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으로 끈적거리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저번에는 한차례 잠깐의 소낙비로 대지의 열기가 빠지고 촉촉한 흙냄새가 나는듯 했다. 그것도 잠깐이었고, 또다시 푹푹찌고 있다. 

그런데 새벽에 조깅을 위해 아파트입구를 나서서 양손바닥을 하늘을 향해보니 뭔가가 물기들이 톡톡 떨어진다. 반가운 비인가? 조깅에는 최악인데 하는 마음인지 결국 비는 안왔다. 

일요일 조조를 예약한 후 영화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이미 가족단위의 인파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테이블에서 핸폰들을 만지막 거리고 있다. 신과함께 죄와벌은 이미 본지라 거의 천사백만명이 관람한 상태이다. 

  나쁜 인간은 없다는 거야. 나쁜 상황이 있다는 거지. ★

웹툰은 접하지 않았지만 과연 국내의 유명배우들을 기용해서 많은 후일담들을 만든 상태인거다. 되도록이면 많이들 본 영화라면 그만큼 이유가 있을것이라 생각하여 꼭 보도록 노력한다. 

또한, 상경하신 아버님과의 적절한 유흥거리를 찾기에는 영화관만큼 좋은곳도 없다. 에어컨이 있으니 두시간반동안 시원하다 못해 콧물이 나도록 빵빵한 더위사냥이 어디 있겠는가. 

이번 폭염으로 선풍기보다는 중고에어컨이라도 설치해볼까하는 생각까지 갖게 하였지만, 실행력 부족으로 올해는 좀 뜨거운 선풍기 두대로 일단 버텨보자는 심산이다. 

전력량이 최대이지만, 쏠로가 적절한 시간으로 튼다면 전기세도 큰 부담이 안되더라는 주위의 충고도 많았지만 일단 올해는 패쓰를 해보자. 인과연 2편에는 차태현, 오달수가 빠지고 마동석과 또다른 배우가 등장한다. 

코믹요소는 오배우보다는 다소 떨어지는 듯하다. 나름 열심히 웃기려고 했는데 용모가 웃기는 역할보다는 심오하거나 악역이 더 어울리는 듯하다. 현재 개봉되어 열심히 질주중인 영화의 스포를 다 얘기하는 건 왠지 아닌 듯하다. 

하정우의 놀라서 부릅뜨는 두눈이 많이 등장한다. 촉촉하다 못해 벌개진 눈, 신파를 많이 강요하는 모습일 터이다. 세명의 차사들의 전생에서 얽히고 설킨 반전의 얘기가 재미가 있다. 나름 계속 집중하게 해주는 요소일 것이다. 

마동석의 친한 아저씨 스타일의 대사 읖조림은 역시나 계속된다. 나쁜인간은 없고, 나쁜상황만이 존재한다는 대사가 기억된다. 주식과 펀드얘기가 등장하고, 우리나라 부동산 현황과 경제의 현실을 비꼬는 대사들과 함께말이다. 

착하고 정의로우면 서울역에서 신문 덮고 잔다.  ▣ 

결국은 아파트하나 건지지도 못하고 빚만졌다고 투덜거리는 말까지. 잘사는 상류층의 기득권과 자기들의 밥그릇을 뺏기지 않으려고 분투한다는 상황은 자본주의의 이중성을 직시하며 가슴에 와닿는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감정적인 성격인 필자에게 결국은 눈에서 이슬을 떨어지게 하는 한국 신파의 전형적인 틀은 벗어나지 못하며, 기어코 그런씬은 빠지지가 않는다. 머 그런 맛에 또한 한국영화를 보는 이유도 있을것이다. 

전편보다는 그 효과가 좀 덜하긴 하였다. 마지막 라스트에서도 하정우의 아버지가 결국은 염라대왕의….흠. 이야기를 등장인물들에 줄줄이 엮어놓았다. 서로 서로가 연이 붙어있는 것이다. 

그래픽 효과가 많이 뛰어나다고 평가가 돼 있는데 자막에서 3D 작업자들의 이름이 대부분 중국사람이었다. 헐.. 이런 핵심 기술에까지 저가의 중국개발자들이 모두 점령한건가?. 혹시 이거 기술은 중국영화 아닌가 하는 착각까지 들정도다. 무서운 세태다. ㅎ

어쨋거나 영화는 재미 아닌가. 누가 만들던지 그거야 이익을 최대한 남기기위한 전략아니겠는가. 우리들이야 어차피 훌륭한 그래픽을 보는게 목적아닌가. 괴수같은 물고기와 공룡들이 다수 등장하는데 쥬라기월드의 영향까지 받은건지 궁금하기도 하다. 

용서와 부정이 전체적인 주제를 흐르고 있다. 용서. 참 많이 등장하고 결코 제외시킬수 없는 단어이다. 배다른 동생과의 경쟁에서 오히려 압도당하고 차별까지 받자, 그런 동생에 더욱 애착을 쏟는 아버지의 죽음을 은폐하여 덮어버림에 대한 죄책감에 괴로워한 강림. 

천년동안 그 죄를 사죄하는 마음이 아픈게 아니라, 자기의 죄를 빌고 받아줘야 할 아버지가 안계시다는 그 점이 더욱 힘들었다는 내용은 이 영화의 최고조의 클라이막스라 생각된다. 말하고 싶어도 받아줄 사람이 없는데 그 어떤 상황이 이보다 더 처절하리오. 

역시 있을때 잘하라는 말이 퍼뜩 스쳐간다. 시간은 되돌릴수 없지 않겠는가. 현실세계에서 내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 비록 영화라는 작은 매체이지만 울림이 있는 한국형 교훈이라 느껴진다. 

◆ 이미 잘먹고 잘사는 놈들 말은 믿으면 안돼. 자기 권위 잃기 싫어서 하는 소리라니깐. 

영화가 끝났을때 퇴장하는 많은 가족의 아버지들이 새삼 새롭게 보인다. 모두 이 세상에서 인과연을 가지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사람들 아니던가. 어떤 슬픈장면이 있어도 전혀 손수건이 필요없었던 아버지, 

아마도 속으로 꾹꾹 참으시면서 관람하셨을 것이다. 겉으론 아무렇지도 않았더라도, 그래도 나보다도 더 많이 울고 느끼셨을 줄 믿는다. 30년이상 세상을 더 사셨으니 이 정도 느낌보다 더한 느낌도 그간 많이 받으셨을 것 아니겠는가. 

감수성 많은 아들덕에 항상 신파가 등장하는 힘든 영화 보시느라 오늘도 고생하신 아버지의 계단 내려가는 길 조심하도록 뒤에서 지켜본다. 

추신 : 여기에도 이경영이 나오네요. 한국영화의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 배우. 이분도 예전에 오달수분처럼 한끗하시지 않으셨었나요 ㅎ

사진출처 : http://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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