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날씨는 많이 화창하여 나들이하기에 최적기이다. 주말이면 공원에는 가족들끼리 따뜻한 햇볕과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 싱그러운 꽃의 향기를 맡으러 모두들 즐거워한다. 며칠 전에는 구름이 다소 끼어서 우중충한 분위기에 금방이라도 비라도 쏟아질 듯하다가, 이삼일 정도 지나니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하다.
미세먼지는 그래도 다소 잦아든 듯 하여 그나마 안심이 된다. 그간 안 가본 곳이 어디 있을까 검색을 해보니 이 따사로운 봄날에 걷기를 즐겁게 할 만한 곳으로 행주산성을 한번 점찍어보았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기도 고양시가 되겠고, 산속을 계속 걷는 것보다 약간의 볼거리와 함께 다소 어렵지 않은 걷기 코스 일거라 생각되었다.
항시 그렇지만 북쪽으로 올라가기 위해서 경기도에서 서울을 거쳐 고양으로 가는 도로는 평일에도 왜이리 막히는 것인지. 마음이 급한 만큼 더욱더 차들이 밀린다. 몇 번 계속 다니는 길이지만 언제나 공사중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몇 년 동안 하는 건지 갈 때마다 막힘에 조금은 짜증스럽기까지 하다.
행주산성은 당연히 조선의 임진왜란과 행주대첩, 그리고 권율장군이 맨 처음 떠오른다. 불과 몇백 년 전에 이런 경치 좋은 명당자리에서 큰 싸움이 있었다니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공간적인 배경은 조선시대 고양군 덕양산 행주산성으로 되어 있다.
주차장은 상 과 하가 있다고 하는데 상으로 갔더니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공간이다. 삼일절부터 세 달 동안은 무료입장이라고 되어 있는데 주차료는 약 2천 원 정도 카드결제만 받는 듯하다. 들어가자마자 권율 장군의 커다란 동상이 세워져 있어 행주산성의 슈퍼히어로라고 퍼뜩 느낌이 온다.
그가 부하들에게 남긴 말이 있는데, "남아는 오직 의 와 기 만을 생각할 뿐이지 어찌 부귀와 명예를 따지 겠느냐" 였다. 행주산성은 124.9미터로써 흙으로 쌓아 만든 토성으로 사적 제56호로 지정되어 있다. 임진왜란 3대 대첩으로 한산도대첩, 진주대첩과 같이 하고, 2천3백여 명이 왜군 3만여 명을 물리친 호국의 정신이 깃든 곳이다.
물론, 그 유명한 부녀자들의 긴 치마를 잘라 돌을 날랐다는 사실과 함께 말이다. 성 내에는 현재, 충장공 권율 도원수의 4.5미터 높이의 동상, 15.2미터 높이의 행주대첩비(3 호비), 권율 장군의 영정을 모시는 사당인 충장사, 유물을 전시한 대첩 기념관이 있다.
첫 관문인 대첩문을 들어서면서 보이는 권율동상 뒤쪽에는 관군, 승병, 의병, 여성들의 항전 모습을 새긴 부조가 들어서 있다. 충훈정은 옛날 주 무기인 각궁의 연습 도장으로써 활을 쏘는 국궁장이다. 충장사의 현판은 고 박정희 대통령의 휘호라고 한다.
대첩기념관은 무기고와 군량창고로 짐작되는 곳에 지은 박물관으로 화차, 총통, 신기전 등의 무기와 삼국시대 토기 등이 있다. 또한 권율 장군이 승리한 대첩 그림 3점이 있는데, 이치대첩도(충남 금산과 전북 완주 사이의 이치 고개), 독산성(경기도 오산) 싸움도, 행주대첩도가 그것이다.
한강 인근의 도시, 농촌 풍경을 볼 수 있는 정자로 덕양정과 진강정이 있다. 이곳에서는 저 멀리 주황색 철골구조물인 방화대교가 아주 잘 보인다. 대첩 승전을 기념하는 비는 3개가 있는데 1호는 초건비로써 대첩비각 안에 세워졌다. 당대 최고 문장가 최립이 앞면 글을 지었고 한석봉이 글씨를 썼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문화재로써 경기도 유형문화재 74호이다. 2호는 중건비로써 행주서원(기공사)에 있다. 마지막 3호 행주대첩비는 1970년 11월 세워졌고 이 또한 박정희 대통령이 글을 썻다고 한다. 대첩비 뒤쪽으로 가면 충의정이 있는데 이는 영상교육관으로 행주대첩과 권율 장군에 관한 영상을 수시로 상영하고 있다.
▶ 그리 높지 않은 도보 거리와 한강을 끼고 있어 절묘한 경치가 어울려 있고, 붉고 보랏빛의 꽃들이 잘 단장되어 있어 한 번쯤 돌아 볼만 하다. 둘레길도 약 30분이면 1구간을, 20분이면 2구간을 볼 수가 있다. 서울에서 근교에 위치해 있는 이곳을 이제야 보게 되어서 많이 아쉬웠다.
한국에도 찾아보면 마음을 탁 트이게 하는 멋진 풍경을 갖춘 명소들이 많은 것 같다. 보는 만큼 알게 되는 것이다. 역사책에서나 들어 보았던 곳을 실제로 두발로 디뎌 보면서 또 한자락의 추억거리를 남겨 볼 수 있음에 만족한다. 도원수라는 직책이 지금의 총사령관이라니 그 위엄이 대단하다.
조선 중기의 명장으로 불리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의 헌신에 사뭇 고개가 숙여지고 숙연해진다. 고양 행주산성, 또 다른 따뜻한 날에 걷고 싶은 날에 다시 찾아 올 수 있길 바란다.
'* 일상이야기 >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충남 아산에 알록달록 유럽풍의 마을이 있다니 - 아산 지중해 마을 (0) | 2019.05.07 |
---|---|
조선왕조 왕실 다섯개의 왕릉을 걸으며 - 고양 서오릉 (0) | 2019.05.06 |
근교 안양의 안양예술공원과 염불사 가는 길 - 정신을 정화시키는 바른 길 (0) | 2019.05.05 |
무의도 소무의도 실미도에서 일상의 찌든때를 말끔히 제거해 버린다. (0) | 2018.10.07 |
단양 패러글라이딩 : 단양의 절경을 발 아래에 두고 더 높게 Flying High !! (0) | 2018.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