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의 다리는 누구의 다리일까요? 기생충 가족중 한 명일까요?

개봉일에 보려는 영화 관람객들이 갑작스럽게 증가한 듯합니다. 어벤저스 엔드게임 때도 선 예약이 2백만 명이 넘어섰었고 보러 온 사람들도 휴가 또는 반차까지 써가면서 봤었지요. 이번 기생충도 이미 뉴스에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효과를 톡톡히 받은 걸로 보입니다.

외국 관람객들이 기립박수를 몇 분 동안 쳤다는 소식까지 접하니 이건 도저히 궁금증을 유발해 안 볼 수가 없는 거지요. 방송과 뉴스를 타고 퍼지는 홍보효과는 정말로 상상 이상으로 대단한 듯합니다. 지금은 인터넷과 SNS의 홍보효과가 점점 중요하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TV매체의 효력을 무시할 수는 없지요. 

이렇듯 우리 한국 영화가 칸에서 큰 상을 받은 것은 최초라고 하니 아마도 기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이죠. 봉준호 감독 영화는 <괴물>, <살인의 추억>, <옥자> 정도가 생각이 나네요. 대부분 흥행에 많이 성공했습니다. 간간한 웃음과 해학, 페이소스, 약간의 스릴러가 가미된 느낌이죠. 당시 모두들 그래도 대박 난 작품입니다.

모두 다 재밌게 본 기억이 드네요. 괴물에서는 CG가 좀 많이 딸렸었지요. 송강호 배우하고 궁합이 잘 맞나 봅니다. 같이 여러 번 작업을 했네요. 감독과 주연배우가 서로 믿고 재밌게 촬영을 오랫동안 한다는 것도 참 복일 겁니다. 어떤 직업에서든, 작업에서든 내가 싫어하고 가까이하기 어려운 사람과 같이 일한다는 것은 큰 곤욕이고 그 결과물이 좋을 리도 없을 겁니다.

▲ 피잣집 박스접기로 근근이 생활하는 네가족. 과연 박스도 접는 요령이 있을까요? 그 요령은 어디서 터득할 수 있을런지요.

 

 

저런 행운도 아마도 서로 친하고 편하고 믿고 신뢰감이 형성돼 있기에 가능한 것이겠지요. 그 점은 참 부럽습니다. 개봉일의 조조 타임인데도 거의 반 이상 좌석이 찬 듯하네요. 4백 석이 넘는 큰 공간인데 어느새 로얄석들은 꽉 들어찼습니다. 희한한 것이 영화 시작 전에 광고를 하는데 영상은 안 나오고 음성만 나오네요. 

혹시 전기세를 아끼려고 하는 건지, 불필요한 광고라는 뭇매를 피하려는 좋은 꼼수인지 모르겠네요. 기다리는 시간 15분 이상을 핸드폰 보다가 스크린 한번 슬쩍 보다가 하게 하네요. 라디오 듣는 줄 알았네요. 시간 되자 곧바로 본 영화 시작하는 것은 괜찮았습니다.

일단, 이 영화에서 CG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하겠네요. 한국의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옷에 배는 반지하방과 이태원의 부잣집 동네를 연상시키는 대저택이 주무대이지요. 위층에서 쏴주는 와이파이를 지하에서 이리저리 잡으러 돌아다녀야  할 정도의 세간살이가 보입니다.

반지하. 창문과 바로 거리가 일직선으로 붙어있는 곳. 차량이 한번 지나가면 흙먼지가 들어오고, 헤드라이트 불빛이 곧바로 자는 사람 눈으로 비치는 곳이지요. 혹은 몰래 노상방뇨로 인한 불편은 또 어떻습니까. 게다가 폭우가 있는 날이면, 방에 물이 어디까지 찰지 목숨을 걸고 잠을 자야 하는 그런 상황 말입니다.

◆ 화제의 그 장면이지요. 바로 뒤따르는 분은 과연 누구일까요? 조여정 남편 이선균? 기생충 아빠 송강호? 아니면 제3의 인물? 영화에선 누군지 금방 지나가는데요.

좌변기가 한 칸 위쪽에 있어서 고개를 숙일 정도로 볼일을 봐야 하는 그런 구조. 그런 곳에서 네 식구가 어떻게든 살아보려 하는 거지요. 학력 졸업장까지 명문대로 위조해서 IT기업 사장의 딸의 과외를 얼떨결에 맡게 되는 아들. 이런 좋은 일자리를 보장해주는 집에 서서히 네 식구의 본색이 드러납니다.

기존에 그 부잣집에서 근무하던 분들을 하나씩 쫓겨나도록 하면서 그 자리를 하나씩 꿰차는 식이지요. 과연 이들이 만끽하려는 상류계층으로의 생활이 얼마나 갈 것이며 그게 지속될 수 있을까요. 이 영화에서는 현 한국의 시사되는 부분들을 간간히 표출해서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툭툭 던져버립니다.

그러한 쨉들이 들어올 때 우리들의 마음에 한 번씩 펀치를 날리며 생각과 느낌을 갖도록 해주지요. 사장이 느끼는  것 중 지하철 타는 인간들한테는 뭔가 다른 냄새가 난다든지, 자기가 고용한 운전수의 태도에서 어느 정도의 선을 넘지 말라는 식의 언행이 그것이지요.

자기가 속한 상류계급과 그저 하인과 같은 하류 서민들과의 두터운 장벽을 치고 그 경계선을 고수하려고 합니다. 송강호 가족들이, 캠핑을 떠난 사장의 집에서 보란 듯이 양주를 마셔대는 장면은 서민의 울화가 한꺼번에 터지는 포효 같은 것입니다.

△ 날씨 좋은 날에도 창문을 열수 없는 저 처참한 심정. 저 바깥의 상류계층으로 진입하고 싶은 서민의 간절한 눈빛은 작금의 한국의 모습입니다..

우리도 이런 큰 저택에서 멋진 경치를 앞에 두고 언제 한번 멋지게 살아보겠냐 하는 바람을 잠깐이나마 실현한 것이죠. 바로 이게 부자다 라는 거지요. 맞습니다. 그야말로 잠깐이지요. 그 뒤에 더 크게 돌이키지 못할 사태는 우리 관객들은 예상을 하고 있지만요.

여하튼 그때만큼은 잠시 부자가 된 서민의 울부짖음이 불안해 보였습니다. 위조로 시작된 알바가 점점 확대가 되어 금방 부자가 될 것 같았지만 결국엔 파멸이 올 거라는 건 동서고금을 통해서 너무나 당연한 진리 아니던가요. 중간에 잘린 오래된 가정부의 갑작스러운 방문으로 이 저택에 감추어진 비밀이 드러나자 그 종말은 급속도로 진전이 됩니다.

예상치 못한 캐릭터의 등장으로 서로 치고받는 참혹한 신체 가혹 행위들이 유발됩니다. 우리의 가장 송강호는 아들의 꾸준한 노력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경지에 까지 다다르지요. 대저택을 살만한 부를 이룰 때까지 말이지요. 그게 언제일지,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지요. 

대사 중에는 <계획>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아들이 계획성이 있다. 아버지는 그다음 어떤 계획이신가요? 우리는 너무 계획을 하고 산다. 계획을 하니까 자꾸 어긋나는 일이 발생한다. 계획이 없으면 이런 듯 저런 듯 물 흘러가듯 살면 된다고 기생충 아버지는 말하지요. 

♠ 제 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의 주역들이네요. 딱 한명이 빠졌네요. 대저택에 사시는 왼쪽 가정주부 아줌마의 ~~. 연기 잘 하시던데요. 저는 왜 뺐어요?

수많은 자기 계발서나 위인들은 대부분 단기뿐 아니라 인생의 장기계획을 다 짰다고 했습니다. 정말 계획이 없어서 기생충 아빠처럼 하류의 인생을, 가난을 대대로 안고 가는 걸까요? 정답은 저도 모릅니다. 둘 다 틀린 말도 맞는 말도 아닐  듯합니다.

하지만 계획이 있으면 조금은 더 삶을 충실하게 보낼 수는 있을 듯합니다. 그렇다고 무계획으로 아무것도 안 하는 인생이 꼭 실패한 인생이라고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본인 나름의 인생이 있는 것이지요. 특히나, 나와 상대방의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관점이 틀리다고 해서, 극단적으로 상대에게 상해를 가하는 행동까지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어찌 보면 우리 모두는 기생충의 본성과 그 특징을 모두 보균하고 있는 기생충 보균자들 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 시간을 살고 있는 한국의 세태를 예리하게 표면화시키고 곳곳에서 웃음과 느낌과 몰입을 2시간 동안 전달해준 <기생충>은 꽤 재미있는 영화임에 틀림없습니다.

단, 15세 보다는 청불이 나을 듯합니다. CG로 도배된 근래의 외국영화만 보던 지루함에서 벗어나, 다소 어둡고 은은한 색감과 짜임새 좋은 한국영화를 오랜만에 만나서 참 반가웠습니다. 자막이 올라갈 때 어? 이건 뭐지? 하는 표정의 사람들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오로지 느낌은 관객 본인의 느낌 그 자체일테니까요.

 

기생충

전원백수로 살 길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송강호) 가족.장남 기우(최우식)에게 명문대생 친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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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영화)

▲ 브라질로 향하는 기대와 부푼 꿈은 어느새 숨겨진 진실로 인해 여지없이 망가지게 됩니다. 두 자매를 아끼는 페드로 삼촌은 추악했던 그날의 진실을 간직하지만 결국엔 고백을 하게 되지요.

알타마르(ALTAR MAR), 부제목은 <선상의 살인자>입니다. 최근에 올라온 넷플릭스의 신작이라고 할 수 있지요. 스페인 드라마인데요. 최근에 넷플릭스에서는 스페인에서 제작되는 영화나 시리즈들을 자주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저번에는 그래서인지 스페인 관련 언어를 구사하는 넷플릭스 직원을 대거 뽑기로 했다는 기사를 언뜻 본듯합니다. 

그만큼 스페인과 관련된 일거리들이 늘어나는 것이겠지요. 최근에 봤었던 <종이의 집>도 스페인시리즈였지요. 한국이 드라마로 제법 이름을 알리는 것처럼 스페인도 그런 모양새를 보이는 모습입니다. 이 나라가 드라마를 잘 만든다는 데에 좀 놀랍습니다.

중세시대에는 유럽의 강국이면서 정열과 열정과 축구의 나라로만 알고 있었는데, 스토리를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데에 소질이 있으리라고는 예상을 잘 못했지요. 어쨌든, 흥미로운 볼거리가 늘어난다는 것은 넷플릭스 시청자로서는 더없이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선장의 고백으로 시작되는 스페인 드라마 알타마르. 어렸을때 철부지였던 아이를 아들과 같이 키워 1등항해사를 만들고, 승객들과의 이해갈등으로 선장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이 작품은 총 8부작으로 다소 짧게 제작이 되었고요. 아무래도 시즌2를 의식하고 만든 것 같네요. 마지막 편에서 끝마침이 그런 뉘앙스를 강하게 풍기거든요. 한 40분씩 잡으면 약 4시간 내지 5시간 내로 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 보기 시작하니까 뒷이야기가 당연히 궁금해서 계속 보게 되고요. 주말이나 휴일에 몰아보면 좋을 듯합니다. 

부유한 두 자매(카롤리나와 에바)가 호화여객선에 승선하기 전에 어떤 여인을 차로 치게 되는데, 이 여인은 몰래 배에 승선시켜 줄 것을 요청하지요. 다행히 캐리어 가방 안에 실려서 잠입하는 데 성공합니다. 자매 중 언니는 이 배의 소유주인 남편과 선상 결혼식을 치를 예정이고, 동생은 작가이지요.

약 1600명 정도가 승선하고 몰래 탄 여인까지 1601명이 브라질로 향하게 됩니다. 당연히 배 안에 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살인까지 저지르지요. 영화의 느낌은 마치 타이타닉의 배경처럼 1940년대를 무대로 하고 있고요.

▲ 두 하인의 모습. 하인들이 이렇게 귀태가 흐르면 반칙아닙니까? 전혀 하인같지 않은 귀족하인. 가까이 하기엔 너무먼 관계인지라 서로 WIN WIN 하는 전략으로 급수정. 해피엔딩을 보여주지요.

그래서 그 당시의 의상들과 소품들 그리고 배 내부의 객실 형태들이 보는 이를 흥미롭게 만듭니다. 자매들의 복고풍 드레스들과 선글라스, 머리에 쓰는 두건, 팔에 두르는 팔토시 같은 모습들이 향수를 불러오지요. 둘째는 이 배의 1등 항해사와 마음에 맞아 점점 가까워지는데 갑자기 비명소리와 함께 몰래 탄 여자가 바다로 빠지는 것을 목격하지요.

바다에서 그녀의 옷만 건집니다. 등장인물에는 자매의 외삼촌(페드로)과 의사, 그리고 이 여행에 투자를 많이한 비열한 남자분(아니발)과 그의 아내(나탈리아), 형사(바렐라)와 여자 가수(클라라)가 핵심이지요. 비열하신 남자분(외모는 어벤저스에서 활쏘시는 분과 조금 비슷)은 부인 몰래 여자 가수에게 더 좋은 일자리를 제안하면서 그녀를 탐하게 되지요.

당근 이런 낌새를 부인이 알고서 언짢아 합니다. 이 부인은 줄곧 술과 담배가 끊이질 않지요. 골초인 듯합니다. 결국 어찌어찌 티격태격 하다가 부인과 가수가 비열한 남편을 살해하게 되고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죽은 것처럼 위장을 하지요. 어딜 가나 본인의 주체하지 못하는 과한 욕구의 종말은 비참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 가수 클라라의 마음을 얻고자 작업중이신 우리의 투자자 아니발. 배를 회항하면 막대한 손실을 입게되는 상황. 그런 와중에도 그의 안테나는 다른데에 가 있지요. 파렴치한의 전형을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그건 지금의 세태에서도 잘 보여지지요. 세월은 지나가도 인간의 본능과 욕구로 인한 사건과 사고는 변하지 않지요. 이 당시에는 계급이 존재하던 사회인데 주인과 그의 시중을 드는 하인들이 등장합니다. 돈 많은 주인은 보통 술 마시고 따듯한 태양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쾌락의 대상을 물색하고, 하인들은 짐짓 그런 주인의 모습을 알면서도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게만 비칩니다.

이 곳에서도 <디마스>라는 남자 하인이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하인(베로니카)을 짝사랑하지만, 오히려 자기 주인(세바스티안)이 그녀를 유혹하는 것에 힘들어하지요. 남자 주인(외모가 제이크 질렌할과 조금 비슷하죠)이 바람둥이라서 같은 멘트를 이 여자 저 여자에게 날리는 진부한 장기를 자랑하죠. 

이런 모습에 치를 떨면서도 여자 하인은 자꾸만 그의 세치혀에 넘어가지요. 결국에 이 두 남녀 하인은 서로 윈윈을 하게 되는데요. 남자하인 디마스는 브라질에 가서 설탕을 가지고 연료를 만드는 특허 기술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기의 주인에게서 투자를 받도록 이 여자 하인이 대신 부탁해 줍니다.

▲ 타이타닉과 비슷한 구조아닌가요? 당시엔 굴뚝이 세개여야만 했나보네요. 지금같아서는 환경오염의 주범이 될게 뻔하지만, 바다위의 저녁노을과 대비되는 모습이 너무 낭만적입니다. 저 안에는 엄청난 미스테리가 존재하지요.

그 대신 남자하인은 여자하인을 주인에게 양보하고 그냥 친구로 남기로 해주지요. 여자는 지긋지긋한 하인의 구렁텅이에서 그래도 마음이 가는 주인과 함께 신분상승을 하는 거래를 한 겁니다. 인간의 모든 인생의 행로에는 곳곳에서 결정적일 때 거래를 해야 하고 결심을 해야 합니다.

잘못된 결정으로 나락에 떨어지기도 하고, 현명한 결정으로 인생이 바뀌기도 하지요. 그런 결정이 과연 쉬울까요? 지나고 나야만 그때 결단을 잘못 했다는 걸 뒤늦게 깨닫는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항해 도중 여러 가지 사건사고가 터지게 되지요.

자꾸 사람이 죽게되고 안전이 보장이 되지 않자 선장은 배를 되돌리기로 결정하지만 그 항로는 폭풍우가 몰려오는 그런 곳이지요. 형사도 사건을 처리하는데 상당히 미숙하고, 일등석에 있는 부유한 계층은 의심을 하지 않고 낮은 등급의 서민들에게는 의심의 눈초리와 함부로 대하거나 따귀를 심심찮게 갈기기도 합니다. 

▲ 자매의 아버지. 2년 동안 죽었다고 믿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타나서 혼란을 주시기 까지 하십니다. 선한 사업가이지만 지고는 못사는 욕심이 화를 부르는 타입이지요. 시즌2에서 더 많은 활약을 하시지 않을까요.

전형적인 무능 부패경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요. 급기야 물에 빠져 죽은 줄만 알았던 몰래 잠입한 여자는 배의 음침한 곳에서 발견되고, 죽었다는 자매의 아버지는 흉측하게 불에 덴 얼굴을 가린 마스크를 쓴 채 배의 잡부로 근무하고 있는 게 알려집니다.

범인을 추리해 가는 묘미가 상당히 있습니다. 그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매 중 둘째는 비상한 추리력으로 마치 전직 형사인듯, 사귀는 1등 항해사와 갈등을 겪으면서도 사건을 해결해 나갑니다. 자매의 아버지는 신발사업으로 잘 나가는 사업가였는데 사업이 기울자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일반 노동자들을 트럭에 실어서 나치의 수용소로 보내는 파렴치한 짓을 했었음이 드러나게 됩니다.

급기야 그의 재산을 노리고 그의 형 페드로(자매의 외삼촌이죠)와 의사(로하스)가 작당을 하여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위장살해한 걸로 알고 있었으나 그 반대임이 들통나게 되죠. 그 모든 증거가 찍혀있는 마이크로필름을 타자기의 롤에서 찾게 되면서 이를 빼앗으려고 한바탕 서로 물고 물리게 됩니다.

▲ 큰 언니의 결혼식이 분노의 장으로 변해버린 현장. 과연 금덩어리 가방을 아버지가 가지고 어떤 좋은 일에 쓰시려 하신 걸까요. 아버지를 원망하는 두 딸 앞에서 아버지는 할 말을 잃어버립니다. 

또한, 여자하인의 어머니가 숨겨두었던 금덩어리 가득한 가방도 발각이 되지요. 선상에서의 화려한 결혼식도 이런 추한 진실을 알게 되면서 엉망이 되어버립니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의심을 해야 하는 상황이 시청자는 재미가 배가 되지만, 당사자들은 죽음이 오가는 극한 상황이겠지요.

왠지 드라마 같지 않고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만한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것은 저만의 느낌일까요? 망망대해에 홀로 우뚝 서서 검은 연기를 내뿜으면서 침몰할지도 모르는 폭우를 뚫고 꿋꿋이 나아가는 모습이 너무나 기분이 좋습니다.

나의 삶도 저렇게 평온하게 앞으로만 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밤하늘의 별들을 보면서 갑판의 의자에 앉아서  와인 한잔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조용한 바다, 소리 없는 여객선, 그 안의 많은 승객들, 하지만  그 안에 숨어있는 많은 이야기들 이런 스릴과 추리를 느껴보시려면 <알타마르>, 이 스페인 드라만 한번 보시면 느낌이 오실 겁니다. 

 

알타 마르: 선상의 살인자 | Netflix 공식 사이트

1940년대 스페인, 부유한 자매가 브라질로 향하는 배에 오른다. 사랑과 성공이 기다린다고 믿었던 여행. 하지만 자매를 맞이한 건 의문의 살인과 추악한 진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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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동궁과 월지(구 안압지) 내부의 연못을 배경으로 바라본 모습. 돌벽을 감싸는 초록색 풀들이 더 많이 둘러쌓였으면 더 멋지겠지요. 밤에 불이 켜진 모습을 황홀함 그 자체일겁니다. 

갑작스러운 경주 여행기 두 번째입니다. 동궁과 월지는 그전에는 안압지라고 불리던 곳이지요. 큰 연못을 중심으로 정자들이 곳곳에 둘러싸여 있는 풍경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여기도 보물 18호라고 해요. 그냥 평범한 산책공원 느낌이 드는데 그런 소중한 공간이라는데 새삼 놀라네요.

밤늦게까지도 입장객을 받는 걸로 보니 야간의 모습이 훨씬 보기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연못에서는 한가로이 떠다니는  잉어 떼들이 보이고요. 잉어가 빨갛거나 검은색이 주류인데, 그 색깔이 서로 섞인 녀석도 몇몇 보입니다. 뒤편으로는 간간히 기차가 지나가네요. 이런 한적한 곳에 엄청난 기차소음에 화들짝 놀라기도 합니다.

고대와 현대가 같이 어울려 있다고나 할까요. 제일 큰 정자 내에도 아기자기한 금동으로 된 동상과 용머리상 등이 전시되어 있고 안압지 전체 모양의 모형주택도 중앙에 놓여있습니다. 동궁과 월지에 오기 전에 오른쪽 오르막길로 <월성>이라는 신라 5대 왕인 파사왕이 지었다는 왕궁 자리가 있습니다.

동궁과 월지의 내부 산책로는 그렇게 길지는 않아 걷기에 딱 알맞습니다. 조용히 울려나오는 노랫가락 소리와 함께 연못과 나무와 돌과 정자를 감상하면 마음도 차분해지고 감상적이 됩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공사 중이라 그 터만 볼 수가 있고 바로 반대편에 석빙고가 있습니다. 싸한 찬 공기가 뿜어져 나오는 지하 얼음창고입니다. 어려서 말로만 듣던 이 곳을 보니 현대판 거대 냉장고 같은 느낌도 나고 지하감옥 같기도 하네요. 묘같이 생긴 위쪽에 공기구멍 세 개가 나와 있는 게 특이합니다. 이곳도 보물 66호입니다.

날은 점점 어둠을 향해 가고 있네요. 많이 아쉽기도 하지만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게 너무 짧게도 생각됩니다. 주말에다가 한없이 걸었던 하루였던지라 발바닥이 살살 욱신거리지요. 이날 거의 만 7 천보 이상에 거리는 13킬로 정도 걸었습니다. 

어딘가 빨리 가서 눕고 싶은 생각에 경주에서 댓글이 괜찮게 있는 목욕탕을 검색해보니 <스파럭스>라는 곳을 선택하게 됐네요. 건물은 상당히 크고 맞은편에 이마트 24시간 편의점도 있고, 옆에 호텔도 있더군요. 혹시나 해서 물어보니 주말이라  방이 없고 1인실은 약 14만원 한답니다.

지하 얼음창고인 석빙고는 입구에 다가갈수록 시원한 바람이 느껴집니다. 안은 그 넓이가 예상외로 상당히 넓지요. 신라때에도 얼음을 사용했다는게 좀 신기한 감도 듭니다. 그 당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걸 팔았을까요.

혀를 내두르고 얼른 목욕탕으로 가기로 결정하고요. 경주시민은 7천 원이고 외지인은 8천 원을 받습니다. 주차권은 4시간용 카드를 나눠주시니 걱정은 없지요. 호텔 사우나인 만큼 시설은 만족스럽네요. 냉탕이 18도 정도로 다리와 팔만 담그고 도저히 차가워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준비해 간 샴푸, 린스, 바디클렌져는 굳이 필요 없이 다 비치되어 있습니다. 좀 큰 사우나들은 대부분 샴푸와 바디크림이 공짜로 제공이 되지요. 온탕도 41도, 열탕도 43도 정도로 적당했습니다만 하루 종일 오전에 밥 한 끼 먹고서, 커피 하나, 핫도그 하나, 파란색 슬러시 하나 먹은 게 전부인지라 최소 3시간은 목욕을 해야 직성이 풀렸는데 중간에 금방 지쳐서 계속 드러눕게 되더라고요.

역시 어느 정도 먹어야 힘이 나는 법입니다. 쓰러져서 실려나가기 전에 목욕을 급 마무리하고서 시원한 음료수와 맥주와 샌드위치를 사들고 여관을 검색하였지요. 어찌어찌하다 보니 장성탕 여관이라는 곳을 묶게 되었습니다.  허리 굽으신 아주머니신데 친절은 하십니다.

왼쪽 오르막 길을 올라서 바라본 월성 분묘 지구입니다. 지금 한창 발굴과 재공사를 하고 있어서 공사중인 상태이지요. 지리적으로 천혜의 요새처럼 상당히 중요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현금 3만 원이라서 방을 보니 온돌에서는 담배냄새가 좀 나고, 침대방은 좀 작은 반면 조명이 어둡고 그러네요. 게다가 와이파이가 안 되는 사태까지 발생합니다. 지금 경주가 진짜 신라시대인가요. 와이파이가 안 되다니요. 예전에 장기 투숙하던 외국인이 와이파이 썼다는 방, 온돌로 방을 잡았습니다.

카드밖에 없다고 하니 3만 2천 원을 급기야 받으시는 아주머님. 근처를 배회해보니 돼지국밥집, 마트 그리고 중앙시장이라고 떡하니 있네요. 10시가 넘은 시간인데 모두 다 영업을 하고 있네요. 돼지국밥집이 제일 당겼는데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쭈뼛하다가 그냥 통과했습니다.

이놈의 결정력 장애 현상은 어딜 가나 제일 먼저 나타나고 항상 후회를 남기지요. 중앙시장에는 맛있는 거라도 파는지 조그마한 간이 마차 형식으로 길게 늘어서 있더군요. 구입하려는 줄들이 많아서 아마도 맛있는 곳이리라 느끼면서 눈만 훑고 지나갑니다.  

석빙고 상단에 돌로 된 공기구멍이 세개가 보입니다. 평지같은 무덤 같아 보이는데 비석이라고도 착각하겠네요. 과학이 많이 발달했던 신라시대인 만큼 선조들의 건축에 대한 지혜가 엿보인다고 할 수 있지요.

마트에서 경주까지 왔으니 살게 없을까 해서 결국 경주 막걸리를 사기로 결정, 안주 몇 개를 사니 봉투는 안 팔고 쓰레기봉투는 제가 사는 곳에서 못쓸 테니, 조그만 박스에 담아 가라는 주인아저씨의 센스가 돋보인 거래였습니다. 타지의 일급 호텔은 아니지만 목욕 후의 피로함과 함께 수입맥주 한잔과 늦은 저녁으로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무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처량한 모습을 떠올릴 수도 있겠네요. 옆에 동행자도 없이 혼자서 웬 청승이냐 하는 느낌도 들기도 하지요. 하지만 어떻습니까. 이런 것도 나름 낭만이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누구의 간섭도 없이 혼자 사서 고생하며 느긋한 내일의 모험을 기대하는 느낌은 더없이 평화스럽습니다. 

알코올이 머리 위로 주욱 퍼지니 온 몸에 힘이 빠지면서 이제 누워야겠네요. 내일은 더 많은 곳을 열심히 돌아다녀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혹시 와이파이 되는지 만지작 거리다가 스르륵 잠이 들어갑니다. 내일 꼭 눈을 떠야 될 텐데 말이지요. 하하

 

 

경주석빙고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66호로 지정되었다. 길이 18.8m, 홍예(紅霓) 높이 4.97m, 너비 5.94m이다. 남북으로 길게 조영하고, 출입구는 남쪽에 있는데 너비 2.01m, 높이 1.78m이다. 여기에서 계단을 따라 실내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빙실의 밑면도 외부의 형태와 같은 직사각형으로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갈수록 밑바닥은 경사져 있으며, 바닥 중앙에 배수구가 있어 내부의 물이 이 경사를 따라 외부로 배출된다. 내부는 연석(鍊石)으로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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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럭스 찜질방

스파럭스는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 경주에 위치한 럭셔리 스파 찜질방으로 피트니스, 족욕탕, 실내 카페 등 다양한 실내 시설이 구비 되어있는 최고의 휴식 시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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