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벤져스 시리즈의 대단원 : 엔드게임

어벤저스 엔드게임. 이제 마지막인 걸까. 솔직히 마블 영화를 그렇게 많이 보진 않았다. 최근에 했던, 아니 지금도 상영 중에 있는 캡틴 마블 영화도 못 봤다. 솔직히 평들이 영 안 좋아서 말이다. 페미니즘이 깔려있다 여주인공 외모가 왠지 캡틴에 어울리지 않는다 등 여러 평들이 비호감 일색이었다. 

아이언맨도 하도 오래전에 2편인가 3편인가만 본 기억만 있고 말이다. 어벤져스도 1편인 캡틴 아메리카를 케이블티브이에서 우연히 하길래 조금 봤었는데 그땐 좀 재미를 느꼈었다. 앞부분을 잘라 먹어서 다시 넷플릭스에서 보충해서 시청했다.

그 외 울트론, 시티 등등의 시리즈는 바빠서 중요 부분만 휙휙 지나치면서 감상을 했더랬다. 액션씬은 많이 볼만했고 원래 마블이 만화의 콘티에서 그대로 따다가 스크린으로 옮겨온 작품인데, 가히 전 세계적으로 개봉 때마다 빅히트를 치고 있다. 작년 인피니티 워도 전 세계 흥행수입 당당 1위 아니던가, 2위도 물론 블랙 팬서가 차지했고 말이다.

역시나 디즈니는 영화를 참 잘 만든다. 그래픽도 훌륭하고 애니메이션 작품들은 스토리 또한 빠져들게 잘 짜여져서 어른들도 참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어른들도 감동을 받아 눈물을 줄줄 흘리게 하니 이 얼마나 감동을 주는 작품이겠는가. 24일 개봉과 더불어 낮시간에 그야말로 젊으신 직장인들인데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이다.

아마도 개봉에 맞춰서 반차를 내고 구경을 왔다는 분들이 많다고 하는데 가히 놀랄 정도이다. 우리나라의 정서가 외국의 슈퍼히어로 무비에 이토록 열광적인 줄은 정말 몰랐다. 아마도 재미가 있으니까 보질 않겠는가, 재미가 없다면 이렇게 예매울 95프로 이상 2백만명이 시청 준비를 할 수가 있을까. 

♣ 스톤을 찾기위해 양자영역으로 들어가는 어벤져스 캡틴

그런데, 기사에는 스크린상한제를 시행한다고 한다. 너무 상영관을 독과점하는 행태에 규제를 가하겠다는 뜻이란 것이다. 전번 <극한직업> 때는 어땠는가. 그때는 이런 말이 없었다. 실로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국의 문물이더라도 작품성이 좋아서 보고 싶어서 예매를 하게 된 것인데 이를 규제한다는 것도 참 우스운 일이다.

관객들의 선택권을 법으로 강제 규제 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행동은 그냥 시장의 논리대로 물 흐르듯이 내버려두는 것이 오히려 더 맞는 것은 아닐까. 여하튼, 영화보기를 극도로 좋아하는 한국사람의 정서를 너무 한쪽만의 의견으로 몰아세우는 듯해서 심히 불편한 감이 있다. 

어벤저스에 대한 극도의 광팬까지는 아니라서, 모든 전편들을 정주행도 하지 못해서 그 세계관을 전부 숙지하지는 못하지만, 무려 장장 3시간이라는 아랫배의 배뇨 욕구를 강제로 참도록 하는 이른바 극한 상영이 된 엔드게임은 왠지 슬펐다. 한 시간 이상을 각 주인공들을 한 명씩 소환하는 과정을 드라마와 같이 소개하는데 할애한다.

전투씬과 고난이도 액션씬은 마지막 30분 정도 보여주고 중간중간 깨알 같은 웃음과 막판에 주인공의 장렬한 최후로 대장정의 종지부를 찍으면서 눈물 한 방울을 떨구도록 만든다. 낮 기온이 20도 이상을 기록하는 와중에 극장 안은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팔 언저리를 감싸줬다.

자칫 감기에도 걸릴 수 있는 환경. 급기야 가끔 기침을 해대는 관객들도 있고 하다. 나타샤, 스칼렛요한슨, 공각기동대에서는 최첨단의 약간 민망한 슈트를 입고 액션을 보였었다. 이번에도 급기야 제레미 레너에게 가슴 아픈 양보를 하고 슬픈 마무리를 한다.

아이언맨은 강인함을 퍼뜩 떠올리게 되는데, 이번 스크린에서는 다소 야윈 모습이 애처로웠다. 실제로 무슨 병에 걸린 것인지 착각할 정도로 왜소해진 그의 상체모습. 진짜 어디 아픈 거는 아닌지 하는 의심까지 들었다. 처절한 전투 후에 스톤을 차지한 후에 에너지 소모가 다 된 모습.

◈  마블 Avengers: Endgame, 2019 엔드게임 프로모션 

그의 아내 기네스 펠트로의 뜨거운 작별 키스. 너무나 숙연하고 찬물을 끼얹은 관객의 반응에 함부로 바스락 소리를 낼 수 없을 정도였다. 초반에는 조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마치 넋이 나간 장례식장의 분위기 같은 오싹함. 독서실보다도 더 조용하고 신중했다.

이 물기는 에어컨에 의한 것인가, 영화의 내용에 의한 것인가, 멜로영화도 아닌데  콧물을 훔치기가 창피하다. 캡틴도 나이가 이제 들었다. 미래를 다녀온 모습. 할아버지의 인상도 멋짐 그 자체이다. 본인의 마스코트인 붉은색 방패를 동료에게 인계하는 상황. 

엔드가 아니라 새로운 뉴히어로의 서막인 걸까. 슬픔을 주더니 희망과 미소도 함께 전달해 준다. 캡틴 아메리카에서는 70년 동안 기다려서 엇갈려 버린 애인을 드디어 상봉하는 상황. 엔드는 자신의 사랑을 찾아가는 것인 걸까. 어벤저스의 전체적인 영상에 흐르는 단어는 희생이라고 보고 싶다.

가족과의 행복한 상황을 어느 누구에게도 터치 받고 싶지 않은 현실, 악의 무리 타노스의 거친 야욕을 잠재우고 지구의 인류를 구해야만 하는 갈림길. 그 막대한 기로에서 결정할 수 있는 매개체는 자신을 낮추고 더 큰 소망을 이루기 위한 결정. 동료애와 희생인 것이다.

실없는 단순 만화의 영역이 아닌, 웅장하고 심오한 인류애를 향한 거침없는 행보가 돋보이는 히어로 무비이다. 마지막 전투씬에서는 그야말로 그간 등장했던 모든 영웅들이 등장하면서 한바탕 혈투를 치르는데, 그야말로 가슴 벅찬 감동까지 받게 된다.

그 거대한 스케일의 장면들과 그에 어울리는 현란한 입체 사운드에 온전히 녹아들기에 충분하였다. 자막과 함께 주인공들의 그간 활약했던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애틋한 회상도 떠올려 보게 된다. 많이 아쉽고 다소 늘어지는 스토리임에도 대단원의 막을 관객의 뇌리에 깊게 심어주어 멋진 마지막을 간직할 수 있도록 보여주었다.

또 어떤 멋진 영상과 스토리로 우리를 찾아오게 될지 디즈니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 진다. 이번 영화도 대히트를 치기에 분명하며, 새로운 기록을 쓰지 않을까 기대된다. 아마도 두세 번씩 관람하겠다는 관객들이 벌써부터 보인다. 디즈니 마블은 역시 재미 그 자체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인피니티 워 이후 절반만 살아남은 지구마지막 희망이 된 어벤져스먼저 떠난 그들을 위해 모든 것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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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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