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넷플릭스를 유명하게 했던 일등공신의 미드 드라마가 바로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이지요. 드디어 그 세 번째 시즌3편이 공개가 되었습니다. 약간의 스포가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총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었고 대략 50분씩 이상씩 분량이 됩니다.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오후5시 정도가 되어야 했었지요. 개봉 몇 달 전부터 상당히 홍보를 많이 한 탓인지라 영등포에 관련 건물과 전시장도 마련되었었지요. 시즌 1,2편 모두에서 아역들이 워낙 개성들이 있고 뇌리에 남는 연기들을 해서 또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었습니다.
특히나 여주인공인 일레븐역인 밀리 바비 브라운의 앳된 모습과 짧게 깎은 머리로 코피를 흘리면서 초능력을 발휘하는 장면들이 상당히 인상이 깊었지요. 그 후로 이번에 다시 돌아오게 됐는데요. 세월이 좀 흘러서인지 앳된 모습들이 조금은 많이 빠지고 청소년에 다가간 인상들이 역력합니다.
일레븐은 요번에는 머리를 일자 가르마를 탄 전형적인 파마머리를 계속 고수했네요. 예고편에서도 보였듯이 이번에는 스타코트 쇼핑몰과 수영장과 지하요새, 놀이동산이 주배경으로 추가가 되었네요. 괴물의 모습은 다리가 여러 개 달리고 못생긴 얼굴을 한 전형적인 에이리언 같은 인상으로 CG가 흠잡을 데 없이 표현이 잘됐네요.
판타지물은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CG가 제대로 받쳐줘야 볼맛이 나지요. 아이들의 대화 속에서 가끔씩 터지는 피식하게 하는 유머도 자주 등장해서 재미를 더합니다. 한바탕 액션을 한 후에 친구 간의 그리고 남녀 간의 깨알 같은 사랑싸움과 다시 서로 간에 용서하고 속마음을 터놓는 장면들을 곳곳에 배치해 놓았죠.
일레븐을 좋아하는 마이크와의 밀당이 그렇고, 경찰서장 호퍼와 조이스의 관계도 그렇죠. 낸시와 조나단의 관계, 스티브와 로빈이 모두 그런 밀당으로 인한 언쟁과 용서의 장면들을 연출하지요. 로빈은 시즌3에서 새로 등장하고, 스티브와 같은 고등학교 친구이고 활발한 성격으로 지하요새에서 맹활약을 펼칩니다.
실제로 로빈은 스티브를 좋아한게 아니더군요. 이번에는 괴물 크리쳐뿐만 아니라 마치 좀비를 연상시키는 감염자들이 등장하는데요. 병원에서 낸시와 조나단을 쫓는 역할이지요. 두 분은 낸시가 근무하는 호킨스 포스트 잡지사의 사장과 간부들입니다.
이들도 괴물의 숙주가 되어서 인간을 사냥하는 데요. 죽음을 당하면 몸이 젤리형태의 액체로 변하면서 대장 괴물에 다시 합체가 됩니다. CG의 승리라고 볼 수 있지요. 변신하는 과정이 전혀 어색함이 없습니다. 이야기에는 러시아를 집어넣었는데요.
역시 미국에 맞서는 악당 조직으로 러시아의 비밀군대를 등장시킵니다. 바로 쇼핑몰 아래의 깊고 깊은 곳에 지하요새를 설치하고 그 곳에서 비밀리에 실험을 하고 있지요. 가상의 세계로 통하는 문을 여는 열쇠인 원자로와 같은 장치에서 레이저를 쏘아대면서 말이지요.
이런 식으로 호킨스 마을의 전력을 도둑질해서 쓰다 보니 마을 전체가 가끔씩 정전사태를 빚곤 하지요. 윌은 또다시 뒷목에서 잦은 소름으로 서늘함을 느끼는 것이 괴물 마인드 플레이어가 죽지 않고 다시 나타났음을 때때로 인지하지요.
앞이빨 빠진 더스틴은 산꼭대기에서 묘령의 수지라는 여자와 무선통신을 한다며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고 있었지요. 무선통신 중에 러시아어로 된 전문을 우연히 녹음을 했는데 이는 바로 러시아 지하요새에서 보내는 암호였지요.
이를 쇼핑몰 아이스크림가게에서 알바하는 스티브와 로빈의 추리력에 의해서 해독을 하게 됩니다. 수영장에서 감시자로 일하는 빌리는 수영장 사모님과의 데이트를 가던 도중 괴물의 첫 숙주 희생양이 되지요. 같이 일하는 동료 여자 헤더 또한 감염시켜 버립니다.
지하요새의 좁은 환풍구를 통해 잠입을 시도할 때 새로운 10살짜리 흑인 여자 꼬마가 등장하는데요. 일을 해주는 대가로 평생 아이스크림을 공짜로 먹게 해달라고 거래를 하지요. 자본주의 운운하면서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하는 유쾌한 캐릭터로 연기를 맛깔나게 잘합니다.
엘리베이터 위에서 스티브가 쉬하는 장면도 웃기고요. 경찰서장과 조이스를 뒤쫓는 러시아의 암살자도 상당히 터프합니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뒤쫓는 경찰을 은근히 닮았네요. 아마도 비슷한 외모풍의 배우를 쓴 듯하네요.
지하에서 붙잡힌 스티브와 로빈은 취조를 당하면서 실토를 하도록 주사를 맞게 되는데 그 영향으로 마치 술취하고 넋 나간 미친 사람 같은 연기들을 제대로 해내고 있습니다. 두 미친 남녀의 웃지 못할 연기도 볼만합니다.
괴물을 물리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적지않은 폭죽을 사용하고 있네요. 흑인 아역 주인공 루카스의 제안으로 폭죽에 불을 붙여서 그야말로 화공법을 씁니다. 폭죽에 죽을 괴물은 아니지만요. 일레븐의 초능력도 몇 번 사용하여 괴물을 물리치는데, 장딴지를 물려서 괴물의 일부가 파고 들어갔지요.
장단지 속의 괴물을 빼내는 장면은 오금이 좀 저립니다. 두 눈을 검은 천으로 가리고 빌리의 어렸을 적 아버지에게 학대받던 장면들을 보면서 그의 아픈 마음의 상처와 내면을 알게 되지요. 그렇게 괴물에 먹힐 뻔할 때 빌리의 마음을 차분히 돌리면서 일레븐은 구사일생되고 빌리 자신이 괴물의 희생양이 돼버리지요.
지하요새를 폭파시키려면 그 암호가 플랭크 상수인데 그 암호는 더스틴이 무선 통신하던 숫자에 똑똑한 수지라는 여자애 한테서 받게 됩니다. 수지는 상수를 알려주는 조건으로 먼저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지요. 긴급상황에서 무전기로 노래를 불러대는 아이러니한 상황. 이런 식의 유머가 아주 좋네요.
더구나 이때 불렀던 노래가 기묘한 이야기의 주제가가 아닌지 모르겠네요. 상당히 좋습니다. 검색을 해봐야 될 거 같네요. 결국은 조이스가 폭파 단추 2개를 동시에 누르면서 종결이 되는데요. 이때 러시아 터미네이터와 싸웠던 경찰서장도 조이스와의 행복한 결말을 맺지 못하고 아쉽게도 퇴장을 하게 됩니다.
육중한 몸으로 많은 액션을 소화했는데 시즌4가 나온다면 등장은 어렵겠지요. 경찰서장 역 데이비드 하버는 헬보이2의 주인공 헬보이로 출연했었지요. 짐 정리 중에 호퍼의 주머니에서 메모지가 나왔지요. 일레븐이 마이크와 자기 방에서만 너무 가깝게 지내고, 아버지로서 소외감을 느끼자 조이스의 충고에 따라 일레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 적었던 내용입니다.
애절한 아버지의 딸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긴 마지막 유서라고 볼 수 있겠네요. 간단히 적어보면, "감정", "요즘 네가 나와 거리감을 두는 것 같다. 삶은 변하지. 물론 너도 계속 자랄 거다. 살다 보면 아픔과 슬픔과 좌절과 행복과 두려움도 있지. 실패를 하면 거기서 배워. 그리고 실패를 꼭 기억해. 하지만 못난 아버지를 위해서 방문은 10센티만 열어둬."
울면서 아버지의 편지를 읽는 모습은 너무 짠하고 폭풍 감동적입니다. 시즌3은 이름에 걸맞게 놀이동산에서 롤러코스터를 한바탕 시원하게 탄 듯 잘 만든 드라마입니다. 마지막 러시아 감옥에서 또 다른 인간 같은 신체구조의 크리쳐물이 등장하면서 시즌4를 기대하게 만드네요.
그때는 주인공들이 다 큰 성인이 되어 나올까요. 업그레이드된 괴물과 함께 또 그들의 멋진 연기를 벌써 보고 싶네요.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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