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번 장거리 여행은 몇 군데를 훑어보다가 경북 경주로 선정했습니다. 경주는 워낙 유명한 장소이다 보니 중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자주 가던 곳이기도 하지요. 그 시절에 간 것도 같은데 전혀 기억이 안 납니다. 경주하면 불국사와 석굴암 그리고 첨성대가 제일 먼저 떠오르지요.
그 외는 많이 떠오르는 것은 없네요. 박물관 정도가 있겠네요. 여행이라는 것이 한번 가고 다시는 중복해서 가질 않겠다 해도 결국 시간이 많이 지나면 그때의 기억들이 사라지지요. 그래서 방문하기도 하고 너무 좋아서 다시 가기도 하지요. 영화로 말하면 재관람, 2차 관람이라고 할까요.
그만큼 또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입니다. 경주라는 고장은 신라 천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유적지입니다. 신라시대의 문화는 정말 찬란하지요. 금으로 된 왕관과 선덕여왕, 이차돈의 순교, 마립간, 다보탑, 석가탑 기타 각종 불상들이 떠오릅니다.
중고등학교 때의 역사책에는 삼국시대의 문화중에서 당연 신라시대 때의 역사를 배우는 게 제일 재미있었던 듯합니다. 다른 나라들보다 뭔가 찬란하고 금으로 치장되었으며 그 당시 문화를 상당히 발전시키고 꽃 피웠던 때라고 기억됩니다. 그런 이유로 무작정 경북 경주를 내비게이션으로 찍어보니 거리만 330킬로 정도가 됩니다.
시간은 주말 늦은 오전에 출발하려니 거의 4시간 이상이 걸릴 걸로 예상됩니다. 톨게이트 비용도 거의 2만 원 가까이 나오고 기름값도 편도 약 3만 원 정도 드는 것 같네요. 요즘 기름값도 장난 아니게 많이 올랐지요. 대부분 1400원대 후반에서 1500원대 초중반 정도 형성되어 있습니다.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서 핫도그나 핫바를 먹는 것도 즐거운 일입니다. 보통 3천 원씩 하는데요. 좀 비싼 감은 있지요. 중간 휴게소에서 주유를 하려 하니 웬걸, 주유구를 열기 위해 좌석 왼쪽의 레버를 아무리 당겨도 주유구가 안 열리네요. 여행 중에는 예상치 못한 일이 가끔씩 생기는데요.
이건 전혀 용납이 안 되는 사건이라고 해야 되겠네요. 따로, 외진 곳에 가서 몇 번씩 당겨보다가, 인터넷 검색도 해보고 하다가 어찌어찌 또 열리네요.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까지 예상했지만 다행히 여행은 할 수 있도록 하늘이 배려를 해주네요. 둥그런 주유구의 오른쪽을 좀 몇 번씩 눌러주었더니 잘 열리는 것 같습니다.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천년의 고도 경주에 도착하니 전체적으로 낮은 산들과 분지들이 넓게 분포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수많은 차들이 길가의 유료주차장에 빼곡히 늘어서 있네요. 돌고 돌다가 동궁과 월지라는 곳의 주차장에 주차를 했는데 다행히 이곳은 무료입니다.
물론 동궁과 월지는 옛날에는 안압지라 불리던 곳인데 입장료는 2천 원을 받네요. 그런데 이 곳은 밤늦게 까지 입장을 해도 되는 모양입니다. 그런고로 일단 걸어서 첨성대를 먼저 보기로 했습니다. 도보로 10분에서 15분 정도 거리이지요. 그곳을 가는 곳에 논과 각종 꽃들을 심어놓은 거대한 분지와 같은 곳을 한참 걸어야 합니다.
저 멀리 첨성대가 조그맣게 보이긴 합니다. 중간중간에 많은 사람들이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고요. 노란 꽃, 빨간 꽃들이 너무나 아름답게 수놓고 있어서 도심을 벗어나서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게다가 주변은 온갖 나무들이 초록색으로 둘러싸고 있어서 그 싱그러움이 더욱 빛을 발합니다.
하늘에는 연들이 꼬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윙윙 소리를 내면서 관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도로 중간에는 비단벌레 기차라고 하는 친환경 전기 기차가 승객을 태우고 기적소리를 냅니다. 기차 맨 앞면이 더음이 두 개를 가진 비단벌레를 형성화하고 있어서 어린이들이 엄청 신기해합니다.
물론 어른들도 기차 앞면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바쁩니다. 첨성대 매표소는 첨성대를 들어가는 비용이 아니라 비단벌레 차를 이용하는 가격이었습니다. 첨성대는 그냥 볼 수 있는 것이죠. 그 높이는 9.17미터 정도의 하늘을 관찰하기 위해서 우물 모양으로 만든 것으로 국보 31호입니다.
선덕여왕 때 건축됐고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관측대라고 하지요. 그 주위에 둘러싼 초록빛의 커다란 능들이 몇 개가 있는데 이를 대릉원이라고 합니다. 보통 크기가 집 한두 채를 이어놓을 정도로 그 높이와 크기가 엄청 큽니다. 나라의 왕권은 릉의 크기에 따라 좌우된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로 그런 말이 일리가 있는 듯하네요.
대릉원 일원이라는 곳도 입장료를 2천 원 받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천마총, 미추왕릉, 황남대총을 볼 수 있고 그중 천마총은 내부 안에 들어가서 관람을 합니다. 냉방이 잘되어 서늘한데요. 그 안에 실제 인물이 안장되어있으며 그가 착용했던 금관, 금허리띠 및 각종 장신구와 말에도 치장했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단체로 관람하는 학생들이 참 많네요. 부모님들도 어린 자녀들의 역사를 위한 교육을 위해서 이 곳을 찾는 것 같습니다. 천마총은 특히나 많이 언급되었던 유물이지요. 산책로를 따라 걸으니 도심 속에 잘 꾸며진 공원 같아서 모두들 화기애애합니다. 한복을 입은 모습들도 무척 아름답네요.
중간에 대나무 숲들이 빽빽이 심어져 있는 곳도 사진 찍기에 인기가 좋습니다. 유적지들이 모두 걸어서 볼 수 있도록 띄엄띄엄 존재하기에 좀 많이 걸어야 됩니다. 물론 돈 내고 3~4인용 네발 전동차 같은 게 다니기도 하죠. 운동삼아 뚜벅이로 걸으면 건강에 더 좋을 겁니다.
이렇게 다음 목적지 동궁과 월지로 열심히 이동합니다. 다음 얘기는 2편으로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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