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는 리오와의 오랜 섬생활에 싫증을 느끼고 도시로 나갈 것을 고백하지요.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리오. 같이 도시로 나갈걸 그랬나? 괜히 혼자 남아서 잡혀가네요. 도쿄의 마스코트 저 검정 목걸이. 태양에서 장시간 있으면 하얗게 자국남지 않을까요?

안녕하세요 행복한 줄 긋기입니다. 넷플릭스에서 알림이 떠서 보았더니 종이의 집이 시즌3이 업로드되었다고 하네요. 달리 마스크를 뒤집어쓰고 스페인 조폐국을 털었던 강도단의 이야기인데 나름 흥미롭게 봤었습니다. 

인질과 강도가 모두 빨간색 유니폼을 맞춰 입고 모자를 뒤집어쓰고 활보하는 모습들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지요. 시즌2 중간까지 보다가 다른 쪽 드라마를 기웃거리다 보니 완주는 못한 상황이었지요. 그 틈을 비집고 시즌3이 훅 치고 들어왔네요. 

오늘도 열심히 봤는데 간신히 5편까지 재밌게 봤습니다. 한 번에 다 보면 왠지 아까운 것 같아서 나머지 편은 숙성을 좀 한 다음에 봐야겠습니다. 좋은 건 아끼면서 소진을 해야 더 맛깔나잖아요. 보실 분들은 스포가 불쑥 나타나니 잠시 한 눈을 파셔도 됩니다. 

이 드라마의 꽃은 역시 도쿄지요. 칼날같은 콧날과 부러질 듯한 팔다리가 안쓰럽지만 한번 화나면 물불을 안 가리는 캐릭터가 상당한 매력입니다. 그녀를 좋아했던 리오와 환상 같은 섬에서 2년 동안 꿀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 비행선으로 수천억을 뿌려댔다는 교수. 우리는 악당이 아니고 의적이기 때문에 돈은 반드시 사회로 환원해야 한다는 그의 지론. 화가 달리의 로고가 상당히 괜찮네요. 광고효과 굿입니다.  

교수를 비롯한 강도단 모두가 떼돈을 벌어서 각자 뿔뿔이 흩어져서 배 두드리며 잘 살아가고 있었나 봅니다. 근데 우리의 도쿄가 드디어 배가 불렀는지 놀고먹는 데에 지겨움을 느끼네요. 복잡하고 신경 쓰이는 도시생활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합니다. 

결국 리오를 남겨두고 도시로 회귀를 하는데요. 리오는 몰래 산 위성전화를 주면서 정해진 시간에 30분씩 통화하기로 약속을 하고 그녀를 마지못해 배웅하지요. 정상적으로 위성전화를 통해 웃고 떠들면 재미가 없겠지요. 역시나 무서운 유럽의 통신망의 추적에 걸려들고 마는데요. 

둘 다 쫓기는 신세가 되지요. 외딴섬에 있는 리오는 오갈 데가 없어 꼼짝없이 붙잡혀서 그 후 어딘지도 모르는 장소인 취조실에서 뜨거운 고문의 맛을 보게 됩니다. 교수는 이렇게 발각될 때를 대비해서 행동 매뉴얼을 강도 회원들에게 이미 배포했었나 봐요. 

수신자부담 전용 전화를 걸어서 나 좀 데려가 달라하니 급기야 태국에서 희희낙락 하고 있는 교수와 도쿄는 감회에 젖은 재회를 하지요. 그런데 교수 옆에 여자분이 있는데 이분은 교수를 그렇게 잡고 싶어 했던 무리요 경감 아닌가요? 강도와 경찰이 부부가 된 상황.

★ 스페인은행 총재를 인질로 잡으려는 도쿄와 나이로비. 도쿄가 화장실을 간다는 핑계로 수돗물을 철철 넘치게 해 놓은 상황이죠. 과연 덩치큰 경호원 다섯명을 어떻게 제압할까요.

한국 막장 드라마의 수준을 가볍게 뛰어넘는 스페인 드라마의 스토리 창작능력은 가히 신의 경지이군요. 시즌1,2에서도 솔직히 둘 사이를 어떻게든 맺어주려는 상황은 은근히 보였던 건 사실이지만요. 어쨌든 리오가 붙잡힌 상황을 심각히 받아들인 교수는 결국엔 현존하는 강도 패거리들을 모두 재소집하기로 결정합니다. 

리오 한명을 구하러 직접 적진의 불구덩이로 뛰어들어가는 작전을 구사하기로 하지요. 항상 뒤에서 조종하고 앞에 잘 나서지 않는 성격이었는데 이번에 판을 더 크게 키우는 배짱은 도대체 어디서 생긴 걸까요. 돈 걱정 없는 편안한 생활에서 우러나오는 가진 자의 여유로운 작태인지 모르겠군요. 

앞 시즌에서 조폐국장의 비서이자 불륜녀를 치료해주며 좋아했던 덴버는 그녀와의 사이에 아들을 둔 상태입니다. 처자식을 가진 아버지로서 제대로 살아보려 했는데 갑자기 구출작전에 강제 소환된 상황에 맞닥뜨리니 반발을 심하게 하지만 결국엔 못 이기고 같이 합류하지요. 

이번엔 통도 크게 스페인은행의 수중지하 밑에 있는 90톤 분량의 금괴를 털기로 작정합니다. 정면돌파를 하기로 겁 없이 결정을 했는데, 은행 주변에 콧수염 달리 마크가 크게 새겨진 비행선을 띄운 후 지상으로 돈을 뿌려서 대로 주변에 일대 혼란을 일으키지요. 

★ 웃음소리가 밥맛인 덴버는 급한 성격 탓에 총재에게 암호를 대라고 마구 다그치는데요. 들은 척도 안하는 총재는 급기야 호흡곤란 증세까지 보이면서 쓰러지는데 암호는 갈켜주고 쓰러지세요. 제발

기막히게도 빌딩의 광고판에 우리의 삼성로고와 갤럭시 S10 글자를 가열차게 보여주고 있네요. 아는 영어 단어가 나와서 기분은 좋네요. 교수 강도단은 공수부대원 복장을 입고 속여서 은행을 아주 손쉽게 점령합니다. 

입구를 가로막은 경찰간부한테 교수가 무전으로 상관자의 목소리를 변조해 흉내 내면서 가까스로 속이지요. 첨단 기술과 해킹능력들이 거의 신의 경지에 이른 수준입니다. 이런 기술만 있으면 무슨 짓인들 못할 게 없겠습니다. 

경호원 다섯 명이 보호하고 있는 은행 총재를 도쿄와 나이로비 둘이서 인질로 잡아버리는 극한의 센스까지도 유감없이 발휘하지요. 앞 시즌에서는 행동대장이었던 베를린이 죽는 바람에 이번에는 팔레르모라는 상당히 느끼한 캐릭터가 등장했지요. 

이 분도 대사가 상당히 거칠고 다소 외설적인 묘사를 거침없이 내뱉습니다. 배불뚝이 털보 헬싱키와 섬싱까지 벌이는 그야말로 게이이네요. 헬싱키 면전에서 나이로비와 좀 추잡스럽게 서로의 애정관을 헐뜯는 대사는 보기에도 씁쓸했습니다.

★ 자식이 7명이나 있다는 용접기술자의 리더. 암호를 알 수 없으니 할 수없이 폭탄으로 여는 수밖에 없네요. 은행의 금고보관소가 물속에 잠겨있다는 설정이 상당히 독특한 발상이네요.

최고의 용접기술자들을 하청노동자 부리듯 위압적인 노가다 십장이 된 나이로비. 무사히 두꺼운 금괴 철판을 불로 지져서 뚫은 후에, 마치 포항제철소를 연상시키듯 금괴 제련 작업을 진두지휘하지요. 시간이 촉박한 가운데, 수중에 있는 금괴실 번호를 열기 위해 총재를 협박하다가 덴버가 총재를 오히려 죽일뻔하지요.

아쉬운 대로 폭약으로 금괴실 반대편을 폭파했더니 적지 않은 빨간색 서류 가방들이 보이는데 이게 바로 정부의 추악한 일급비밀들이 담긴 극비문서입니다. 이걸 덴버가 은행 밖으로 들고나가 흔들어대니 급 쫄아버린 경찰 지휘자 타마요 대령도, 급기야 함부로 무력 진압을 못하는 난처한 상황이 돼버리네요.

아니 그런 중요한 문서를 왜 바닷속 지하 금고 벽장에다가 꼭 숨겨둘까요? 간편한 대용량 USB 뒀다 뭐할래? 이렇게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들이 펑펑 터지면서 시즌3은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과연 어떻게 금괴를 가지고 은행을 탈출할는지요. 또한 인질로 잡힌 리오를 과연 무사히 구출할 수 있을지 저 또한 궁금합니다. 

나머지 에피소드도 흥미 있게 집중해서 감상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종이의 집 주제가가 원래 몽환적 느낌의 발라드였는데 이번에 락버전으로 들려주는 부분이 있네요. 상당히 신선했고 듣는데도 흥이 나서 좋았습니다. 중간중간 삽입된 여러 곡들도 귀에 착착 감기네요. 그럼 8부작 종이의 집 시즌3 즐겁게 시청하세요. 

★ 노가다판의 현란한 지휘능력을 발휘하는 나이로비. 자세가 이미 현장감독관으로 손색이 없어보입니다. 허탈한 총재는 그저 바라보기만 할 수 밖에 없네요. 총재도 금괴가 좀 탐나는 눈치인가요?

관련글 : 종이의 집 시즌1,2 보기 ▼

2019/04/19 - [영화를 보고/넷플릭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종이의 집(LA CASA DE PAPEL)

 

종이의 집 | Netflix 공식 사이트

1명의 천재, 8명의 공범, 철저히 준비한 세기의 강도. 스페인 조폐국에서 인질극까지 벌인 이들은 과연 포위 경찰을 따돌리고 거액의 돈과 함께 달아날 수 있을까?

www.netflix.com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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