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이른 시각에 도착한 관계로 바다를 보니 아직 많은 관광객들이 바다에 있진 않더군요.
아마 오전 10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지요. 약간은 바다 색깔이 흙빛을 발하는 듯합니다.
계속적으로 파도가 해안 쪽으로 치다보니 이곳저곳에서 사람들의 즐거운 비명소리가 쉴 새 없이 터져 나오지요.
푸른 물살이 묵직하게 밀려오면서 하얗게 물보라를 일으키고 산산이 부서져 버립니다.
1. 파라솔, 튜브, 구명조끼 대여
해수욕장의 중앙에 있는 기념상 바로 옆 계단을 내려가면 파라솔을 대여하는 업체들이 구역을 나누어서 늘어서 있는데요.
제가 간곳은 전체 20개 이상의 업체들 중 바로 중앙에 위치한 곳입니다.
파라솔들이 정렬을 해서 놓여 있는데 뒤쪽으로는 나무로 된 평상들이 있고 앞쪽에는 그냥 돗자리로 되어 있네요.
가격은 저녁 7시까지 3만 원입니다. 이 가격은 해수욕장 전체적으로 동일한 가 봅니다.
튜브도 큰 것에서부터 다소 작은 것까지 한 개당 1만 원 하고요.
튜브를 사용하다가 혹시 안 맞거나 싫증이 나면 다른 튜브로 다시 교체해서 계속 놀 수가 있더라고요.
또 중요한 것이 바로 지갑이나 핸드폰 같은 귀중품을 어떻게 간수해야 할지 난감한데요.
파라솔을 빌린 구역의 뒷편에 개인 사물함들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각 사물함마다 잠금장치가 되어 있어서 손에 차고 다니면 되는데요.
나무로 만들어져 있고 자물쇠 닫는 부분들이 조금은 헐렁해서 괜찮을까 다소 불안하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이런 게 가깝게 있다는 게 어디입니까?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제가 대여했던 곳보다 사물함들이 더 튼튼해 보이는 곳들이 다른 구역에도 많더군요.
같은 대여업을 하지만 갖춘 시설들이 조금씩 다르므로 좀 돌아다녀보고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도 되겠네요.
2. 놀다가 좀비가 되어 구조대 습격
얼른 시원한 물속에서 놀고 싶은 마음에 커다란 튜브를 들고서 바다로 뛰어들어갔지요.
다리부터 차오르는 싸한 냉기가 시원하다 못해 소름이 처음에 확 오는데요.
계속되는 파도에 그야말로 주체를 못하는 상태입니다.
처음 몇번 물가 쪽으로 내딛는데 바닥의 모래들이 심상치 않게 발을 자극하네요.
고운 모래라기 보다는 굵은 자갈 같은 큰 돌덩이들이 좀 있습니다.
그냥 맨발로 좋아서 뛰다가는 발을 다칠 수도 있겠더라고요. 필히 들어갈 때 아쿠아슈즈를 꼭 착용해야겠습니다.
밀려오는 파도의 물살을 우습게 보면 안되더라고요.
그냥 서 있었더니 튜브를 놓치지 않으려 잡으려 하다보니 그야말로 그 힘에 밀려서 넘어지곤 하는데요.
몇 번 재미가 있어서 구르다 보니 무릎 쪽이 약간 쓰라립니다. 뭐지? 하고 보니 생채기가 났더군요.
그러려니 하고 있다보니 웬걸 무릎에서 피가 줄줄 흘리기 시작하네요.
너무 황당해서 파라솔 있는데 까지 걸어오는데 창피스럽기도 하고 이제 물놀이 시작도 안 했는데 이거 정말 망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퍼뜩 스쳐 지나갑니다.
대여업체 아저씨에게 사정을 얘기하니 백여미터 가면 구조대가 있어서 상처치료를 받으라고 하시는군요.
손수건과 휴지로 대충 닦았는데도 계속 피가 나네요.
대낮에 그야말로 핏빛향연을 펼치니 좀비가 따로 없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다행히 구조대에서 베타딘을 바르고 후시딘과 면봉 등의 간단한 치료도구를 얻어가지고 왔네요.
졸지에 멋모르고 열심히 굴렀다가 환자가 되어서 파라솔 비치 의자에 누워있으니 별의별 잡생각이 다 나기 시작하네요.
앞으론 무릎보호대를 하고 와야하나하고 생각이 듭니다.
3. 음식 시켜먹기
바로 옆의 파라솔에는 단체로 젊은 청년들 한 10여 명이 놀러 왔는데요.
평상 두개를 하나로 붙여버린 상황이지요. 한국사람은 아니고 동남아 쪽의 언어를 구사하네요.
수박과 카스를 참 많이도 마셔대던데요. 바로 앞쪽에 젊은 여자분들 세분이 자리를 하니 얼굴빛들이 금방 화사해지네요.
집에서 가져간 찐달걀과 과자만으로 간간이 주워 먹다 보니 점심때가 되어버립니다.
음식배달 전단지를 돌리는 분들이 있는데요. 치킨 배달이 있고 중국음식 배달이 있습니다.
저희는 갑자기 짜장면이 먹고 싶어서 시켰더니 거의 25분이나 되어서 도착합니다. 한 그릇에 5천 원인데요.
면이 제가 상상했던 그런 면이 아니네요. 뭔가 얇은 국수와 같은 느낌. 야외에 나왔으니 돈은 쓰리라 생각하는데 자장면은 면이 우선인데 생각에 좀 못 미칩니다.
하지만 허기를 간단히 채우는데엔 그럭저럭 괜찮은 양이었습니다. 일회용 그릇이 아니라 뒤쪽 계단 구석에 내놨는데 철수할 때까지 안 가져갔네요.
아무리 바빠도 먹은 그릇은 빨리 가져가시는게 좋겠지요. 관광객들 많이 오가시는데 미관상 별로 좋아 보이지는 않았네요.
4. 공동샤워장 사용하기
구명조끼를 입고 새파란 맑은 하늘을 바라보고 물속에 누워있으니 그야말로 너무나 좋습니다.
앞쪽에는 많은 호텔들이 늘어서 있고 공동샤워장이라고 쓴 간판도 보입니다.
바로 해수욕장의 중앙통제센터의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데요. 하루를 마무리하고 오후 5시가 넘어가니 집에 가야 될 것 같더군요.
더 있고는 싶지만 워낙 태양볕이 뜨거워서 모래사장을 맨발로는 다닐 수도 없습니다.
바닷물이라 그런지 온몸이 상당히 끈적거리는데요. 깨끗한 물로 샤워를 하지 않고는 도저히 집에 가기가 찝찝한 상황이지요.
샤워장은 혹시나 했더니 역시 무료는 아니더군요. 입장료 2천 원을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수건은 3천원에 각종 비누와 샴푸 등도 5백 원 이상을 다 받고 있지요.
사물함은 네자리 숫자 번호로 잠금장치를 할 수 있게 되어 있으나 귀찮아서 그냥 갈아입을 옷만 넣어두고 들어갔지요. 다들 그렇게 해서 말이죠.
물이 온수는 안나오고 오싹하게 차가운 물만 나옵니다. 2천 원만 가져왔기 때문에 급하게 물만 끼얹고 수영복을 대충 헹구고 얼른 나왔지요.
와보니 모자를 놓고 왔네요. 다시 가보니 그 자리에 모자가 없습니다. 하! 하고 탄식을 하면서 좋지도 않은 모자를 가져가다니 시민의식을 한번 의심하면서 개탄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사물함 안쪽을 자세히 보니 모자가 꾸깃하게 구석에 있었습니다.
잠시나마 한국의 양심불량을 의심했던 마음이 정화가 되긴 했습니다. 물론 그러면 그렇지 그깟 모자 하나를 훔쳐가겠는가 말이죠.
옛날 같지 않게 먹고는 살만한 나라인데 그만큼 시민의 의식도 많이 올라가 있구나하고 생각하니 참 다행스럽기도 하네요.
자기 것이 아니면 절대로 손을 안대는 마음이 바로 올바른 양심일 겁니다. 솔직히 아무리 좋아도 남이 사용했던 물건에 손댄다는 것이 좀 찝찝하지요.
공동샤워장도 이렇게 돈벌이를 한다고 생각하니 "공동"자를 빼고 유료샤워장으로 바꿔서 표기해야 할 듯 합니다.
다행히도 공용주차장은 무료이니 안심하셔도 될 듯합니다.
진짜 이 주차장까지 시간대로 받는다면 아마 다시는 이런 국내 바가지요금이 있는 곳을 방문하지 않겠지요.
* 1인용 텐트나 그보다 큰 텐트 가져와서 직접 치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설마 이런 분들께 자릿세를 따로 받지는 않겠지요?
나중엔 텐트와 구명조끼, 물안경 정도는 따로 구매해서 가지고 다니면 훨씬 세이브되리라 생각됩니다. 혹시 저만 아직 구입안한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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