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악산 구룡사 입구에 보이는 안내도입니다. 정면의 그림이 한폭의 수채화로 되어 있네요. 다른 사찰과는 많이 다르네요.

안녕하세요. 행복한 줄 긋기입니다. 오늘의 포스팅 제목은 바로 강원도 원주의 8경 중에서 제1경으로 불리는 유서 깊은 사찰인 치악산의 구룡사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사찰의 주차장까지 가는 길은 많은 과속방지턱이 존재하지요. 

 

좀 느긋하게 주변의 경치를 보면서 가려하면 뒤에서 언뜻 출몰하는 차량들이 보이지요. 혼자만의 드라이브를 느끼기에는 역시나 방해가 되는데요. 뒤에서 바로 받을 것처럼 바싹 쫓아오는 대형차들을 보면 마음이 급해져서 액셀을 더 세게 밟게 됩니다. 

 

그렇게 급하면 제발 먼저 앞질러 가면 안될런지. 저의 관람을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 풍경에 취하다가 속도를 줄여야 할 곳에서 덜커덩하면서 방지턱을 세차게 넘을 때면 아차 하는 후회도 몇 번씩 경험하게 되지요. 구룡사를 가는 길은 구불구불 드라이브하기에도 최적인 그런 경치를 보여줍니다. 

 

♠ 구룡사 바로 초입의 모습이지요. 왼쪽으로 더 넓은 공간이 있고요.  보호수가 너무나 보기좋게 자라있습니다. 

푸른 나무로 된 가림막으로 둘러싸인 터널을 통과하는 느낌처럼 말이죠. 날이 너무나 화창하고 따가운 햇빛이 내리쬐는 무더운 날씨라서 자동차에서 내뿜는 그 열기가 마치 사우나의 온도를 방불케 합니다. 주차장이 그렇게 크지는 않은지라 한 바퀴를 돌아보다가 적당한 곳에 냉큼 끼워 넣었지요. 

 

 

주변에 몇몇 음식점과 매점들이 있어서 아주머니들이 들어오기를 학수고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주차료는 없지만 입장료는 2500원을 받고 있습니다. 매표소에서 약 15분 정도면 도착가능하다는 매표소 아저씨의 말씀. 이 정도면 느긋하게 천천히 걸어도 될 듯합니다. 

 

다른 사찰들은 한시간 이상에 경사도 높은 곳을 걸어가야 하는 고난의 연속들이 많았지요. 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납니다. 거리는 약 1.1킬로로 가뿐하지요. 첫 번째 다리를 건너는데 용의 머리를 한 형상이 다리 끝에 놓여 있네요. 사찰의 이름대로 용을 배치해 놓았나 봅니다. 

 

♠ 오른쪽이 사천왕문이고 복전함이 있는 돌불상입니다. 계단을 올라가 보광루를 거쳐 대웅전을 들어가게 되지요.

갈림길이 보이는데요. 오른쪽은 그대로 올라가는 길이고 왼쪽은 금강 소나무 숲길입니다. 데크길로 되어있어서 소나무의 향기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죠. 어떤 분들은 신발을 벗어 손에들고 맨발로 걸어가기도 하네요. 


여자분들 굽이 높은 신발로 걷기보다 오히려 맨발이 더 편할 수 있겠습니다. 올라가는 중간에는 부도탑이라는 팻말이 보이는 데요. 스님의 유골이나 사리를 모시는 조형물입니다. 영어로 Stupa 라고 표기돼 있네요. 금방 도착을 하게 되네요. 입구에 있는 커다란 보호수도 보입니다. 

 

 

여러 갈래로 뻗어있는 나무의 가지와 그 크기에 입이 떡 벌어집니다. 여태 보아왔던 사찰들의 규모보다 이 곳 구룡사의 규모는 가히 초대형이라고 느껴집니다. 넓은 마당의 공간이 확트여 있어서 아주 시원스러운 경관을 보여주지요. 

 

♠ 구룡사 제일 높은 곳에서 바라본 뒤편입니다. 치악산과 구름이 맞닿아 있어서 멋진 풍경을 연출하지요.

구룡사는 치악선 능선 아래의 급경사지에 동쪽방향으로 배치를 한 모습입니다. 대웅전으로 가기 위해 출입에는 사천왕문이 있고 다시 보광루를 통로로 삼아 가게 되는 누하진입방식의 건축물이지요. 이는 경사진 지형에 있는 사찰들에서 많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 설치된 연등들은 특이하게도 모두 흰색으로 달려있네요. 여타 다른 곳의 울긋불긋한 곳과는 좀 틀리네요. 색깔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일 높은 곳에 설치된 건축물에 올라서 아래를 내려보니 하늘의 구름과 치악산과 구룡사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합니다. 

 

구름이 낮게 깔려 있으니 그 그림자가 산에 드리워져 있지요. 이런 곳에 살면 아마도 근심걱정이 없어서 있던 병도 싹 나을 것만 같습니다. 입구에는 복전함과 함께 부처의 돌로 된 조형물이 놓여있어서 지나가는 관광객들도 합장을 하곤 합니다. 

 

♠ 대웅전안의 흰색 연등이 배치된 모습입니다. 너무나 조용하고 사색하면서 거닐기에 아주 좋은 곳이지요. 


다시 숲속으로 가는 산책로에는 커다란 쇠줄로 이어진 다리가 보이는데요. 약간 출렁다리처럼 흔들림이 있고 바로 아래쪽으로 비취색 빛깔의 계곡물이 보입니다. 이 더운 날씨에 아무도 없으면 바로 풍덩하고 들어가면 얼마나 시원할까요. 혼자이신 아주머니 관광객도 한참을 다리에서 내려다보시네요.

 

경치에 넋을 잃으신 거겠지요. 다리가 시작되는 입구 쪽에는 아예 돗자리를 깔고 아주머니 네 분이 더위를 피해 그늘을 차지하고 있네요. 친구분들과의 수다는 더없이 즐겁겠네요. 입구에는 매점도 있는데요.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바로 비비빅 하드를 하나 사서 의자에 앉아 먹으니 정말 꿀맛입니다. 

 

오고 가는 관람객들도 저마다 한 손에 비비빅과 메로나를 쥐고서 더위를 잠시 잊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보호수 아래의 그늘진 의자에 옹기종기 모여서 쉬고 있는데, 빈 의자에 스마트폰 한대가 놓여있네요. 어느 어머니께서 또 정신없이 놓고 하산했나 봅니다. 

 

♠ 매점을 거쳐서 바로 나오는 다리인데요. 아래에는 시원한 계곡물이 있고 다리를 건너면 산책로가 나옵니다.

너무 경치에 취하느라 핸드폰도 놓고 가시다니 안타깝지요. 여행 시에는 전화기와 지갑은 항상 잘 챙겨야겠습니다. 모처럼의 행복한 여행이 분실물 찾느라 맘고생하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요. 내려가는 길에는 금강 소나무숲길의 데크길 쪽으로 숲 속의 향기에 취하고 눈도 즐겁게 호강하면서 하산하였습니다.

 

구룡사는 가성비가 아주 좋은 원주 1경이 맞네요.

 

♠ 데크길로 만들어진 소나무 숲길은 울창한 산림을 감상하면서 걷기에 딱좋은 코스입니다. 

 

구룡사

강원 원주시 소초면 구룡사로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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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륵산 미륵보살을 보기위해 시작하는 지점인 미륵산 매점입니다. 주인장님의 친절한 컨설팅으로 산행을 성공적으로 마쳤지요.

 

안녕하세요 행복한 줄 긋기입니다. 근래에는 강원도 원주에서의 방문 기억들을 떠올려보는 시간들을 가져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바로 미륵산의 미륵불이라는 곳을 가게 된 경로를 한번 짚어볼 까 합니다. 워낙 산행을 좋아하거나 산사람은 아니기에 프로산악러처럼 날다람쥐 뛰듯이 하지는 못하지만 말이지요. 

 

나름대로 쌩고생을 하면서 기어이 올라가 보는 체험 자체가 의미가 큰 것이겠지요. 미륵산은 경남 통영에도 같은 이름의 산이 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거기서 다시 몇 분정도만 데크길을 따라 가면 해상 국립공원의 아찔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지요. 

 

같은 이름의 산이 한반도의 반대편에 또 있군요. 일단, 이전에 다른 사찰들은 그리 어렵지 않게 뒷동산 마실가듯이 걸으면서 만끽했던 경험이 있다 보니 그 정도 수준이겠거니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와 정 반대였네요. 미륵산 올라가는 초입구에 미륵산 매점이 있어서 시작은 상당히 원활합니다. 

 

◆ 산행을 바로 시작하면 이렇게 미륵불상의 최종 모습을 보여주니 꼭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최종 목표 확인 !

컨테이너 막사 형태로 아담하게 지어진 매점인데 바깥에 이미 차 두대 정도가 주차되어 있지요. 저 말고도 이미 이 곳을 올라가시는 분들이 계시는구나 생각하니 일단 마음이 놓입니다. 아무도 없는 산을 홀로 산행한다 것이 좀처럼 익숙하기 어려운 극한의 고통인 것은 체험상 느끼니까 말입니다. 

 

저도 좁지만 한군데 공간이 비어있는 곳에 주차를 해놓고 보니 어느새 시간이 느지막한 오후를 달리고 있네요. 부지런히 쫓아다닌다고 해도 결국은 항시 시간에 얽매이고 맙니다. 우리의 지도 박사인 구글 지도를 켜고서 내 위치를 보면서 올라가려니 앞쪽에 미륵불의 형상 포스터를 붙여놓은 조그마한 오두막 같은 집이 반겨주고 있습니다. 

 

 

바로 위에는 경순왕 경천묘라고 하는 문화재 유산터도 웅장하게 보입니다. 신라 56대 마지막왕인 경순왕을 기리고자 지어진 터인데 높은 곳에 지었다 하여 고자암 또는 고잠이라고도 불린답니다. 방문한 날은 왠지 문을 열어 놓지 않아서 내부까지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오르는 길 쪽에서 카메라에 담아볼 수는 있습니다.

 

◆ 경순왕 경천묘의 정문 모습입니다. 아마도 월요일은 대부분의 공공유적지는 쉬는 것으로 압니다. 구름하고 잘 어울리네요.

 
산행을 하는 초입에 미륵산과 관련된 지형도를 안내하고 있는데 그다지 거리상으로는 멀지는 않게 보입니다. 앞쪽으로 가다보니 왼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는 말뚝 표지판이 비스듬하게 가리키고 있는데요. 오른쪽과 중간 길도 있어 보여 가보니 오른쪽 길은 더 이상 길이 없이 흙으로 덮인 막다른 길이고요.

 

표지판이 있는 왼쪽으로 지도를 보면서 올라가다 보니 희한하게도 황산사쪽으로 가는 것 같은데도 길은 점점 험해지는 겁니다. 이러다가 산속 미아가 될 듯하여 다시 되돌아와서 지도를 봐도 예상한 곳으로 가는 것이 아닌 게 느껴지네요. 

 

결국 미륵산 매점으로 결국은 다시 와서 매점 아주머니에게 자세하게 물어보니 올라가는 길이 사람들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겁니다. 너무 원칙적인 말씀을 하시네요. 물론 제가 좀 헤매는 것이지만요. 

 

◆ 경천묘의 뒷모습을 보니 더욱 풍경이 아름답네요. 늦은 오후라서 산속의 나무에 그늘이 드리우기 시작합니다.


지도상으로는 매점 바로 주변이 황산사로 나오기까지 하는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서 말이지요. 매점 사장님 왈 지금 이곳이 황산사의 옛터이기 때문이라는 말씀은 점점 더 헷갈렸지만 이 상황에서 지도를 접고 중앙의 산길로 무작정 직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시간상 이미 반은 올라갔어야 되는데 다시 매점에서 빙빙 돌고 있으니 조바심이 퍼뜩 드네요. 주인 아주머님도 몇몇 분들이 이미 올라갔고 아주머님 남편분도 올라갔기 때문에 안심하고 가보라는 말씀. 여하튼 이곳에서 사시니까 철석같이 믿고 다시 올라가는데 선글라스 끼신 분이 막 여유 있게 하산하셨으니 바로 이분이 매점 주인아저씨이시죠. 

 

산속은 다소 컴컴하던데 썬글라스까지 착용하신 전문 산악인의 모습. 바로 저기 보이는 게 미륵불이니 죽 올라가면 된다는 희망적인 컨설팅과 함께 다 쓰신 막대기 지팡이를 저에게 인계하시는 센스. 뭐라도 나오면 이거로 때려잡아라. 사기가 급상승하여 전투적 자세로 돌변하여 힘차게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 미륵불상의 중간지점에 쉬어가라고 보여주는 주포리 삼층석탑. 물한모금에 땀 한번 식히면서 보시면 딱 좋습니다.


걷다보니 점점 어두워지는 산속의 그늘은 암울한 마음을 고양시키지요. 이제 시작인데 마음은 벌써 하산을 하고 있는 반전의 상황입니다. 정말 이 길이 맞는지를 수십 번씩 되뇌며 얼른 미륵불이 나타나기만을 빌면서 사소한 부스럭거림에 귀가 쫑긋 세워집니다. 

 

다행히 부부 두 분이 내려오시면서 멋쩍은 인사와 함께 저는 지옥의 구렁텅이로 향하지요. 이제는 어떤 인기척도 없는 상황. 산길이 있기는 한데 왜 이리 점점 험해지는 건지 이건 동네 마실로 생각했다가 에베레스트 등산을 하게 생겼네요. 

 

 

호흡이 점점 거칠어지고 땀으로 뒤범벅이 되던 찰나, 반갑게도 어르신 네 분 이서 이 시간에 혼자 올라오는 것에 적잖이 위로의 말씀을 건네네요. 네 저도 지금 울고 싶은 심정입니다. 안녕히 내려가세요. 그냥 어르신과 같이 하산하고 싶더군요.

 

◆ 미륵불상을 올려다본 모습인데요. 기암괴석에 경사도가 있어서 다리가 후둘후둘 합니다. 안전은 베테랑이 없습니다 !

땀이 흘러내려 안경을 적셔서 어르신이 잘 안보일 정도이니 이건 극한의 사우나실 보다도 더합니다. 데크로 만든 층계들의 경사도가 이건 완전히 기어서 올라갈 정도라서 할 말을 잃어버리네요. 이런 길은 도대체 어느 분이 만드신 건지 거룩하게 느껴집니다. 

 

다리의 후둘거림과 스릴감은 설악산 울산바위의 강도를 몇 배 능가할 정도가 되네요. 아무도 없는 산에 혼자라고 생각하니 공포 게이지는 점점 상승합니다. 중간에 황산사 사찰이 있을 텐데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는 상황. 

 

중간에 무언가 쌓아놓고 포장으로 둘러놓은 커다란 물건들은 용도가 뭘까요. 중간에 마주친 주포리 삼층석탑은 신라 경애왕때 지어진 황산사 터에 흩어진 것을 다시 지은 것이라고 하네요. 가다 보면 끝은 있겠지 하고 갔건만 결국엔 미륵불상에 도착을 하고 마네요.

 

◆ 정상 미륵불의 유래를 보여주는 안내판. 이 글을 보기위해서 흘린 땀. 세월의 풍파로 많이 훼손됐지만 그 위엄만큼은 웅장합니다.

그야말로 그 데크로 만든 전망대에 그냥 누워버립니다. 체력이 완전 방전이 된 상태라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미륵불을 보니 감개무량해서 만감이 교차하네요. 주위의 배치된 기암괴석과 나무들의 풍경들이 아찔합니다.

 

돈을 시주하는 복전함도 있고 다시 더 위쪽으로 향하게 로프가 주욱 달려있는데 그 곳까지는 일단 제치고 이렇게 인자하신 미륵의 인상을 보는 것으로 대만족 하네요. 주포리 미륵불은 고려시대 만들어진 마애불상으로 높이가 10미터인데 비바람에 마모가 많이 된 건지 형상이 그렇게 뚜렷하지는 않아요. 

 

강원도에서도 이렇게 암벽에 새긴 불상의 사례는 상당히 드물다고 합니다. 중간에 어르신분들이 산행이 힘들어도 아마 올라가면 대만족하실 거라고 하셨는데 과연 계속 이 짓을 왜 하는지 되뇌면서도 막상 정복을 하고 보니 그래도 잘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 오늘의 주인공인 마법의 지팡이. 이 지팡이가 없었다면 오늘의 산행은 실패했을지도. 다른 분들을 위해 이 곳에 허하노라.

바로 이런 맛에 등산들을 하는 것 같습니다. 매점 아저씨의 마법의 지팡이가 산행에 많이 도움되기는 처음입니다. 아주 잘 사용했습니다. 오늘산행은 지팡이의 승리네요.

 

 

주포리삼층석탑

지도위에서 위치를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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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천묘

강원 원주시 귀래면 미륵산길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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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사

강원 원주시 귀래면 미륵산길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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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포리미륵불

주포리미륵불 여행,명소 기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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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평휴게소에서의 김밥메뉴입니다. 4,500원인데 배를 왕창 채우기에는 많이 부족하지요. 간단하게 허기만 달랠정도라고 해야겠지요. 양좀 더 많이 주셨으면 좋겠네요.

저번 주까지 강원도 철원에서의 탐방길을 주욱 살펴봤었지요. 다시 일주일의 황금 같은 토요일과 일요일이 찾아왔습니다. 슬슬 밖으로의 끝없는 나들이의 유혹을 뿌리치려 했으나 굴복하고 맙니다. 일주일에 1박 2일 코스로 다녀올 적마다 아스팔트 길과 고속도로에 뿌리는 돈을 가만 생각해보니 결코 적지가 않습니다. 

 

이렇게 막 살아도 되는 건가 하는 불길함이 뇌리에 점점 흡수가 되는 것 같더군요. 고속도로 톨게이트비와 기름값만 해도 야금야금 통장의 숫자를 깎아나가는 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러면 안 될 것 같은데도 이번 한 번만이야 하면서 다시 가볼만한 곳을 검색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마약중독, 먹는거에 중독, 이처럼 주말마다 어디론가 떠나는 것도 혹시 중독 아닐까요. 중독을 넘어 병이 된 것은 아닐지 무섭습니다. 여하튼 뒷일은 어떻게 될지 생각하면 골치만 아플 거는 당연할 것이고 그냥 다시 한번 냅다 액셀을 밟아버립니다. 이번에도 산세가 좋은 강원도를 택했고 그중에서도 안 가본 원주를 무작정 찍어버렸습니다. 

 

★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 매표소에 있는 관광안내도입니다. 월악산 울산바위 만드신 분이 이 곳 계단도 만들었다고 하네요. 역시 전문가는 전국 어디에서나 부름을 받는군요. 404계단 튼튼하겠죠?

원주에 무슨 연고가 있는것도 아니고 아는 사람은 더욱 없지요. 그러니 오히려 더 가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네요.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언제나 방문자의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듭니다. 원주까지는 대략 120킬로 정도가 되고 중간에 양평휴게소에서 한번 쉬기로 했습니다. 

 

남들이 시식코너에서 맛있게들 음식을 먹고있어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관계로 김밥 한 줄을 시켰는데 무려 4,500원이나 하네요. 옛날 식으로 따지면 두줄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가격일 텐데 이럴 때 먹어봐야지 언제 이런 비싼 김밥을 먹겠습니까. 합리화를 하니까 굴욕적이지만 마음은 한결 가볍네요.


이렇게 맛있게 먹는거라고 주문을 걸으면서 먹었는데 아뿔싸 출렁다리까지 가기도 전에 이미 아랫배에서 신호가 오기 시작합니다. 휴게소 CU편의점에서 제일 큰 요구르트를 사서 먹었던 게 또한 뱃속 전쟁의 원인을 제공한 것일 수 도 있겠네요. 편의점에서 분명 1700원으로 보고 결제를 했는데 1800원이라네요. 

 

 

★ 드디어 출렁다리의 전망 좋은 곳에서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산속에 파묻혀있는 아기자기한 집들과 자동차가 흐믓한 미소를 짓게 만들지요.

왜 그런가요? 진열대에 있는 금액이 잘못됐다고 하네요. 흠. 참 100원이지만 찝찝한 기분은 어쩔 수 없군요. 틀렸으면 바꿔서 달아놓던지 해야할텐데 고객은 적힌 가격을 보고 고르는 거잖아요. 뭐 이런 황당한 경우가 있는지. 미안한 기색보다는 잘못 기재한 게 오히려 당당하다는 듯한 점원의 퉁명스러운 말투는 별로 달갑지가 않습니다. 

 

좀 더 친절하게 이유를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요. 100원이 제가 설마 아까워서 그런 거는 아니잖습니까. 여하튼 여행하면서 많은 재미있고 황당한 경우를 겪는 것도 묘미라고 좋게 생각합니다. 소금산까지 가는 드라이브 코스는 그야말로 초록색깔 빗자루로 온통 쓸어서 덮어놓은 듯하게 밝은 태양빛과 함께 마음을 투명하고 맑게 다스려 줍니다. 

 

워낙 관광객들이 많은지라 주차할 공간이 없나 봅니다. 주차안내 하시는 아저씨가 400미터짜리 다리를 건너서 공터에 주차를 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라 하네요. 다리를 건너고 멋모르고 한참을 더 가다가 다시 빽했는데요. 그야말로 다리 아래에 있는 흙바닥으로 된 드넓은 하천 공터가 떡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 2백미터의 최장거리를 자랑하는 소금산 출렁다리. 혼자 걸어가도 백미터 높이에 있어서 그런지 바람이 약간씩 일면서 똑바로는 못걸어가겠더군요. 손잡이를 잡아야 그나마 다리를 뗄 수가 있을 정도입니다. 

태양빛은 너무나 뜨거워서 그늘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가까운 대형주차장에만 대여섯대의 중형, SUV차만 있고 먼 곳에 있는 소형 주차장엔 딱 한대만 있네요. 무슨 사막 한가운데도 아니고 바로 전갈이라도 튀어나올 형세입니다. 일단, 그나마 가까운 대형 쪽 벌판에 세우고 도보로 좀 이동을 해야 하네요. 

 

물론 주차료는 없습니다. 사막이니까요. 그런데 400미터 다리의 끝쪽이 더 가까운지라 주차장이 있는데 바로 요금을 받아버리네요. 물론 좀 가다보니 화장실이 있어서 일단 급한 것부터 시원하게 해결을 했고요. 이 쪽 접근로는 바로 산을 하나 넘어가는 코스입니다.

 

생각지 못했지만 어쨌거나 크게 힘들지는 않네요. 진입로를 따라 아치형 대교를 건너니 여스님들이 팔찌를 나누어 주네요. 공짜인줄 알고 받으려 했는데 아뿔싸 바로 가방을 다소곳이 여시면서 팔찌 금액시주를 하시라 해서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역시 세상엔 아무리 싸도 공짜가 없네요. 

 

★ 삼상천의 물이 많이 빠진 상태인데도 물놀이 하기에는 안성맞춤입니다. 기암절벽에 지어진 다리를 보니 인간의 한계가 도대체 어디까지 인지 가늠하기가 어렵네요. 무거운 철근덩어리가 저렇게 버티고 있으니 말입니다.

 

각종 음식과 잡화들을 파는 상점거리를 지나니 드디어 매표소가 보이는군요. 지역주민 아니면 3,000원에 모십니다. 햄버거 가게처럼 카드하나로 무인기를 통해 표를 살 수 있고, 바로 왼쪽 손에 은팔찌를 차라고 하네요. 출렁다리를 왔다 갔다 쉴 새 없이 하는 행태를 막기 위한 조처이겠지요.


튼튼하게 만들었다고 해도 무게가 누적되면 언젠가는 유효기간이 빨리 다가와 보수를 해야하므로 돈이 들 테니까요. 다리까지 올라가는 데크길은 정말로 쉽지는 않습니다. 계속되는 수많은 인파 속에서 보조를 맞춰서 눈치를 보면서 가야 되기에 중간에 적당한 곳에서 쉬려면 잘 살짝 빠져나가야 하지요. 

 

날씨는 덥고 계속되는 오르막길에 땀이 금방 맺힙니다. 핸디선풍기가 이럴 때 필요한데 말이죠. 출렁다리가 시작되는 지점에 다다르니 경치가 그야말로 끝내줍니다. 소금산이 바로 조그마한 금강산이라고 하는데 저 아래의 강에서는 한 무리가 즐겁게 수영을 즐기고 있네요. 지금 제일 시원한 부류입니다. 

 

★ 하산길 쪽에서 바라본 출렁다리이지요. 뜬금없이 옛날 고전영화 콰이강의 다리가 생각나네요. 산과 산사이의 절벽을 이어주는 다리는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다리의 길이는 2백미터, 높이는 백 미로 출렁거림이 상당합니다. 물론 튼튼하겠지만 오싹함은 당연 최고이네요. 파주에 있는 출렁다리보다 훨씬 스릴이 있네요. 일단 한번 건넌 후에 뒤쪽으로 하산길에서 다리 쪽을 보면 그 아찔함이 오금을 저리게 하고 그 주위에 하늘과 맞닿은 산들과 강들과 다리들의 배치는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합니다. 

 

정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마구 듭니다. 시간관계상 소금산 정상까지는 못 갔고 하산을 하고 간현관광지 주변을 좀 더 관찰했습니다. 레일 기차도 다녀서 아이들과 같이 타면 상당히 좋아할 듯하네요. 추후에 간현관광지 매표소에서 출렁다리  매표소까지 곤돌라가 구축될 예정이라고 하니 더욱 볼거리가 많은 명소가 될 것 같습니다. 

 

고공에 있는 출렁다리의 오싹함을 느끼기에는 국내에서 가장 좋은 시설임에 틀림없습니다. 강력 방문 추천드립니다.

 

★ 간현유원지 도로에 이어져있는 물놀이 시설입니다. 날씨도 더워졌으니 꼬마들을 위해서 물을 채워놓았네요. 수영장도 아니고 개울도 아니고 해변도 아니고 목욕탕도 아닌 그야말로 특이한 실외 물놀이장입니다. 여하튼 재밌으면 된거죠.

 

소금산출렁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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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현관광지

강원 원주시 지정면 소금산길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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