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동명 타이틀의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 있었다. 비록 영화는 보진 못했지만 그 원작소설이 오히려 더 읽고 싶었다. 이런 조금은 유치한 제목으로도 세계적인 소설이 되고, 다른나라에서 영화화까지 된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왠지 동화같기도 하고 유치한 어린이용 내용이 아닐런지. 작가인 바바라 오코너는 영미권에서 청소년작가로서 새롭게 떠오르는 작가라고 한다. 역시나 청소년 소설인 것이다.
한참 자라나는 아이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교훈적인 내용일 것이다. 도대체 그 흔한 개를 왜 훔치는 걸까. 뭔가 피치못할 사연이 궁금했던 것이다. 역시나, 생계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 집을 사기위한 소녀의 모험, 성장과 휴머니즘으로 빚어낸 생계밀착형 드라마. ■
아버지도 도망가고, 엄마와 남동생과 같이 집도 없이 차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 그야말로 노숙자의 전단계 아닌가. 실제로 저렇게 지내는 가족이 과연 많지는않을 것이다. 차에서 자고 다음날 등교를 차에서 다시하고. 다시 차에서 숙제를 하고.
이건 뭐 한국에서는 좀 불가능한 상황 아닐런지. 소설에서는 엄마가 세탁소에서 일하면서 저축을 하고 세식구가 더 이상은 차노숙을 하지 않으리라 희망을 가지면서 근근히 생활하게 된다.
선진국 미국이라면 몇십억대의 캠핑카에서 희희낙낙하는 모습도 상상된다. 여하간 요즘에도 차에서 지내는 구차한 생활을 하는 가족이 없기를 바랄뿐이다. 그게 어디 생활이 되겠는가?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에는 어쩔 것인가. 자기 집이 없는 괴로움과 슬픔과 고통은 아마도 상상하기 어렵다. 그런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어떤 좋은 심성과 희망과 안정이 올 것인지는 기대하기가 어려울것이다.
아무리 한국이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못살겠다고 하더라도 소설속 인물들 처럼 썩어가는 차에서 등교하는 초등학생은 아마도 없을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소설속 상황은 아마도 최악의 설정을 해놓은 듯 하다.
★ 훔친개 월리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주인공 소녀.
5백만원짜리 집보다 더 귀한 값진 성장이라는 열매를 맛보게 된다. ★
어쨌든 이런 고단한 상황속에서 우리의 주인공 소녀 조지나는 엄마의 집값을 보태기 위해서 개를 훔쳐서 찾아다 주는 명목으로 현상금을 받아내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이야기의 구조는 바로 이 과정을 묘사해나가고 있다.
또한, 예상컨대 정말로 돈을 받아 내고서 끝난다면 얼마나 재미 없겠는가. 주인공이 결국은 돈을 포기하고 그 개를 다시 찾아주는 걸로 끝나게 된다. 머 비록 반전을 꽤하는 서스펜스나 흥미있는 액션은 없다.
역시 청소년용 소설인지라 어린 소녀의 시각과 눈높이에서 살짝 깨달음을 갖고 해피엔딩을 보게 만들었다. 유머러스한 대사들이 간간히 보여지고 무키아저씨의 행동들에서 적어볼만한 생각해 볼만한 교훈적인 신조를 남겨준다.
무키아저씨와 아저씨의 신조가 있다. "살면서 뒤에 남겨놓은 자취가 앞에 놓인 길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는 말 말이다.
"때론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들의 발자취가 더 중요한 법이야. "
"내게 돈이 필요한 것보다 세상이 내 힘을 필요로 할 때가 더 많으니까"
앞으로 미래를 어떻게 살지보다 지나온 날들에 내가 무슨 일들을 했는지에 더욱 중요성을 두는 대목이다. 요즘과 같은 대한민국에서 통용될것 같지는 않지만말이다.
저출산과 개인주의의 만연함. 불신의 팽배와 일자리의 불안함 등등 산재한 현실들이 우리의 목을 콱 막히게 한다. 이전 대통령의 무능함으로 인해 새로운 선장으로 갈아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여기저기에서 삶의 곡소리들이 튀어나온다.
바꾸면 뭔가 더 좋아지겠지 했지만 웬걸 국민이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뻥뻥 터지는 한숨들. 서민의 삶이 최우선일 것일진대 오히려 내야 될 세금은 구별할줄 모르고 높아만 가고 이것도 이제 시작에 불과한 것이라니.
그많은 세금을 거둬서 도대체 어느 곳 적재적소에 제대로 쓰여지는지 믿기도 어려워진다. 통계청의 발표도, 기상청의 발표도 맞는것이 점점 희미해지는 혼돈의 한국. 서민의 지갑을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행하고 있는 것 같다.
◀ 사회의 어두운 한 단면을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과 열망으로 바꾸어 보여준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
과거도 중요하고 미래도 중요하다. 현재의 나는 과거에 내가 선택하고 결정했던 결과 아니겠는가. 머지않아 국민연금도 어쩌면 받을 수 있을런지 불안해지는 요즘이다.
살아온 날들의 발자취.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과거로 다시 가서 잘못선택 했었던 대목에서 더 현명한 결정으로 바꾸고 싶은 심정이 앞선다. 청소년 소설을 보고서 너무나 극단적인 현실의 문제에 빗대어 보니 웬지 어안이 벙벙하긴 하다. 머 어떤가.
무키아저씨의 신조에서 이런 류의 생각거리를 뽑아내는 것도 과히 나쁘다고만 할 순 없지 않겠는가. 한국의 차노숙을 하는 분들이 만일 있다면 이 소설의 엔딩처럼 좋은 아파트에서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는 희망을 꿈꾸어보길 기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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