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본다는 것은 온전히 두,세시간이라는 시간을 나에게 할당하는 것이다.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다는것이 또한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누군가와 영화관에 같이가는 것하고 혼자가는것하고는 그 느낌 또한 다르다.

누군가와라면 아무래도 그만큼 상대에게 신경이 쓰이는것은 어쩔수 없을 것이다. 새로 개봉하는 영화는 조조를 예약하려면 이미 삼분의 이는 벌써 차버린 상태고 혼자 조용히 즐길수 있는 자리는 예상과 같이 점령된지 오래다.

그래서, 옥수수앱에 무료영화를 최근엔 이용하는 편이다. 그 리스트를 보면 개봉된지 이미 오랜된 영화가 대부분이지만 신기하게도 직접 영화관에서 본 영화들이 별로 없다. 오히려 신작 같다고나 할까. 여하튼 그 중에서도 헤이트풀8 이란 영화를 골랐는데, 음 쿠엔틴 타란티노감독 작품인데, 예전부터 좀 기괴하고 잔인한 장면이 많이나오는 영화를 잘 찍었던 감독이다. 

이또한 긴 러닝타임에, 이번 작품은 그냥 서부영화가 아닌가 했으나, 역시나 피범벅 장면이 많이 나온다. 집에있는 매쉬백위에 얇은 홑이불을 깔고 다리에는 큰 베개를 척 걸치고, 잔잔한 선풍기 바람과 시원한 헤이즐넛향 시원한 커피와 함께 누워, 최대로 편한 자세를 잡아보니 이것이 여름휴가가 아닌가

물론, 스마트폰을 티비에 연결해 그나마 화면도 좀 크게 보니 영화관이 따로 없다. 영화는 서스펜스와 스릴이 좀 많이 가미되었고, 서로 속고 속이면서 총질에 무참히 죽어나가고, 액션이면서도 대사가 잔잔한 배경음악에 참 많다. 스토리를 관객에게 설명해준다고 할까. 솔직히 식후에 누워서 보다보니, 중간에 몇번 졸았지만, 다시 재정신을 차리고 중후반에는 바짝 긴장하여 끝까지 시청을 하니, 긴 러닝타임에 역시 추리소설같은 한편의 큰 사건을 본듯하다. 

역시나 배역들이 유명한 배우 몇몇은 낯이 익다. 이런, 영화 한편을 만드는데 수많은 스텝들의 지원들이 이루어져 탄생한다는데에 항상 관객 입장으로서 감탄사가 나온다. 장면 하나하나 마다 얼마나 심혈을 기울일것이며, 의상과 그때 그때의 대사 표정 몸짓을 카메라 앵글에 담는것은 가히 엄청난 인내심과 노력이 동반되어야 할것이다. 

서부극같지만, 추운 눈보라가 몰아치는 고립된 잡화점 같은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심리묘사와 대사들은 그 재미를 더한다. 개봉한 지는 꽤 됐어도 이런 볼거리있는 영화를 놓치지 않은 것에 내심 흡족하다. 한권의 책이 하나의 세상이듯이, 한 편의 영화도 그에 못지않은 생각거리를 한번씩 던져준다 느끼는데, 오늘 또 한번 잔인은 하지만 소중한 두시간 이상을 영화의 우물에 한폭 빠진거 같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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