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 마라.
김욱 지움 / 모아북스 발행
* 책을 읽은 후 자유로워진 사람은 타인의 생각과 주장에 전혀 현혹 되질 않게 됩니다. 세상의 커다란 목소리에도 겁먹지 않습니다. 성공적인 독서란, 본인이 하고 있는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게 해 주고, 스스로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책의 존재 의의이지요.
* 일본의 유명한 다작작가인 나카타니 아키히로가 있는데, 이 분은 1년에 40권씩을 책을 발행한다고 합니다. 그 유명한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될 50가지> 같은 책은 예전에 많이 들어본 책이고 저 또한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다작의 추세는 책에 전문성과 깊이가 없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말들로 쉽게 공감을 자아내는 게 특징이랍니다.
책을 읽고 변화는 커녕 작가의 잘 만든 고급 소금 맛 소스에 현혹된 것일 뿐 독자의 몸에는 싸구려 햄버거만 먹었을 뿐이라고 반박합니다. 다소 공감 가는 내용이기도 하네요.
* 글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즈음엔 책 내용보다는 유명인의 유명세를 등에 업고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해요. 그래서 그 책의 수명이 짧게 되지요. 남들이 자기와 똑같은 옷을 입고 있으면 왠지 화가 나는 사람들이, 책은 남들이 읽고 뱉어낸 것을 주워 담기에 바쁘다는 표현은 짐짓 뜨끔하게 다가옵니다.
* 근래의 여행서들은 여행 작가의 감상적 유희가 대부분인 것이 심히 유감이라고 말하고 있네요. 우리가 여행서와 같은 책에서 원하는 것은 세상을 변화시켜줄 커다란 문의 역할을 하는 것이죠. 여행작가의 시선으로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접하고 그곳에서 방황하고 있는 '나'와 소통하고 싶은 것이랍니다.
책은 우리의 생각을 낳아야만 합니다. 낯선 풍경이 있는 곳에서 너무나도 익숙해져서 잊고 지내고 있던 바로 '나'를 발견하고 싶은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사유의 여행을 방해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좋은 책은 읽는 도중에 수시로 어떤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지게 마련입니다. 일본 추리소설 작가 미쓰모토 세이초의 소설들이 그런 식이랍니다. 격정적 감정의 물결이 일고 불꽃이 가슴에 튀는 것이지요. 책을 읽는 기쁨과 감동과 여운은 오직 독자 자신만을 위한 것입니다.
책을 읽는 이유는 정답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엇이 문제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랍니다. 책의 위대함은 한 줄짜리 문장, 또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우리를 몰입시킬 수 있다는 데 있을 것입니다. 독자의 상상력을 불러올 수 있는 책이 바로 진짜 책입니다.
* 성과주의 독서로는 온전히 책을 즐기지를 못합니다. 책의 제대로된 맛을 못 느끼는 것이지요. 몇 권의 책을 읽었느냐보다는 몇 권을 가졌느냐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 소비는 인생에 있어서 수단이면서 동시에 목적입니다. 우리는 소비하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지요. 모든 소비는 마이너스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책은 낭비라는 것이 없습니다. 책 한 권을 계속 읽는다는 것은 얻어지는 것도 점점 더 많아진다는 의미입니다.
* 인생은 열심히 사는 것보다는 의미있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한 법입니다. 의미 있다는 것은 경제적 풍요보다는 마음의 충족과 행복이 우선시 되는 것이지요. 책 읽기도 그러한데, 독서의 기본 바탕은 계획을 세워 읽는 효율성, 생산성 같은 경제관념이 아니라 바로 철학입니다.
삶의 보람, 행복, 기쁨, 위안, 반성, 정의로운 분노를 위해서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책을 정복 대상으로 여기지 말아야 하는 것이지요.
* 독서도 취미이고 여가생활이므로 재미를 빼놓고는 완성될 수가 없습니다. 위로를 빼놓고도 완결되지가 않는 것이지요. 어디가서 꼭 써먹으려고 책을 읽는 것은 아닙니다. 즐거움, 기쁨, 위로, 감동을 느끼는 독서는 보이지 않는 나의 진짜 모습을 아름답게 성장시켜 주는 힘이 되어 줍니다.
일생동안 만나는 사람, 가볼 수 있는 곳, 해 볼 수 있는 일 등은 모두 한정되어 있지요. 하지만 책으로는 모두 다 가능합니다. 저자의 친구분인 고 박춘석 작곡가의 얘기가 나옵니다. 그는 평생 결혼도 안 했고, 여행도 안 하고, 많은 사람과 어울리지도 않았다 하죠.
하지만 주옥같은 <동백 아가씨>,<섬마을 선생님>, <비 내리는 호남선>, <초우>등을 만든 비결은 뭘까요? 아마도 쓸데없는 책들에 어려서부터 빠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쓸데없는 독서가 인간의 영혼을 깊은 잠에서 깨우도록 한 것입니다.
* 요즘처럼 빠른 시대에 독서는 느림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지요. 독서는 재미없고, 고통스럽고, 갑갑하고, 짜증스럽습니다. 또 의지력이 있어야 하지요. 인내력, 집중력, 예지력 등 정신적 활동의 극한을 필요로 합니다. 특히 지속성이 강합니다.
앞 뒤 문장을 이해해 머리에 집약한후 전체 장면을 만들어야 하지요. 바로 정신, 이해, 감정을 몇 시간 동안 지속해야 하므로 우리의 지성에 내재된 잠재력을 최고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유일무이한 길임에 틀림없습니다. 이것이 책만이 줄 수 있는 방법입니다.
▶ 책 제목부터 파격적인 이책 <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 마라>는 이미 팔순을 넘기신 작가의 일침이 녹아있는 책과 독서에 대한 솔직한 독설입니다. 현대를 초시계와 같이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다소 고개를 갸우뚱하고 공감하기가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저자만의 독특한 견해에 일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부분들이 눈에 보입니다.
꼭 베스트셀러만 읽을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고유한 책을 가질 수 있도록 관심과 호기심을 채워가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성장해 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리라 생각됩니다. 한번쯤 일독해보면 독서에 관한 또 다른 장,단점을 살펴볼 수 있으리라 추천해 봅니다.
(사진=unsplash,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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