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행복한 줄 긋기입니다. 오늘의 포스팅 제목은 바로 강원도 원주의 8경 중에서 제1경으로 불리는 유서 깊은 사찰인 치악산의 구룡사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사찰의 주차장까지 가는 길은 많은 과속방지턱이 존재하지요.
좀 느긋하게 주변의 경치를 보면서 가려하면 뒤에서 언뜻 출몰하는 차량들이 보이지요. 혼자만의 드라이브를 느끼기에는 역시나 방해가 되는데요. 뒤에서 바로 받을 것처럼 바싹 쫓아오는 대형차들을 보면 마음이 급해져서 액셀을 더 세게 밟게 됩니다.
그렇게 급하면 제발 먼저 앞질러 가면 안될런지. 저의 관람을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 풍경에 취하다가 속도를 줄여야 할 곳에서 덜커덩하면서 방지턱을 세차게 넘을 때면 아차 하는 후회도 몇 번씩 경험하게 되지요. 구룡사를 가는 길은 구불구불 드라이브하기에도 최적인 그런 경치를 보여줍니다.
푸른 나무로 된 가림막으로 둘러싸인 터널을 통과하는 느낌처럼 말이죠. 날이 너무나 화창하고 따가운 햇빛이 내리쬐는 무더운 날씨라서 자동차에서 내뿜는 그 열기가 마치 사우나의 온도를 방불케 합니다. 주차장이 그렇게 크지는 않은지라 한 바퀴를 돌아보다가 적당한 곳에 냉큼 끼워 넣었지요.
주변에 몇몇 음식점과 매점들이 있어서 아주머니들이 들어오기를 학수고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주차료는 없지만 입장료는 2500원을 받고 있습니다. 매표소에서 약 15분 정도면 도착가능하다는 매표소 아저씨의 말씀. 이 정도면 느긋하게 천천히 걸어도 될 듯합니다.
다른 사찰들은 한시간 이상에 경사도 높은 곳을 걸어가야 하는 고난의 연속들이 많았지요. 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납니다. 거리는 약 1.1킬로로 가뿐하지요. 첫 번째 다리를 건너는데 용의 머리를 한 형상이 다리 끝에 놓여 있네요. 사찰의 이름대로 용을 배치해 놓았나 봅니다.
갈림길이 보이는데요. 오른쪽은 그대로 올라가는 길이고 왼쪽은 금강 소나무 숲길입니다. 데크길로 되어있어서 소나무의 향기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죠. 어떤 분들은 신발을 벗어 손에들고 맨발로 걸어가기도 하네요.
여자분들 굽이 높은 신발로 걷기보다 오히려 맨발이 더 편할 수 있겠습니다. 올라가는 중간에는 부도탑이라는 팻말이 보이는 데요. 스님의 유골이나 사리를 모시는 조형물입니다. 영어로 Stupa 라고 표기돼 있네요. 금방 도착을 하게 되네요. 입구에 있는 커다란 보호수도 보입니다.
여러 갈래로 뻗어있는 나무의 가지와 그 크기에 입이 떡 벌어집니다. 여태 보아왔던 사찰들의 규모보다 이 곳 구룡사의 규모는 가히 초대형이라고 느껴집니다. 넓은 마당의 공간이 확트여 있어서 아주 시원스러운 경관을 보여주지요.
구룡사는 치악선 능선 아래의 급경사지에 동쪽방향으로 배치를 한 모습입니다. 대웅전으로 가기 위해 출입에는 사천왕문이 있고 다시 보광루를 통로로 삼아 가게 되는 누하진입방식의 건축물이지요. 이는 경사진 지형에 있는 사찰들에서 많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 설치된 연등들은 특이하게도 모두 흰색으로 달려있네요. 여타 다른 곳의 울긋불긋한 곳과는 좀 틀리네요. 색깔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일 높은 곳에 설치된 건축물에 올라서 아래를 내려보니 하늘의 구름과 치악산과 구룡사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합니다.
구름이 낮게 깔려 있으니 그 그림자가 산에 드리워져 있지요. 이런 곳에 살면 아마도 근심걱정이 없어서 있던 병도 싹 나을 것만 같습니다. 입구에는 복전함과 함께 부처의 돌로 된 조형물이 놓여있어서 지나가는 관광객들도 합장을 하곤 합니다.
다시 숲속으로 가는 산책로에는 커다란 쇠줄로 이어진 다리가 보이는데요. 약간 출렁다리처럼 흔들림이 있고 바로 아래쪽으로 비취색 빛깔의 계곡물이 보입니다. 이 더운 날씨에 아무도 없으면 바로 풍덩하고 들어가면 얼마나 시원할까요. 혼자이신 아주머니 관광객도 한참을 다리에서 내려다보시네요.
경치에 넋을 잃으신 거겠지요. 다리가 시작되는 입구 쪽에는 아예 돗자리를 깔고 아주머니 네 분이 더위를 피해 그늘을 차지하고 있네요. 친구분들과의 수다는 더없이 즐겁겠네요. 입구에는 매점도 있는데요.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바로 비비빅 하드를 하나 사서 의자에 앉아 먹으니 정말 꿀맛입니다.
오고 가는 관람객들도 저마다 한 손에 비비빅과 메로나를 쥐고서 더위를 잠시 잊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보호수 아래의 그늘진 의자에 옹기종기 모여서 쉬고 있는데, 빈 의자에 스마트폰 한대가 놓여있네요. 어느 어머니께서 또 정신없이 놓고 하산했나 봅니다.
너무 경치에 취하느라 핸드폰도 놓고 가시다니 안타깝지요. 여행 시에는 전화기와 지갑은 항상 잘 챙겨야겠습니다. 모처럼의 행복한 여행이 분실물 찾느라 맘고생하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요. 내려가는 길에는 금강 소나무숲길의 데크길 쪽으로 숲 속의 향기에 취하고 눈도 즐겁게 호강하면서 하산하였습니다.
구룡사는 가성비가 아주 좋은 원주 1경이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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