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의 자살이유를 찾고자 그녀의 소셜 계정에 접속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게 되는 엄마의 마음이 간절합니다. 

안녕하세요. 요즘 새로이 시즌5 블랙미러가 오픈되어서 궁금증을 많이 유발하여 계속 보게 되는데요. 세편밖에 이번 시즌에는 올라오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괜찮게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의 제목은 스미더린입니다. 작은 파편들이라는 뜻이지요. 

그런데 이야기 속에서 등장하는 인터넷 회사의 이름이 스미더린입니다. 그 자체가 가상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회사를 지칭합니다. 마치 현재의 페이스북을 빗대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다소 스포가 있으니 유념해주시고요. 삼십 초반의 남자 주인공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하는 회사의 운전기사입니다. 이것도 우버를 연상시키지요.

블랙미러를 제작하는 내용들을 보면 현재의 인터넷 기반의 기술들에 대한 스토리를 가상으로 꾸며서 만들어 내지요. 그런데 그 이야기들이 결코 허구일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듭니다.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지요.

아무튼 남자 주인공은 스미더린이라는 잘 나가는 회사 근처에서, 말쑥하게 차리고 돈 많게 보이는 손님들만 골라서 태우지요. 그런 근무시간이 끝나면 자살자들의 치료 클럽에 가입해서 심리치료를 받기도 합니다. 그곳에서 자기 딸이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자살을 한 사연을 가진 여성분과 내심 마음이 통하여 그와 가깝게 지내게 되지요.

▲ 양복을 빼입었기에 회사의 중역인 줄 착각한 남주는 납치와 인질극까지 벌이는 대범함까지 발휘하지요.

그녀는 딸이 사용하는 페르소나라는 소셜 서비스 계정의 비밀번호를 알려고 노력합니다. 만약 딸의 계정에 들어가서 작성한 내용을 본다면 자살의 동기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계속 비밀번호를 추측해서 시도하지만 도통 알 수가 없는 노릇이지요.

우리의 남자 주인공은 급기야 말쑥하게 차려입은 젊은 흑인 중역쯤 돼 보이는 사람을 공항까지 태워다 주는 척하다가 납치를 해버립니다. 돈이 있을 것 같아 보여서 추궁한 결과 이 흑인은 입사한 지 일주일밖에 안된 인턴 신입이었습니다. 당연히 돈이 없지요. 

대상을 잘못 고른 데에 대해 화가 머리 끝까지 나자, 요즘 젊은것들은 왜 하루 종일 어딜 가나 핸드폰에 머리를 처박고 그것만 보느냐고 버럭 소리를 질러댑니다. 이렇게 사회 관계망 서비스에 대해 엄청난 비판을 가하지요. 아무래도 이런 쪽에 어떤 손해를 입어서 분풀이를 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흑인 인턴을 납치를 해서 차를 몰고 가다 지나가는 경찰에 의심을 받고 추격까지 당하고 넓은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인질극이 펼쳐지게 되지요. 인턴이 근무하는 회사의 최고인 사장과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지요. 속속들이 경찰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스미더린 회사도 발칵 뒤집히고 일촉즉발의 인질극이 대치상황을 맞게 됩니다.

▲ 남주와 나이대까지 비슷한 성공한 젊은 스미더린 CEO. 남주가 납치극을 할 만한 상황이 더 없이 이해가 갑니다.  

해당 회사에서도 돈을 노리는 줄 알고 미국의 은신처에서 묵언수행 중인 CEO와 통화를 최대한 안 시켜 주려고 합니다. 남주는 CEO에게 돈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바로 자기의 약혼녀가 교통사고로 죽게 된 하소연을 얘기합니다. 여러분도 이야기 구조상 짐작이 가능할 런지 모르겠지만 운전 중에 스미더린의 좋아요에 해당하는 알람을 확인하다가 사고가 나게 된 것이지요.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메시지의 확인을 한시도 비켜갈 수 없는 작금의 세태를 비평하기로 작정을 한 것입니다. 운전 중에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졸음운전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시지요? 소셜 서비스의 폐해를 이렇듯 운전 중 사고를 유발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사뭇 이해가 갑니다.

한 번씩 이런 경우는 다들 경험해 보셨을  것입니다. 운전 중에는 되도록 스마트폰 확인은 안 하는 것이 본인의 생명을 재촉하지 않는 길일 겁니다. 남주는 마지막엔, 알게 된 여자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 스미더린 CEO를 통해서 페르소나 사장이 여자의 딸 계정의 비밀번호를 알려주도록 부탁하지요.

그녀가 갑작스럽게 비밀번호를 받게 되고 키보드에서 입력 후 엔터를 치는 순간과 함께 저격수의 총알이 남주를 향해 발사가 되면서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갑니다. 극 중 배경음악은 Morten Harket의 Can't Take My Eyes Off You 가 흐릅니다. 애절한 내용의 가사와 리듬이 뭔가 주인공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아 먹먹하지요.

 

 

▲ 납치범을 신중히 처리하려는 경찰의 여자 저격수. 이 작품에 심심찮게 여자배역의 역할이 많습니다. 여자 경찰지휘자 및 간부, 스미더린의 여자중역, 간지나는 여자 저격수, 여자 주연 배우 및 딸 등등

현대시대에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어버린 스마트폰. 잘 사용하고 쓰면 이처럼 편리하고 다재다능한 기계가 아닐 수 없지만 그 역기능도 참 많습니다.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잡아먹는다는 것, 시력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 책 읽을 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 운전 중에는 치명적이라는 것 등이 대표적이겠네요.

그래도 장점이 더 많기에 현대인들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지요. 요즘은 70 넘으신 노인분들도 카톡은 기본이고 유튜브 시청률이 점점 늘어난다고 하지요. 피씨로 하는 인터넷의 세상이 최대 기술의 끝이 아닐까도 생각했었지만 손 안에서 인터넷은 물론이고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 더 진화할지는 상상력에 맡기겠습니다.

블랙미러는 이렇듯 미래 기술의 진화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서 잘 표현해 내고 있습니다. 굳이 엄청난 배우와 최첨단 CG 작업과 물량을 투입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항시 접하고 있는 일상의 일들에서 불합리와 부조리한 이야기들을 잡아내 1시간 내외의 분량으로 제작한다면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상영 중인 아스달 연대기도 투입 대비 그렇게 호평은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왕좌의 게임 등에서 모방을 했다 등등 말들이 많더군요. 아무튼 이번 스미더린 편은 스마트폰을 손에 달고 사는 우리들의 고개를 한 번쯤 끄덕이게 해 주었던 작품이었습니다. 

 

블랙 미러 | Netflix 공식 사이트

눈부시게 발전한 첨단 기술. 하지만 인간의 어두운 본능이 그 기술을 이용하면서, 기이한 악몽이 시작된다. ‘디지털 시대의 《환상 특급》’이라 불리는 SF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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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NETFLIX)

▲ 서대문 형무소 매표소를 통과한 후 제일 처음 관람하게 되는 역사전시관입니다. 형무소가 걸어온 발자취를 엿볼 수 있지요.

안녕하세요 행복한 줄 긋기입니다. 지난 현충일에는 오후에 비가 내릴 것 같다는 기상예보가 있었습니다. 아파트 바깥을 내다봤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조기형식의 태극기가 얼마나 걸려 있는지를 보질 못했네요. 봤는데도 관심을 안 뒀으니 모르고 지나쳐버린 것 일 수도 있고요.

엘리베이터에도 현충일에는 조기를 가정마다 꼭 걸어주시기를 바란다고 안내장이 붙어있었는데 우리나라의 애국심이 어느 정도인지 살짝 엿보는 기회이기도 하지요. 저 역시 집에 달 수 있는 태극기가 없네요. 인터넷에서 당장 구매를 해봐야겠습니다.

아점을 먹자마자 어딘가 또 바람을 쐬고 싶은 충동이 앞서더군요. 이미 오후가 시작되는 시각인지라 멀리 갈 수는 없으니 서울 쪽에서 찾아보기로 한 곳이 바로 서대문형무소입니다. 물론, 제가 이 곳에 들어가려고 하는 건 아니고요. 들어가지 않기 위해서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했습니다.

자가용으로 한 40분이면 가는 거리이고요. 서대문이면 시내의 중심에 있는 곳인데 생각에는 조그맣게 흉내만 낸 것이 아니겠느냐 상상했는데 웬걸 저의 상상을 완전히 깰 정도로 그 공간이 상당히 넓었습니다. 심지어 이곳에서 아이들끼리 축구시합을 해도 될 정도로 크고 탁 트인 대형 종합 운동장 같았습니다. 

▲ 형무소에 수용되었던 독립유공자들의 인적표입니다. 방 전체 사방으로 그들의 모습이 담겨있어 당시 생활상을 들여다 볼 수 있지요.

 

 

주차장은 후불이 되겠고요. 입장료는 어른 3천 원인데 휴일이라 그런지 가족단위의 인파로 인해 매표소 입구 전 약 백 미터 이상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상당히 많아서 엄청 북적거렸지요. 긍정적인 내용보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더 큰 감옥을 왜 이리들 보러 오는 건지 심히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입장하자마자 커다란 대형 태극기와 애국열사들의 모습을 담은 초대형 현수막들이 많이 걸려 있습니다. 당연히 관람객들의 사진 촬영으로 도저히 저의 차례를 기다릴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빨간색 벽돌로 세워진 대형 건물들이 곳곳에 위치해 있는데 이런 서울 한복판에 이렇게 대형 부지를 다 사용해서 유지를 해야 되는지 조차도 의심이 갑니다.

이 곳에 서민들을 위한 아파트를 세워도 수십 동을 건축할 수 있겠더군요. 사방으로 둘러쳐진 빨간색 벽돌의 울타리는  그 높이가 상당하여 죄수들의 탈출은 불가능한 듯 보입니다. 일제시대에 이런 철옹성 같은 곳에서 노역으로 세월을 보내야 했다는 데에 크나큰 상실감이 들었으리라 여겨지네요.

하지만 엄청난 부지에 답답함은 덜 했을 것 같네요. 정 중앙에 있는 전시관에는 일제시대 때부터의 형무소의 역사와  이 곳을 거쳐간 애국지사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각종 사진들과 소품들을 보여줍니다. 부모님들과 같이 온 아이들은 부모들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신기한 듯 두리번거리기 일쑤이지요.

▲ 한 명 간신히 누울정도의 어두컴컴한 독방은 그 답답함과 지루함, 공포감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역사책에서나 읽어보았던 여러 지명과 인물들을 발견할 때마다 탄성을 지르며 반가워합니다. 아이들이 하나라도 놓칠세라 부연설명을 해주는 아버지의 노고도 가히 존경스럽습니다. 많은 인파로 차례대로 순서를 기다리면서 관람을 해야  할 정도이지요.

1,2층에는 우리나라의 항일운동에 대한 사진으로 대부분 전시되어 있고 지하 1층에는 감옥에 대한 내용과 고문의 흔적들을 재현해 놓았습니다. 독방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한 사람만 딱 누울 정도의 넓이에 보는 것만으로 숨이 턱 막혀옵니다. 그 당시에 냉, 난방이 잘 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좁은 공간에서 생리를 해결하면서 아무 기약 없이 사계절을 견딘다는 것은 그야말로 죽음보다도 못한 삶이었을 것입니다.

일제에 항거한 분들이나, 독재에 맞서서 저항한 민주열사들, 그리고 부패정권의 조작에 연루되어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쓰고 끌려온 분들이 이런 인간 이하의 시설과 대접을 받아가면서 생활했음을 추측하면 몸서리가 쳐집니다. 과연  그 시절에 태어나 이런 고초를 겪었다면 어땠을까.

하루라도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시설의 뒤쪽으로는 한센병 일명 문둥병에 걸린 사람만 수용하는 한센병사가 저 멀리 높은 곳에 위치합니다. 아래쪽으로는 무슨 미로 같은 곳이 있는데 격벽장이라고 일종의 운동을 위해서 만든 시설이죠.

▲ 옥사 중앙에 태극기와 애국지사의 대형 현수막이 자리하고 있어 관람객들의 포토죤을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벽과 벽을 촘촘히 세워놓아서 서로 간에 대화를 하지 못하도록 한 건물입니다. 인간의 최소한의 기본권리를 최대한 차단하려는 일제의 의도된 만행이지요. 좀 더 구석진 곳으로는 사형장이 있습니다. 커다란 미루나무가 세워진 내부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야 했던 분들을 직접 시행하던 곳이지요.

참관인들이 참석한 곳에서 덩그러니 늘어진 밧줄은 그야말로 비참한 그 시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얼마나 많은 안타까운 인물들이 거쳐갔을지 차마 짐작하기가 어렵습니다. 바로 옆에는 시구문이라고 하여 사형이 집행된 시신을 외부에 반출하기 위한 통로가 있지요.

지하 통로 같은데 외로운 메아리만 울려 퍼집니다. 11옥사, 12옥사라는 곳은 실제로 수감된 감방이 있는 곳이지요. 우리가 영화에서 보면 죄인을 끌고 지나가는 복도를 보게 되는데 그런 식의 건물입니다. 하지만 철문이 아니라 나무로 된 다소 허술하고 비좁은 문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지요.

각 방마다 실제 방에 투옥되었던 애국지사와 민주열사들의 대략적인 생애를 도표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 방마다 들어가 보면 그분들의 발도장과 생애 업적들을 직접 관찰할 수 있지요.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열사와 지사들이 계시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 격벽장의 일부 모습입니다. 운동삼아서 이곳을 왔다 갔다 했을텐데 그 막막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처음 듣는 분들이 꽤나 많았지요. 조선말의 의병활동부터 시작해서 아직까지도 생존해 있는 분들까지 모두 한 번씩은 들어 봄 직한 이름이었지요. 어떤 전시관에는 이 곳에 수용된 수감자들의 수형 사진들을 방 전체에 빽빽이 붙여놓은 곳도  있습니다.

흑백사진으로 얼굴 앞쪽과 옆면 사진 대부분 머리가 짧은 스포츠 형태로 찍혀 있습니다. 다들 젊은 나이에 끌려와서 갖은 고생을 했을 것을 생각하니 현재의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나라를 위한 분들이 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요?

서대문형무소는 기피해야 할 역사관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한 번씩 거쳐서 느껴야 할 역사의 현장이더군요. 오후 늦게 조금씩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우산을 받쳐 들고 끝까지 관람을 하니 2시간 반이 훨씬 지났습니다. 많이 걷지는 않았지만 서서 관람을 하다 보니 발목이 뻐근하기도 합니다.

주차장 출구를 나오니 주차료는 4천6백 원 정도 나옵니다. 입장료보다 더 비싸지만 돈을 더 주고라도 이 곳 역사관은 방문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이들의 역사교육에도 좋고 넓은 부지에 가족들의 나들이에도 더없이 탁월한 장소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좋은 관람이 되었습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정부수립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우리 민족의 근·현대사와 선열들의 자주독립정신을 배울 수 있는 역사 교육의 장으로 삼고자 1995년 공사를 시작하여 1998년 11월 개관하였다. 서대문독립공원 내에 있으며 3·1운동 직후 유관순 열사가 투옥되어 숨을 거둔 지하 옥사와 감시탑, 고문실, 사형장, 옥사 7개동, 역사전시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관사와 고문실로 쓰이던 역사전시관에는 영상자료실, 강우규 의사의 의거를 재현한 매직비전, 형무소역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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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행복한 줄 긋기입니다. 이번에 관심을 갖게 만든 문구는 바로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법"이라는 제목을 가진 도서입니다. 무슨 무슨 "법"이라는 말로 끝나는 단어는 확실히 타인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지요. 혹시나 하고 클릭해서 눌렀다가도 실망할 수 도 있고 아니면 정말 그 법에 맞는 참신한 내용을 얻어가기도 하지요. 

책 제목이 다소 과격한 것들도 있기는 하지만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데에도 무슨 법칙과 알고리즘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아니면 책을 많이 팔 기 위한 꼼수가 아닌가 하는 느낌도 순간적으로 들지요. 이 책의 저자는 세르비아의 사회운동가라고 합니다.

이름은 "스르자 포포비치". 왠지 러시아 계통의 사람인 듯하군요. 세르비아가 옛날 러시아 소속이었다가 독립해서 분리된 나라라고 언뜻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여하튼 상당히 특이합니다.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이야기로 책까지 낸다는 것이 여간 큰 결단과 용기가 아니고는 하기가 힘들 테니까요.

저러다가 언제 쥐도 새도 모르게 납치나 해코지를 당할지는 본인도 모를 것입니다. 그 불안과 유명세를 왔다 갔다 하는 삶은 너무 위태로울 것입니다. 삶의 안정성이 결여될 것처럼 보이지요. 하나 이 책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서 미국 PBS 방송에서 방영되어서 오히려 엄청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강연 동영상에서 유명한 TED에서도 그 조회수가 폭발적이었다고 해요. 세상에는 참 살아가는 방법들이 정말 다양하다고 밖에 할 수 없군요. 저자의 이력도 상당히 특이한 대요. 젊은 시절에는 밴드에서 베이스 기타를 연주했고 대학에서는 생물학을 전공했더군요.

세르비아 공포정치의 대명사인 밀로셰비치를 권좌에서 내려오게 만든 비폭력 저항단체 오트포르의 리더였습니다. 오트포르는 "저항"이라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그 자신도 세르비아의 정권하에서 경찰들에게 끌려가 박해와 고문도 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민주열사 정도 될까요?

그가 내세우는 정권에 대항하는 저항의 개념은 비폭력과 유머를 이용한 저항입니다. 상당히 독특한 전략이지요. 일제시대에 유관순 같은 열사가 일본 순경에게 고문을 당하면서 유머와 농담으로 저항할 수 있을까요? 그 엄숙하고 무서운 분위기에서 아재 개그나 실없는 피식 웃음을 날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아마 그 자리에서 더욱 심한 고문을 가하지 않을까요? 또한 열사로서의 위신과 체면이 송두리째 무너지면서 훗날 후손들이 비웃게 되지 않을는지요. 한국의 저항정신에서는 절대 용납이 안 되는 상황일 겁니다. 이 책의 첫 장에서는 이집트에서 온 열댓 명 정도의 사회운동가들이 저자에게 혁명의 방법을 배우러 온 것에 대해서 기술합니다.

혁명의 현장인 세르비아의 광장도 견학해 보고 그 날 느낀 점들을 허심탄회하게 토론도 하지요. 그들의 근심은 하나 같습니다.  "우리나라(이집트)에서는 절대로 할 수없고 일어날 수 없는 혁명입니다."라고 모두들 지레짐작하고 포기하는 심정들을 얘기하지요.

하지만 저자는 그런 생각은 바로 어느 나라 사람이든 모두 가지고 있는 공통된 인간의 본성이라고 합니다. 실패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를 줄줄이 댈 준비가 된 발언들이라는 겁니다. 그렇게 될지 안 될지 의구심을 가지고 본국 이집트로 돌아간 몇 년 후에 절대 일어날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조그마한 혁명이 전 세계 신문에 대서특필되어 나옵니다.

무자비한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의 공포정치와 그를 옹호하는 언론, 경찰, 군부세력들의 틈이 조금씩 와해되고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지요. 저자가 예언한 대로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 독재자의 철통 권력은 없었습니다. 저자가 이끄는 단체는 상징적으로 불끈 쥔 검은 주먹의 디자인이 그들의 로고 및 심벌입니다.

이런 주먹 그림이 새겨진 배지나 전단지를 곳곳에 붙이고 홍보함으로부터 혁명의 조그마한 불씨를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저자가 가장 아껴서 집에 붙여놓고 매번 되뇌고 있다는 문구는 바로 반지의 제왕에서 요정 갈라드리엘이 호빗 프로도에게 하는 다음의 내용입니다.

"제 아무리 보잘것없는 생명일지라도 미래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어려서부터 우리는 강하고 힘 있는 자만이 역사를 만든다고 배워왔지요. 하지만 마틴 루서 킹, 간디, 바웬사, 하비 밀크, 제인 제이컵스와 같은 인물들을 들면서 그들은 결코 위대한 인물이기 전에 평범했던 보통사람이었음을 강조합니다.

폴란드를 구원했던 바웬사는 선박회사에서의 단순한 전기기술자였었지요. 미국의 힘 있는 자본가가 환경을 파괴하려 할 때 건축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도 미친 여자 취급을 받으면서 끝까지 저항해 성공했던 보통사람 제인 제이컵스도 있습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내가 지금 느끼는 것을 다른 나라,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느낀다고 생각하는 지금 현시대를 사는 보통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두려움의 가장 큰 적수는 바로 웃음, 유머입니다. 독재자와 그들은 다수이고 혁명가들은 소수입니다.

그들을 이길 수 있는 전략은 유머라는 것이지요. 시위나 집회가 딱딱하고 지루하고 인상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펑키 밴드의 공연에 맞춰서 함께 노래를 부르고 흥에 겨워 즐길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일례를 들면, 세르비아 대통령의 와이프는 칠면조를 닮았습니다. 

그래서 시위 현장에 칠면조를 풀어놓았더니 덩치 큰 경찰들이 칠면조를 잡느라고 허둥댑니다. 그런 경찰의 뒤뚱거리는 뒷모습을 보고 웃고 나면 그때부터는 경찰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고 대하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얘기합니다. 실로 깜짝 놀랄만한 방법들이 있음을 이 책을 접하고 알게 되니 새삼스럽습니다.

세상은 이런 특이하고 독특한 인물에 의해서 더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저자에게 조언을 듣고 난 후 유럽의 여러 나라들에서 비폭력, 유머에 입각한 방법들로 혁명에 성공한 예들이 점점 늘어남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독재의 권력들이 거쳐갔었는데 이런 저자의 방법들이 적용되었으면 어땠을까 상상해 봅니다.

그러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역사가 바뀌었지 않았을까 싶네요. 우리는 나는 안될 거야 라는 부정적인 실패의 생각을 버리고, 다른 이들도 해냈기 때문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을 갖게 만드는 점은 꼭 필요한 내용이네요. 첫 장만 읽어 봤는데도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울림이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법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전략을 수정하라!크고 작은 독재 상황에 맞서는 ‘창의적인’ 실전 가이드북왜 시민들은 정치에 대한 열패감과 냉소에서 벗어나지 못할까왜 집회와 시위는 늘 ‘폭도들의 불법 행위’로만 묘사될까1960년 4.19혁명, 1979년 부마항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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