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악산 구룡사 입구에 보이는 안내도입니다. 정면의 그림이 한폭의 수채화로 되어 있네요. 다른 사찰과는 많이 다르네요.

안녕하세요. 행복한 줄 긋기입니다. 오늘의 포스팅 제목은 바로 강원도 원주의 8경 중에서 제1경으로 불리는 유서 깊은 사찰인 치악산의 구룡사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사찰의 주차장까지 가는 길은 많은 과속방지턱이 존재하지요. 

 

좀 느긋하게 주변의 경치를 보면서 가려하면 뒤에서 언뜻 출몰하는 차량들이 보이지요. 혼자만의 드라이브를 느끼기에는 역시나 방해가 되는데요. 뒤에서 바로 받을 것처럼 바싹 쫓아오는 대형차들을 보면 마음이 급해져서 액셀을 더 세게 밟게 됩니다. 

 

그렇게 급하면 제발 먼저 앞질러 가면 안될런지. 저의 관람을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 풍경에 취하다가 속도를 줄여야 할 곳에서 덜커덩하면서 방지턱을 세차게 넘을 때면 아차 하는 후회도 몇 번씩 경험하게 되지요. 구룡사를 가는 길은 구불구불 드라이브하기에도 최적인 그런 경치를 보여줍니다. 

 

♠ 구룡사 바로 초입의 모습이지요. 왼쪽으로 더 넓은 공간이 있고요.  보호수가 너무나 보기좋게 자라있습니다. 

푸른 나무로 된 가림막으로 둘러싸인 터널을 통과하는 느낌처럼 말이죠. 날이 너무나 화창하고 따가운 햇빛이 내리쬐는 무더운 날씨라서 자동차에서 내뿜는 그 열기가 마치 사우나의 온도를 방불케 합니다. 주차장이 그렇게 크지는 않은지라 한 바퀴를 돌아보다가 적당한 곳에 냉큼 끼워 넣었지요. 

 

 

주변에 몇몇 음식점과 매점들이 있어서 아주머니들이 들어오기를 학수고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주차료는 없지만 입장료는 2500원을 받고 있습니다. 매표소에서 약 15분 정도면 도착가능하다는 매표소 아저씨의 말씀. 이 정도면 느긋하게 천천히 걸어도 될 듯합니다. 

 

다른 사찰들은 한시간 이상에 경사도 높은 곳을 걸어가야 하는 고난의 연속들이 많았지요. 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납니다. 거리는 약 1.1킬로로 가뿐하지요. 첫 번째 다리를 건너는데 용의 머리를 한 형상이 다리 끝에 놓여 있네요. 사찰의 이름대로 용을 배치해 놓았나 봅니다. 

 

♠ 오른쪽이 사천왕문이고 복전함이 있는 돌불상입니다. 계단을 올라가 보광루를 거쳐 대웅전을 들어가게 되지요.

갈림길이 보이는데요. 오른쪽은 그대로 올라가는 길이고 왼쪽은 금강 소나무 숲길입니다. 데크길로 되어있어서 소나무의 향기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죠. 어떤 분들은 신발을 벗어 손에들고 맨발로 걸어가기도 하네요. 


여자분들 굽이 높은 신발로 걷기보다 오히려 맨발이 더 편할 수 있겠습니다. 올라가는 중간에는 부도탑이라는 팻말이 보이는 데요. 스님의 유골이나 사리를 모시는 조형물입니다. 영어로 Stupa 라고 표기돼 있네요. 금방 도착을 하게 되네요. 입구에 있는 커다란 보호수도 보입니다. 

 

 

여러 갈래로 뻗어있는 나무의 가지와 그 크기에 입이 떡 벌어집니다. 여태 보아왔던 사찰들의 규모보다 이 곳 구룡사의 규모는 가히 초대형이라고 느껴집니다. 넓은 마당의 공간이 확트여 있어서 아주 시원스러운 경관을 보여주지요. 

 

♠ 구룡사 제일 높은 곳에서 바라본 뒤편입니다. 치악산과 구름이 맞닿아 있어서 멋진 풍경을 연출하지요.

구룡사는 치악선 능선 아래의 급경사지에 동쪽방향으로 배치를 한 모습입니다. 대웅전으로 가기 위해 출입에는 사천왕문이 있고 다시 보광루를 통로로 삼아 가게 되는 누하진입방식의 건축물이지요. 이는 경사진 지형에 있는 사찰들에서 많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 설치된 연등들은 특이하게도 모두 흰색으로 달려있네요. 여타 다른 곳의 울긋불긋한 곳과는 좀 틀리네요. 색깔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일 높은 곳에 설치된 건축물에 올라서 아래를 내려보니 하늘의 구름과 치악산과 구룡사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합니다. 

 

구름이 낮게 깔려 있으니 그 그림자가 산에 드리워져 있지요. 이런 곳에 살면 아마도 근심걱정이 없어서 있던 병도 싹 나을 것만 같습니다. 입구에는 복전함과 함께 부처의 돌로 된 조형물이 놓여있어서 지나가는 관광객들도 합장을 하곤 합니다. 

 

♠ 대웅전안의 흰색 연등이 배치된 모습입니다. 너무나 조용하고 사색하면서 거닐기에 아주 좋은 곳이지요. 


다시 숲속으로 가는 산책로에는 커다란 쇠줄로 이어진 다리가 보이는데요. 약간 출렁다리처럼 흔들림이 있고 바로 아래쪽으로 비취색 빛깔의 계곡물이 보입니다. 이 더운 날씨에 아무도 없으면 바로 풍덩하고 들어가면 얼마나 시원할까요. 혼자이신 아주머니 관광객도 한참을 다리에서 내려다보시네요.

 

경치에 넋을 잃으신 거겠지요. 다리가 시작되는 입구 쪽에는 아예 돗자리를 깔고 아주머니 네 분이 더위를 피해 그늘을 차지하고 있네요. 친구분들과의 수다는 더없이 즐겁겠네요. 입구에는 매점도 있는데요.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바로 비비빅 하드를 하나 사서 의자에 앉아 먹으니 정말 꿀맛입니다. 

 

오고 가는 관람객들도 저마다 한 손에 비비빅과 메로나를 쥐고서 더위를 잠시 잊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보호수 아래의 그늘진 의자에 옹기종기 모여서 쉬고 있는데, 빈 의자에 스마트폰 한대가 놓여있네요. 어느 어머니께서 또 정신없이 놓고 하산했나 봅니다. 

 

♠ 매점을 거쳐서 바로 나오는 다리인데요. 아래에는 시원한 계곡물이 있고 다리를 건너면 산책로가 나옵니다.

너무 경치에 취하느라 핸드폰도 놓고 가시다니 안타깝지요. 여행 시에는 전화기와 지갑은 항상 잘 챙겨야겠습니다. 모처럼의 행복한 여행이 분실물 찾느라 맘고생하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요. 내려가는 길에는 금강 소나무숲길의 데크길 쪽으로 숲 속의 향기에 취하고 눈도 즐겁게 호강하면서 하산하였습니다.

 

구룡사는 가성비가 아주 좋은 원주 1경이 맞네요.

 

♠ 데크길로 만들어진 소나무 숲길은 울창한 산림을 감상하면서 걷기에 딱좋은 코스입니다. 

 

구룡사

강원 원주시 소초면 구룡사로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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