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연휴 어린이날의 마지막은 대체공휴일이 되어서 빨간 날이 되었다. 월요일에는 대개의 공공기관 유원지나 박물관 등은 주로 쉬는 걸로 되어있다. 하지만, 어린이날의 연장선상이기 때문에 오히려 쉬지 않고 다음날인 화요일에 휴무라고 표기가 되어있다.
아산은 천안보다는 인구수는 좀 적을지 몰라도 여러 유원지나 돌아볼 곳들이 좀 많은 듯 하다. 천안에는 높은 전망대 같은 곳은 없는데 아산에는 그린타워라고 하는 전망대가 존재한다. 높이는 약 150미터 정도라고 한다.
서울의 롯데월드타워 전망대나 대만의 101빌딩같은 곳과 비교하면 안 되겠지만, 그래도 고향 근처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좀 남들보다 늦기는 하더라도, 몰랐던 곳을 천천히 알아간다는 것도 꽤 쏠쏠한 재미다.
물론, 이미 타인들은 예전에 방문을 다해보고 이제는 시시해서 쳐다도 보지 않는 곳을 이제서 방문을 한다는 게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뭐 어떤가 조금 늦게 안다고 해서 인생에 무슨 큰 타격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또한 오히려 이런 곳을 몰랐더라도 살아가는데 무슨 지장을 초래하겠는가 말이다.
여하튼 이유가 어찌되었든 간에 어린이날에는 날씨가 너무 따듯하고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아 초여름 같은 날이 었으나 대체공휴일일 월요일엔 바람이 엄청 불어댄다. 좀 춥고 쌀쌀한 감이 느껴지는 날씨이다. 약 10도 정도 내려가서 18도에서 20도 정도를 나타내는 날씨이다.
연휴의 마지막 날인지라, 우리나라의 해외여행객들이 북새통을 이루어 공항이 마비될 정도를 또 경신하고 있다. 좁은 땅덩어리에 사는 한국인들은 어쨌든 더 큰 세상을 보기 위해서 요번 연휴기간에도 인정사정없이 해외를 나갔다가 들어온다.
한국인에게는 춤과 노래 흥겨움 그리고 잘먹고 잘 돌아다니는 여행과 같은 DNA가 몸속을 피와 같이 흐르는 듯하다. 압축성장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단기간의 스트레스가 밀집되어 온몸에 축적되는 대다수의 직장인들의 해소책으로는 휴일날 무조건 아무 생각 없이 쉬는 것이다.
물론 이제 막 걷기 시작하는 두 자녀를 데리고 다시 유원지에서 텐트를 치고 공을 차고, 연을 날리며 뒤를 봐주다보면 몸이 한없이 더 피곤할 것이다. 그래도 한순간 즐거워 뛰어다니는 자녀의 모습을 보노라면 피곤함도 잊게 되는 것이다. 그런 맛에 다시 힘을 내고 피곤하지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고 또 다음날 일터로 향하는 것 아닐까.
인터넷 검색에서 가볼만한 곳으로 검색하면 전국의 방방곡곡을 시도별로 자세하게도 순위 리스트를 보여주고 있다. 아산도 여러 추천할 곳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가보지 않은 곳으로 곤충박물관, 그린타워, 장영실 과학관을 향하였다. 지리상으로 온양4동으로 나타나 있고 주위에 많은 논과 밭과 거름들로 인해 약간의 고향의 냄새가 많이 느껴진다.
날씨가 바람이 꽤 불어서인지, 관람객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그나마 좋았다. 어디를 가더라도 수많은 인파에 티켓을 끊기 위해 줄을 서고 기다리고 하는 행위도 참으로 번거롭지 않던가. 하지만 이곳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방문객들이 좀 더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게끔 한다.
광장에서는 어린이들이 대부분 킥보드를 타면서 즐거워한다. 요즘 어린이들은 걸어다니지 않는다. 킥보드 한 대씩을 장만해서 웬만하면 쌩쌩 마구 마구 잘 달린다. 운동도 되고 이동속도도 빠르고 괜찮은 트렌드인 듯하다. 곤충박물관 광장에는 커다란 전시용 동물 인형들이 사진 찍기에 좋도록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사자, 얼룩말, 악어 팬더, 거대 사슴벌레의 모형들까지 어린이들은 참 좋아할 만하다. 본인도 즐거운데 유아들은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박물관에는 곤충만 있는 것도 아니다. 조그만 뱀, 도마뱀, 너구리, 미어캣, 친칠라, 병아리, 닥터피시 등 조그마한 고기부터 귀여운 동물들도 있다.
친칠라라고 토끼모양 비슷한 녀석이 피카츄 얼굴의 모델이었다고 한다. 녀석은 구석에 얼굴을 처박고 자고 있어서 아이들의 살짝 건드림에 소스라치게 놀라도 싫증이 나는지 계속 잠만 다시 자고 있다. 주로 곤충들은 박제품들이 표본으로 많이 나열되어 있다.
굼벵이 같은 녀석을 검은 흙에 펼쳐 놓았는데, 어린아이가 흙장난을 맨손으로 하는데 위생에는 이상이 없을지 궁금하다.
150미터 상공에 설치된 그린타워에서 바라본 전경은 아산의 모든 풍경들을 돌아가면서 볼 수 있다. 논과 밭과 산과 평야가 드넓게 어우러져 있어 시원한 풍광을 보여준다.
바람이 좀 부는 날씨라 그런지, 전망대 꼭대기도 약간씩 흔들림이 느껴진다. 투명하게 아래 지상을 볼 수 있게 만든 바닥은 역시나 오금이 저린다. 사방으로 민속외암마을, 피나클랜드 등 거리와 소요시간을 알려주어 명소들의 위치를 대략 짐작해 볼 수 있다.
세 개의 견학관을 한꺼번에 다 끊으면 일인당 오천 원에 모두 입장이 가능하다. 장영실 과학관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데, 1층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식 전시물들이 대부분이다. 2층이 장영실 과학관이라 하는데, 솔직히 그렇게 많이 흥미진진한 것은 없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도구들의 원료들인 알루미늄, 망간, 합금 등의 원소명을 실제 제품들과 매칭 해서 설명해 놓았다. 측우기와 같은 과학적 계측기를 만든 조선시대 과학자 장영실의 이름을 땄지만, 조금은 전체적으로 밋밋한 감이 없지 않다.
그냥 한번 눈요기 감으로 이런게 있구나 하는 정도로 즐기면 될 듯하다. 바깥으로 나오니,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에 숨이 탁 트인다. 아직도, 가보지 못한 속속들이 숨어있는 아산의 명소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또 다른 연속된 연휴나 시간이 난다면 방문해 볼 만한 곳을 검색할 것이다.
이 곳 생태곤충박물관과 연계된 그린타워 전망대는 가족과 나들이하고 기분전환을 하면서 즐겨보기에 좋은 장소이다. 특히나 어린이들이 더욱 좋아할 것 같다.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많이 맞추어진 전시물이 많기 때문이다. 5월의 좋은 봄날을 마음껏 누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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