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 관심이 있어서 골랐던 도서는 베트남 전쟁에 관련된 책입니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서 치러진 큰 전쟁은 아마도 6.25 전쟁과 베트남 전쟁일 겁니다. 특히나 베트남 전쟁은 미국이 패배한 유일한 전쟁이지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굳은 의지로 우리의 맹호부대, 백마부대 등의 군인들이 직접 베트남에 파병이 되었고 그와 같이 기술을 가진 근로자들도 파월을 했습니다.
근로자들이 외국에 나간 사례로는 독일에 간 광부나 간호사분들이나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로 간 노동자분들이 생각나는 게 다였지요. 그런데 전쟁에도 많은 기술자들이 일하러 갔다는 게 조금은 생소한데요. 잘 생각해보면 당연히 군대의 군인이 가서 전투만 하면 되는 게 아닌가 추측이 되지요.
전쟁에도 직접적 전투외에도 그와 관계된 많은 군수물자들을 항구에서 실어 나르는 항만하역작업이나 운송작업은 관련 기술자들이 있어야 하나 봅니다. 그런 관계로 파월 기술자들의 경쟁률이 10대 1이 넘었다고 하네요. 그만큼 임금이 상당히 많아서 일 겁니다.
당시 근로자 소득의 10배 이상 되었다고 하니 가히 몇 년 만에 큰돈을 만질 수 있을 정도이지요. 그렇게 번 돈으로 가족의 생계를 꾸리고 집도 새로 사고 큰 차도 굴릴 수 있는 기회가 인생에서 그리 흔하게 찾아오지는 않겠지요. 게다가 애국이라는 좋은 명분까지도 있으니 일석삼조입니다.
당시 베트남에는 우리나라의 기업 60여 개 업체가 진출해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중에서 제일 잘 나가는 기업이 바로 현재의 한진인 한진상사였습니다. 얼마 전 돌아가신 한진의 회장님이 계시지요. 전쟁으로 인해 돈을 번 나라가 바로 미국이지요.
많은 전쟁과 관련된 무기와 군수물자를 팔아서 엄청난 이득을 챙겼다고 하지요. 베트남 전쟁도 바로 한국에 그런 기회를 준 셈입니다. 당시 한국이 무기를 팔아서 번 것은 아니고요. 지금도 대기업들이 잘 써먹는 방법이지요. 노동자의 임금을 착취한 것입니다.
그곳에서 군수 관련 일을 독점한 미국의 6개 컨소시엄 독점업체가 있었는데 한국은 당연히 그들의 하청업체로써 일하게 되지요. 일례로 빈 넬(Vinnell)이라는 미국의 군수지원 업체에서 일하는 정기 사원과 한국의 한진 소속으로 일하는 근로자와의 임금격차가 상당히 크다는 것이지요.
미국 업체에서 실제 내려주는 1인당 임금은 천불 이상인데 실제 한진의 근로자들이 쥐는 돈은 3백 불 정도였다는 것이지요. 그 차이인 약 7백 불 이상을 한진에서 가져간 거지요. 이렇게 해서 초기 베트남에 트럭 몇대로 시작한 사업이 몇 년 만에 몇백대로 늘면서 이익이 엄청나게 늘어납니다.
바로 파월 근로자들의 피땀 어린 노동과 임금착취의 결과로 인한 것이지요. 현재의 우리 근로자들의 모습도 이와 전혀 다르지 않지요. 하청에 재하청을 거치면서 현장에서 실제 각종 스트레스와 위험을 마다하고 묵묵히 일하는 근로자의 피를 빨아먹고 있지 않나요?
이런 구조를 시원하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정말 안타깝습니다. 건설이건 IT 현장이건 대부분의 일하는 방식이 모두 하청 위주인지 심히 의심스럽고 실망이 큽니다. 이런 구조는 모두가 느끼고 또한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바뀌지 않는 것은 현 일하는 구조의 전체적인 문제일 겁니다.
아무튼 전쟁 당시에도 10배 이상의 돈을 받고 일하는 근로자들에게도 그런 속 쓰린 아픔이 있었네요. 국내 사람들이 들으면 그 무슨 배부른 소리냐. 우리보다 10배나 벌면 나 같으면 하루 종일 일하겠다는 말이 나올 듯합니다. 하지만 당해 본 사람만이 그 현상을 이해할 겁니다. 실제로 체험을 해봐야 아는 것이지요.
거기에 간 근로자들도 돈을 많이 번다는 부푼 꿈을 갖고 찾아갔을 겁니다. 초기엔 24인용 막사에서 생활을 하다가 조금씩 개선이 되었고, 그래도 세끼 식사에는 고기가 빠지지 않았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지요. 그렇게 하역과 운송작업을 하다 보니, 부두 쪽 보다는 육지로의 운송작업이 점점 위험에 빠지게 됩니다.
곳곳에 베트콩의 표적이 되는 것이지요. 이에 운전을 하면서도 총으로 무장을 하고 경계를 늦추지 못하는 지경에 까지 이릅니다. 결국엔, 근로자들 중 에서 자체 경비를 위해 경비를 서고 경계를 하는 일까지 도맡게 되지요. 원래는 호송과 보호 임무를 미군 쪽이나 한국 파병부대원들이 해주어야 정상인데, 미국은 자기들 인원이 아닌 제3세계 인원들로 대체시킨 겁니다.
이렇듯 미국은 자국민 보호와 적은 임금과 비용으로 베트남 전쟁을 치르고 있었던 것이지요. 지금의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에 행하는 내용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시간이 흐르면서, 이렇듯 악조건의 환경 속에서 일하는 동안 많은 불리한 행태들을 느끼게 되지요.
외박과 여행 같은 것은 금지되었고 하루에도 12시간 이상씩 쳇바퀴 돌듯 행해지는 무지막지한 근무시간이 불만이 쌓이게 됩니다. 게다가 정규사원과 계약사원 간의 임금의 차이도 한 몫하지요. 이렇게 누적된 불만들은 전쟁이 끝나고 귀국한 근로자들 사이의 모임에서 불거지게 되고 많은 초과근무에 대한 임금을 요구하는 미불임금투쟁을 벌이게 됩니다.
생사를 오가는 전쟁 속에서 사망자와 부상자들도 심심찮게 발생했었지요. 이런 투쟁에 대해 언론과 정부 한진에서는 배부른 자들의 과대망상의 현상이라고 일축하거나 그 마음을 이해를 한다고 하면서도 실제적으로 근로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까지 주지는 않지요.
이렇듯 갖은 민원과 재청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자 한진의 심장부인 칼 빌딩에 방화를 하는 사건까지 가고 말지요. 그동안 참고 참았던 울분이 한순간에 폭발해 버리고 만 것이지요. 이에 많은 주동자들이 잡혀 들어가 징역을 살게 됩니다. 베트남 전쟁이 미국이 주도한 전쟁으로 우방국인 한국이 어쩔 수 없이 참가했습니다만 그에 반사적으로 한진 같은 기업이 상업적으로 큰 이득을 보게 되고 그 이면에는 파견 근로자들의 역할한 환경에서의 고된 노동이 있었습니다.
그에 맞는 적절한 대우를 바라는 작은 저항의 소리를 가차 없이 짓밟아 버린 대기업의 이중적인 잣대를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이 도서는 이렇듯 베트남 전쟁에서 보이지 않게 희생했던 파견 근로자들의 노동 경험과 생활들의 사례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실제 참가했던 증언자들의 생생한 진술 내용들을 들을 수 있고, 그 전쟁이 과연 우리에게 무엇이었는지를 심히 고민해 볼 수 있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진=[도서] 베트남전쟁의 한국 사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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