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빨간 날 공휴일이 3일 연달아 있다는 것은 여간 드문 행운이 아니다. 근 몇 년간의 기억 속에서 어린이날이 공휴일로 다음날이 대체휴일로 된 적이 없었던 듯하다. 직장인에게 월요일 쉰다는 것은 그야말로 절대적인 환호성을 울려야 할 팡파르이다.
일요일 저녁에 다음날 출근해야 될 그 지옥으로 끌려갈 듯한 내적 참담함은 모든 직장인의 공통된 공포이다. 또한 오월초의 날씨가 마치 여름날을 연상시킬 정도로 더워졌다. 낮기온이 거의 30도 가까이 다가갈 정도이고, 야외 주차 시에는 뜨거운 사우나를 맞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만 한다.
아산 지중해마을은 인터넷상에서 오래전부터 가끔 검색을 통해서 알았던 경우에 불과했다. 하나 이번 연짱으로 연결된 기회에 색다른 경험으로 생각하고 한번 가보기로 결정하였다. 고향집의 근처이면서도, 이제야 가본다니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실감 난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아산시 탕정면에 위치한다. 탕정에는 근처에 대삼성의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이 버티고 있다. 천안의 공업단지에는 수많은 기업이 적재적소에 위치하고 있어 가히 천안의 발전에 톡톡히 기여해온 바 뚜렷하다. 그래도 대기업이 있으니 도시의 홍보효과에도 다소 유리한 점이 있을 듯싶다.
지중해라 하면 지구의 적도 근처에 있는 상당히 따뜻한, 그보다도 더 더운 장소가 떠오르고 미국 장기 체스의 말들의 모습과 비슷한 형태의 둥그렇고 사각진 형태의 건축물이 연상된다. 알록달록하고 아기자기한 오색찬란한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
동화 속의 장난감 같고 마치 귀여운 꼬마병정이 금방이라고 창과 방패를 들고 '게 섰거라! 이곳을 통과하려면 암호를 대라!' 이런 어린아이의 앙증맞은 옹알이를 할 것만 같다. 또한 정열의 국가 이탈리아가 연상되고 산토리니, 프랑스풍의 프로방스 등의 형형색색 한 채색들이 떠오른다.
근처의 주차장도 무료로 마련되어 있고, 마을 입구에는 차 없는 거리를 우선으로 하는 표지판이 노란색 경고를 알리고 있다. 하지만, 내부에서 거닐다 보면 주변 사이드 곳곳에 주차를 해놓을 걸로 봐서 이곳 카페와 상점 사장님들의 차가 아닐까 추측해 본다.
안으로도 차를 갖고 들어올 수는 있는 듯싶다. 마을 뒤편으로 역시나 아파트들이 즐비하게 위엄을 보이고 있다. 썩 고급스러운 아파트인 듯하고 이런 예쁜 모습의 마을을 사시사철 구경할 수 있는 주민들이 조금은 부럽다. 전체적인 면적은 이삽십분이면 충분히 감상하기에 좋은 크기이다.
상점과 상점 사이에 연결된 줄에는 밤에 불을 켤 수 있는 갖가지 모양의 등들이 있는 걸로 보아 밤에 오면 더욱 환상적일 거라 보인다. 지중해를 실제로 가보면 더욱 좋으련만,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면 이곳에서 대리만족을 해도 좋을 듯싶다.
초창기에 개장하여 홍보했을 시에는 분명히 사람들로 붐볐을 것이다. 지금은 날씨 좋은 휴일날인데도 그다지 많이 붐비지는 않는다. 오히려, 눈요기를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 온 것 같아 더욱 즐겁다. 곳곳에 맛있어 보이는 호떡을 팔고 있고, 꽃을 파는 가게에는 커다란 동물들의 인형들이 앙증맞게 관광객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일부는 부동산에 가게를 내놓은 듯한 임대한다는 문구를 붙여놓은 곳도 보인다. 어딜 가나 잘되는 곳이 있는 반면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하지 않던가. 산토리니는 본래 그리스 에게해에 있는 섬으로써 화산으로 이루어져 있고 건축물 특유의 흰색으로 오밀조밀 이루어진 풍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항상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명소로 소개되어 꼭 가봐야 할 만한 곳으로 자주 언급된다. 프로방스는 프랑스의 옛 지명으로 유럽풍의 모습과 파스텔톤으로 구성된 특유의 분위기를 뿜고 있다. 현재는 경기도 파주시에 프로방스 마을이 위치해 있다.
파르테논은 고대 그리스의 건축양식으로 도리스식 기둥 양식의 건축물을 말한다. 이렇게 걸출한 세 개의 유럽향을 느낄 수 있는 건축물을 그대로 옮겨놓은 지중해 마을은 가족과 함께 한 번쯤 방문해 볼 만한 지역으로 보고 싶다. 이 지역과 인접한 곳에도 찾아보면 가보고 싶은 장소도 여럿 있다.
아산 레일바이크, 세계 꽃 식물원, 민속 외암마을, 아산의 명품 온천들인 도고온천, 아산온천, 신천장 등등 괜찮은 곳이 많다. 아산에서 대리로 맛보는 지중해의 여행도 좋지만, 실제로 유럽의 진짜 명소를 체험해 볼 마음가짐을 갖게 된 듯하다. 물론, 여행비가 따라주어야겠지만 말이다.
서서하는 독서인 여행을 통해서, 책으로만 전달받았던 감동을 현지에서 느껴보는 케이스도 꼭 달성해 볼 수 있다면 더없는 기쁨일 것이다. 아산의 유럽 마을, 또 다른 좋은 날에 더욱 찬찬히 훑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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