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초중고의 학생들은 외모에 개성이 없어요. 남학생은 덥수룩한 머리, 여학생은 앞머리내림, 똑같은 립글로스 누가 누군지 구분이 힘듭니다.

이번 도서는 작가 고정욱 씨가 지은 소설 <까칠한 재석이가 달라졌다>입니다. 고정욱 작가는 어렸을 적에 소아마비를 앓아서 1급 지체장애인이지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생활하고 있습니다. 성균관대 문학박사이신데 주로 청소년 소설을 써오고 있지요. 

 

그동안 내놓은 작품이 몇백권에다가 수백만 부가 팔렸다고 합니다. 일반 정상인도 힘든 일인데 몸이 불편한 가운데에도 이토록 경이로운 기록을 만들어낸 데에 경탄을 금치 못합니다. 아마 우리나라 작가들 중에서 발행부수로도 손가락에 꼽힐 정도이지요. 

 

이렇듯 작가에 대해서 어느정도 인지가 있었던지라 이번 도서를 한번 읽어 보았는데요. 까칠한 재석이라는 이름으로도 책이 여러 종류가 됩니다. 달라졌다. 사라졌다. 돌아왔다. 열받았다 라고 시리즈로 책을 내었더군요. 진정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까칠한 시리즈도 그간 많이들 독자들에게 오르내렸던 작품이지요. 처음에는 "소설쓰기의 괴로움"이라는 차례가 흥미를 끌었습니다. 청소년 소설에서 소설 쓰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 의아했기 때문이죠. 책이 일반 책 크기보다는 다소 작기 때문에 읽는 속도는 빠를 수밖에 없습니다. 

 

▲ 사람은 누구에게나 개성이 있습니다. 개성을 살려서 자신의 삶을 가꿀때 진정 그 사람의 존재는 아름다워지는 것이지요.

몇몇 챕터만 읽기로 했었는데 다음 챕터의 내용이 궁금해져서 끝까지 읽게 되었네요. 청소년 소설인데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습니다. 한달음에 쭉 읽기가 편안하네요. 이 책의 앞면과 차례 쪽의 그림들은 박태준이라는 웹툰 작가의 그림입니다.


<외모 지상주의>라고 하는 실제로 당시에 인기가 있었던 웹툰이네요. 또한 작가 박태준의 외모가 훈훈했던 것도 화제가 되었고요. 재밌는 웹툰이 그린사람도 미남형이라니 더없이 잘 팔릴 이유인 거지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번 도서의 주제가 외모와 연관된 것이라는 겁니다. 

 

 

흔히 TV에서 방영되는 학원물을 기본으로 깔고있고 남주인공 황재석이 그의 주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일단의 소소한 사건을 해결하는 구조이지요. SNS의 물결에 힘입어 항시 주변인들의 일상을 수시로 볼 수 있는 환경에 처해 있다 보니 각종 모욕적인 댓글에 심한 상처감을 받게 됩니다. 

 

올려진 사진에서 일종의 조작되고 변형된 예쁜 모습을 보면서 일반인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쉽게 느끼게 됩니다. 인간 본연의 잠재적인 질투심은 심하면 각종 범죄의 원인을 제공하게도 되지요. 이렇듯 외모만 괜찮으면 모든 것이 용서되고 최고가 되는 현시대를 여지없이 비판합니다. 

 

▲ 박태준 웹툰 작가의 <외모 지상주의>는 청소년의 깊은 관심을 끌고 있지요. 외모에 대한 이번 책의 표지그림도 그의 작품입니다.

아름다움이란 얼굴이 전부가 아니라 각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과 마음의 자세가 휠씬 중요한 것이지요. 내용 중 미남 웹툰 작가 박태준은 머리핀을 파는 일을 했는데, 머리핀을 남자가 팔면 하루에 열개 정도인데, 여장을 하고서 팔면 백개를 팔았다고 합니다. 


고객들의 마음이 바로 그런겁니다. 외모가 더 나은 사람이 취급하는 쪽에 더 이끌린다는 것이죠.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과 같습니다. 어쩔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인가 봅니다. 또한, 여자들이 착용하는 브래지어도 착용한 사람이 안 한 사람보다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고 합니다. 

 

이것도 건강보다는 보이는 외모를 더 중시한다는 사례인거지요. 실제 암에 더 걸린다는 확실한 증거는 다소 미비해졌지만 말입니다. 이 책의 남자 주인공인 재석은 키도 크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고교생입니다. 소설 쓰기에 빠져서 작품을 쓰고 있지만 진도가 잘 안 나갑니다. 

 

남녀 주인공을 미남미녀로 해서 콘셉을 대충 구상해놓고 주변인들에게 작품에 대해 조언을 구하지요. 학교 선생님이나 고등학교 10년선배인 웹툰 작가 박태준에게도 찾아가서 조언도 듣습니다. 학교 선생님은 꼭 미남미녀로 하지 말고 얼굴보다는 개성 강한 캐릭터기존에 없는 독특한 이야기를 쓰라고 합니다. 

 

▲ 단순한 외적 아름다움은 주변 사람들에게 시기와 질투를 일으키고, 결국 인간의 추악한 욕망만 건드리게 됩니다. 

재석에겐 보담이라는 여친이 있는데, 한 학년 후배인 채린이 재석을 좋아한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하지요. 채린의 엄마는 미스코리아에 나갈 정도로 미인인 데다 엄마와 함께 찍은 모습들을 SNS에 올렸는데 어느 순간 악플이 달리기 시작합니다.


학원을 마친 후 채린이 누군가에게 끌려간 것을 본 재석의 여친 보담은, 채린을 구하려다 오히려 부상을 당하지요. 채린을 좋아했던 우석이 더 이상 자기를 좋아하지 않다고 느끼자 수경이라는 아이를 통해 악플을 달게 하고 린치를 가하도록 사주한 것이지요. 

 

 

이런 사건의 범인인 우석과 수경을 찾아서 재석과 그의 절친 민성이 그들을 일망타진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석은 훔친 택시로 들이받아 재석의 다리를 부러뜨리죠. 팔이 부러진 채린이 재석을 병문안 와서 선물로 노트북을 전달합니다. 

 

린치의 원인 제공자인 수경의 오빠가 준오형이고 그는 재석이 그동안 잘 알고 지낸 친한형이었다는데에 놀라게 되고, 수경을 대신해 사죄를 하러 온 준오형을 용서해 주고 합의금도 받지 않기로 합니다. 자기가 그토록 좋아했던 사람에 대한 증오는 그 결과가 더욱 무섭습니다. 

 

▲ 유명 연예인들이 아름다우니까 행실이나 생각도 아름다울 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면 심한 배신감을 느끼게 되지요. 그들의 아름다움은 조작된 것입니다.

사랑과 증오는 서로 뗄수없는 관계이지요. 우석은 자기보다 잘난 것도 없는 재석이 모든 것을 가진 데에 대해 심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낍니다. 외모, 키, 여자 친구, 돈, 학교에서의 권력 등. 우석은 고교를 중퇴하고 나이트클럽의 삐끼 생활을 하는 자신의 비참함을 재석과 비교함으로써 그 울분을 결국 폭력으로 표출하고 만 것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자신을 누군가와 항시 비교하지요. 거기에서 본인의 초라함을 한사코 되뇌이면서 불평을 합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은 말하고 있지요. 학원폭력, 외모 지상주의, 여자와 남자의 심리에 대해서 일견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겉표지만 보면 학원에서 벌어지는 허무맹랑한 만화와 같을 것 같지만, 나름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재밌는 책이라고 보여지네요. 물론 외모가 중요한 세상이지만, 각자가 가진 재능들이 더 아름다운 것이고 자기 본연의 주관을 가질 것을 얘기합니다. 

 

예쁜 탤런트나 가수들의 포토샵으로 조작된 가식적인 모습에 현혹되지 말고, 순간순간의 행복을 느끼면서 돈보다는 매 시간의 중요성을 느낄 것도 말하고 있습니다. 만화 같지 않게 생각거리를 많이 주는 좋은 내용의 책이었습니다. 학원폭력과 왕따, 외모 우선, SNS의 병폐에 대해서 느끼고 싶으시면 일독을 권합니다. 

 

 

까칠한 재석이가 달라졌다

베스트셀러 작가 고정욱이 《까칠한 재석이가 달라졌다》(애플북스)로 다시 돌아왔다. 학생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는 통통 튀는 매력의 캐릭터, 청소년들의 고민이 현실감 있게 담겨서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게 ‘까칠한 재석이’가 독자들에게 장수 시리즈로 지속될 수 있는 이유는 고정욱 작가가 매해 300회 이상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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