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의 자살이유를 찾고자 그녀의 소셜 계정에 접속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게 되는 엄마의 마음이 간절합니다. 

안녕하세요. 요즘 새로이 시즌5 블랙미러가 오픈되어서 궁금증을 많이 유발하여 계속 보게 되는데요. 세편밖에 이번 시즌에는 올라오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괜찮게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의 제목은 스미더린입니다. 작은 파편들이라는 뜻이지요. 

그런데 이야기 속에서 등장하는 인터넷 회사의 이름이 스미더린입니다. 그 자체가 가상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회사를 지칭합니다. 마치 현재의 페이스북을 빗대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다소 스포가 있으니 유념해주시고요. 삼십 초반의 남자 주인공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하는 회사의 운전기사입니다. 이것도 우버를 연상시키지요.

블랙미러를 제작하는 내용들을 보면 현재의 인터넷 기반의 기술들에 대한 스토리를 가상으로 꾸며서 만들어 내지요. 그런데 그 이야기들이 결코 허구일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듭니다.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지요.

아무튼 남자 주인공은 스미더린이라는 잘 나가는 회사 근처에서, 말쑥하게 차리고 돈 많게 보이는 손님들만 골라서 태우지요. 그런 근무시간이 끝나면 자살자들의 치료 클럽에 가입해서 심리치료를 받기도 합니다. 그곳에서 자기 딸이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자살을 한 사연을 가진 여성분과 내심 마음이 통하여 그와 가깝게 지내게 되지요.

▲ 양복을 빼입었기에 회사의 중역인 줄 착각한 남주는 납치와 인질극까지 벌이는 대범함까지 발휘하지요.

그녀는 딸이 사용하는 페르소나라는 소셜 서비스 계정의 비밀번호를 알려고 노력합니다. 만약 딸의 계정에 들어가서 작성한 내용을 본다면 자살의 동기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계속 비밀번호를 추측해서 시도하지만 도통 알 수가 없는 노릇이지요.

우리의 남자 주인공은 급기야 말쑥하게 차려입은 젊은 흑인 중역쯤 돼 보이는 사람을 공항까지 태워다 주는 척하다가 납치를 해버립니다. 돈이 있을 것 같아 보여서 추궁한 결과 이 흑인은 입사한 지 일주일밖에 안된 인턴 신입이었습니다. 당연히 돈이 없지요. 

대상을 잘못 고른 데에 대해 화가 머리 끝까지 나자, 요즘 젊은것들은 왜 하루 종일 어딜 가나 핸드폰에 머리를 처박고 그것만 보느냐고 버럭 소리를 질러댑니다. 이렇게 사회 관계망 서비스에 대해 엄청난 비판을 가하지요. 아무래도 이런 쪽에 어떤 손해를 입어서 분풀이를 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흑인 인턴을 납치를 해서 차를 몰고 가다 지나가는 경찰에 의심을 받고 추격까지 당하고 넓은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인질극이 펼쳐지게 되지요. 인턴이 근무하는 회사의 최고인 사장과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지요. 속속들이 경찰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스미더린 회사도 발칵 뒤집히고 일촉즉발의 인질극이 대치상황을 맞게 됩니다.

▲ 남주와 나이대까지 비슷한 성공한 젊은 스미더린 CEO. 남주가 납치극을 할 만한 상황이 더 없이 이해가 갑니다.  

해당 회사에서도 돈을 노리는 줄 알고 미국의 은신처에서 묵언수행 중인 CEO와 통화를 최대한 안 시켜 주려고 합니다. 남주는 CEO에게 돈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바로 자기의 약혼녀가 교통사고로 죽게 된 하소연을 얘기합니다. 여러분도 이야기 구조상 짐작이 가능할 런지 모르겠지만 운전 중에 스미더린의 좋아요에 해당하는 알람을 확인하다가 사고가 나게 된 것이지요.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메시지의 확인을 한시도 비켜갈 수 없는 작금의 세태를 비평하기로 작정을 한 것입니다. 운전 중에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졸음운전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시지요? 소셜 서비스의 폐해를 이렇듯 운전 중 사고를 유발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사뭇 이해가 갑니다.

한 번씩 이런 경우는 다들 경험해 보셨을  것입니다. 운전 중에는 되도록 스마트폰 확인은 안 하는 것이 본인의 생명을 재촉하지 않는 길일 겁니다. 남주는 마지막엔, 알게 된 여자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 스미더린 CEO를 통해서 페르소나 사장이 여자의 딸 계정의 비밀번호를 알려주도록 부탁하지요.

그녀가 갑작스럽게 비밀번호를 받게 되고 키보드에서 입력 후 엔터를 치는 순간과 함께 저격수의 총알이 남주를 향해 발사가 되면서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갑니다. 극 중 배경음악은 Morten Harket의 Can't Take My Eyes Off You 가 흐릅니다. 애절한 내용의 가사와 리듬이 뭔가 주인공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아 먹먹하지요.

 

 

▲ 납치범을 신중히 처리하려는 경찰의 여자 저격수. 이 작품에 심심찮게 여자배역의 역할이 많습니다. 여자 경찰지휘자 및 간부, 스미더린의 여자중역, 간지나는 여자 저격수, 여자 주연 배우 및 딸 등등

현대시대에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어버린 스마트폰. 잘 사용하고 쓰면 이처럼 편리하고 다재다능한 기계가 아닐 수 없지만 그 역기능도 참 많습니다.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잡아먹는다는 것, 시력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 책 읽을 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 운전 중에는 치명적이라는 것 등이 대표적이겠네요.

그래도 장점이 더 많기에 현대인들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지요. 요즘은 70 넘으신 노인분들도 카톡은 기본이고 유튜브 시청률이 점점 늘어난다고 하지요. 피씨로 하는 인터넷의 세상이 최대 기술의 끝이 아닐까도 생각했었지만 손 안에서 인터넷은 물론이고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 더 진화할지는 상상력에 맡기겠습니다.

블랙미러는 이렇듯 미래 기술의 진화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서 잘 표현해 내고 있습니다. 굳이 엄청난 배우와 최첨단 CG 작업과 물량을 투입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항시 접하고 있는 일상의 일들에서 불합리와 부조리한 이야기들을 잡아내 1시간 내외의 분량으로 제작한다면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상영 중인 아스달 연대기도 투입 대비 그렇게 호평은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왕좌의 게임 등에서 모방을 했다 등등 말들이 많더군요. 아무튼 이번 스미더린 편은 스마트폰을 손에 달고 사는 우리들의 고개를 한 번쯤 끄덕이게 해 주었던 작품이었습니다. 

 

블랙 미러 | Netflix 공식 사이트

눈부시게 발전한 첨단 기술. 하지만 인간의 어두운 본능이 그 기술을 이용하면서, 기이한 악몽이 시작된다. ‘디지털 시대의 《환상 특급》’이라 불리는 SF 시리즈.

www.netflix.com

(사진=넷플릭스,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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