습니다. 여하튼 뒷일은 어떻게 될지 생각하면 골치만 아플 거는 당연할 것이고 그냥 다시 한번 냅다 액셀을 밟아버립니다. 이번에도 산세가 좋은 강원도를 택했고 그중에서도 안 가본 원주를 무작정 찍어버렸습니다. 

 

★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 매표소에 있는 관광안내도입니다. 월악산 울산바위 만드신 분이 이 곳 계단도 만들었다고 하네요. 역시 전문가는 전국 어디에서나 부름을 받는군요. 404계단 튼튼하겠죠?

원주에 무슨 연고가 있는것도 아니고 아는 사람은 더욱 없지요. 그러니 오히려 더 가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네요.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언제나 방문자의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듭니다. 원주까지는 대략 120킬로 정도가 되고 중간에 양평휴게소에서 한번 쉬기로 했습니다. 

 

남들이 시식코너에서 맛있게들 음식을 먹고있어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관계로 김밥 한 줄을 시켰는데 무려 4,500원이나 하네요. 옛날 식으로 따지면 두줄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가격일 텐데 이럴 때 먹어봐야지 언제 이런 비싼 김밥을 먹겠습니까. 합리화를 하니까 굴욕적이지만 마음은 한결 가볍네요.


이렇게 맛있게 먹는거라고 주문을 걸으면서 먹었는데 아뿔싸 출렁다리까지 가기도 전에 이미 아랫배에서 신호가 오기 시작합니다. 휴게소 CU편의점에서 제일 큰 요구르트를 사서 먹었던 게 또한 뱃속 전쟁의 원인을 제공한 것일 수 도 있겠네요. 편의점에서 분명 1700원으로 보고 결제를 했는데 1800원이라네요. 

 

 

★ 드디어 출렁다리의 전망 좋은 곳에서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산속에 파묻혀있는 아기자기한 집들과 자동차가 흐믓한 미소를 짓게 만들지요.

왜 그런가요? 진열대에 있는 금액이 잘못됐다고 하네요. 흠. 참 100원이지만 찝찝한 기분은 어쩔 수 없군요. 틀렸으면 바꿔서 달아놓던지 해야할텐데 고객은 적힌 가격을 보고 고르는 거잖아요. 뭐 이런 황당한 경우가 있는지. 미안한 기색보다는 잘못 기재한 게 오히려 당당하다는 듯한 점원의 퉁명스러운 말투는 별로 달갑지가 않습니다. 

 

좀 더 친절하게 이유를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요. 100원이 제가 설마 아까워서 그런 거는 아니잖습니까. 여하튼 여행하면서 많은 재미있고 황당한 경우를 겪는 것도 묘미라고 좋게 생각합니다. 소금산까지 가는 드라이브 코스는 그야말로 초록색깔 빗자루로 온통 쓸어서 덮어놓은 듯하게 밝은 태양빛과 함께 마음을 투명하고 맑게 다스려 줍니다. 

 

워낙 관광객들이 많은지라 주차할 공간이 없나 봅니다. 주차안내 하시는 아저씨가 400미터짜리 다리를 건너서 공터에 주차를 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라 하네요. 다리를 건너고 멋모르고 한참을 더 가다가 다시 빽했는데요. 그야말로 다리 아래에 있는 흙바닥으로 된 드넓은 하천 공터가 떡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 2백미터의 최장거리를 자랑하는 소금산 출렁다리. 혼자 걸어가도 백미터 높이에 있어서 그런지 바람이 약간씩 일면서 똑바로는 못걸어가겠더군요. 손잡이를 잡아야 그나마 다리를 뗄 수가 있을 정도입니다. 

태양빛은 너무나 뜨거워서 그늘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가까운 대형주차장에만 대여섯대의 중형, SUV차만 있고 먼 곳에 있는 소형 주차장엔 딱 한대만 있네요. 무슨 사막 한가운데도 아니고 바로 전갈이라도 튀어나올 형세입니다. 일단, 그나마 가까운 대형 쪽 벌판에 세우고 도보로 좀 이동을 해야 하네요. 

 

물론 주차료는 없습니다. 사막이니까요. 그런데 400미터 다리의 끝쪽이 더 가까운지라 주차장이 있는데 바로 요금을 받아버리네요. 물론 좀 가다보니 화장실이 있어서 일단 급한 것부터 시원하게 해결을 했고요. 이 쪽 접근로는 바로 산을 하나 넘어가는 코스입니다.

 

생각지 못했지만 어쨌거나 크게 힘들지는 않네요. 진입로를 따라 아치형 대교를 건너니 여스님들이 팔찌를 나누어 주네요. 공짜인줄 알고 받으려 했는데 아뿔싸 바로 가방을 다소곳이 여시면서 팔찌 금액시주를 하시라 해서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역시 세상엔 아무리 싸도 공짜가 없네요. 

 

★ 삼상천의 물이 많이 빠진 상태인데도 물놀이 하기에는 안성맞춤입니다. 기암절벽에 지어진 다리를 보니 인간의 한계가 도대체 어디까지 인지 가늠하기가 어렵네요. 무거운 철근덩어리가 저렇게 버티고 있으니 말입니다.

 

각종 음식과 잡화들을 파는 상점거리를 지나니 드디어 매표소가 보이는군요. 지역주민 아니면 3,000원에 모십니다. 햄버거 가게처럼 카드하나로 무인기를 통해 표를 살 수 있고, 바로 왼쪽 손에 은팔찌를 차라고 하네요. 출렁다리를 왔다 갔다 쉴 새 없이 하는 행태를 막기 위한 조처이겠지요.


튼튼하게 만들었다고 해도 무게가 누적되면 언젠가는 유효기간이 빨리 다가와 보수를 해야하므로 돈이 들 테니까요. 다리까지 올라가는 데크길은 정말로 쉽지는 않습니다. 계속되는 수많은 인파 속에서 보조를 맞춰서 눈치를 보면서 가야 되기에 중간에 적당한 곳에서 쉬려면 잘 살짝 빠져나가야 하지요. 

 

날씨는 덥고 계속되는 오르막길에 땀이 금방 맺힙니다. 핸디선풍기가 이럴 때 필요한데 말이죠. 출렁다리가 시작되는 지점에 다다르니 경치가 그야말로 끝내줍니다. 소금산이 바로 조그마한 금강산이라고 하는데 저 아래의 강에서는 한 무리가 즐겁게 수영을 즐기고 있네요. 지금 제일 시원한 부류입니다. 

 

★ 하산길 쪽에서 바라본 출렁다리이지요. 뜬금없이 옛날 고전영화 콰이강의 다리가 생각나네요. 산과 산사이의 절벽을 이어주는 다리는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다리의 길이는 2백미터, 높이는 백 미로 출렁거림이 상당합니다. 물론 튼튼하겠지만 오싹함은 당연 최고이네요. 파주에 있는 출렁다리보다 훨씬 스릴이 있네요. 일단 한번 건넌 후에 뒤쪽으로 하산길에서 다리 쪽을 보면 그 아찔함이 오금을 저리게 하고 그 주위에 하늘과 맞닿은 산들과 강들과 다리들의 배치는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합니다. 

 

정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마구 듭니다. 시간관계상 소금산 정상까지는 못 갔고 하산을 하고 간현관광지 주변을 좀 더 관찰했습니다. 레일 기차도 다녀서 아이들과 같이 타면 상당히 좋아할 듯하네요. 추후에 간현관광지 매표소에서 출렁다리  매표소까지 곤돌라가 구축될 예정이라고 하니 더욱 볼거리가 많은 명소가 될 것 같습니다. 

 

고공에 있는 출렁다리의 오싹함을 느끼기에는 국내에서 가장 좋은 시설임에 틀림없습니다. 강력 방문 추천드립니다.

 

★ 간현유원지 도로에 이어져있는 물놀이 시설입니다. 날씨도 더워졌으니 꼬마들을 위해서 물을 채워놓았네요. 수영장도 아니고 개울도 아니고 해변도 아니고 목욕탕도 아닌 그야말로 특이한 실외 물놀이장입니다. 여하튼 재밌으면 된거죠.

 

소금산출렁다리

지도위에서 위치를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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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현관광지

강원 원주시 지정면 소금산길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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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 철원 승리전망대의 주변을 둘러보면 볼 수 있는 모습이지요. 벌들이 많이 날라다니는데 되도록 멀리 피하시기를. 매표소옆에는 마현 천불산 쉼터라고 하는 휴게소가 있습니다.   

강원도를 정처 없이 헤매 보는 탐방길의 마지막 피날레를 위해서 바로 <승리전망대>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철원의 지도상 동북쪽에 자리하고 있고 248킬로가 되는 DMZ 비무장지대의 정중앙에 위치한다고 합니다. Center라는 말이 느낌이 좋잖아요. 

 

어딜 가나 중앙에 있으면 양쪽 측면도 다 보고 왠지 세상의 중심에 있는 듯한 뿌듯한 착각까지 들 정도죠. 열심히 액셀을 밟아서 가다 보니 군인 아저씨들이 검문을 하고 있고 간단한 방문 목적과 신상 등을 적게 하더군요. 견학 끝나고 다시 이쪽으로 나가실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갈 것인지까지 묻고요. 

 

매표소에 도착하니 차 한대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데 많이 한적한 느낌입니다. 일요일에다가 하늘이 조금 어두운 구름이 껴서 비가 올 것 같아서 그런지 사람이 안 보입니다. 매표직원분의 안내에 따라 서류 두장을 작성하고 차위에다가 자석으로 된 것을 붙이라는데요. 

 

♠ 승리전망대는 오전9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하고 화요일은 쉽니다. 주차비 2천원, 입장료 어른은 2천원, 어린이는 천원이지요. 시간을 잘 맞춰서 방문해야 시간절약이 되겠지요.

바로 영화에서 잘 나오는 형사들이 추격할때 붙이는 사이렌 경고등입니다. 그냥 오렌지색으로 자석같이 척 붙네요. 소리나 불빛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범인 잡으러 가는 것은 아니니까요. 도착하기 바로 5분 전에 관람객 한 팀이 출발했나 보더군요. 한 시간마다 팀별로 관람객분들을 모아서 같이 출발하는가 봐요. 

 

딱히 기다리기도 뭐하고 해서 매표소 옆의 의자에 앉아서 오늘의 주요뉴스를 좀 보게 되었죠. 옆에 나무들이 있는데 벌들이 있는지 왱왱거리는 소리가 좀 납니다. 주변을 둘러보려고 일어나서 의자 옆 계단 쪽으로 가는데 누군가 왼쪽 팔의 시계 부분에 주사를 놓는 기분이 들더군요. 

 

가려운 것 같아서 좀 긁으려 하는데 엄청 따끔해서 살펴보니 그놈의 벌이 쏘고 도망갔네요. 금세 발갛고 둥그렇게 부풀어 올라서 최대의 특효약인 을 좀 마구 발라줬습니다. 태어나서 벌에 쏘이기는 첨입니다. 이렇게 따가우리라고는 상상을 못했지요. 보니까 주변에 벌들이 많이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 승리전망대의 사진촬영 가능한 자리에서 바라본 북녁땅과 비무장지대입니다. 유리를 통해서 찍어서 조금 뿌옇지요. 전체적인 설명이 15분이상 되었고 지리적인 상황을 파악하는데 유익했습니다.

무슨 양봉업자가 관리하는 곳도 아니고 좀 무섭네요. 어떤 분들은 벌이 주변에 날아다녀도 호흡에 이상이 오거나 한다는데 저는 쏘이고 나서 퍼뜩 이러다 기절하거나 숨을 못쉬면 어떡하나 정신이 퍼뜩 들더군요. 전망대 가기 전에 병원으로  먼저 가는 게 아닐지 혼란스러웠습니다. 

 

관람객들이 와서 휴식을 취하는 의자 근처에 벌들이 서식하게 한다는 것은 안전에 무지한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만약, 벌알레르기 있는 사람이 크게 다친다면 이 곳은 안 좋은 곳으로 뉴스에 나오지 않을까요. 가만 생각해보니 이건 정말 빨리 시정해야 할 사항입니다. 

 

지루한 50분을 기다리자 관람객들의 차가 몇 대가 더 늘어났네요. 제차가 블랙박스가 없다고 제일 선두에 서서 가게 되고 매표소 직원인 아주머니께서 제 뒷자리에 탔습니다. 조수석이 워낙 정리가 안되고 지저분해서 말이지요. 10여분 정도 걸려서 전망대에 도착하니 비가 조금씩 내립니다. 

 

♠ 사진은 상당히 밝게 나왔네요. 날이 좀 어두워서 심히 염려가 됐으나 매월대폭포의 모습을 보니 잘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직원분이 커다란 모형지도에서 지시봉을 들고 브리핑까지 하십니다. 표도 팔고 인솔도 하고 설명까지 하는 것은 처음 보네요. 월급이 많지 않겠나 추측해 봅니다. 앞에 펼쳐진 풍경들은 비무장지대라 수풀이 사람 키보다 더 크다고 합니다. 사진 촬영도 가능한 구역에서만 할 수가 있고요. 

 

날씨가 좀 더 화창할때 왔으면 북쪽 저 멀리까지 볼 수가 있었을 텐데 구름과 안개로 인해 시야가 탁 트이지 못한 게 아쉽네요. 세계 마지막 분단국가의 면면은 바로 이 곳에서 확인할 수가 있는 거지요. 어서 빨리 이런 철책선을 뭉개고 자유로이 북쪽 너머까지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다시 돌아오는 길에 비가 더 내리는지라 벌에 쏘인 얘기를 했더니 그 심각성을 좀 느끼시는 것 같네요. 벌과 연관된 나무를 다른 곳으로 심어야 하겠다고 말이죠. 승리전망대는 입장료 2천원과 주차비 2천 원 해서 4천 원에 관람을 할 수 있습니다. 전망대 브리핑 룸에 있는 군인하고 사진을 못 찍어서 아쉽다고 어떤 아저씨는 후회하시네요.

 

♠ 매월대폭포를 더 바짝 다가가서 본 모습이지요. 시원한 물줄기와 초록색 이끼는 보는이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소해줍니다.


다음 코스는 <매월대폭포>인데요. 철원의 남쪽 방향으로 향해야 합니다. 이 곳은 복계산 자락에 위치해 있고 바로 김시습의 호를 딴 폭포입니다. 수양대군의 왕위찬탈에 열받으셔서 8명의 선비와 같이 칩거하여 생활하던 곳이지요. 생육신 매월당 김시습이 바둑을 두며 단종의 복위를 도모한 것입니다. 

 

비가 간간히 내리는 날씨에도 관광버스와 함께 많은 관람객들이 음식들을 먹으면서 흥에 취해 있지요. 왼쪽 등산길로 약  20분 정도 걸어가야 되는데요. 숲 안으로 들어가니 좀 어두운 게 혼자라서 오싹합니다. 소나기도 가끔 내려서 우산도 썼다가 벗었다고 하고요. 

 

길이 있는데 좁고 명확하지가 않아서 구글지도를 보면서 쫓아갑니다. 커다란 바위 위에 올라서 보니 바로 폭포인데요. 흘러내리는 폭포의 벽에 초록색의 이끼들이 보기에 신선합니다. 폭포수 아래에 잠시 고여있는 물든 투명하고 깨끗해서 너무나 맑습니다. 

 

♠ 입구에 씌어있는 매월대폭포의 안내도입니다. 생육신 김시습과 8인의 선비들이 소일하던 곳이지요. 20분 정도 산행을 하면 볼 수 있습니다.

잠시 감상을 하고 비가 또 올지 몰라서 열심히 하산을 합니다. 아무도 없이 혼자 산행을 하면 누가 좀 나타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 지지요. 반쯤 내려가 보니 여자 한분이 이제 올라가려는지 잠시 머뭇거리는데 좋은 경치를 보기 위해서는 약간의 담력을 발휘해야 할 순간인 것이지요. 

 

어디든 늦은 시간에 여자 혼자서 산행은 많이 위험해 보입니다. 폭포를 보기 위한 주차나 입장료는 없습니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서 맛집 검색을 해서 찾아간 곳은 고석정 입구 근처에 있는 <어랑손만두국> 이라는 곳입니다. 떡만두국이 8천 원인데 반찬은 북어채, 새우가 주어지고 만두는 큰 거 3개가 나오지요. 

 

국물이 생각보다 조금 진하진 않고 밋밋하면서 맑은 국이랄까요. 좀 찐한 국 맛을 기대했는데 거기까지는 못 미치네요. 여튼 잘은 먹었습니다. 이제 철원의 기억들을 가득 담고 집으로 고고하렵니다. 언제 또 한 번 철원의 안 가본 곳들을 다시 방문하게 될지 그때가 벌써 기다려집니다. 

 

♠ 고석정 입구 근처의 어랑손만두국 집입니다. 떡만두국 8천원하고요. 맑은 국물에 한끼 식사로는 그만입니다. 2층도 있고 친절한 편입니다. 

 

 

승리전망대주차장

승리전망대주차장 교통시설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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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대폭포

매월대폭포 여행,명소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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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랑손만두국

어랑손만두국 분식 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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