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무라는 영화가 잔혹하고 호러라는 표기가 되어있어서 공포영화인줄 알았어요. 이거 웬지 바다에 떠있는 배에서 귀신이 나오는 납량특집이 아닌가 하는 마음에 볼까 말까를 주저하게 되었어요. 

언젠가부터 공포영화를 몇편 보고나서는 그 뒤로 자꾸 무서운 장면이 연상되어 영 기분이 게름찍 하여 다시는 보고 있지 않아요. 이번에 곤지암도 그런 이유로 호평에도 보질 않았죠. 

어쩔 수 없이 상상으로 넘길수밖에요. 여하튼 해무는 다행히 그런 류의 공포영화는 아니라 좀 잔인한 내용이지요. 밀항한 조선족들이 배 밑의 창고 안에 갇혀있다가 가스 누출로 전부 사망하게 되지요. 

 ◀ 잔혹 해양 스릴러 해무 haemoo ▶

그런 시체들을 선장이 전부 고기밥을 만들도록 도륙을 하는 장면들이 바로 호러라는 얘기가 되요. 선장역의 김윤석 배우는 영화 황해에서도 도끼를 들고 휘둘렀던 기억이 있는데, 이 영화도 조금은 비슷한 분위기라 음울한 영상이 주가 되었어요. 

배에 탄 각 선원들이 예상치 못한 상황하에서 각자의 욕망과 자기만의 특이한 고집들이 서로서로 엮이면서 결국은 막내 동식(박유천 분)과 조선족 여인 홍매(한예리 분)만 살아남게 되요. 

결국은 인간 본연의 감정인 사랑이 이 둘을 마지막까지 생존하게 만드는 끈이 되었죠. 하지만, 결국은 둘이 같이 살지 못하고 분식집에서 아이 둘과 같이 라면을 시키는 홍매의 마지막 뒷모습은 해피엔딩이지만 둘이 이루어지지 못한채 매듭을 지어 좀 씁쓸한 느낌이에요. 

첫 만남에 반해서 끝까지 지켜 주었으나, 바닷가에 간신히 떠밀려 도착한뒤 홍매는 혼자 떠나버렸으니까요. 목숨을 걸고 구해주고 같이 살기를 바랬지만 가버린 여인의 마음은 도대체 무엇이었을지 오묘합니다.

◆  비바람속에 밀항자들과 맞닥뜨리는 전진호 선원들   ◇

기획에 봉준호 감독의 이름이 눈에 띄네요. 한국영화에 많은 부분에 봉감독의 이름이 많이 보여지는데, 이 작품에도 큰 영향을 끼쳤네요. 그외 문성근, 이희준, 김상호 같은 배우들이 조그만 배안에서의 혈투에 몸으로 부딪히는 땀내 나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어요. 

가라앉는 배위에서 끝까지 자기가 선장이니까 배를 지키려다가 바닷물로 사라지는 허무한 사라짐은 그가 결국은 살인자의 종말을 보여주는 장면 이지요. 

해무는 바다에 낀 안개인데, 그들의 도륙이 해무가 끼어있는 동안 일어났음을 알리는 간접복선의 역할을 해주고 이또한 이영화의 제목이 된듯해요. 

★    선장의 잔인성과 배안에서 아귀가 되어버린 선원들의 심적변화는 참혹한 말로로 치달린다.   ☆

다소 격하고 선정적인 장면들이 있는지라 19금 영화인데 이 역시 망망대해의 배안에서 벌어지는 내용이라면 예측 또한 가능했던 것 같구요. 조선족들이 한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 악착같이 밀항같은 수법으로 까지 인간의 신체적 자유도 말살된채 목숨까지 불사하는 내용이 요즘같이 제주도 예멘의 난민과도 많이 교차되어 생각되네요. 

그들에겐 생명을 담보로 목숨을 건 행동일 겁니다. 살기위해서 말이지요. 그러나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어떤일들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인지라, 섣불리 모두 포용만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지요. 

아무쪼록 난민문제, 잘 해결되기를 바랄뿐이에요. 정부의 해결방안이 관심이 가네요. 이런 사회적 분위기와 맞닥뜨려서 그와 비슷했던 해무, 왠지 잘 감상했다고 생각이되네요. 그 시각에 프랑스와 덴마크의 허접한 영대영의 영상을 차라리 안본게 다행이라 느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네요. 

바다의 안개속, 참 운치있고 멋진 풍경이지만 영화속의 해무는 또다른 이중적 면을 가진 안개였어요. 다문화 민족의 상황을 느껴보는 좋은 계기가 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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