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시작한지가 한 6 또는 7년 정도 된거 같다. 그런대로 벌써 세월이 이렇게나 흘렀나하고 깜짝놀란다. 그런데, 웬지 큰 발전이 있을거 같고, 뭔가 많이 바뀌고 성장했다 라고 생각을 해보면 또 별로 그런것 같지도 않은것 같다.


남들은 책 많이 보면 책을 쓰기 시작했네, 말하는게 벌써 틀리네, 행동이 뭔가 다르네 등등 이런 얘기들을 주워듣는데, 영 나는 도통 변한게 없는거 같고 진짜 그런거다. 책을 통해 변한게 없다고 느낀다면 한없이 변명이 늘어날테지만, 꼭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그 내공이라는게 있지않은가. 아마 그것이 신체 한복판 깊은곳에 용광로처럼 잠복해 있을거라고 내심 생각하니 그나마 좀 안심이 된다.


전에 유시민 작가의 말중에 책을 외우려 하지말고 읽고 잊어버리고 또 읽고 잊어버리고를 반복하라는 얘기가 생각난다. 그러다 보면 내공이 쌓인다는… 어쨋거나 위의 말을 전적으로 믿고 싶다. 이제는 솔직히 뭔가를 자꾸 외우라는 말은 왠지 거부감이 오고, 주입식교육, 줄세우기, 일등과 꼴찌 등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이라는 단어가 스쳐 지나간다.



그나마 안외워도 된다니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다. 무언가를 잊지않기 위해 머리속에 각인을 시켜야 된다는 것이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일인가 말이다. 전에는 250 페이지 내외의 다소 가벼운 책들을 읽었더니, 하루 이틀이면 독파를 하곤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자꾸 욕심이 앞서서 그런지 어려운 고전이나 5백 ~ 6백 페이지에 육박하는 벽돌책들을 대여해서 보려니, 이게 기간내에 반납도 해야하니, 완독은 커녕 머리말하고 첫,한두페이지 정도만 읽다가 반납하는 경우도 많아지는거다.


어느 작가의 독서법 강의에 참가해본 적이 있는데, 그도 몇년새 수천권을 읽었다 했는데 그 방법은, 책의 아는 부분은 그냥 건너뛰고, 발췌독을 한다는 것이다. 음. 그러면 아무래도 읽은 권수가 충분히 늘어날 것이다. 그런 방법도 있구나, 역시 나보다 먼저 시작한 사람의 방법은 틀리구나 생각이 든다.




또, 많이 사야 많이 읽는다는 김봉진 대표의 말도 떠오른다. 책을 다 완독을 못한다고 생각하여, 나는 매달, 읽은 책의 쪽수를 모두 기록하고, 일단 250페이지를 한권으로 카운트하고 있다. 쉬운책이건, 어려운책이건 영어원서이건 말이다. 이게 그나마 머리가 덜 아프다. 빌린책은 많고, 이것 저것 읽고는 싶으니, 여기 조금, 저기 조금 들쳐보다 보니, 몇 달이 가도 온전한 책한권을 독파했다고 카운트를 할수 없으면, 그게 또 스트레스다.



뭔가, 여러책을 본거 같은데, 제대로 한권도 본게 없다고 기록되면 의기소침해지니 말이다. 여하튼, 모든 일에는 각자 나름대로의 최선의 방법이 있을것이다. 뭔가를 꾸준히 하다보면 자기만의 독서법과 그 노하우가 보여질것이다. 처음부터, 완벽함을 추구하다보면 지칠것이 뻔하므로, 일단은 재미와 습관들이기가 먼저일 듯 하다.


블로그를 오래하려면 책읽기를 멈춰서는 안된다라는 문구가 또한 마음을 잡게 만든다. 독서, 참 어려운 일이긴 하다. 수많은 위인들이나 잘된 사람들을 보면 하나같이 독서가 빠지지는 않는다. 우리모두도 그들을 부러워하고 그들처럼 멋지고 가치있는 인생을 살기를 염원한다. 그 한가지가 책을 가까이 하는 것이라는 것에 그나마 안도가 된다.


이보다 더 어려운 것이었다면 난 못했을 것이다. 물론 독서도 쉽지는 않지만. 어차피 세상에는 책들이 넘쳐나고, 죽기전까지 읽어도 어차피 다 볼 수도 없지만, 그래도 그 중에 내가 생각지 못했던 사항을 도끼처럼 일깨워주고, 한단계 더 성장하고, 좀 더 나은 인생을 한 단계씩 만들어가는 그 무기가 책과 독서가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나의 미천한 두뇌에 한줄기 환한 빛줄기를 쏘아줄 좋은 양서의 밑줄긋기를 행복하게 하게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