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깅시 맞닥뜨릴수 있는 예상치 못한 사건들

1. 갑자기 나타나는 동물들

무덤덤한 상태에서 앞만보고 달리다보면 갑자기 후다닥 튀어 나오거나 도망가는 녀석들이 존재한다. 대부분 고양이가 많다. 가끔 족제비 같은 녀석도 보이고 흰색 토끼도 몇번 보게되죠. 그럴때면, 달리기를 멈추고 토끼를 만지고픈 생각이 굴뚝같아 지죠.

2. 엄청나게 포효하는 낯선 외침.

조깅코스가 산과 아파트 그리고 그 중간에 작은 터널이 있는데, 어느 순간 그 터널 안쪽에서 개의 짖는 소리보다도 더 큰 괴상한 소리의 짧은 외침들이 들려오죠.

 아~ , 으아~, 어험~~ 등등 첨엔 뭔소리인지 혼비백산 하다가 사람의 소리인줄 알고 내심 안심하죠. 터널의 공명효과 때문에 엄청나게 크게 들리죠. 그 사람도 달리다가 힘드니까 추임새를 넣어 힘을 북돋으려는 것 같은데 대 여섯번 이상 괴성이 질러지면 좀 짜증스럽기도 하네요.

3. 갑작스럽게 신호가 오는 아랫배의 통증.

이는 정말 피할 수 없는 현상이지요. 집에 있을 때는 괜찮겠거니 하고 막상 신나게 달리다보면, 아랫배에서 슬슬 느낌이 오기 시작하네요. 아 이런 집에서 나오기 전에 큰 걸 해결을 하고 나올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밀려오지요.

이럴때면, 그냥 이 정도만 뛰고 집으로 그냥 막 뛰어갈까 아니면 끝까지 참고 뛰어야 되나. 갈등이 오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한번 꾹 참으면 한 동안은 또 그 신호가 쑥 들어갑니다. 그러다가 다시 그 진통이 찾아오죠. 내일은 꼭 화장실을 먼저 보고 나와야지 하는 다짐을 꾹꾹 하면서, 식은땀을 흘리며 뜁니다.

4. 주차된 자동차에서 사람이 벌떡 일어난다.

이는 주로 더운 날씨의 여름의 어스름한 땅거미가 졌을때 가끔 보이는 현상이지요. 달려가는 SUV 승용차나 고급차가 대부분인데 검은 썬팅이 되어있어서 가까이 다가가기 전에는 솔직히 잘 안보여요. 

약 2~3미터 쯤 됐을때  차 정면의 운전석에 사람이 앉아있고 그 조수석에서 갑자기 사람이 일어나는 겁니다. 더운데 시동이 켜졌을때도 있고, 선선하면 차가 조용한 상태이죠. 

여하튼 저도 놀라고 그 쪽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죠. 다시 반환점을 돌고 그 자리에 와보면 그 차는 온데 간데 없네요. 역시, 집이 최고죠 하하하.

5. 점점 많아지는 새벽 운동애호가들.

처음엔 아직 동이 서서히 떠오르기 전이라 혼자 터벅터벅 달리게 되죠.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위아래 울긋불긋한 복장에 선캡을 쓴 아주머니가 보이죠. 좀있으면 흰색 강아지가 쪼르르 뛰면서 그 뒤에 주인장이 나타나죠. 

더 있으면 금슬좋은 중년부부가 보조를 맞추면서 행군을 하네요. 그 후엔 저와 비슷한 차림의 아저씨가 보폭을 종종걸음으로 상당히 재촉하면서 뛰죠. 어디선가 산에서 벌써 하산하는 온몸을 두꺼운 파카와 마스크로 중무장한 여인도 보입니다.

코스 중간에 교회가 있는데, 정확한 시간에 택시운전사 아저씨가 차를 받쳐놓고 교회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마시고 있네요. 같은 택시 운전 친구분이신지 같은 시간에 만나서 서로의 차를 살펴보고 있어요. 이른 아침에서만 볼 수 있는 규칙적인 광경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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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각계각층의 시민들의 진솔한 체력유지의 현장을 보고 싶으시면 아침에 바깥을 뛰어보세요.

머리도 맑아지고 다리도 굵어지고 보는 재미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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