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 쪽에는 해안과 바다와 인접해 있어서 주로 항구들이 많아서 관광객들이 끊이지를 않죠. 특히 유명한 곳은 대부도, 제부도 등이 제일 유명한 곳이지요. 너무 유명해서 많이들 가보았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중에서 구봉도라는 곳이 있는데요.
아홉 개의 봉으로 이루어진 곳인가? 배 타고 들어가는 섬인가? 등등 말로만 들어서는 언뜻 와 닿지가 않는 이름입니다. 혹시 작고하신 코미디언 구봉서 씨와 무슨 관계가? 너무 멀리 갔네요. 날씨를 보니 너무 덥지는 않아서 그런대로 갈 만하다고 느꼈는데 시화방조제를 들어서는 순간 아차 했습니다.
미세먼지 인지 안개인지 모르겠지만 앞쪽 바다만 보이고 저 멀리는 미드 드라마 미스트처럼 보이지가 않는 겁니다. 그렇다고 다시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많이 와 버린 것이죠. 괜히 배가 고픈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방조제를 70킬로로 열심히 달리는데 오른쪽에 토스트, 커피라는 간판이 보이는데 설까 말까 하다가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결정장애 현상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뒤늦은 후회에 가다보면 또 있겠지 했건만 역시 더 이상 없더군요. 할 수없이 시화방조제 휴게소로 들어가서 우거지국밥으로 아점을 해결했지요. 반찬은 정말 단출했습니다. 그 양에 한번 뜨악하고 놀라고요, 김치, 콩조림 그리고 무말랭이 같은 것 여하튼 배고파서 잘은 먹었습니다. 6500원인데 한 끼로는 딱이더군요.
열심히 내달려 구봉도 입구에 들어서니 주차료는 다행히 없는 그런상태라 더없이 좋습니다. 아마 주말에는 주차할 곳이 없을 듯합니다. 바닷가라 그런지 역시 긴팔 준비한 게 다행이군요. 바닷바람은 항시 쌀쌀하니까요. 둘레길을 조금 걸어가다 보니 갑자기 배에서 신호가 급하게 오는 관계로 다시 리턴하여 화장실로 급행했습니다.
아마도 낙조전망대까지 갔다오는 길에는 분명 화장실이 없을 것 같다는 예감이 퍼뜩 들었기 때문이죠. 결론적으로 진짜 없었습니다. 주차장 입구에는 갈매기떼들 수십 마리가 한꺼번에 같이 철로 된 펜스 위에 주욱 한 방향으로 앉아 있더군요. 녀석들의 하나같은 행동에 신기하기도 하고 의아스럽기도 하고 합니다.
전망대까지 오고가는 관광열차 같은 게 있네요. 편도 어른은 2천 원이랍니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만 모두 타고 계셔서 혹시 젊은이들은 못 타는 건가 생각되기까지 하더군요. 해안 도로 옆으로 바닷물이 철썩 때리면서 갈매기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으니 만사가 다 잊히는 기분이 듭니다.
그냥 이대로 저 바닷물 속으로 한번 들어가 봤으면 하는 마음까지 들더군요. 가까이에서 보는 바닷물은 그런대로 깨끗해 보입니다. 중간에 셀프카메라 촬영 지점인 할매, 할아배바위라는 곳이 보이네요. 큰 바위와 옆에 조금 작은 바위가 수중에서 우뚝 솟아 있습니다.
직선으로 저 멀리 조그만 대교같은게 보이는데 개미허리라고 하네요. 별로 멀어 보이지는 않는데 해안선을 따라 계속 가다 보니 바닷물이 해안선 안으로 들어와 있어서 걸어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모양새입니다. 원래 가는 길 같기도 한데 뒤를 보니 산 쪽으로 가는 길이 있나 보네요.
아마도 썰물일때는 건널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밀물이 들어오니 돌아서 가는 모양이더군요. 산으로 올라서니 조금은 어둡고 서늘합니다. 낮인데도 서늘한 기분. 그리고 밤꽃 나무 냄새가 조금씩 피어오릅니다. 다들 아시죠? 평지만 걸을 줄 알았는데 등산을 해야 할 줄은 또 몰랐네요. 오르락내리락 많이 합니다.
산은 너무나 초록색으로 덮여 있어서 마치 녹색으로 물들 듯 합니다. 군사지역인지 가다가 초소들이 몇몇 보입니다. 양옆으로는 군에서 쓰는 전화용 삐삐선들이 주욱 깔려 있고요. 어느 초소에는 격발기 같은 게 세네 개가 설치된 것도 보이네요. 철조망도 보이고 철문들도 있습니다.
가끔 낚시하시는 분들도 몇몇 있고요. 물위에 기다란 데크길을 세워 놓아서 결국 낙조전망대까지 갔습니다. 기이한 원형 모양의 구조물도 설치되어 있고 앞쪽에 빨간색 등대도 서 있네요. 사방이 자욱한 안갯속에 숨겨져 있는 듯 검푸른 망망대해의 바닷물이 넘실댑니다.
제일 끝단 절벽 위에는 초소인지 통신 중계기 인지가 세워져 있어요. 바람도 조금 불어서 아주 시원합니다. 땀 흘릴 정도로 덥지 않아서 오히려 더 좋습니다. 이름처럼 저녁에 해가 넘어가는 낙조를 즐기면 아주 장관을 이룰 것 같네요. 하지만 혼자서는 밤에 다시 돌아가기에는 좀 무서울 듯합니다.
꼭 둘이상 오셔야 될 듯요. 바다가 좀 더 선명해서 저 멀리 까지 볼 수 있었다면 더욱 금상첨화 일 뻔했습니다. 일몰을 형상화한 구조물은 노란색과 대비시켜 사진 찍기에 좋게 배치가 잘 되어 있습니다. 데크길 아래쪽에 역시나 막걸리병들이 몇 개 보이네요. 어딜 가나 플라스틱이 버려져 있는데 이로 인해 환경파괴가 많다고들 하죠.
쓰레기는 제발 다시 가져가 주셨으면 합니다. 술기운에 기념으로 던지고 간걸까요? 바다 생물들 뱃속에 비닐이나 플라스틱이 들어있는 거 보고 너무나 가슴 아픕니다. 산과 바다와 그 경계의 부서지는 파도와 해안선의 둘레길을 걷노라면 생명을 가진 인간으로서 지금 걸으면서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다시금 감사함을 느낍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바다 생물들의 경이로움을 감탄하면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라고 말이지요. 구봉도에 참 잘 왔다고 느낍니다. 언제나 비슷한 풍경이면서도 전혀 다른 고장을 색다르게 방문한다는 것은 항상 가슴 설레게 합니다. 해외로 멀리만 간다고 여행은 아닐 것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고장의 그리 멀지 않은 곳, 근교에도 방문해 볼 만하고 가슴을 뻥 뚫리게 할 많은 곳들이 존재합니다. 그런 곳 중에서도 이곳 구봉도는 그런 방문지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찍는 곳이라 생각됩니다. 근교 방문 추천 섬으로 상단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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