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포공항을 떠나 한시간 만에 제주에 도착하는 풍경은 가슴이 많이 설랩니다.

가을의 문턱을 넘어가는 요즈음 마지막 여름의 끝자락을 잡으려고 많은 분이 여행을 가시곤 하지죠. 

저 또한 아쉬운 여름을 그냥 보내기가 못내 섭섭하여 큰마음을 먹고 제주도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일본 갔다가는 별로 곱지 않은 시선에 사로잡히겠죠. 

그렇게 부랴부랴 여행용 가방에 짐을 싸고 김포공항에 일일 주차요금을 알아보고 왕복항공권을 예약하는 마음은 이미 제주도를 여행하고 있다고 봐야지요. 

* 5일동안 나를 인도할 기아 레이. 하지만 그 금액은 여행 내내 옥죄게 합니다.

주말의 항공권과 평일의 항공권은 좀 차이가 나더라고요. 저는 평일로 모두 잡은 관계로 편도 약 9만 원 정도에 예약하게 되었지요.

혹시나 해서 세상에 여권까지 챙겼다는 이런 우울한 현상. 전혀 쓸 일이 없이 여행용 가방에 처박혀 있었지요. 

비행시간은 출발부터 도착까지 약 1시간 10분 정도. 정말 잠을 자기도 뭐한 시간이지요. 

이럴 때 한시간짜리 넷플릭스 영화를 다운받았어야 했다는 걸 안 것은 이미 하늘을 열심히 날고 있을 때이죠. 후회막급입니다. 

이미 오전은 다 가고 거의 점심때 정도에 제주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다른 것은 다 예약을 했는데 렌터카는 예약을 안 했습니다. 

예전에 제주도에 왔을 때도 공항 주변에 많은 렌터카 사용을 물어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번에도 그런 식으로 하면 되겠지 했거든요. 

하지만 공항에 그런 사람 들은 거의 안보였습니다. 아마도 단속을 해서일까요? 또한 경고문구같은 것도 적혀 있는데요. 

공항에서의 불법 렌터카 계약으로 인한 불이익은 책임을 질 수 없다는 내용의 문구이더군요. 


그냥 으레 붙여놓은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지요. 한 분이 접근해서 차 안 빌리냐고 물어보기에 일단 대꾸를 안 했는데요. 

편의점에서 일단 커피 하나를 사서 시원하게 한잔 마셨습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배회를 조금 해보는데 삐끼분들이 정말 없더군요

이렇게 깨끗이 정화가 되었나 하고 생각한 순간 아까 물어봤던 아저씨가 다시 차 안 빌리냐고 물어보는군요. 

일단 차가 있어야 하기에 얼마냐고 물어보니 기아 레이 휘발유차를 27만 원을 부르더군요. 

* 손도 잘 안닫는 네비. 좋은 스마트폰 거치대가 상당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약 5일 정도 쓰게 되는데 이게 많은 건지 적은 건지는 솔직히 긴가민가하더라고요.(솔직히 너무 비쌈) 

김포공항에서 대충 검색을 해봤을 때 인터넷 광고에서 약 3만 원대부터 보았는데 이건 좀 많은 거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급 친절하게 구는 아저씨의 마법(?)에 힘입어 저는 그 렌터카 사무실로 이미 향하고 있었지요. 

이미 악마의 손길은 저의 목을 죄면서 최면을 걸어버린 상태인 거죠.

역시나 공항에서 얼마 안 되는 곳에 많은 렌터카업체가 모여 있었는데 이곳도 그중의 한곳입니다. 업체 이름까지 밝히지는 않겠고요. 

여느 평범한 업체인데 이 사업을 한 지는 1년 정도 됐다는 데에서 좀 불안감이 더해 갔습니다. 

거의 신생이라면 얼마 정도 바가지요금을 씌우고 다시 업체 이름을 바꿔서 또 하는 뭐 그런 것 아니겠느냐 하는 의심이 또 듭니다.

업체의 마법은 계속됩니다. 일단 전 혼자이기 때문에 소형차를 원한다고 하니 당연히 타고 온 기아 레이를 추천합니다. 


예전에는 K5 가스차를 몰았었는데 그 당시에 계약했던 계약서를 집에서 한번 참고삼아 찾아보려 했습니다만 찾지 못한 게 좀 후회스럽더라고요. 

그것으로 대략 가늠이라도 해보려 했거든요. 전 제주도의 모든 차량은 다 가스로 가는 줄 알았네요.

하지만, 소형차에 가스까지 쓰면 힘이 달려서 언덕을 못 올라가기에 휘발유를 쓰는 거라고 하더군요. 나름 의미 있는 설명입니다. 

실상 그렇기도 하겠더군요. 준중형으로 하려면 첨에 불렀던 가격보다 더 올라가기 때문에 전 소형 레이로 하기로 했습니다. 

* 가성비 좋은 훌륭한 렌터카업체를 잘 고르는 현명한 지혜가 필요할 때입니다.

그런데 이 요금에 다시 자차보험 5만 원을 드는 게 낫다는 설명. 그야말로 전체 가격이 32만 원이 되어버립니다.

간신히 31만 원에 합의를 봤습니다. 렌터카도 서울에서 좀 더 시간을 내서 예약할걸 하는 후회가 너무 많이 밀려듭니다. 

거의 두 배에서 세 배 가까이 온라인보다 더 비싸다는 결론을 여행 내내 생각하면서 다녔더니 급 우울해지더군요. 

즐겁게 놀기 위해 온 여행이 바가지를 쓴 렌터카 금액 때문에 그 생각이 머리에서 계속 부팅되어 올라옵니다.

무언가에 씌어서 홀리면 그 우물 안에서 박차고 헤어나오기가 어려운 그런 여린 성격. 정말 급 비호감 성격이지요. 

조금만 더 시간을 내고 알아보고 전화 한 통화만 다른 업체에 해보았더라면 많은 금액을 아낄 수 있었겠다고 하는 생각입니다. 

레이에 달린 내비게이션은 창문 중앙 아래에 달려있는데 그야말로 손을 완전히 뻗어도 닫기가 어려운 상황. 

제 스마트폰으로 검색하고 다니는 게 훨씬 편했습니다. 

* 제주공항에서의 낚시성 업체를 잘 피하는 것도 즐거운 여행과 절약하는 지름길이겠지요.

그나마 업체에서 준 통풍구에 딸깍하고 껴서 쓰는 고정대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바로 운전대 오른쪽에 붙어 있어서 보기도 편했고요. 

레이 통풍구에 딱 맞는 장치였습니다. 

앞으로 제주도를 또 방문할지는 모르겠지만 렌터카는 필수이기에 꼭 집에서 온라인으로 예약을 해놔야 바가지를 쓰지 않을 거라 느낍니다. 

모처럼 시간과 돈과 건강이 허락해서 가는 여행이 첫날부터 찌푸린 얼굴과 마음으로 시작하면 손해겠지요. 

제주공항의 움직이는 좀비, 렌터카의 바가지요금. 그전에 한 번쯤 온라인 검색으로 가성비 좋은 업체와 계약을 하길 꼭 권합니다.(다들 그렇게 하는데 저만 여태 안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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