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않게 친구의 유혹에 넘어가 발칸반도 즉 동유럽 여행을 가게되었죠. 그동안 자잘하게 아시아권도 아직 안가본곳이 대부분인데 갑자기 아시아를 넘어 유럽, 그것도 이념적으로 우리나라와 다른 동유럽을 간다니 처음엔 도저히 엄두가 안났었죠. 

그러나, 이렇게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이 또다시 올까라는 생각을 하게되니까 까짓것 한번 가보자는 무대포적인 마음이 고개가 쳐들게 된거에요. 이럴땐 정말 제 자신도 어찌 할 수 없는 너무 될대로 돼라는 식의 결정이 아닌가 흠칫 놀라게 됩니다. 

아마 6개의 나라를 가는것 같았어요. 체코,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 몬테네그로, 오스트리아 이렇게 되죠. 그런데 성수기가 아닌 11월 겨울에 가게되어 좀 싼 가격에는 갔지만, 그 쪽 나라도 겨울인지라 두툼한 코드와 털모자 목도리는 기본이고 특히나 산세의 푸르른 경치가 아닌 눈내린 풍경들을 봐야 한다는것이 좀 안타깝죠.

특히,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동화같은 푸른 모습 보다는 눈덮인 모습에 여름의 경치는 그냥 인터넷에서 봐야했죠. 여름의 모습이 훨 좋은것 같기도 하네요. 

★  한겨울의 크로아티아 동화나라 동화마을 라스토케 Rastoke  ★

아드리아해를 끼고 있는 두브로브니크의 빨간 지붕들의 알록달록한 시가지의 모습과 바다를 끼고 있는 성곽 주변의 풍경은 정말 감탄이 저절로 나오죠. 그때 또 흰눈이 펑펑 내려서 모이는 시간에 맞추느라 성곽을 마구 달렸었죠. 

동유럽의 화장실은 대부분이 돈을 내야 들어갈수 가 있어요. 정말이지 이곳에서 가만히 앉아서 화장실 돈받는 장사만 해도 먹고 살수 있는거 아닌가 하고 부러웠었죠.

◀ 아드리아해의 진주,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 Dubrovnik 

몬테네그로의 코토르 도시의 성벽 중 제일 꼭대기에 위치한 성 조바니 요새, 일리리안 요새는 왕복 약 2시간의 산행이었는데, 정상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풍경 또한 잊을수 없는 경치죠.

여기도 늦을까봐 거의 뛰다시피 해서 정말 운동 한번 잘 한 코스지요. 동유럽에선 소매치기를 항상 조심하라는 얘기가 있어서 잔뜩 긴장한 채다녔고, 가방도 앞으로 매고 중요 소지품도 가슴에 달린 주머니를 항상 확인하느라 에너지 소모가 더 된듯 해요.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가 사랑했던 크로아티아의 역사깊은 도시 스플리트 Split ◆ 

유럽은 유로가 화폐단위라서 처음 상품계약후에 유로 환율에 따라 생각지도 않게 인당 십만원 이상씩 더 내야 했던 기억이 있네요. 달러로 여행하는 곳하곤 또 좀 틀리네요.

체코의 까를교,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쉔부른궁전, 달마티아 지방의 스플리트, 슬로베니아의 알프스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호수도시 블레드성 모두 겨울인데도 그 경치는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  안개낀 블레드호수의 운치있는 풍경 :  슬로베니아 블레드성 

여행을 가게되면 성당이나 건축물들을 주로 많이 보게되네요. 성당도 그 규모가 너무 어마어마한 대성당들이 즐비하죠. 중간에 터키 이스탄불 공항을 한번 경유하여 가게되어 우리 형제의 나라 터키에 대한 관심도 조금 가져보게 되요. 

동남아시아의 거리 모습과는 또한 대조적인 유럽지역은 좀더 중세시대의 구시가지들의 모습들을 고이 간직하고 유네스코에 지정된채 여행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어요. 

유럽도 서유럽 북유럽이 있는데 그 곳은 또 어떻게 다른 모습들이 있을지 한층 기대되네요. 내전의 아픈 참상들이 아직도 남아있는 몬테네그로의 총탄자국이 아직도 선명한 건물들과 모스타르의 다리가 인종간의 갈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서 그 때의 현장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Bosnia and Herzegovina) 모스타르 옛시가지의 다리 ★

9일간의 추운 동유럽 그래도 안구정화와 힐링하기에 아주 좋은 여행이었던 것 같아요. 많이들 가는 패키지 상품일거라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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