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주차장에 주차하면 분홍색의 건물이 자원회수시설, 캐릭터 같은 분홍색 굴뚝이 동심을 자아냅니다.

광명동굴은 벌써 수년 전에 딱 한번 가본 기억이 드네요. 너무 오래전 일이라서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동굴 안에서 계단을 한참을 걸어 올라가서 제일 끝에 있는 전망대까지 나갔다가 오는 코스였던 것 같아요. 전망대에서 후들거리는 다리를 재정비하면서 심호흡을 하면서 넓은 풍경에 감탄했던 기억 말이지요.

그런 기억만을 가지고 몇 년 만에 다시 한번 가기로 마음을 먹었지요. 가는 길은 역시 예전과 다름이 없지만 도로들이 나름 잘 정비되어 있고 주차장이 여러 군데에 잘 세팅되어있어요. 전에는 언덕 위로도 한참 올라가서 주차했던 것 같은데 그곳은 막아 놓았고 1,2,3 주차장까지 꽤 넓게 되어있네요.

행운을 가져온다는 여신의 모습. 마치 수목원에나 있을 법한 포즈로 관램객들이 배경으로 사진찍기에 바쁘신 분이랍니다.

주차는 일반 승용차는 무조건 3천 원을 받고 있어요. 주차장을 떡하니 버티고 있는 분홍색의 뾰족한 기다란 탑이 참 이색적입니다. 광명시 자원회수시설이라고 합니다. 이곳을 지나 빠른 길 코스와 천천히 둘러가는 코스 두 개가 있어요. 일부러 꽃들이 많은 것 같아서 둘러가 봅니다.

제2매표소를 가서 보니 웬 티켓 종류들이 여러 가지가 있어서 결정하기가 힘들더군요. 게다가 광명시민은 50프로 할인인데 차에 지갑을 두고 온 상황이 발생했네요. 눈물을 참고 다시 주민증을 가져온 후 VR체험관에 가서 VR과 광명동굴 통합 티켓을 8500원에 끊었네요.

 

 

헌금하면 소원을 들어줄거라는 금은보화 보석의 방. 저게 도대체 얼마일까요. 눈이 휘둥그래집니다. 

그나마 주민증을 다시 가져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먼저 광명동굴을 관람하러 입구에 당도한 순간 너무나 찬바람이 오싹하더군요. 긴팔 겉옷을 안 가져왔으면 곧바로 감기에 걸려버릴 상황입니다. 긴 옷 필수입니다. 예전엔 안전모를 무조건 쓰게 했는데, 지금은 별로 강제사항은 아니군요.

보니까 안전모도 몇 개 없더군요. 다 쓰고 남은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전체적으로 예전보다 내부를 많이 꾸며놓은 것 같습니다. 첫 갈림 코스에서는 벚꽃으로 장식된 포토존이 벌써부터 붐비기 시작하더니, 그냥 동굴 자체보다는 현란한 조명시설과 물고기를 전시하는 아쿠아월드 그리고 난데없는 귀신의 집 같은 오싹 체험관과 거대 용이 전시되어 있네요.

판타지 영화 반지의 제왕 제작사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거대 용의 위엄. 눈의 광채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녹색의 용이 있는 곳은 판타지와 관계된 캐릭터와 CG그래픽 사진들과 반지의 제왕의 인형도 있네요. 무언가 특색 있게 많이는 배치를 해놓은 듯합니다. 전에는 거의 많은 동굴과 기암괴석 같은 것이 위주였는데, 지금은 그런 비슷비슷한 동굴들보다는 테마 형식의 볼거리에 더 주안점을 둔 듯합니다.

오싹 체험관은 따로 3천 원을 결제해야 한다는데, 너무 추운데 더 추울까 봐 그냥 통과했습니다. 길은 중간에 안내요원들이 많이 있어서 그렇게 험난하거나 머리가 부딪칠 염려는 없습니다. 내부에서도 쇼를 보기 위해서 좀 기다려야 하는 데  한 시간 내로 다 보고 VR체험관을 시간에 맞춰 가야 하는 압박감에 다음 볼거리로 계속 향했습니다.

와인으로 가는 길 입구에 있는 잔으로 만든 포토존입니다. 사람이 너무 많은 관계로 재빠른 무인촬영으로 성공 !

새우젓 저장고가 눈에 들어오고 토르 망치를 들고 있는 거대 캐릭터 구조물과 함께 관람객들이 행운을 빌면서 던진 돈들이 쌓여있는 황금으로 도배된 곳도 있네요. 광명동굴의 역사를 보여주는 곳에는 미니어처 인형들과 LED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형식의 전시도 좀 인상적이었네요.

와인 저장고 가는 길이 있는데, 포토존이 있고 와인을 시음하라고 이마트처럼 조금씩 컵에 따라놓았어요. 쭉 가면서, 역시나 와인 판매부스가 있고 제일 끝에는 결국 레스토랑이 있네요. 흠. 여기서 다시 돌아서 나가야 되네요. 예전의 여러 종유석을 쭉 보는 아기자기한 면은 많이 부족해 보이네요. 

에어컨같은 찬바람으로 북극을 연상시켜 주는 광명동굴 입구 전경. 

동굴에 오히려, 꽃들과 용들과 캐릭터와 물고기들이 더 많아요. 동굴을 본 건지 놀이동산에 와서 구경을 한 건지 하는 착각이 조금 듭니다. 나름, 광명시에서 홍보도 많이 하고 테마별로 많이 준비한 것은 보이는데, 강원도나 해외의 동굴들하고는 왠지 좀 시간도 짧게 느껴지곤 하네요.

아마도 광명동굴은 종유석보다는 이곳에서 무지막지하게 강제로 일을 해야 했던 탄광인들의 모습과 시선에 더 주안점을 둔 듯합니다. 오히려 그때 노동을 했었던 분들의 체취와 넋을 기리는 그런 의미로 보면 더 좋을 듯하네요. 여하튼 그렇게 구경을 하고 나오니 약 40분 정도 걸립니다.

광명동굴의 스카이 뷰 전망대 입니다. 광명시 전체를 조망하면서 시원한 바람을 쐬면 더 없이 좋습니다.

전에 느꼈던 전망대를 가려면 동굴을 다 보고 나가서 입구 오른쪽 계단으로 올라가야 하더군요. 끝도 없는 계단을 이 더운 날씨에 올라가야 하다니 망설였는데 결국은 올라가 봅니다. 좀 빠른 걸음으로 가니 솔직히 5분도 안 걸렸습니다만, 허벅지는 뻐근하네요.

전망대에서 보니 더 위의 동굴 입구는 막아놓았네요. 그곳이 전에는 동굴 속에서 맨 꼭대기로 올라와 이 곳 전망대로 나오는 길이었는데 지금은 여하튼 막혀버렸네요. 광명시 전경이 한눈에 탁 트여 보이니 가슴이 시원합니다. 내려오다 보니 좌측에는 라스코 전시관이 있네요.

업사이클 아트센터의 폐종이 및 나무 조각들로 구성한 그야말로 살벌한 <종이호랑이> 의 위엄을 느껴보세요.

그곳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빛으로 구성된 쇼를 보여주나 봅니다. 레인보우라고 하는데 아이들과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아요. VR 체험은 네 개의 테마를 가지고 고글 안경을 쓰고 가상현실을 느껴보는 것입니다. 기차를 타고 광명동굴을 탐험하고 마지막에 금은 보석방에 도착하는 것이 있고, 행글라이더처럼 엎드려서 광명시를 날아보는 것도 있어요.

나머지 두 개는 암벽을 기어올라가는 체험과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하고 폭파하면서 광석을 분쇄기로 채취하는 영상체험입니다. 그런대로 재밌는 경험이었네요. 실제로 VR은 젊은이나 어린이들도 많이 하는 것을 봤는데 앞으로는 가상으로 게임을 하는 것이 더욱 일반화될 것 같아요.

숫가락, 젓가락, 쟁반들로 만든 코뿔소의자의 모습. 뒤에는 망가진 백미러만으로 예술혼의 극치를 보여주네요.

그 느낌이 영상만으로도 충분히 실제와 같기 때문이죠. 장비 가격이 많이 다운되고 관련 소프트웨어가 많아진다면 집에 하나씩 장만할 듯합니다. 광장에서는 커다란 LED로 된 탑이 있는데 그 앞에서 가수의 노래와 마술사의 묘기들을 전광판으로 그대로 보여줍니다.

푸르른 녹지 안에 이런 커다란 휴식과 관람의 공간이 있어서 괜찮은 유원지라고 생각이 듭니다. 주차장 쪽에는 업사이클 아트센터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무료입장이고 각종 폐자원들을 가지고 동물들을 묘사해서 전시해 놓았습니다. 숟가락이나 쟁반, 프라이팬 등으로 감탄이 나올듯하게 잘 만든 작품들이 많습니다.

오른쪽으로는 광명동굴 빨리가는 길이 있고, 이곳은 그보다 좀 천천히 가는길. 꽃들을 구경하면서 쉬엄쉬엄 가면 더 좋습니다.

재미있고 독특한 내용으로 눈요기 하기에 더없이 좋았습니다. 정말 우리가 쓰는 물건들이 버릴 게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렇게 광명동굴은 수년 전보다는 훨씬 세련되고 발전된 모습으로 많이 탈바꿈한 것은 확실하네요. 연간 2백만 명의  관광객을 목표로 광명시에서도 적극 지원하는 것으로 봐서 앞으로도 더 좋은 관광지로 발돋움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많이들 관람하시길 바랍니다.

 

광명동굴

경기 광명시 가학로85번길 142 (가학동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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